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15일부터 7월22일까지 해운대 아르피나에서 세계에스페란토어 교육자 대회가 있다. 이 대회는 세계 30개국 120여명이 참여하는
제50차 세계에스페란토교육자연맹(Internaci Ligo de Esperantaj Instruistj) 대회다.
장소 : 부산 해운대 아르피나 휴스호스텔
시간 : 2017.7.15(토) ~ 22(토)
매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문화예술행사가 있다.
제102차 세계에스페란토 대회가 7월 22일부터 29일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서울)에서 열린다. 에스페란토어 작품을 번역한 산지니의 책 두 권,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와 <마르타>를 이곳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
에스페란토어란 ?
1887년에 폴란드 안과 의사 라자로 루드비코 자멘호프(Lazaro Ludoviko Zamenhof, 1859~1917) 박사가 창안한 배우기 쉬운 국제 공용어이자 가장 대표적인 인공어이다.
어느 한 민족의 언어도 아닌, 배우기 쉬운 공통어를 고안하고자 한 자멘호프는 1878년 '프라 에스페란토'를 만들어 계속 수정을 거듭해 나갔다. 그리고 시행착오 끝에 1887년 바르샤바에서 <국제어(Lingvo Inter-nacia)>를 펴내며 최초로 에스페란토 기초를 발행하였다. 러시아어로 쓴 에스페란토 교본인데, 이때 자멘호프의 필명인 '에스페란토(Esperanto: 희망하는 사람) 박사'를 따서 언어명으로 삼았다.
에스페란토의 어근은 유럽 언어에서 따 왔고, 문법 구성은 슬라브어의 영향을 받았다. 발음은 규칙적인 데다 다양하게 말을 만들어 낼 수 있으므로 고립어인 중국어와 유사하다. 구조는 한국어, 터키어, 스와힐리어 등과 같이 첨가어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에스페란토의 문자는 모두 28개로 a, e, i, o, u 등의 5개의 모음과 23개의 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자 1음(一字一音)'의 원칙에 따라 모든 문자는 하나의 소리를 내고 또한 소리가 나지 않는 문자도 없으며, 강세(强勢)는 항상 뒤에서 둘째 음절에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에스페란토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산지니에서 에스페란토어 작품을 번역한 책을 두 권 소개하고자 한다.
<마르타>
책 표지에 젊은 여성이 상복을 입고 있는 그림, 25세의 과부이야기라고 소개한다.
폴란드 작가가 쓴 작품을 에스페란토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우리나라 번역가(장정렬)가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다.
책 중간중간에 다른 글씨체로 한 페이지 나오는 글을 보면서 변사의 안내를 듣는 듯한 기분(오래전 나온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약 140년 전의 이야기라는 데 요즘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마르타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스스로에게 위로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절망적인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프랑스어 가정교사, 그림, 번역 등의 일들을 하기 위해,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녀가 자신의 그림을 대가의 작품과 비교하기 시작했을 때 입가에는 그간 보이지 않던 웃음도 간혹 나타났다.' 이런 대목에서는 뭔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며 읽게 된다. 그러나 돌아온 결과는 소질은 있으나 전문적인 교육이 부족해서 일자리를 줄 수 없다는 대답뿐이다. 충분한 소질을 확인하고도 여자라서 일자리를 줄 수 없다고 대놓고 거부당하기도 한다.
마르타는 매일의 끼니와 땔감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채 자본주의의 냉정한 현실 앞에 서 있다. 그렇지만 어릴 적 친구였던 카롤리나의 권유를 마르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만약, 친구의 말을 들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잘생기기고 유쾌하고 멋지고 젊은 남자로 소개되는 올레시우가 마르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다고 누나에게 얘기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 남자가 마르타에게 도움이 되어 줄 수 있을까 하고 기대를 잠깐 했었다.(잠시 드라마 속의 현빈을 보는 듯) 내 안의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발동인지, 그런 이야기에 익숙해진 탓인지. 예상과 빗나간, 오히려 더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일을 당하게 하는지 전혀 관심도 없는,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올레시우 때문에 마르타는 겨우 연명할 수 있었던 일마저 잃게 된다. 이 인물이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시각은 현재의 남성들 대다수의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여겨진다. 여성을 물건 취급하는 남성의 시각, 그런 남성을 너무도 잘 이해하는 카롤리나는 여자를 숫자 0이라고 하면서 '여자는 스스로 일어날 힘이 없는 사물'이라고까지 말한다. (여성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임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온기도 없는 다락방에서 제대로 끼니도 못 챙기는 아이와 엄마에게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카롤리나의 말(굶어 죽게 될 거라는)이 예언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책장을 넘겼다. 카롤리나가 이해되고, 마르타의 선택이 답답하기까지 했다.
너무나 사실적으로 마르타의 상황과 생각이 잘 전달되었기 때문인지,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이 잘 되었기 때문인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계속 떠올라서 마음이 불편했다. 마지막 사건이 가진 충격, 비극이 가진 카타르시스 때문이라고 해 두자.
실증주의를 대표하는 첫 여성 전업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 페미니즘에 많은 영향을 준 책이기도 하단다. 이 책이 발표되고 작가는 자신의 성공기를 말하면서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울음을 터뜨렸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커다란 불안을 느끼고는 교육과 일에 적극 뛰어들었다"고 했다.
오늘날의 많은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그녀의 안타까운 상황을 공감하면서 현재 자신의 상황을 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르타 -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
쉬어가는 코너
▶제1차 세계에스페란어 대회는 1905년 프랑스에서 개최되었다.
▶<마르타>와 <꼬마구두장이 흘라피치> 두 작품의 공통점은?
=>해설이 들어가 있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두 작품 모두에 해설(말하는 이의 생각)이 들어가 있다.
에스페란토어 작품을 우리말로 번역한 작품이라는 점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는 몇 살에 가출을 한 것일까? 도대체 꼬마의 나이는 몇 살일까? (어른들은 중요한 것은 못 보고 숫자에만 관심이 있다-어린왕자-) 작품을 읽고 확인해 보시길...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
아름답고 유쾌한 이야기다. 동화를 아이들만 보는 책으로 알고 있는 독자는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마르타>와는 결이 다른 재미를 주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여행을 통한 모험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문제에 부딪히고 해결해 가는 옛이야기가 많다. 흘라피치도 그런 구성을 가진 이야기다. 그 과정이 재미를 준다. '길을 가다 우는 소리가 들리자, 흘라피치는 세상을 돌아다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를 만나면 그 사람을 도와줄 것이라는 다짐을 떠올리고 동정심이 생겼다.'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게 꼬마인 모양이다. 목적지도 없이 혼자 여행길(가출이지만)에 오르면 대체로 도움을 받을 일을 걱정하게 되는데, 도와주겠다고 먼저 다짐하고 길을 나서는 해맑음. 흘라피치가 가진 능력이라 생각된다. 길에서 만난 석공이 여행을 하는 흘라피치에게 말했다. "길에서는 장화가 튼튼해야 하고, 주먹엔 힘이 있어야 하고, 머리는 영리해야 하지."흘라피치는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밤새 비 피할 곳이 없어 다리 아래서 잠을 청하고, 번잡한 시장 광장에서 잘 곳 못 찾아 헤매기도 하지만, 어려움은 유쾌한 일로 이어지면서 그의 여행은 더 궁금해진다. 분다쉬와 함께 하는 여행이 기타를 만나 동행하면서 이야기는 더 확장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함께 해결해 가는 과정과, 그들의 관계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서로 연관되어 있음이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행복한 결말에다 충분한 후일담을 들려주어 흐뭇해 하면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권선징악의 명백한 교훈을 주는 전형적인 옛이야기 구성을 가졌기에 꾸준히 세계 각국에서 읽히고 있다고 생각된다.
많은 꼬마들이 흘라피치와 모험과 같은 여행을 꿈꾸기를 바란다(가출이 아닌). 많은 어른들도 흘라피치의 해맑음을 가졌을 한때가 있었으리라. 그 해맑음을 유쾌한 이야기와 함께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꼬마 구두장이 흘라피치 - 이봐나 브를리치 마주라니치 지음, 장정렬 옮김, 이다정 그림/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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