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2일, 장마 기간답지 않은 햇빛 뜨거운 날, 조갑상 <밤의 눈> 작가님을 모시고 부산에서 4시간을 달려 전남 나주를 다녀왔습니다. 다녀오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리더군요.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에서 <밤의 눈>을 가지고 북콘서트를 열었는데요, ‘책 읽는 노동자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책 읽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민주노총 전남운동본부에서 저희 책 <밤의 눈>을 선정했기 때문이죠.
한 권의 책을 정해서 같이 읽고 독후감을 공모해서 시상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북콘서트라는 현장 노동자들에겐 다소 낯선 행사를 준비하려니 “무슨 북으로 콘서트를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는데요, ㅎㅎ
그래도 응모한 독후감들의 수준은 무시 못 할 것들이었습니다.
사전에 응모된 독후감들을 읽고 조갑상 작가님께서 대상을 뽑아주셨는데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구례군지부에 소속되어 있는 박선희님께서 대상을 받으셨습니다.
앞에 나오셔서 독후감을 소개해주신 박선희님은 “이런 자리 너무 떨려요...” 하시면서도 하실 말씀은 다 하시더군요. 떨면서 발표하시는 모습에서 <밤의 눈>의 감동을 더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일르키는 제목을 뒬한 채 만나게 되는 이슬람 어느 이야기꾼과 청중들의 대화 ‘다 진짜도, 다 거짓도 아닌 이야기...’는 이 책의 내용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다시 펼친 책에서 읽은 그 글귀는 아픔이었다. 차라리 책 속의 내용이 거짓이며 꾸며진 글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아프다.
이렇게 독후감의 첫머리를 시작한 박선희님은
책 속의 줄거리를 써내려가다 보니 인간이 자신의 뜻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는 왜 이리도 반복되는지 안타깝다. 얘기는 1979년 시위대에서 끝났지만 옥구열이 꿈꿨던 희망의 불씨는 다시 꺼지고 어둠의 시간은 계속되었다.
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하셨습니다. 시장 구씨 할머니의 말씀에 위로를 느끼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옥구열에 깊이 공감하신 박선희님은 “우리가 사는 세상도 옥구열과 같이 상처받은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깨지고 힘들어도 옳다고 믿는 일을 하는 사람. 희망 그것을 위해서 또 일어나는 사람. 하지만 나는 바란다. 그렇게 눈에 띄는 사람이 필요 없는, 같이 잘사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하지만 그냥 얻어지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라고 끝맺음을 하셨습니다.
행사는 저희가 제작한 ‘북트레일러’ 영상을 보는 걸로 시작하였는데, 늘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으로만 보다가 대형 화면으로 영상을 보니 ‘정말 잘 만들었구나(?)’ 절로 자화자찬이 되더군요. 새로운 감동이었습니다. ^^
이어서 다섯 명의 독후감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고요, 조갑상 작가님께서 차분하게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 작중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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