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실버 편집자입니다. 오늘은 제가 한창 교정 중인 원고,
역사 장편소설 <랑의 기원>에 얽힌 이야기를 여러분께 살짝 들려드리려 합니다.
<랑의 기원>은 신라 시대의 부흥을 이끈 원동력이자, 남성들의 집단으로만 알고 있었던 ‘화랑’의 기원이 사실 두 여인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아래의 글에서 그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아름다운 두 여자를 원화로 뽑아서 무리들을 맡게 하였다. 두 여인이 아름다움을 다투어 서로 질투했는데, 준정이 남모를 자기 집에 유인해 억지로 술을 권해 취하게 되자 끌고 가서 강물에 던져 죽였다. 준정이 사형에 처해지자 무리들은 화목을 잃고 흩어지고 말았다. -『삼국사기』
교정(준정)은 남모를 질투했다. (그래서) 술자리를 마련해 남모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고, 취하게 되자 몰래 북천(北川)으로 메고 가서 돌로 묻어서 죽였다. 그 무리들은 남모가 간 곳을 알지 못해서 슬프게 울다가 헤어졌다. (그러나) 그 음모를 아는 사람이 있어서 노래를 지어 동네 아이들을 꾀어 거리에서 부르게 했다. 남모의 무리들이 노래를 듣고, 그 시체를 북천에서 찾아내고 곧 교정랑을 죽였다. 이에 대왕은 영을 내려서 원화를 폐지시켰다. -『삼국유사』
화랑의 근간이 된 두 원화에 대해 『삼국유사』 『삼국사기』 속에서 위와 같이 짧은 이야기로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두 여인이 아름다움을 다투어 서로 질투해 원화가 폐지되었다’는 역사 속 기록과는 달리, 소설 <랑의 기원>은 두 원화를 ‘화랑’의 기원이 된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으로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김문주 작가님은 2002년 문학사상사 장편동화 신인상 부문에 당선되면서 동화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학폭위 열리는 날> <똥 치우는 아이> <봉구뽕구봉규야> 등의 아이들의 고민과 심리를 세심하게 포착한 작품을 쓰셨지요. 그런 작가님의 탁월한 심리묘사가 역사 소설에서는 어떻게 적용될지 큰 기대가 됩니다.
<랑의 기원>은 역사 속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지만 딱딱하지만은 않고, 김문주 작가님의 상상력이 풍부하게 동원된 트렌디한 역사 소설입니다. 또한 소설 속 장면 장면마다 생생한 묘사를 통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감과 긴장감까지 선사합니다.
저 역시 원고를 편집하면서 다양한 인물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는데요. '백제에서 온 사신 백아를 사랑하지만 신분의 다름으로 갈등하는 신라의 공주 남모, 여자는 왜 왕이 될 수 없냐며 아버지인 왕에게 항의하는 지소, 신분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거사를 도모하는 비구니 스님 요' 등 다양하고 개성 있는 신라 시대 여러 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었답니다.
이쯤 되면 <랑의 기원>을 기대 안 하실 이유가 없겠죠?
<랑의 기원>은 뜨거운 여름이 다 지나기 전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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