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시원 생활 모습 /출처=KBS 시사기획 창
내일은 뭐 먹나?
돈 없으면 꿈도 가난해진다
‘흙흙’ 떨어지는 청년의 눈물
오늘 오천 원 짜리 밥을 먹으면, 내일은 3천 원짜리 먹어야 한다. 오죽하면 청년의 눈물은 ‘흙흙’ 떨어진다고 할까. 대학 시절 가장 고민거리는 ‘내일은 뭐 먹지?’였다. 일주일 생활비를 쪼개고 쪼개서 생활하던 나에게 밥이라도 사준다면 달려가 품에 안겨 맞이하고 싶었다. 이런 현실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청년이 겪는 통증이다. 아르바이트와 휴학을 반복하며 고군분투하는 대학생, 끼니 걱정하며 우여곡절 졸업하면 취직 걱정하는 청년들. 교육, 주택, 고용 등 정말 어느 하나 청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지 않다. 이 시대의 청년으로서 이렇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청년이 맞나요?”
버티면 암, 못 버티면 자살이라는 어구가 놀랍지 않다.
저축은커녕 소비조차 못 하고 매달 밀려오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에도 빠듯하다. 이런 상황에 결혼과 출산은 소위 '미친 짓'으로 통용된다. 어째서 따뜻한 밥 한 끼 사주기 어려운 사회가 됐을까?. 이제 청년이 갈 곳은 새로운 내일을 꿈꾸기보다 오늘을 버티는 길뿐이다.
빚, 쪼들려 봤나요?
징글징글한 ‘상환 문자’
고객님 00일까지 상환해주세요. 매달 같은 날짜에 알람이라도 울리듯 문자가 온다.
매달 돌아오는 이자보다 짜증 나는 독촉 문자. 오죽하면 오후 6시 이후에는 채무독촉을 금지하는 법까지 있을까. 그래도 고객은 을이니깐. 원금에 이자까지 대출 상환을 한다. 착잡한 마음을 쓸어내리고 한숨을 내쉰다. 설령 빚 탈출을 하더라도 저소득으로 결혼 자금, 전세 대출 등 다시 빚을 지고 악순환의 고리는 벗기려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처럼 삶을 옥죈다. 대학시절 후배는 일주일 중 하루 공강(강의 없는 날)을 만든다. 수업이 없는 날은 일용직 노동을 하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한다. 이렇게 번 돈으로 월세와 통신비를 해결하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사용한다. 후배는 하루 하루를 버티다 휴학했다. 내년 다시 복학할 계획을 하고 있지만 다시 고단한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감에 쉽사리 결정을 못 하고 있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 아르바이트를 하다 전화를 받은 후배가 한마디 한다.
“형 인생 노답이야 노답.”
기본소득, 너만 있으면 돼?
매달 용돈을 준다고?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일을 안 하는데 돈을 왜 주지?”, “그래도 주면 좋은 거 아니야?” 일각에선 노동 없는 소득은 국민을 게으르고 나태하게 만든다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개개인의 행복만이 아니라 사회의 임금 격차를 줄이려고 한다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다양한 논의가 오가는 과정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기본소득의 우리 삶의 질을 바꿀 만큼 많은 소득을 줄까?’. 모 시장의 공약은 년 최대 100만 원으로 기본소득을 준다고 대선 공약으로 주장한다. 1달로 치면 8만 원 남짓. 당장은 우리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지 않을 액수이다. 기본소득이 청년들의 좌절감을 극복하는데 하나의 방편이 된다면, 또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복지국가로 나아가는데 동력이 된다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가치 있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 - 제윤경 지음/책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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