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턴일기

당신의 사랑은 무사한가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 25.

"당신의 사랑은 무사한가요?"

 

  4주간의 인턴을 마무리하며 제가 만난 분은, 바로 짬짜미, 공모, 사바사바의 저자 최문정 선생님입니다. ^^

 

인터뷰 약속을 잡으며 선생님과의 첫 통화에서부터 긴장에 숨통이 막히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할 정도였습니다. , 만나기 전날 밤은 질문을 얼마나 되뇌었는지.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선생님과 교보문고에서 만나려다 이른 시간인지라 백화점 앞에서 만나 가장 가까운 카페였던 스타벅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 문을 열면서부터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과 이곳(스타벅스)에 와도 되는 건가... 더 나은 장소를 섭외했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실수를 저질러버렸습니다. ㅜㅜ  
  타 지역에서 부산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터뷰 약속으로 씻기만 하시고 얼른 나오셨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며 저는 살며시 선생님께 고백했습니다.

  “사실.. 인터뷰가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질문도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ㅜㅜ)”
흑흑흑... 선생님의 따뜻한 얼굴에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선생님은 그럴 줄 알았다며 긴장한 것 같았다고, 또 재미없으면 패스해버린다고 제 긴장을 풀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했던 질문은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하셨는지였습니다.

  선생님의 주된 업무가 상담이니 만큼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 보니 점점 말하는 것에 조심스러워졌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야기 될 때도 있고, 또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그래서 선생님은 할 말을 다시 생각하다보니 말 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답답함에 내가 살려고 쓰기 시작했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취미로 하던 블로그에 글쓰기로 마음을 치유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책과 같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알려줘야겠다.’라고 생각해서였습니다. 회원들의 후원을 받아 일을 하고 있는 만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라고 생각해 어떤 사람이 왔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부터 적기 시작하셨답니다.

  그래서 본인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있었던 일을 그대로 옮겼을 뿐이니 작가는 아니라 글쓴이가 맞다고 하십니다. 거기에 인간이니만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니라 내 생황에 맞게 글을 썼다고 하시고는 다시 당사자들에게 일일이 "이렇게 한 것 맞지?" 라며 확인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

 

  그리고 사투리가 정말 매력적이었다고 대사가 너무 생동감 있었다며, 인물들이 살아있다고 흥분해서 말했었습니다.(인터뷰 잘하는 법을 배워갔음에도 흥분하고 말았습니다.ㅜㅜ) 그러자 나는 가공할 능력이 없다며 사투리 또한 꾸며내지 않은 것이라고 쑥스러워하십니다. 그리고는 서울말도 잘해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책을 보면 그림과 시도 눈에 띄는데 그림까지 직접 그리신 것을 알고 놀랐다고, 어떻게 하시게 된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원래는 글만 써 왔다고 하시고는 그러다 다른 단체에 일하시는 분께서 글 좀 써달라고 하셨는데 나는 작가가 아니라서 겪지 않은 이야기를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답답할 때 그림을 그리고 옆에 작게 글을 쓰던 때가 생각나서 그림 그리는 것을 시작했고, 그림과 글을 함께 실었다. 그게 1mm의 발견이다. 개인의 이야기, 살면서 느낀 것들을 썼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컵을 그리면 컵에만 집중했다. 그림을 그릴 땐 다른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림에만 집중했다.’

   

 

  그럼 강의는 어떻게 하시게 됐는지 물어보니 강의는 센터에 다닐 때에도 하고 있었고, 센터를 그만두고 나서도 부탁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 자활센터에서 주로 일을 하시는데 기초수급자들의 상황에 따라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왜 그런 혜택을 주고 왜 그 금액이 나오는지, 의료나 주거에 관련해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이 내용은 어려운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까지 해당되는 것들입니다. 물론 대부분 잘 모르고 넘어가는 내용입니다. 선생님은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런 강의를 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부탁이 들어오면 되도록 하려고 한다고 하십니다. 이런 강의 시스템이 단체들과 연계가 되어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 텐데, 잘 모르는 사람들도 가장 좋은 대안을 찾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표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강의는 어떠시냐는 물음에 강의는 재미있다. 불특정 여러 사람과의 이야기하는 것 또한 재미있다. 하지만 불안하다.”하십니다. 너무 딱딱하지 않게 해야 하며,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니만큼 조심스럽다고 하셨습니다. ‘불안하고, 조심스럽다.’라는 말과 주춤하시는 모습에서 선생님께서 어떻게 임하시고 계신지, 그 진실 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의하다보면 사연 있는 사람이 보인다. 긴 얘기를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깊이 해 줄 수 없어서 안타깝다.”며 끝나고 상담을 원하거나 질문을 할 경우 항상 함께 이야기 했다고 하십니다. “강의는 해 놓으면 사람들이 어쭙잖게라도 알고가면서 주변에 알리는 역할을 해준다며 조금이나마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다. 그래도 얘기는 할 수 있는데,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미안하다.

 

  어느 블로그에서 이 책을 읽고 힐링도서라고 쓴 글을 보았다고 했더니 킬링이 아니고?”라고 하시더니, 얼른 댓글을 달았어야지!” 하십니다.^^ (, 정말 인터뷰 내내 선생님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십니다. 상담을 하고나면 일할 힘이 생긴다. 사는데 감사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사람들을 이용해서 내가 내 행복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땐 되게 미안하다. 남의 불행을 이용해 나를 확인하고 나는 괜찮아, 잘하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이 들 때는 어쩔 때는 안하고 싶기도 하고, 또 다시 생각하면 이 일을 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갖고 싶고 원하던 것이 많았는데 이젠 그런 것도 별로 없다.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힐링이자 킬링인 것 같다.

  사실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저 역시 따뜻한, 읽고 나서 반성하고 나를 돌아보는 힐링도서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죄송한 마음이 확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며, 본인은 깊이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셨지만 그 말에서 오는 무게가 대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를 어쭈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늘 바쁘게 산다. 해야 할 일도 많다. 우리 주변에는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많이 놓치고 산다. 껍데기만 사는 것 같을 때도 있다. 내 것을 조금 놓치더라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남의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생겼으면 한다. 그때서야 내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왔고 어떻게 살 건지.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 내 옆의 이웃과 함께 살며 편하게 이해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유. 혹시 몸은 빨리 가는데 내 영혼은 저 뒤에 있지 않은지,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거 한번 해봐야지.’라고 드는 생각이 있으면 해봤으면 좋겠다. ‘재밌겠다, 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있다면 다 해봤으면 좋겠다. 정상적으로 가는 길에서 나는 조금 돌아서 왔다. 그런데 남들과 그 길이 너무 차이나면 내가 힘들어 질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 갈 수가 없다면 남들 가는 방식으로 가되, 나머지 시간에 다른 것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24시간 동안 그 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똑같은 시간, 하나만 생각할 수 없지 않겠는가. “내가 조금 더 바빠지면 되잖아.”

 

  토요일 오전 10,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한 시간이 넘는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그 어떤 시간보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대일로 하는 인터뷰여서인지 선생님의 이야기에 더 몰입했고저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선생님의 용기 있는 선택이 너무 부러웠고, 그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보여서였을까, 선생님은 인터뷰가 끝날 때 까지 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게되면 월급은 적더라도 주변에서 오는 선물들이 더 많다. 월요일 출근이 부담스럽지 않고, 사람들 간의 정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아직 어린나이이니 만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청춘, 그 빛나는 시간은 아직 진행중입니다.
당신의 청춘을 응원할게요.

 

  선생님, 인터뷰 감사합니다.^^ 인터뷰라기 보다 정말 제가 힐링을 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은 곧있을 2월 저자의 만남이 준비되어있습니다!!
  함께 뜨겁고, 따뜻한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제목은 선생님의 사인 문구에서 가져왔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