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에 해당되는 글 871건

  1. 2018.11.20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산지니 선정도서
  2. 2018.11.19 47가지 음식으로 전하는 부산 이야기 ::『부산 탐식 프로젝트』(책 소개)
  3. 2018.11.16 [저자와의 만남]『유산』의 저자,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
  4. 2018.11.16 [편집일기] 홍콩, 함께 떠나실래요? (2)
  5. 2018.11.16 동네헌책방, 이반 일리치와 함께 진보초에 등장하다 (2)
  6. 2018.11.15 맞춤형 지역 특화도서를 출간하다 산지니출판사 (1)
  7. 2018.11.13 [행사알림]『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의 저자, 노용석 작가와의 만남
  8. 2018.11.13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2)
  9. 2018.11.12 모다 읽기 마지막 시간 - <폴리아모리>를 읽고 (2)
  10. 2018.11.09 [북투어 시즌 2] 이번엔 홍콩이다!! - 홍콩야행단 모집 (2)
  11. 2018.11.07 김춘복 선생님과 최불암 선생님, 그리고 은성주점 (5)
  12. 2018.11.06 창비 <책씨앗>에 산지니 도서가 소개되었습니다. (2)
  13. 2018.11.02 [시상식 후기]<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 (2)
  14. 2018.10.31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 낭독 마지막 무대 (1)
  15. 2018.10.29 영화가 곧 삶이다-『영화 열정』(책소개)
  16. 2018.10.22 티베트인의 정체성을 말하다-『마니석, 고요한 울림』(책소개)
  17. 2018.10.19 송태웅 시인, ‘떠돎과 머묾의 고독’ 토로한 <새로운 인생> 펴내
  18. 2018.10.18 [행사알림]『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스위스 소설가 아네테 훅 작가와의 만남 (1)
  19. 2018.10.17 모다 읽기 두 번째 시간 -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20. 2018.10.16 책의 해와 함께하는 <모다 읽기 독서모임 3차>모집합니다!
  21. 2018.10.12 [저자와의 만남]『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정천구 작가님
  22. 2018.10.11 [수원한국지역도서전 컨퍼런스] 한국 지역 책의 미래
  23. 2018.10.11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공청회]출판계 블랙리스트 피해 출판사의 입장
  24. 2018.10.05 외로운 투쟁을 옮기다 -『빌헬름텔 인 마닐라』 (책소개)
  25. 2018.10.02 국내외 작가들이 한자리에…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열립니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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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산지니 도서 3권이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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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사업으로 시, 소설, 수필, 희곡·평론, 아동‧청소년문학(그림책 포함) 5가지 분야의 우수도서를 선정합니다. 올해 산지니는 소설에서 한 권, 수필에서 두 권, 총 두 분야에서 세 권의 도서가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작가님들께 축하를 전하며, 여러분께도 해당 도서를 소개합니다.

 

 

소설

 

▲명랑한 외출ㅣ김민혜 지음ㅣ산지니ㅣ238쪽

 

명랑한 외출

제2회 금샘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민혜의 첫 소설집. 2015년 「월간문학」에 당선된 '물속의 밤', 「동리목월」에 당선된 '정크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발표한 여덟 편의 소설이 묶여 있다.

오랜 시절 작가의 삶의 터전이었던 부산의 정서가 작품마다 녹아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책을 읽다 보면 범어사, 해운대, 아쿠아리움을 비롯한 낯익은 장소들이 소설 속의 한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이러한 공간들을 배경으로, 김민혜 작가는 관계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김민혜

1963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2015년 '물속의 밤'을 <월간문학>에, '정크 퍼포먼스'를 <동리목월>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2회 금샘문학상을 수상했다.

 

명랑한 외출 - 10점
김민혜 지음/산지니

 

 

 

수필

 

▲산골에서 혁명을ㅣ박호연ㅣ산지니ㅣ240쪽

 

산골에서 혁명을 
기존 삶의 방식을 의심하는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혁명'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아나키스트라고 지칭하는 남자와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여자는 새로운 삶을 찾아 산골짜기로 들어갔다. 제도가 만들어놓은 패턴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방식으로 살아보기엔 도시보다 산골이 더 좋을 것 같아서였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여자는 캐나다인 남자를 만나 무주 덕유산 자락에 신혼집을 차렸다. 그리고 어느덧 아이 넷을 낳아 기르며, 요상한(?) 손님들을 맞으며 좌충우돌 살아가는 그 여자 박호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호연

1978년 서울 도봉산 자락에서 태어났다. 2008년 거북이 섬 이주민과 짝을 이루고 덕유산 자락 골짜기로 들어갔다. MB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 은 아니고, 대안적인 방식으로 살아보고 싶었다. 현재, 그 골짜기 그 집에 그 사람과 더불어 아이 넷, 오골계 열아홉 마리 등등과 살고 있다. 장차 들쥐를 소탕할 활동적인 고양이를 찾고 있다.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대학원에서 유럽지역 정치를 공부했다. 글쓰기에 열정을 품고 있으며, 「산청으로 가는 길」로 한겨레21 손바닥 문학상을 수상했다.

 

산골에서 혁명을 - 10점
박호연 지음/산지니

 

 

 

▲ 을숙도, 갈대숲을 거닐다ㅣ이상섭ㅣ해피북미디어ㅣ232쪽

 

을숙도, 갈대숲을 거닐다

부산의 이름난 명소들을 소개하는 한편,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작가 본인이 어느 장소를 거닐며 시간을 보냈던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때로는 자갈치와 국제시장처럼 익숙하고 잘 알려진 장소를 배경으로, 때로는 동래향교나 화지공원처럼 낯선 장소를 배경으로 역사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골목마다 사연이 들어찬 공간과, 그곳을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려낸다. 그리하여 다사다난했던 근현대사가 곳곳에 새겨진 부산은, 비로소 단순한 볼거리로서의 공간을 넘어 사람이 사는 곳으로 독자들의 마음속에 다가선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기억을 맴도는 역사 지식은 덤이다.

 

이상섭

199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2002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슬픔의 두께』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 『바닷가 그집에서, 이틀』 『챔피언』이 있으며, 르포집 『굳세어라 국제시장』『을숙도, 갈대숲을 거닐다』를 썼다. 2010년 백신애문학상, 2013년 봉생문화상을 수상했다. 2018년 현재 해운대관광고교 국어 교사로 근무 중이다. 

 

을숙도, 갈대숲을 거닐다 - 10점
이상섭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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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맛있는 음식 인문학

 

부산 탐식 프로젝트 •

 

최원준 지음

 

 

 

▶ ‘돼지국밥은 어떻게 부산의 소울푸드가 되었을까? 

밀면은 왜 공유와 배려의 음식일까?’

47가지 음식으로 전하는 부산 이야기

 

부산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때문에 일제강점기 부산 사람들의 식탁에는 일본 식문화가 넘나들었고, 6.25 전쟁 당시에는 여러 지역의 피란 이주민들의 식문화가 수용되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도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과 식문화가 뒤섞여 형성된 독특한 음식들이 많이 남아 있다. 시인이자 음식문화 칼럼니스트인 최원준은 이러한 부산의 음식을 통하여 사람, 역사, 문화를 탐구했고, 그 ‘탐식(探食)’ 과정을 『부산 탐식 프로젝트』에 담아냈다.


 

 

 

▶ 낙동강, 기장, 원도심, 골목까지

부산의 진짜 ‘맛’을 찾아서

 

『부산 탐식 프로젝트』의 저자 최원준은 “자신이 사는 곳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더 행복해진다”라는 신념을 가진 부산 사람이다. 한때 질풍노도의 젊은 시인이었던 그는 무작정 부산의 구석구석을 오래도록 걸어 다니던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 산재해 있던 음식 속 부산의 역사와 사회상, 문화일반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독자와 공유하기 위해 글로 쓰게 되었다. 지금은 다양한 매체에 칼럼, 방송, 강좌 활동 등으로 음식인문학과 음식문화사의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는 음식문화칼럼니스트로서 자리매김하였다.


저자는 언제나 그랬듯 여행하듯 부산을 떠돌며 음식을 탐구(탐식探食)한다. 본서에서는 그렇게 탐구한 총 47가지 음식을 지역에 따라 ‘낙동강, 기장, 원도심, 골목’ 총 4부로 엮었다. 낙동강 지역에서는 강과 바다가 뒤섞인 물에서 자라 기막힌 맛을 내는 낙동김과 구포시장의 명물 구포국수를, 기장 지역에서는 바다의 향긋함을 품은 설치와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철마한우를 만난다.


또한 원도심권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에 의해 탄생한 서민음식들을 소개한다. 두투, 양곱창 등 시대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탄생했지만,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음식들의 이야기는 부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서글펐던 역사까지 품는다. 그 외에도 원래 부산 음식이 아니었던 밀면, 돼지국밥이 어떻게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 속에 담긴 음식의 탄생배경, 전래 과정, 조리법 등을 소개한다.
 

 


▶ SNS를 수놓는 화려한 ‘맛집’ 대신

묵묵하게 거기 있던 ‘음식’과 ‘사람’에 주목하다

 

최원준은 항상 거기, 묵묵히 있었던 부산의 음식과 사람에 주목한다. 그는 탐식가(探食家)답게 지역, 음식, 이야기와 역사를 두루 살피며, 온몸으로 음식을 맛본다. 그리고 그 속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지역민과 함께 먹고 마시고 떠들며 체득한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로컬푸드와 지역의 정체성, 문화가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그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식구가 된 듯, 따뜻해진다.


이 책에는 ‘맛집’ 정보는 없다. 그러나 음식과 관련된 문화와 사람, 사회학적 부문을 함께 조명한 ‘맛나는 글’이 있다. 항구도시로서,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거처로서 격동기를 거친 부산의 사회와 문화, 사람, 역사를 음식을 통해 담은 ‘음식 인문학’ 도서인 것이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와 함께 따뜻한 ‘부산’의 맛을 찾아

함께 ‘슬로우 여행’을 떠나보자.

 

 

 

 

책속으로 / 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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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최원준 

시인이자 음식문화칼럼니스트.
1987년 부산의 대표 무크지 『지평』으로 등단했으며, 1995년 시 월간지 『심상』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오늘도 헛도는 카세트테이프』, 『금빛 미르나무 숲』, 『북망』이 있다. 문화공간 ‘수이재’ 대표로서 부산학과 현장인문학을 중심으로 강좌, 저술, 연구 활동으로 각계각층의 부산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문화기획자이기도 하다.

부산 구석구석을 거닐며 탐식(探食)하는 것을 좋아하는 음식문화칼럼니스트로서 다양한 매체에 칼럼, 방송, 강좌 활동 등으로 음식인문학과 음식문화사의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음식 관련 저서로 『음식으로 부산현대사를 맛보다』, 『이야기 숟가락 스토리 젓가락』(편저) 등이 있다. 또한 ‘부산광역시 식품진흥기금 운용심의위원회’ 운용심의위원과 ‘부산광역시 맛집 선정위원회’ 선정위원, 부산광역시 주최 ‘푸드스토리 인 부산’ 공모전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미식도시 부산의 음식문화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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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탐식 프로젝트 - 10점
최원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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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드러낸 발목에 제법 찬 바람이 부는 11월입니다. 그러나 어제 산지니X공간은 사람들이 뿜어낸 열기로 가득했는데요. 바로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참여했던 행사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작가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115산지니X공간에서 있었던 <유산>의 저자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박정선 작가님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수필가, 그리고 소설가인 작가님은 오늘 많은 청중 앞에 소설가 박정선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김대성 문학평론가가 맡아주셨습니다. 평론가다운 날카로운 질문들로 궁금증을 해소해주셨습니다.

 

  

 

행사를 시작하기 전 작님께선 이날 참여한 청중 모두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부터, 교회 목사님까지. 산지니X공간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이 참석해주셨는데, 모두의 이름과 근황을 물어보시고 소개해주시는 작가님을 보며, 독자에 대한 애정을 느꼈습니다. 제게도 물어보셨는데, 제가 너무 당황해서 작가님 팬이에요라고 말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날 행사는 스포일러와의 전쟁이었습니다. <유산>10월 말에 나온 신작이다 보니 아직 책을 읽지 못한 청중이 많았습니다. 독서의 재미를 반감하는 게 아니냔 고민이 있었지만, 행사의 진행을 위해 과감히 간략한 줄거리를 공개했습니다.

 

줄거리 소개에 이어, 김대성 평론가의 질문과 박정선 작가님의 답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있었던 답변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Q.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반드시 써야겠다는 작가의 소명에서 시작됐다. 일제 강점기 당시 친일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면, 현대사회에 와서는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다. ‘누가 읽어줄까’ ‘대중적으로 반응이 좋을까라는 계산은 하지 않았다. 작가인생이 길어야 사오십 년이다. 이 '한정된 시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혼신을 쏟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인간을 죄어오는 여러 속박들이 있다. 불편한 이데올로기, 흑백논리, 갈등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이런 속박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란 고민 없이 작가라 불릴 순 없는 것 같다.

 

Q. 작품 속에서 주제를 명백히 드러낸 데 이유가 있는가

A. 좋은 소설은 목적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감추는 것이란 걸 안다. 그럼에도 소설 전면에 목적을 드러낸 것은 이 소설은 모든 걸 드러내기 위해 쓴 소설이기 때문이다. 독자층도 넓게 잡았다. 어쩌면 한계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사실 몇 권 분량으로 늘여 쓸 수도 있는 내용이다. 한 권 내에 담기 위해 조금 단순화한 경향이 있다.

 

Q. 작품 전체에서 종교적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A. 크리스천이다. 그렇다고 다른 신도처럼 교회에 봉사를 자주 가거나 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작품에 기독교적 색채가 묻어난다면 내 한계거나(웃음) 배제할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종교가 나온 이유는 따로 있다. 김준호는 무지 가난한 인물이다. 가난한 인물이 공동체적 만족감을 쉽게 얻는 방법은 당연히 종교라 생각했다.

 

 

 

박정선 선생님은 날아가는 새의 날개를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든다고 하십니다. 두 날개의 균형이 맞아야 하늘을 날 수 있는 새처럼 인간의 삶에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좌우논리'라는 맹목적 단어는 왜 우리 사회에 빼놓을 수 없게 된 것 일까요? 작가님께서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셨습니다.

 

▲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많이 찾아와주셨던 청중들

 

박정선 작가님은 화려한 공모전 수상경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미 안정적인 작가 궤도에 올랐지만, 여전히 공모전에 도전하는 이유는 '나를 확인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여전히 도전의 긴장감이 두렵고, 결과의 압박에 고통받는데, 그 속에서 자신을 확인한다는 작가님의 말에 놀라면서도, 본받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유산>은 작가의 말의 다른 책에 비해 매우 긴 작품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작가의 말은 '쓴 것'이 아니라 '써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의도한 바 없이 문장이 본인을 끌고 갔다고 합니다. 아마 이 소설로 전하고픈 말이 많았기 때문이겠죠. 일부러 Q&A도 스포일러가 없는 내용으로 골라 소개했습니다. <유산>을 읽으며, 직접 작가님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유산 - 10점
박정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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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여러분에게 홍콩은 어떤 도시인가요?

저에게 홍콩은
'중경삼림' '화양연화' '첨밀밀' 같은 90년대의 향수가 담긴 영화와,
세계 그 어느 도시보다 화려한 야경이 생각나는 곳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홍콩 산책>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산지니에 입사에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저는 어느 날
<홍콩 산책>이라는 원고를 맡게 됩니다.

처음 이 원고를 맡게 되었을 때
제가 좋아하는 '여행 + 에세이'라는 점이 좋아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검토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는 한 번도 뵙지 못한 <홍콩 산책>의 저자 류영하 선생님께
전화로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수정해주세요!
라고 말씀드렸지요.

말씀드리면서도 '너무 많은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선생님이 화를 내시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에 조마조마 했었는데요.

걱정한 것과 달리,
류영하 선생님은 너무나 쿨하게 제 제안을 다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그 결과, 두 달 뒤 수정 원고와 함께 도착한 이메일은 이러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수정했다는 선생님의 말에 감동이 가시기도 전,
선생님이 보내주신 수정 원고와 함께 온 머리말의 마지막 구절을 보고
저는 말 그대로 ‘뿜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리말

(…)
책을 쓰라는 산지니 강수걸 사장님의 관심과

더욱 짜내라는 이** 편집자의 채찍이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 저... 선생님을 짜냈나요... 채찍까지 들었었나요^^;
많이 힘드셨다면 사과드립니다.
다 책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편집자의 욕심으로 생각해주세요.
힘드셨던 만큼 더 열심히 편집하겠습니다!

이렇게 류영하 교수님을 짜내서: ) 작업한
<홍콩 산책>은 지금 열심히 편집 중에 있답니다.

 

<홍콩 산책>이 어떤 책이냐구요?

영국의 식민지와 중국의 피란지라는 역사를 겪으며 공간적으로 동양과 서양을, 시간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는 ‘중국이되 중국이 아닌 특이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 ‘홍콩’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낀 저자는, ‘빅토리아 공원, 딤섬, 청킹맨션, 광동어’ 등 홍콩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20개의 주제 글을 써냈다.

독자는 책을 통해 크게 ‘걷기 타기 먹기 보기 알기’로 나뉜 20개의 홍콩의 면면을 보며 홍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그 밖에 우리가 알던 심포니 오브 라이트, 청킹맨션, 하버시티 쇼핑센터 등 유명 관광지에 담긴 성찰을 통해 뻔한 지식이 아닌 홍콩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다.

라고 간단히 소개할 수 있겠네요.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

 

저도 어쩌다보니 홍콩에 몇 번 다녀왔지만, <홍콩 산책>을 편집하며
그저 관광객으로 갔을 때는 몰랐던 홍콩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류영하 선생님의 홍콩 연구자로서의 깊은 사유에 감탄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이 책이 특별한 이유 하나 더!
<홍콩 산책>과 함께 북투어를 떠나기 때문인데요,

홍콩은 이미 다녀오신 분들도 많으실 걸로 생각이 돼요.
한국과 가까워서 가기 편하고, 먼 해외로 갈 때 스탑오버로도 많이 들르는 곳이니까요.

그렇지만, <홍콩산책> 북투어의 홍콩은 다를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북투어 시즌 2] 이번엔 홍콩이다!! - 홍콩야행단 모집 를 참조해주세요.)

이번 북투어는 <홍콩 산책>의 저자 류영하 선생님과 함께 가는데요,
아무 계획 없이, 정보 없이 떠나는 여행도 매력 있지만,
홍콩 전문가와 함께 가는 여행도 유익할 것 같지 않나요.

홍콩에 처음 가시는 분,
홍콩에 다녀왔지만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
모두 모두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

 

류영하 선생님의 메일 끝에는 항상 이 구절이 함께 있었는데요,

 

Man is nothing but that which he makes of himself.
사람은 자신이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 Jean Paul Sartre

 

 

이 구절이 처음엔 좀 낯설었는데,
<홍콩 산책> 원고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홍콩이라는 나라의 특성을 그대로 담은 말이라는 것을요.
어떤 국가나 민족에 소속된 것을 넘어
세계인으로서 주체를 가지고 당당해질 수 있는 여행.
이번 북투어는 그런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거창한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빅토리아 파크에서 반짝이는 야경을 보고,
침사추이의 오래된 골목을 거닐고,
아침에 챠찬탱에서 토스트에 밀크티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을 맛볼 수 있을 테지만요. :D

저 S편집자는 그러면 또 열심히! <홍콩 산책> 을 편집한 뒤
[편집일기 2탄-류영하, 그는 누구인가]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여러분 모두 拜拜 (bai bai) !

 

 

<홍콩산책>은?

홍콩을 대표하는 20개의 키워드로
홍콩의 정치, 문화, 역사, 사람을 엮어낸 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

옥토퍼스 카드의 높은 보급률에서 홍콩경제의 투명성을,
차찬탱의 높은 임대료에서 천민자본주의를,
청킹맨션에서 세계화를 본 홍콩의 ‘과객’ 류영하 교수의 시각을 담았습니다.

*산지니출판사의 12월 출간 예정작입니다.

Posted by 실버 편집자

진보초 하면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출판 업계에 계신 분들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물론 가보신 분들도 많을 테고요... 일본 도쿄의 최대 책방 골목이지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서점들이 즐비하답니다.

직원도 많고 규모가 큰 서점도 많지만 전문 분야만을 취급하는 특색 있는 서점도 많은데요, 진보초역 근처 유명한 소바집 3층에 한국서적을 취급하는 책방 ‘CHEKCCORI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지난 토요일(20181110) 12.

이곳에서 바로 저희 산지니 책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의 저자이신 윤성근 선생님께서 일본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본 문화청이 주관한 국제문예페스티벌 행사의 하나로 기획된 이 자리는 2000엔이라는 참가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예약을 해주신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 서점에는 평소에도 한국과 한국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하네요. 특별히 잡지사에서 오늘 행사를 취재 나온 분도 계시고요, <동네 헌책방>에 등장하는 이케가야 이사오 씨께서 참석하셔서 더 반가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일본 독자들을 위해 윤성근 선생님께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러주었는데요, 저 기타 가지고 비행기 타느라 좀 애를 먹었다고 하십니다.

 

비틀즈의 <이매진>과 윤동주의 서시에 직접 곡을 붙인 노래를 불러주셔서 박수갈채를 받았답니다.

노래가 끝난 후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었는데요,

오늘 강연은 CHEKCCORI 대표 김승복 님께서 통역을 하시면서 진행도 맡아주셨습니다.

 

제가 올 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했던 윤성근 선생님 강연과 8월 산지니X공간에서 했던 강연을 다 들어보았는데요, 이번 강연은 일본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들로 준비를 하셨더라고요...

한국 서점을 찾는 독자들이니 만큼, 한국의 서점 현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듣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한동안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체인을 가진 서점들에 밀려 지역의 중견 서점들이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했었는데요, 한국은 지금 전국에 서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랍니다. 독립서점이란 형태로요... 서울에서만 1주일에 두세 군데가 개점을 하고 있고, 이제 책방지도를 시 단위가 아니라 지역마다 그려야 할 정도라고 하네요.

공대 출신답게 데이터를 분석해서 설명을 해주셔서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동네 서점의 판매 아이템은 79%가 독립출판물이고요, 그 외 커피나 차, 인문사회과학 서적, , 그림책 순으로 판매가 된다고 합니다.

독립서점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은요, 1위가 독서모임이고요, 2위 워크숍, 3위 북토크, 4위 전시 등의 순이라고 하네요. 현재 나만의 책 만들기가 인기를 끌면서 독립출판물이 많아지고 있고, 그게 독립서점에서 판매되는 구조인데요, 언제까지 이런 트렌드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요... 100, 12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 서점들에 이런 독립서점은 그 뿌리가 매우 얕다고 할 수 있는데요, 윤성근 선생님이 운영하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10년을 이어오고 있으니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 거지요.

오늘 그 노하우를 살짝 일본독자들에게 공개해주었는데요,

첫 번째 비결은 나의 한계를 알고, 나만의 리듬으로 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비결은 이반 일리치의 사상과도 닿아 있는 부분이고,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의 핵심 주제이기 때문에 살짝 공개했다고 할 순 없는데요, 한계를 넘어서 일하면 쓰러진다는 말에 일본 독자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눈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행사 스케치한 영상입니다.

 

 

Posted by 아니카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이 <오늘의 도서관>에 소개되었습니다. <오늘의 도서관>은 국립중앙도서관의 주요 사업과 주요 역할을 홍보하고 책과 국내외 도서관에 대한 최신 흐름을 소개하는 월간지입니다. 지역 소규모 출판사로써 겪는 고충과 대표님의 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인터뷰니,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산지니’는 산 속에서 자라고 오랫동안 지낸 매로서 새 중에서
가장 높이 날며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 전통 매를 뜻한다.
강수걸 대표는 당장 많이 팔리는 책을 만들기보다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가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한다.
이는 보다 멀리 보고 오래 버티며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산지니출판사만의 전략이다. 

출판사는 출간도서목록으로 말한다  

부산에서 산지니출판사를 설립한 배경과 과정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한 뒤 중공업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 출판사를 설립한 이유는 단순하다. 워낙 책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부산 부전시립도서관에서, 대학 시절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책에 대한 애정은 좋은 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2003년 12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그 후로 1년간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출판 강의를 듣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정리한 결과물이 지금의 산지니출판사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은 미디어가 발달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지역에 지역 신문사와 방송사는 있는데, 지역을 대표하는 출판사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나고 자란 부산에서 출판을 시작했다. 당시 정부가 지방분권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는 지역의 출판사도 점차 나아질 거란 희망도 당시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산지니의 시작과 생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얘기는 2015년 출간한 도서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반송 사람들》,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 등 부산 필자의 부산 책을 많이 출간했다.
출판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책에 담아 소개하는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 함께 살아가는 지역의 인물에 대한 관심이 책으로 드러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유럽에서 출간되는 책에는 국가가 아닌 도시명이 반드시 표시된다. 영국 책이 아니라 런던 책으로 기억되는 거다. 1,000년이 넘는 유럽 출판 역사는 그렇게 지역과 결합해서 성장해왔다. 2005년 《반송 사람들》,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을 첫 출간물로 내놓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반송 사람들》은 재개발 지역 이주민을 돕는 NGO 단체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은 부산 필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부산의 이모저모를 소개한 책이다. 두 책 모두 서울 대형 출판사에서 다루지 않는 지역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필자를 선정하는 기준은 단순하다. 책에 담을 이야기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필자를 택한다. 자연스레 부산 필자와 작업을 많이 하게 됐지만 부산 필자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산지니 출간도서 중 지역 도서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지금까지 매년 50종씩 책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출간한 도서 수는 약 450여 종이다. 출판사는 출간한 도서목록으로 말한다. 도서목록은 산지니출판사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부산 출판사로서 꾸준히 부산 콘텐츠를 꾸준히 책에 담았다. 한 때는 한 해 출간 도서 중 부산 관련 책 비중이 50% 정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30%가량 된다. 지역 콘텐츠만으로는 출판사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좋은 책, 필요한 책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팔리는 책을 만드는 것인데, 지역 콘텐츠만으로는 판매량을 담보할 수 없다.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역 출판사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균형이 필요하다. 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비수도권 출판사로서 겪는 어려움은 없나 
우리나라 출판산업은 90%이상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지방에서 출판사를 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유통 문제는 지역 출판사가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우리도 첫 해는 서점에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직접 포장해서 택배로 보냈다. 타 지역에서 도서를 한 권만 주문하면 물류비 부담으로 책을 보내지 않게 되고, 결국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책이 된다.
그래서 2006년부터 파주에 있는 도서총판과 물류계약을 맺었고,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유통을 관리해왔다. 그 외에도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진 서점과 직거래도 시작했다. 비용 부담이 적지 않지만 전국적으로 책을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단 한권이라도 책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전국 어디든 보낸다’라는 신념으로 투자를 결정했고, 지금은 전국 주요 서점에서 우리 책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 2014년부터 내기 시작한 산지니 시인선

몸집은 작지만 보폭은 크고 넓게

외국에도 책을 수출하는가
앞서 언급했듯 지역의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강점이 되기도 한다. 2011년 6월에 발간한 《부산을 맛보다》는 부산 지역 음식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산지니의 1호 저작권 수출도서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부산의 음식점을 소개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던 모양이다. 2012년 5월 21일 최종적으로 번역출간 계약을 완료했고, 2013년 2월 10일 일본에 정식으로 출간됐다.
이를 시작으로 《침팬지는 낚시꾼》이 태국으로, 《중국 민족주의와 홍콩 본토주의》가 홍콩으로 수출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는 베트남에 장편소설 《쓰엉》을 수출할 계약도 체결했다. 외국 도서전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영어로 된 도서목록을 만드는 등 지역과 국가를 넘어 우리 책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소규모로 출판사를 운영하며 느끼는 바가 있다면
대형 출판사 책은 서점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지만 소규모 출판사 책은 구석 자리도 차지하기 어렵다. 대형 출판사처럼 영업과 마케팅에 큰 비용을 지출할 여력이 안 된다. 원하는 작가를 섭외하기도 쉽지 않다. 유명 작가들에게는 선인세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소규모 출판사이기에 신속하게 책을 기획해 출간할 수 있다. 대형 출판사는 3,000부 이상 나가는 책이 아니면 출간이 어렵지만 우리는 판매 부수를 낮춰서 원하는 책을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각 지역의 소규모 출판사들이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를 만들고 상생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각 지역을 돌며 한국지역도서전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9월 수원에서 열렸고, 내년에는 고창에서 열릴 예정이다. 

 

독자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는가
책을 잘 만드는 것만큼 독자와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출판인들에게 중요해졌다.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어려운 지역 출판사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독자를 만나는 활동이 중요해졌다. 산지니는 전 직원이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2009년 7월 구모룡 교수의 《감성과 윤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회 가까이 독자와 저자가 만나는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지역 출판인, 독자,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작은 공간 ‘산지니×공간’을 개관했다. 지역 출판사들과 함께 전시, 강연 등을 진행하고, 독자들을 위한 독서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베트남으로 수출한 《쓰엉》을 비롯해 세계로 나아가는 책들

부산 지역 출판을 이끌어갈 산지니의 책들   

준비 중이거나 진행 중인 출판물이 있나
2014년에 《금정산을 보냈다》를 시작으로 산지니 시인선을 내고 있다. 현재 10권이 출간됐고 앞으로도 좋은 시인들과 작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을 맛보다》 시리즈에 이어 부산의 음식과 맛에 대해 조명하는 《부산탐식 프로젝트》, 부산대 사회학과 윤일성 교수님의 유고문집이 《도시는 정치다》도 올해 출간 예정이다. 그 밖에 기후 변화에 대한 담론을 담은 《2℃》라는 책을 시작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와 환경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책들도 차근차근 만들어나가려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혹은 전국 공공도서관에 하고 싶은 말은 
도서관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도서관 도서구입비도 늘어나서, 다양한 도서를 만나볼 수 있어야 한다. 도서관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많은 책을 소장하는 것만큼,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유명 관광지에 가면 그 중심에 도서관이 있다. 누구든 가볍게 찾아가 책도 보고 휴식도 취하고 문화도 경험할 수 있는 멋진 도서관이 각 지역의 랜드 마크가 되면 좋겠다. 한 사람을 만족시키는 책도, 저자가 만족하는 책도 나름의 의미를 가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볼 수 있으면 더 좋지 않겠나. 도서관이 지역 출판사들의 책과 독자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 본 기사는 <오늘의 도서관> 267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Posted by 전예솔

제 88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의 저자 노용석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노용석 작가님은 2006년 출범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한국전쟁 당시 학살 피해자의 유해발굴사업을 총괄하셨습니다. 공동체 발전을 위해선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해발굴의 재정의는 더 나은 우리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이날 행사는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우리의 과거와, 아픔이 회복된 미래를 도모하는 시간이 될 것같습니다. 11월 22일 목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진행하는 노용석 작가님과의 만남에 많은 참석바랍니다.

일시 :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늦은 6시
장소 : 산지니X공간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센텀 스카이비즈 A동 710호)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연구와 유해발굴 사업을 주도해온 노용석 교수가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를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 전후기 국가폭력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의 전개과정을 밝히고, 더불어 피학살자들의 유해발굴 과정과 그 상징적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국가폭력의 기원과 과정을 '뼈'와 '발굴'이라는 요소를 통해 접근한다는 것이다. 유해발굴은 법의학적 기술을 동원해 땅속에 묻혀 있던 유해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 이상으로, 한 사회의 기억과 기념 정치의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표상이 된다. 유해발굴의 주체와 구체적 방법이 국가폭력 사건의 본질과 위상을 해당 사회에서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가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유해발굴의 과정을 현장에서 얻게 된 풍부한 사례와 자료에 이론을 더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더불어 유해발굴의 의미를 단순히 가족의 시신을 발견하는 '좁은 단위'에서 국가와 인간의 보편적 인권을 이야기하는 '넓은 단위'로 확장하고,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서 잊혔던 '비정상적 죽음'을 정치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표상으로서 나타낸다.

 
노용석

2005년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논문 제목「민간인학살을 통해 본 지역민의 국가인식과 국가권력의 형성」)를 취득하였다. 이후 2006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유해발굴 사업을 총괄하였다. 2018년 현재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교수에 재직 중이다. 저서로 『라틴아메리카의 과거청산과 민주주의』『폭력과 소통』(공저)『트랜스내셔널 노동이주와 한국』(공저)이 있다.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 10점
노용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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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편집자 기획노트

 

 

저자의 진심이 전해진다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편집자에게도 열 원고 중 마음에 담지 않는 원고는 없지만, 유독 더 보듬고 싶은 원고는 있다. 나에겐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가 그러하다.

 

   면접을 보고 산지니에 온 첫날, 사무실 한쪽에 빽빽이 꽂혀 있던 책들 중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라틴아메리카의 과거청산과 민주주의’. 익숙하지 않은 생경한 그곳, 그곳의 과거청산과 민주주의 연구는 어떤 사명감을 갖고 하게 되는 일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얼마 뒤 운명처럼 그 책의 저자가 쓴 원고를 담당하게 되었다.

 

   처음 원고를 받고 저자 프로필을 보았다. “노용석 교수는 2006년부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주관한 13개 유해발굴을 주도했고, 2011년부터는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에 참여해 한국전쟁기 국가폭력의 진상 파악을 위해 노력했다.” 역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한 분야에서 노력해온 저자였다. 원고 속에는 저자가 직접 조사하고 얻은 풍부한 사례와 사진이 있는데, 원고를 편집하면서 하나하나 착잡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가슴 아픈 실제피학살자들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와 처음 미팅을 할 때 억울한 국가폭력 속 희생된 피학살자들을 대하는 진실된 마음을 느끼면서, 더욱 원고에 빠져서 진행을 했다. 저자는 인간적으로도 배려가 넘쳤다.

 

   이런 일도 있었다. 어떤 원고나 그러하지만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편집 일정이 촉박했다. 그런 와중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어 며칠을 쉬게 되었다. 미처 다 보지 못한 교정이지만 기한이 촉박해 저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교정지를 들고 직접 학교로 찾아갔다. 무더웠던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나를 보고 저자는 원고 걱정은 하지 말고 얼른 장례식장에 가라고 말하며 역까지 차로 바래다줬다. 그때 그 따뜻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나려는 걸 참느라고 애썼다. 장례식 내내 원고에 있는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했다.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고 화장을 하는 날, 할아버지의 유해를 보고 원고에 있는 유해 사진이 눈앞에 아른거리기도 했다. 이 원고를 이 시점에 맡게 된 게 정말 필연이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출간이 되고 실물 책을 볼 때 기쁘지 않은 책은 없지만, 이 책은 내용 하나하나 허투루 모인 것이 아님을 알기에 더욱 벅찼다. 묘하게도 좋은 의도로 만든 책에 담긴 진실된 마음은 어떻게든 전달이 되는 것 같다. 책이 출간되고 한겨레, 한국일보, 연합뉴스와 같은 각종 매체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니 말이다. 보도자료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발로 뛴 지식인의 기록. 그 말처럼 저자는 지금도 먼 남아메리카 쿠바에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이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위해 가 있다. 저자의 열정과, 억울하게 희생된 피학살자들과 그 가족의 눈물이 담긴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저자의 진실된 마음으로 담은 기록들이 분명 전달될 거라고 믿는다. 나에게도 유골, 할아버지, 더웠던 그날, 따뜻했던 저자. 장면 하나 하나가 마치 사진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고마운 책이다.

 

 

| 이은주 산지니 편집부

*출판저널 507호 2018년 10월+11월에 실린 글입니다.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 10점
노용석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전예솔

책의 해와 함께하는 산지니출판사의 독서모임
‘모다 읽기’의 마지막 시간이 지난주 금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있었습니다.

주제 도서는 <폴리아모리>였는데요, 다자간의 사랑을 다룬 이 도서와 함께한 독서모임은 사랑, 규범, 사회운동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다 담을 순 없겠지만 핵심 내용만 뽑아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볼게요~!

이날 약속이라도 한 듯(모다읽기 1,2차 모임 날 모두 비가 왔답니다ㅠㅠ) 오후가 되자 갑자기 엄청난 비와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그래서 참석 인원 다섯 분 중 두 분은 어쩔 수 없는 기상 상황으로 참석을 못 하셨어요.

아쉽지만 저와 참석자 두 분, 세 명이서 오순도순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당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도 있으실 텐데요.
폴리아모리(Polyamory)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을 말하며, 다자간(多者間) 사랑, 다자간 연애, 비독점적 다자연애 등으로도 부르기도 합니다. 폴리(Poly)는 ‘많은’이라는 뜻의 접두사이며 ‘아모리(Amory)’는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에서 온 말이지요. 일부일처제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자 이외의 다른 애정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폴리아모리의 특징입니다.          

본격적으로 이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
참석자 분들의 간단한 자기소개가 있었습니다. 익명성 유지를 위해 별명을 사용했습니다 :)

 

스텔라
안녕하세요, 저는 산지니 플랫폼을 통해 모다 읽기를 알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지난번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기도 했구요.
시간을 내어서 책을 읽기가 어려운데, 아무래도 독서모임에 참석한다고 생각하면 의무감이 생겨서 책을 열심히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전공책 이외에 책을 읽을 기회가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저에게 그런 기회를 준 ‘모다 읽기’가 마지막 시간이라니 아쉽네요.

곶감
저도 산지니 플랫폼에서 독서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폴리아모리’라는 생소한 개념이 궁금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S편집자
저는 <폴리아모리>가 독서 모임을 하기에 알맞은 도서라고 생각해서 선정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개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보기 마련이니까요. 오늘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 후 간단한 설문(?)으로 이야기의 물꼬를 텄습니다.

"너만을 바라보고 있어”라는 투의 가사.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주인공. 연예인들의 불미스러운 불륜 소동…… 이 세상은 일대일의 사랑만을 찬미하는 콘텐츠로 넘쳐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히게 된 사랑에 관한 ‘상식’
= 한 사람만을 사랑하기
= ‘올바르고’ ‘진실한’ 사랑

그러나 동시에 여러 명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아래의 항목에 ‘예’, ‘아니요’로 솔직하게 답해주길 바란다.

① 교제 중인 상대 이외의 다른 사람을 좋아해 봤다.
② 남편이나 아내가 있지만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③ 이미 파트너(연인/배우자)가 있는 사람을 좋아해 봤다.

독자들은 위 질문에 적어도 한 번은 ‘예’라고 답했을 것이다. 파트너가 있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거나, 우연히 파트너가 있는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끌리게 되는 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여러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문제인건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몇 개의 질문을 더 던져보려 한다.

④ 사람은 ‘바람’을 피워봤다.
⑤ 사실은 ‘양다리’를 걸쳐봤다.
⑥ 사실은 ‘불륜’을 저질러봤다.

몇 명이 ‘예’라고 답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앞의 질문에서 ‘예’라고 답한 사람보다는 수가 적을 것이다.

스텔라
반신반의로 읽게 된 <폴리아모리> 책 앞머리에 있는 이 선택지가 제 생각을 깨게 해주었어요. 단지 ‘낯선’ 개념에서 ‘가능성’을 본 건 누구나 공감 가능한 이 선택지 때문이었어요.

이 의견에 나머지 두 참석자(S편집자, 곶감) 모두 공감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 선택지를 먼저 읽어보고 체크해보세요 :)

이후에는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나눔의 시간이 이어졌답니다.


-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조사에서 밝혀진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단적으로 요약하면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이다. 이 세 가지는 종종 폴리아모리의 특징으로 언급된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온 대부분의 폴리아모리스트 역시 백인, 중산계급, 고학력자들이었다. 모임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으며 파티에서 ‘박사’가 표기된 명함을 받은 적도 많다.”

S편집자
연령, 젠더, 인종, 계급, 학력과 같은 폴리아모리스트의 특징을 보면 백인, 고학력자, 부자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이 부분이 의아했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텔라
폴리아모리의 중심축을 이루는 사람들은 그 개념을 당당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북유럽에 보면 리버럴한 성문화를 가진 곳, 안정화되어 있는 곳이 많잖아요. 그런 걸 보면 성문화가 발전한다는 것은 먹고 살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생각해요.
폴리아모리스트의 비율에서 볼 수 있듯이 백인 중산층들의 자신의 성문화를 당당히 드러낸 것은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도 생각을 했어요.

곶감
폴리아모리의 특성은 개인의 ‘성적 지향’보다는 ‘학습된 성 개념을 탈피하자’ ‘규범을 벗어나자’라는 사회운동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하나의 사회 운동을 하려면 고학력자의 백인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폴리아모리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일까요?

스텔라
저는 그 부분과 관련해서 '질투' 부분이 생각났는데. 적당한 질투는 관계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지만 질투가 심해지면 증오가 되고 관계가 깨지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게 그 사람의 감정 에너지라는 생각도 했구요.
지금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도 좋지만, 다른 사람도 좋은? 그렇게 에너지가 많은 사람만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은 사람, 그 이상의 에너지를 내기 어려운 사람은 모노가미 관계가 맞다고 생각해요.

곶감
저는 반대로 생각한 게, 다른 사람보다 욕망이 둔감한, 집착, 질투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이런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A B C가 있다면 A와 취향을 공유하고, B와 정서적 교감을 맺고, C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 그런 관계로 생각을 했어요.

S편집자
그럴 수 있겠네요. 저도 스텔라 님 말처럼 전체 애정을 복제하는 의미로 생각을 했는데, 에너지를 나눈다고 생각을 하면 욕망이 없는 사람이 폴리아모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 폴리패밀리는 가능할까요?

스텔라
요즘 혈연으로만 연관된 가족의 형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폴리아모리적인 생각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규범을 깨는 데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 결혼을 해야 한다. 자식은 몇 명 낳아야 한다.’라는 사회적 참견이 많은 세상에, 주체적인 삶을 살려면 이런 의식은 좋을 것 같아요. 혈연이지만 남보다 못한 경우가 너무 많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이해받고 공감받으면서 사는 게 진짜 가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곶감
저는 조금 회의적으로 본 점이 ‘폴리아모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일부다처제를 옹호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한 ‘폴리아모리 속에서 여성 남성이 동등하게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구요.

스텔라
네, 그렇게도 생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폴리아모리>의 부제처럼 폴리아모리는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이지 새로운 사랑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일동 웃음).
바람을 피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넘어서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있고, 이런 사랑도 있구나 라고 ‘인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는 생각을 했어요.

 

- 폴리아모리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스텔라
사실 영화를 생각하면 ‘폴리아모리’라는 개념과 우리와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요. <아내가 결혼했다> 처럼 대놓고 폴리아모리를 다루는 영화도 2008년에 나왔으니까요.

S편집자
맞아요. 저는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설 속 주인공들도 그런 폴리아모리적 관계를 맺거든요. 그 소설을 읽을 때는 왠지 쿨해 보이고 ‘와~ 이런 삶이, 관계가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텔라
네, 그래서 저는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쉬쉬되었던 동성애 코드가 드라마, 소설, 영화 할 것 없이 점점 대중문화와 사람들의 인식에 퍼졌던 것처럼 폴리아모리 개념도 점차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S편집자
홍석천이 비난받았다가 예능에서 위트 있게 장난을 칠만큼 인식이 전환된 것처럼, 폴리아모리에 대한 개념도 전환될 수도 있겠네요.

스텔라
몇십 년 후에는 자식이 폴리아모리라고 주장하면 이해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될지도 몰라요.

곶감
모노가미로서 혼란스럽습니다.

S편집자
저도 그래요. 지금 심정이 딱 ‘혼란’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정말 그런 사회가 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앞서 모다 읽기 시간이 그랬듯이, 오늘의 소감을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후기

‘이해보다 인정’이라는 제 가치관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제가 받아들이기, 온전히 폴리아모리스트들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규범을 벗어나자’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지지합니다.
조금 더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 곶감

 


산지니 ‘모다읽기’ 덕분에 알게 된 <폴리아모리>~!
내가 사는 방식과 내가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새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와 다른 남들을 통해 오히려 나를 볼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더 이어지면 좋으련만~!
아쉽지만 또 다른 시간의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 스텔라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고, 존중할 수 없는 무엇들을 쉽고 편하게 부정하진 말아야지 하고 작게 읊조릴 뿐이다.” - 「역자의 말」 중
<폴리아모리>를 읽고 저도 저와 다른 모든 것을 ‘쉽고, 편하게’ 부정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S편집자

 


그동안 모다읽기에 참석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다읽기는 이렇게 3회차로 마감을 하게 되었지만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독서모임, 또는 다른 어떤 형태로든 독자분들과 만나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다읽기는 책의 해의 일환으로 하게 된 독서모임인데요, 얼마 남지 않은 '2018 책의 해', 모두 책 읽는 날 되시길 바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폴리아모리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

 

후카미 기쿠에 글 | 곽규환 ․ 진효아 옮김 | 235쪽 | 2018년 3월 30일 출간

『폴리아모리』는 그 어원의 배경, 역사를 개괄하는 개념적 정의들 그리고 실제로 폴리아모리라는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소개하여 쉽고 정확하게 다른 사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입문서’이다. 폴리아모리를 연구하는 사회인류학자에 의해 작성된 정연한 보고서이면서도, 다른 사랑의 방식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열린 태도를 가진 한 사람의 진솔한 고백이기도 하다. 

 

 

폴리아모리 - 10점
후카미 기쿠에 지음, 곽규환.진효아 옮김/해피북미디어

 

Posted by 실버 편집자

2019년의 시작을 보다 의미 있게 하고 싶으신 분들!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의미 있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

동서양을 섞어 놓은 듯, 아기자기한 홍콩의 거리를 거닐고 싶으신 분들!!!

미식의 천국으로 불리는 홍콩에서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분들!!!!

 

누구든 환영입니다.

 

산지니에서는 콩 전문가 류영하 교수님과 함께

홍콩의 볼거리, 먹거리, 생각거리들을 나눌 친구를 모집합니다.  

관심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_여행기간 : 2019년 1월 17일~2019년 1월 20일 (3박 4일)
_여행경비 : 1,400,000원
_모집기간 : 2018년 11월 7일(수)~2018년 12월 21일(금)
              *입금 순으로 선착순 마감

_<홍콩 산책>(류영하 지음) 2018년 12월 출간 예정입니다.

_북투어 관련 문의는 san5047@naver.com 으로 해주세요.

 

 

 

Posted by 단디SJ

여러분 안녕하세요. 미세먼지 때문에 출판사 식구들 모두가 코를 훌쩍이는 11월의 어느 날, 편집 후기로 돌아온 S편집자입니다.
사실 편집자는 책을 내고 나면 또 다른 원고에 집중하기 때문에, 출간된 책을 생각하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시원 후련(?)한 기분이랄까요. 저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그런데 출간된 지 몇 주가 지났는데도, 계속해서 S 편집자의 눈에 아른거리는 책이 있답니다.

바로 김춘복 선생님의 에세이집, 『그날이 올 때까지』인데요,
선생님의 에세이집 『그날이 올 때까지』에는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고유 풍속과 거기에 얽힌 따뜻한 이야기, 소설가로 등단한 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 문학인들에 대한 회고록,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저자의 직간접적인 체험기가 담겨 있답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소년기에 전쟁을 겪고 전후 혼란의 시기에 청년으로 지냈던 질곡 많은 선생님 개인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를 녹여내신 셈인데요.

저도 선생님이 동료인 윤정규 선생님을 보내시고 쓴 추모사를 보면서는 선생님의 감정에 흠뻑 동화되어 눈물이 나올뻔 했고, 어린 시절 마을 분들과 함께 수확을 하셨던 모습을 보면서는 슬며시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요. 그래서인지 이 책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지곤 한답니다. 항상 꼼꼼하게 보신 교정지를 들고 출판사로 방문하셔서 교정사항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그날이 올 때까지』 속의 좋은 글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국민할배 최불암 선생님과 김춘복 선생님의 에피소드를 살짝 공개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책 속 「다가올 찬란한 대낮으로 증거하시라」의 일부분을 함께 보시죠.

 

 

문예반장, 고3 때 학예부장을 역임한 점 등 그와 나는 상통하는 점이 많았다.
게다가 주량이나 바둑 실력 또한 막상막하한 터여서 우리는 금세 막역한 사이로 발전했다.
그가 우리 학교에 자주 나타난 또 하나의 사연은 영화연극과 최영한 때문이었다. 최영한은 ‘국민아버지’로 불리는 탤런트 최불암의 본명으로 중앙고 재학 시절에 연극부에서 함께 활동한 콤비였다. 김기팔은 주로 기획 및 각색을, 최영한은 주연을 맡았다.
당시 최영한은 ‘제임스 딘’이라는 닉네임이 붙었을 정도로, 내로라하는 ‘얼짱’, ‘쌈짱’ 들이 다 모여드는 영연과 안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존재였다.

 

젊은 시절의 최불암 선생님

 

김기팔은 나보다 한 살 위인 소띠였으며, 최영한은 나보다 한 살 아래인 토끼띠였지만, 동급생끼리 나이가 무슨 대수인가.
최영한과 어울리는 날이면 우리는 ‘노는 물’이 달라지게 마련이었다. 하루는 최영한이 말했다.
“야, 명동에 가면 말야, 영화배우들은 물론 시인, 소설가, 음악가, 화가들을 입맛대로 구경할 수 있다구.”
오늘날처럼 영상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별종처럼 여겨지는 저명한 예술가들을 육안으로 목도할 수 있다니!
명동에 첫발을 들여놓던 순간, 나는 별천지에 들어서는 것처럼 새로운 개안으로 황홀했다.
누가 말했던가, 1950년대 후반기, 파리에 샹제리제 거리, 뉴욕에 5번가, 동경에 긴자 거리가 있었다면 서울에는 명동거리가 있었다고…….
그랬다. 당시 명동은 전후 한국문화의 심장부, 예술과 패션의 메카였다. 식민지와 전쟁의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오랫동안 억눌려 살아야만 했던 이들이 그동안 켜켜이 쌓이고 쌓인 울분을 마음껏 외치기도 하고 흥청망청 소비문화를 한껏 향유할 수 있는 해방구가 바로 명동이었던 것이다. 운 좋게도 대뜸 첫날 주먹으로 당대를 주름잡았던 김두한과 톱스타 최은희를 바로 코앞에서 마주칠 수 있었으니 최영한의 말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들 틈에 섞여 걸어가면서 어느덧 나도 대한민국 최고 레벨의 문화인이 된 듯 어깨가 으쓱해졌다.
명동의 흡인력은 대단했다. 첫발을 디딘 이후로 우리는 사흘돌이로 명동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것은 머지않아 펼쳐질 내일에의 장밋빛 예감이기도 했다.
‘돌체다방’에 들러 이 세상의 모든 고민을 한 몸에 다 떠안은 양 비장한 표정으로 음악을 감상하기도 하고, ‘청동다방’에 들어가 하루에 아홉 갑씩 줄담배를 태우면서도 실은 단 한 모금도 연기를 흡입하지 않는 공초 오상순 시인을 구경하기도 하고, ‘갈채다방’에 올라가 김동리 선생과 마주앉아 강의시간에 듣지 못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다가, 마지막으로 발길이 닿는 곳은 전란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허물어진 빌딩 뒷골목에 겨우 하늘만을 가린 싸구려 주점이 아니면 스탠드바, 위스키시음장 등이었다.
매번 술값은 최영한의 몫이었다. 그의 돈줄은 명동 입구에서 ‘은성 銀星 ’이라는 주점을 경영하는 그의 어머니였다. ‘은성’으로 말하면, 남편이 인천에서 영화제작자로 활동하다 과로로 숨지자 외동아들과 생계를 잇기 위해 시작했던 것인데, 미모에다 인심까지 넉넉하다 보니 ‘명동백작’으로 유명한 소설가 이봉구를 위시하여 변영로・박인환・김수영・전혜린・천상병・이진섭・ 현인・나애심・이중섭 등 당대를 풍미하던 예술가들이 단골로 드나들며 예술과 인생을 논하던 행랑채와도 같은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며칠 전, 이 대목에서 최불암에게 전화를 걸어 ‘은성 주점’ 사진이 있으면 한 장 보내달라고 부탁했더니, 뜻밖에도 50여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손수 그린 그림을 메시지로 보내주는 것이었다.
다음은 그와 내가 주고받은 통화 내용이다.
“그림 받았어?”

 

은성 주점
그림: 최불암, 2018. 8. 24.

 

 

“응, 그래. 방금 열어봤어. 근데 솜씨가 보통이 아니더군.”
“기억을 살려 대충 끌쩍거려 봤어. 오른편에는 ‘구만리 주점’이 있었구, 왼쪽엔 복덕방이 있었지. 가게 앞에 있는 입간판도그 복덕방 거야” “내부 면적은 몇 평쯤 됐지?”
“일제 때 지은 목조건물이었는데 말야, 대략 한 스무 평쯤 됐을 거 같애.”
“근데 왜 친구들을 한 번도 데리고 가지 않았지?”
“그야 데리고 갈 수가 없었지, 실은 나도 그 안에는 잘 들어가질 않았어. ‘은성’이라는 간판 앞에 전신주가 한 개 서 있지, 거기 기대어 기다리고 있으면 어머니가 나와서 시계를 한 개씩 주곤 하셨어.”
“시계를 주다니?”
“그 왜, 손님들이 술값 대신에 접혀놓고 안 찾아가는 손목시계 있잖아. 시효가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는 시계들이 항시 수두룩했거든.”
“하하하하……, 그러니까 손님들이 잡혀놓고 안 찾아가는 시계를 팔아갖고 우리가 술을 마셨단 말이지?”
“바로 그거였어. 어머니는 내게 한 번도 현찰을 주신 적이 없었어. 값나가는 시계는 술값을 제하고도 거스름돈을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그루미 썬데이 Gloomy Sunday」를 즐겨 부르던 최 형 모습이 눈에 선하군.”
“히야, 김 형이 그걸 다 기억하고 있군그래. 내 십팔번이었지.”
“마지막 소절인 ‘그루미 썬데이’를 부를 때 말야, 지그시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쳐내어 허공에 뿌리는 연기는 그야 말로 일품이었지. 그동안 최 형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수없이 봐왔지만 그보다 더 멋진 장면은 없었어. 가사와 곡은 다 잊었지만 그 장면만은 지금도 눈에 선해.”
“푸하하하하……, 그거 기억하는 사람 거의 없어.”
「그루미 썬데이」 가사를 알려달라고 하자 이내 문자가 들어 왔다.

그대가 있을 땐 즐겁던 이 밤/ 그대가 간 후엔 쓸쓸한 이 밤/ 죽음이 인생의 끝이라면/ 시련은 청춘의 마지막 날인가/ 그대를 따라서 행복도 다 가고/ 얽매인 설움에 구름 낀 이 밤/ 그루미 썬데이

 

이 에피소드에서는 명동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은성주점’에 얽힌 이야기를 볼 수 있는데요? '은성주점'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당시 명동의 명성을 알려주는 명동성당 근처의 안내물

 

은성주점

1953년 탤런트 최불암의 모친 이명숙이 이은성이란 이름으로 연 주점.
이곳은 1973년 개발붐과 땅값의 상승으로 밀려나 문을 닫기 전까지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이봉구, 시인 김수영, 작곡가 윤용하, 시인 박인환 등 여러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곳이다. 시인 김수영은 은성주점에서 시상을 가다듬었고, 작곡가 윤용하는 <보리밭>의 악상을 다듬었다. 30세 나이로 요절한 시인 박인환이 은성주점에서 즉석에서 지은 시 <세월이 가면>은 작곡가 이진섭이 곡을 붙혀서 노래로 만들어졌는데, 명동의 노래라고 일컬어졌다.

출처: 문화예술인이 찾았던 은성주점 터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서울 문화재 기념표석들의 스토리텔링 개발), 2010.,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렇게 때로는 정 많았던 그 시절에 대한 따스한 추억을, 때로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외침을 담은 김춘복 선생님의 글을 더 보고 싶으시다면, 서점에서 『그날이 올 때까지』와 만나요 :)

 

그날이 올 때까지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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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실버 편집자

 

<책씨앗>은 창비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독서 플랫폼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인 '2018 <책씨앗> 초등교과 연계 추천도서 목록'은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 검토해 믿을 수 있는 초등학생용 추천도서 입니다. 여기에 산지니 도서 두 권이 소개 되었습니다! 소개된 내용 공유합니다:)

 

엄마 사용 설명서

미국의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유명 동화작가인 도린 크로닌(Doreen Cronin)의 그림책으로, 미국 출간당시 뉴욕타임스 어린이 책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엄마를 하나의 제품으로 설정해 아이와 외출하기, 식사하기 등 갖가지 상황 속에서도 엄마가 고장 나지않는 방법을 그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아마존 독자 평점 4.1(5점 만점)을 받았으며 아이에겐 웃음과 엄마에 대한 사랑을, 부모님에게는 공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교과 연계

국어 1-2  10. 인물의 말과 행동을 상상해요
국어 2-1   3. 마음을 나누어요,
             11. 상상의 날개를 펴요
국어 2-2   1. 장면을 떠올리며,
              4. 인물의 마음을 짐작해요

 

 

침팬지는 낚시

국내 1호 영장류 박사인 김희수 교수의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친근하고 재밌게 침팬지를 소개하는 과학 그림책이다. 아프리카 숲속에 사는 침팬지 현이네 가족의 하루를 통해 침팬지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한다. 출간 전, 2016년 태국에 수출되었고, 2017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간과 가장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침팬지의 모습을 보며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엄마 사용 설명서 - 10점
도린 크로닌 지음, 로라 코넬 그림, 강도희 옮김/산지니

 

침팬지는 낚시꾼 - 10점
김희수 지음, 최해솔 그림/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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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벌써 11월이네요. 이제 달력도 겨우 두 장 남았고요. 너무 더웠던 한 해로 기억될 2018년, 올해는 날씨만큼이나 우리를 뜨겁게 만들었던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조우한 남과 북, 이후 두 차례 더 이어진 남북정상회담은 멀게만 느껴졌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간을 꿈꾸게 하기도 했었죠.

 

출처 : 게티이미지

                                                                                   

이 뜨거운 관심 속에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없었을까요? 정영선의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탈북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에 편입돼, 기쁨과 슬픔의 표정을 지우고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화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2018년에도 그 어떤 말이나 추억들을 꺼낼 수 없는 사람들 말이죠.

출처 : 픽사베이

 

정영선의 <생각하는 사람들>은 북한이탈주민의 신산한 남한살이를 통해 외재적 현실로서의 분단을 환기하는 동시에 우리 안에 내재한 분단을 진지하게 성찰한 작품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무관심과 편향에 저항하면서 민족으로 이들을 손쉽게 환대하거나 위험한 적으로 배척하거나 가련한 이웃으로 연민하는 상투적인 재현의 관행을 탁월하게 극복한다. 남과 북 어디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한 경계인으로서 이들의 불안한 현존을 천착하면서 소설은 '민족' '이웃' '적'을 초과하는 그들의 실존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새롭게 구성한다. 단수가 아닌 복수, 관념이 아닌 실체로서의 북한이탈주민의 서사를 다시 쓰기 위한 작가의 진력과 분투가 역력히 읽힌다는 점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의는 각별하다.

_ 요산김정한문학상 심사평 중에서(조갑상 유익서 황국명 구모룡 김경연)

 

 

11월 1일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이 부산일보 10층 소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산지니 식구들도 꽃다발을 들고 정영선 선생님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신문사로 향했습니다. 시상식장에는 심사를 맡았던 조갑상(요산문학관장) 소설가와 유익서 소설가, 황국명(요산문학축전 운영위원장) 문학평론가, 구모룡 문학평론가, 김경연 문학평론가를 비롯해 이규열 요산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상섭 부산작가회의 회장, 고금란 부산소설가협회장 등 많은 문인들이 참가해 정영선 선생님의 수상을 축하했습니다. 

 

 

10월 22일자 <부산일보>를 통해 심사평을 밝히기도 했지만, 시상식에서는 심사위원들을 대표해 유익서 소설가께서 다시금 심사평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길지 않은 심사평이었지만, 후보작 10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느껴지는 심사평이었는데요. 쟁쟁한 작품들 속에서 오랜 고민과 논의 끝에 수상작을 결정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생각하는 사람>의 수상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금방 해가 질 것처럼 어두웠지만 아직 오후 4시, 주연은 성글대로 성글어진 진눈깨비를 쳐다본 후 좁고 질척거리는 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의 첫 문장입니다. 정영선 선생님은 수상소감을 통해 소설의 첫 시작 앞에서 많이 서성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때 보았던 것이 요산 김정한 선생님의 낱말 카드라고 했는데요. 거기서 '성글다'는 단어를 찾았고 이 길고 긴 이야기의 첫 줄을 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원고를 다듬는 내내 단어와 단어 사이를 걸었을 선생님의 고된 시간들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이어 지역에서 문학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이셨는데요. 이번 수상으로 빈 쌀독에 쌀이 채워지는 듯하다며, 이 상이 지역 문단을 격려하고 남북 관계에서 소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주신 것이라 생각된다고 전했습니다.

2017년, 선생님으로부터 <생각하는 사람들> 초고를 받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책이 출간됐습니다. 초고를 집필하신 기간이 5년이라고 했으니, 이 작품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네요. 책을 편집하는 내내 <생각하는 사람들>은 참 많이 수정되고 고쳐지고 다듬어졌습니다. 깨알 같이 써둔 선생님의 글씨들을 보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쓰였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길어올리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찾는 일, 찾은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듯해서 말이죠.

 

 

"소설은 끝난 걸까. (중략) 어쩌면 이제까지 쓴 것보다 더 긴 이야기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분단 상황에서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불안과 갈등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이야기는 계속 되겠지요. 2018년 남은 두 장의 달력 동안에도, 우리의 지난한 삶에도, 정영선 선생님의 소설 속에서도. 불안과 갈등 속에서도 남은 시간들을 우리의 이야기로 촘촘히 채워 나간다며 어제와 같은 기쁨의 순간도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영선 선생님의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을 다시금 축하하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들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봅니다.

 

# <생각하는 사람들> 관련 링크

탈북자, 그들에게 남쪽은 정말 따뜻한 곳일까? :: 정영선 장편소설『생각하는 사람들』(책 소개)

작가와의 만남 :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작가 인터뷰

[후기] 84회 저자와의 만남 :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KNN 행복한 책읽기 - 생각하는 사람들(정영선)



 #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 관련기사

35회 요산문학상 시상식 수상자 정영선 소설가 "소설 쓰는 과정은 낱말을 찾는 과정"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작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심사 어떻게 했나] 추천작 10편 중 최종 3편 선정 치열한 논의 끝 만장일치 결정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심사평] "우리 안에 내재된 분단, 다시 생각하게 한 작품"

 

* PS. 다 올리지 못한 사진 중 단체 사진 2장을 덧붙입니다.

 

심사위원 및 동료 문인들과 함께

                                                      

산지니 출판사 식구들과 함께

 

  

생각하는 사람들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Posted by 단디SJ

지난번에 소개해드렸던,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지난 27일 마지막 낭독 무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날 많은 작가들이 모여 자신의 글을 낭독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산지니의 저자 아네테 훅 작가님도 이 자리에 함께하셨습니다.

 


  

 

 


이날 공연은 개성 있는 말놀이와 삐딱한 블랙 유머로 사회를 바라보고 유머러스한 말솜씨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오은 시인이 사회를 맡아주셨습니다.

 

 

 

 

아네테 훅 작가님은 네번째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국에도 출간된, 필리핀 영웅 호세 리살을 다룬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낭독하였는데요.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멋진 낭독이었어요.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간된 지 막 한 달이 지난, 따끈따끈한 책인데요. 궁금하신 독자님들은 꼭! 구매하셔서 읽어보시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1부, 낭독 무대가 끝나고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2부 토크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은 시인의 재치있는 사회로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숨죽여 귀를 기울이게 되는 토크 시간이었어요. 직접 낭독 무대를 꾸미고 또 다른 낭독 무대를 감상한 소감도 나누고, 독자들의 질문에도 대답하는 시간이었는데요. 또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의 마지막 무대인 만큼 축제에 참여한 소감도 나누었어요. 무척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만큼 꽉 찬 대화가 오갔습니다.

 

 

 

아네테 훅 : 번역이 된다는 건 참 기쁜 일입니다. 작가들의 수다, 낭독을 통해 여러 나라의 언어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즐거웠습니다. 스위스는 여러 언어를 쓰는 나라이기 때문에 작가들이 번역에 관하여 많은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섯 명의 역자를 두고 번역의 차이를 논하기도 할 정도로 번역에 관한 관심과 열정이 뜨거운 나라인데요. 저 역시 번역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고요. 번역은 제 작업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는 번역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일주일 동안 참가하면서 번역을 수많은 언어로 경험할 수 잇었습니다. 다른 동료 작가들, 한국문학번역원에 계신 많은 분들, 그리고 저희와 함께 다니며 일주일 내내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많이 준비해주시고, 저를 초청하여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뜨거운 박수 갈채와 큰 함성으로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의 마지막 프로그램, 낭독 다섯 번째 무대가 종료되었습니다. 객석에 있던 작가들까지 모두 무대로 올라와 마지막 기념 사진을 촬영했는데요. 그동안의 시간이 아쉽고 이별이 서운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답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의 페이지는 여러분이 모두 완성해주셨습니다. 올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내실 있고 즐거운 축제로 여러분을 만나 뵐 것을 약속합니다.

 


 

위 내용은 한국문학번역원 블로그에 포스팅된 내용 중 아네테 훅 작가님의 부분만 발췌한 것입니다. 더 자세히 서울국제작가축제 낭독회를 알고 싶다면 한국문학번역원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아네테 훅 작가님은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서도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낭독하셨는데요, 작가님의 목소리가 궁금하고, 낭독회의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산지니 블로그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을 만나다 속 영상을 봐주세요!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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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라는 한 편의 영화를 만든 사람”-장 뤽 고다르
영화를 구한 사나이, 앙리 랑글루아

“앙리 랑글루아는 누구인가?”

 

1968년 2월 말, 드골 대통령은 자신의 보좌관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그가 들은 대답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공동창립자이자 사무총장이며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는 사람.’ 이 대답에는 틀린 것이 없지만 충분한 대답은 아니다. 이 간단한 설명으로는 문화부 장관 앙드레 말로가 랑글루아를 해임했다고 해서 프랑스 영화계 전체가 거리로 나선 까닭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정 ‘앙리 랑글루아는 누구인가?’


『영화 열정: 시네마테크의 아버지 앙리 랑글루아』는 앙리 랑글루아의 생애를 담기 위해 그의 지인 및 관계자 76명을 인터뷰해 만들어졌다. 괴짜 영화광에 대한 흥미로운 평전인 이 책은 랑글루아 개인의 궤적을 따라가면서도 무성 영화에서 70년대에 이르는 영화문화사의 형성기를 들여다본다.


1920년대, 대부분의 사람들(심지어 영화 산업 종사자들까지도)은 영화를 그저 값싼 일회성 오락의 형태로 인지했다. 하지만 앙리 랑글루아에게 있어 영화는 보존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예술의 한 형태였다. 그리고 1935년, 그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설립한다. 이곳은 잘 알려진 대로,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에릭 로메르 등 누벨바그 감독들의 주요 모임 장소였다. 고다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랑글루아는 당시 젊은 감독들에게 그야말로 ‘빛을 준’ 인물이었다.

 

 

 

 

 

 

▶ “우리에게 천국이었다. 은신처이자 집이었고
그야말로 모든 것이었다.”- 프랑수아 트뤼포
전설적인 영화인들의 학교이자 도서관, ‘시네마테크 프랑수아’

 

1935년 프랑스, 무성영화가 사라지던 시절 청년 앙리 랑글루아는 무성영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무성영화만을 상영하는 ‘영화의 서클Cercle du Cinéma’을 만든다. 이후 영화의 서클은 세계 각국의 영화들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로 재탄생한다.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는 시네마테크를 향해 “영화에 대한 신념을 깃들게 하는 영화 교회이자 전설적인 영화인들을 배출한 영화 학교이자 도서관”이라고 칭했다. 이처럼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상영하고 보존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장 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에릭 로메르 등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자신의 영화적 세계관을 키워나간 곳이자 세계 영화사를 다시금 쓴 곳이라 할 수 있다.


나치 독일의 위협 속에서도 2만 편이 넘는 영화를 지킨 앙리 랑글루아는 1948년 본격적으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운영한다. 그곳에는 수많은 예술인과 영화관들이 매일같이 넘쳐났다. 영화관이었지만 때때로 영화를 주제로 한 토론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를 경험한 당시 어린 관객들, 시네마테크의 아이들은 이후 세계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누벨바그의 감독들이 되었다.

 

 

 

 

 

 

▶ “앙리 랑글루아에게는 영화가 곧 삶이다.”- 프랑수아 트뤼포
그의 생애를 통해 영화사의 복원하고 재발견하다 

 

이 책에 나오는 앙리 랑글루아의 삶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그의 과대망상적 성향과 음모론에 대한 믿음까지 겹쳐지면 정말로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인물의 생애를 따라가며 필름 아카이브의 역사와 필름 보존에 대한 문제를 언급한다. 영화산업의 쇠퇴(혹은 변모)라는 문제가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세기의 말부터이지만 그와는 역방향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영화사의 재발견 혹은 영화사의 복원이라는 움직임이다. 이 분야는 무엇보다도 아카이브의 존재가 중시되는 분야이다. 특히, 책의 5장 「시네마테크의 아이들」에서 언급되는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의 <웨딩 마치>의 사운드판 복원의 에피소드 같은 것들은 분실 내지는 결손된 작품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은 이를 통해 문화와 예술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켜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앙리 랑글루아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것은 단지 영화필름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문화, 예술, 사회적 가치들을 발견하고 공유하며 이를 통해 배우고 소통하는 일련의 모든 활동들을 지켜나가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세상에서 가장 영화를 사랑했던 어느 괴짜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에 예술과 문화의 존재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리차드 라우드는 정말로 중요한 책을 썼다. 영화 역사에 대한 중요한 공헌 중의 하나로 손꼽힐 것이다. _마르셀 오퓔스, <아메리칸 필름>

 

『영화 열정』은 개인적인 회상록이면서 동시에 필름 아카이브의 짧은 역사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오늘날 영화 문화라고 부르는 것을 랑글루아가 어떻게 거의 혼자 힘으로 이룩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데 있다. _댄 이삭, <뉴욕 타임즈> 북 리뷰 중에서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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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역자 소개                                                         

 

글쓴이 리차드 라우드 Richard Roud

미국의 영화비평가이자 영화 큐레이터. 1929년에 태어났으며 1950년 위스콘신 대를 졸업했다. 1951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파리로 갔고 이후 런던에 머물면서 비평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내셔널 필름 씨어터의 프로그래밍을 맡았으며 런던 필름 페스티벌, 뉴욕 필름 페스티벌의 디렉터로 일했다. 프랑스 및 유럽 영화를 영미권에 소개하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누벨 바그의 감독들과 절친한 사이였다. 편집한 책에 『영화: 비평 사전Cinema: A Critical Dictionnary』(1980, 2권)이 있으며 쓴 책에 『고다르』(1967, 증보판 1970), 『장 마리 스트라우브』(1972) 등이 있다. 1989년 프랑스 님에서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번역자 임재철

영화평론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중앙일보> 기자로 일했다. 서울 시네마테크 대표, 광주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로 활동했다.  엮은 책에 『알랭 레네』, 『장 마리 스트라우브/ 다니엘 위예』 등이 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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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정 - 10점
리차드 라우드 지음, 임재철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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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 마니석, 고요한 울림ㅣ페마데첸 지음, 김미현 옮김ㅣ산지니ㅣ336쪽

 

*마니석: 중국의 소수민족인 장족은 돌에는 영혼이 있어 꾸준히 노력하고 매일 밤 석판에 육자진언을 새기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 사람들은 도필을 가지고 힘든 작업을 계속하며 석판에 경전의 문장, 각종 불교, 행운을 불러오는 문양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한다. 작업이 끝나면 평범했던 돌과 석판은 마니석(瑪尼石)으로 재탄생된다.

 

 

▶ 티베트의 이야기꾼 페마체덴,
   그가 들려주는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을 만나다

 

티베트 출신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페마체덴의 단편 소설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포함해 모두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도 줄곧 소설을 썼고, 그의 영화는 대부분 자신이 쓴 소설에서 연유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도 영화로 각색되어 벤쿠버 영화제 및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2018년 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각본상을 받았다.


페마체덴의 소설은 우리를 신비한 티베트의 세계로 데려간다. 그러나 티베트의 ‘다름’을 과장해서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페마체덴의 소설에는 스펙터클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지만,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작가는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잔잔하게 오늘날 티베트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그려낸다. 그 속에는 티베트인의 삶과 죽음이 있고 종교와 사상이 있고 또 일상이 녹아들어 있다.

 

 

 

▶ 묘하게 닮은 두 단어
   마술적 사실주의와 티베트

 

페마체덴의 소설을 말하며 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라는 용어는 중요하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는 현실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들, 현실의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인과를 그려낸다. 소설 속에서 티베트는 현실적 공간이기도 하면서 판타지적 공간이기도 하다.


표제작「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는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이 빛을 발한다. 소설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니석 두드리는 소리에 르싸네가 귀를 기울이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문득 바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동기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듯하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내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 조각공을 꿈속으로 불러낸다. 죽은 조각공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마니석에 육자진언을 새기는 행위를 통해, 아들 르싸네는 부모의 죽음에 대한 의례를 치른다. 이야기는 르싸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판타지로 풀어내며 독자를 마술적 사실주의의 체험으로 이끈다.

 

 

 ▶ 작품을 거니는 인물들
    활불, 돌마, 그리고 이방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는 수많은 형상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을 대표하는 인물은 셋으로 모아진다. 바로 활불, 돌마, 이방인이다.


활불은 「마니석, 고요한 울림」, 「우겐의 치아」, 「기억 속 두 사람」에 등장한다. 활불은 덕행이 아주 높은 승려를 이르는 말로, 티베트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서 티베트의 전통을 대표한다. 그러나 활불은 고상한 체하는 존재가 아니다. 활불은 언제나 티베트 사람들 곁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인자한 존재다.


돌마는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여자보살을 지칭하는 단어로, 「낯선 사람」, 「오후」, 「죽음의 색」에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 돌마는 작품 전체에서 삶의 처처에 자리하고 있는, 그러나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욕망을 대표한다.


이방인은 ‘낯선 사람’의 형상으로 등장한다. 「낯선 사람」의 ‘낯선 사람’은 티베트 마을에 문득 나타나 마을을 휘젓고 사라지는 사람이다. 이방인은 티베트 마을 밖, 대도시 또는 소도시에서 들어온다. 「아홉 번째 남자」에서 용우파엔이 만난 트럭 기사, 잘생긴 남자 등은 모두 도시에서 왔다. 티베트 공간에 들고 나는 ‘낯선 사람’이란 존재는 티베트 바깥의 모든 이들로 상징된다. 그들은 한족 중국인, 티베트를 행정구역화한 공무원, 푸른 눈의 이방인 등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이들을 처음으로 경험하며 놀라고 두려워한다. 그러나 티베트 바깥사람들은 티베트 사람들을 오히려 무언가 신비에 둘러싸여 있는 인물들로 이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페마체덴의 단편집은 티베트에 대한 이해의 현실적 반영이다.


페마체덴은 이처럼 활불과 돌마, 이방인이라는 상징과 표상을 통해 티베트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티베트 안과 밖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교차하는 시선을 그려내고 있다.

 

 

▶ 인민과 장족 사이
   티베트인의 정체성을 말하다
 
「타를로」에서는 대립적일 수밖에 없는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를 보여준다. 「타를로」에서 타를로는 신분증을 만들러 도시에 나갔다가 다양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난생 첫 경험과 마주한다. 신분증을 만드는 행위는 티베트의 전통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건 중국의 행정구역 안에 사는 ‘인민’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위치시키는 일이다. 타를로가 티베트 바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건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이라는 공식적인 둘레 안으로 전치하는 과정이다. 그는 행정력이 요구하는 대로 머리를 잘랐다가, 땋았다가 한다. 그리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마오쩌둥의 어록을 외움으로써 ‘중국인’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자네, 《인민을 위해 봉사하다》 한번 읊어보게. 우리 경찰들 시야 좀 넓혀줘.”
타를로는 경찰들의 표정을 보면서 군소리 하지 않고 거침없이 암송하기 시작했다. 
“인민을 위해 봉사한다. 1944년 9월 8일, 마오쩌둥. 우리 공산당과 공산당이 이끄는 팔로군, 신사군은 혁명 대오입니다. 우리 혁명 대오는 오로지 인민의 해방을 위해, 철저히 인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장쓰더 동지는 우리 혁명 대오 중 한 명이었습니다.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죽음의 의미는 모든 사람에게 같지 않습니다. 중국 고대 문학가인 사마천은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죽음은 태산보다 무거울 수도 있고 깃털보다 가벼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다 맞는 죽음은 태산보다 훨씬 무겁고, 파시스트를 위해 일하거나 인민을 착취하거나 핍박하다 맞는 죽음은 깃털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장쓰더 동지는 인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다 숨졌으므로 그의 죽음은 태산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 「타를로」 중에서

 

티베트 사람으로서 타를로는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불통의 경험을 반복한다. 그의 정체성은 흔들리고, 티베트의 전통은 마치 그의 꽁지머리처럼 잘려나간다. 중국이라는 행정구역의 지도가 그의 삶으로 다가올 때, 그는 혼란을 경험한다. 중국식 교육에 어쩔 수 없이 함몰돼 있는 그이지만, 그의 내면에서 우러나는 지식과 경험은 마오쩌둥 어록이 아니라 ‘양치기 방법론’이다. 작품에서는 티베트가 맞닥뜨린 정체성의 위기가 그렇게 그려진다.

 

 

▶ 그럼에도 어디에나 있는
   인간의 보편적 이야기

 

소설 속 이야기는 티베트에서 일어났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해 말한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 속 작품들은 ‘티베트’라는 소재에 기대어 ‘낯선 티베트의 종교 혹은 문화’를 그럴듯하게 다루지 않는다. 그 소재를 경유해 인류 보편의 일상적 물음인 삶과 죽음, 우정과 사랑을 진솔하게 다루어,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아홉 번째 남자」에 있는 용우파엔의 아홉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티베트 사람들의 온갖 형상을 잘 보여준다. 이야기는 티베트에서 일어났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관해 말한다. 용우파엔이 만난 남자들은 우리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유비(allegory)다. 아홉 남자, 그러니까 인생은 각각 종교, 사랑, 재물, 타향, 외모, 섹스, 권력, 자식, 지식을 추구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티베트, 티베트 소설은 낯설다. 그러나 인류 보편의 일상적 물음을 담은 『마니석, 고요한 울림』속 작품들은 풍부한 상징성과 문학성을 띠면서도 독특한 티베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낯설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런 페마체덴의 작품들은 한국 독자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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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페마체덴(萬瑪才旦)

티베트인으로서 작가이자 영화감독, 번역가다. 시베이 민족대학에서 티베트어와 문화를,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1991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티베트어 소설집 『유혹诱惑 』, 『도시 생활都市生活 』과 중국어 소설집 『방랑 가수의 꿈流浪歌手个梦 』, 프랑스어 소설 『Neige』, 일본어 소설 『영혼을 찾아서寻找智美更登 』가 있다. 그의 작품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체코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2002년부터 티베트의 문화와 생활을 깊이 있고 세심하게 그려낸 영화를 만들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고요한 마니석静静的嘛呢石 >, <진파撞死了一只羊 >, <영혼을 찾아서 寻找智美更登>, <올드 독老狗 >이 있다.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각본상, 상하이영화제 아시아 신인 최고감독상, 중국 진지상 최고연출가 데뷔작상, 도쿄 FILMeX영화제 최고영화상, 브루클린 영화제 최고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 중이다.

 

옮긴이 김미헌
성신여대 중문과와 제주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외대 중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중국 안칭직업기술대학 외국어과 교수를 지낸 바 있다. 현재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서 영상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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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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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송태웅 시인, ‘떠돎과 머묾의 고독’ 토로한 <새로운 인생> 펴내

외롭고 쓸쓸하고 그리움에 시달리는 내면의 풍경 꾸밈 없이 담백하게 담아내

 

박호재 기자(=광주)  2018.10.13

 

지리산에 터를 잡고 그를 둘러싼 꽃과 나무, 작은 새, 바람과 비와 눈, 흐르는 강물…등 자연의 속살들과 웅숭깊게 교감하는 시어로 친근한 송태웅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새로운 인생>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비겁한 내면의 풍경을 과장과 꾸밈이 없이 담백하게 담았다.

그러나 혼자 사는 산 생활의 고독함을 오롯이 견디는 삶의 적막한 고요에만 침잠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시집 첫머리 ‘시인의 말’에서 “"지금부터 살기 위하여 시를 쓴다”고 고백했다.

변죽이 먼저 나아가고 중심이 옮겨가는 아메바 운동처럼, 느긋해졌다가 팽팽해졌다가를 반복하며 삶의 존재감을 묵묵히 밀고 나가는 시인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번 시집에서 송 시인은 ‘그리움’ 이라는 시어를 유달리 자주 사용한다.

그리움의 대상은 그러나 그때마다 달라서 좀 모호하기조차 하다.

헤어진 옛 여인, 주검으로 남은 새끼를 기다리는 어미 고라니, 부모와 자식의 질긴 인연의 끈, 지리산에서 숨진 산 사람 등 등. 그래서 어쩌면 시인의 그리움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으로 읽히기도 한다. 

 

▲송태웅 시인ⓒ페이스북 프로필

 

하지만 세 번째 시집을 펴낸 시인의 소감은 우선 자신의 삶의 변혁을 도모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새로운 삶의 출사표를 삼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시집을 펴냈다”

스스로가 직접 밝힌 송 시인의 자천 출판의 변이다. 

다시 ‘삶의 새로운 기병지’에 서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이후 어떤 시적 세계로 나아갈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송태웅 시인은 1961년 전남 담양에서 출생하고 광주고와 전남대 국문과를 나왔다.

2000년 계간 『함께 가는 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바람이 그린 벽화』, 『파랑 또는 파란』 등이 있다. 지금은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에 거주하며 지리산을 오르내리면서 지리산과 섬진강의 나날들을 시와 산문으로 그려내고 있다.  

 

프레시안 박호재 기자 pj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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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 10점
송태웅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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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실버 편집자

8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빌헬름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10월 18일 이터널 저니에서 스위스 소설가 아네테 훅 작가님을 모시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자합니다. 이날 행사와 대담의 진행은 대구대학교 서요성 교수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그만큼 풍부하고 내용으로 채워질 예정이니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일시 : 10월 18일 저녁 6시 30분 

장소 : 아난티 코브 이터널 저니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268-31)

 

 

 

빌헬름텔 인 마닐라

아테네 훅 지음·서요성 옮김|산지니|264쪽

 

아네테 훅은 스위스 연방문화재청이 수여하는 스위스 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어권 문학의 떠오르는 소설가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공부하면서 글쓰는 이의 존재 의식과 언어의 힘을 배웠다. 세 번째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지금까지 작가가 품어온 세계와 의식들이 폭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필리핀의 실존 인물이자 국가적 영웅으로 언급되는 호세 리살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풍부한 비유와 암시, 환상적 전개 등이 인상적이 작품이다. 실제 호세 리살은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빌헬름 텔>을 따갈로그어(마닐라의 토착어)로 번역했고, 그 작품은 필리핀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독립을 이끈 전설 속의 인물 빌헬름 텔과 그를 소재로 한 희곡 『빌헬름 텔』, 그리고 작품을 번역해 고국의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호세 리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이 세상을 향해 쏘는 붉은 화살과 같은 힘이 아니었을까?

 

 

아네테 훅(Annette Hug)

 

아네테 훅은 197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취리히 대학에서 역사학을, 마닐라의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전공했다. 귀국한 뒤로 대학강사와 노동조합 비서로 활동하면서 수필집, 단편소설, 세 편의 장편소설을 써냈다. 그는 세 번째 장편소설인『빌헬름 텔 인 마닐라 Wilhelm Tell in Manila』를 통해 필리핀 사람들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를 사랑하게 되었고,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서 모국의 모습을 상상했다. 본 소설은 저자에게 자유 문필가로서의 존재의식을 심어주었고, 2017년 스위스 연방문화부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같은 해 상하이에서 두 달간 체류하는 동안 동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다른 공간에서 세상을 사고하는 방법을 깊이 배웠다.

 

 

서요성

 

요성은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언어문예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독일어권 문학 및 문화를 비롯하여 매체, 인지, 정신의 상관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 『베르톨트 브레히트: 도축장의 성 요한나』(2011), 저서로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2015), 논문으로 「인식과 문화의 맥락에서 미디어의 고찰. 마샬 맥루언의 감각, 말, 글 개념에 대한 비판적 독해」(2017) 등이 있다. 현재 대구대학교 인문교양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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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책의 해를 맞아 출판사와 독자가 ‘함께 모여서 읽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서모임,
이름하여 ‘모다 읽기’!

그 두 번째 모임이 지난 9월 19일에 있었습니다.
이날도 비가 왔었는데요, (모다 읽기 시간마다 비가 오는듯한^^;)
그래도 참석자분들 모두 시간에 맞추어 산지니x공간에 모여 주셨어요.

 

두 번째 모임은 산지니의 도서 <나는 나>를 읽고 이야기해보았는데요,
<나는 나>는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를 담은 책입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박열’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영화 속에서도 ‘옥중 수기’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책과 영화를 함께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독서모임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 참석해주신 분들의 소개를 들어봐야겠죠?
(익명성을 위해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
각자의 닉네임에 대한 이유는 맨 아래 마무리 부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나는 나> 독서모임에 참석하게 된 계기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S 편집자
책의 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불꽃같던 삶을 살았던 여성, 가네코 후미코의 삶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 ‘박열’을 통해 유명해진 산지니의 효자 도서이기도 해서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책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스텔라
저는 영화에 대해서 들어보기는 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엔 실존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산지니출판사의 SNS에 올라온 모다 읽기 공지를 보고, 실존 인물인 것을 알게 되어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또 책의 제목 ‘나는 나’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딱 와 닿았어요. 읽고 싶은 제목이랄까...? 그리고 영화 관련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영화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흥미로워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달래룸메
가네코 후미코 ‘박열’을 먼저 보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박열을 만나기 이전의 가네코 후미코의 삶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가네코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더 알아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백설기
저는 영화 ‘박열’과 책 ‘나는 나’ 두 가지 모두 알지 못했는데요, 독서모임 공지를 통해서 책과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남북공동회담도 있었고, ‘국가’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었는데, 아나키스트로서 국가라는 관념을 떠나서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또 한 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의 소개를 들어보고,

본격적으로 <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서는 ‘박열을 만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고,
영화 ‘박열’에서는 박열을 만난 이후 가네코 후미코의 말기를 볼 수 있는데요.

 

'박열' 속에서 오히려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가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가네코 후미코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기승전결으로 나누어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기 - 박열과의 만남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월간청년에 개제한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이 남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 것 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박열, <개새끼>

 

가네코 후미코는 이 시를 읽은 이후 무작정 박열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였다고 해요.

이때 가네코 후미코의 나이는 20살이었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강단 있는 선택을 하는 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박열과 만나는 장면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에게 “나도 아나키스트에요.”라는 말을 하는데요. 아나키스트의 개념에 대해 함께 보실까요?

 

아나키스트


- 아나키즘을 추구하는 사람. 아나키즘은 국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억압과 지배를 반대하고 사회혁명을 통해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전해져 민족해방운동 이념의 하나로 기능했다.

 

- 아나키즘은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며 모든 종류의 지배 권력을 부정한다.

 

이 ‘아나키스트’라는 개념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잇는 개념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를 끈끈하게 합니다.

 


승 - 옥에서의 생활

 

 

그렇게 동거를 하게 된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


그즈음 일본에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는 민란 봉기를 막기 위해 조선인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립니다. 또한 관동대학살 사건으로부터 대중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희생양과 사건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정부의 타겟이 되어 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가네코 후미코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일본 검사를 당황하게 하죠. 심문 도중 가네코 후미코는 검사에게 "박열은 나에 대해 어떻게 진술하였는가”라고 묻기도 했는데요, 검사는 박열이 “그녀에 대한 진술을 내가 하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가네코 후미코의 ‘주체적 판단’에 맡긴다”라 말했다고 전해줍니다. 가네코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를 짓는데요, 이 장면에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동등하고도 조금은 독특한 사랑의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전 - 박열과의 사랑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은 동지로서도 사상과 의견이 맞았지만,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불같았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옥중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옥중이지만, 사상범으로서 또 검사의 동정으로 박열의 소원을 들어주게 된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박열은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임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자살로 위조한 살해를 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안타까운 죽음이지요...

 


결 - 옥중수기를 맡기는 후미코

 

 

후미코는 자신이 옥중에서 썼던 수기를 선배 ‘구리하라’에게 맡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책으로 출판해달라고 말을 하는데요. 출판할 때 지켜달라고 당부한 내용은 책에 함께 실렸습니다.

 

구리하라 형


* 기록 외의 장면은 전후 관계 등에 있어서 조금 윤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인 것에 생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사실의 기록으로서 봐주고 다루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문체는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가능한 평이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여구를 사용한다든지 지나친 기교를 부린다든지 우회적인 형용사를 붙인다든지 하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원고를 많이 고치지 말고 최대한 단순하게, 솔직하게, 그리고 딱딱하지 않게 써달라는 것을 보며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각자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나의 불행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요코하마에서 야마나시에서, 조선에서, 하마마쓰에서, 나는 줄곧 학대당했다. 나는 ‘자신’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모든 과거에 감사한다. (…) 왜냐하면 만약 내가 나의 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서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면, 아마 나는 내가 그토록 혐오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 생활을 그대로 받아들여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벌써 열일곱 살이 되었다.

- '도쿄로!' 중


모든 일에 열정을 갖던 당시 나는 고학을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확실히 꺠달았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고학을 하더라도 훌륭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훌륭하다고 대접받는 사람만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나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노예로 살아왔다. 참으로 많은 남자들의 장난감으로 살아왔다. 나는 나 자신을 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해야 한다. 그렇다. 나 자신의 일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것을 깨달아 실천하고 싶다.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한 가지 더 물어볼게요. 당신은 민족운동가인가요? (…) 사실 난 조선에 오랫동안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문인지 민족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인이 아니라서 그들처럼 일본으로부터 억압받은 일이 없으니, 조선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할 마음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군요. 그러니까 당신이 만약 독립운동가라면 유감스럽지만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 '일! 나 자신을 위한 일!' 중

 

 

등 책속에 공감을 일으킨 많은 이야기 중에는, 모두 다 그녀의 주체성과 항상 철저하게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했던 아나키스트로서의 가네코 후미코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임의 끝에는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생각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S 편집자

 


"나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한 진정한 만족과 자유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자, 평소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많이 생각하는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요. 가네코 후미코의 당당한 모습을 닮고 싶기도 해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곱씹으며 시간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스텔라

 

 

 

 

 

 

 

 

 

 

 

 

 

 

 

 

 

 

 

 

 

 

 

 

 

 

 

 

 

나의 스무살과 후미코의 스무살을 비교해보게 되었다.

독립적이고 당당하지 못한 내 못난 스무살에도 고민과 진지함은 있었다.

담담하게 읽히지만 내내 기억나는 사람,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 '선물'이었다.

 

 

어릴 적에 '라스트 콘서트’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봐서 그 이후로 쭉 주인공의 이름 ‘스텔라’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나는 나>를 읽으면서, 아나키스트로서 “행동하고 사상적 모임을 꾸리고, 기존 체제를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그 시대에도 있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어요. 세상을 원망하고 그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20살 때 어땠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20살의 그녀가 굉장히 대단하고 멋있게 보였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해 인식은 했지만, 현실에 내던져 살아가기 바쁘단 핑계를 대며 30년을 살아왔고, 결국 재작년에서야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실 그러기는 힘든 일이지만, 우리 모두 가네코 후미코처럼,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 안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달래룸메

 

 

“운명적으로 불운한 탓에 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렇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삶의 갈림길에 서서 문경에 잠든 당신을 생각하겠습니다.

 

오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달래는 제가 키우는 햄스터의 이름인데요,
닉네임이 어째 조금 깨는 것 같지만 제 정체성이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 백설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 않던 그녀의 삶을 보며
제 삶의 지향점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순응하며 산 건 아닌지...
그녀 삶의 마지막이 ‘부정’만은 아니었길 바래봅니다.

 

닉네임은 오늘 준비해주신 간식 ‘백설기’를 보고 지었습니다.

 


모다 읽기 세 번째 시간에서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옥중수기 <나는 나>를 읽고 모여

여러 가지 감상을 나누어보았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의 감상이 다른 것을 보며
독서모임의 필요성과 힘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다읽기의 마지막인 세 번째 시간은
사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책,

<폴리아모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 공지 바로가기

 

마지막 모임인 만큼, 모임 후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지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osted by 실버 편집자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

성황리에 종료된 1차, 2차 <모다 읽기 독서모임>에 이어

3차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은 <폴리아모리>입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부담갖지 말고 신청해주세요:)

11월 8일 저녁 6시 반 산지니X공간에서 만나요 

 

 

Posted by 전예솔

지난 1010일 저녁 630산지니X공간에서는 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저자 정천구 선생님과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날 강연은 오늘날 정치 주체로서 국민이 가져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주제로 9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2년 전 겨울 민주주의의 뜻을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우리는, 그 거리에서 내가 민주사회의 일원임을 절실히 느꼈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선 어떤 것이 더 필요할까요? 정천구 선생님의 이야기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정천구 선생님의 대학, 정치를 배우다는 논어, 맹자, 중용에 이은 사서의 마지막 편인 대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학은 정치나 통치에서 흔히 간과하는 주체의 문제를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대학, 정치를 배우다는 성리학적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정천구 선생님만의 시선을 순우리말로 쉽게 풀어낸 책입니다. 그리고 오늘 강연을 위한 교과서이기도 했습니다.

 

 

 

대학은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해설한 번역서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정천구 선생님의 해설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주희를 벗어난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중에 나온 책들은 주희집주를 기본으로 합니다. 이런 책들의 문제는 정치를 개인 수양의 차원에서 해설한다는 점입니다.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는 해설은 현실 정치와 거리가 멀었고, 통치 철학의 쇠퇴를 불러왔다고 합니다.

 

 

 

이날 강연은 Q&A 시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에 있었던 질문과 정천구 선생님의 답변은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Q. 선생님께서도 책 집필 시 다른 학자의 책을 참조하십니까?

 

A. 저는 기존 책에 불만이 있어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해석자들이 원문의 내용에 고작 몇 마디 덧붙여 늘여놓은 정도로 출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숨겨진 의미, 맥락 등은 독자가 파악하기 힘들었죠. 제 학생들에게 차마 그 책을 사서 보라 권하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 아마존을 통해 영미권에서 해석한 책들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저자마다 해석의 기준이 명확하더라고요. 그래서 용어도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군자를 우리는 관습적으로 모두 사용하는데, 영미권에서는 누군가는 ‘gentleman’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superior man’으로 번역합니다.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기준이 들어가는 거죠. 우리나라에도 그런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번역서라 해놓고, 한자를 그대로 읽어놓은 수준에 그치는 책도 많았습니다. 우리말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도 않고, 번역투 그대로 옮기는 거죠. 그러니 자연스레 한자 언어권과 멀어진 젊은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젊은이들이 논자, 맹자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전달 방식이 낯설기 때문이죠. 요즘 애들은 한문보다 영어가 더 친숙합니다. 저는 제임스 레그가 영어로 번역한 유교 경전을 제가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며 수업했습니다. 이런 형식이 요즘 애들한테는 더 친숙한 거죠. 내가 배운 걸 그대로 고집하면 안 됩니다.

 

 

Q. 국가의 정치 주체를 국민이라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동아시아 각 나라의 국민성에 차이가 있습니까?

 

A. 일단 국민이란 단어부터 정정하자면 사실 시민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국민은 황국신민의 준말로 신하로서의 백성이란 뜻이라 전근대적인 단어입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도 국민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 백성은 '백 가지 성씨'를 뜻하는 말로 민중이 아닌 귀족들만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진시황의 천하통일 이후 ()이 귀족부터 민중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관습적으로 국민, 백성이란 단어를 쓰지만 정정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정치 주체에 대해 질문해주셨는데, 중국은 정치 주체가 시진핑입니다. 황제죠. 여전히. 우리는 민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사무라이()의 나라입니다. 일본은 여전히 신분제 사회로 지금 정치인을 보면 다들 예전부터 유서 깊은 정치인 집안 입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정치 주체가 백성이었고, 속담에도 안 보이는 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민중이 주체였던 거죠. 이 문화는 지금의 문화에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예인의 수식어를 보면 중국의 경우 황제에 버금가는 사천황이란 표현을 자주 씁니다. 우리나라는 국민가수’, ‘국민배우등 국민00을 붙이죠. 일본은 가수왕이라 수식합니다. 이런 작은 부분에도 누구를 주체로 생각하고 있는지 드러납니다.

 

 

이날 정천구 이날 강연을 마치며 민주주의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라 표현하셨습니다. 흔히 무질서를 혼돈이라 착각하기 쉬운데, 질서 또한 혼란할 수 있다고 하시며 어지러운 세상을 완전히 바로잡자는 생각은 독재로 이어진다고 하셨습니다. 민주주의에는 정답이 없고, 다만 질서와 무질서 사이 균형을 잡을 뿐입니다. 정보가 넘쳐나고, 나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지금 사회에서, 정치 주체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결국 균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조로움 삶 속에도 끊임없이 무질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이죠. 무질서를 깨닫는 순간 지루함을 깨고, 창의적인 곳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것은 곧 일상의 정치적 감각을 깨우는 것과 같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내몸, 가정 뭐 하나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나를 조율하고, 가정을 조율하는 것이 사소해 보이지만, 정치 주체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요.

 

 

 

여기까지가 정천구 선생님과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고작 90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제 하루의 무질서를 깨닫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은 대학, 정치를 배우다를 읽으며, 정천구 선생님의 말씀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대학, 정치를 배우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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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한국 지역 책의 미래

 

강수걸(산지니 대표)

 

 

 

 

 

1. 지역출판 정책의 현황

 

지역 출판의 미래를 위해서는 물론 지역에 위치한 출판사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책의 도움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 먼저 지역출판 관련 정책의 필요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2018년 제주도에서 제정된 출판조례를 제외하고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를 강제하는 출판관련 법제는 전무하다. 대한민국 중앙정부는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4(출판문화산업 진흥계획의 수립시행)에 따라 출판문화산업의 진흥에 필요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44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진흥계획을 수립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광역단체장에게 협조를 요청하거나 시도지사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임의규정으로 입법되어 있다. 그리고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어디에도 지역출판 육성에 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출판문화산업 진흥계획이 5년 단위로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지역 출판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산지니가 있는 부산시에서도 지역 출판 우수도서를 선정 제도를 작년까지 운영하다가 올해에는 그마저도 폐지한 상황이다.

 

독서문화진흥법 3(국가 및 자치단체의 책무)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독서 문화 진흥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에 따른 시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상호 협력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4장 독서진흥에서 제8(독서 교육 기회 제공), 9(지역의 독서 진흥), 10(학교의 독서 진흥), 11(직장의 독서 진흥), 12(독서의 달 행사 등)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제3(국가와 자치단체의 책임)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산업 진흥을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산업 진흥을 위하여 기술의 개발과 조사연구사업의 지원, 외국 및 문화산업 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체제 구축 등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부분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만큼, 출판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출판단체에서 지역 출판 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의 개정(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신설)을 통해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가 중앙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출판 진흥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입법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의 지역출판정책 검토

 

출판문화산업의 진흥발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16(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설치 등)에 따라 2012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설립되었다.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의 지역출판산업육성사업은 도서기증 창구의 일원화 및 상시적으로 연계하는 중개센터 설치운영을 통해 책나눔 문화 확산 및 책 읽는 사회분위기 조성, 지역출판산업 재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양성 지원 등의 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며,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5년도에는 지역문화자원과 연계된 지역 특화 출판콘텐츠 발굴, 지역 출판문화산업 활성화 도모, 관람객 등의 문제로 독서행사가 어려운 지역에 축제를 활용한 독서문화행사 지원, 지역 대표축제와 책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축제 모델 구축을 통해 지역 출판산업 및 독서문화 활성화에 기여,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출판문화도시로의 재도약 도모, 변화하는 출판시장에 대응한 전략으로 지역출판콘텐츠 경쟁력 제고,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의 원활한 안착과 활성화 유도 등이다.

2016~2017년도에는 국민 책 기부 센터 설치운영, 책 기부센터 설치(진흥원 1층 제1자료실), 후원도서 접수 및 도서 기증(사회복지기관 등), 대구출판문화산업육성 지원, 출판 실무 역량 강화 교육 실시(8개 과정 230시간 교육), 콘텐츠 창작생산 인력 집중 육성(멘토링 및 시제품 제작 지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2018년도에는 처음으로 지역출판산업 활성화 지원(65백만 원)사업을 실시하여 지역출판산업 및 지역출판문화 활성화 관련 공모사업을 통해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2015년도부터 지원하던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의 출판산업 지방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지원(65백만 원)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창작지원 우수콘텐츠 발굴, 책나눔센터 운영지원(20백만 원), 지역서점 종합관 전시 지원(50백만 원, 서울국제도서전 기간 중 종합전시관을 마련하여 지역서점 홍보)을 진행하고 있다.

 

위와 같이 여러 가지 사업이 있지만 진흥원의 홈페이지에 홍보하고 있는 주요 사업에는 지역출판사를 위한 사업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위에 제시된 지역출판산업육성 사업도 세부사항을 살피면 지역출판을 위한 뚜렷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예산마저 전국에 위치한 지역출판사에게 골고루 배분되기보다는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와 비교해 파주에서는 열린도서관, 파주출판도시활성화 사업, 파주출판도시 세계클러스터 조성사업, 파주어린이책잔치 등 많은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주출판단지 활성화 지원을 통해 출판산업 육성 및 출판산업 인프라 구축, 산업과 문화가 융합하는 복합문화산업단지 조성 및 출판단지의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을 시행하였다. 세부 사업을 살펴보면, 어린이책잔치(160백만 원), 인문학강좌(200백만 원), 국제출판교류(107백만 원), 국제출판포럼(77백만 원),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30백만 원), 관광활성화(197백만 원), 파주에디터스쿨(93백만 원), 출판도시 멀티체험관 활성화(104백만 원), 출판도시 복합문화조성(430백만 원), 출판도시 허브사이트 개발(50백만 원), 파주출판도시 자문회의 등 운영 관리(10백만 원) 등이 있다.

 

파주에 많은 출판사가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지역에 위치한 출판사가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에 비해서 그 크기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으로 보여 지역 출판사 경영자로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열악한 환경의 지역 출판사에 더 많은 지원이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지역출판정책의 필요성

 

지역출판과 관련해서는 2017<제주한국지역도서전 자료집>에 부길만 교수가 쓴 글을 인용해 좀 더 상세히 그 현황과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지역출판과 지역도서전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다소 이루어졌고, 기본적인 개념 정립도 되어 있는 상태이다. 지역 출판이란 지역에 소재를 둔 서적 출판, 교과서 및 학습서적 출판, 전자출판 및 유통, 도소매업 서점영역으로 규정한다. 또한 지역출판물은 서울과 파주출판단지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소재 대형 출판사를 제외하고 지역소재 서적 및 매체 출판업자가 발행한 책, 지역소재 잡지, 지역소재 인터넷 모바일 전자출판서비스업자가 제공하는 출판 콘텐츠, 지역에 소재를 둔 사업자가 발행하는 서적, 잡지, 전자출판물 등이다.

백원근(2009. 7.)정부, 지방자치단체의 독서 진흥정책은 종국적으로 국민을 위한 풍요로운 독서환경의 조성에 있으며, 지역문화 발전 및 독서자료 제공의 토대인 지역출판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공동체의 폭넓은 관심이 요청된다.”고 전제하며,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지역문화 창달, 지역발 문화 콘텐츠의 생산기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지역 출판사들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다양한 지원제도가 필요하다. 둘째, 지역출판에 대한 상을 만들어 지역출판의 의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한다. 셋째,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지역에서의 도서전 개최를 출판, 서점, 도서관, 교육단체 등과 연계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독서 생활화를 유도하기 위해 독서 이벤트 프로그램을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범위 내에서 공모제로 지원하는 지원책 확충이 필요하다.

또한, 백원근(2016. 3.)지자체가 지역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지역 서점과 도서관이 지역 출판물 코너를 만들어 지역 특산품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부길만(2015. 5.)은 이렇게 언급했다. 오늘날 지역문화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치역출판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역출판을 살려내어 지역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하고, 이를 통하여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역출판은 지역 자원의 네트워킹이 전제되어야 지속성과 의미를 높일 수 있다. 지역출판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문화와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 지방정부에서 독서 진흥을 해야 한다는 법 규정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지자체는 몇 곳 되지 않는다. 우리가 지방으로 눈을 돌릴 때 우리 문화와 역사의 고유성과 보편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라 해야 할 과제도 많아질 것이다.

 

이와 같이 지역출판에 관한 현재사항과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진흥원을 비롯한 출판 단체에서 지역출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면, 지역문화를 살리고, 수도권에 국한된 상태에서 발전이 가로막혀 있는 한국출판산업을 지역출판의 활성화를 통해 확장시켜 지역의 출판 생태계뿐만 아니라, 문화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4. 지역출판의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네트워크 사례

 

산지니x공간

 

지역에서 출판 활동을 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독자와의 친밀한 소통의 필요성을 느껴오던 중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역출판 활성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 산지니x공간을 개관했다.

산지니x공간은 산지니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으로, 상시 운영되는 책 관련 전시와 함께 독자와 소통하는 독서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출판도시 인문학당 강연,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지니x공간은 직장인들이 많고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접근성이 높은 센텀시티 센텀스카이비즈 A710호에 위치하며, 평일 10~17시에 상시 오픈한다.

이번 산지니x공간 프로젝트는 부산 문학과 출판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 부산의 출판과 문화 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은 물론, 나아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까지에 그 목표를 둔다.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이러하다.

 

책 식탁 - 커피, 차와 함께 글의 맛을 음미하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독서 의자 - 수영강을 바라보며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여유를 누리다

편집자의 책상 - 작가의 글을 맨 처음 대하는 편집자의 마음에 남은 글귀를 따라 적다

베란다 독서공간 - 산지니의 책들과 마주하다

전시 - 지역 출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다

 

현재 산지니x공간에서는 <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전시를 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2018. 9. 21.까지이다. 지역출판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위상에 관련해서는 2018<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팸플릿에 구모룡 교수가 쓴 글을 인용해 좀 더 상세히 밝히겠다. 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구모룡 교수는 <책 제목 키워드로 보는 부산지역 출판의 작은 역사> 팸플릿의 지역출판 다변화와 과제,’ ‘21세기 책의 위상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한다.

 

-지역출판 다변화와 과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경유하면서 지역출판의 가능성과 한계가 드러났다고 본다. 가능성은 인쇄에 종속된 상황을 탈피하여 전문성을 획득하였다는 데 있다. 특히 문학 전문 출판 시대를 열었다는 데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시와 소설과 비평과 아동문학 등의 장르별 계열화를 이룬 사실도 괄목할 만하다. 빛남, 해성, 전망, 작가마을, 시와사상사, 신생 등이 각기 계열화하고 있는 출판 내용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시선, 소설선, 비평선 등으로 집약된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출판 계열화의 수준과 특성이다. 자비 출판이나 기금수혜 출판을 빈번하게 수용하다 보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완성도 높은 책을 출간해야 한다는 목표를 견지해야 하는데 기획이 아닌 경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지평과 시로, 빛남이 겪은 시행착오와 무관하지 않다. 한계는 자족 시스템에서 유발한다.

기획출판이 가능하려면 편집자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대부분 직원이 3인 이하의 일인출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출판사가 책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이 부족하다. 편집자와 더불어 디자인 영역의 보완은 필수적이다. 북디자인은 책을 잘 만든다는 개념을 넘어서 수용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문학 중심성을 극복해야 한다. 장르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책을 구성하는 내용과 형식의 쇄신을 끊임없이 요구받고 있는 현실이다. 작가가 제시하는 의미가 그대로 수용되는 경우는 없다. 출판 기획, 편집, 디자인이 매개되어 독자가 책을 통해 의미를 형성하도록 유인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출 때 그동안의 문학 중심 출판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지역출판의 혁신은 출판 내부에서 진행되었다. ‘비온후’(2000)는 건축 중심으로 특화된 출판사이다. 월간 이상건축의 성취를 담보하는 출판사의 감각이 신선하다. ‘산지니’(2005)는 인문사회과학 출판의 가능성을 전개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인출판을 넘어서는 규모에 편집자 회의체라는 운영방식을 도입하여 창의적인 경영의 장을 열었다. 다양한 출판을 계열화하는 한편 기획-편집-디자인이 환류하는 양상을 보인다. ‘호밀밭’(2009)의 등장도 부산지역 출판의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독서대중과 네트워크를 통하여 책의 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이 꾸준하다.

 

출판은 단지 책을 만드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와 대화하면서 독자에게 알맞은 책을 만드는 수행이다. 마땅히 텍스트의 외부도 중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시도하고 다양한 글쓰기와 새로운 독서를 창안해야 한다. 그러니까 출판은 여러 행위자들이 만나는 장이다. 이러한 장에는 글쓰기를 둘러싼 권력과 모험, 새로움과 자유, 소통과 사랑이 내재한다. 어느 일방의 관계가 아니다. 출판은 장을 확장하며 유연하게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손에 잡히고 읽히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 저자를 변화시키는 이는 유능한 편집자이다. 나름의 이념을 지닌 편집자들이 출판의 미래 지평을 열어야 한다. 그동안 지역출판은 이러한 편집자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편집자를 육성하지 못했다. 편집자들이 매개되어 출판의 장이 더욱 활기를 얻는다.

저자의 권위와 자본의 권력이 출판을 좌우하지 않는다. 저자의 변화와 독서대중을 위한 책의 생산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요청이다.

지역출판이 새로운 단계의 도약을 위해 내외적 혁신의 과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기획의 부족, 디자인의 미흡함, 자비와 지원에 의존하는 자족적 시스템 등에 대한 문제 인식은 비온후, 산지니, 호밀밭의 출현으로 두드러졌다. 자기 쇄신과 미디어로서의 책에 대한 재인식이 보태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부산지역의 출판이 독자적이고 본격적인 시대를 이제 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중심주의의 내부 논리에 갇히지 않고 로컬에 뿌리를 내리면서 더 큰 스케일을 전망하는 기획과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 21세기 책의 위상

원고지에 또박또박 글을 써나가던 시절이 아득하다. 타자기로 찍어 쓰던 기억도 멀다. 전동타자기를 잠시 사용한 적도 있지만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20세기 후반은 그 어느 때보다 글쓰기 매체의 변화가 심했다. 마찬가지로 인쇄와 출판도 전환기를 맞았다. 1990년대에 컴퓨터가 보급되고 한글프로그램이 진화하면서 활판 인쇄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디지털 시스템이 자리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하는 시기와 미디어의 변화가 병행하는 양상은 단지 우연은 아닐 터이다. 20세기 후반의 대중문화 시대는 문자 문화보다 사진과 영상 문화의 빠른 발달을 가져왔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책의 위상에 대한 논쟁을 가열한다. 문학의 죽음이 운위되고 전자책의 활성화를 예견한다.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여 출판 디자인의 쇄신이 일어나고 있다.

21세기에 이르러 인류의 형질 변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오랜 인간 문화의 패턴인 책이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인문학의 위기가 기존 인문학의 위기이고 문학의 위기가 기존 문학의 위기이듯이 책의 위기도 출판 관습의 위기일 가능성이 크다. 내용과 체제를 혁신하는 디자인 혁명으로 출판물의 형태와 범주를 달리하면서 책의 공유가치를 향상해야 한다. 더불어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장을 다채롭게 만들어내는 기획이 요긴하다. 경계를 넘어서는 디자인 못지않게 책과 이미지와 장소의 혁신적인 공진화가 요구된다. 이제 책은 미디어이자 많은 사람들이 공생공락하는 장소이다.

 

이와 같이 지역출판이 걸어온 길과 미래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오늘날에 지역서점, 지역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지역출판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된 것이 없다. 부산 지역 책 역사관이라든지 지역 책을 단위별로 정리된 논문 등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역 단위별(지역출판사, 연구재단)로 출판의 역사를 정리해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그 정리된 결과물을 산지니x공간의 경우처럼 전시하면 지역 출판 생태계에 활발한 영향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월간 토마토

 

산지니가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한 예는 대전에 위치한 출판사 월간 토마토에서도 볼 수 있다. 월간 토마토는 전시와 공연의 역사가 오래되어 2008년부터 10년째 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월간 토마토의 연혁은 아래와 같다.

 

2007월간토마토 창간

20085대안문화예술공간 voir’ 운영

20104월간토마토 사옥 1북카페 이데운영

20127작당모의 방, 세미나실 딴데운영

20135월간토마토 창간 6주년 기념 기획 공연 옥상콘서트 진행

201312이응노미술관 조용한 행동주의전시 참가

20147원도심, 공간의 재발견 포럼 공동주관 ~2015 현재 11회 진행

20151전국 지역문화잡지 기획사진전 <촙스럽네> 주관

20156대전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

20156프리마켓 삼팔광땡장운영 - ~10.28까지

201510아트레지던시페스티벌 in 전북

201610북카페 이데 1호점 폐업 기념 삼팔광땡장과 이데가면 언제오나콘서트

201711북카페 이데 재오픈

 

위와 같이 월간 토마토는 북카페를 운영함과 동시에 전시, 공연 등을 통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17년에는 문화예술 활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을 진행했다. 2017101일부터 20171231일까지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활동을 8회 실시한 내역은 아래와 같다.

 

2017 문화예술 호라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

구분 

 실적

 사업기간

비고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 활동

8회

 2017.10.01. ~

2017.12.31.

북콘서트 및

불금이데이 

 

 

강연강좌 '대전여지도2-출판기념 북콘서트'

공연일 

참석자 

 참석자(명)

장소 

 비고

 2017-10-30

 후원회원, 일반인

 30여명

북카페이데

 

 2017-11-21

 일반인

 10명 내외

 가수원도서관

 

 2017-11-28

 일반인

 10명 내외

 유성도서관

 

 2017-12-12

 일반인

 10명 내외

 갈마도서관

 

 2017-12-21

 일반인

20여명 

 스페이스플라토

서울-종로 

 

 

문화공연-'불금이데이'

장르 

공연일 

참석자 

 참석자(명)

 장소

 인디밴드

 2017-12-22

 후원회원, 일반인

 27

 북카페이데

 인디밴드

 2017-12-29

 후원회원, 일반인

 16

 북카페이데

 인디밴드

 2018-01-05

후원회원, 일반인

 20

 북카페이데

 치유극

 2018-01-12

 후원회원, 일반인

 28

북카페이데 

 

2018년에는 문화예술 활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을 진행했다. 20181월부터 201882일까지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활동을 11회 실시한 내역은 아래와 같다.

 

2018 문화예술 활동 등을 통한 지역개발사업 및 강연과 강좌 등 시민교육사업

구분 

실적 

기간 

장소 

비고 

 강연강좌 및

문화공연활동

11회 

2018.01.~

08.02 기준 

북카페 이데 

북콘서트 및

불금이데이 

 

 

추가 공연 및 전시: 

2018.07.20. <모먼치얼스ep2: 동명이인 프로젝트 시즌2 GV>_장소: 북카페 이데

· 영화 <동명이인 프로젝트 시즌2> 상영

· 이경원 감독과 배우들의 GV 행사

 

2018.07.23.-27 <몽골에서 온 바람> 그림 전시 _장소: 북카페 이데

 

 

*이데, 봄소리에 물들다. 신창수 명창의 판소리/ 가야금, 거문고 공연

*형제공업사 재즈공연

 

매달 1회 이상 문화공연 진행 및 문화행사 집중의 달 선정계획 중

 

 

월간 토마토는 모먼치얼스라는 문화행사 브랜드를 론칭해 저자 강연회, 영화 시사회 등 출판사로서 하기 힘든 규모의 행사들을 운영하고 있다. ‘모먼치얼스는 매달 하나 이상의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브랜드로서, 단지 공연에 국한하지 않고 저자 강연회, 토크쇼, 영화 시사회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201711월에 북카페 이데를 재오픈하고 매달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행사 기획과 운영에 있어서 문화행사를 전문으로 기획하는 브랜드가 있다는 것이 월간토마토가 문화행사를 잘 이끌어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지역에 위치한, 대부분 영세하고 규모가 작은 출판사가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의 작은 출판사에서도 나름의 역랑이 닿는 데까지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면, 지역 독자들과 소통이 늘어나는 등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5. 책문화생태계 조성을 위한 책의 해 사업

 

지역출판만을 위한 사업은 아니지만 연관된 사업 중 올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으로는 책의 해사업이 있다.

책의 해 사업의 목적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인 국민의 지식과 상상력함양, 책의 사회적 위상과 가치 고양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제고, 독서 친화적인 사회 환경 조성을 통한 책 생태계 활성화와 출판 진흥, 책으로 소통하는 독서생활화 기반 조성으로 출판 수요 창출에 기여 등이다.

책의 해 사업은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4(출판인쇄문화산업진흥시책의 수립시행), 5(전문인력 양성 지원), 6(국제교류 지원 등), 7(시설유통의 현대화 지원 등), 8(출판문화산업의 기반시설 등 확충)에 따라 개설되었다.

사업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함께 읽기 사업 : 북튜버 영상 제작, 위드북 캠페인, 북캠핑, 북클럽 리그, 찾아가는 이동 책방, 전국 심야 책방 데이

함께 읽기 사업 : 우리 고전 다시 쓰기,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 공모, 지역별 책 플러스(+) 네트워크발족, ‘책의 마을지정 사업, 책읽는 가족 한마당 축제, 도서관 독서모임 확대, 도서관 독서 프로그램 경연대회, 지자체 지역도서전 지원

언론 협력 사업: 비블리오 배틀, 지금 무슨 책 읽으세요?, 11책 읽기 캠페인, ‘책 생태계 비전 포럼시리즈 지상 연재

책 생태계 비전 포럼 : 국제 포럼 2, 국내 포럼(8/월례)

대외협력사업 : 책읽는나라 의원연맹 발족 지원,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출범 지원, 책나라 도서기증센터 오픈 지원 등

 

이 중 함께 읽기 사업 에 있는 공모사업 중 지역별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 공모 지원 사업에 산지니 출판사도 참여해 선정이 되었다. 초청 강연회 방식이 아닌 공동체의 독서활동 관련 사업 우대,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을 지향한다는 사업 목적에 따라 독서모임 형태로 네 번의 행사를 진행해 지역독자와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

 

산지니 출판사에서 시행할 시민 책독서 프로그램공모 사업에 지원한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업명: “모다 읽기 프로젝트-지역 독자 & 지역 출판사 함께 읽기

여기서 사업명에 들어가는 모다는 모두의 옛말이자 모으다의 준말로, 부산지역에서 널리 쓰인다. 모다 읽기는 모두 함께 읽고, 모여서 같이 읽자라는 뜻을 가진다.

 

사업의 목적: 국내 출판, 독서 환경의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부산은 제2의 도시에도 불구하고 독서 환경이 매우 열약한 실정이다. 그 예로 도서관의 수와 서점, 독립서점의 수는 물론이고, 독서 모임의 수나 그 다양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산지니출판사는 출판사와 시민이 함께, 좀 더 능동적으로 책을 읽는 활동을 조직하고자 한다. 이 활동은 시민과 지역의 출판사가 함께 읽는과정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독서활동을 증진시키고 출판사와 책, 그리고 독자의 관계를 친근하게 바꾸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나아가 지역 문화 융성에 도움을 주고, 동시에 지역 출판사의 우수한 책을 시민에게 홍보할 수 있다.

 

아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이라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산지니에서도 저자와의 만남이나 강연 형태의 행사는 많이 진행했지만, 독자와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는 형태의 사업은 처음이라 우여곡절이 있을 듯하다. 2018년 하반기까지 4회의 사업을 마치고 평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책의 해 사업의 지원으로 부산 지역의 독자들과 출판사가 함께 책을 읽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지역커뮤니티와 책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20186월 발행된 <한국출판학연구> 82호에 실린 김정명 교수의 지역커뮤니티와 책문화생태계 연구 한 부분을 인용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정윤희(2018)는 책문화생태계를 책이라는 유형 및 무형콘텐츠가 다양하게 기획/창작되고 독자인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출판생태계-유통생태계-소비생태계-독서생태계의 가치사슬 네트워크와 정책과 기술적 환경들이 상호작용함으로써 출판생태계에서부터 독서생태계까지 선순환하는 체계라고 정의했다.

 

이상의 내용으로 본 연구에서 출판생태계와 소비생태계, 독서생태계까지 확장된 책문화생태계는 책과 관련된 산업 및 문화적인 측면까지 포함해서 출판생태계뿐 아니라 소비 및 독서 등의 책과 문화에 관련된 전반적인 구성원 및 환경까지 포함한 상호작용을 책문화생태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문화생태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지역커뮤니티는 도서관이 중심이 될 수도 있고, 서점이 중심이 될 수도, 또 지역출판사 등이 중심이 될 수도 있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커뮤니티가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현재도 국내에서도 많은 출판사 또는 동네 서점이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독서모임 등을 실시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모임이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다. 지역에서 책과 관련된 커뮤니티가 많을수록 그 지역의 책문화생태계는 활성화되고 건전한 책문화생태계가 구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문화생태계 활성화를 커뮤니티활성화와 연결하는 것은 책문화가 단순히 출판 산업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 즉 책문화는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지역의 책문화는 지역문화, 지역독서와도 중요하게 연결되어 있다. 지역의 커뮤니티 활성화와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지역의 독서문화, 소비문화, 책문화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역출판, 지역책문화 생태계를 위해서 지역의 책문화와 관련된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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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역의 책문화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지방정부와 지역의 출판사, 지역서점, 지역도서관 등은 적극적으로 지역커뮤니티를 구성해서 지역민의 참여를 끌어와야 한다. 여기서 지역커뮤니티의 거점은 도서관 또는 서점, 출판사 등이 될 수 있다. 책문화생태계의 중심적인 역할로서 지역커뮤니티가 중요하다.

 

둘째, 지역커뮤니티의 책문화생태계 활성화는 지역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지역문화는 지역자산이 될 수 있고, 지역브랜드가 될 수 있다. 지역문화를 기록하고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출판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지역책문화생태계가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은 그 지역문화가 확장될 가능성이 크며 그것이 지역브랜드로 구축될 수 있다.

 

셋째, 지역커뮤니티의 형성은 지역민들의 연대 강화와 지역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책문화생태계를 위한 커뮤니티의 형성은 지역정부의 지역출판정책과 지역책문화생태계 구성원들의 네트워크를 더욱 강하게 구축할 수 있다. 이렇게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구축된 강력한 지역책문화생태계 네트워크는 출판산업의 정책에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며, 지역에 적합하고 실질적인 정책의 제안이 가능하다.

넷째,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역출판의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역의 출판사의 책, 해당 지역에 관련된 책 등의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 , 지역의 출판사의 책을 지역의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독자가 소비를 할 수 있는 생태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2018 책의 해 사업을 통해 지역 독립서점이나 지역의 독서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몸으로 느낀다. 책의 해 사업이 지역커뮤니티의 활성화를 통한 책문화생태계 발전을 일정 부분 견인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와 같은 사업이 책의 해 2018년에만 그치지 않고 내년, 후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더욱 풍성한 책문화생태계가 이어질 것이다.

 

 

6. 지방자치단체 사례 분석(부산문화재단 사업을 중심으로)

 

산지니가 속한 부산의 부산문화재단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는데, 그전에 우선 중앙정부의 문화예술분야 주요 과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문화예술분야 주요 과제

전략목표 

 전략과제

 국정과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 국가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

 창작 환경 개선과 보지 강화로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 및 세계 속 한류 확산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 중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를 언급했다.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려면 책의 해처럼 출판의 진흥을 위한 전국적인 정책과 더불어 지역별로 이루어지는 정책이 필요하다. 부산의 경우에는 부산문화재단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세부사항은 아래와 같다.

 

부산문화재단 2018년도 사업계획서를 보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예술 창작 기반을 조성,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여 일상에 스미는 문화의 새 물결, 상상력 넘치는 해양문화도시 조성 촉진을 목표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 개방과 교류, 다문화 공존을 통한 역동적인 해양문화 지향하고 유무형 전통의 재창조, 문화다양성을 이끌 실험적, 도전적 예술 지원, 지역문화 정체성에 근거한 문화교류를 통해 미래를 위한 문화역량 제고, 시민들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창작과 향유의 선순환구조를 구축,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재생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사업의 추진방향으로 잡았다.

 

이와 관련된 세부 추진사업은 지역문화정책연구 및 홍보, 문화예술 지원, 문화공간 기반 지원, 청년문화 육성지원, 문화향유기회 확대 및 공유문화 기반 구축,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문화유산 활성화 등 총 36개 사업으로, 예산은 26963백만 원, 270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 중에 출판과 관련된 사업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도시철도 북하우스 사업은 시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북하우스를 운영해, 여가문화 정책 강화에 따른 생활밀착형 독서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처음에 민간기업 롯데에서 지하철역에 독서공간 설립 후원을 하면서 시작된 사업인데, 민간기업의 후원이 중단되면서 문화재단 예산으로 진행 중이다.

예산은 7천만 원으로 도시철도 연산역, 시청역, 중앙역, 온천장역, 수정역 5개 북하우스 운영되며, 북콘서트 운영 등 시민향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시축제 및 세계인문학 포럼을 연계한 대시민 독서운동, 하우스 내 북콘서트 개최 등 기획프로그램을 통한 독서문화 확산을 기대하며 개설된 사업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후원이 중단되어 부족한 예산으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 인문학 활성화 지원 사업은 인문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과 배움의 실천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며, 예산은 4천만 원이다.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독서동아리 활동 지원, 인문학 공유 프로그램네트워크 지원을 통한 연결고리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모임 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인문학 선순환 구조 발판 마련, 합동세미나 및 결과발표를 통한 공유 프로그램 활성화라는 기대효과가 있다.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독서 인문학 관련 사업 및 기관 간의 네트워킹을 통한 선순환 구조 마련을 목표로 삼고, 독서인문학 발전 전문가 간담회 2, 독서인문학 발전 실무자 간담회 5회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지역 출판물에 대한 지원제도로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이어오던 우수출판지원제도(예산 5천만 원)를 폐지하고, 이 예산에서 극히 일부인 4백만 원을 책정하여 부산 지역에 위치한 출판사 20군데 정도의 출간목록을 모아 도서목록집을 만들어 부산시 가을독서문화축제 때 배포한다고 한다. 부산문화재단의 1년 예산 270억 원 가운데 출판 관련 예산은 이 4백만 원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책 관련 사업을 살펴보면 실질적으로 출판 진흥과 관련된 예산은 독서문화축제 배포 책자에 관련한 것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출판 관련 사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예산이 미미하다 보니 제대로 된 지원은 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책정 예산을 높이고, 지역별로 더욱 좋은 제도가 확장되어 출판사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이 보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전예솔

10월 4일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아래 글은 공청회에 있었던 지정토론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의 토론문입니다.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출판계 블랙리스트 피해 출판사의 입장

 

 

강수걸(산지니 대표)

 

 

 

20148월에 산지니는 시인선 001 금정산을 보냈다(최영철 시집)를 출간하였다. 최영철 시인은 부산의 중견 시인으로, 그동안 창비나 문지, 실천문학 등에서 시집을 출간해왔으나 지역출판에 큰 의미를 두고 자신의 열 번째 시집을 산지니에서 펴낸 것이었다. 시집의 제목도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을 보냈다로 정하였고, 출간 후 각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 책은 20154월 부산 시민의 투표를 거쳐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원북원 부산도서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부산에서는 일 년 동안 이 책을 가지고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독서토론과 저자와의 만남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금정산을 보냈다2015년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는데 시집에 세월호를 다룬 <난파 2014>라는 시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시인은 시집에 실린 좌담에서 최학림(현 부산일보 논설실장)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20세기부터 인간의 파국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닐까. 그에 대응하는 방법이 두 가자일 것이다. 하나는 아름답고 선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고 하나는 추하고 악한 실상을 극대화해 말하는 것이다. 변덕이 심한 나는 이 길에도 서 보고 저 길에도 서 본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파국을 막으려면 지금의 파국을 과대 포장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마치 몇몇 사람의 잘못인 양 떠드는 걸 보는 게 괴롭다. 우리는 공범이고 방관자다. 이대로 간다면 당연히 인간은 멸종된다. 멸종되지 않으려면 누군가 아픈 소리를 더 크게 내질러주어야 하는데 이를테면 시인이 그 적임자다.”

 

부산 시민의 투표로 원북원 도서가 된 책이, 정부의 블랙리스트 도서가 된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017111611개 피해출판사가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출판산업진흥원,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하라는 집단소송을 청구하였고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소송과정에서 세종도서 선정 배제 과정을 정상적인 업무수행이었다고 주장하는 정부 측 변호사의 억지주장은 너무나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 명시된 언론 출판의 자유는 대한민국이 정상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중요한 기준점이 되는 표식이다. 출판을 통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정부는 문화강국이 될 수 없다. 19876월항쟁을 거치며 출판사 허가제가 등록제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출판문화산업의 진흥발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16(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설치 등)에 따라 2012년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이 설립된 이후에 블랙리스트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판산업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하부기관으로, 블랙리스트가 작동된 세종도서 사업을 실행했다. 출판계의 요구로 만들어진 기타 공공기관인 출판산업진흥원이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를 일삼는 일을 해온 자들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또한 출판계는 문화의 다양성 보호와 국민의 지식정보 증진을 위한 올바른 출판진흥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대한민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이번 토론회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이후의 과제, 특히 세종도서 사업의 개선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가 중심인 듯하다. 발표내용 중 정원옥 선생의 주장(세종도서 사업의 민간 이양이 블랙리스트 이후의 과제로 제기되었다는 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사건이라는 점)은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출판사의 입장에 따라 세종도서 사업 개편 방법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산지니 같은 지역출판사들은 출판시장이나 생태계 특성상 희소할 수밖에 없으나 문화다양성 및 우수성,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소외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단체들이 민주적 공론장의 활성화를 통해 출판계의 직면한 문제를 원칙으로 소통하고 토론하면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과정이 출판의 자유를 뿌리내리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며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된다.

Posted by 전예솔

▲ 빌헬름텔 인 마닐라ㅣ아테네 훅 지음ㅣ산지니ㅣ264쪽

 

 

▶ 문학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독일 문학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작가 ‘아네테 훅’
그녀가 전하는 언어, 문학, 역사 그리고 자유

 

아네테 훅(Annette Hug)은 스위스 연방문화재청이 수여하는 스위스 문학상(Literaturpreis des Schweizer Bundesamtes für Kultur, 2017)을 수상한 독일어권 문학의 떠오르는 소설가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공부하면서 글쓰는 이의 존재 의식과 언어의 힘을 배웠다. 세 번째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지금까지 작가가 품어온 세계와 의식들이 폭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필리핀의 실존 인물이자 국가적 영웅으로 언급되는 호세 리살(José Rizal, 1861~1896)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풍부한 비유와 암시, 환상적 전개 등이 인상적이 작품이다. 실제 호세 리살은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빌헬름 텔』을 따갈로그어(마닐라의 토착어)로 번역했고, 그 작품은 필리핀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독립을 이끈 전설 속의 인물 빌헬름 텔과 그를 소재로 한 희곡 『빌헬름 텔』, 그리고 작품을 번역해 고국의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호세 리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이 세상을 향해 쏘는 붉은 화살과 같은 힘이 아니었을까?

 

 

 

 

 

▶ 이야기를 옮기다, 자유를 옮기다, 외로운 투쟁을 옮기다

 

의사이자 작가인 호세 리살은 안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1886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하이델베르크에서 안과 수술을 집도하면서도 형의 부탁으로 시작한 『빌헬름 텔』의 번역을 이어나간다. 독일어를 자신의 모국어인 따갈로그어로 하나씩 옮길 때마다 그는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작가 쉴러의 자유에 대한 사랑에 감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독일 유학은 안과학 공부뿐만 아니라 언어의 탐험, 식민지가 된 고국의 곤경을 깊게 바라보게 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필리핀의 국가적 영웅에 관한 전기와 여러 편의 영화들이 있지만, 그중 소수만이 호세 리살의 작품에 대해 논하고 있다. 하지만 그 또한 리살의 산문에 국한되어 있다. 작가 아네테 훅은 올바른 말을 찾기 위한 리살의 고된 번역 작업에 집중한다. 리살의 번역작업에 대한 묘사는 현실적 감각을 무디게 하여 환상의 세계로 보일 만큼 감각적이다.

 

또한 작가는 리살의 번역 작업을 통해 깊고 깊은 언어의 세계, 의식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작가가 이와 같은 서사를 보이는 이유는 하나다. 외국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언어 사이에 빠져 있는 주인공의 모습과 고민이 자유를 향한 외로운 투쟁이기 때문이다. 호세 리살의 번역물은 식민지 지배에 대항하여 일어날 수 있는 희망의 노래가 된다. 즉, 번역의 혼란은 혁명의 혼란이다. 그가 옮기는 단어 하나는 텔이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향해 쏘아 올린 화살과 같다.

 

 

 

 

▶ 빌헬름 텔과 호세 리살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화살로 맞힌 빌헬름 텔의 일화는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이야기다. 중세 시대 의적으로 꼽히는 빌헬름 텔의 이야기는 쉴러의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데, 평화로운 마을에 닥친 정치적 폭력, 그리고 그 속에서 텔이 했던 선택들(바움가르텐을 호수 건너편으로 옮겨주고,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에게 새로운 터전을 마련케 하며, 폭력의 지배를 일삼던 성주를 죽임.)은 330년 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온 필리핀의 역사에 선물과 같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루손섬 칼람바 출생으로 부유한 지주의 집안에서 태어난 호세 리살. 그는 해외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한편 필리핀 식민지의 개혁을 요구하는 언론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그가 번역한 『빌헬름 텔』은 필리핀 혁명(1896~1902)에 불씨가 되었다. 그리고 호세 리살은 마닐라에서 일어난 폭동과 반역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공개 처형된다.

이 야심찬 소설은 본질적으로 문학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허구 사이에 다리를 놓아 역사의 진실과 삶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문학이 자리하고 있음을 오롯이 보여준다.

 

 

 

 

▶ 아네테 훅,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 해외 작가 선정

 

10월 18일, 부산 독자와의 만남 진행 예정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주최하는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에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작가 아네테 훅이 초대됐다. 오는 10월 21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될 이번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지금 여기 있습니까(Nowhere/ Now Here)’를 주제로 국내외 작가 30명(국내 16명, 해외 14명)을 초청해 작가들의 수다, 낭독 등 다채로운 문학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아네테 훅은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출간되는 게 이번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처음이며, 동시에 한국 독자들과의 만남도 처음 가지게 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국제작가축제 웹사이트 http://siwf.klti.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는 10월 18일, 제8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작가 아네테 훅 편으로 진행된다. 부산 아난티 코브 이터널 저니에서 저녁 6시부터 진행될 이번 행사에는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을 번역한 서요성 교수(대구대 독어독문학과)가 사회를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과 한국의 독자들이 만나는 시간을 통해 작품 속 숨은 이야기와 책 속에 모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전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강연 관련 문의는 이터널 저니와 산지니 출판사(T.051-504-707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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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소개                                                    

 

아네테 훅 소설가
아네테 훅(Annette Hug)은 197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취리히 대학에서 역사학을, 마닐라의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전공했다. 귀국한 뒤로 대학강사와 노동조합 비서로 활동하면서 수필집, 단편소설, 세 편의 장편소설을 써냈다. 그는 세 번째 장편소설인 『Wilhelm Tell in Manila(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통해 필리핀 사람들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를 사랑하게 되었고,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서 모국의 모습을 상상했다. 본 소설은 저자에게 자유 문필가로서의 존재의식을 심어주었고, 2017년 스위스 연방문화부 문학상(Literaturpreis des Schweizer Bundesamtes für Kultur)을 수상했다. 저자는 같은 해 상하이에서 두 달간 체류하는 동안 동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다른 공간에서 세상을 사고하는 방법을 깊이 배웠다.


 

옮긴이 서요성
서요성은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언어문예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독일어권 문학 및 문화를 비롯하여 매체, 인지, 정신의 상관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 『베르톨트 브레히트: 도축장의 성 요한나』(2011), 저서로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2015), 논문으로 「인식과 문화의 맥락에서 미디어의 고찰. 마샬 맥루언의 감각, 말, 글 개념에 대한 비판적 독해」(2017) 등이 있다. 현재 대구대학교 인문교양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목차                                                            

빌헬름 텔 인 마닐라
감사의 말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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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지금 여기 있습니까?"

Nowhere/ Now Here

 

서울국제작가축제

2018.10.21~10.27

 

 

 

시월입니다. 쏟아질 것 같은 파란 하늘과 찹찹한 바람이 반가운 그런 계절이지요. 날씨의 긴장이 풀리는 계절이라 그런지, 가을이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이 시작됩니다. 산지니가 자리한 부산 해운대에도 곧 다가올 부산국제영화제 준비로 분주해요. (출퇴근하면서 구경하곤 하는데, 이제 야외 상영관도 레드카펫도 준비를 거의 마친 듯하더라고요.) 영화, 음악, 음식 등 다양한 주제의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되는 시월.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을은 독서의 계절!! 오늘은 책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행사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합니다. 

 

 

바로 "서울국제작가축제"

 

 

위의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안 보셨다면 클릭 한번 해보시지요~) 국내외 서른 명의 작가들이 한데 모이는 축제가 열립니다. 공지영 소설가, 장강명 소설가, 박준 시인 등 국내 16명의 작가와 아네테 훅 소설가(스위스), 진런순 소설가(중국), 조엘 맥스위니 시인(미국) 등 해외 14명의 작가들을 초청해 문학과 사회, 작품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다. 

 

개인과 시스템, 사회적 재난, 젠더, 디아스포라, 자본주의. 다섯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작가들의 수다'와 '낭독회'가 준비돼 있는데요. 보다 자세한 사항은 2018서울국제작가축제 웹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제가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10/24(수)에 있을 '작가들의 수다3'입니다.

심보선 시인의 진행으로 이뤄진 이 행사는 '디아스포라-우리가 떠돌며 서 있는 곳'이라는 주제로 작가들의 수다가 펼쳐질 예정이에요.

 

 

 

 

 

제가 이 프로그램에 가장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와 참여 작가들의 작품 때문입니다.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삶터를 옮기는 이들, 그리고 그렇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와 관련해 몇 작품들을 꼽아봤는데요, 함께 읽고, 느끼고, 상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박솔뫼 장편소설

<백 행을 쓰고 싶다>
문학과지성사  | 2013년 04월 19일 출간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 스물한 살의 여자인 ‘나’. 그녀가 살아가는 바닷가 도시 근처에 있는 인공 섬에서 쫓겨난 토착민들은 살 곳도 일자리도 잃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나’의 연인인 규대는 외국인 매매혼이나 매매춘을 알선하는 부모의 일을 돕고, ‘나’의 동창인 윤희는 아기를 잃는다. 이렇게 도시빈민들의 불행은 끝없이 이어지지만, 그들이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오은 시집

<유에서 유>
문학과 지성사  | 2016년 08월 08일 출간


단어가 만들어내는 유희를 즐기고 때론 의미를 뒤바꾸고 사회를 폭로하는 시인 오은. 이번 시집 역시 오은의 시를 ‘오은의 시’답게 만드는 유쾌한 말놀이와 단어들이 제공하는 재미는 여전하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사회의 부조리를 향한 거침없는 폭로와 상처, 어둠 등의 감정을 기록해내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표명희 장편소설

<어느 날 난민>
창비 | 2018년 03월 16일 출간


인천 공항 근처 난민 캠프를 배경으로 버려진 한국 아이 ‘민’과 여러 난민들의 사연을 촘촘히 펼쳐 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소설. 실제 난민들을 만나고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예리한 리얼리즘적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해 한국의 난민 문제를 깊숙이 파고든다. 특히 난민 캠프에 모인 이들이 서로 조금씩 비밀을 드러내고 이해하게 되는 구성을 택해 세계의 어둡고 아픈 현실을 비추면서도 새싹 같은 희망의 기운을 전한다.

 

 

 

 

아네테 훅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
산지니 | 서요성 옮김 | 2018년 9월 21일 출간


필리핀의 실존 인물이자 국가적 영웅으로 언급되는 호세 리살(José Rizal, 1861~1896)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풍부한 비유와 암시, 환상적 전개 등이 인상적이 작품. 의사이자 작가인 호세 리살은 안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1886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하이델베르크에서 안과 수술을 집도하면서도 형의 부탁으로 시작한 『빌헬름 텔』의 번역을 이어나간다. 독일어를 자신의 모국어인 따갈로그어로 하나씩 옮길 때마다 그는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작가 쉴러의 자유에 대한 사랑에 감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독일 유학은 안과학 공부뿐만 아니라 언어의 탐험, 식민지가 된 고국의 곤경을 깊게 바라보게 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쓴다는 것, 읽는 다는 것, 생각을 나눈다는 것.

이것들은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2018년의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행복 그리고 아픔의 순간들을 나누고, 우리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 현실의 이름들을 생각해봅니다.

 

작가란 모든 '지금 여기'에서 필사적으로 말하고, 쓰고, 듣고, 읽는 이들입니다. 2018년 서울국제작가축제는 바로 '지금 여기'에 대해 세계의 작가들과 고민하고 말하고 듣기 위해 진행됩니다. 화려하고 즐거운 축제들 사이에서 '서울국제작가축제'가 가지는 의미는 우리의 삶 속에 책이 있어야 하는 이유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월이 무르익어 가는 어느 날,

가벼운 걸음으로 나들이하셔서, 뜨거운 마음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이만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 )

 

 

 

Posted by 단디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