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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언론스크랩

병원이야, 놀이터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6.




경남 양산 물금읍 벌판에 들어선 양산부산대병원은 여러 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독특한 설계부터 그랬다. 병원이라고 하면 으레 하얀 건물을 떠올릴텐데, 양산부산대병원은 그렇지 않다. 총천연색을 이룬다. 특히 어린이전용병원은 걸리버 여행기의 장화를 빼다 박았다. 이쯤 되면 병원이야, 놀이터야, 뭐 이런 말을 들을 만하다.


양산부산대병원 백승완(60·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달 '생명건축, 그 아름다운 원풍경'(산지니)을 출간했다. 의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건축 관련 서적을 펴낸 것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초대 원장과 병원건립추진본부장을 제가 맡았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대학노트에 기록해 두었다가 이번에 책으로 낸 것이지요."
 

책은 양산부산대병원의 7년 건축 과정을 오롯이 담았다. 이른바 건축 백서 같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딱딱한 문체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병원 건립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에세이 형태로 꾸몄다.


"제 경험이 앞으로 새로 지어질 병원 건축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을 썼습니다." 그래서일까. 병원 신축을 앞둔 대구 동산의료원, 창원 경상대병원 등에서 의사들을 보내 양산부산대병원을 일부러 탐방하게 했다.


책 제목으로 사용된 '생명건축'은 환자가 자신의 치유력을 스스로 믿을 수 있는, 따뜻하고 자연적인 병원 공간을 뜻했다. "보통의 병원은 높이에 초점을 둔 탑상형입니다. 그러나 우리 병원은 넓은 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분산형으로 지었습니다. 그만큼 편안한 느낌을 갖게 되지요." 그는 이 같은 건축을 위해 건축학 교수 50여 명을 자문교수로 두고 수시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해외 건축물을 탐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와 있을 때 주치 병원장 자격으로 자주 만났고 그의 서거 사실을 언론에 처음 알리기도 했다. "노 대통령 사고 사건을 외부에 처음 알린 곳이 부산일보였습니다. 지역언론이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지금도 이 사실이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몽골의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한국 의료인으로서는 첫 훈장이었다. 수년째 이뤄진 몽골 의료봉사가 공로로 인정됐다.


"지난 2004년이었지요. 뇌성마비에 걸린 한 몽골 어린이가 당초 치료를 받기로 한 병원으로부터 거부를 당한 겁니다. 사정이 딱해 제 친구에게 비용을 대신 부담하라고 부탁하고 수술을 했지요."


이후 몽골과의 인연은 계속됐다. 이듬해 휴가를 낸 그는 동료들과 함께 몽골로 의료봉
사를 떠났다. "서둘러 치료하면 금방 나을 병도 오랫동안 방치한 환자가 허다했어요."

어떤 환자는 의사를 평생 처음 만났다며 울고, 또 다른 환자는 치료비 대신에 말을 한 필 내놓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동안 진료한 환자도 400명을 웃돈다. 그중 3명은 중증환자로 수술까지 해
주었다. 

"올해도 갈 작정입니다. 참가자도 예년보다 배가량 많은 40여 명이 될 겁니다." 

 




부산일보 2012-03-02
백현충 기자·신융아 인턴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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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건축,  그 아름다운 원풍경原風景
지은이: 백승완
쪽수: 336p
판형: 크라운판
ISBN: 978-89-6545-167-9 03610
발행일: 2012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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