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에 해당되는 글 777건

  1. 2018.07.16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 사는 이반 일리치?
  2. 2018.07.12 2018년 7월 산지니소식 63호
  3. 2018.07.12 문학 평론가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계를 담은 ::『시인의 공책』(책 소개) (1)
  4. 2018.07.12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⑥
  5. 2018.07.12 쉰 넘어 이룬 작가라는 꿈…통장 잔고는 줄어도 행복은 가득
  6. 2018.07.11 중국경제법의 현단계 발전현황을 담은 ::『중국경제법의 이해』(책 소개) (1)
  7. 2018.07.11 불멸하는 루쉰의 존재감…같고도 다른 루쉰 '한중일'독법
  8. 2018.07.09 7월에 읽을만한 학술·지성 새책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9. 2018.07.06 빛을 머금은 어둠의 시간을 통해 삶을 그려내는::『슬로시티』(책 소개)
  10. 2018.07.06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⑤ (1)
  11. 2018.07.04 [서평] '표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각하는 사람들』 (3)
  12. 2018.07.03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과제와 루쉰의 만남::『루쉰과 동아시아 근대』(책 소개)
  13. 2018.07.03 지금, 자신만의 리듬으로 살고 있나요? (1)
  14. 2018.07.02 [서평] 과거에서 나아가는 사람들,『나는 장성택입니다.』 _ 정광모 소설 (3)
  15. 2018.06.30 2018 서울국제도서전 스케치 - ② (6)
  16. 2018.06.29 [2018 서울국제도서전]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산지니 부스로 놀러오세요 (4)
  17. 2018.06.29 습지 그림일기 '한 장면' 들여다보기
  18. 2018.06.29 '망사배추'에도 기죽지 않는, 대범한 농사꾼 좀 보소
  19. 2018.06.29 6월 이달의 새 책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일리치를 읽다>
  20. 2018.06.28 출판문화가 만난 사람 - 강수걸 대표님 인터뷰
  21. 2018.06.28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④
  22. 2018.06.27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저자 '산골 혜원'이 나누는 출간 후 일상이야기
  23. 2018.06.27 대만 작가 정광우, 좌충우돌 한국 출판 경험으로 '자신감'을 이야기하다
  24. 2018.06.27 《출판저널》편집자 기획노트 - 거기서 도란도란 편
  25. 2018.06.26 은평구 책방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직접 들려주는 헌책방 이야기

 

양평시민의 소리/함께 읽어요

 

 

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지음/산지니/256쪽/1만 5000원

 

 

 우리 하루는 정말 바쁩니다.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도 자기 가게로 출근하는 자영업자도 모두 그렇습니다. 직장인은 조직의 부속품처럼 하루 종일 일이 되어가게 만드느라 정신없이 일합니다. 자영업자는 가게에 언제 손님이 올지, 하루 매상이 얼마나 될지 노심초사하며 하루를 지냅니다. 직장인도 자영업자도 자신의 생계를 위해 스스로 기계처럼 살아갑니다.

 

 이런 상황을, 그것도 자본주의가 득세하기 전에 예측한 대표적인 사상가가 둘 있습니다. 바로 칼 마르크스와 이반 일리치입니다.

 

 일본의 한 빵집 주인은 가치 있는 노동을 지향하며 시골에서 빵집을 열고 그 과정을 담은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라는 책을 내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마르크스의 핵심 사상을 자신의 일에 적용하며 삶을 일구어내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책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는 이반 일리치의 사상을 받아들여 자신의 일과 삶을 꾸려가는 헌책방 주인의 생각과 경험을 담은 책입니다. 우리를 기계 부속품처럼 만드는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도 스스로 생각을 바꾸면 자립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기사원문 보러가기

 

 

 

 

Posted by 작운펭귄


2 0 1 8 년 7월  산 지 니 소 식 63호


 

이번에 출간된 『습지 그림일기』가 한겨레 신문 토요판에 실렸습니다. 

2005년부터 13년 동안 매주 습지를 찾아 관찰하고 기록한 책 <습지 그림일기>가 최근 나왔다. 서울에 71.5㎜의 비가 쏟아진 다음날 작가와 습지를 찾았다. 도로 옆 샛길로 들어서자 논도, 밭도, 들도, 산도 아닌 세계가 펼쳐졌다.
폭우를 견뎌낸 생명들과 분투하는 생명들이 그곳에 있었다. 변화하는 습지 환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세계와 치열하게 맞서고 있었다. _기사 중에서


그림은 책에 실린 진관동 습지 전경입니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자연뿐인가요. 사람과 동물, 사람과 사람 누구든 어울려 사는 일에는 많은 노력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함께 사는 가치만큼 중요한 건 없겠지요.  잠시 생명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신간
습지 그림일기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 습지 13년의 관찰
박은경 글·그림 | 175쪽 | 16,000원
박은경 습지 활동가가 북한산국립공원에 있는 진관동 습지를 보전하고 관찰하려는 노력으로 2005년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습지생태의 변화와 다양한 생물을 켜켜이 담은 그림일기다. 책은 저자가 기록한 관찰일기를 정리해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습지의 모습과 그곳에 사는 생물들의 모습을 담았다.
슬로시티-김종목 시조집
김종목 지음 | 132쪽 | 12,000원
삶과 자연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김종목 시인의 네 번째 시조집.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6시까지 엎드린 채 글을 쓴다는 김종목 시인. 세상의 빛이 움트기 시작할 무렵, 그의 작품들이 꿈틀거리는 셈이다. 이 책은 하루의 시작점에서 써내려간 작품 중 90여 작품을 추려서 만들어졌다.
중국경제법의 이해
김종우 지음 | 554쪽 | 35,000원
이 책은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면서도 시장경제를 받아들임으로써 사실상 국가자본주의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국경제법의 현단계 발전현황을 알아보고 어떠한 법리적인 쟁점이 존재하는지 파악해 보는 책이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중국경제법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중국경제법, 중국에너지법 및 중국 IT법에 대하여 꾸준히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종우 강남대 교수가 집필하였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지음 | 247쪽 | 15,000원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신간기사
지금, 자신만의 리듬으로 살고 있나요?(서울신문) 
새 책 소개(국제신문)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서광덕 지음 | 376쪽 | 28,000원
동아시아 근대성에 천착하여 루쉰 문학을 독해하며 관련 번역서를 소개하고, 루쉰 전집번역위원회 소속으로 전집 발간에 참여한 저자 서광덕의 첫 저서가 출간됐다. 그간의 연구 이력의 집대성이기도 한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 대문호 루쉰의 삶과 사유를 경유하여 동아시아 지역내 갈등과 연대, 세계시민으로서의 동아시아인의 주체성에 대해 본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신간기사
새 책 소개(한겨레)
불멸하는 루쉰의 존재감...(머니투데이)

 
시인의 공책-구모룡 인문 에세이
구모룡 지음 | 208쪽 | 13,000원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부산을 거점으로 문학 평론가로 활동해온 구모룡의 에세이집.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한 저자는 부산 문학 평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근간
국가폭력과 유해 발굴의 사회사(가제)
국가폭력 과정에서 발생한 '비정상적 죽음'의 처리방식과 의례과정 형성
노용석 지음 | 310쪽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상제작론
김정희 지음 | 228쪽

 
 이달의 행사 
                      산지니 출판사는 함께 책 읽는 즐거움을 나누고,
                                      독자 여러분들께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다채로운 문화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책과 산지니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산지니 소식 
사진을 클릭하시면 관련 포스팅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작가와 함께하는 산골 휴식 여행

 




<출판문화>가 만난 사람


‘산지니’ 강수걸 대표 인터뷰
 


 
 

 
중국 영화의 특이한 빛


미리 만나보는 페마 체덴의 작품 세계

 

* 산지니 책들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책 주문서 작성 바로가기
 
 
* 대량 구매 신청 및 문의 : T. 051-504-7070


 
 

산지니 도서목록


홈페이지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스북
트위터
트위터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블로그
블로그







Posted by 동글동글봄

구모룡 인문 에세이

 

시인의 공책

 

 

 

 

▶ 문학 평론가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계의 깊이와 넓이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 주제를 넘나드는 사유의 향연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부산을 거점으로 문학 평론가로 활동해온 구모룡의 에세이집 『시인의 공책』이 출간됐다.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한 저자는 부산 문학 평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감성과 윤리』, 『은유를 넘어서』 등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활동을 했다.
구모룡 인문 에세이 『시인의 공책』은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의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 하얀 공책에 차곡차곡 써내려가듯
공(空)으로 향하는 문학에 대한 사유

 

 

‘공책 하나만 들고 온 세상을 서술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읽지 않은 책들이 더 많은 서재에 갇혀 온갖 가려움에 시달리며

나의 영혼은 낡아만 간다. 언제쯤 글쓰기의 모순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

 ‘그 누군가 내 글을 읽지 않는다면 내 글은 빈 여백과 다를 바 없다. 다행히 그 누군가가 내 글을 읽는다 하여도 그가 생성하는 의미가 전부 내 것이라고 우기지 못한다.’

 

_ p.5 「서문: 글쓰기의 여백」 중에서 

 

 

 저자는 다른 사람의 활자와 문장을 쉴 틈 없이 읽어야만 빈 여백을 빽빽이 채워나갈 수 있는 ‘글쓰기의 모순’에 봉착한다. 그는 긴 고민 끝에 하얀 공책에서 답을 찾는다. 텍스트의 본디 모습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텅 빈 ‘공책’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와 같은 깨달음은 이 책의 전체 메시지와도 닿아 있다. 『시인의 공책』은 공(空)의 사상에서 출발해 1부 「시인의 정의」에서는 시인으로서, 나아가 문학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와 추구해야 하는 선한 가치에 대해 서술한다.

 

 

 

 

▶ 촛불 집회부터 후쿠시마 사태까지
통찰과 사색의 글을 통해 사회를 보듬다

 

 

자기의 몸을 녹이면서 타오르는 촛불은 희생과 정화의 이미지를 가진다. (…)

촛불은 어둠에 맞서는 빛이자 따스한 온기이다.

단독자로서 홀로 타오르면서 자기를 응시하지만

결코 홀로 버려지지 않는 공동의 삶을 갈망하게 한다.’

 

_ p.56 「촛불에 대한 잡감」 중에서

 

 

 2부 「장미의 이름으로」에서는 위의 글처럼 촛불 집회에 대한 단상, 거리 민주주의 정신,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디아스포라에서 볼 수 있는 전체주의와 파시즘 등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낮은 곳으로부터의 저항과 외침에 주목한다.

 

 

‘모든 삶의 방식이 문화이고 그 삶을 표출하는 형태가 문화이다.

문화는 개인들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소통하는 실천의 행위이다.

열린사회일수록 이 같은 문화가 만개하는 것이 당연하다. (…)

새로운 장르, 기성을 부정하는 스타일, 자유로운 몸짓들이

매체를 채우고 거리를 떠돌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_ p.99 「문화는 진보한다」 중에서

 

 

 3부 「문화는 진보한다」에서는 ‘문화’를 모든 삶의 방식이며 삶을 표출하는 형태라고 정의하며, 개인들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소통하는 실천의 행위로 서술한다. 저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멋과 삶의 관계, 여름날 화려한 비키니 차림과 대비되는 시민 의식, 모두가 열중인 몸 담론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 염증처럼 퍼져 있는 크고 작은 ‘문화’와 관련된 문제들을 파헤치며 지식인으로서의 가감 없는 이야기를 전한다.

 

 

 

 

▶ 우리는 어떤 장소에 살고 있는가
장소와 인간의 관계를 정의하다

 

 

‘우리가 사는 도시를 구체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찌 보면 무감각해진 우리의 의식을 깨치는 일과 무연하지 않다.

그동안 우리는 반복되는 변화를 경험하면서 의미 있는 장소가 사라지고

공간이 획일화되는 과정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갖게 된지 모른다.’

 

_ p.174 「북항을 바라보며」 중에서

 

 

 4부 「장소의 혼, 장소의 멋」에서 저자는 어쩌면 너무 가깝게 있었기에 인식하지 못했던 ‘장소’의 정체성에 대해 말한다. 근대에 들어 달라진 아파트 등의 주거 장소성과 우포 늪, 황학대 등 부산·경남 지역의 사라져가는 장소에 대해 서술하며 안타까움과 각성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현대문학의 메카로서의 부산! 이는 나만의 공상이 아니다.

리얼리즘, 모더니즘, 해양문학, 추리문학 등 모든 영역에서 부산은,

한국현대문학의 중심적 가치들을 만들어 왔다.

문제는 이 소중한 가치를 부산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_ p.183 「부산은 현대문학의 메카다」 중에서

 

 

 5부 「부산, 문화의 오아시스」에서는 오랫동안 부산에서 활동한 지식인으로서 부산 곳곳의 장소성과 그에 따른 부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며, 부산은 ‘늙은 도시’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해 문화 정책과 도시계획을 통해 새로운 문화로 활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또한 임시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부산에서 전개된 리얼리즘, 모더니즘 계열의 현대문학, 바다를 옆에 둔 지리적 특성과 1960년대 근대화와 더불어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된 해양문학, 근대의 과학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추리문학까지 부산 지역에서 전개된 문학과 그 특성을 이야기하며, 부산 문화의 미래와 결부시킨다.

 

 

 

 

책 속으로

 

더보기

 

 

저자 소개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목차

 

더보기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208쪽 | 13,000원 | 2018년 7월 10일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작운펭귄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⑥ 

 

 

 

산지니에서는 중국 티벳 출신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페마 체덴의 소설 작품집(원제: <嘛呢石静静地敲>)을 준비 중입니다. 페마 체덴은 최근 영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지만, 그의 예술적 근원은 소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에게 있어 영화와 소설은 둘이 아닌 하나로 통하는 길이니까요.

 

총 7회 연재될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는  2016년 출간된 <중국 청년감독 열전>(강내영 지음)에 실린 글입니다. 이를 통해 페마 체덴의 소설집 출간 전,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사회맥락적 의미, “이중신분과 양면성 속의 ‘티벳영화’를 노래하다” 

 

 페마 감독의 ‘티벳영화’를 논할 때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대중들에게 사회맥락적으로 소비되고 독해되는 독특한 문화정치학적 지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페마 감독이 가진 중국/티벳이라는 이중신분(double identity)과 현재 직면하고 있는 정치적 주권문제가 그의 영화와 중첩되어 연상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정작 페마 감독 당사자는 이중신분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데도 전 세계 지식인 관객층은 인도 임시정부나 티벳 독립와 같은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연관한 관점에서 과도한 정치적 영화읽기를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실제 페마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분에 대해 질문하자 약간 거부감을 보인다, “나의 신분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작품이 제일 중요하다. 나의 신분을 범주화하는 것은 마치 선천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차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영화는 당대의 시대적 가치관, 영화시장과 산업적 수요, 대중의 욕망이라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요소들이 교접하고 반영된 사회적 산물이다. 그런 점에서, 페마 감독의 작품은 중국/티벳 사이의 정치적 현실과 중첩되어 바라볼 수밖에 없다. 진솔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고향 티벳 공동체를 재현하려는 그의 최소한의 개인적 예술행위조차 정치적으로 독해되고 소비될 수밖에 없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페마 감독은 탈정치적 시선 속에 그저 ‘말하지 않고 드러내기’를 할뿐인데, 우리 시대가 처한 중국/티벳의 현실은 그의 작품을 정치적 시선으로 몰고 가거나, ‘상상된 티벳 신화(imagined myth)’로만 오독(誤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영화는 ‘티벳영화’를 상상된 이상향으로 티벳을 소비하려는 관객이나 과도한 정치적 해석으로 몰고 가려는 관객들의 예단을 제거하고 ‘바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진실한 티벳(眞實的藏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분명한 의의가 있다.

 

 

 결론적으로, 그의 작품에는 중국/티벳 사이를 오가는 양면적 성격이 엿보인다. 문화정체성이라는 점에서는 분명한 ‘티벳영화’를 지향하지만, 문화정치학적 맥락에서 본다면 티벳 독립과 같은 강렬한 민족의식보다는 〈오색신전〉과 같이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단결 이데올로기에도 부합하는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중화민족주의의 핵심은 중국이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이 뭉친 중화민족으로 구성된 다원일체(多元一體) 단일국가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를 위해 광범위한 역사공정이 시도되고 있으며, ‘북방공정’을 통해 ‘몽골영토는 중국영토’로, ‘동북공정’을 통해서는 ‘고구려를 중국민족으로’, 그리고 ‘서남공정’을 통해서는 티벳이 13세기 원나라 때부터 중국 일부였다고 주장하거나, 한족과 티벳족의 언어와 문화가 동일하다는 한장동원론(漢藏同源論)을 내세우기도 한다.

 

 〈늙은 개〉에서는 티벳인들이 환호할 만한 강렬한 티벳 민족의식을 보여주었지만, 〈오색신전〉에서는 ‘우애, 평화, 단결, 정의’라는 티벳의 높은 정신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 정부의 중화민족단결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시선도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국과 티벳 문화의 핵심적 쟁점 중 하나인 티벳 전통불교와 사회주의사상 사이의 문제에 대해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궁금했다.

 

 인터뷰에 만난 그는 평소 불교신자로서 팔에 염주를 끼고 있었지만, 사회주의 사상과 티벳불교 사이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다른 제3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하였다.(2014년 11월 21일 2차 인터뷰 중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양면성은 중국의 검열제도(심사제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재 중국은 시나리오 단계와 상영 단계에 걸쳐 두 단계의 사전사후 심사제도가 있다. 현재 중국의 영화 관련 기본법규는 2001년 제정된 〈영화관리조례(電影管理條例)〉를 근간으로 집행되고 있는데, 제25조에는 검열의 10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제4항 “중화민족단결을 저해하는 영화”와 제5항의 국가종교정책에서 “사교(邪敎)나 미신을 퍼뜨리는 행위”를 엄격히 금하고 있다.

 

영화에서 아래 사항은 금지된다.

첫째, 헌법 등 기본원칙 준수 위반.
둘째, 국가통일과 주권 및 영토 보전 위반.
셋째, 국가기밀과 안전위반.
넷째, 민족단결 저해.
다섯째, 국가종교정책 위반.
여섯째, 사회질서 유지 위반.
일곱째, 음란폭력조항 위반.
여덟째, 비방과 권리 침해.
아홉째, 공중도덕과 민족문화 보호 침해.
열 번째, 법규 준수 위반.

 

특히, 현재의 중국/티벳 사이의 불안정한 정치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 페마 감독은 인터뷰에서, “티벳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심사제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부분에서 표현이 불가능하다. 먼저, 시나리오를 자기 식으로 분명하게 작성한 후, 심사제도를 고려하면서 다듬는다. 그 과정 속에서 나 자신의 예술세계와 표현방식을 만들어낸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늙은 개〉는 심사제도를 고려하여 감독본과 상영본 두 가지 판본을 준비했다. 당시 한국의 서울디지털영화제에서 상영될 때에는 감독판을 상영했다”고 밝히고 있다.(2014년 10월 7일 1차 인터뷰 중에서)

 

 중국/티벳이 독립문제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의 영화는 티벳자치구에서 환영받는 영화이면서, 중화민족단결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에서도 환영받는 그런 영화가 존립할 수 있겠는가. 양쪽에서 모두 좋아할 만한 영화라는 것은 결국 역설적으로 양쪽에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으며, 그것이 이중신분을 가진 페마 체덴 감독의 고뇌이며, 이러한 예술적 고뇌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늙은 개〉에서처럼 중원 한족의 이주와 물질주의 가치관을 비판한 정치개입적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고, 때로는 〈오색신전〉과 같이 중국 정부의 민족단결 이데올로기가 겹쳐지는 주선율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 시계추 같은 진자운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페마 체덴 (萬瑪才旦, Pema Tseden; 1969~ )

 

 중국 칭하이(青海) 하이난티벳자치주(海南藏族自治州)에서 태어났다. 티벳인으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이다. 티벳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서북민족대학과 베이징영화대학(전영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유혹(誘惑)>이라는 소설로 하이난티벳자치주 제1회 문학작품창작상 2등상으로 받았다. 1999년에는 <자리()>라는 소설로 제5회 중국현대소수민족문학창작 신인 우수상을 받았다. 2002년에는 단편영화 <고요한 마니석>(靜靜的嘛呢石)을 연출하여 대학생영화제 제4회 경쟁부문 드라마 우수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35mm 칼라영화 <초원>(草原)을 연출하여 제3회 베이징영화대학 국제학생영상작품전 중국학생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장편 <고요한 마니석>을 선보였다. 2008년에는 다큐멘터리 <바옌카라의 눈>(巴颜喀拉的雪)을 연출했고, 2011년에는 <올드 독>(老狗)을 연출했다. 이 영화는 부르클린영화제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했다. 2014년 연출한 <오채신전>(五彩神箭)은 제8FIRST청년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2015년 연출한 <타로>(塔洛)는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며, 52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감독상, 최우수 극본상과 최우수 극영화상 등에 동시에 노미네이트됐다.

 

 

출간 예정작 소개

<(가제)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원제: 嘛呢石静静地敲)

 

  티벳은 자신이 나고 자라난 공간이자 역사이자 삶이다. 고유한 자신만의 전통을 지켜오던 자신의 고향이 중국이라는 이름과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을 때, 그 전환의 과정을 소설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며 창작하려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활불의 전통, 그러나 인민폐를 앞세워 들이닥치는 한족의 문화로 인해 벌어지는 변화들을 바라보는 현실과 상징이 녹아 있다.

  특히 그의 소설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는 동명의 영화로도 각색된 바 있다. 단편 표제작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를 비롯하여 모두 10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소설은 우리를 신비한 티벳의 세계로 데려간다. 마치 인류 문화의 시원으로 향하는 문처럼 거기에는 스펙터클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그러나 소설은 결코 진지함에 매몰되지 않는다. 작가는 영화 연출의 솜씨를 뽐내듯 물 흐르는 듯한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잔잔하게 오늘날 티벳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그려낸다. 티벳인의 삶과 죽음이 거기에 있고 종교와 사상이 있고 또 일상이 녹아들어 있다. 한국 독자에게 한 번도 소개된 바 없는 티벳 소설은 각박한 경쟁의 삶 속에서 심신이 지쳐 있는 이들에게 작은 안식과 휴식을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청년감독 열전 - 10점
강내영 지음/산지니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⑦에서 계속 >>



 

Posted by 작운펭귄

중앙일보 <더, 오래>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환승해야 할 때와 마주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퇴직해야 하죠.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서도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실패한 뒤 다시 환승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인생 환승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2005년 운영하던 학원을 정리하고 보험영업에 뛰어들었다. 남편의 부도로 인해 가정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기본에 충실하고 아이들과 남편을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렸다. 새로 간 구두 굽이 며칠 되지 않아 또 갈아야 할 정도로 걷고 뛰었다. 얼마 후 가정은 안정되었고 일을 시작하며 세웠던 목표도 이뤘다. 무엇보다 값진 것은 일을 통해 만나고 교류해 온 사람들과의 시간이 소중하고 보람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들을 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지침을 세우기도 했고 그들을 보며 끊임없이 나를 연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내면의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꿈꾸었던 국문학도로서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도 있었다. 그래서 수필을 쓰게 됐다. 수필을 쓰며 내면의 상처가 치유됨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시간에 대한 사유를 통해 과거와 화해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저자와의 만남의 하이라이트. 수필집 중에서 딸아이에 대한 글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정문숙]

저자와의 만남의 하이라이트. 수필집 중에서 딸아이에 대한 글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정문숙]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수입은 점점 줄어들었지만 주체할 수 없이 깊이 빠지게 되었다. 통장의 잔고는 줄어도 만족감은 그 이상으로 커졌다. 2015년, 50세의 나이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소설을 공부하게 되었다. 2017년에는 그동안 써 놓은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이라는 수필집이다. 

  

대학원을 다니며 조교 일을 병행했다. 직장과 학업 조교 일이 힘들었지만 모든 일이 꿈처럼 행복했다. 대학생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는 일이었는데 내 아이들 또래라서 더 깊은 애정을 가지고 챙겼으며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진로를 찾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2017년,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사로 근무하며 찍은 사진. [사진 정문숙]

2017년,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사로 근무하며 찍은 사진. [사진 정문숙]



수필집을 낸 후, 학교 도서관에서 리빙 라이브러리도 하게 됐고 수필에 대해 강의도 하고 있다. 내심 작가의 길에 대한 열망이 더 크지만 현실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기에 심기일전해서 직장에서도 열심히 뛰고 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선 지 4년째, 직장생활과 작가의 길,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소설을 쓴다. 처음 소설을 쓰고자 했던 이유는 이 시대 어머니 아버지의 시대적인 상처와 아픔, 그리고 치유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욕심을 내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소설집 발간을 앞두고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 

  

또 9시까지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를 본다. 바쁜 하루를 보낸 후, 집으로 돌아와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나만의 방에서 아침에 쓴 글을 다시 이어 쓴다. 앞으로 내 삶은 또 몇 번의 환승을 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환승역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또 다른 환승이 두렵지 않으리라 믿는다. 


서영지 기자



정문숙 수필집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

정문숙 지음 | 214쪽 국판  | 13,000원 | 978-89-6545-458-8 03810

 

일상에서의 단상, 여성으로서의 삶, 가족에 대한 이야기, 늦깎이 작가로서의 이야기를 담은 이 수필집은 구성과 내용의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다소 힘에 부쳤던 과거의 일들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내며 비슷한 처지이거나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500파운드와 자기만의 방 - 10점
정문숙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풀밭_

아시아총서 27

 

 

중국경제법의

이해

 

중국경제법으로 이해하는 중국경제

 

 

 

 

▶ 중국경제법으로 이해하는 중국경제, 법리적 쟁점으로 파헤치다


 2007년 중국에서는 한국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해당하는「반독점법」이 제정됐다. 이후, 중국경제법은 법제도적 개선에 있어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한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였으나 중국 또한 경제발전을 위해 기업에 대한 규제를 최대한 늦춘 끝에 뒤늦게 정식으로 「반독점법」이 제정된 것이다.


 이 책은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면서도 시장경제를 받아들임으로써 사실상 국가자본주의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국경제법의 현단계 발전현황을 알아보고 어떠한 법리적인 쟁점이 존재하는지 파악해 보는 책이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중국경제법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중국경제법, 중국에너지법 및 중국 IT법에 대하여 꾸준히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종우 강남대 교수가 집필하였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 익숙한 경제법편제를 통해
중국 경제법을 설명하다


이 책의 저자인 김종우 교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익숙한 경제법편제의 틀 안에서 중국경제법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말한다. 단순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한정되지 않고, 한국 및 다른 국가들의 경제법체제에 포함되어 있는 소비자법률이나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법률보호제도, 사업자단체, 약관규제법, 유통영역에 해당하는 가맹사업법률문제 및 광고법률문제 또한 거론하고 있다. 경제법개념의 학설에 해당하는 중국경제법의 기초이론이 과거 수십 년 동안 어떠한 변천과정을 거쳐 왔는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영토가 넓은 개발도상국에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는 하나, 관료들의 행정권 행사로 인하여 인위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중국의 행정 독점에 대해서도 고찰을 시도한다.

 

 

 


▶ 중국경제법이 담고 있는 각종 규제법과 행정 독점에 대해 


1장 「중국경제법 총론」에서는 중국경제법 학설의 시대별 발전 동향과 평가, 중국경제법 대상의 범위와 중국경제법 학설의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2장 「중국 반독점법」에서는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금지, 기업 결합의 규제, 경제력 집중의 규제, 국가지주회사 및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규제에 관하여 고찰한다. 2장에서 다루는 중국의 각종 규제와 행정 독점은 중국이 국가자본주의 사회의 길을 걸어오면서 어떻게 다국적 기업으로 하여금 중국 내에 자리 잡게 했는지, 법률적 쟁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3장 「중국 소비자보호법」에서는 중국 「반독점법」 내 소비자 권익보호 현황과 권익침해 유형, 소비자권익보호의 개선 방안 등을 다루고 있다.


 

 

 

▶ 중국경제법을 통해 글로벌한 중국 경제활동을 짚어보다


중국경제법은 중국 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세계 여러 나라와의 무역과 다국적 기업의 중국 진출,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외국인들의 중국 내 경제 활동, 자국의 소비자나 생산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 진출 또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각종 규제나 법망 때문에 힘들어하는 기업가들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게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변화를 알기 힘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과 경제활동을 함께해야 한다면, 법리적 쟁점으로 중국경제를 이해해보는 이 책은 꼭 필요한 책이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더보기

 

저자 소개

 

더보기

 

 

목차

 

 

더보기

 

 

 

 

 

 

중국 경제법의 이해

 

김종우 지음 | 554쪽 | 35,000원 | 2018년 6월 29일

 

이 책은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면서도 시장경제를 받아들임으로써 사실상 국가자본주의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국경제법의 현단계 발전현황을 알아보고 어떠한 법리적인 쟁점이 존재하는지 파악해 보는 책이다. 베이징대학교에서 중국경제법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중국경제법, 중국에너지법 및 중국 IT법에 대하여 꾸준히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종우 강남대 교수가 집필하였다.

 

 

 

 

중국경제법의 이해 - 10점
김종우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작운펭귄

 

머니투데이

[따끈따끈새책]

 

서광덕 부경대 교수,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펴내…

세계격변·약소민족 해방 가치 공유

 

 

 

 루쉰은 하나인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각국의 열혈 독자들에게 비치는 루쉰은 같고도 또 달랐다. 루쉰의 모국인 중국에서도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가 달랐고 동아시아 전체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과 이전과 이후가 그랬다.

 

 서광덕 부경대 연구교수는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부제 근대 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 산지니 펴냄)를 통해 “중국에서는 국민국가 건설 시기와 대중적 출판 시장의 형성이라는 시대상이, 동아시아 역내에서는 전통적인 학문 체계에서 근대지로의 전환이라는 지적 체계의 지각 변동이 루쉰 수용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일본 유학 중 의학을 공부하다 서구문명에서 강조하는 ‘문명’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도쿄대학과 간다의 서점 주변을 주유했던 루쉰의 지적인 편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저자는 루쉰 수용을 정점으로 활기를 띠었던 1920, 30년대 동아시아 지식인 교류 현장에 주목하여, 루쉰의 비판 정신이 문화 혁명과 세계 혁명, 약소 민족의 해방이라는 가치로 공유됐다고 했다.

 

 루쉰 연구 1세대로도 유명한 일본의 중국문학자 다케우치 요시미는 현대 중국 연구와 사회주의 중국 내 마오쩌둥의 루쉰 평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서구의 근대와 대면한 동아시아 근대를 사유하는 계기로 루쉰을 발견한 이들에 주목했다.

 

 저자는 “루쉰이 여전히 우리 옆에 있는 것은 언젠가 자신의 글이 사라져서 흔적으로만 남길 바랐던 루쉰의 희망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며 “지금도 여전히 20세기 인물 루쉰이 부딪혔던 문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부제 근대 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서광덕 지음, 산지니 펴냄, 376쪽 2만8000원

 

 배성민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10점
서광덕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작운펭귄

 

 

한겨레 학술/지성 새 책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

서광덕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인문한국(HK)연구교수가 중국 문학가 루쉰의 사유를 통해 동아시아 ‘사상’의 문제를 짚었다. 루쉰을 거점으로 삼았던 동아시아 사상가들로부터 출발하여 ‘동아시아론’의 다양한 양상과 실천적 의미를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산지니·2만8000원.

기사원문 보러가기

 

교수신문/930호 분야별 신간도서

 

■인문
글로컬 만주 | 박선영 지음 | 한울엠플러스 | 392쪽
동아시아 사유로부터 | 이승종 지음 | 동녘 | 536쪽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서광덕 지음 | 산지니 | 376쪽
세상을 움직이는 네 글자 | 김준연 지음 | 궁리 | 372쪽
영혼의 말 | 이종건 지음 | 궁리 | 144쪽
원전에 가장 가까운 탈무드 | 마이클 카츠, 거숀 슈워츠 지음 | 주원규 옮김 | 바다출판사 | 494쪽
인공지능, 권력변환과 세계정치 | 조현석, 김상배 외 지음 | 삼인 | 328쪽
인공지능의 존재론 | 이중원 엮음 | 이중원, 박충식, 이영의, 고인석, 천현득, 정재현, 신상규, 목광수, 이상욱 지음 | 한울엠플러스 | 328쪽
「자본」의 방법과 헤겔의 논리학 | 가쿠다 슈이치 지음 | 김성칠 옮김 | 376쪽
장자화의 사기 4,5권 | 사마천 원작 | 장자화 지음 | 정후이허, 관웨수 그림 | 전수정 옮김 | 232쪽, 220쪽
제국 일본의 역사학과 ‘조선’ |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 | 윤해동, 장신 엮음 | 윤해동, 장신, 박찬홍, 심희찬, 정상우, 정인성 , 정준영 지음 | 소명출판 | 328쪽
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 | 에릭 샬린 지음 |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436쪽
판타지랜드 | 커트 앤더슨 지음 | 정혜윤 옮김 | 세종서적 | 720쪽
푸코의 미학 | 다케아 히로나리 지음 | 김상운 옮김 | 현실문화 | 320쪽

(…)

기사원문 보러가기

 

 

 

아시아총서26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서광덕 지음 | 376| 28,000| 2018628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자국의 역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기했던 지식인들의 루쉰 수용사를 정리한다. 후반부에서는 루쉰의 집필.번역 활동 이력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동시대 동아시아 사유의 유산으로서 루쉰의 근대 경험을 도출해낸다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10점
서광덕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작운펭귄

 

김종목 시조집

 

 

슬로시티

 

 

 


 

 

 새벽 세 시, 시를 쓰는 시간

빛을 머금은 어둠의 시간을 통해 삶을 그려내다

 

  삶과 자연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김종목 시인의 네 번째 시조집 『슬로시티』가 출간됐다. 김종목 시인은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가을에』가 당선된 이후 1975년에 첫 시조집 『고이 살다가』를 발표했고, 이후 『모닥불』(1990년), 『무위능력』(2016년)을 출간했다. 시인은 시조뿐만 아니라 시, 동시, 수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해왔으며 지금까지 20여 권의 작품집을 선보였다. 약 30년간 이어져온 그의 글 쓰는 습관은 사물에 대한 관심과 생生을 성찰하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6시까지 엎드린 채 글을 쓴다는 김종목 시인. 세상의 빛이 움트기 시작할 무렵, 그의 작품들이 꿈틀거리는 셈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시조집 『슬로시티』는 하루의 시작점에서 써내려간 작품 중 90여 작품을 추려서 만들어졌다. 이번 시조집을 통해 빛을 머금은 어둠을 간직한 새벽, 시인 김종목이 사유한 시간들 속에 머무는 생각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제천 수산면에서 느린 시간을 만난다
옥순봉과 청풍호로 흘러가는 맑은 시간
거기에
달팽이로 기어가는
시간을 볼 수 있다.

 

박달재와 더불어 열한 번째로 지정받은
슬로시티에 걸맞은 선비 같은 시간들이
바둑을
두듯 맑은 곳에
뿌리 내려 살고 있다

 

 

_「슬로시티」 전문 

 

 

 

 

▶ 온몸을 돌고 있는 피와 함께 시심詩心도 돌고 돌아

이윽고 시의 꽃으로 피어나니

 

 김종목 시조집 『슬로시티』는 총 5부로 구성돼 덧없이 흘러가는 자연과 시간, 그리고 우리네 삶의 깊숙한 부분들을 노래한다. 김종목 시인의 작품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까닭은 아주 일상적인 부분이나 자연의 찰나를 포착하여 감정과 생각들을 노래하듯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마치 삶의 일부분이 시조인 것처럼 보인다.

 

 「꿩 소리」는 시인이 꿩 한 마리를 잡아 상자에 넣어 왔더니 죽어버린 꿩을 보고 쓴 시조다. 본문 중 ‘소리통인 꿩을 잡아 돌아오긴 했지만/어느 새/소리는 달아나고/ 빈 통만 들고 왔다’는 구절이 인상적인데, 꿩의 죽음으로 인한 작가의 감정과 일상을 통해 삶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시간과 시대의 변화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삶의 풍경들을 그린 작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삼성역 5」을 꼽을 수 있다. 삼성역은 남천면 사람들이 한때 자주 이용하는 역이었으나 지금은 화물만 간간이 오르내릴 뿐 지금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역으로, 이 작품은 역과 흘러가버린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도 이름만은 차마 버릴 수가 없어/낡은 역으로만 기우는 세월 따라/산그늘 짙은 서러움에 축 처져 늘어졌다’는 구절을 통해 구수한 사투리 소리도, 시골 장으로 향하던 어르신들의 분주한 발걸음도 사라진 역에 대한 아쉬움과 회포를 읊고 있다.


 

 

▶ 바탕을 잡는 것, 인생도 시조도 모두 이것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시조를 잘 쓸 수 있을까? 이에 김종목 시인은 ‘바탕이 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쓰든 그것은 전적으로 자유이며 시인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시 속에는 시의 마음, 시의 결을 결정짓는 시심詩心이라는 것이 있는데, 김종목 시인은 이것이 바로 하나의 시의 바탕이 되는 작가의 개성이라고 전한다.

 

 김종목 시인은 이번 시조집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바탕을 보여준다. 평범한 사물과 일상을 따뜻한 감성과 예민한 감각을 통해 격을 높인다. 이러한 시인의 바탕은 시조집을 채우고 있는 작품의 각기 다른 소재를 하나의 결로 만든다. 이별, 그리움, 자연, 시간, 생활, 추억, 노동 등 여러 모습의 삶의 조각이 가장 자연스럽고, 감각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시인의 삶 또한 한 편의 시조를 완성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은 시조집 『슬로시티』를 통해 작품의 결과 바탕뿐만 아니라 시인 김종목의 인생과 생각들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더보기

 

목차

 

더보기

 

 

 

 

 

 슬로시티

김종목 지음 | 132쪽 | 12,000 | 2018630

삶과 자연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김종목 시인의 네 번째 시조집. 김종목 시인은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가을에'가 당선된 이후 1975년에 첫 시조집 <고이 살다가>를 발표했고, 이후 <모닥불>, <무위능력>을 출간했다. 시인은 시조뿐만 아니라 시, 동시, 수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해왔으며 지금까지 20여 권의 작품집을 선보였다.

 

 

 

 

 

 

슬로시티 - 10점
김종목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작운펭귄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⑤ 

 

 

 

산지니에서는 중국 티벳 출신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페마 체덴의 소설 작품집(원제: <嘛呢石静静地敲>)을 준비 중입니다. 페마 체덴은 최근 영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지만, 그의 예술적 근원은 소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에게 있어 영화와 소설은 둘이 아닌 하나로 통하는 길이니까요.

 

총 7회 연재될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는  2016년 출간된 <중국 청년감독 열전>(강내영 지음)에 실린 글입니다. 이를 통해 페마 체덴의 소설집 출간 전,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무어화(無語話), “말하지 않고 티벳스러움(Tibetan-ness)을 드러내기 

 

 

 

페마 감독의 작품에 드러난 주제의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티벳의 문화정체성을 표현하는 진실한 티벳영화라는 데 있다. 그의 장편영화 다섯 작품 중에서 중국 국영중앙방송 영화채널(CC-TV6)에서 출품한 2009나팔바지 휘날리던 1983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 전부가 티벳어 영화이다.

 

 그는 2014101차 인터뷰에서, 왜 티벳영화를 찍느냐는 질문을 하자, “무엇보다 내가 가장 찍고 싶어 하기 때문이며, 내가 제일 익숙하고 잘 아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티벳언어이다. 티벳어는 언어이지만 티벳민족을 구성하는 근간이 된다고 티벳어 영화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현재 티벳 전역의 학교, 공장, 기업에서 표준어로 중국어를 사용하는 시대에 그가 티벳어를 강조하는 것은 민족 자존감과 민족 정체성의 발로로 보인다.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영화에는 중국스러움(Chineseness)’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고향인 티벳 마을을 배경으로 티벳 전통문화와 가족관계를 다루고 있으며, 티벳인 영화배우, 영화제작자, 영화 스태프들과 티벳어 영화를 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의 티벳스러움(Tibetan-ness)’은 대부분 영화에서 티벳 전통풍습을 곳곳에 배치하여 내러티브의 플롯으로 활용하거나, 티벳 정신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성스러운 돌에서 활불(活佛)’의 존재나, ‘쿤둔 왕자의 설화를 등장시키거나, 오색신전에서 랄롱 페도로의 활쏘기 전설과 전통 장희(藏戱) 가면극을 내러티브 속 에피소드로 배치한다.

 

 

중국 시짱자치구의 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의 풍경

 

활불의 사례를 보면, 활불은 티벳불교에서 라마가 전생(轉生)한 화신(化身)이며 미륵불이 출현하기 전까지 대대손손 다시 태어나서 도탄에 빠진 민중의 지도자 역할을 하는 불교 윤회사상과 티벳의 고대무속신앙이 결합된 독특한 제도로서, 티벳의 신정(神政)체제와 티벳정치를 상징하는 제도이다. 1950년 중국이 티벳을 무력침공할 때 활불들의 존재는 공산주의 유물사관과 민족단결에 저해된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규정했고, 지속적으로 단속하여 한때, “마을마다 사원이 있고, 마을마다 활불이 있다고 알려진 티벳의 활불은 20세기 초 1만여 명에서 현재 수백 명으로 줄어들었다.

 

티벳인들에게 활불은 민족의 영혼을 상징하는 심장과 같은 존재이며, 페마 감독이 성스러운 돌에서 활불을 등장시킨 것은 티벳의 민족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티벳 불교에서 불세출의 전설적인 영웅에 대한 숭배와 출현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는데, 성스러운 돌오색신전에서 쿤둔 왕자’, ‘랄롱 페도르를 등장시켜 이를 재현해내고 있다. 이와 같이, 페마 감독은 이러한 티벳스러움을 영화 속 모티브로 삼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티벳인들의 염원과 삶에 들어 있는 우애, 평화, 단결, 정의의 아름다운 정신세계와 가치관을 보여준다.

 

중국 5세대 황지엔신 감독은 이러한 티벳 소재의 영화는 우리들이 도저히 찍을 수 없는 영화이다. 티벳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우리들의 감성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라고 했고, 베이징영화학원 시에페이 교수는 페마 감독의 시나리오는 그가 티벳인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글이다라고 극찬하고 있다.

 

둘째, 티벳인의 가족관계, 특히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가 내러티브의 중심축으로 작동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성스러운 돌에서는 소년 라마승과 고향의 아버지, 늙은 개에서는 티벳 유목개를 팔려는 반항적인 아들과 이를 지키려는 아버지, 오색신전에는 신전대회의 가치보다는 승부에 집착하는 아들과 이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관계가 주축을 이룬다. 페마 감독은 인터뷰에서, “영화 속 가족관계는 불교적 가치관과 정신세계이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나와 아버지뿐만 아니라, 형제와 모녀지간에도 그러한 자상하면서도 사랑을 나누는 전통문화와 정신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201411212차 인터뷰 중에서) 이러한 자상한 아버지의 가르침과 이에 순응하고 스스로 깨우쳐 성장해나가는 아들과의 관계는 티벳인들의 전통적인 가족윤리를 보여주는 한편, 티벳인의 전통문화와 가치관이 어떻게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이어지는가를 보여준다.

 

 

▲ 영화 <성스러운 돌>에서 활불들이 TV를 시청하는 장면

 

 

셋째, 현대 문물의 범람 속에 충돌하고 소멸되는 안타까운 티벳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페마 감독은 서부대개발과 현대화로 대변되는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열풍 속에서 티벳인과 공동체가 어떠한 험난한 여정을 겪고 있으며, 또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를 보여준다. 페마 감독의 작품 속에는 티벳인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성스러운 돌에서는 활불이 텔레비전과 VCD를 보는 것을 즐기고, 티벳 소년들은 새해맞이 쿤둔 왕자전통공연보다는 총과 폭력이 난무하는 홍콩액션영화를 더 보고싶어 한다. 늙은 개에서는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티벳 마을에서 티벳 유목개를 팔아서라도 돈을 벌려는 물질주의 가치관이 난무하고, 초원에서 유목을 하고 전통을 지키려는 노인들은 소외되고 밀려나 있다. 오색신전에서는 활쏘기대회의 가치관보다는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양궁을 사용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서부대개발 열풍, 그리고 한족의 대량 이주는 티벳 커뮤니티의 변화와 해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교를 미신으로 규정하는 사회주의 국민교육은 전통 불교중심의 티벳 신정체제(神政體制體) 와해를 불러왔으며, 사회주의 현대화가 부른 물질주의 가치관은 우애, 단결, 자존감의 정신문화를 구가하던 티벳인들의 삶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늙은 개에서 표현하듯이, 중국 한족들의 티벳 지역으로의 대량 이주와 상업 정착은 티벳 공동체 해체를 초래하고 위협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대략 800만 명 이상의 한족이 티벳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싸의 경우, 13,000여 개의 상점과 호텔 중 티벳인이 운영하는 곳은 수백 개에 불과한 현실이다.

 

현재 티벳은 사회주의체제 대 불교체제, 현대화 개발 대 전통풍습 고수, 한족 중원문화 대 티벳 전통문화 존속, 물질주의 가치관 대 인간중심의 가치관이라는 대립과 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페마 감독은 바로 이러한 시대와 지점에서 순수하고 자존감 높은 티벳 공동체와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영화 속에 담아냄으로써, 작금의 세태와 현실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게 만든다. 페마 감독이 영화 속에서 드러내는 티벳인들의 고귀한 공동체문화와 가치관은 티벳 지역뿐 아니라, 중국을 넘어 인류보편적 가치관으로서 우리 시대의 관객들에게 문제의식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지막으로, 페마 감독은 티벳이 직면한 정치적 주권문제, 한족화문제, 현대식 개발 문제, 물질주의 가치관의 범람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고 말하기방식, 무어화(無語話)’로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페마 감독은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그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중국/티벳 사이의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탈()정치적 영화이며, 사회성보다는 예술성을 강조하는 풍격을 보여준다. 그저 티벳 전통풍습과 에피소드를 통해 그 속에 깃든 티벳 정신문화를 담담히 사실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가장 강렬한 현실비판적 영화인 늙은 개에서조차 마지막 6분의 롱테이크 장면을 통해 대사 한 마디 없는 장면으로 마무리할 뿐이다.

 

페마 감독은 말하지 않고 드러내기는 직접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제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대신 티벳인들의 진솔하고 아름다운 삶과 인생관을 보여주면서, 말없는 외침을 던진다, “이 티벳과 티벳인들을 보라!” 역설적으로 그의 말하지 않는 외침이 우리 시대 티벳 문제에 대한 더욱 강렬한 도덕적 정치적 성찰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 페마 체덴 (萬瑪才旦, Pema Tseden; 1969~ )

 

 중국 칭하이(青海) 하이난티벳자치주(海南藏族自治州)에서 태어났다. 티벳인으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이다. 티벳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서북민족대학과 베이징영화대학(전영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유혹(誘惑)>이라는 소설로 하이난티벳자치주 제1회 문학작품창작상 2등상으로 받았다. 1999년에는 <자리()>라는 소설로 제5회 중국현대소수민족문학창작 신인 우수상을 받았다. 2002년에는 단편영화 <고요한 마니석>(靜靜的嘛呢石)을 연출하여 대학생영화제 제4회 경쟁부문 드라마 우수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35mm 칼라영화 <초원>(草原)을 연출하여 제3회 베이징영화대학 국제학생영상작품전 중국학생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장편 <고요한 마니석>을 선보였다. 2008년에는 다큐멘터리 <바옌카라의 눈>(巴颜喀拉的雪)을 연출했고, 2011년에는 <올드 독>(老狗)을 연출했다. 이 영화는 부르클린영화제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했다. 2014년 연출한 <오채신전>(五彩神箭)은 제8FIRST청년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2015년 연출한 <타로>(塔洛)는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며, 52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감독상, 최우수 극본상과 최우수 극영화상 등에 동시에 노미네이트됐다.

 

 

출간 예정작 소개

<(가제)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원제: 嘛呢石静静地敲)

 

  티벳은 자신이 나고 자라난 공간이자 역사이자 삶이다. 고유한 자신만의 전통을 지켜오던 자신의 고향이 중국이라는 이름과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을 때, 그 전환의 과정을 소설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며 창작하려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활불의 전통, 그러나 인민폐를 앞세워 들이닥치는 한족의 문화로 인해 벌어지는 변화들을 바라보는 현실과 상징이 녹아 있다.

  특히 그의 소설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는 동명의 영화로도 각색된 바 있다. 단편 표제작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를 비롯하여 모두 10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소설은 우리를 신비한 티벳의 세계로 데려간다. 마치 인류 문화의 시원으로 향하는 문처럼 거기에는 스펙터클한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 물음이 있다. 그러나 소설은 결코 진지함에 매몰되지 않는다. 작가는 영화 연출의 솜씨를 뽐내듯 물 흐르는 듯한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잔잔하게 오늘날 티벳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그려낸다. 티벳인의 삶과 죽음이 거기에 있고 종교와 사상이 있고 또 일상이 녹아들어 있다. 한국 독자에게 한 번도 소개된 바 없는 티벳 소설은 각박한 경쟁의 삶 속에서 심신이 지쳐 있는 이들에게 작은 안식과 휴식을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청년감독 열전 - 10점
강내영 지음/산지니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⑥에서 계속 >>



 

Posted by 작운펭귄

‘표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정영선, 『생각하는 사람들』 (산지니, 2018)




[필자 소개]

  도서출판 《산지니》 에서 2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윤형석입니다. 저는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고, 특히 38선 이남에서 적대적으로 인식되는 '북조선'과 '일본'이라는 두 국가와 어떻게 우호적인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살다 보면, 북조선이라는 국가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혐오와 경멸을 끊임없이 만나게 됩니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탈북자들은, 이러한 사회 속에서 온갖 모멸과 수치를 견디며 힘들게 연명해가고 있겠지요. 탈북자의 자살률이 엄청나게 높으며, 다시 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상당수라는 소식을 전해듣기는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언론을 통해서도 탈북자들의 '증언'을 접할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것은 진실일까요? 비록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으나, 『생각하는 사람들』 은 우리가 알지 못 했던 북조선 사람들의 '진짜' 증언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 서로를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호칭에 대한 정의일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이북을 이남의 '수복해야 할 영토'로 규정하는 '북한'이라는 호칭은 남북관계의 화해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상대방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것에 대한 존중의 뜻을 담아, 저는 '북한'이 아닌 '북조선'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였고, 이와 같은 흐름이 전 사회적으로도 확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등 국민’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자들은 어떤 존재일까? 이들은 자유를 찾아서 북조선을 떠나온 이들이다. 곧바로 38선을 넘어서 오는 경우도 있고, 혹은 압록강을 건너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남한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북에서 남으로 건너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을 수반하는 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한다. 현재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3만 명을 넘어섰지만, 남한의 보통 사람들만큼의 삶의 질을 누리는 탈북자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탈북자들은 5년간 정착지원금과 적응생활비로 총 2,000여만 원을 받지만, 금액의 대부분을 북조선에 잔류하고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다. 탈북자들 대부분은 저임금의 3D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이들에 대한 남한 사회의 불신어린 시선으로 인해 취업이나 승진의 기회에서 배제되는 경험을 수시로 겪는다. 자살률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남한은 세계적으로도 자살률이 최상위권에 다다르는 나라인데, 그 중에서도 탈북자들의 자살률은 평균치의 3배에 육박한다. 이들은 남한의 TV, 영화 등을 보며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안락하고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남한으로 입국하지만, 돈이 없으면 그 어떤 자유와 안락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남한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이들의 환상은 무참히 부서지기 시작한다.

  국가 또한 온전히 이들의 편이 아니다. 어찌되었든 자신들의 체제정당성을 끊임없이 국민들에게 주입시키고자 하는 것이 국가권력의 본질이기에, 탈북자들은 지속적으로 반공의 나팔수로 활용되고 북조선정권의 잔혹성과 독재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홍보하는 기제로 동원된다. 남한에 내려와 살 길이 막막한 탈북자들은 자신들을 반공의 투사로 사용하기 원하는 정권과 그에 복무하는 언론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대로 최대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언사들로 자신들의 조국을 비난한다. 이 과정에서 북조선 사람들에 대한 남한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인종주의는 더욱 강화되고, 탈북자를 바라보는 남한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 또한 한층 더 깊어진다.


  '탈북자'는 누구인가?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 은, 이렇듯 분단의 트라우마가 온 사회를 지배하는 오늘날 남한에서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들의 삶을 담담하고 일상적인 문장들로 보여준다. 아마도 작가가 그 자신을 대입한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 '주영'은, 겨우 구색만 갖추고 있는 낡은 출판사에 면접을 보러 간다. 그 곳에서 안전부(국정원)의 '코'를 만나 인터넷 뉴스 댓글 란에서 야당 대선후보를 '친북', '종북'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후 '코'의 소개로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위한 교육기관인 유니원(하나원)에 청소년 글쓰기 강사로 들어가게 되고, 각자 다양한 경험들을 안고 남한으로 오게 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작중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각종 차별과 수모를 겪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유니원에서 이들은 CCTV로 24시간 감시당하고,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감금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만 한다. 유니원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가혹하기는 매한가지다. 선거 때마다 야당 후보를 ‘빨갱이’로 몰아가는 댓글 조작에 어쩔 수 없이 협력해야 하는 탈북자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고,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아들 ‘창주’와 어머니 ‘금향’이 겪는 문제들, 그리고 비록 탈북자는 아니지만 ‘코’를 통해 안전부의 활동에 점점 타의적으로 개입되어가는 ‘주영’ 등, 분단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작중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가진 남한 사회에 대해 나름의 평가를 내리는 부분이다. 주유소 사장 아들에게 중국어 과외를 하고 있는 ‘병욱’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은 사람을 쓸쓸하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 여긴 투명한 유리벽에 둘러싸인 기분이었고 무시와 차별이라는 습기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67쪽)”, “남조선은 이 교통망만큼 미로였다. 무질서하다 싶다가도, 질서가 있고 다들 돈독이 올라 눈이 뒤집혔다고 생각되는데 또 자본에 저항하는 사람도 있었다. (…) 온 나라가 정권 퇴진 운동을 하는 것 같은데 야구장엔 수만 명이 모였다.(119쪽)”

  통상적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억압적인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자유 대한민국에서 살게 되어 감사하고 기뻐하는’ 탈북자의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된 대목이다. 가공의 인물들이지만 이렇듯 필자와 같은 남한 국민이 보기에도 일정 부분 공감되는 것은, 아마도 남한 역시 북조선만큼은 아니더라도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고 자본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이 사회 최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우리가 원했던 탈북자와 그들이 칭송하는 '자유 대한민국'이 아닌 날 것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있는 그대로의 남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지음 | 280쪽 | 14,800원 | 2018년 5월 24일

정영선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 정영선은 2013년~2014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내 청소년 학교에서 파견교사로 근무했다. 2년의 시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의 삶을 지켜보며 남한사회에서 북한출신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들에 주목하게 됐다. 또한 단순 정착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고민했다. 이 소설은 작가의 그러한 관찰과 고민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들 - 10점

정영선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1959_Niigata

 

아시아총서26

루쉰

동아시아

근대

 

루쉰을 따라가는 동아시아 사상의 여정

 

 

 

 


포스트 동아시아와 도래하는 루쉰

   국내 루쉰 연구자가 조망하는 동아시아의 미래

 

동아시아 근대성에 천착하여 루쉰 문학을 독해하며 관련 번역서를 소개하고, 루쉰 전집번역위원회 소속으로 전집 발간에 참여한 저자 서광덕의 첫 저서가 출간됐다. 그간의 연구 이력의 집대성이기도 한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 대문호 루쉰의 삶과 사유를 경유하여 동아시아 지역내 갈등과 연대, 세계시민으로서의 동아시아인의 주체성에 대해 본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최근 루쉰 전집 20권이 완간되면서 국내에서도 루쉰의 사유를 폭넓게 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루쉰을 독해하고, 루쉰을 거점으로 동아시아의 미래를 조망하는 이 책은 루쉰 읽기의 중요성과 더불어 어떻게 루쉰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해준다. 저자는 루쉰의 글쓰기 행위와 정신에 담긴 사상적 측면을 전면화하여 동아시아 사유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는 한국 지성계에서 제기된 동아시아론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되, 근대 경험을 체화한 루쉰이라는 인물을 통해 동시대 동아시아 발화의 인식론적 위상을 재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갖는다.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자국의 역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기했던 지식인들의 루쉰 수용사를 정리한다. 후반부에서는 루쉰의 집필번역 활동 이력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동시대 동아시아 사유의 유산으로서 루쉰의 근대 경험을 도출해낸다.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과제와 루쉰의 만남

   근현대를 관통하는사상이라는 접점

 

저자 서광덕은 아시아 지역에서 제기된 동아시아론의 배경과 형성 과정을 개괄하고 담론에 내재한 문제의식을 재점검하며 책의 서론을 연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타이완, 일본 각지에서 동아시아에 대한 학술적 사유는 지역 내부의 근대를 성찰하는 계기로서 촉발되었다. 각국의 학인들은 서구중심의 근대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아시아를 모색하는 공통과제를 공유하면서도 각국의 사상과제를 일순위로 삼을 수밖에 없는 모순에 부딪혔다. 동아시아를 말하는 것만큼 발화 주체의 중심화위계화 문제 극복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저자는 한국발 동아시아론이 안은 민족적 과제 내부에서 평화와 안정이라는 세계사적 과제를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동아시아 지역의 역사를 공동으로 검토하고, 각국의 사상과제를 공동의 문제로 공유하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살아가는 인민들의 시민적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루쉰은 바로 이와 같은 사상적 과제를 학술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사유의 거점으로서 소환된다. 루쉰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사상화된 작가’(리어우판), ‘일의적인 문학가’(첸리췬), ‘혁명가사상가문학가 삼위일체로서의 루쉰’(마오쩌둥), ‘저항정신’(리영희)의 본령 등으로 호명되었다. 저자는 서구 근대작가와는 다른 전통의 세계 인식을 보여준 루쉰의 사상가로서의 면모에 주목하, 그의 근대 경험을 열린 공간으로서의 동아시아를 말하기 위한 사유의 격전지로 삼았다.

 

 

 

 

루쉰학, 사상적 관점에서 정리한 루쉰 연구사

 

근대 동아시아 역사 즉, 동아시아 100여 년의 경험을 어떻게 사상화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에 이어 1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성립된 루쉰 수용사를 다룬다. 저자가 사상의 번역이라고 재차 강조하듯, 동아시아 지역학에서 루쉰은 문학과 집필 이력을 통한 연구 대상일 뿐만 아니라 근대적 비판 지성의 전형으로서 근현대를 관통하는 사상 자원으로 호출된다. 전전(戰前), 전후(戰後)를 기점으로 동아시아 지식인들에 의해 사상사적 차원에서 전유된 루쉰은 각국에서 이루어진 학문의 성립과 교류 현장, 동아시아 역내 학적 구도와 성과를 가늠하는 준거점으로 작용한다.

 

1부의 전반부에서는 전전 시기 중국, 일본, 식민지 조선, 타이완 내에서의 루쉰 수용사가 펼쳐진다. 중국에서는 국민국가 건설 시기와 대중적 출판 시장의 형성이라는 시대상이, 동아시아 역내에서는 전통적인 학문 체계에서 근대지로의 전환이라는 지적 체계의 지각 변동이 루쉰 수용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저자는 루쉰 수용을 정점으로 활기를 띠었던 1920, 30년대 동아시아 지식인 교류 현장에 주목하여, 번역 행위를 통해 수용된 루쉰의 비판 정신이 문화 혁명과 세계 혁명, 약소 민족의 해방이라는 가치로 공유됨으로써 이후 수용사의 초석으로 작용했음을 강조한다. 이어 냉전체제로 대변되는 전후 동아시아 내 루쉰 수용사를 다루는데, 여기서 저자는 특별히 각 장을 할애하여 다케우치 요시미와 마오쩌둥에 의해 해석된 루쉰을 자세히 언급한다. 다케우치 요시미의 현대 중국 연구와 사회주의 중국 내 마오쩌둥의 루쉰 평가를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서구의 근대와 대면한 동아시아 근대를 사유하는 계기로 루쉰을 발견한 논자들의 선구성을 이끌어내는 대목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루쉰의 문학, 번역 그리고 시민-되기,

루쉰의 사상적 삶에 배태된 동아시아 시민형성의 길

 

  2부에서는 루쉰이 생전에 보여준 사상적 행보를 순차적으로 따라감으로써 그의 문학과 사상을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일본유학시절을 포함한 루쉰의 청년기에서부터 잡문의 형식으로 글쓰기를 의식화했던 말년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루쉰 사상의 원형을 들여다볼 수 있는인간의 역사」「과학사교편(科學史敎扁)」「문화편향론(文化偏至論)」「마라시력설(摩羅詩力說)」「파악성론(破惡聲論)등의 초기 저작에서부터 논쟁적으로 사유하고 실천했던 후기의 잡문들을 적극 인용하고 해석하여 악성 타파로 정식화된 루쉰의 국민국가 비판’, ‘문명 비판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번역가문학가로서 루쉰이 보여준 이례성에 주목하여 시기별 번역 활동과 문론(文論)을 종합적으로 정리한다.

 

루쉰의 삶과 글쓰기에 배태된 동아시아 근대 사상사의 기원을 확인하고, 그 사상의 원점을 글쓰기라는 문예 행위에서 발견해나가는 2부는 오랫동안 루쉰의 충실한 독자이자 번역자였던 저자의 날카로운 루쉰 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20세기 동아시아 루쉰학의 계보를 계승하되 루쉰의 사상을 거울 삼아 학술 작업을 개진하는 동시대 연구자의 성찰의 무게이다. ‘주체적 개인이 모인 동아시아 시민학정립을 재차 도달 목표로 다짐하고 그 과정에서 끝내 루쉰의 아Q를 소환한다. 저자가 다다른 결론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일 것이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더보기

 

 

저자 소개

 

더보기

 

 

목차

 

더보기

 

 

 

 

 

아시아총서26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서광덕 지음 | 376| 28,000| 2018628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자국의 역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제기했던 지식인들의 루쉰 수용사를 정리한다. 후반부에서는 루쉰의 집필.번역 활동 이력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동시대 동아시아 사유의 유산으로서 루쉰의 근대 경험을 도출해낸다.

 

 

 

 

 

루쉰과 동아시아 근대 - 10점
서광덕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작운펭귄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지음/산지니/256쪽/1만 5000원


힘들게 일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무슨 직업이든 상관없다, 아버지처럼 힘들게 일하고 싶지는 않다, 앉아서 돈 벌고 싶다고 생각한 애늙은이 꼬마가 진짜 편하게 사는 것 같은 헌책방 주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아마도 이 이상한 헌책방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생기지 않았을 테니.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손님과 장기나 두고 있는 팔자 늘어진 헌책방 주인과 저자를 겹쳐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입이 나지 않는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부지런히 글을 쓰고 강의를 나가고, 새벽 6시까지 하는 심야책방 프로그램이나 책방 구석을 활용한 공연, 독서모임을 만들고, 책방에 입점한 제본소와 함께 강의를 기획하는 성실한 활동을 보면 그렇다. 그러는 한편 오후 3시에 문을 열고 일주일에 나흘만 일하는 근무시간을 보면 그 애늙은이 꼬마는 꿈을 이루었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자신의 속도에 잘 맞는 삶의 리듬을 발견하고 실천하고 있으니 꿈을 이루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남들이 사는 대로 살고, 남들이 강요하는 속도로 뛰던 저자는 어느 날 ‘월든’을 읽게 되고,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책을 더 찾다가 ‘이반 일리치’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인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는 그런 연유와 닿아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이반 일리치를 읽고 그렇게 살다’에 가깝겠다. 저자는 독서에서 얻은 깨달음을 삶으로 연결시킨다. 이후 저자의 행적은 이반 일리치의 말을 삶에 적용하고 실험하는 과정이다.

“내가 헌책방에서 하고 싶은 것은 과연 그의 처방이 맞는지 확인하고 실천을 통해 검증하는 실험이다. 나는 사회운동가가 아니기 때문에 앞에 나서서 이 사회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 이론을 제시하거나 설계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건 내 역량 밖이다. 다만, 나 스스로를 실험 대상으로 삼아 이것저것 해볼 수는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과정의 중간보고서다. 자신만의 리듬과 속도로 살아보며 삶을 다시 디자인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저자는 독자 개개인이 각자의 속도를 찾아내기를 권한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저마다 삶을 즐긴다면 그 공동체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일 거라며. 모든 생명체들이 제각각 소란스럽지만 조화롭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풍경이 저자가 원하는 궁극의 목적지다.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셔터를 올리는 힘으로 그가 매일 하는 일이다. 

기사원문 보러가기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풀밭_



거의 망령이 살아날 때, 과거의 행적이 발목을 잡을 때에 우리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과거를 되풀이하게 될까요? 아니면 과거에 저지른 과오를 진심으로 뉘우친 후 그 경험에서 얻은 배움으로 보다 나은 현재를 살아가게 될까요.



 


광모 작가님의 소설 나는 장성택입니다.에 실린 단편들은 새로운 장이 펼쳐질 때마다 각기 색다른 인물상을 그려내고, 매력적인 설정 속에서 이야기를 구성해갑니다. 소설집 내 단편 <너의 자리>에서 화자가 일생을 동반하고자 하는 것들을 화자의 등에 새겨주는 타투이스트 얀 킴과의 대화나 <마론>에서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식량난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에서 제정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72세 노인들의 선악을 심판하는 마론의 법등이 그 대표적인 예지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빠르게 읽히고, 인물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 독자의 손에서 책장은 빠르게 넘어갑니다. 그리고 그런 빠르게 넘어가는 책장들을 붙들며 7월의 오늘 새로이 출판사 산지니의 인턴이 된 저, 제팍은 '과거'를 흘려보내고 나아가는 법, 이라는 하나의 큰 흐름으로 단편들을 읽으려 해보았습니다.

 




1. 과거로부터 쓰인 <자서전의 끝>에 새겨진 정의

  


"이게 정의야원초적인 정의지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서전의 끝>'6.25 한국전쟁'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근현대 한국소설보다 한층 더 세련되게 느껴집니다. 한국이 배경이고 한국인인 박경이 주인공인데도 '한국'에 서사를 한정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과거 '한국전쟁'에서 벌어진 만행이 불러일으킨 현재의 비극적인 결과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내다가도 나락에 내팽개쳐지듯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내는 본 단편을 읽고나면 그 결말이 남기는 여운까지 통틀어, 마치 영화관에서 한 편의 잘 짜인, 치밀한 영화를 보고 나온 후의 열감을 느끼게 됩니다.



의 끝자락에서 정광모 작가님은 한국 작가의 이중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그중 하나로 엄청나게 수입되는 외국 문학과 벌이는 독자 확보 경쟁에 관해 이야기하십니다. 저는 이 단편에서 정광모 작가님이 외국 문학과의 독자 확보 경쟁에서 한국 문학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셨음을 크게 느꼈습니다. 우리 모두의 과거에 있던 '한국전쟁'은 큰 비극이었고, 큰 참상이었지요. 그러나 이제까지 숱하게 보아온 한국의 근현대소설들과는 다르게 <자서전의 끝>은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온전히 해소되지 못한 과거의 앙금들에 붙들린 개인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그 개인이 과거 한 인물의 만행을 청산해가는 과정은 전율이 일기까지 합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결말까지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지요.


 


 

2. <너의 자리>를 내어주던 과거.

 

리는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많은 것들에 마음의 자리를 내어줍니다. 내어준 자리는 우리의 마지막까지 우리를 채워주기도 하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후 우리에게서 떠나버리기도 하지요. <너의 자리>는 그런 자리를 타투를 통해 내어주는 과정과 과거에 자리를 내어준 이에게서 받은 상처를 타투이스트 얀 킴과 함께 승화해 과거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 단편입니다. 고객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얀 킴에게서는 안정이 느껴지고, 조금씩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 다음을 향해 가는 ''에게서는 상처가 아문 자리에 다시 올 새로운 사랑이 느껴집니다.



번에 한 자리씩 내어주는 ''의 사랑은 배신을 쉬이 잊지 못하고 오래 슬퍼할만큼 정이 깊지만 타투를 받으며 믿음과 배신에 대해 끝없이 고뇌하는 ''는 배신당한 자리를 허물고 새로운 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떠난 이의 자리를 슬퍼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히 슬퍼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나아갈 수 없고, 그런 그녀의 승화의 과정을 얀 킴이 돕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사랑하고, 누군가를 떠나보냅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읽었기에 저는 그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순식간에 과거가 되어버리는 마음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리는 우리의 과거 모든 행적이 모여 만들어진 집합체입니다.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에서 기인한 결과이고, 그렇기에 어떤 과거든 단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 순간 우리는 우리가 아니게 되겠지요. 우리가 걸어온 과거는 짙은 발자국으로 남아 우리를 구성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중요한 우리의 서사임에도 암울한 과거는 때로 망령처럼 우리를 붙들어 매기도 하지요이는 우리가 현재의 모든 순간을 진중하게 대해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우리의 현재는 곧 모두 과거가 되니까요.

 

러나 정광모 작가님의 본 소설을 읽고 나면, 우리를 구성하는 과거 하나하나가 중요한 원인이라고 해서 현재의 우리까지 과거에 매여 끌려다닐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거에 매인 인물들은 안타까움과 슬픔, 씁쓸한 뒷맛을 자아내지만, 내면적으로 성장한 인물들은 어떤 형태로든 과거에서 벗어나 한층 더 나아가며 우리에게 간접적인 해소를 느끼게 해주는 덕입니다.

 

소설집은 상기한 단편소설 외에도 총 7편의 매력적인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7편의 단편들을 찬찬히 읽으며 하나의 큰 주제로 받아들였기에 이러한 감상을 하게 되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지각색의 단편소설들은 다른 독자의 손에서 읽혔을 때 또 새로운 감상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 본 게시글에 첨부된 이미지는 모두 직접 촬영하였거나 https://pixabay.com/ 의 저작권 프리 이미지들을 사용하였음을 밝힙니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정광모 지음 | 224쪽 | 14,000원 | 2018년 5월 11일 출간

 총 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소설집으로, 삶과 인간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리얼리즘을 표방한 작품에서부터 스릴러와 역사적 인물의 내면을 결합한 작품, 노인 문제를 현대 이슈인 빅데이터와 결합시킨 작품 등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제팍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단디sj 편집자입니다. 장맛비가 내리는 오후, 지난 주 있었던 도서전 정리를 마쳤습니다. 사진들을 정리하며 2018 서울국제도서전을 다시금 떠올려보았는데요. '확장(New Definition)'을 주제로 열렸던 이번 도서전! 산지니 부스 밖의 모습을 어땠을까요? 여름의 초입에 선 유월의 햇살처럼 뜨거웠던 도서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18 서울국제도서전은 6월 20일(수)부터 6월 24일(일)까지 5일간 진행됐습니다. 국내 220여 개의 참가사와 주빈국 체코를 비롯한 프랑스, 독일, 대만, 일본 등 80여 개의 국외 참가사들이 참여했지요. 특히, '확장'이라는 주제에 맞춰 책의 바깥, 새로운 미디어가 열어준 가능성의 공간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요. 네이버의 오디오클립이나 미디어 창비의 오디오북 부스 등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우 유인나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100% 음성합성으로 만든 오디오북, 효과음과 bgm 등으로 듣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 오디오북 등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멀게만 느꼈던 오디오북의 어느덧 우리네 현실에 가까이 와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종이책, 전자책과 함께 또 다른 책의 모습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도 궁금해지더군요.

 

 

 

 

  이번 도서전의 주빈국은 체코였습니다. 체코 공화국에게 2018년은 조금 특별합니다. 체코슬로바키아 건국 100주년(1918), 프라하의 봄 50주년(1968) 그리고 체코 공화국 설립 25주년(1993)과 같은 주요한 기념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서전에서는 국내외로 칭송받는 현대 아동도서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작가 12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12개의 세계' 프로젝트를 비롯해 워크숍, 작가 사인회, 공연 등 문화 교류가 가능한 이벤트들이 열렸습니다. 한국에 체코 문학을 제대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문학은 양국 간의 이해를 더 견고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별 기획 '잡지의 시대'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순 없겠군요. B홀에 마련돼 있었던 '잡지의 시대'는 다양한 영역의 새로운 잡지들을 반날 수 있는 기획전이었습니다. 독특하고 멋진 잡지들의 부스와 서점 더 소사이어티가 큐레이션한 독립 잡지들로 다채롭게 꾸며졌지요. 최근 몇 년간 격렬히 변화한 잡지의 지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이자, 철학, 예술, 문학, 과학, 건축, 페미니즘, 요리 등 다양한 장르의 세심하게 선별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관람객(독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다채롭게 진행됐습니다. 독자들의 글로 책을 만들거나, 독자들의 목소리로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체험 공간을 비롯해 인기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의 공개방송, 그 밖에도 도서전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작품들을 만날 수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세미나, 강연 등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윤성근 쌤의 강연이 참~ 좋았다고 제 입으로 말 못 합니다....☞☜) 대만 정광우 작가의 "인지도 없이 한국에서 출판하기" 강연 또한 빼놓을 수 없겠지요. 정광우 작가의 에세이(자기계발서)는 현재 산지니에서 작업 중인데요, 이 강연에서 다 풀지 못한 정광우 작가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네요.

 

 

 

 

 

  2018년 서울국제도서전은 엄숙주의와 선입관이 쌓은 벽을 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재밌는 책, 친숙한 책, 생활 속에 함께하는 책. 이번 도서전에서는 새롭게 부상하는 미디어 속으로 출판과 독서의 범위를 넓히려는 노력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은 당신에게 어떤 모습인가요?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은 이 질문에 새로운 여러가지 답을 보여주는 듯했지요. 어제의 책, 오늘의 책 그리고 미래의 책. 시간과 기술에 따라 진화하고 확장되는 책의 모습을 보며 생존을 위해 살아 움직이는 생물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책이 담고 있는 즐거움과 슬픔, 그리고 지혜와 의미들이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더 많은 독자들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은 책을 넘어 독자와 소통하고, 독자들은 종이 바깥에서 책을 만납니다. 독자, 컨텐츠, 플랫폼이 보다 자유롭게 헤엄쳐 서로에게 스며들길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단디SJ


서울국제도서전이 끝이 났습니다. 짝짝!


산지니 부스를 찾아와주신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산지니 도서전에 맞춰 신간 준비한다고 정신없이 바빴는데 

직접 독자분들을 만나니 감격스럽기도 하고 보람차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도서전에 맞춰 처음 선보인 신간은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와 <습지 그림일기>입니다.

두 책과 조혜원 작가가 쓴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두 분의 흥겨운 콜라보 사인회와 윤성근 작가의 흥미로운 강연도 진행됐습니다.



♡ 산지니 부스



화려하게 꾸민 부스가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려와 달리 이쁘다고 해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부스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건... 

책보다 부산사투리 100선 자석이었습니다. 흑흑

해피북미디어에서도 책을 낸 적 있는 '해운대바다상점'에서 가져왔습니다.

덕분에 관람객들과 사투리 뜻 찾으며 많이 웃었네요.


책 읽는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다


산지니 부스 안

해운대 바다상점에서 가져온 폐파라솔로 만든 가방

단연 인기는 '해운대바다상점'에서 가져온 부산사투리 100선 자석.




♡ 하이라이트 1

   서울국제도서전 강연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작가 

   이반 일리치가 전하는 삶의 속도와 리듬



도서전이 열리는 22일 금요일.


책만남홀1에서 윤성근 작가 강연이 있었습니다. 

평일 이른 아침 시간이라 강연 들으러 오는 관람객은 많지 않았지만 

작가님께서 성심껏 강연해주셨습니다.



이 책에는 윤성근 작가가 평소 좋아하는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날 강연에는 이반 일리치 소개와 이름 논쟁, 

이반 일리치의 사상을 정리해서 알려주셨습니다.


그중 재미난 일화는 속도였습니다. 책에도 잘 나와 있는 내용인데요 

여기서 잠깐 이야기하자면, 대중교통 도착 알림 서비스입니다.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 수 있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생활이 편하고 좀 더 느리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그와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도착 알림 메시지를 때문에 출발도 하기 전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조바심을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도 많이 웃었습니다. 

이외에 책에는 재미난 일화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어느 정도 빠른 속도는 편리함을 가져다 주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면

오히려 속도가 사람을 제압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이반 일리치와 속도, 한계, 에너지, 노동 등 지금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사유하는 즐거움을 가졌으면 합니다.


+강연 이어서 산지니 부스에서 저자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성심껏 사인해주시는 윤성근 작가님


부스에서 진행된 사인회!

윤성근 작가는 여덟 권의 책을 낸 작가분이시죠. 그래서 그런지 팬들이 많았습니다.

일본에서 강연을 듣고 감명 깊에 느껴 찾아온 일본 팬분도 계셨습니다.



다소 쑥스러운 분위기였지만, 활짝 웃으면서 정성껏 사인해주시고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해주신 작가님, 감사합니다.


"이상한나라의헌책방"에서 또 뵐게요.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많이 읽어주세요!



♡ 하이라이트 2 

   <습지 그림일기> 박은경 작가 ×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조혜원 작가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된다!! 노래와 웃음이 흐르는 행복한 사인회

 


도서전이 열리는 23일 토요일.
 
 

작가님들에게 이런 수식어를 붙여도 될까요

두 분 모두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제 눈에는 뽀샤시 효과가 자동으로 씌어졌습니다.

왼쪽 조혜원 작가, 오른쪽 박은경 작가


사인회를 위해 처음 만나셨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조혜원 작가의 청아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기타 소리, 거기에 덧씌어진 박은경 작가의 맑은 목소리까지 듣고 있는데 마음이 충만해졌습니다.

이쁘게 사인해주시는 박은경 작가


정성 들여 사인해주시는 조혜원 작가


노래 하기 전에 노래 선정하면서 진지하게 상의하는 모습도 사랑스러웠습니다.

지나가는 관람객분들이 박수도 쳐주시고 다른 부스에 있는 출판관계자분들이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두 분의 즐겁고 행복한 에너지가 산지니 부스에 가득 찼습니다.

그러고 보면 책은 음악, 사람, 그림 등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매체 같습니다.


이 에너지 책에 고스란히 담겨 독자분들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랍니다.



♡ 산지니 부스에 오신 분들 감사합니다


산지니가 단독 부스로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한 건 처음입니다. 

부산에서 오신 분들은 반가워하셨고, 부산에 잠깐이라도 살았던 분들은 추억담을 늘어놓기도 하셨습니다. 많이 반가워해주시고 환영도 받았습니다.

무조건 책을 공짜로 달라고 하신 분들도 없었고, 도서정가제 대로 판매했는데 불만을 늘어놓는 관람객 분들도 안 계셨습니다.

전반적으로 도서전 분위기가 차분했다고 하지만, 저는 관람객들의 매너가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조용히 책 읽고 구매하신 분들도 종종 계셨구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책 싸고, 코엑스 근처에 숙소를 잡아 행사 기간 동안 출퇴근을 하고, 행사가 끝난 후 다시 짐을 싸서 사무실로 보내는 과정들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직접 독자를 만나서 즐거웠고 책 만들기에 조금 지쳐 있는 산지니에 활력이 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곳에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지만, 그때도 반가워해주시고 환영해주신다면 산지니가 조금 더 오래 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동글동글봄

[한 장면] 인간과 생물의 공동명의 땅, 습지


습지 그림일기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 습지 13년의 관찰


“박은경 습지 활동가가 북한산국립공원에 있는 진관동 습지를 보전하고 관찰하려는 노력으로 2005년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습지생태의 변화와 다양한 생물을 켜켜이 담은 그림일기다. 책은 저자가 기록한 관찰일기를 정리해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습지의 모습과 그곳에 사는 생물들의 모습을 담았다.” (출판사 소개 중)


층층나무 꽃에 풀색 꽂무지, 양봉꿀벌, 잎벌레류, 꽃벼룩, 거미, 어리호박벌, 붉은산꽃하늘소… 나도 합류하고 싶네… 2016.5.18.


기사원문 보러가기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 습지 13년의 관찰

습지 그림일기

박은경 지음 | 175p| 2018년 6월 20일 | 16,000원

박은경 습지 활동가가 북한산국립공원에 있는 진관동 습지를 보전하고 관찰하려는 노력으로 2005년부터 지금까지 13년 동안 습지생태의 변화와 다양한 생물을 켜켜이 담은 그림일기다. 책은 저자가 기록한 관찰일기를 정리해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습지의 모습과 그곳에 사는 생물들의 모습을 담았다.



사진을 누르시면 다음카카오 스토리 펀딩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풀밭_

오마이뉴스

[리뷰] 조혜원 지음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먹방인 듯 먹방 아닌 먹방 같은 방송이 있다. 시즌을 거듭하며 인기리에 방송했던 '삼시세끼'다. 전문가가 요리하는 식당은 나오지 않는다. 가능한 한 식재료의 생산부터 요리, 식사까지 오직 출연진들의 손으로 직접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속도는 느릴 수밖에. 그런데 참 묘한 것이, 삼시세끼 차려 먹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는 게 왜 그리 재밌는지, 한 번 틀면 푹 빠져들어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도 비슷한 정서를 느꼈다. 요리하고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것을 빼고는 말할 수 없는 영화인 것 또한 사실이다. 주인공 '혜원'이 계절에 맞는 제철 재료들로 맛깔스럽게 요리하는데 몇 번이고 내 입에도 군침이 돌았다. 그리고 그 과정들 속에서 혜원과 나는 동시에 치유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를 보살피는 건, 약이 아닌 음식인지도 모르겠다. 

<리틀 포레스트>와 닮은 꼴 책을 만났다. 사시사철 먹거리 이야기를 하는데 내 마음이 녹아내린다. 그러고 보니, 저자의 이름도 같다. 조혜원의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다. 



책 말미의 추천사를 통해 그녀가 출판사에서 일했고, "갑의 횡포에 부당해고를 당한 서민들을 위해 목청 높이며 밤을 지새웠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항변으로 밤을 불태우는 정의의 사도"(p254)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순 있지만, 본문엔 그런 내용일랑 일절 등장하지 않는다. 

순 먹거리 이야기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함께 웃음 짓게 만든다. 자연과 함께 하는 그녀의 사계절은 시종일관 푸릇푸릇, 생동감이 가득하다. 

주말농장 한 번 해보지 않은 부부가 깊은 산골짜기로 내려갔단다. 오랫동안 꿈꿔온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기 위하여. 이들을 도운 건 책이다. 산과 가까워지기 위해 서울에서 잔뜩 싸 간 도감과 생태 책들을 길잡이 삼았다고 하니, 왠지 속없는 웃음이 나왔다. 

산골에 내려간 뒤 맞은 생일엔, 어릴 때도 시시한 것 같아 하지 않았던 꽃 왕관을 만들어 썼단다. 때 되면 봄나물도 뜯고, 앞산에서 밤을 주워다 먹기도 하는 날들이다. 


"자연놀이는 아이들한테만 어울리는 게 아니다. 삶이 팍팍한 어른들도 마음을 어루만지고 활짝 열게도 해주는 자연놀이가 필요하다. 어른들을 위한 행복한 자연놀이, 앞으로 하나둘 더 찾아봐야겠다. 나를 위해 그리고 또 다른 어른들을 위해."(p83)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산골살이가 그리 낭만적이기만 할 리 없다. 부추와 풀이 헷갈릴 땐 입으로 씹어가며 원시적으로 확인하고, 벌레와 뱀, 쥐와도 마주치는 삶이다. 농사에 실패하는 것은 한두 번도 아니다. 

정성들인 배추농사는 완전히, 쫄딱 망했단다. 상추인지 배추인지 헷갈릴 지경인 것도 모자라, 벌레가 실컷 먹어버린 덕분에 '망사배추'라고 불러야 할 정도였다고. 그 배추의 사진이 실려 있는데, 정말이다. 그야말로 망사다! 그런데 그녀, 마냥 기죽진 않는다. 


"제대로 된 농부라면 망사배추를 보면서 애가 타야 맞을 텐데. 이걸 어째, 난 저 모습이 꽃처럼 아름답고 꽃보다 더 멋지게 보이니.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아니겠나! 저렇게 작은 구멍 가득한 배추는 처음 보는지라 저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싶기까지."(p184)


망한 농사 앞에서도 여유 부릴 수 있는 그녀지만, 완전히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을 터다. 드러내놓고 앓는 소리를 내지 않지만, 그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가령 무 농사 이야기를 할 때다. 뿌리작물은 옮기는 게 아니라더니, 아니나 다를까. 옮겨 심은 무가 폭삭 시들었단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삶터를 옮기고 어김없이 몸살을 앓는 건 무 같은 농작물만은 아닐 테다. 사람도 그렇다. 그게 바로 나고. 도시에서 산골로 삶터를 옮긴 지 어느덧 사 년이 넘었다. 그동안 숱한 마음 몸살을 앓았고 그 몸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 조금씩 옅어지고는 있으나."(pp189-190)


세상만물을 친구 삼고 스승 삼을 수 있는 그녀에게 나는 한 수 배운다. 어쩌다 떨어진 씨앗이 뿌리를 내렸는지 당근이 열린 적도 있단다. 그러나 거저 먹을 생각 말라는 가르침인지, 그 당근은 도저히 먹을 수 없는 맛이었다고. 대신 그 자리에 피어난 당근 꽃이 환하게 아름다웠다고 한다. 


"사람 먹을거리로 쓸모없게 된 덕에 저리도 환하게 피어난 당근꽃. 살아가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의미가 있음을 대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모자람이 있기에 다른 무엇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되는 거라고, 모자란 나를 다독여주는 것만 같다."(p97)


돈 되는 농사는 하지 않고 있다는 그녀. "도시농업 하는 분들, 토종 종자 지키는 분들, 그리고 오로지 농사로 먹고사는 분들"(p8)께 민폐가 될 것 같아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단다. 그러나 그녀 덕분에 나는 자취를 감춰가는 토종 종자를 안타깝게 여기게 됐고, 공산품에만 의존하게 되어 버린 우리 장(된장, 간장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녀 역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감히 생각해 본다.

또한 시골 살이를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엿볼 수 있게 되어 고맙기도 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에 환상을 품고 싶지 않지만, 무턱대고 겁을 내고 싶지만도 않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도시를 떠날 생각이 없지만, 선택지와 가능성이 늘어난다는 건 내 마음을 조금 더 여유롭게 해준다.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하는 말에, 이 독자는 힘주어 대답하고 싶다. 암요, 되고말고요. 어느 곳에서 살든, 나의 터전을 사랑하고 내 삶을, 자연을, 이웃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모두 웃고 살 기본 자격을 갖춘 것 아닐까. '산골 혜원 작은 행복 이야기(부제)'는 내게도 행복을 전달했다. 

그녀가 전달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냉이국수다. 이제 막 여름이니 봄을 그리워하긴 너무 이르지만, 아무래도 난 다음 봄을 손꼽아 기다릴 듯하다. 냉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내가 냉이국수를 해먹을 생각을 한 번도 못해봤다니, 억울할 정도다. 냉이를 잘게 썰어 양념장에 넣기만 하면 끝이란다. 그 향긋함, 상상만 해도 침이 고인다. 

책으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땀 흘리며 일한 이야기도 적잖은데 나는 휴식을 취한다니 어째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읽다 보면 어느 새 풀냄새와 흙냄새가 이곳까지 날아든 기분이 든다. 역시 음식이, 그리고 자연이 우리를 위로하는 듯하다.


양성현 시민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 10점
조혜원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풀밭_

한겨레

정보통신기업에서 일하다 야근과 격무에 지쳐 건강이 악화된 윤성근씨.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생활’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 그는 회사를 그만둔 뒤 ‘이상한나라의헌책방’을 만든다. 11년간 책방을 운영해오며 벌인 심야책방, 공연, 책수선 등 재미난 실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 /산지니·1만5000원.


국제신문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윤성근 지음)=헌책방 주인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에 적용한 실천기. 11년간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와 헌책방 고수 인터뷰. <산지니·1만5000원>


매일경제

◆ 느려도 괜찮아…헌책방 11년 생활수기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윤성근 지음 / 1만5000원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이와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겪은 재미있고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산지니 펴냄

김슬기 기자  


연합뉴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저자인 윤성근 씨는 서울 은평구에서 헌책방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공대를 나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IT회사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2007년 헌책방을 시작했다.

그는 회사를 다니던 시절 몸이 많이 상했고 체중이 심하게 불었으며, 어느 날에는 아침 급성디스크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지경까지 됐다고 한다. 허리보호대를 착용하고 출근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생각했고, 책을 읽으며 정신 건강을 먼저 챙기려 노력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과 이반 일리치의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그림자 노동' 등을 읽고 삶의 주인이 내가 되는 삶, 균형 있는 삶을 계획하며 회사를 나와 헌책방을 차린다.

저자는 소로와 일리치의 주장을 실제로 검증해보고자 했고, 10년이 지난 지금 보면 절반 이상은 맞고 나머지 절반은 앞으로 검증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한다. 헌책방을 운영하며 먹고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한 순간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는 심야책방을 열어 잠 못 드는 사람들을 모으고, 제본공방을 열어 책을 수선해주는 일도 한다. 이 책에는 그가 11년 동안 헌책방에서 벌인 재미난 실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일본 진보초 헌책방 축제에 참여해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고 인터뷰한 내용도 실렸다.

임미나 기자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지음 | 256p| 2018년 6월 20일 | 15,000원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풀밭_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발행하는 <출판문화> 6월호 ‘출판문화가 만난 사람’산지니출판사 강수걸 대표님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이미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출판문화> 잡지를 만나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그 덕에 대표님께서는 계속 인사를 받으셨다는 후문이^^)

아직 못 읽어보신 분들을 위해 산지니 블로그에서 공개합니다.

 

출판문화가 만난 사람

 

 

지역과 더불어 살아가는 출판,

‘산지니’ 강수걸 대표

 

 

 

우리나라 출판계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아주 도드라진다. 지역 출판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14년간 우수학술도서와 우수교양도서를 수십 종 발간하여 학계와 지적인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색을 살린 책을 꾸준히 기획출간하며 지역 독자들과 상생해온 지역 출판사가 있다. 부산 지역 출판의 허브로서 출판의 지역 균형발전과 문화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는 ‘산지니’의 강수걸 대표를 출판문화가 만났다.

 

20대부터 출판인의 꿈을 꾸셨다고 들었습니다. 출판사를 하면 대부분 수도권에서 창업을 하는데 처음부터 고향 부산을 근거지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작년에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출판사의 약 75%가 서울 경기 지역에 있다고 합니다. 전체 출판사의 25% 정도만이 서울 경기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저는 출판사가 꼭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헌법 제21조 1항에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듯이 ‘출판’은 모두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입니다. 당연한 권리라면 어느 지역에서든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지요. 이런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생활을 해온 부산에서 출판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작하기 전에는 지역에서 출판을 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습니다. 막상 출판사를 운영하다 보니 예상보다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출판사를 창업한 2005년 2월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전국 독자를 대상으로 꾸준히 책을 내왔습니다. 지역 출판사로서 지역의 생각과 문화를 담는다는 특색을 가지되, 전국 독자를 대상으로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을 출간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요. 지금은 ‘부산’ 하면 떠오르는 출판사 중 ‘산지니’가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역에서 제작하고 판매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유통과 거래는 어떤 방식으로 하고 계신지요? 그리고 지역 출판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지역 출판사는 전국적으로 책을 판매하고 유통하기가 쉽지 않아서 해당 지역 독자들만을 대상으로 출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역 독자 수가 많지 않다 보니 지역 출판사들은 대부분 이익을 내기 위해 인쇄소 겸 출판사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처음부터 전국의 독자를 대상으로 책을 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판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역’의 출판사가 전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책을 판매하려고 하니 여러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책을 판매하려면 ‘유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도매상을 거치거나 대형 서점과 거래를 할 경우 택배로 보내면 남는 게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교보문고를 통해 만 원짜리 책을 60%에 공급하면 6000원을 받는데, 택배비 3000원을 빼고 나면 남는 이윤이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지역 출판사는 전국적인 유통을 하려면 책을 유통물류단지가 있는 수도권으로 보내야 합니다. 물류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어요.

 

창업 이후 가장 어려웠던 경영상의 고비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2017년 1월 2일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2,000개가 넘는 출판사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심지어 몇몇 출판사들은 그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 역시 도매상인 송인서적을 이용해 전국 유통을 했기에 거의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일 정도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습니다. 당시 힘든 상황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호소문을 통해 피해 상황을 공개했는데, 그 글을 읽고 다행스럽게도 부산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덕분에 피해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었지요.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지금은 책이 정상적으로 출고되고 있지만 아직 그 피해는 다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메워가야 할 부분입니다.

 

2015년 제35회 한국출판학회상 경영·영업 부문 대상을 받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역 출판사는 첫 수상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을 하신 건가요?

한국출판학회 경영·영업 부문 대상은 2015년에 지역 출판사로서 처음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문에서 제주도의 ‘각 출판사’가 2014년에 수상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군요.이 상은 출판사를 창립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산지니가 10년간 활동한 것에 대한 평가로 받게 된 상입니다. 아무래도 ‘지역 출판사로서 오래 버텼다’는 의미로 준 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수상을 계기로 산지니 전 직원 8명이 10년 동안 출판 과정에서 겪은 소소한 이야기를 모아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를 출간했어요. 이 도서는 우수출판콘텐츠 도서로 선정되었고, 2016년 타이베이 도서전에 소개된 뒤 대만에서 번역 출간되어 올해 2월 우수도서로 뽑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창업 이후 14년간 낸 책의 종수가 450종이 훨씬 넘고 해마다 빠짐없이 우수학술도서, 우수교양도서 등에 선정되셨더군요. 뛰어난 기획력의 핵심 비결이 궁금합니다.

‘해마다 빠짐없이 우수학술도서, 우수교양도서에 선정이 되었다’는 대목이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는 ‘지역출판사라서 특혜를 받았다’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지역출판사에 대한 지원제도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도권에 있는 다른 출판사들과 동등하게 경쟁하여 선정이 된 것이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우수도서로 선정된 기획력의 핵심 비결을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필요한 책은 반드시 출간한다는 원칙은 있습니다. 중국 관련 총서와 시선집이 그런 책입니다. 솔직히 대형출판사가 아니면 출간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시리즈이지만, 저희는 중국 연구에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기에 과감하게 총서를 출간했고 시집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시집을 출간해 왔습니다. 이렇게 학술과 문학의 각 분야에서 꼭 필요한 책들을 출간한 것이 1달에 4종, 1년에 50종 가량의 책을 꾸준히 출간해온 원동력이자 우수도서에 많이 선정된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획과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가 될 만한 책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해당 책에 얽힌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2015년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의 ‘원북원 부산도서’로 선정된 최영철 시인의 『금정산을 보냈다』를 들 수 있습니다. ‘원북원 부산도서’는 부산 시민의 투표로 일 년에 1권의 도서를 선정하게 됩니다. 저희 책이 선정되어 큰 영광이었고, 이 책을 가지고 일 년 동안 부산의 시민들이 독서토론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져 더욱 기억에 남는 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금정산을 보냈다』는 2015년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본 책이기도 합니다. 시집에 세월호를 다룬 <난파 2014>라는 시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지요.

부산 시민의 투표로 원북원 도서가 된 책이, 정부의 블랙리스트 도서가 된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지금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은 11개 출판사가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씁쓸한 일이지요.

 

<부산을 맛보다>와 <부산언론사연구>와 같이 ‘지역’ 색깔을 드러나는 책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러한 지역 콘텐츠의 출간 비중은 얼마나 되며 지역의 독자와는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고 계신가요?

2006년 조갑상 경성대 국문학과 교수의 『이야기를 걷다』를 내면서 부산이라는 지역에 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산을 피상적으로만 알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책의 출간은 부산 콘텐츠를 어떻게 책으로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전체 출간 도서 중 약 20~30%가 부산 지역의 작가들과 부산 지역 콘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 콘텐츠를 다룬 책들은 몇몇 책을 제외하고는 판매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역 독자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산지니가 2009년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진행해온 ‘저자와의 만남’ 행사가 대표적입니다. 저자와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이자 독자와 출판사가 직접 소통을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입니다. 이 인터뷰를 보시고 더욱더 많은 독자들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출판사의 활동 소식을 활발히 알리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독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나아가 전국의 독자들에게 저희 출판사의 존재를 알리려고 합니다.

 

 

산지니의 책은 교양도서에서 학술도서까지, 사회과학에서 시와 소설에 이르기까지 분야가 다양합니다. 현재의 주력 분야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분야에 더 비중을 둘 계획이신가요?

제가 법대 출신이다 보니 처음부터 인문·사회 관련 책 출판에 주력했습니다. 국내에서 작가를 찾기 힘들 때는 일본·중국·미국의 외서들을 번역하여 출판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것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은 일본 출판사 ‘고단샤’의 도서를 번역 출판하려고 오퍼를 넣었는데, 고단샤 측에서 지역 출판사는 번역 책을 낼 역량이 안 된다며 거절한 적도 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요.

문학 서적 출간의 첫걸음을 내딛게 한 책은 2006년에 출간한 조갑상 소설가의 산문 『이야기를 걷다』입니다. 이 책이 문학나눔 우수도서 수상을 하면서 ‘산지니’라는 이름이 부산의 문학 작가들에게 알려졌지요. 2007년부터 소설책을 냈고, 소설에서 시작해 평론 책, 시집으로 분야의 영역을 점차 넓혔습니다. 지금은 문학 도서가 출간 도서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책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어떤 출판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출판사로서 산지니가 그리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셨으면 합니다.

산지니는 독자들의 기억에 남는 책을 내는 출판사가 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산지니 프렌즈’라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산지니 프렌즈는 독서회원과 서평회원을 모집하여 산지니의 책을 함께 읽고 서평을 공유하는 활동을 합니다. 지금은 독서회원 2기를 마감하고 잠시 숨을 고르며 개편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최근에 준비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전시와 강연이 가능한 ‘산지니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부산을 포함한 지역의 출판 역사를 전시하고, 산지니의 ‘저자와의 만남’을 비롯한 독서 모임 등의 행사를 여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곳을 독자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고 합니다.

또 하나는 ‘북투어’ 행사입니다. 올해 2월에 저희 출판사는 독자 10명과 타이베이로 북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번역 출간한 책 『저항의 도시 타이베이』를 들고 책에서 소개하는 타이베이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콘셉트였습니다. 원저자와 티타임을 갖기도 하고, 마침 타이베이국제도서전이 열리는 기간이라 도서전도 둘러보았지요. 이런 여행이 신선했는지 대만의 출판 관련 잡지 <오픈북>에서 인터뷰를 하고 북투어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이런 행사를 진행한 내용을 블로그에 공개하는 등 독자들과 소통하고 저희 출판사의 존재를 알리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6년도부터는 저작권 수출을 위해 영·중문 카탈로그를 만들어 홍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그 결과 『침팬지는 낚시꾼』이 태국에 수출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산지니가 독자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기억에 남을 책을 선사하는 그런 출판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에 있는 출판사로서 지역 정부의 출판 관련 정책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가요?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지방정부에는 출판에 대한 관련 법제가 하나도 없습니다. 지역출판 진흥계획은 5개년 계획으로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지역 출판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부산시에서도 지역 출판 우수도서를 선정하는 제도를 작년까지 운영하다가 올해에는 그마저도 폐지한 상황입니다. 부산시의 출판업 지원이 열약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독서문화진흥법 제3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독서 문화 진흥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한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제3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산업 진흥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고 기술의 개발과 조사·연구사업의 지원, 외국 및 문화산업 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체제 구축 등 필요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요. 이런 부분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만큼, 출판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도 지역 출판 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의 개정(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신설)을 통해 기초자치단체가 중앙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출판 진흥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입법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실버 편집자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  

 

 

 

산지니에서는 중국 티벳 출신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페마 체덴의 소설 작품집(원제: <嘛呢石静静地敲>)을 준비 중입니다. 페마 체덴은 최근 영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지만, 그의 예술적 근원은 소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에게 있어 영화와 소설은 둘이 아닌 하나로 통하는 길이니까요.

 

총 7회 연재될 '중국영화의 특이한 빛 - 페마 체덴과 티벳영화'는  2016년 출간된 <중국 청년감독 열전>(강내영 지음)에 실린 글입니다. 이를 통해 페마 체덴의 소설집 출간 전, 그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페마 체덴의 티벳영화

 

 

 페마 감독은 2002년 본격적으로 영화 연출을 시작하였는데, 그의 첫 단편영화 성스러운 돌(靜靜的嘛呢石)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다. 이 영화는 그가 베이징영화학원 진수생 1년차일 때, 방학 과제물로 자신의 고향에서 영화를 찍어 오라고 하여 단편을 찍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나중에 이 영화는 2005년 그의 첫 장편영화인 성스러운 돌의 원형이 된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와 인물관계 구성은 장편영화에 그대로 차용되었으며, 티벳어를 사용하고 티벳문화를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 그리고 다큐멘터리적 객관적 카메라 스타일은 이후 장편영화의 특징으로 자리잡는다.

 

 2004년에는 35mm 컬러필름을 사용한 단편영화 초원(草原, TheGrassland)을 연출하였다. 이 영화는 방생한 양을 잃어버린 어머니와 아들이 야크를 타고 메이롱초원으로 떠나는 여정을 다룬 21분짜리 단편영화이다. 이 영화는 티벳 초원을 배경으로 티벳인들의 인생관과 사람관계, 그리고 자연에 대한 태도 등을 담담한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드러낸다.

 

  2005년에는 고대 티벳 지역에서 하늘에 날씨를 비는 주술 종교인 방백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최후의 방박사(最後的防雹師)를 연출했다. 페마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서른세 살에 단편영화로 연출을 시작했지만, 재능을 인정받아 곧바로 중국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신예감독이 되었다. 소수민족인 티벳인으로서 자신의 고향 티벳을 배경으로 티벳문화를 표현하는 그의 예술성에 대해 중국문화계 전체가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2005년에 그의 첫 번째 장편영화 성스러운 돌이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티벳 감독과 티벳 영화 스태프들이 스스로 티벳의 문화를 티벳어로 제작한 최초의 장편영화라 평가받고 있다.

 

 

 

▲〈성스러운 돌(静静的嘛呢石)〉영화 포스터

 

 

 “성스러운 돌은 중국영화사 100년 중에서 티벳감독이 연출한 최초의 본토영화이며, 최초의 티벳문화를 반영한 영화이다”, 티벳 소년 라마승의 눈을 통해 사회주의 현대화 바람이 부는 90년대 초 티벳 농촌의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공동체문화를 표현하였다. 이 영화로 중국 국내에서는 2006년 제9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아시아신인상’, 25회 중국금계장 신인감독상등을 수상했으며, 해외에서도 제24회 캐나다 벤쿠버국제영화제 용호특별상 부문에 초청됨으로써, 국내외적으로 감독으로서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두 번째 장편영화 쿤둔(즈메이겅덩)을 찾아서(尋找智美更登, Soul Searching)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고, 다큐멘터리 가타대법회(嘎陀大法會), 상야사(桑耶寺)를 연출했다. 그의 두번째 장편영화인 쿤둔을 찾아서는 티벳의 전설 속의 왕자인 쿤둔(즈메이겅덩 왕자, Drime Kunden) 공연을 위해 일어난 일화를 다룬 110분짜리 장편영화이다. 쿤둔은 티벳민족의 전설 속의 왕자이며, 티벳민족의 대표적인 민족연극의 주요 소재이다.

 

 페마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첫번째 영화 성스러운 돌을 찍을 때, 티벳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어떤 감정이 일어났다. 티벳 전통문화와 불교정신 세계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쿤둔에서는 곳곳에서 사라져가는 티벳 전통문화와 불교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영화는 암도 지방의 해발 3천 미터 이상의 고원지대에서 촬영되었다. 영화 속에는 감독의 영화스타일이 된 고정된 카메라와 풀쇼트(full shot)를 사용한 롱테이크 기법이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영화 속 배우들은 모두 티벳 출신들이고, 티벳 마을을 배경으로 티벳어로 제작된 영화이다.

 

 

 

2008년 티벳 독립 시위 현장

 

쿤둔을 찾아서가 상영되던 시기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티벳 지역에서 1959년 이래 최대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베이징올릭픽 개최로 중국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을 때, 인도 임시정부와 티벳지역에서 1950310일 인도 망명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314일부터 18일까지 티벳자치구 라싸시를 중심으로 쓰촨성과 칭하이성 일대에서 라마승을 중심으로 대다수 지식인과 민중들이 이 시위에 참여하였다.

 

 2008310일 티벳 망명청년조직인 티벳청년회의(TYC: Tibet Youth Congress)’가 주축이 되어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벳까지 걸어가겠다는 대장정시위가 일어났다. 라싸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300여 명의 승려들이 시위에 참여했고, 314일을 기점으로 티벳 전역에서 대규모 유혈충돌이 일어났다. 중국 정부는 민간인 18명과 경찰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인도 임시정부에서는 140여 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이 부상했으며, 승려 600여 명이 군수송기로 강제이송되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티벳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며 조국 통일문제라 주장했다. 한 티벳 영화인의 증언에 의하면, “이 시기를 전후해서 국제영화제의 그의 이름을 중국식 발음인 완마 차이단(Wanma Caidan)에서 페마 체덴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2009년에는 그의 세 번째 장편영화 나팔바지 휘날리던 1983(喇叭袴飄蕩在1983, Flares wafting ln 1983)을 연출했다. 이 영화는 1983년 개혁개방 초기 나팔바지와 디스코춤이 유행하는 시골 마을과 청년들의 순박한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복고풍의 작품이다. 페마 감독은 연출만을 맡았으며, 그의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중국어로 된 영화이다. 페마 감독에 따르면, “중앙방송 영화채널에서 이미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내 연출을 부탁해서 만든 영화이다. 평소 시나리오와 연출을 도맡아온 감독의 제작 성향과 티벳어 영화를 고집해온 역정에 비춰본다면, 이 영화는 페마 감독의 작가주의 영화목록에 넣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늙은 개(老狗, Old Dog)〉포스터

 

 2011년에는 그의 네 번째 장편영화인 늙은 개(老狗, Old Dog)를 연출했다. 이 작품에서 페마 감독은 물질주의 가치관과 한족 문화 유입이 티벳 농촌에 침투하여 황폐화되고 있는 티벳 공동체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 시기의 티벳지역은 2008314 독립시위 이후 티벳인 라마승과 지식인들에 대한 체포가 늘어났고, 중국 정부의 정신교육 강화와 통제가 심화되고 있었다. 이 영화는 이러한 티벳지역의 시대적 분위기가 강하게 들어 있다.

 

 이후 3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페마 감독은 2014년 자신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인 오색신전(五彩神箭, The Sacred Arrow)을 연출하였다. 티벳 전통민속행사인 활쏘기 시합을 둘러싼 티벳 마을 청년 간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부문에 초청되어 상영되었다.

 

 2015년에는 <타를로(塔洛,Tharlo)>를 연출했다. 티벳인으로 티벳어를 사용하는 티벳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은, 이번에도 흑백의 화면과 롱테이크 속에 도시화와 현대화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티벳인들의 삶과 정체성 문제를 사실적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 영화는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었다.

 

 이와 같이, 페마 감독은 2편의 단편영화, 3편의 다큐멘터리, 6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어왔다. 그중 나팔바지 휘말리던 1983을 제외한 모든 영화가 티벳 마을을 배경으로 티벳 배우들이 출연하여, 티벳 문화를 다루고 있는, 티벳어 영화라는 점에서, 중국영화 지형 내에서 티벳영화라는 매우 독특한 로컬영화의 영역을 개척해온 독립영화감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티벳인 스스로 자신들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페마감독은 사회주의정부 수립 이후 진정한 의미에서 첫 번째 티벳영화감독이라 할 수 있으며, 중국/티벳 간의 정치적 주권문제라는 문화정치학적 외부상황과 중첩되면서 국제적으로 이례적인 주목을 받는 감독으로 자리잡고 있다.

 

 

 

● 페마 체덴 (萬瑪才旦, Pema Tseden; 1969~ )

 

중국 칭하이(青海) 하이난티벳자치주(海南藏族自治州)에서 태어났다. 티벳인으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이다. 티벳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주로 연출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서북민족대학과 베이징영화대학(전영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유혹(誘惑)>이라는 소설로 하이난티벳자치주 제1회 문학작품창작상 2등상으로 받았다. 1999년에는 <자리()>라는 소설로 제5회 중국현대소수민족문학창작 신인 우수상을 받았다. 2002년에는 단편영화 <고요한 마니석>(靜靜的嘛呢石)을 연출하여 대학생영화제 제4회 경쟁부문 드라마 우수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35mm 칼라영화 <초원>(草原)을 연출하여 제3회 베이징영화대학 국제학생영상작품전 중국학생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장편 <고요한 마니석>을 선보였다. 2008년에는 다큐멘터리 <바옌카라의 눈>(巴颜喀拉的雪)을 연출했고, 2011년에는 <올드 독>(老狗)을 연출했다. 이 영화는 부르클린영화제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했다. 2014년 연출한 <오채신전>(五彩神箭)은 제8FIRST청년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2015년 연출한 <타로>(塔洛)는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며, 52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감독상, 최우수 극본상과 최우수 극영화상 등에 동시에 노미네이트됐다.

 

 

출간 예정작 소개

<(가제)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원제: 嘛呢石静静地敲)

 

  티벳은 자신이 나고 자라난 공간이자 역사이자 삶이다. 고유한 자신만의 전통을 지켜오던 자신의 고향이 중국이라는 이름과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을 때, 그 전환의 과정을 소설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로 기록하며 창작하려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활불의 전통, 그러나 인민폐를 앞세워 들이닥치는 한족의 문화로 인해 벌어지는 변화들을 바라보는 현실과 상징이 녹아 있다.

 

  특히 그의 소설 <마니석, 고요히 두드리다>는 동명의 영화로도 각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