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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랄랄라책』 - 20대, 우리 모두의 이야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5. 1.

 

 

대학 졸업을 눈앞에 두고 지난 4년간의 내 경험을 헤아려본다.

내 경험은 과연 몇 개나 될까.

크고 굵직한 사건들을 아무리 떠올려 봐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 길고 긴 나날 동안 나는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놓은 게 없는 것 같다.

 

그러다가 하나 둘씩 접고 있던 손가락을 몽땅 다 편다.

나는 경험에 대한 기준을 다시 정한다.

내가 겪었던 어느 새벽, 내 친구들과 함께 지었던 함박웃음, 힘든 여행길에서의 내 발

자국 같은 것들 

손가락은커녕 돌멩이를 한 줄로 나란히 놓아두어도 그 꼬리가 끊길 줄을 모른다.

 

 

그 돌멩이 한 알, 한 알이 모인 것이 바로 랄랄라책이다.

20대라면, 혹은 청춘이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일상의 소소한 추억들을 13명의 '책 읽는

청춘'들이 풋풋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동아대학교 독서모임 ‘책 읽는 청춘’ 4기 학생들

 

처음에 나는

대담하리만치 솔직한 그들의 독백들을 어찌 받아들여야할지 참 당혹스러웠다.

그건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나는 한 번도 다른 사람 앞에서 내 이야기를 이토록 솔직하게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

외로운 감정,

관계에 대한 어려움, 막연하고 두려운 미래, 일상에서 느끼는 허탈감ㅡ 이런 것들은

오롯이 나 혼자서 짊어지고 가야 할 몫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 읽어봤는데, 당신은 나보다 더 성숙했구나.’

 

때로는 내 또래의 친구들이 이토록 깊은 사색을 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20대의 발랄함이 묻어나는 한 문장에 안도하며 한숨지었다.

내심 나도 ‘책 읽는 청춘’으로서 그들에게 뒤쳐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고민이 하나 생겼다.

랄랄라책을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나와 같은 책을 읽은 친구들과의 대화?’

‘내 또래들의 솔직한 속내를 몰래 들여다볼 수 있는 짜릿한 기회?’

 

나는 끝까지 솔직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아직까지 이들처럼 내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여줄 수 있을 만큼

내공이 쌓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 하나 - 내 작은 소망 -만큼은 조용히 밝혀두고 싶다.

랄랄라책이 한 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감이다.

이 땅에 ‘책 읽는 청춘’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책이 이렇게 끝나버릴 수야 있겠는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내려놓고 당신이 하고 있는 그 생각,

그게 바로 랄랄라책이다.

 

By.왕경태OO

 

랄랄라 책 - 10점
책 읽는 청춘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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