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안 여러분 안녕하세요, 갑자기 자주 인사드리는 전복라면입니다. 26일 목요일 저녁, <34회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 중앙동 백년어서원으로 갔습니다.
앉으면 발등이 덮이는 긴 치마를 입고 오신 선생님은 책날개의 프로필 사진에 안경만 씌운 딱 그 모습이시더군요. 사회자는 <댄싱맘>의 해설을 써주신 김경연 평론가님이십니다.
*아래 대담은 후에 대화의 주제와 흐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언 순서와 내용이 임의로 보충, 수정, 생략되었습니다. 또한 전작들보다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저자와의 만남에 꼭 방문해 주세요^^
화가의 방을 보다
선생님은 서울 시립미술관의 천경자 전에 전시된 ‘화가의 방’을 보고 흥미로우셨다고 합니다. 그즈음 글의 주제나 형식의 새로움을 찾고 계셨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림에 관심이 가셨고, 그러다 6년의 과정을 거쳐 댄싱맘이 탄생했습니다. 그림을 끌어온다는 건 작가에게 모험이었다고, 주제나 구성이 흐려지거나 그림에 글이 부속적으로 따라갈까 봐 많은 걱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그림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림과 같이 읽든 별개로 읽든 독자에게 맡기시겠다 하셨습니다.
소설처럼 살다가 시처럼 죽는다
댄싱맘 속 인물들은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소설의 분위기는 어둡습니다. 그리고 글 속의 그 남루함을 윤리적으로 감싸 안아야 하는 책무나 성찰은 없습니다. 선생님에게 있어 인간은 불완전합니다. 소설가는 그러한 문제적 인간을 그립니다. 선생님의 개인적인 이상형에 따르면, 완전한 인간은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노숙자를 보고 느끼신 감상이라고 합니다.(^^) 그처럼 다 놓아버린 상태, 마음대로 살다가 안 되면 휙 죽고 싶은 욕망을 내비치기도 하셨습니다. 물론 그 말씀을 하신 선생님은 비롯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웃었습니다.
똑같은 걸 반복하기 싫다!
김경연 사회자께서는 조 선생님을 ‘유목민의 소설가’라 칭하셨습니다. 선생님의 50년 삶 중 글을 쓰며 보내신 시간은 20년입니다. 긴 시간동안 편안한 한 군데 정박하지 않은 선생님. 무엇이 좋은 소설가인가? 라는 질문에도 새로운 것을 성실하게 쓴다, 는 답을 내셨습니다. 그림과 소설을 엮은 형태를 시도한 이유에는 본격적인 소설에서 벗어나려는 일탈의 의도도 있었다고 하십니다.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민하시며,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는 선생님.
<독자 질문>
Q: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아무도 애도하지 않는 죽음이 낯설었습니다. 의도가 무엇인가요?
A: 사실 그건 우리들의 참 모습이 아닐까요. 동정을 드러내는 것은 제 소설과는 다릅니다. 19세기 소설처럼 어떤 공식이 생긴다면 편하겠지만, 저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뿐입니다. <까마득>의 마지막에서 버려진 흐엉의 치마를 바람이 흔들고 지나갑니다. 그 바람이 뭘까요? 독자들은 소설가에게 너무 많은 희망을 바라는 것 아닐까요?
Q: 단편 중에서 영감을 얻어 차기작이나 연작 소설을 쓰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없습니다. 산지니가 대박날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할 텐데요^^
Q: <비비>의 그녀가 엄지손가락을 이마에 올리는 그 포즈는 어떤 포즈인가요?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어이구, 저는 못합니다. 젊고 예쁜 아가씨가 해야죠.
<그냥투표>
선생님이 오시길 기다리며 산지니 여섯 식구를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러고 싶어서 딱 골랐습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1. 소설에 사용된 그림 중 좋았던 것은?
바람꽃 (3표) 버스 (2표)
2. 좋았던 단편은?
까마득 (4표) 댄싱맘 (1표) 거꾸로 가는 버스 (1표)
3. 그럼 별로였던 단편은?
바람꽃 (1표) 나쁜 취미 (1표) 댄싱맘 (1표) 없음 (1표)
4. 마음이 가는 인물은?
바람꽃의 상희 (1표) 비비의 그녀 (1표) 어깨의 발견의 케리 (1표) 댄싱 맘의 셋째 자식 (1표)
까마득의 흐엉 (1표)
5월 24일, <35회 저자와의 만남>에는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의 저자 윤여일 선생님과 함께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댄싱 맘 -
조명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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