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편집자 기획노트]

 

 

잃어버린 그림을 찾아, 믿음의 길을 되짚다

강남주 장편소설 『유마도』

 

산지니 편집부 박하늘바다

 

 

2017년 10월 31일,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되었다. 이 중에는 동래의 화가 변박(卞璞, 생몰년 미상)의 그림 <묵매도(墨梅圖)>, <송하호도(松下虎圖)>, <왜관도(倭館圖)>도 포함되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산지니가 변박의 조선통신사 사행길을 따라가는 장편소설 『유마도』를 내놓은 바로 다음 날 새벽이었다. 변박이라는 이름이 생소한 사람들도, 임진왜란의 첫 장을 물들이는 그의 작품 「부산진순절도」와 「동래부순절도」는 알아볼 것이다.


궁중 화원이 아닌 무인의 신분이었기에 기선장으로 통신사 행렬을 따랐지만, 동래 제일의 화가였던 변박은 사행길에 몇 장의 그림을 남긴다. 바로 이번에 등재된 세 장의 그림이다. 그러나 소설의 제목이 된 ‘유마도’는 사행이 끝난 후의 그림이었기에 여기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런데 이 그림이 발견된 곳은 엉뚱하게도 일본 후쿠오카의 한 사찰이다. 사행이 끝나고 조선에서 그린 그림이 어째서 일본의 사찰에서 발견되었을까. 통신사 기록물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그 그림은 정말 변박의 그림이 맞을까.

 

 


강남주 작가는 ‘조선통신사행렬 재현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 공동 등재 한국추진위원회’ 학술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런 그가 4년의 조사 끝에 탈고했다는 이 소설은 ‘평화를 거저 얻을 수 있는가’라는 강한 메시지를 독자에게 남긴다. 일본에 대한 조선의 불안감에 의한 것이든, 대마도 번주의 경제적 고려에 의한 것이든, 도쿠가와 막부의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이든, 두 나라는 교류를 필요로 했다. 조선이 일본에 보내는 사신의 이름이 ‘믿음을 통하는 사신(通信使)’인 것은 그래서였다. 조선통신사의 기록을 찾아보면, 소설에 나온 것처럼 사행단 인원이 도중에 사망하는 일은 비일비재했고 심지어 폭풍우로 사신 일행이 바다에서 전멸하기도 했을 정도로 일본행은 위험한 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믿음의 길을 교통하러 노를 저었다. 그리하여 막부의 장군에게 조선 왕의 국서를 전달하고 일본 백성들, 학자들과 더불어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며 믿음을 굳게 한 것이 이후 조일 친선의 바탕이 된 것이다. 통신사 행렬이 끊어지고 오래지 않아 일본의 침략이 시작되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마도』는 동래 화가 변박의 그림이 일본으로 건너간, 기록에 담기지 않은 순간을 찾는 여정이다. 하지만 책을 덮었을 때 독자의 머릿속에 남는 것은 그림의 진위 여부가 아닐 것이다. 조선통신사 일행이 온갖 고생 끝에 이루어낸 교류들, 특히 변박의 경우처럼 민간에서 오갔던 교류들이 한일 양국에 남긴 영향들이지 않을까.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은 한일 양국의 민간협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 한다. 200여 년 전 조선통신사가 남긴 유산은 오늘날의 여러 갈등 속에서도 양국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거저 얻은 게 아니었던 그 평화가 후대에까지 존재하려면 앞으로도 양국의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출판저널』 2017년 12월호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 기획노트」에 게재되었습니다.

 

 

 

 

 

 

유마도 - 10점
강남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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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병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