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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240

꼬지는 산적 요리할때만 쓰는 건줄 알았는데 캘리그라피 수업 두번째 시간에는 또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첫날 이쑤시개에 이어 이번에는 꼬지가 연필이 되었습니다. 꼬지는 산적 요리할때만 쓰는 건줄 알았는데... 이쑤시개보다 두껍고 길어 글씨 쓰기가 훨 편하고 써놓은 글씨를 보니 느낌도 좀 달랐습니다. 꼬지랑 이쑤시개 말고 다른 도구를 사용해보아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꼬지를 손에 익히는 연습을 하고나서 실제로 카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나누어준 하얀 종이에 막상 글씨를 쓰려니 조금 긴장됐습니다. 손이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종이는 올록볼록 화장지처럼 표면에 질감이 있는 머메이드지였습니다. 사인펜으로 알록달록 꽃그림도 그려 넣고, 빨간 바탕지에 붙여 놓으니 제법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몇일 후 남편 생일이었는데 선물과 함께 직접.. 2011. 10. 9.
캘리그라피 수업 첫날 어제 시민도서관에서 '캘리그라피' 강좌 첫수업을 들었습니다. 무료강좌이며 여러 강좌가 개설되는데, 내용에 따라서 재료비가 드는 것도 있으며 선착순 신청이므로 인기강좌는 빨리 마감됩니다. 첫수업부터 지각하면 안되겠기에 서둘렀더니 30분이나 일찍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건 없습니다. 어문학실에 들러 새로 나온 신간들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수업 5분전이었습니다. 수업을 듣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두근거렸습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ia)'는 그리스어랍니다. 캘(call)은 아름다움, 그라피(graphi)는 필법. 쉽게 말하면 '아름답게 글씨 쓰기'란 말이죠. 출판 업계에서는 '손으로 쓴 글씨'를 말하며 책표지를 디자인할 때 제목을 캘리그라피로 하는 게 요즘 유행입니다. 컴퓨터 서체.. 2011. 9. 9.
제발 분리수거를~ 올해는 유달리 비도 자주 내리고 더위도 기승을 부리네요. 남들 다가는 피서, 저도 가까운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시간상 장기전으로는 못 가고 1박 2일로 두 번에 걸쳐 나눠서 고생하고 왔습니다. 요즘 대세가 캠프인지라 텐트 들고 먹을 것 바리바리 싸들고 가까운 야영지에서 물놀이도 하고 야영도 하고 왔는데요. 하다 보니 노하우도 생기고 야영 그 나름의 맛도 있어서 꼭 휴가철이 아니라도 앞으로는 좀 더 자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아직 야영 초보라 음식도 별로 많이 안 가지고 가고 물건이나 옷가지도 최소한으로 꼭 정말 필요한 것만 들고 갔는데요. 그런데도 짐이 많더군요. 야영 오신 다른 분들 보니 고기 불판에 의자, 식탁, 심지어 밥솥까지 정말 집의 부엌을 통째로 옮긴 것 같더군요. 정말 대단들 하십니다. 여행.. 2011. 8. 18.
이웃에서 가져온 시루떡 한 접시 아랫층에서 이사했다고 시루떡을 가져왔네요. 조금 놀랐습니다. 5년 넘게 지금 건물에 있지만 떡을 받아보긴 처음이거든요. 저희 출판사는 6층인데 5층에 이사를 왔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이사 오면 이웃 간에 떡을 돌리며 인사도 하고 안면도 트는 게 일반적인 풍습이었는데, 요즘은 흔한 풍경이 아니지요. 하물며 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는 이런 곳에서는 자주 세입자들이 바뀌다 보니 건물 앞에 이삿짐 차가 세워져 있어도 '누가 오나보다, 누가 가나보다' 하며 무심히 지나치게 됩니다. 이웃이 무얼 하는지에 점점 관심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2011. 6. 1.
김제동 토크콘서트 갔다 왔습니다. 지난 토요일 김해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이틀 앞둔이날 ‘사람 사는 이야기마당, 김제동의 노하우(knowhow)’라는 이름으로 김제동 토크콘서트가 저녁 7시부터 열렸답니다. 오후부터 많은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로 사람들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미리 서둘러서 3,4시간 전 일찍 갔는데도 마을 진입로는 벌서부터 차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네요. 다들 어떻게 알고 왔지?! 마을 초입부터 노란 바람개비가 맞아주네요. 작년에 와보고 간만에 왔는데 그새 많이 바뀌어 있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걸개그림도 볼 수 있고 추모의 집도 새로 생기고... 혹시나 식당이 너무 붐빌까봐 집에서 준비해간 김밥으로 벤치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얼른 줄을 서러 갔습니다. 엥,.. 2011. 5. 24.
예전 봄비가 아니네. 봄비 겨우내 햇볕 한모금 들지 않던 뒤꼍 추녀밑 마늘광 위으로 봄비는 나리어 얼굴에 까만 먼지 쓰고 눈감고 누워 세월 모르고 살아온 저 잔설을 일깨운다 잔설은 투덜거리며 일어나 때묻은 이불 개켜 옆구리에 끼더니 슬쩍 어디론가 사라진다 잔설이 떠나고 없는 추녀 밑 깨진 기왓장 틈으로 종일 빗물 스민다 -이동순,『숲의 정신』, 산지니, 2010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네요. 감수성 풍부한 소녀적엔 일부러 비를 맞고도 다녔는데... 이젠 비도 예전 그 비가 아니네요. ㅠㅠ 숲의 정신 - 이동순 지음, 최영철.김경복.황선열 엮음/산지니 2011.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