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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걸의 글방

1년간의 부산일보 독자위원을 마치며

by 산지니북 2010. 5. 31.
지난주 부산일보는 6·2 지방선거와 천안함 대응조치 등 지역민과 관련된 핵심이슈를 주요 면에 배정했다. 특히 금요일 1면 남북 교역 중단 그 이후와 사설(남북교역 중단 지역업체 피해 대책 세워라)을 통해 부산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였다. 한편 선거가 끝나고 나면 꿈과 비전 없는 부산 선거판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및 평가(전문가 좌담 등)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부산일보 독자위원으로 지역신문 미디어를 1년간 관찰하면서 부산이라는 도시가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도시가 비전을 잃고 있다는 것을 신문 지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뉴미디어로 야기된 지역신문의 경영적 위기에 지역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역신문을 지원하여야 하며 지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성찰의 시간이었다.

부산일보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소위 중앙지의 물량공세로 독자층을 조금씩 빼앗기고 있고, 광고소비자인 지역기업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광고 감소에 직면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표이사를 비롯한 간부들이 기업 탐방행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지역신문의 변화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면에서 더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중국 또는 베트남에 진출한 부산·울산·경남의 기업체를 경제부와 문화부가 함께 기획하여 탐방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중국 관광객 유치 한·일 함께 손잡다(26일 10면 ) 기사도 부산의 먹고 사는 방향에 좋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5월 1일부터 열리고 있는 상하이엑스포의 열기가 중국에서는 매우 폭발적인데 영화도시 부산과 상하이 간에 접점을 찾는 홍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제63회 칸국제영화제. 부산일보

토요스페셜 김호일 서울 문화팀장이 전하는 못 다한 칸영화제 뒷이야기도 좋은 기획이었다. (관련 기사 링크) 영화평론가가 전하는 칸 이야기보다 저널리스트의 칸 현장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이창동 감독의 칸영화제 각본상(24일 2면, 12면)과 홍상수 감독의 주목할 만한 시선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현장을 잘 취재하였다. 다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에 대한 분석이 조금 부족하였고 칸이 아시아영화에 왜 주목하는지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였다.


부산일보 문화면은 요일별 지면에 편차가 있다. 목요일 주말매거진 위크앤조이가 별지로 발행되며 대중문화와 시네피아로 3면에 다양한 내용을 담고 외부 필자의 느낌(삼국유사 속 바다이야기/ 소설가 정우련의 미국 LA 뉴욕 미술기행)이 2개 면에 연재 중이다. 면도 충분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토요일도 면이 조금은 부족하지만 책세상(3면)과 신설된 문화가 넓어진다(1면)로 내용을 충실히 담아내기에 문화부가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에 화요일은 지면이 적은 편이다. 월, 수, 금은 아래면 광고 없이 전면에 문화면이 전개되므로 다양한 내용을 채워야 한다.

부족한 인력으로 풍성한 내용을 창출하려면 기획연재물이 요일별로 다양하게 안배되어야 하며 문화면의 전문성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신문사 내부와 외부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역신문의 어려운 여건에서 무리한 주문일지 모르겠지만 독자들은 깊고 풍부한 내용을 부산일보에 요구하고 있다. 작년 신문화지리지 연재를 위해 지역문화 현황을 전수 조사한 놀라운 열정을 다시 한 번 지면에 표현하기를 기대하겠다.


- 2010년 5월 31일 부산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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