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X [이터널 저니] 북토크 소식

 

 

지난 일요일, 달력을 보니 '입춘'이라 적혀 있네요. 달력에 박힌 두 글자가 무색할 만큼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워진 것 같습니다. 월요일 점심시간. 산지니 멤버들과 뜨끈한 미역국으로 점심을 나누며 국에 밥을 말아 먹는 것, 절대로 말아 먹지 않는 것, 국물에 김치를 빠트려 먹는 것, 따로 집어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다 음식을 고르고 먹는 취향에 대해 잠깐 생각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식후 산책은 가볍게 포기하고 사무실로 돌아와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시며 서가 앞에서 발견한 이 책! 

재작년 11월 출간된 이후 무려 3쇄나 찍으며 산지니의 대표 <부산 식도락 가이드>로 자리잡은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산지니에서 펴낸, 부산일보 '라이프부문' 담당 박종호 기자의 두 번째 부산 맛집 소개서 입니다. 저자는 2011년 출간된 『부산을 맛보다』를 통해 부산의 지역별, 계절별 맛집과 경남의 맛집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월요일 식후 독서로 제가 고른 이 책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저자가 박나리 기자와 의기투합하여 새로이 펴낸 책으로, '부산'에 집중하여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가 곁들여진 '맛집'들을 곳곳에서 찾아 담아 놓았습니다. 검색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파워 블로그 '맛집' 포스팅과 다른 점은 무엇 일까요?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의 시대, 사람들은 신문과 책 대신에 스마트폰으로 SNS를 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맛집 책을 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거기에 대한 답은 큐레이션(curation)이 될 듯합니다. 저희가 큐레이터(curator)가 되어 넘쳐나는 맛집 정보의 홍수 속에서 콘텐츠를 고른 뒤 스토리를 입히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기준은 자신이다.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되지 않을까."

'큐레이션(curation)'과 '취향 존중'. 이 책은 부산의 지역성과 문화가 덧입혀진 음식과 가게들을 소개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이 단순한 의도에는 오랫동안 맛집을 소개해오며 저자가 갖게 된 '부산' '음식'을 마주하는 자세가 담겨 있습니다. 맛집의 홍수 속에서 한 권의 책에 담길 만한 재료들을 골라 의미있는 부산 식도락 가이드를 제공하는 부산 맛집 '큐레이터'로서의 저자는, 단순히 음식과 장소를 선택하고 모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을 골라 잡는 독자들의 '취향'과 '선택'을 존중하는 부산의 10년 지기 맛집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믹스커피 한 잔이 다 비워질 때쯤 제가 고른 책 속의 코너 「음식만사」에서도 이 책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의 가치를 맛볼 수 있었지요.

'다대기'와 취향 존중

취향이 비슷한 대상에게 호감을 느끼기 쉽다. 그래서 같이 살게 되었는데 뒤늦게 취향이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인생이 피곤해진다. 직업상 끄적거리다 보니 가끔은 글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는 진짜로 글을 잘 쓰는 줄 착각한다(정신건강에는 나쁘지 않다). "글이 좋다"는 말이 "당신은 나와 비슷한 생각과 취향을 가졌군요."라는 표현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나중에 깨달았다.

'이상형'은 물론이고 좋아하는 연예인을 비롯해 '호감'에는 취향이 반영된다. 만약 모든 사람의 취향이 같다면 어떻게 될까. 똑같은 외모와 옷차림, 타인의 아내와 남편, 자식까지 닮았다고 생각하면 오싹해진다. 모든 이가 키 크고 잘생긴 사람만 좋아한다면? 나는 결혼도 못 하고, 주말에도 똑같은 브랜드의 맛없는 맥주나 마시며, TV에 나오는 연예인만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잘못했던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한다. 덜 예쁜 사람을 차별했다. 영화를 보다 유치한 대목에서 크게 웃는 이를 무시했다. 음식에 대해서는 더 심했다. 내 입맛과 다르게 말하면 "당신이 몰라서 그래. 얼마나 먹어 봤다고..."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의 입맛이 같아진다면 그런 비극도 없다. 이 세상 맛난 음식이 많이 사라지고 말 테니까.

돼지국밥집에서 혼자 국밥을 퍼먹으며 '음식만사(飮食萬事)에 대해 고민할 무렵이었다. 옆 테이블 여성이 "난 돼지국밥을 좋아하지만 '다대기'는 별도로 나왔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며 다대기를 건져내는 순간이었다. 국밥에서 나온 다대기가 잽싸게 '음식만사'로 뛰어들어 오는 게 아닌가. 다대기는 매콤하고 칼칼한 맛을 더하기 위해 넣는 양념이다. 처음부터 국밥에 다대기를 넣어 오면 취향 따위는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다대기는 별도의 그릇에 담아두고 좋아하는 사람만 넣어 먹으면 된다!

밀면도 마찬가지다. 밀면집에 가서 다대기를 얹지 말고 따로 달라고 부탁하는 지인이 있다. 그는 먼저 다대기가 섞이지 않은 냉육수를 음미하며 밀면을 평양냉면처럼 즐긴다. 어느 정도 먹고 나서야 다대기를 넣고 그때부터 밀면 맛을 즐기는 미식을 한다.

일본에서 라멘을 시킬 때는 면발의 부드러움이나 국물의 진한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 돼지국밥과 밀면은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전국적으로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따로국밥이 그렇듯이 다대기도 선택하게 해주면 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신조어 가운데 이 시대의 트렌드가 잘 드러나는 '취존'이란 말이 있다. '취향 존중'을 줄인 단어다. 회식 때 상사가 짜장면 시킨다고 탕수육이나 짬뽕을 못 시키고 눈치 본다면 무슨 낙으로 살까. 돼지국밥과 밀면, 나아가서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취향 존중이라는 날개를 달아 주자. 혹시 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 친구는 나와 취향이 다르군"이라고 생각해주면 감사하겠다.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169~170 쪽 중에서)  

 

『당당한 안녕』, 『그 사람의 풍경』 저자와의 만남을 함께 했던 '이터널 저니'에서 부산의 맛집 이야기를 소개하는 북토크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가 초대되었어요. 특별한 부산 식도락 가이드를 사랑해 마지않는 분들, 아직 만나지 못하신 분들 모두에게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주 토요일 오후네요. 이터널 저니로 향하는 지도를 함께 첨부합니다!  

[이터널 저니 ㅣ 북토크]
맛집의 홍수 속에 진짜 맛집을 찾는 비법, 진정한 스토리를 가진 부산의 맛집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오랜 기간 맛집 전문 기자로 활동하며 부산의 맛을 담아낸 박종호 기자와 함께 맛있는 여행을 떠나 보세요.

*일시: 2018.02.10(토) 14:00
*내용: 박종호 기자의 <진짜 부산 맛집 이야기>

*신청: 선착순 40명 (페이스북 댓글 신청자 우선)
*참가비: 무료
*문의: 051-604-7000

 

 

지난해 이터널 저니에서 열린,  

당당한 안녕』 저자와의 만남 보러가기

『그 사람의 풍경』 저자와의 만남 보러가기

 

 

 

 

 

Posted by 프로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