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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기

『거기서, 도란도란』 향파 이주홍 문학상 시상식 현장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5. 29.

제38회 이주홍 문학상 시상식 후기 

- 『거기서, 도란도란』 수상을 축하합니다. 



5월 25일 금요일 저녁, 동래 온천동에 위치한 이주홍 문학관에서 올해도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1981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해 수상작을 배출하고 있는 이주홍 문학상은 올해로 38회를 맞았습니다. 소설가이자 아동 문학가였던 향파 이주홍 선생은 문학을 통해 부산 지역의 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문학관과 문학상 역시 이러한 발자취를 기억하기 위해 건립되고 제정된 것이겠지요. 그만큼 향파 이주홍 문학상은 산지니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2011년 조갑상 소설가의 『테하차피의 달』(제31회)2012년 조명숙 소설가의 『댄싱 맘』(제32회), 얼마 전 타계한 부산 문단의 큰어른 이규정 소설가의 『치우』(제34회)등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2018년 제38회 이주홍 문학상에는 아동문학, 일반문학, 문학연구상 등 세 분야에서 수상작이 선정되었습니다. 박선미 동시집 『햄버거의 마법』(2017, 섬아이) 이상섭 팩션집 『거기서, 도란도란(2018, 산지니) 박형준 평론가의 「이주홍의 유인본 교과서와 문학교육 - 『신고국문선』을 중심으로>가 그 주인공입니다.


산지니에서 출간된 이상섭 소설가의 팩션집 『거기서, 도란도란』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파란 수국 한다발을 들고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출간에 이어 수상 소식까지 더해졌으니, 열여섯 편의 팩션으로 부산 이곳저곳을 담은 『거기서, 도란도란』이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시상식이 열린 당일의 풍경을 담은 몇 컷의 사진과 함께, 작가의 수상소감과 심사평을 전해드립니다.    




이주홍 문학관으로 향하는 길

담벼락에는 향파 이주홍 작가를 소개하는 팻말과 함께 

대표 작품 몇 편이 나란히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이주홍 문학관 전경 



시상식이 끝난 뒤



(왼쪽부터) 박형준 평론가, 류청로 이주홍문학재단 이사장, 박선미 작가, 이상섭 작가 




38회 이주홍문학상 일반문학 분야 심사평 


일반문학 분야에서는 논의 대상이 된 작품들이 다소 있었으나, 작품이 지닌 높이와 새로움이란 측면에서, 이상섭의 『거기서, 도란도란』에 견줄만한 작품을 찾기는 힘들었다. 이 작품은 부산 지역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는 지역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나간 소위 팩션에 해당하는 작품 모음집이다. 장소성과 역사성을 근거로 하면서 함께 풀어내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전개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 점을 높이 평가하여 향파문학상 수상작으로 이상섭의 『거기서, 도란도란』을 선정했다. 




『거기서, 도란도란』 이상섭 작가의 수상소감 


70년간의 기억 투쟁, 그렇게 해방공간 제주도에서 일어난 4·3은 제주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응어리진 채 묻어두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4·3이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추념식에 참가하여 국가폭력을 사과하면서 비로소 '사건'이 아니라 '항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제주도에서는 당시 실종자 신고를 다시 받았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신고자 수가 다시 3,000여 명이 더 늘어났다고 합니다. 


제주도에 사는 어느 교사 시인이 그러더군요.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하루는 자신을 불러 4·3과 같은 소재의 이상한 시는 제발 쓰지 말라고요. 썼다가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자신은 지금 유족인데도 말도 못 하고 이렇게 살고 있다고 하면서요. 말하는 순간 공산주의자, 빨갱이 소리를 듣게 되니 그럴 수밖에요. 그런 그였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를 찾은 그 날, 행사장에 나타났더라고 하더군요. 이처럼 제주의 4·3은 죽은 자뿐만 아니라 산 자에게도 아픔이자 고통이었습니다. 


수상 소식을 들은 것은 때마침 제주에서 열린 <4·3항쟁 70주년 기념 전국작가대회>에서였습니다. 행사장 인근에 있던 4·3평화공원기념관을 둘러보던 중이었을 겁니다. 책을 펴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는 말에 저로서는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순수소설집도 아니고 그저 부산지역의 역사와 장소성에 나 자신의 상상력만 덧붙였으니 이게 무슨 경천동지할 일인가 싶더군요. 그랬는데 되레 부산지역의 역사와 장소성을 살린 독특함이 오히려 수상작이 된 이유라더군요. 게다가 이야기 재미 속에 문학성이라는 울림까지 갖추고 있어 <이주홍문학상> 수상작으로는 맞춤한다고 추켜세워 주시기까지 하더군요. 그 바람에 덜컥 수락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이 상을 과연 제가 받아야 하나 저어되기만 합니다. 저보다 더 부산을 사랑하고 작품을 잘 쓰는 작가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제가 한 것이라고는 그저 열심히 쓰려고 노력한 것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이번 상은, 향파 선생님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작가로서 열심히 살아왔다는 격려와 함께 더욱 가열한 노력을 기울이라는 의미로 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믿고 이 상을 받겠습니다. 그리고 약속드립니다. 선생님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고 또 쓰겠다고요. 끝으로, 수상작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과 이주홍문학재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상섭 李相燮
 1961년 경남 거제에서 출생하였다. 199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2002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슬픔의 두께』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 『바닷가 그집에서, 이틀』 『챔피언』이 있으며, 르포집 『굳세어라 국제시장』『을숙도, 갈대숲을 거닐다』를 썼다. 2010년 백신애문학상, 2013년 봉생문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해운대관광고교 국어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거기서, 도란도란

 

이상섭 지음 | 240쪽 14,000원 2018년 4월 16일 출간

"부산의 역사나 장소성을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작업"으로 창작된 '팩션집'『거기서, 도란도란』은 부산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가감 없는 경험과 안목의 기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야기'를 통해 부산을 발견하는 창작행위로 이동했다. 지속적으로 '부산'이라는 장소에서 천착하며 아직 소설로 편입되지 않은 새로운 장르를 통해 역사적 실체이자 삶의 장소인 부산을 발견하는 다채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거기서, 도란도란 - 10점
이상섭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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