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하는데 뭔가 달라진 느낌이 들었어요.
출근길 곳곳에 피어 있는 꽃들을 보면서 그토록 기다리던 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도 늘었고 매일 아침 등교하는
여학생들의 스타킹 색도 바뀌었어요. 검정색에서 살색으로^^
개나리도 노랗게 피었고 벚꽃 나무에 조금씩 벚꽃이 피어오르네요.
사진이라도 찍어야지 하다가도 지하철 배차 간격으로, 서둘러 걸었어요.
사진 찍는 일이 이토록 힘든 일인가 하고 뭔가 헛헛해진 마음을 달래면서요.
어제 교정하고 있는데 좋은 구절이 나와서요.
"혼자 있는 것이 삶과 이별하는 것보다 늘 우선이었어"
일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사색하는 시간이 강제로 생겼어요. 그러면서 "혼자"라는 것에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마침 작가가 이렇게 써놨네요. 그것도 무심히.
이후 이 문장이 계속 마음에 남았어요.
이번에 이 원고를 교정하면서 모니카마론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어요. 교정하면서 팬이 됐다고 할까요. 서둘러 작가의 전작을 읽었는데 거기서도 밑줄 긋게 만드는 문장들이 나와요. 그것도 첫 문장에서. (너무해)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 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 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모니카마론, 『슬픈짐승』)
이번 원고에도 주인공이 시어머니 장례식장에 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적혀 있어요. 죽음에 대한 사색이 이어진다고 할까요. 봄은 시작과 잘 어울리는 계절이지만 이별도 많은 계절 같아요. 가게 곳곳에 심심치 않게 "상중"이라는 글씨를 보면서요.
이번 봄에는 유난히 이별을 많았어요.
누군가와 헤어지는 일 없이 뜨거운 여름을 맞이했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책 제목 정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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