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 저는 요즘 꼭 손수건을 들고 다니면서 머플러처럼 목에 두르고 다닙니다. 목을 따뜻하게 하는 게 감기 예방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네요. 시차보다 무서운 기온차 때문에 월남에서 돌아오신 편집장님은 벌써 감기에 걸리셨답니다.
편집장님의 쾌유를 빌며 산지니의 사랑스런 새 동화책 『황금빛 물고기』를 여러분께 선보이겠습니다.
산지니의 아동청소년 총서 ‘꿈꾸는 보라매’의 네 번째 책 『황금빛 물고기』는 사람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흘러흘러강의 황금빛 모래를 먹고 살아 온몸이 금빛으로 빛나는 황금빛 물고기. 이 개구쟁이 물고기는 흘러흘러강을 일터로 살아가는 금모래마을 사람들을 돕는 착한 친구입니다. 고기 잡는 아저씨에게 물고기를 몰아다 주기도 하고, 아이들을 등에 태워 놀아주기도 하고, 가로등이 고장나면 금니를 쏙 뽑아 깜깜한 골목을 밝혀주기도 하고, 아기를 돌봐주기도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흘러흘러강이 흙탕물이 됩니다. 커다란 괴물이 금모래마을 사람들의 집을 부수고, 시커먼 콘크리트가 황금빛 물고기가 먹는 모래를 덮어버립니다. 고기 잡는 아저씨도, 놀러 오는 아이들도 사라진 강에서 황금빛 물고기는 더 이상 살 수 없습니다. 모두의 황금빛을 빼앗아간 빌딩 너머로 황금빛 물고기는 아무도 들을 수 없는 마지막 인사를 남긴 채 사라져갑니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도우며 평화롭게 살아가던 금모래마을에 무분별한 개발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사라지고, ‘황금빛 물고기’가 상징하는 자연 역시 소외되고 훼손된다는 이 책의 은유는 담백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4대강 사업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황금빛 물고기』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은 그림책입니다.
저자 김규정은 바다 곁에 살기 전까지는 늘 강 곁에 살았는데, 그래서 강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에 대한 애정을 가진 작가입니다. 저자는 강과 그 주변이 변해가는 걸 보고 그들과 어울려 사는 삶이 더는 깨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더 늦기 전에 인간 또한 강에 기대 사는 많은 생명체 중 하나라는 사실을 말해야겠다고 느껴 『황금빛 물고기』를 만들었습니다.
책에서 ‘황금빛’은 물고기와 빌딩이라는 전혀 다른 속성의 두 대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황금빛 물고기』를 읽으면서, 여러분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황금빛’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은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갈 다음 세대의 주자 솔이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하셨답니다. 책의 온도, 짐작이 가시나요? 올해 태어난 귀여운 아기 솔이의 사진도 보내주셨는데, 외국 배우들의 2세가 부럽지 않은 예쁜 솔이의 모습은 김규정 선생님과 산지니만의 비밀로 남겨두겠습니다.
우리의 황금빛 물고기는 어디 있나요?
등산길을 따라 오르면 반겨주던 도롱뇽이 사는 산에 있고,
호미만 들고 가도 항상 많은 것을 내어주는 갯벌에 있으며,
따스한 남쪽 섬 바닷가, 바위와 꽃과 물고기 곁에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수많은 생명을 품고 묵묵히 흐르는 강에 있지요.
지금 당장 주변을 둘러보세요.
또 다른 황금에 쫓겨 고통과 죽음으로 내몰린 우리의 친구들을 말입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바로 마주하는 것이 우리와 자연이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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