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야기33 동해남부선 기차 타고 송정 바다 여행하기 동해남부선의 시작역이자 도착역인 부전역. 표를 끊고 플랫폼으로 내려가다 보니 창 밖에 기차 한 대가 얌전히 서 있습니다. 오늘 우리를 송정역까지 태워다 줄 기차인것 같습니다. 4량 짜리. 짧아서 귀엽습니다. 7시 40분 부전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입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자리가 거의 찼습니다. 목적지인 송정역까지 딱 25분 걸리네요.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가면 1시간은 넘게 걸릴 거리. 요금은 2600원. '이게 얼마 만에 타보는 기차냐' 얘기 몇 마디 하다 보니 순식간에 동래역입니다. 마치 순간이동을 한 느낌입니다. 동래역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탑니다. 어느새 해운대역을 지나고 드디어 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다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기차 안에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 풍경은 또 다르네요. 난.. 2013. 8. 20.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콘서트- 재스민 향기를 타고 조말선 시인 지난 18일 한길아트홀에서 열린 부산작가회의 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문학콘서트의 작가는 조말선 시인입니다. 조말선 시인은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199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와「현대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시집으로 『매우 가벼운 담론』, 『둥근 발작』이 있습니다. 2001년 제7회 현대시동인상, 2012년 제17회 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날 대담을 나눈 작품은 조말선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재스민 향기는 어두운 두 개의 콧구멍을 지나서 탄생했다』입니다. 제목이 유독 긴 것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고 하지만 그렇기에 사람들 머릿속에 기억에 오래 남고 또 만류하니까 더 하고 싶어졌다고 하네요. 그 효과 때문인지 저도 다시 한 번 꼼꼼히 읽게 됩니다. 재스민 향기…콧구멍…시어들이 잠.. 2013. 3. 22. 철학이 담긴 국수 점심은 맛있게들 드셨나요? 오늘 부산은 추운데다 바람도 미친듯이 불어댑니다. 이런 날에는 따끈한 국물 생각이 간절하죠. 얼마 전 출판사 근처에 국수집이 문을 열었습니다. 점심때마다 '오늘은 뭘 먹나' 고민하던 저희들은 물어볼 것도 없이 개업집으로 달려갔지요.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 주인처럼 보이는 젊은 아저씨가 입구에서 "죄송합니다. 오늘 재료가 다 떨어져서... ^^;; 다음에 꼭 와주세요." 그러고 보니 아저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 마치 전쟁이라도 한판 치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사무실 밀집지역인 이 동네에 흔히 있는 일입니다. 새로운 식당이 문을 열면 매일 비슷한 점심 메뉴에 질려 있던 오피스맨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야수처럼 기대에 차 우루루 달려갑니다. 그래서 개업 후 몇일 간.. 2012. 12. 18. 금정산이 국립공원이 된다구요? 그간 더위를 핑계로 두문불출하다가 모처럼 주말 산행에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금정산성. 금정산성 성벽의 총 길이는 약 17km로 국내 산성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부산 금정구의 3개동(금성동, 장전동, 구서동)과 북구의 2개동(금곡동, 화명동, 만덕동) 일원에 걸쳐 있으며 사적 제 21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이리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언제 처음 쌓았는지 분명하지 않다네요. 신라시대부터 성이 있었다는 견해도 있구요. 하지만 대략 조선시대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엄청난 난리를 겪고 난 후인 1703년(숙종 29)에 국방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해상을 방어할 목적으로 쌓았다고 합니다. 일제시대에 많은 문화재가 파괴되었듯이 금정산성이라고 피해갈 수 없었겠죠.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성벽이 .. 2012. 9. 25. 다시 오는 봄 -추리문학관 20주년의 비밀(2) 종군위안부와 문학 -양석일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바로 이 강연을 듣기 위해, 저는 처음 추리문학관에 간 것이었습니다. 이 강연을 통해, 최근 한국에 번역된 『다시 오는 봄』에 대한 작가의 말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양석일 선생님께서 말씀을 하시면 김응교(문학평론가, 『다시 오는 봄』역자) 선생님께서 동시통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질의응답시간은 없었습니다. 선생님 강연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1. 종군위안부는 어떤 존재인가? 양석일 작가는 강연의 시작에서, 종군위안부란 어떤 존재인지 설명했습니다. 그것은 곧 이 책의 주인공인 '순화'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종군위안부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었지만, 느릿느릿 설명을 이어나가는 양석일 작가의 말 속에서 잊고 있었던 참혹.. 2012. 4. 4. "단서는 현장에 있다", 추리문학관 20주년의 비밀(1) 2012년 3월 31일 토요일, 해운대 달맞이고개에서 열린 . 화창한 날씨와 개관 행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 음습한 톨스토이의 사진이 방문객들을 맞고 있었습니다. 왠만하면 마주보고 싶지 않은 얼굴 덕에,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는 뻥이고 저 화환들 때문에 한눈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포스터의 음습한 포스는 화환들을 완벽히 제압하고 있었습니다. 추리문학관,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어찌나 완벽한 타이밍인지, 첫 방문에 20주년 개관행사가 겹치다니요. 무슨 중요한 복선이라도 되는 양, 완벽한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런 행사가 없었다면 추리문학에 대한 선입관이 여전히 제 머릿속 어딘가에 박혀, 미궁속을 떠돌고 있었을 겁니다.. 2012. 4. 2.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