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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기

한나 아렌트와 보낸 여름-반짝반짝 빛나는 결과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8. 19.

독일어로 출간된 원서를 번역하면서 애매한 단어는 영어로 출간된 책을 보고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고 계시다는 역자 선생님! 그래서 항상 짐이 한가득^^;; 이십니다



선생님이 몇 차례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사진을 찍은 건 지난 미팅이 처음이었습니다.

역자 선생님과 교정 미팅을 하고 있는데 불현듯 이 순간을 찍어야지 하며 서둘러 사진을 찍었습니다. 늘 책 만드는 과정에 대한 기록은 없는 것 같아 이거라도 하는 심정으로요. 선생님은 자신이 나오는 게 아니냐며 몸을 숨겼고 대신 책이 잘 보이도록 정리해주셨습니다.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책은 <탈학습, 한나 아렌트가 걸어간 사유의 길(가제)>로 "한나 아렌트" 삶의 중요한 기점들에 대해 짚어낸 책입니다. 저희 출판사에서는 이미『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를 출간하면서 소소한 사랑을 받았지요. 이 책이 아렌트와 하이데거에 관한 책이라면, 이번 책은 오로지 아렌트에 집중한 책입니다.


역자 선생님과 교정한 원고를 보면서 제가 선생님께 의심스러운 단어가 있으면 물어보고 그럼 선생님은 친절하게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설명해주시고 다시 문맥에 맞춰보고, 선생님이 교정하면서 궁금했던 게 있으면 저에게 물어보고 설명하고 그러다보니 미팅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책 만드는 과정은 참 길고 복잡하지만 결과는 명확합니다. 책이 무리없이 잘 나온다면 과정은 힘들어도 그런대로 괜찮지만, 책에 실수가 있으면 그동안 노력한 시간들이 무색해집니다. 신입 편집자 시절에는 종종 악몽을 꾸었지요. 책이 나왔는데 거꾸로 인쇄가 되었다거나 하얀 백지로 출간이 된다거나. 


독일어로 출간된 책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 만만치 않은 작업이지만 더운 여름날 책 다듬는 시간과 과정이 무색하지 않게 반짝반짝 빛나는 결과로 나타났으면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요.


제목부터 정해야겠네요. 하하.


(책 나오면 많이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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