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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문학

삶의 시간은 철학 넘기는 소리 ::『저승길을 물어서 간다』(책소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2. 12.

 

저승길을 물어서 간다 

 

 

 

▶ 50여 년 동안 철학을 연구해온 박선목 박사,

그의 팔십 평생에 녹아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을 짚어보다.

 

수필집 『저승길을 물어서 간다』는 철학박사 박선목 부산대학교 명예교수가 팔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마주한 삶의 모습과 죽음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삶과 사회를 지탱하는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20여 년간 대학 강단에서 칸트, 윤리학, 가치론 등을 강의했고 정년 이후 글을 쓰고, 여행을 다니며 정리한 자신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유년시절의 기억부터 평생을 연구해온 철학과 삶에 대한 고뇌, 저자를 계몽으로 이끈 철학자, 여행 속에 만난 세계 각국의 문화와 자연 등 박선목 박사의 팔십 평생을 채운 이야기와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한국 현대사를 겪어온 저자의 삶을 통해 후회 없는 삶, 부끄럽지 않은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년, 인생의 끝자락과 가까워지는 그 시간 앞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누군가를 위한 생활이 아니라 나 자신을 되찾는 반성의 생활이었기에 언제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 “삶의 시간은 책장 넘기는 소리” 박선목 박사의 삶을 채운 책과 철학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유한한 삶에서 오롯이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의 삶’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생명만을 연명한 채 흐르는 시간 위에 서 있는 것은 ‘살아가는 것’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사람은 정신과 육체를 가진 이중적 존재”라 이야기하며, 특히 정신은 사고활동의 총체로서 인지, 정서, 의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즉,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적, 정서적, 도덕적 학습과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번 수필집을 통해 지적 행위의 중요성과 여러 철학자의 학문적 성과들을 고스란히 전한다.

 

 

희랍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덕은 앎이라 했다. 아주 단조로운 정의이다. 거창하고 지키기 힘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지함을 아는 것이 덕이라 했다. 왜 하필 자신에 대한 앎이라고 했을까? 그것은 자신에 대한 앎이 앎의 제1원리이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면 다른 모든 앎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무지 여부를 아는 것, 다른사람에 대해 아는 것, 그리고 자연에 대해 지식을 얻어가는 것이 덕을 늘려가는 것이다. _ P.109

 

저자는 스스로를 ‘책의 주인’이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기에 책은 저절로 벗이 되었고 평생을 함께 살아왔다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무수히 많은 질문 앞에서 저자는 늘 책을 펼쳐 들었다고 술회한다. 책은 생각을 성장시키고 자신만의 삶을 성숙시킨다.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과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는 것. 이 두 가지의 삶은 언뜻 서로 비슷한 듯하지만, 서로 다른 인생의 방향을 가리킨다. 저자는 책에 대해 “참으로 자비로운 존재”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삶의 길을 개척해가는 데 책의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보여준다.

  

 

 

▶ 앞산을 넘다 세계 일주를! 국내외 살아 있는 자연과 문화를 만나다

 

저자 박선목 박사에게 자연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서문을 통해 “삶의 공간은 책과 대화하는 서재와 나의 생명의 기를 살려주는 자연이었다.”고 전하며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요소 중 하나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정년 이후,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고 전하며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되찾는 반성의 생활을 하며 건강의 재보를 자연으로 돌린다.

 

 

1960년도 시작부터 학창시절과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었던 취미생활은 등산이었고 등산을 하고 자연을 찾는 즐거움이 대학 연구생활과 연결되었다. 철학연구를 발표하는 봄, 가을에 전국 대학 철학과에서 세미나가 개최되었으며 그곳의 아름다운 산천과 절간에서 인자와 지자의 담론이 밤새 이루어졌다. (…) 나의 연구 활동은 해외 발표로 연결되었고 세계인들의 생활터전과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을 체험하면서 더 높은 곳, 더 넓은 곳, 더 먼 곳의 세계 여행을 꿈꾸지 않을 수 없었다. _P.198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쁜 연구 활동 중에도 틈틈이 등산을 즐겼다고 밝힌다. 그 결과 1000m가 넘는 전국의 모든 산을 올랐고, 해외 원정 등산도 여러 번 할 수 있었다. 그가 산과 자연을 가까이하며 걸어온 시간들은 자연스레 여행에 대한 꿈을 키우게 했다. 제4부에 수록된 글의 제목(「앞산을 넘다가 세계여행으로」)처럼 취미와 연구 생활에서부터 시작된 여행을 통해 저자는 각국의 자연, 문화를 경험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의 견문을 넓혔다. 50여 년 동안 다녔던 국내외 여행, 이를 통해 저자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 "남은 인생 아무것도 감추지 않고 노인답게 살아갈 뿐이다"

 

삶과 죽음은 모순된 개념이지만 한편으로는 삶 자체가 죽음에 의한 존재이고, 죽음 역시 삶 속에 들어 있다. 하이데거의 주장처럼 사람은 죽음으로 가는 존재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직접 경험할 수 없기에 타인의 죽음을 통해 삶의 유한함을 깨닫고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생의 활력이 가라앉고 삶의 끝과 가까워지는 노년의 시간. 저자는 자신에게 다가온 그 시간 앞에 서서 담담하게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견해를 밝힌다.

 

죽는다는 것은 단순히 생명의 끊어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개인적 욕망을 성취시키는 것, 자신이 희망하는 행복을 얻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죽는다는 것 속에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죽는다는 전제에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즉 죽음에의 삶이며 삶의 방법, 목적 자체가 죽는다는 의미의 자기 모습이다. _p.242

 

이 책은 어느 학자의 개인적인 삶의 기록이자, 삶이라는 물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며, 죽음의 길에 대한 질문이다. 박선목 박사는 삶에 대한 물음이 곧 저승길을 묻는 것이라 말하며 창조적 존재, 도덕적 의식의 주체, 미감적 활동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자문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본인의 저승길에서 주어지는 것이라 전한다. 죽음 앞의 시간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으며, 지금껏 걸어온 길을 따라 자유롭게 걸어가는 것. 『저승길을 물어서 간다』 속에서 보여주는 박선목 박사의 삶에 대한 철학적 태도는 읽는 이로 하여금 큰 울림을 줄 것이다.

 

 

저승길을 물어서 간다

 

박선목 수필 | 320 판 | 20,000원 | 978-89-6545-383-3 03810

 

수필집 『저승길을 물어서 간다』는 철학박사 박선목 부산대학교 명예교수가 팔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마주한 삶의 모습과 죽음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삶과 사회를 지탱하는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유년시절의 기억부터 평생을 연구해온 철학과 삶에 대한 고뇌, 저자를 계몽으로 이끈 철학자, 여행 속에 만난 세계 각국의 문화와 자연 등 박선목 박사의 팔십 평생을 채운 이야기와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한국 현대사를 겪어온 저자의 삶을 통해 후회 없는 삶, 부끄럽지 않은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년, 인생의 끝자락과 가까워지는 그 시간 앞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누군가를 위한 생활이 아니라 나 자신을 되찾는 반성의 생활이었기에 언제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저승길을 물어서 간다 - 10점
박선목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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