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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왔습니다] 옛 강남의 흔적을 찾아 나서다 :: 저자가 소개하는 <나의 살던 강남은>

by ujustice 2025. 6. 13.

지난 6월 5일,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었던 ‘도시 탐험가의 강남 이야기’를 바탕으로 엮은 책 『나의 살던 강남은』이 출간되었습니다. 개발 이전 강남의 풍경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연재 당시 큰 호응을 얻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미공개 에피소드를 추가해 단행본으로 출간됐는데요. 저자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직접 이 책을 소개하는 기사를 기고했습니다.

 


친척 오면 목욕을 권한 어머니, 강남 아파트 살 때 일입니다
[책이 나왔습니다] 옛 강남의 흔적을 찾아 나선 책 <나의 살던 강남은>

강남이라는 지명을 접하면 어떤 풍경이 떠오르나요? 아마도 고가의 고층 아파트가 늘어선 아파트 단지들이 떠오를 겁니다. 오늘날은 분명 이런 모습이지만 강남 개발 초기에는, 아니면 그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지난 5일에 출간된 <나의 살던 강남은>은 강남이 신도시로 개발되던 초기의 모습은 물론 그전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담겨 있는 책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도시 탐험가의 강남 이야기'를 기반으로 썼습니다.

사실 저는 지난 1월 '도시 탐험가의 강남 이야기'를 기반으로 어린이 책 <슬렁 씨의 도시탐험: 서울 강남>을 출간했습니다. 그 책은 현북스의 제2회 '천천히 읽는 책 공모전'에서 심사위원 추천작으로 선정돼 출판됐고, 이번 책인 <나의 살던 강남은>은 산지니 출판사에서 출간 의뢰를 받아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글을 쓰며 두 권의 책을 낸 겁니다. 물론 오마이뉴스에서 다루지 않은 에피소드도 두 권의 책에 많이 담겨 있습니다.

<나의 살던 강남은>을 쓰게 된 건 강남의 아파트로 이주한 후 목격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그전에 살았던 강북이라는 지역과 주택이라는 주거 공간에서 경험한 그것과는 무척 달랐거든요.

저는 1976년 12월에 역삼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당시 주변에 아파트 공사장과 농촌이 함께 있었던 풍경이 무척 낯설었습니다. 게다가 쇼핑센터 공사가 예정된 부지에서 움막을 치고 살던 이들을 목격하기도 했고요. 이런 기억을 쫓아가는 저의 행적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에 적응해 가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70년대 중반은 아파트가 대중적인 주거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마당 넓은 집에서 살 때 장독들을 펼쳐 놓았던 어머니는 이들 장독을 아파트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장독은 베란다에 두면 되었지만, 김칫독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김칫독을 아파트 뒤편 잔디밭에 묻었는데 덕분에 그해 겨울 우리 가족은 신선한 김장 김치를 먹을 수 있었지요.

수도꼭지만 돌리면 더운물이 나와 손님들이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만 하더라도 더운물을 쓰려면 먼저 물을 퍼서 부엌으로 옮긴 후 데워야 하는, 즉 누군가의 노동이 들어가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친척들이 방문하면 어머니는 손님 대접으로 목욕하고 가라고 권하곤 했습니다.

농촌이었던 강남의 모습도

<나의 살던 강남은>에는 강남의 과거 모습도 담겼습니다. 70년대 말과 80년대 초 말죽거리 인근 중학교에 다닐 때의 기억을 따라가 보면서 역사책에 농촌 정도로 묘사된 강남의 과거를 각종 문헌을 통해 파헤치기도 합니다.

중학생 시절 제게는 역말과 독구리 출신 친구가 있었는데요. 문헌 연구를 통해 역말과 독구리가 역삼동과 도곡동 지명의 유래가 된 전통 마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두 곳 모두 지금은 도곡1동에 속합니다.

역말과 독구리 못지않게 낯선 지명인 흐능날과 홍씨마을이 강남에 있었단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흐능날은 헌릉 주변에 있던 농촌 마을로 지금은 꽃재배 농가들이 들어서 있고, 홍씨마을은 말 그대로 홍씨 집성촌이었는데 지금은 주택가가 되어 있습니다. 두 동네 모두 내곡동에 속합니다.

내곡동에는 철거민들이 이주한 샘마을과 음성 나환자들이 살았던 헌인마을도 있습니다. 특히 헌인마을에는 제 초등학교 1학년 때 짝꿍도 살았는데요. 지금은 논란 속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가는 제 여정이 <나의 살던 강남은>에 담겨 있습니다. 또한 왜 강남에 대형 음식점과 대형 교회가 많이 생겼는지 등과 같은 강남의 뒷이야기도 담겨 있고요. 물론 제 기억에만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각종 문헌을 통해 근거를 찾거나 자료가 없으면 목격자를 찾아 인터뷰하기도 했지요.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았더라도 과거 언젠가 강남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물론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저술한 책과는 결이 다를지 모릅니다. 다만, 그냥 묻혀 잊힐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언급해 잠시라도 더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나의 살던 강남은>은 제게는 고향이기도 한 강남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책입니다.

출처: 2025년 6월 13일, 강대호,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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