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어느 때보다 더웠던 여름으로, 가을이 오기를 고대했는데
지진으로 이번 가을도 쉬운 계절은 아니구나 싶습니다.
소풍이나 수학여행, 워크숍 등으로 만만하게 떠났던 경주.
또 경주야? 했던 경주.
그래도 부처님의 온화한 미소가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벚꽃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
그러고 보니 산지니도 경주로 워크숍을 갔었지요.
참 맛있게 먹었던 저녁. 길었던 회의까지^^;;
추억이 많은 곳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더욱 마음이 아프네요.
여진이 멈추고, 티끌 한 점 없는 푸른 가을 하늘이
경주 시민들에게도 어서 펼쳐지길 바랍니다.
가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저렇게 넓은 고요
저렇게 티끌 한 점 없는 이마
콩만 한 내 가슴에는
왜 이리 티끌이 많으냐
비바람이 치느냐
닦아도 닦아도 걷히지 않는 먹구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저렇게 맑은미소
저렇게 주름 한 점 없는 허공
-최영철, 『금정산을 보냈다』(산지니시인선001)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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