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산지니
산지니는 부산에서 2005년 2월에 설립한 지역출판사이다. 그동안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이야기를 걷다』 『습지와 인간』 등 국내서 100여 권과 『무중풍경』 『단절』 『하이재킹 아메리카』 등 번역서 20여 권을 출간하였으며, 20년의 역사를 가진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을 2007년 봄호부터 2008년 겨울호까지 발간하였고, 2011년 봄호부터 다시 발간하고 있다.
산지니라는 출판사 명은 80년대 부산대학교 앞에 존재했던 사회과학 서점의 이름을 딴 것이다. ‘산지니’는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를 뜻하는 이름이다. 생후 1년이 안 된 매를 ‘보라매’라 이름하고 사람 손에 길들여진 매를 ‘수지니’라 하는 데 반해 산지니는 야생 그대로의 매를 말한다. 이렇게 전투적인 출판사 이름을 지은 것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출판 환경 속에서, 훨씬 열악한 지역출판의 여건 속에서 오래 버티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그 이름이 다소 낯선 까닭에 처음 듣는 이는 꼭 되묻곤 한다. 그럼 “백두산 할 때 산, 지구 할 때 지, 어머니 할 때 니”라고 대답해준다. 이름 덕분인지 한 번 들은 이는 꼭 기억을 해주고, 출판사는 창업 6년이 넘은 지금까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지금까지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이 8종,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2종,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6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이달의 책 1종, 청소년도서 2종, 환경부 우수환경도서 3종, 영화진흥위원회 지원도서 1종 등 많은 책들이 우수도서로 평가를 받았는데, 지역에서 분투하는 출판사에 기꺼이 좋은 원고를 맡겨주신 여러 저자 분들과 응원해준 독자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이는 출판사가 오래 버티는 데 큰 힘이 되었다.
- <출판저널> 2011년 3월호 '우리 출판사 브랜드'에 실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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