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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632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읽다가 지난 해 만들었던 책이 생각이 났다. 영광과 굴욕을 모두 겪어야만 했던 지난날을 뒤로 하고 이렇게 쓸쓸히 세상을 등져야만 했던 마음은 얼마나 참담했을지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내 마음도 한없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고, 인생이 뭔지 존재가 뭔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인생 무상이라더니... 『무상의 철학-다르마끼르띠와 찰나멸』은 7세기 인도의 철학자 다르마끼르띠의 철학을 담은 책이다.7세기 인도에 혜성같이 출현한, 인도철학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철학자 다르마끼르띠는 '무상의 증명'에 필생의 철학적 노력을 기울였다. 일반적으로 '무상'은 시간이라는 존재 속에서 살아가는 한 죽지 않으면 안 되는 '생존의 덧없음'을 의미한다. 나 자신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 2009. 6. 2.
극동 러시아가 조만간 대세 : 극동러시아 리포트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제2외국어는 으레 불어나 독일어였다. 그러나 요즘은 대세가 중국어나 일어라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 제2외국어를 하는 학교도 꽤나 된다고 한다. 시대에 따라 우리가 배워야 할 언어도 변하기 마련. 조금 더 지나면 러시아어를 배워야 되지 않을까 싶다. 러시아는 그 너른 땅덩어리에 측량불가수준으로 묻혀 있는 자원에 청정수까지.. 우리가 한번 눈독을 들여봄 직하지 않을까. 이번에 편집한 는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극동 러시아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극동 러시아는 소련 체제 붕괴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잠재력 있는 시장’이란 수식어를 놓치지 않은 채, 자원이 부족한 나라들을 유혹하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 일본은 물론 선진 각국들의 투자 각축장이 된 지도 오래다. .. 2009. 5. 21.
바다와 육지, 그 사이에는 해안선이 있다 부산작가회의에서 개최하는 제46차 월례문학토론회에서 문성수 선생님의 를 다룬다는 소식을 듣고, 퇴근 후 곧장 서면을 향했다. 도착한 시간은 6시 40분. 동보서적 앞 회국수 집에서 충무김밥으로 서둘러 요기한 뒤, 서면메디컬센터의 토론장에 들어섰다. 아담한 지하 공간이 참석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오래 묵어서 진가가 드러나는 것에는 골동품, 된장, 고추장 같은 것들이 있지요. 하지만 제 소설은, 반대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첫 소설집을 펴내는 데 10여 년이나 걸린 것은 기회를 찾지 못한 탓도 있지만, 게으르고 노력이 없었던 점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내고 보니 좋은 점도 있습니다. 바로 제 소설을 객관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문성수 선생님은 첫 소설집 토론회를 앞두고 이렇게 소감을 말.. 2009. 5. 19.
인도인이 말을 잘하는 이유 인도인들은 말을 잘한다고 합니다. 인도정치가 크리슈나 메논(Krishna Menon)은 장장 9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장장 9시간이라니!! 허걱! UN 공식기록에서도 가장 긴 연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도로 유학을 가거나 인도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인도인들의 달변에 혀를 내두른다고 합니다. 한국인은 말보다 행동이죠. 말만 앞서는 사람을 싫어하는 게 우리네 정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도에 유학을 간 학생들은 인도 학생들에 비해서 불리한 상황에 처하기 쉽습니다. 한국학생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50%정도밖에 표현하지 않는다면 인도학생은 실제 가지고 있는 지식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부풀린다고 합니다. 산지니에서 나온 『인도인과 인도문화』, 『내가 만난 인도인』의.. 2009. 5. 12.
근대 부산은 영화의 중심지였다. 부산국제영화제가 10여 년 동안 성공을 거두면서 부산 하면 영화, 영화 하면 부산을 떠올릴 정도가 되었는데,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사실 부산은 초기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던 시절부터 영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극장문화가 시작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22개의 극장이 존재했을 정도로 극장문화가 꽃핀 곳이었다. 일본식민지로부터 광복을 맞기까지 부산의 극장문화는 대중문화를 이끈 하나의 축이라 할 수 있었다. 우리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주식회사 형태의 규모를 갖추고 자본금 75,000원, 불입금 18,750원을 출자하여 1924년 7월 11일 설립된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설립된 곳도 부산이었다. 1910년대에 벌써 본격적인 상설관이 영업을 시작하였는데, 그중 보래관.. 2009. 4. 30.
바다 냄새가 난다. “오늘은 양주 한잔하고 싶어요. 커티샥으로 하죠.” “커티샥?” “왜 대양을 헤쳐 가는 큰 범선이 그려진 위스키 말이에요. 186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빠른 배 이름에서 유래되었대요.” “정 기자는 범선에 흥미가 있는 거야 아니면 술에……. 그는 웃으며 웨이터를 불렀다. “꽤 부드러우면서도 이름만큼이나 빨리 취하죠. 그러면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듯한 여행 기분에 빠질 수도 있구요.” - 문성수, 「출항지」27p 소설 속 주인공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듯한 여행 기분'에 빠지기 위해 커티샥을 마신다. 커다란 범선 그림이 그려져 있는 화장품 ‘올드 스파이스’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뭇 남성들에게 선호되어 오지 않았을까? ‘커티샥’처럼 혹은 ‘올드 스파이스’처럼 이 소설에서도 바다 냄새가 물씬 난.. 2009.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