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콘서트
『서비스, 서비스』의 이미욱 소설가
■ 일시: 9월 30일(월) 오후 7시
■ 장소: 한결아트홀 (구.가마골 소극장)
■ 부산작가회의 소식 보기>> http://www.busanwriters.co.kr
많이 놀러 오세요:)
아랫글은 국제신문에 난 기사입니다.
상처 받은 영혼에의 응시
본사 신춘문예 출신 이미욱, 등단 8년만에 첫 소설집 펴내
- 국제신문
- 이승렬 기자 2013-09-26
2005년 벽두 부산지역 문단에서는 20대 초반과 중반의 젊은 여류 작가들이 커다란 화제가 됐다. 그해 각 언론사의 신춘문예에 지역 출신의 신예들이 무더기로 당선되며 대약진을 했기 때문이었다.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신예 작가들이 바로 국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된 이미욱(32) 씨와 시 부문에 당선된 이민아(34) 씨였다. 당시 이미욱 씨는 24세, 이민아 씨는 26세.
그해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자였던 이미욱 씨가 서른 고개를 넘어 무려 등단 8년 만에 첫 소설집 '서비스 서비스'(산지니·사진)를 펴냈다. 등단작이었던 '단칼'을 비롯해 '서비스 서비스' '미미' '세쎄쎄' '분실신고' '숨은 그림자' '사막의 물고기' '연애(涓埃)' 등 8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전편을 관통하는 작가의 일관된 관심은 현대 사회의 비정한 현실 속에서 버림받고 상처받은 영혼들에 대한 '응시'이다. 외모지상주의, 동성애, 등교거부, 오타쿠 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주변 환경과 그를 둘러싼 지인들에 의해 어리고 젊은 시기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한창 사랑받고 귀한 존재로 보호받으며 살아야 할 시기에 이미 세상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허우적댈 수밖에 없는 그들은 황폐해진 영혼에 결핍된 그 무언가를 채우려는 강한 자의식을 보이지만, 작가는 그 결핍을 결코 쉽게 채워주지 않는다.
그는 가족이라는 것이 지닌 '혈연성'의 의미가 그로부터 할큄을 당한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과연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되묻는다. 원래의 가족으로부터 핏줄의 의미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외로운 영혼들은 오히려 가까이서 함께 지내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가족의 정'을 발견하고 애틋함을 나눈다. 이는 가족 해체 시대에 대한 새로운 실험적 대안 찾기로 읽힌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애처롭고 위태로운 여린 영혼들을 애써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비정한 파도에 정처 없이 떠다닐지라도 그것은 각각의 인물이 극복해야 할 현실일 뿐이다. 이 씨는 "벼랑 끝까지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각각의 인물에 어설픈 위로나 동정을 보내는 것은 작가로서 해야 할 역할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위로와 보듬어주기는 독자가 떠안아야 할 몫이다.
이미욱 씨의 이번 첫 소설집은 오늘날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병리현상들을 젊은 감각으로 끄집어 올린 놀라움 뿐 아니라 깔끔하고 속도감 있는 문장과 탄탄한 구성으로 가독성을 높였다. 소설의 핵심인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30대 초반에 첫 소설집을 낸다는 것이 그리 늦은 것은 아니지만, 등단 시기를 생각하면 적잖은 세월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이번 소설집 속 작품들을 꼼꼼히 읽다 보면, 작가의 완벽주의가 오히려 오랜 세월에 걸쳐 작품을 다듬는 열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게 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한편 오는 30일 오후 7시 한결아트홀에서 '서비스 서비스'를 펼쳐 놓고 부산작가회의 9월의 문학콘서트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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