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일(금) 부산 국제신문 중강당(4층)에서
제16회 최계락문학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최계락문학상
최계락 시인은 아름다운 시와 정겨운 동시를 남긴 정갈한 시인의 표상이었습니다. 그는 소박하고 남다른 애틋한 감성적 언어로 일상 속의 인간의 삶과 꿈을 실어 노래했습니다.
1950년대 혼란기를 겪으면서도 향토색 깉은 작품으로 시의 순수성을 추구했던 시인의 순결한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최계락문학상재단은 2000년, '최계락문학상'을 제정하여 국제신문과 공동으로 시상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최계락문학상은
시집 『다다』를 집필하신 서규정 시인이 수상했습니다.
서규정 시인
1949년 전북 완주 출생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는 『참 잘 익은 무릎』, 『그러니까 비는, 객지에서 먼저 젖는다』. 『다다』 등이 있다.
● 제16회 최계락문학상 '다다'의 서규정…농익은 삶 밀도있게 묘사(국제신문)
올 5월에 출간한 서규정 시집 『다다』는,
현실과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선,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를
투박하지만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다른 시인들이 좀처럼 ‘문학’에 포함시키려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시화”(고봉준, 해설)하는 편인데,
낮은 자세로 우리 삶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시어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 투박한데 따뜻하다…서규정 시인 신작 '다다' (국제신문)
▲ 제16회 최계락문학상 심사위원 구모룡 문학평론가
구모룡 평론가는
"서정적 추상을 경계하면서
시적 발화와 시어의 밀도를 따져
서규정의 시집 『다다』를 선정"
했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한
"작고 미천하고 버려진 것들의 실존에 동참하는 시인은
안으로부터 열려 그 외부와 화해하는
서정적 신체를 매우 건강하게 노래하고 있다.
바닥과 허공을 한데 두고
사유하는 그의 시적행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고 덧붙였습니다.
▲ 서규정 시인의 수상 모습입니다.
이쯤에서 시집 『다다』에 수록된 작품을 만나보고 가야겠죠?
낙화
만개한 벚꽃 한 송이 오 분만 바라보다 죽어도
헛것을 산 것은 아니라네
가슴 밑바닥으로 부터, 모심이 있었고
추억과 미래라는 느낌 사이
어느 지점에 머물어 있었다는 그 이유 하나로도 너무 가뿐한
盤松洞
인구 십만 명 이상이 사는 반송동엔
결혼식장이 없다네
그러니 청년들아
어찌 저지 연애를 하다
두둥실 아이를 배
급히 교회당을 빌려 예식을 마치고
첫날밤도 아닌 그 밤에
와인 몇 잔 마신 신부가 핑 돌아
사실은 처녀가 아니었다고 고배을 해도, 무조건 받아들여라
뜨고 지는 이치는 같은 것이고
곧 동백꽃이 진다
결혼식장보다 공동묘지가 가까운
우리 동네에선 그 첫, 이라는 말을 별로 따지지 않는다
다만, 첫 죽음들을 묻을 뿐이다
▲ 수상 소감을 전하는 서규정 시인
▲ 시상식에서 단체사진이 빠질 수 없겠죠?!
"엉뚱한 장인정신을 가진 이들에 의해 세상은 바뀔 수 있다 "
는 시인의 말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세상과 만나게 될
서규정 시인의 작품들을 기대해봅니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다다 - 서규정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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