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부산의 향토서점으로 부산사람들에게 문화의 공간, 만남의 공간이 돼 주었던 문우당서점이 10월 31일로 폐업을 한다고 합니다. 좀 전에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습니다. 지역 출판사가 힘든 것처럼 지역 서점도 힘들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얼마 전 동보서적 폐업 소식이 엊그제였는데 또 문을 닫는다니 충격입니다. 팩스로 날라온 공문 내용의 일부입니다.
제목 : 문우당서점 폐업으로 인한 안내 말씀
1. 저희 문우당서점과 오랫동안 함께 해오신 거래처 대표님과 관계되시는 분들께 송구한 말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서점을 창업한지 55주년을 맞이하면서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그래도 평생을 함께한 서점인지라 어떻게든 운영을 해보려 하였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오프라인 서점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 비단 저희 서점 하나이지는 않겠지만, 문화사업이라는 긍지와 자부심 하나로 서점을 지켜가기에는 오랫동안 누적된, 차마 밝힐 수도 없는 적자규모로 볼 때 더 이상 운영한다는 것은, 이제껏 함께해오고 남아있는 우리 직원들에게마저 피해가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이제 이 손을 놓으려 합니다.
2. 지역 향토 서점이라는, 부산 시민과 함께한다는 큰 자부심과, 책을 통해 독자분들에게 작으나마 꿈과 희망을 전한다는 기쁨하나로 지내왔지만 지역 서점의 한계와 인터넷서점의 과도한 할인, 서울 대형 매장의 지방 진출로인한 것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결국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3. 이에 따라 2010년 10월 31일로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4. 거래처중 저희 문우당서점에 지불 받을 금액이 있는 곳은 반품 정산후 정확하게 지불을 할 예정이오니, 지난 55년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서점을 운영한 것처럼 이 또한 믿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광복동 중심가에 위치했던 문우당서점은 약속장소로도 인기였습니다. 서면은 동보서적 또는 영광도서, 남포동은 문우당. 이랬었는데, 큰길 건너편(자갈치 쪽)으로 이전한 뒤-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예전만큼 북적이지 않고 좀 한산해진 걸로 압니다. 그래도 지도 전문 서점으로 특화시켜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왠 청천벽력인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지역 출판사라고 저희 책도 늘 좋은 자리에 진열해주시고, 수금때문에 전화하면 늘 '많이 못팔아드려서 죄송하다'고 하시는 바람에 저희가 더 미안해지곤 했는데요, 적자가 누적되어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니 안타깝습니다.
얼마전 동보서적이 폐업했을 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허탈과 충격'이었습니다. '정말이가?'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진즉에 가서 책좀 사보는건데' 등 자책하는 사람도 있었고, 책을 많이 읽든 안읽든 부산사람들에게 그런 문화공간 자체가 없어진다는 게 꽤 상실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결국 지역 향토서점들이 못 버티는 주 이유는 인터넷서점의 과도한 할인과, 서울 대형 매장의 지방 진출입니다. 이러다가 지역 서점들이 다 쓰러지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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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희 문우당서점과 오랫동안 함께 해오신 거래처 대표님과 관계되시는 분들께 송구한 말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서점을 창업한지 55주년을 맞이하면서 여러 부침이 있었지만, 그래도 평생을 함께한 서점인지라 어떻게든 운영을 해보려 하였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오프라인 서점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 비단 저희 서점 하나이지는 않겠지만, 문화사업이라는 긍지와 자부심 하나로 서점을 지켜가기에는 오랫동안 누적된, 차마 밝힐 수도 없는 적자규모로 볼 때 더 이상 운영한다는 것은, 이제껏 함께해오고 남아있는 우리 직원들에게마저 피해가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이제 이 손을 놓으려 합니다.
2. 지역 향토 서점이라는, 부산 시민과 함께한다는 큰 자부심과, 책을 통해 독자분들에게 작으나마 꿈과 희망을 전한다는 기쁨하나로 지내왔지만 지역 서점의 한계와 인터넷서점의 과도한 할인, 서울 대형 매장의 지방 진출로인한 것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결국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3. 이에 따라 2010년 10월 31일로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4. 거래처중 저희 문우당서점에 지불 받을 금액이 있는 곳은 반품 정산후 정확하게 지불을 할 예정이오니, 지난 55년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서점을 운영한 것처럼 이 또한 믿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광복동 중심가에 위치했던 문우당서점은 약속장소로도 인기였습니다. 서면은 동보서적 또는 영광도서, 남포동은 문우당. 이랬었는데, 큰길 건너편(자갈치 쪽)으로 이전한 뒤-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예전만큼 북적이지 않고 좀 한산해진 걸로 압니다. 그래도 지도 전문 서점으로 특화시켜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왠 청천벽력인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지역 출판사라고 저희 책도 늘 좋은 자리에 진열해주시고, 수금때문에 전화하면 늘 '많이 못팔아드려서 죄송하다'고 하시는 바람에 저희가 더 미안해지곤 했는데요, 적자가 누적되어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니 안타깝습니다.
얼마전 동보서적이 폐업했을 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허탈과 충격'이었습니다. '정말이가?'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진즉에 가서 책좀 사보는건데' 등 자책하는 사람도 있었고, 책을 많이 읽든 안읽든 부산사람들에게 그런 문화공간 자체가 없어진다는 게 꽤 상실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결국 지역 향토서점들이 못 버티는 주 이유는 인터넷서점의 과도한 할인과, 서울 대형 매장의 지방 진출입니다. 이러다가 지역 서점들이 다 쓰러지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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