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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직원 닦달하는 일은 내 몫 제본소에서 전화가 왔다. "내일 제본이 끝날 예정입니다." 신간 제작이 완료돼 창고에 들어간단다. 이제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일이 남았다. "보도자료 다 만들었어요?" "……." "아직도 안 끝내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직원들을 닦달하는 건 늘 내 몫이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 속에서 그나마 우리 책이 주목받으려면 관건은 보도자료. 하지만 매번 만족스럽게 써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그런 경우다. 화요일까지는 기자들에게 책과 자료가 도착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다. 시간도 없는데 오늘따라 프린터까지 웬 말썽이람? 이놈의 프린터는 급할 때면 늘 이 모양이다. "빨리 좀 와주세요. 꼭이요." 바쁘다는 애프터서비스 기사를 급하게 불러 프린터를 고치고, 겨우 자료를 만들어 택배기사에게 연락을 하니 .. 2009. 3. 30.
너무나 문학적이신 교수님 “밤에 돌아댕기지 말고, 이쁜 여자 꼬신다고 따라가지 마소.” -그럼 안 이쁘지만 젊은 여자가 오라면 가도 되나? -『미완의 아름다움』 181p 따끈따끈 며칠 전에 나온 『미완의 아름다움』에 나오는 내용이다. 나이 드신 분이 하는 말이 아니라 이십대 신혼들이 하는 말 같지 않은가.ㅎㅎ 이 글을 쓰신 분은 부산대 독어교육과에 재직 중이신 교수님이시다. 교수님이라면 보통 점잖고 무게만 잡을 것 같은데 이상금 교수님(이 글의 저자)은 문학적이고 이웃집 아저씨 같은 분이시다. 『미완의 아름다움』은 교수님이 20여 년간 틈틈이 써온 글을 정리한 산문집인데 가벼운 신변잡기가 아닌 전문성이 묻어나는 산문집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빠져봤을 것 같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세계도 들여다볼 수 있고, 요즘 우리 사회의 심각한 .. 2009. 3. 26.
볼로냐 잘 다녀오세요! 박경효 선생님과의 점심식사 출판사의 점심 시간은 ‘1시’입니다. 여느 사무실이 12시인데 비해, 조금 늦은 편이지요. 사무실은 법조타운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 12시에 나갔다가는 치열한 자리 경쟁에 휩싸이게 마련입니다. 의 식사 시간이 다소 늦은 이유는 바로 ‘한가로움’을 확보하기 위함이지요. 조금 늦게 하는 식사라, 당연히 밥맛도 더 좋습니다. 보통 직원들끼리 단출하게 먹는 편입니다만, 종종 반가운 손님들과 함께하기도 합니다. 이번 주에는 그림 그리시는 박경효 선생님이 방문하셔서 점심을 함께하였습니다. 옮겨간 곳은 사무실 근처의 횟집. 식구들은 ‘회덮밥’을, 선생님은 ‘내장탕’을 시키셨습니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선생님이 최근에 구입하셨다는 캐논의 G10 카메라를 구경하였답니다. 튼튼한 바디와.. 2009. 3. 20.
기호3번 <부산을 쓴다>에 한 표! 부산소설가 28명의 합동 소설집 가 2009년 '원북원부산운동'의 후보도서 10권중 1권으로 뽑혔습니다. 원북원부산(One Book One Busan) 운동은 시민 스스로가 한권의 책을 선정해 읽고 토론하며, 관련한 문화행사에 참여하여 책읽기의 즐거움을 되찾게 하는 공공도서관의 범시민독서생활화 운동입니다. 2004년부터 부산광역시교육청/부산일보가 공동주최하고 22개 공공도서관이 주관하며 앞으로 부산을 대표하는 독서문화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홍보활동과 독서문화행사를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일반시민의 추천도서와 공공도서관 및 유관 독서문화단체의 추천도서 100여종중 10종의 후보도서가 선정되었고, 그중 올해 부산의 책 한권을 최종 선택하기 위한 시민투표를 실시합니다. 투표기간은 2009년 3월 .. 2009. 3. 2.
유배지에서 쓴 아빠의 편지 유배지, 아빠, 딸. 어울릴 수 없는, 아니 어울려서는 안 될 세 단어다. 그런데 아빠는 어느 날 홀연히 짐을 챙겨 유배지로 떠났다. 그리고 편지를 썼다. 두 딸에게. "소망한 것이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좁쌀 한 톨처럼 작은 기억으로나마 남는 거였지. 훗날 아빠가 너희 곁을 떠난 뒤에라도 이 책을 펼치기만 하면 활자 하나하나에 아로새겨진 아빠의 사랑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여행 편지는 그렇게 시작됐다. -부산일보 서평 중에서 『유배지에서 쓴 아빠의 편지』, 신국판 변형, 316쪽, 값13,000원 20년 기자생활을 마친 저자가 전국 유배지를 돌며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두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엮었습니다. ▶유배지를 찾아 걷기 시작한 이유 "삶은 때때로 번민과 방황의 시간에 갇히기도 하는 .. 2009. 2. 24.
하루에 버스 두번, 고성 갈천리 어실마을 길을 따라 만나다 빨리 가면 안보이던 것 몰랐던 것, 스쳐지나가던 것들을 1992년 부산에서 경남 고성으로 거처를 옮겼죠. 내가 사는 마을은 고성군 대가면 갈천리 어실마을이라고 깊은 곳이예요. 우리 마을에서 고성읍까지 다니려면 오전 7시, 오후 3시 이렇게 하루 두번 있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좀체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죠.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그는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는 데만 2시간 반이 걸렸다. "그때부터 길과 친해진 것 같습니다." 동길산 시인이 산문집 '길에게 묻다'(산지니)를 냈다. '길에게 묻다'는 말 그대로 길 위에서 길과 대화하며 쓴 글이다. 합천 밤마리 들길을 시작으로 창원 주남저수지 둑길, 최계락 시인의 외갓길, 진주 경남수목원 침엽수길, 남해 다랑이마을 논길, 거창 빼재.. 2009.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