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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246

히로시마에서 온 편지 몇일 전 히로시마에서 산지니출판사 메일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되었습니다. 그동안 일본 번역서는 여러권을 냈지만 우리 책이 일본에 소개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혹 일본 출판사에서 출간을 제안하는 메일이라도 보낸 걸까, 아니면 일본 책값은 무지 비싸던데 혹 대량주문이라도, 갖가지 생각을 하면서 편지를 읽어보았습니다. 군데군데 맞춤법이 틀린 부분도 있지만 교정을 하지 않고 편지 내용을 그대로 소개합니다. 서툰 한국어 편지가 부산의 한 출판사를 응원하는 이 분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의 히로시마에 사는 여성입니다. 작년 책을 읽고, 부산의 "부산포"라는 식당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작가와 화가가 모이는 지적 술집으로 소개되기도했습니다. 그 것을 계기로.. 2009. 9. 15.
즐거운 도서관 나들이 “세은아 도서관 가자.” “싫어. 책 재미없어.” “세은이 저번에 간 도서관 갈 건데. 책도 선물 받고 세은이 카드도 만든 데 말야.” “와 거기 ㅎㅎ 빨리 가자. 거기 재미있는데... 나 공주책 빌려줘.” 엄마의 게으름 탓에 둘째인 우리 세은이(7살)는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나마 보는 책들도 대부분 예쁜 공주가 그려있는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공주과이다. 어쩌다 책을 좀 읽어 달라면 “오빠나 아빠한테 읽어 달라고 해” 하며 미룬 나의 과실로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우리 집 큰놈(초등 6)은 책을 무지 좋아한다. 거의 날마다 책을 끼고 산다. 책이 주는 재미를 아는 것이다. 어릴 때 도서관, 서점도 자주 데리고 다니고 목이 아픈 걸 참아가며 책도 많이 읽어줬다. 그런 것이 다 베이스에 .. 2009. 8. 14.
처음 심어본 고추모종 서면에 나갔다. 영광도서에 들러 시집들을 살펴보았다. 곧 출간될 시집 표지 디자인 때문이다. 양장제본을 할건데 커버(겉표지)를 씌울지 말지 아직 결정을 못했다. 시집이 출판사 별로 모여 있어 보기 편했다. 간혹 화려한 속옷만 입고 있는 시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수수한 속옷과 화려한 겉옷을 같이 입고 있었다. 유행을 따를 건지 나홀로 개성을 찾을 건지 결정해야한다. 개성만 찾다가 독자들에게 왕따당하는 건 아닐까... 다행히 시집 코너가 2층 구석뎅이에 있어 직원들 눈치 안 보고 마음껏 구경했다. 평대와 서가에 꼽혀 있는 거의 모든 시집들을 들쎠봤다. 서점 직원들은 나같은 손님이 싫을 것이다. 사지도 않으면서 책마다 죄 손때를 묻혀 놓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책을 만들려면 많이 봐야 하니 말이다... 2009. 6. 11.
봄이다! 봄이다. 아주 따뜻한 봄이다. 아니 초여름 같다. 벌써 혈기가 넘치는 젊은이 몇몇은 반팔을 입고 돌아다닌다. 여기 저기 연둣빛 새싹이 올라오고 꽃비가 흩날린다. 나도 덩달아 봄처녀가 된 것 같다. 너도나도 봄을 느끼기 위해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나간다. 왠지 나가고 싶고 나가야 될 것 같다. 나도 지난주에 금정산에 다녀왔다. 우리 두 꼬맹이와 낭군님. 나 이렇게 넷이서 조촐한 가족 산행을 했다. 동문에서 북문까지 4킬로미터. 왕복 8킬로미터를 걸었다. 북문에 도착하면 석빙고를 사주마 하고 꼬드기면서. 설마 4월에 석빙고 장사를 할리 없다고 굳게 믿으며 뻥을 쳤다. 그런데 망루를 넘어서니 석빙고 아줌마가 떡하니 있었다. 약속을 안 지킬 수도 없고, 에이 거기다가 가격까지 1,000원으로 올라 있었다. 나도 .. 2009. 4. 15.
부모 곁을 떠나지 않는 청춘들 서점가에선 요즘 시집이 안팔린다고 합니다. 시 한편 읽을 마음의 여유조차 없을 만큼 삶이 각박해졌거나 시인들이 자신들만 해독할 수 있는 난해한 언어로 시를 어렵게 짓는 것이 유행이 되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라는 제목으로 한국대표시인 70인의 시가 미디어다음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그 중 문단의 중견시인인 하종오 시인의 를 소개합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중매결혼하여 자식들 낳았다 자색 밸 때마다 정말로 사랑했을까 자식 낳지 않을 때도 서로 더 사랑하기 위해 마음을 밀고 당기느라 큼, 큼, 거리며 품을 주었을까 등을 돌렸을까 우리 부부는 연애결혼하여 자식들 낳았다 자식 밸 때마다 정말로 사랑했다 자식 낳지 않을 때도 서로 더 사랑하면서 마음을 밀고 당기느라 후, 후, 거리며 손을 맞잡기도 .. 2009. 1. 5.
고소장 전북 완주군 우석대 앞 한 복사집에서 불법복제한 수십종의 책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에 저희 산지니 책이 들어 있다고 연락이 왔더군요. 관련 출판사들끼리 함께 복사집 주인을 상대로 완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고소 사유는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저희 책은 1종만 발견되었는데, 총 몇권을 만들어 팔았는지는 모르겠고 하여간 현장에는 13권만 남아 있었습니다. 복사본이라 허접하게 만들었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보내온 현장 사진을 보니 표지를 원책이랑 똑같이 복사해서 어떤게 진품이고 어떤게 짝퉁인지 모를 정도로 만들어 팔았더군요. 책 한 권 기획해서 세상에 내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품과 비용이 드는지 안다면 그렇게 개념 없는 짓은 안하겠지요. 정말 속상하네요. 물론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하는 거.. 2008.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