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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문학

모니카 마론의 신작-『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책소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0. 27.

"때로는 올바른 결정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잘못된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도 있다"


현대 독일 문단을 대표하는 모니카 마론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요즘 큰 이슈가 많아서 책에 대한 관심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추운 연말이 예상되면서 걱정이 앞서네요^^;

그래도 우리는 약속한 책을 냅니다. 


이번 책은 『슬픈 짐승』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모니카 마론의 신작입니다. 

제목부터 표지까지 고심해서 출간한 책입니다.

독일 소설하면 여전히 괴테, 릴케, 헤르만 헤세만 이야기한다면 

현대 독일 작가들이 서운해합니다^^


이 책을 번역한 정인모 역자가 작가의 집에 초대되기도 했는데요. 

그 이야기도 역자 후기에 실려 있습니다.

읽고 여기저기 소문내주세요:)




『슬픈 짐승』의 작가 모니카 마론의 신작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모니카 마론의 신작으로, 삶이 가지는 의미를 죽음을 통해 심도 있게 그려낸 소설이다.

1941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모니카 마론은 독일 분단 이후 서베를린에서 살다가 동독의 내무장관을 역임한 양아버지 칼 마론을 따라 1951년 동베를린으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성장했다. 동독 초기에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양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사회주의 혹은 스탈린주의 교육을 받았는데, 분단, 구동독의 체제, 통일 등 독일 역사의 큰 흐름들은 그녀의 작품에 중요한 토대가 된다. 1976년부터 동베를린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모니카 마론은 체제 비판적인 작품을 여럿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그녀의 책은 동독에서 발간되지 못하고 서독에서 발간되기도 하였다. 

1988년 임시 비자를 받고 서독 함부르크로 이주했다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현재 베를린에 살고 있는 모니카 마론은 분단 상황을 주제로 삼아 구동독 체제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던 작품들로 이름가르트 하일만 문학상, 그림형제문학상, 클라이스트 문학상, 레씽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96년 발표된 후 국내에도 번역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모니카 마론의 전작 『슬픈 짐승』이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인 사랑을 다루어 마론의 문학에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소설이라면, 이번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원제: Zwischenspiel(막간극))은 심오하고 사변적인 내용을 경쾌하고 가벼운 필치로 그려내는 데 성공하여 모니카 마론의 문학 세계를 총결산하는 역작으로 평가된다. 2013년 출간 당시 <슈피겔>, <디 차이트> 등 많은 독일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된 바 있다. 

(독일 바이에른 방송의 인터뷰 영상 클릭)



현대 독일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삶과 죽음을 성찰하다

주인공 ‘루트’는 남편과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연락하며 지냈던 시어머니 ‘올가’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그날 아침 갑자기 알파벳 철자가 눈앞에서 둥둥 떠다니고, 구름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등, 루트는 사물을 인지하는 데 문제를 느낀다. 결국 그녀는 장례식으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 어느 공원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서 희귀한 일들이 벌어진다. 

죽은 올가가 나타나 자신에게 말을 걸고, 오래전 세상을 떠났던 두 번째 남편의 친구 ‘브루노’가 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이 키우던 개와 닮은 강아지까지. 유령들은 루트에게 말을 걸고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는 루트를 과거 회상 속으로 인도하여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게 할 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 행복, 죽음 등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안겨준다.


왼쪽은 독일출판사에서 나온 원서


공원에서 만난 유령들과 대화

인생을 압축시킨 작은 극이 경쾌하게 펼쳐진다

과거에서 우리는 얼마나 벗어나 있을까? 자신의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루트는 유령들과의 대화를 통해 지나온 자신의 인생을 다시금 돌아본다. 

묘지에 묻히고 있을 시어머니 올가의 유령이 루트에게 과거의 일에 대해 묻는다. ‘루트’가 결혼하려고 했던 남자, 올가의 아들인 ‘베른하르트’에게는 전 부인과 낳은 아이가 하나 있다. 아이는 우연한 사고로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고 루트는 베른하르트와 결혼하면 자신이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그와 결혼하는 것을 포기한다. 베른하르트를 떠나는 일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책임을 함께할 만큼 그를 사랑하지 않았는지 루트는 고민한다. 

베른하르트를 떠난 후 헨드리크와 재혼한 루트는 헨드리크를 따라 동베를린에서 서베를린으로 이주한다. 작가인 헨드리크는 검열로 인해 동독에서는 소설을 출간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동독의 슈타지는 베른하르트로 하여금 루트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파니를 이용해 루트와 헨드리크를 감시하게 만든다. 딸을 슈타지의 비밀요원으로 이용한 전남편에 대해 루트는 경악한다. 하지만 그것이 베른하르트의 진심이었을까? 죽은 시어머니 ‘올가’의 유령을 통해 루트는 갑자기 딸을 잃어버리게 된 베른하르트의 고통을 알게 된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는 듯한 이번 소설을 통해 작가는 어떤 선택이든 과거의 선택은 자신의 결정이었고 누구도 과거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루트가 사랑과 죄책감, 믿음과 배신, 노년과 죽음에 대해 유령들과 대화하면서 삶에 대해 성찰하듯, 작가는 독자에게 삶과 죽음에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작가 모니카 마론(오른쪽) 집에 초대되어 방문한 정인모 역자(왼쪽)


독문학자 정인모 교수의 유려한 번역

모니카 마론의 『침묵의 거리』를 번역한 바 있는 독문학자 정인모 교수(부산대학교)는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있는 동안 모니카 마론과 인연을 맺은 후 그녀의 작품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이번에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을 번역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2년에는 마론의 집에 초청을 받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책 속으로

P.34: 그날 저녁에도 당신은 이렇게 말했어요. 또렷이 기억하는데, 죄라는 건 이렇게든 저렇게든 항상 남아 있다고 말이에요. 나는 이 말을 잊을 수 없어요. 또 당신이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도요.


P.75~76: 열정이 다 식고 사랑도 마력을 상실할, 또 몰락과 성공의 평가가 거의 폐쇄되어 있고 병과 허약함만이 남아 있는 삶을 황폐화시킬 30~40년 후 우리는 왜 그럴까? 매일 그렇게 완강하게 투쟁하고 겁주는 수술과 치료를 참아내며 사지를 왜 절단해야 하는가? 열린 창문을 통해 우리 병원까지 불어오는 봄바람을 우리의 건조한 피부에 한 번이라도 느끼기 위해 왜 우리는 사육당하고 기저귀를 차야 하는가.


P.190: 우리는 하루 종일 그 소리를 들었지요. 내가 말했다.

맞아요, 인간이 유감인 거예요. 올가가 말했다.

그 순간 공원 위에 창백한 빛을 던져주던, 마지막 약한 햇살이 사라졌다.


【추천 글】

쉽게 읽히지만 결코 가벼운 소설은 아니다. 

어떻게 오늘의 “나”가 되었는지를 파고드는 문제작이다_<슈피겔>

 느긋하고 밝은 어조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작_<타게스차이퉁>

 모니카 마론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신선한 사유 과정이 잘 드러나 있고 

유려한 필치로 묘사 된 소설_<디 차이트>

 모니카 마론은 이 작품에서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최고의 예술성을 펼치고 있다_<쥐트도이체 차이퉁>



글쓴이 : 모니카 마론

1941년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독일 분단 이후 서베를린에서 살다가 동독의 내무장관을 역임한 양아버지 카를 마론을 따라 1951년 동베를린으로 이주했다. 훔볼트 대학에서 연극학과 예술사를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 텔레비전 방송사에서 조연출로, 〈보헨포스트〉 지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1976년부터 동베를린에서 전업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1981년 발표한 첫 소설 『분진』으로 이름을 알렸다. 『오해』 『경계 넘는 여인』 등의 작품은 동독 체제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서독에서 출간되었다. 1988년 임시비자를 받고 서독 함부르크로 이주했으며 이듬해인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1993년 이후 다시 베를린에 살고 있다. 

나치시대, 분단, 구동독의 사회주의, 그리고 통일이라는 독일 역사의 큰 흐름들은 모니카 마론의 작품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분단 상황을 주제로 삼아 구동독 체제에 신랄한 비판을 가한 여러 작품을 선보였으며, 이름가르트 하일만 문학상, 그림형제 문학상, 클라이스트상, 졸로투른상, 로스비타상, 에방겔리쉬상, 횔덜린상, 칼 추크마이어상, 독일 작가상, 휴머니즘상, 레씽상 등을 수상하였다. 

『분진』(1981), 『경계 넘는 자』(1986), 『침묵의 거리』(1991), 『슬픈 짐승』(1996), 『파벨의 편지』(1999), 『빙퇴석』(2002), 『아, 행복』(2007) 외 몇 편의 에세이집과 르포르타주 형식의 『비터펠더 보겐』(2009) 등의 작품이 있으며, 가장 최근 동물에 관한 짧은 에세이 『까마귀 울음』(2016)을 발표했다.


옮긴이 : 정인모

부산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칼스루에 대학과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한국 하인리히 뵐학회 회장과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학장, 교육대학원장, 교양 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독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 독일언어문학회 회장과 독일학술교류처(DAAD) 리서치 엠버서더로 봉사하고 있다. 하인리히 뵐, 모니카 마론에 관한 논문을 포함하여 총 40편 정도의 독문학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대표 저서로는 『독일문학의 이해』, 『하인리히 뵐의 문학세계』, 『독일문학감상』, 역서로는 『침묵의 거리』, 『창백한 개』, 『신독일문학사』가 있고 편역으로는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등이 있다.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


모니카 마론 지음 | 정인모 옮김 판 변형 | 13,000원 | 978-89-6545-378-9 03850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모니카 마론의 신작으로, 삶이 가지는 의미를 죽음을 통해 심도 있게 그려낸 소설이다. 주인공 ‘루트’는 남편과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연락하며 지냈던 시어머니 ‘올가’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장례식에 참석하려는 그날 루트는 가는 길을 잘못 들어 어느 공원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서 희귀한 일들이 벌어진다. 죽은 올가가 나타나 루트에게 말을 걸고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는 루트를 과거 회상 속으로 인도하여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게 할 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 행복, 죽음 등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안겨준다.




올가의 장례식날 생긴 일 - 10점
모니카 마론 지음, 정인모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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