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책 만드는 엄마의 아이 키우기'에 해당되는 글 42건

  1. 2017.07.31 이제는 K-POP 이 아니라 K-BOOK, 2017 찾아가는 베트남 도서전 (2)
  2. 2017.07.10 7월의 아픈 기억: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책 <밤의 눈>과 <제무시> (1)
  3. 2015.10.27 어린이집 책읽어주기_과연 작은 물고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3)
  4. 2013.05.08 어버이날은 역시나 카네이션과 편지 (4)
  5. 2013.01.14 종지 속에 담긴 물의 용도는? (2)
  6. 2011.12.20 환상적인 겨울방학 계획표 (1)
  7. 2011.08.13 **코의 부산여행 (1)
  8. 2011.07.20 민재야,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2)
  9. 2011.04.15 도서관 나들이
  10. 2011.02.10 어린이집 책읽어주기-<엄마을 잠깐 잃어버렸어요>
  11. 2010.12.21 뻐꾸기와 딸기 (1)
  12. 2010.09.03 난 웃긴데... (6)
  13. 2010.09.01 마주이야기 (1)
  14. 2010.08.20 밀양 얼음골엔 정말 얼음이 있더군요 (2)
  15. 2010.08.09 이안류가 나타났다는 해운대 그 바닷가 (4)
  16. 2010.07.30 휴가 첫날_공룡 찾아 고성으로 (4)
  17. 2010.06.22 밥통 속에서 웃고 있는 밥 (2)
  18. 2010.05.30 <극단 새벽> 이성민 연출가한테서 온 편지
  19. 2010.04.22 호주머니 털어 아이들에게 요구르트 만들어 먹이는 담임선생님
  20. 2010.04.12 책읽어주는 아빠 (2)
  21. 2010.03.21 남도여행(2)-벌교 꼬막과 태백산맥문학관 (6)
  22. 2010.03.11 남도여행(1)-해남 우항리 (2)
  23. 2010.02.24 1년도 못 쓴 소니 카메라 (6)
  24. 2010.02.17 영국의 독서교육,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려면!!!
  25. 2010.02.10 이빨 부러진 공룡

 

2017년 7월 26-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17 찾아가는 베트남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21개 국내 출판사가 참여해서 이틀 동안 베트남 출판사와 저작권 수출 상담을 하고, 양국의 출판시장 현황에 대한 세미나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가지고 갈 짐들을 챙겨봅니다. 영문으로 된 홍보물을 챙기고 샘플 도서를 넣으니 가방 두 개가 한 가득입니다. 대표님 무거운 가방 들고 베트남 거리를 누비느라 고생 좀 하셨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베트남에서는 길 건너는 일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온갖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이 차선을 무시하고 달리기가 일쑤. 숙소에서 행사장까지 이틀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무질서해 보이는 교통 흐름에 어느덧 익숙해지고, 거기에도 그들만의 어떤 법칙이 있음을 몸으로 느끼게 되더군요.

 

 

 

여기가 산지니 부스입니다. 작년에 열린 찾아가는 태국 도서전에서 판권을 수출했던 <침팬지는 낚시꾼> ppt 슬라이드를 노트북에 띄워 놓고, 베트남 이주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쓰엉>은 잘 보이게 세워놓았습니다.

 

 

 

도서전 첫날인 26일 수요일 오전에는 ‘베트남 출판시장현황’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베트남 외상대학교 교수님께서 발제를 해주셨는데요, 베트남 출판 시장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발표였습니다.

 

베트남은 여타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 문해력이 상당히 높고, 수준 높은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사회주의 국가이다 보니 국영출판사의 비중이 높고, 출판물에 대해서는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K-POP 을 비롯한 한류는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이 한류의 인기가 베트남에서의 한국출판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긍적적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한류 덕분에 한국의 인기는 상당하지만 음악이나 방송 드라마, 예능 등의 한류에서 비춰주는 한국은 화려하고 재미있고 환상적인 반면, 한국 문학 책들에서 다루는 주제는 인간의 소외와 고통, 가족 간의 갈등, 사회 문제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심각하고 어둡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고, 베트남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한국인의 숫자 또한 만만히 않음을 고려할 때 한류를 통해 환상적인 한국의 모습만을 동경할 것이 아니라 한국문학, 한국 도서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한국인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베느남에서 한국 출판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였습니다.

 

 

 

실제로 베트남 출판사들과 여럿 미팅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도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재미있는 한국 소설을 소개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습니다.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작품,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책에 대한 요구가 많았습니다. 작년 태국도서전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교육 교재 수요가 많았는데, 확실히 달라 보였습니다.

 

하지만 양국의 출판 교류에 있어서 번역의 문제는 여전히 숙제입니다. 베트남에서는 18개 대학의 한국어과, 한국학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답니다. 한국어과, 한국학과 학생들은 입학 성적도 높고, 한국어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외국어라고 합니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5000여 개의 한국 기업들 덕분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면 이들 기업에 쉽게 취직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번역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고 합니다. 기업에 쉽게 취업해서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힘든 문학 번역을 하려는 사람은 드문 형편인 것이지요.

 

 

베트남 서점의 모습입니다. <응답하라, 1994> 등 한국 서적이 여럿 번역되어 세계문학 한쪽 서가에 꼽혀 있었습니다.

 

 

 

저는 해외 도서전은 처음 가보았는데요,

어디서나 열정을 가진 출판인들이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서전이 열린 장소는 하노이 롯데 호텔 크리스탈 볼룸 이었는데요,

부산 롯데보다 더 크고 으리으리하더라고요.

커피랑 차랑 쿠키, 과일도 계속 주고요.

 

첫날에는 두세 건의 미팅을 하고 나니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더군요.

둘째 날에는 마음을 비우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다른 부스도 돌아보고, 간식도 먹어가며 재미있게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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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그늘12 2017.07.31 1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트남 도서전의 분위기 좋았을 것 같네요.
    한국문학이 베트남에도 알려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2. BlogIcon 단디SJ 2017.08.01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사진으로나마 베트남 도서전의 분위기를 느껴봅니다. 고향으로 간 쓰엉도 보이네요^^!

'책과아이들'은 제가 자주 가는 서점입니다. 좋은 어린이책이 구비되어 있고, 무엇보다 그림책이 많습니다. 그리고 뜻깊은 강연이나 행사도 자주 열립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 무렵, 이 서점에서 또 하나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바로 그림책 <제무시> 출간기념 북토크였는데요,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듣고 '제무시'가 뭔지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더랬습니다. 트럭 이름이라네요. 저는 처음 듣는데, 남자들은 군대에서 많이 들어봤다고 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림책 뒤에 이 제무시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제무시 : General Motors Company

바로 회사 이름이 트럭 이름으로 쓰인 건데요, 이 트럭이 미군이 참전한 전장에 많이 보내졌다고 하고, 대한민국 곳곳을 누비며 전쟁물자와 사람 등을 수송했다고 합니다.

 

그림책 <제무시>는 한국전쟁 이후 일어난 보도연맹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요, 트럭 제무시의 입장에서 민간인 학살의 부당함과 아픔, 슬픔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미어캣의 스카프>라는 책을 바로 이 '책과아이들'에서 발견하고 우리 사회 문제를 이렇게 그림책으로 담아내는 작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을 했었는데요, 바로 그 책의 작가가 <제무시>의 작가 임경섭 선생이라는 걸 알고 이렇게 만나게 되어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네요.

 

행사는 먼저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영령에 헌화와 헌책을 하는 순서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제주4·3평화재단 이사님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것과 기억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이어서 북토크가 시작되었는데요,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출판미디어국장님의 사회로 장편소설 <밤의 눈>을 쓰고 2013년 만해문학상을 받은 조갑상 작가와 그림책 <제무시>의 임경섭 작가, 그리고 독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책과아이들에 처음 와보았다는 김주완 국장님.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에는 이런 서점이 없다며 서점에 대하여 부러움 섞인 찬사를 보내주셨습니다. 또한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본인이 쓰시고 저희 산지니에서 펴낸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란 책을 보고 엄청 반가웠다는 소회를 밝히시네요. 민간인 학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맡은 국장님의 유머러스한 달변에 시종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시간이었답니다.

 

우리가 유대인 학살은 알아도 한국인 민간인 학살은 잘 모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보도연맹 사건을 알아보려면 바로 옆에 계신 조갑상 소설가의 <밤의 눈>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고, 책을 사시면 저자분께서 사인도 해주실 거라고 깨알 같은 책 홍보도 빼놓지 않으시네요. ㅎㅎ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밤의 눈>이나 <제무시>는 김해 지역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부산 지역에서도 학살 사건은 많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특히 김해지역 보도연맹 사건을 소설로 쓴 계기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조갑상 소설가는 "전쟁 중에 점령지에서 일어난 사건도 많았지만 점령지가 아닌 곳에서 이렇게 학살사건이 일어난 것이 더 비극적으로 느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임경섭 작가는 "은폐된 사건을 알리고 싶었다. 김해 지역은 자료가 많이 남아 있고, 조갑상 선생님께서 소설 작업을 먼저 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하셨습니다.

 

임경섭 작가님이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실과화해위원회' 보고서를 읽다 보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제무시였다고 합니다. 가해자의 시선이나 피해자의 시선이 아니라 무기체이면서도 사건의 현장에 항상 존재했던 트럭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의 진실이 더 극명하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아이들 대상의 그림책이다 보니 묘사와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보다 상징적인 표현을 써서 느낌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조갑상 소설가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가가 본 그림책은 어떤 느낌인가"라는 질문에 "그림 재주가 있으니 참 좋구나, 나는 그런 재주가 없어 400쪽이나 되는 소설을 썼는데 선으로 그린 그림 몇 장 가지고 수백 마디 말 이상의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데에 감동을 받았다"하는 소감이셨습니다.

 

저도 그림책을 좋아하는데요, 흔히 그림책은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닙니다. 그림책은 남녀노소, 세대와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한 권의 그림책에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고 어떤 주제라도 표현할 수 있는 게 바로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건 개별 독자들의 자유입니다.

 

 

행사가 끝나고 저자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책과 함께 저자 사인까지 받아 가는 독자들의 풍성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도 임경섭 작가님께 사인을 받았는데요, 소설 <밤의 눈>이 <제무시>를 쓰고 그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출판사에도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으시네요. 편집자의 보람을 느끼게 해주시는 멘트, 제가 더 고맙습니다.

 

 

 

그림작가는 사인에 꼭 그림을 그려주시더라고요  ㅎㅎ

 

제무시 - 10점
임경섭 글.그림/평화를품은책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 - 10점
김주완 지음/산지니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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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지니북 2017.07.13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제무시'가 뭔지 궁금했는데
    임경섭 작가님 서명의 트럭 그림을 보니 감이 오네요.



 

 


막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 그림책을 읽어주러 갔습니다.


어린이집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자리 정리를 해줍니다. 다섯살 수연이가 의자를 갖다 줍니다.

7살 우민이는 지난주 읽어주고 놔두고 온 책을 챙겨 오고요...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를 먼저 읽어주었습니다.

표지에 보이는 작은 물고기가 모자 쓰고 있는 거 보이시죠?

사실 이 모자는 몰래 훔친 겁니다. 큰 물고기가 쓰고 잠을 자고 있는데 슬쩍 한 거죠.

걔는 자고 있어서 모를 거야. 그리고 걔한테는 모자가 너무 작아서 어울리지도 않아. 나한텐 이렇게 딱 맞는데...

모자를 쓰고는 얼른 도망갑니다.

빽빽한 물풀 숲으로 가면 아무도 날 찾지 못할 거야.

과연 그럴까요?

작은 물고기가 도망가는 내내 긴장감에 아이들은 책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사실은 큰물고기가 알아채고 쫓아가고 있었거든요.

숨어있는 물풀 속으로 따라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건 독자들의 상상에 맞겨집니다.

큰 물고기는 모자를 찾아 쓰고는 유유히 헤엄쳐 나옵니다.


아이들의 해석은?

"큰 물고기가 작은물고기 잡아먹고 모자 쓰고 나왔어요." ㅋㅋ


보통은 책을 읽어주고 1주일 정도 어린이집에 놔두는데, 오늘은 반납일이 돼서 가져와야 했어요.

보성이가 물고기책 좀 더 보겠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가져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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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5.10.27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 해석이 무서운데요^^;; 근데 정확해 보여요...

  2. BlogIcon 단디SJ 2015.10.29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스로 자리를 정리해주는 아이들이 정말 예쁘네요 : )

  3. 양아름 2016.05.31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만아키 다시 연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궁금하거든요..

이제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아들 녀석의 카네이션 편지입니다.

 

효도쿠폰도 10장이나 들어 있고, 카네이션도 둘 씩이나 만들어 화분에 담았네요.

내용을 볼까요?

 

세 가지 약속을 먼저 하고 있습니다.

하나, 정리를 잘 할게요.

둘, 밥 맛있게 먹을게요.

셋, 책 잘 볼게요.

그리고 이어지는 편지는,,,

엄마는 밥을 마식게 해주고

아빠는 무거운 짐 날라주어가지고

정말 감사하니다

출판사 잘하고 돈 마이 벌고 건강하세요

돈을 마이 버러야 누나 조은 대학 가고 헝아 조은 고등학교 가죠

하지만 나도 다음에 커서 꼭 네 꿈을 이를께에요

클때까지 파이팅

 

ㅎ ㅎ 돈 벌어 누나 어쩌고 하는 대목은 할머니 대사이지 싶습니다~

 

중학교 다니는 큰아들도 1학년 때까지는 편지를 주더니 2학년부터는 없더군요.

근데 어젯밤 11시 52분에 하는 말,

"엄마, 제가 8분 뒤에 편지를 드릴게요." 하는 거예요.

"뭐, 내일까지 기다릴 거 뭐 있나. 지금 줘라" 하고 받아 보니,

역시나 선생님의 공이었습니다.

다소 깐깐한 선생님 만난 덕에 이렇게 편지 검사까지 하셨네요. 도장까지 파 두셨지 뭐예요 ㅋㅋ

 

 

큰아들 편지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했다고 난리가 날 테니까요.

어쨌거나 편지 받게 해주신 두 분 담임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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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3.05.09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도쿠폰 사용기간이 이번 달까지네요? 매일매일 쓰셔야겠다~ 너무 재미있어요.
    "출판사 잘하고 돈 마이 벌고 건강" 하세요!ㅋㅋ

  2. BlogIcon 엘뤼에르 2013.05.09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출판사 잘하고 돈 마이 벌고 건강하세요... 에서 빵 터졌네요 ㅎㅎ

  3. 원장님 2013.05.09 2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어나 가장 잘 했고 칭찬받을 일은 역시 자식낳아 기른(지가 컷을지도 )일이지 싶습니다.
    한편 부모 노릇이라는 중압감에 내가 어른스러워 지기도 하지요
    참 이쁘게 살아가시네요
    ㅎㅎ

 

뭘까요?

마시는 물이라고요?

아닙니다.

난데없이 일곱 살 막내녀석이 종지에 물을 담아 달라고 합니다.

"물은 뭐하게?"

"마실 건 아니야. 그냥 담아줘."

"그럼 뭐 할 건데?"

"내가 여우누이를 읽었는데 말이야, 거기 있잖아. 첫째하고 둘째는 밤에 지키다가 그냥 자버리잖아. 그런데 셋째는 잠이 오는데 물을 찍어가지고 그래서 잠이 안 와. 나도 그렇게 해볼라고."

아. 일요일 저녁, 막내녀석은 독서실에 간 누나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누나가 <삐노끼오의 모험>을 읽어주고 있는데 고등학생 누나가 공부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누나 얼굴 보기도 힘들 지경이니까요. 틈만 나면 누나한테 달려가 <삐노끼오의 모험>을 읽어 달라고 합니다. 귀뚜라미가 죽는 대목까지 읽고 오늘도 저녁에 돌아오면 읽어 주겠다고 약속을 했나 봅니다. 며칠 째 누나 돌아오길 기다리다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기필고 누나 올 때까지 안 자고 기다리리라 결심을 했나 봅니다. 여우누이 책에서 읽은 방법까지 동원을 하는군요. 눈꺼풀이 내려앉으면 얼른 달려가 종지의 물을 손으로 찍어 눈에 바릅니다.

"엄마, 어제는 이 시간에 잠이 왔는데 오늘은 잠이 하나도 안 와."

그렇다고 엄마가 책을 안 읽어주는 건 아닙니다. 누나가 읽어주는 책과 엄마가 읽어주는 책이 따로 있습니다.

엄마는 바로 <동물 탐험>이라는 책을 읽어주고 있습니다. 하루 세 꼭지씩 읽어주는데, 오늘은 개구리, 개미, 개미핥기를 읽을 차례입니다.

 

 

바로 이 대목을 읽는데 이 녀석이 하는 말,

"그런데 엄마, 왜 애기개미핥기야?"

위에서 세째 줄 보이시나요? 작은개미핥기의 꼬리가 되어야 하는데 애기개미핥기로 되어 있습니다. 애기개미핥기의 설명은 위에 따로 되어 있고 여긴 작은개미핥기를 설명하는 대목이거든요. 편집자가 놓친 거죠.

제가 한참 <정신분석학> 마지막 교정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열심히 보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러게. 책 만드는 사람이 잘못했네. 지금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원고 읽으면서 일하는 것도 이런 실수 안 하고 책 잘 만들려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엄마도 더 잘 읽어봐야 해"

잠깐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이해한다는 듯이 말합니다.

"그럼 엄마 열심히 일해. 근데 해수 엄마는 책 만드는 일 하면 안 되겠다. 아기들이 많잖아."

해수는 어린이집 동생인데, 형제가 4명이나 됩니다. 그것도 어린아이들만요. 아기들을 돌봐야 하니 그 엄마는 이런 일은 할 수 없을 것 같은가 봅니다. 저는 이제 다 컸다는 소리겠지요.

결국 녀석은 오늘도 누나를 기다리지 못하고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엄마가 읽어주는 <동물탐험>과 옛이야기 한 편 겨우 듣고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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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3.01.14 0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책 만드는 엄마의 아기 키우키' 연재 재개에 풍악부터 울리고~ 에헤라디야~ 눈에 물을 찍어바르면서 누나를 기다리는 막내의 모습이 너무 귀엽네요!

  2. BlogIcon 온수입니까 2013.01.14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귀여워요. 아이들은 동심을 깨우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편집자의 실수에 뜨끔!


얼마 안 있으면 모든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겨울방학이 시작됩니다.
모두들 자의든(이건 별로 없을 듯) 타의든 계획표를 세우는데요. 물론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이라 계획 하나는 거창하죠.
올해도 어김없이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막둥이 계획표를 하나 만들어 왔네요.
잘 만들었다고 열심히 칭찬해주고 읽어보다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놀기와 휴식이 뭐가 다른지…. 세분해서 줄기차게 공부가 아니라 놀 계획을 짜 왔네요.
하루 24시간에 딱 10분의 공부시간이 있습니다.
이번 겨울방학은 계획표대로 정말 그렇게 한번 놀게 해볼까요?^^

계획표 그대로 옮겨봅니다.

겨울방학 계획표

1. 일어나기 8시 30분/세수, 아침식사 9시까지
2. 9시부터 9시 50분까지 텔레비전 보기
3. 9시부터 12시까지 오빠랑 놀기
4. 12시부터 1시까지 휴식. 1시부터 2시까지 놀기
5 2시부터 2시 30분까지 점심밥 먹기. 2시 30분부터 3시까지 휴식. 3시부터 3시 10분까지공부
6. 3시 10분부터 5시 30분까지 나가서 놀기
7. 5시 30분부터 6시까지 오빠랑 또 놀기
8.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저녁밥 먹기
9. 7시 30분부터 8시까지 일기 쓰기
10. 8시부터 9시 30분까지 놀기
11. 10시까지 엄마랑 오빠 대결하는 것 보기(오목하고 노는 것을 말함)
12. 잠자기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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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 디자이너 2011.12.20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부시간이 10분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네요^^

일전에 히로시마에서 편지를 보내주신 일본 독자분께서
부산으로 여행을 온 김에
출판사에 들렀습니다.
초등학생 딸, 유치원 아들과 엄마
이렇게 셋이서 여행을 나섰답니다.
그동안 히로시마에서 야마구치현으로 이사를 하셨다고 하네요.
남편은 일하느라 못 왔다고...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이렇게 일하느라 바쁜 남자들,
불쌍합니다. ㅋㅋ

시모노세키에서 저녁에 페리 타고 아침에 부산항에 도착했다네요.
서면에 가서 칼국수 한 그릇 먹고 출판사로 바로 왔답니다.
엄마는 밝은 인상에 아주 미인이시고,
아이들은 까무잡잡 개구장이 포스가 느껴지는데,
낯선 곳이라 그런지
엄마 옆에 딱 붙어 있습니다.

출판사에 별로 먹을 것도 없는데
마침 간식으로 가져온 떡이 있네요.
유자차랑 같이 꼬마손님들을 대접했지요.
그런데 어라?
이 녀석들이 떡을 너무 잘 먹는 게 아니겠어요?
동생이 많이 먹겠다고 잔뜩 제 앞으로 가져다놓은 걸,
누나는 체면이 있으니 싸우지도 못하고...
더 갖다주니 잘도 먹습니다.
노란색 콩고물 시루떡인데 엄마가 노란 게 뭐냐고 물어봅니다.
'콩'이라 했더니 못 알아듣습니다.

그런데 이분,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한글 자판을 열어주며 '콩'을 써달라합니다.
바로 사전 검색 들어가는군요.

전자책 단말기 '킨들'도 꺼내서 보여줍니다.
우리 산지니 블로그에서 다운받은 글도 저장해놓았군요.
전자책으로 <엄마를 부탁해> 같은 한국소설도 읽으셨답니다.
ㅎㅎ

출판사 식구들을 위해 선물도 챙겨 오셨습니다.



일본 전통 종이로 만든 수첩입니다.
출판사 식구들 숫자에 맞춰 가져오셨네요.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이었습니다. 감사 ^^

우리 블로그에서는 <책 만드는 엄마의 아이 키우기> 글들을 재미있게 보았다며


그림책도 한 권 가져오셨네요.

안노 미쯔마사라고 히로시마에 사시는 유명한 그림책 작가랍니다.
일본책이지만 글이 하나도 없고 그림만으로 되어 있어 따로 번역이 필요 없는 책이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숲속을 배경으로 동물들이 숨어 있습니다.
왼쪽 그림 자세히 보면 타조가 있습니다.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김재홍의 <숲속에서>와 비슷합니다.


또 이런 책도 주십니다.


일본의 골목길을 찍은 사진집입니다.
어디가나 일상이 묻어 있는 곳은 정감이 갑니다.
사장님께서 <미학, 부산을 거닐다>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근처에 구경시켜드릴 만한 곳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린이전문서점 <책과아이들>에 모시고 갔습니다.
책과아이들 김영수 공동대표님께서는 언제 또 일본어를 이렇게 잘하시는지
두 분은 말이 통하는군요.
친절하게 이방 저방 안내를 해주십니다.

저도 이럴 때 써먹게 미리 좀 배워둘 걸 그랬나요?
먼 데서 오신 손님이라고 커피도 공짜로 만들어주시고요,
덕분에 시원한 아이스커피 얻어마셨습니다.



큰딸 **짱은 여기저기 구경하며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림책은 만국 공통인지라,

집에서 보던 그림책을 타국에서 만나면 반갑지요. 아까 선물로 받았던 안노 미쯔마사 그림책을 여기서도 찾아냈습니다.
우리는 책으로 통합니다. ㅎㅎ

책을 좋아하시는 **코님,
그래서 출판사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거겠지요?
오후에는 서면 교보문고에 가본답니다.

숙소를 물어보니 장전동 모 교수님 댁에 이틀 동안 홈스테이를 한다네요.
그리고 내일은 버스 타고 안창마을을 가볼 거랍니다.
그냥 관광지만 휘리릭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사전에 한국어도 배우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공부해서 진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 그런데 이분이 실명과 얼굴 사진 등은 인터넷에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시네요. 아이들도 마찬가지고요. 일본인들 특성인가요? 우린 가족여행 사진도 마음껏 올리고 그러는데 말이죠. 문화적으로 다르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굴 사진 올릴 거면 모자이크 해달라고 하시는데, 뒷모습으로 대신합니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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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 2011.08.16 1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도 아직 옛 골목길들이 많이 남아있지요.
    개발로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요.
    '일본의 골목길' 풍경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산타 할아버지의 휴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등의 책이 들어 있는 비룡소그림동화 시리즈에는 원서가 좋아하는 책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 책들은 맨 뒷장에 시리즈 목록을 죽 싣고 있는데요, 원서는 언제부턴가 책을 읽고 나서는 그 목록까지 읽어달라고 하는 겁니다. 어쩌겠어요, 읽어 달라는데 읽어 줘야죠. “1번 <곰>, 2번 <산타할아버지>, 3번 <산타할아버지의 휴가> ……”

한 50개의 목록을 책 읽을 때마다 읽어주고 또 읽어주고 하니 나중에는 한 반 정도는 줄줄줄 외우더군요. 도서관에서 제가 외운 제목의 책들을 발견하면 또 얼마나 기뻐하는지요.

<유모차 나들이>는 그렇게 외운 책 가운데 하나랍니다. 금정도서관에서 빌려 온 이 책을 어린이집의 씩씩이반, 내멋대로반 친구들한테 읽어주었어요.

엄마랑 나들이를 나온 아기는 유모차에서 잠깐 잠이 들었다가 나비 때문에 잠을 깹니다. 아기는 나비가 유모차를 타고 싶어 하는 것 같아 태워 줍니다. 개구리, 오리, 고양이, 여우, 곰이 차례로 나타나고 아기는 이 동물들을 차례로 다 유모차에 태워 돌봐주지요.

3월부터 어린이집에서 책읽어주기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세 살, 네 살 어린 아이들이기도 하고 또 아직 어린이집에도 미처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인지라 책 읽어주는 데 도무지 집중을 해주지 않는 우리 친구들이었어요. 애써 골라간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했지요. 조금 글이 많다 싶으면 여지없이 샛길로 빠져버리는 친구들. 점점 더 쉬운 책, 짧은 책으로 가져가 보기는 하는데, 성공할 때보다 실패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나마 몇몇 아이들이 집중해서 볼라치면 여지없이 방해꾼이 나타나서 분위기를 흐트러트립니다.

민재는 그중 대표적인 방해꾼이었답니다.(^^) 아이들 앞을 가로막고, 쿵쿵 소리를 내고, 다른 장난감 가지고 와서 놀고... 그러던 민재가, 책 한 권 제대로 들어주지 않던 민재가 처음으로 집중해서 들어준 책이 바로 이 <유모차 나들이>였습니다. 민재뿐만 아니라 아이들 모두 소리 하나 없이 뚫어져라 책을 쳐다보더군요. 언제나 아이들을 안고 책 읽는 데 같이해주시는 풀꽃 선생님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고요할 수가...

“오늘 분위기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선생님.”

“정말요. 아이들 모두 유모차 뗀 지가 얼마 안 돼서 그런가요? 호호”

엄마가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가는 저 표지 그림이 마지막 장면입니다. 아이는 동물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서운해서 저렇게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동물 친구들 안녕, 다음에 또 만나. 포구나무 친구들도 안녕, 다음 주에 또 만나. 우리 친구들이 모두 손을 흔들어주네요.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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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 2011.07.21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책 목록을 읽어달라니 아이들은 참 재밌네요.
    목록이야말로 편집자들이 고심하고 또 고심해서 만든 책 제목들의 모음이니
    아이가 재밌어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네요.

금정도서관 앞에서 폼 잡고 있는 아들

 

주말이면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는 일은 우리 가족의 일상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2주 동안 대출해주기 때문에 금정도서관과 시민도서관을 격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거의 매주 도서관에 가게 되네요.

막내 녀석은 도서관엘 가면 거의 공룡책만 빌리다가 요즘에는 다름 그림책들로 쪼~금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오늘도 책 세 권을 빌려 도서관을 나왔습니다.
제가 빌린 책은 꼭 제가 들고 가겠다고 합니다.
한 권은 손에 들고, 나머지 두 권은 가방에 넣었습니다.
근데, 가방이 커서 들고 가기가 무거운지 저렇게 목에 걸고 있습니다.
엄마가 들어줄까 물어도 한사코 싫다면서 저러고 있습니다. ㅋㅋ

 


제가 화장실에 들렀다고 좀 늦게 나왔는데, 기다리는 동안 삼부자가 저러고 앉아 있네요.
어찌나 우습던지...

날씨도 화창하고, 그냥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가까운 범어사에 들렀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올라가니 비석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동물이면 무조건 좋아하는 막내.
거북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럽니다.

"이건 으르렁거리는 거북이, 이건 속상한 거북이, 이건 웃는 거북이"
그러고 보니 정말 거북들이 표정이 다 다릅니다.
여러 번 이곳을 지나다녔지만 그런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니 거북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나 했을까요.
그냥 저기 거북이 있네 하고 지나가는 정도지요.

역시 아이들은 다릅니다.
어른들이 못 보는 걸 보는 게지요.

으르릉거리는 거북

속상한 거북

웃는 거북


내친 김에 금정산 정상에 올라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워낙에 운동 부족인지라
정상까지는 못가고
북문에서 그만... 오늘은 여기까지.

부자는 돗자리까지 펴고 또 독서삼매경에 빠져들었습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노포동 | 부산광역시금정도서관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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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가서 매주 수요일 책을 읽어주기로 했습니다.
세 살, 네 살, 다섯 살 꼬맹이들한테 무슨 책을 읽어줘야 하나... 부터 시작해서 쌀짝 고민도 되고, 약간 설레기도 하고...
시립도서관에 가서 그림책만 7권을 빌려놓고 고민했죠.
어느 게 좋을까?

그런데 제 고민에 앞서 우리 원서 주문이 막 들어오네요. 이 책, 저 책 읽어달라고...
지금까지 민영엄마가 책을 읽어줬었는데, 대신 엄마가 읽어줄 거라니 우리 원서 신이 났습니다.
월요일부터 "엄마 수요일에 읽어줄 거지?" 하더니 어제는 "내일 읽어주는 날이지?" 하고 기다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 가르쳐주네요.

"먼저 엄마, 책은 안 보이게 숨겨가지고 와야 돼. 그리고 무슨 책일까? 물어보고 짜잔~ 하면서 꺼내는 거야. 민영이 엄마처럼..."
"민영 엄마가 그렇게 했어?"
"응. 그리고 다 읽으면 '다음에 또 읽어줄게' 해야 돼." ㅎㅎ
"알았어 알았어"

드디어 오늘 첫날입니다.
시간 맞춰 어린이집에 가니 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따끈한 커피까지 타 주십니다.

드디어 친구들이 다 모였습니다.10명 남짓입니다.원서는 엄마 무릎을 떠나지 않고 있다가 친구들과 함께 앉으라니 맨 앞자리를 차지합니다.


먼저 <엄마를 잃어버렸어요>를 꺼내들었습니다.
순간 아이들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조용~ 해집니다.
제목을 읽어주니 초현이가 대뜸 "우리 수현이 언니도 엄마를 잃어버린 적 있는데..." 합니다.
"그래? 그럼 이 책에는 누가 엄마를 잃어버렸는지 한번 보자" 하고 시작했습니다.

부엉이 아기가 나무에서 졸다가 떨어져서 엄마를 잃어버리는 내용인데 아이들이 흥미진진하게 바라봅니다.
지나가던 다람쥐 아줌마가 엄마를 찾아주려고 묻습니다.
"너네 엄마 어떻게 생겼는데?"
"덩치가 아주 커요. 이만큼요." 하고 양팔을 쫙 벌려 보이빈다.
아이 눈에는 엄마가 다 아주~ 커보이죠.
다람쥐 아줌마는 알겠다 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갑니다.
"엄마 저기 있네?"
하고 가리킨 것은????

바로 '곰'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아이들에게 "엄마 맞아?" 하고 물어보니 재밌다는 듯 웃으면서 도리도리 고개를 젓습니다.

"우리 엄마 귀가 쫑긋쫑긋해요."라는 아기의 말에 토끼한테 데려가고,
"우리 엄마 눈이 부리부리해요" 하는 말에는 개구리한테 데려갑니다.

아이들은 연신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책을 들여다봅니다.
마지막으로 개구리가 "너네 엄마가 너 찾고 있더라" 하면서 엄마를 찾아주었을 때는 안도감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마지막 장면이 재밌습니다.
부엉이 엄마가 고맙다는 표시로 개구리, 다람쥐를 불러 차를 대접합니다.
그런에 우리 부엉이 아기,
옆에서 또 꾸벅꾸벅 졸고 있네요.

다 읽고 나니 초현이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야 ~ 재미있다~"
재미있게 들어줘서 아줌마가 더 고마워 ^^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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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광팬 다섯 살 막내녀석이 이제 조금씩 공룡에서 동식물로 관심이 옮겨 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동물을 좋아하는데요,
동물백과를 보는 게 취미입니다.

그런 아이한테 아이 아빠가 신문을 보다가 KBS스페셜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가 방영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당장 티브이를 보고 싶다고 난리입니다.
집에 티브이가 없는 관계로 어제 일요일 할머니 집에 갔습니다.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할머니도 뵐 겸 점심 때쯤 가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8시에 하는데 도착하자마자 티브이를 틀어 하는지 안 하는지 확인하더니만, 점심 먹으러 밖에 나갔다 오자는 말에는
"그러다가 다 끝나면 어떡하라고..."  하며 걱정을 합니다.
아직 6시간이나 남았는데도 말입니다.



하루 종일 할머니 집에서 놀다가 8시에 하는 다큐를 보고 왔습니다.
너무 재밌어 하더군요. 5부작 연속 기획이라는데, 일요일마다 할머지 집에 가야 되지 싶습니다.

이 녀석이 요즘 조금씩 한글을 깨치기 시작하는데요,
집에서 노트북을 가지고 원고 교정 보고 수정작업 하고 있는 엄마 어깨 너머로 이런 소리를 합니다.

"엄마, 저기 뻐꾸기가 왜 있어?"
"어? 무슨 뻐꾸기?"
"저기 있잖아"


바로 이겁니다.
"그건 뻐꾸기가 아니라 바꾸기지~"

또 이럽니다.
"엄마, 근데 딸기는 또 왜 있어?"
"응?"
"저기 딸기 있잖아"



"그건 딸기가 아니라 닫기지~"

딸기 좋아하는 녀석이 딸기가 먹고 싶은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호호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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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여강여호 2010.12.21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화 내용만 들어도 넘 귀여운 아이가 상상이 되요....


우리 집 막내는 초 1인데 한번씩 기발한 이야기나 생각도 못한 말을 하여 나를 재미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이 엄마란 사람이 기억력이 '금붕어 기억력'이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해줘야지 하고 열심히 외워도 막상 할려고 하면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잘 생각이 나면 기발한 이야기가 아니겠지요.

어제도 집에 가니 필살기 애교를 막 날리며 날 반겨줍니다. 여전히 책상 위에는 오늘 학교 갔다와서 하루 종일 그리고 만든 그림과 만화, 작품들이 널려 있습니다. 우리 막내 취미는 국어, 산수 공부 절대 '노'입니다. 조금 공부하자 하면 "재미없어" 하며 쌩 가버립니다.

혼자서 풍선말을 넣어 만화책도 만들고 그림도 그리고(주로 공주풍 인형이지만.. ) 한참 좋아할 나이지만 주로 책도 공주풍 책만 봅니다. 이것저것 오리고 붙여 하여튼 뭔가를 만들어 놓습니다.  오늘은 뭘 만들었나 보니 지 딴에는 시를 하나 적어 그림책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시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슴도치도 지 자식은 이쁘다고 내 딴에는 웃겨서 혹시 또 잊어버리기 전에 옮겨봅니다. ㅎㅎ

엄마 방귀 까르르 고양이 방귀
아빠 방귀 연필방귀 쓱싹쓱싹
내 방귀 거품방귀 보글보글

옆에서 같이 읽던 우리 아들(중1) " 난 이 집 식구도 아이가.흥"
ㅎㅎ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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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 2010.09.03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귀모양이 모두 다르네요.
    소리와 냄새만 있는 방귀를 그림으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2. 소나기 2010.09.03 2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풋~ 그러게요, 오빠 방귀는 왜 안그렸을까요? 4각으로 오빠 거도 해주지...

    • 마루니 2010.09.04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래 삼각 종이로 있던데 그려서 빠진 것 같네요.^^
      둘이는 툭닥툭닥거리면서도 잘 논답니다. 어제는 큰놈 "얼굴은 에스라인, 몸매는 브이라인, 엄마는 큰 B라인, 아빠는 작은 b라인~아주 죽여줘요~" 하며 노래를 부르니 듣고 있던 막내 나는 나는 하며 종용하니 큰놈 "세은이는 똥배라인~" 하며 놀리며 가더라고요. 또 한바탕 웃엇답니다.

  3. BlogIcon 낭만인생 2010.09.04 1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의 생각이 참 기발하네요.
    어른들의 시각과는 전혀다른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치네요.

    • 마루니 2010.09.06 14: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 머리 속에는 아직 세상의 틀이 완전히 찍혀 있지는 않으니까 그렇겠죠.

막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매월 소식지를 만드는데요,
이번 소식지에 실린 마주이야기를 읽다가 배꼽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같이 웃어보아요^^

정빈이네 마주이야기.

얼마 전 별자리에 대해 궁금해하길래 빈이는 전갈자리, 엄마는 물고기자리, 아빠는 물병자리라고 알려주었다.
며칠 후,
갑자기 생각 난 듯 큰소리로 우렁차게~ 의기양양하게 하는 말.
"엄마! 엄마는 물고기자리고, 나는 젓.갈.자.리 고~오~"
발음이 안돼 전갈자리가 젓갈자리로 변해버렸다.
너무 웃겨 뒤로 넘어갔는데,
거기다가 더 큰 한방 날리는 박정빈군.
"그리고 아빠는 물.통.자.리~ 지??"
물병이나 물통이나 별반 다르지는 않건만
너무 웃긴다 ^^
(참고로 정빈이는 7살입니다.)




초현이네 마주이야기.

초현이네 다 같이 짜장면 먹은 날.
다 먹고 나서 엄마가 그릇 들고 문 열고 나가자...
초현: 엄마 어디 가?
엄마: (갑자기 장난기 발동한 초현 엄마...)돈 못줘서 엄마 일해주러 가야 돼.
초현: (깜짝놀라) 안 돼!!!! 엄마 중국 가지 마~~!!!!
하며 엄마 다리 잡고 늘어진다.
어찌나 진지한지 보다 못한 언니 수현이.
수현: 엄마가 장난 친 거야.
하며 달랜다. 그제서야
초현: 엄마 장난이지? 중국 안 가지?
으하하핫~ 초현아, 중국에서 배달 온 짜장면 맛있었어?
(초현이는 5세입니다. 중국집을 중국으로 잘못 안 건가요?)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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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2010.09.02 0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재밌네요^^

휴가 마지막 날엔 밀양 얼음골에 갔습니다.
맨날 얼음골 옆을 지나가기만 했지 이렇게 계곡 깊숙이 들어와보긴 첨입니다.
말 그대로 말로만 듣던 얼음골입니다.

계곡에 사람이 많고 주위엔 앉을 자리도 없네요.
할 수 없이 계곡 옆 사설 야영장을 2만원 주고 빌렸습니다.
텐트 하나 칠 땅 한 뙈기 잠깐 빌리는 값입니다.


아이들은 계곡에 물놀이를 하러 가고 어른 몇이 얼음골 탐방을 나섰습니다.
찬바람이 나오는 곳은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차장에서 제법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숲길로 들어서니 공기가 다릅니다.
위에서 뿜어져 내려오는 공기가 에어컨이 따로 없습니다.


저 돌틈 사이에서 냉기가 나옵니다.
다람쥐 한 마리가 저도 더웠던지 바위에 앉아 있습니다.
저 바위에 앉으면 엉덩이가 시려울 정도입니다.


정신없이 다람쥐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와 손가락 위에 살포시 내려 앉습니다.
이렇게 가까이서 잠자리를 보기도 오랜만입니다.


드디어 결빙 지점 도착!!!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팬스를 치고, 또 그물망으로 덮어 놓았네요.
가운데 그물 안쪽으로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게 얼음입니다.
저도 설마 얼음이 있을까 했는데 진짜 얼음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날 산 아래 주차장 온도는 34도.
여기 있는 바위틈 온도는 영하1도랍니다.

얼음골 얼음은 바깥 날씨가 더울수록 더 잘 언답니다.
초복이 지나면 공기가 더 차가워지고 8월달이 피크랍니다.
겨울에는 오히려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지요.

이거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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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ike kim 2010.08.20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신기하다고 말 할 수 밖에 없네요...^^

  2. 바람 2010.08.20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 장만하신 디카 성능이 짱이네요^^
    잠자리 날개의 질감이랑 잠자리 등에 보송보송 솜털까지 생생하게 보이는데요.
    앞으로도 재밌는 사진과 글 기대할께요~


해운대 해수욕장이 넓긴 넓습니다.
이안류가 나타나서 해수욕객 몇십 명이 파도에 떠밀려 내려갔다가 구조됐다고 하잖아요.
그때 그 시각 그 바닷가에 있었건만,
집에 와서 뉴스 보고 알았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
백사장 길이만 1.5km라 하니 저쪽 끝에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부산 사람들은 해운대 잘 안 간다고 합니다.
늘 보는 바닷가라 식상한지 동해안이나 남해 상주해수욕장 같은 데 많이 가지요.
서울 등 전국에서 아니, 해외에서까지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아오는데 말이죠.
실제로 해수욕장 개장 전 5-6월 쯤 해운대 가 보면 외국인들 정말 많습니다.
아직 날씨가 서늘한데도 비키니 입고 일광욕 합니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콘도, 호텔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이번 여름 휴가는 멀리 안 가고 당일 코스로 여러 곳 다니기로 했더랬지요.
둘째날, 해운대를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 먹고 집에서 출발하여 30분 만에 해운대 도착하니 9시입니다.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주차장에 차를 넣었습니다.
외환 플래티늄 카드가 있으면 파라다이스 호텔에 발레 파킹을 해줍니다.
전 자주 그리해서 아이 데리고 백사장에서 놀고 옵니다.
근데, 성수기라서 무료 서비스가 안 된다네요.(ㅠㅠ)
일일 주차비 10,000원 줬습니다.


아침에 일찍 가니 한산하네요.
바닷가 젤루 앞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파라솔에 돗자리까지 빌리는 데 5000원입니다.
그리고 커다란 튜브 하나에 5000원입니다.


도시락은 싸서 가고, 음료수도 가져가고 달걀 삶고 떡 가져 가니 돈 들 일이 없네요.
커피 준비를 못해서 캔커피 뽑아 마셨습니다.

물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더니 춥다고 저러고 있습니다

튜브가 의자인 줄 아나 봅니다

모래성도 쌓아 보고요,

다리가 엄청 길어졌네요.


하루 종일 놀다가 집에 돌아오니 오후 5시.
쓴 돈은 2만 몇 천원.
이상 알뜰 바캉스였습니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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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소박한 독서가 2010.08.10 1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하루를 보내셨네요~^^

  2. 바람 2010.08.10 1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여름 해운대 백사장이 저렇게 한산할 때도 있네요^^
    저도 부산에 사는지라 해운대는 휴가지 목록에서 늘 빼거든요.
    올여름 해운대 방문객이 00명으로 얼마를 기록했다는 9시뉴스를 보면서
    매번 휴~ 안가길 잘했지 이러거든요, 근데 올려놓으신 글을 보니
    한번 가보고픈 마음이 드네요.

기다리던 휴가가 왔건만... 올해는 전혀 준비라는 걸 못했습니다.
이래저래 바쁜 일들이 많아 미리미리 계획세우는 게 잘 되질 않더군요.
멀리 짐 싸들고 떠나는 게 엉성스러워 매일매일 아침에 출발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걸로 했습니다.
숙박비도 아끼고, 짐을 안 싸도 되고.... 일석이조 ㅎㅎ

그래서 잡은 첫날 일정이 바로 고성입니다.
막내 녀석이 공룡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지난 3월에 해남 우항리에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고성엘 또 가자네요. 고성엔 작년에도 갔었는데 말이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가 첫날부터 비가 옵니다.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하루종일 비가 내릴 거랍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우리가 아닙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고 고!!!

부산에서 출발해 고성 당항포에 도착하니 딱 2시간 걸리네요.
비는 부슬부슬 계속 내립니다.
비가 오니 좋은 점도 있네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

도착하자 마자 이구아노돈 옆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막내 녀석입니다. 행복한 얼굴이 보입니다. 옆에 이구아도돈의 엄지 손가락(앞발이니 손이라고 해두죠) 보이시죠? 뾰족한 게 좀 특이하게 생겼지요. 처음 저 손가락 화석이 발경되었을 때는 이마에 나 있는 뿔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이후 그게 뿔이 아니라 손가락이라는 게 밝혀진 거죠. 엄지손가락이 저렇게 생겼으면 바로 이구아노돈입니다. 간혹 저 특징을 제대로 못살린 그림책이 있습니다. 조잡한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공룡매니아 아들 녀석 때문에 제가 별걸 다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큰 녀석들은 대개가 초식공룡들입니다. 거의 하루 종일 나뭇잎만 뜯어먹었다고 합니다. 머리 쓸 일이 없기 때문에 덩치에 비해 머리가 작습니다. 이 녀석은 조바리아라는 공룡입니다.

육식공룡 수코미무스입니다. 쩍 벌린 입이 무섭게 생겼지요. 근데 우리 아들은 이렇게 무섭게 생긴 육식공룡을 더 좋아합니다. 세게 보이나봐요. 크앙 울어대는 모습을 얼마나 실감나게 흉내를 내는지 모릅니다.

고성 공룡엑스포장 전경입니다. 왼쪽 아래 보이는 집들이 여러 개 있는데, 팬션이랍니다. 이 안에서 숙박도 가능한가봐요. 아. 들어가는 입구에 오토캠핑장도 있습니다. 안에는 야외풀장도 있는데 이 날은 비가와서 풀장은 개장을 안했더군요. 작년에 왔을 때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발에 치였는데, 오늘은 너무나 한산합니다. 덕분에 안에까지 차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알을 깨고 나오는 공룡 모습인데요, 저 안에 들어가면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습니다.

옆에는 촌 아낙이 굴을 캐고 있습니다.

화장실 이름이 트리케라톱스 화장실입니다. 제가 저기 볼일 보가 가면서 "엄마, 트리케라톱스 화장실 좀 갔다 올게" 했더니 아들 녀석 하는 말 "트리케라톱스 화장실은 트리케라톱스가 가는 건데 왜 엄마가 가?"

가로등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다리 난간은 공룡 뼈로 만들었더군요. ㅎㅎ

이곳 고성 당항포는 이순신 장군이 해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지요. 거북선 체험장이 있네요. 안에 들어가면 노를 저어볼 수 있습니다.



다이노피아관에서 울부짖고 있는 카르노타우루스 때문에 무서워서 그곳엔 들어가질 못했어요. 다섯 살 꼬마 녀석은 그 공룡이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나봐요.
그리고 철갑상어관 이층에 있는 식당 밥이 맛있었어요. 정식이 5천원인데, 갖가지 나물반찬이 푸짐하더군요.

2시간 달려서 2시간 구경하고, 1시간 밥먹고 다시 2시간을 달려오니 저녁이네요.
내일 코스는 또 어디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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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예문당 2010.07.30 0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무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저희 큰아이가 6살인데 공룡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제주도 공룡랜드, 국립과천과학관 공룡공원, 헤이리 디노파크,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한반도의 공룡 체험전 등에는 다녀왔지만, 고성까지는 못가고 있어요.
    휴가 잘 보내시길 바랄께요. :)

  2. BlogIcon keenetic 2010.07.30 0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좋은 점이 딱 이거네요.
    조금만 나가면 이렇게 좋은 곳을 방문할수 있다는 것.
    자연과 어우러진 '자연을 모방한 문명'..
    아이러닉하면서도 참 멋집니다.
    이 글을 읽으니까 저도 아이 데리고
    비내리는 날, 사람들 없는 이런 곳 방문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막 생깁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려고 식탁을 차리고 밥을 푸기 위해 밥통을 열었습니다.
순간 푸하하하~~~
밥이 나를 보고 웃고 있네요.



초딩 6년 둘째 녀석이 학원 간다고 먼저 밥을 퍼 먹고는 이리 만들어놓았습니다.
못말리는 장난기는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한 번씩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으로 엄마를 웃깁니다.
사진으로 보니 못생긴 호박 같기도 한데, 실제로운 귀엽게 웃고 있는 모습이 봐줄만 했습니다.
짜증나는 장마철, 한 번 같이 웃으시라고 올려봅니다. ^^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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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정성인 2010.06.22 15: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기쁘셨겠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 아닐까 합니다.

  2. 바람 2010.06.22 1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고 있는 밥사진이 갱상도블로그에 베스트포토로 뽑히셨네요.
    축하합니다.^^
    http://metablog.idomin.com/

얼마 전 중3 딸아이와 함께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극단 새벽의 <미누, 시즈위를 만다다>라는 연극이었지요.
소극장 실천무대는 남포동에 있습니다.
남포동을 나가 본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미누, 시즈위를 만나다


언제부턴가 영화를 보는 일이 몹시 힘들어졌습니다.

영화관의 그 번잡함과 시끄러움이 머리를 아프게 하더군요.
이제 그럴 나이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극장은 작고 아담하고 조용해서 좋더군요.
연극도 좋았고, 모처럼 딸아이와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메일함을 열어보니 그 극단 새벽의 이성민 연출가한테서 편지가 와 있었습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그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과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닫아둔 블로그를 열며-
 
 어제 단원들에게 구두 한 켤레를 생일선물로 받았습니다.
덕분에 17년간 신어서 뒤축이 하얗게 닳아빠진 구두를 새 구두로
갈아 신었습니다.
 구두하나를 17년이나 신었다니 내가 무슨 자린고비나 되는 줄
오해는 마십시오. 가난한 삶을 살지만 그 정도 짠돌이는 아닙니다.
이제는 신발장 한곳에 보관될 오랜 벗과도 같은 그 낡은 구두는
삼년 전 하늘로 간 사랑하는 후배가 구두 없이 운동화로만 살던 내게
여섯 달 동안 모은 용돈으로 생일날 사준 신발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딴 세상으로 떠난 날부터 최근까지 깊은 우울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블로그를 닫고 몇 개의 사이트에서 진행하던 글쓰기도
그만 두었습니다. 극단 공연을 위해 해야 할 최소한의 글쓰기 말고는
모두 접었습니다.
 그와 나는 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물질보다는 사람이 우선인 세상. 인간중심 보다는 생명이 공생하는 세상.
등수경쟁보다는 가치경쟁이 미덕인 세상. 연극이, 예술이, 상품이 아닌
공적가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그런 세상. 하지만 그런 세상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는 불가능한 꿈을 꾼 것입니다.
그리고 척박한 문화 토양에 늘 열악하기만 한 부산의 연극 환경까지도
운명이 아니라 바꿔야 할 현실이라 생각했던 배우 윤명숙은
2007년 6월 27일 오후 7시 암 투병 끝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날부터 나만 홀로 남았습니다. 창단 할 무렵 40여명이나 되던 단원들
힘겹다고 하나둘 떠나고 딱 둘이 남았었는데 이제 덩그러니 혼자가 된 겁니다.
그리고 어느덧 삼주기가 다가오는데 어제 저녁 선물 받은 새 구두로 갈아 신으며
문득, 우리 둘의 꿈을 이어 함께 꾸는 아홉 명의 후배들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아! 그랬구나.
 

 일주일전 쯤 극단 사이트에 닫혀 있던 블로그를 펼쳤습니다.
다시 세상과 마주 할 겁니다. 중단 했던 글쓰기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불가능한 꿈을 접지 않을 것입니다.
6월 2일 선거가 있습니다. 정치가 현실이라면 교육은 미래라고 믿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이 가난을 증명해야 밥을 빌어먹게 하는 비인간적 교육관과 싸우고
끊임없는 등수경쟁만 있는 학교교육을 개혁하고, 붕괴된 공교육을 살려낼 후보가
교육감에 당선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나라 역사 수업을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으로
바꾸려는 한나라당식 교육관을 저지하는 교육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를 아는 분들은 낙동강 파 뒤집는 게 환경을 살리는 거라는 괴변에 속지 않는
유권자이면 좋겠습니다. 천안함 폭발로 드러난 안일한 안보관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남/북간 냉전구도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MB식 기만정치에 휘둘리지않는
유권자이면 좋겠습니다. 실종된 민주주의, 실업과 비정규직을 남의 일이라 생각지 않는
유권자이면 좋겠습니다. 범야권후보, 시민추대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였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아는 주변의 지인들이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내 이웃들이 내 꿈이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할
신념이라 믿는 벗들이면 좋겠습니다.
 
- 극단새벽 상임연출 이성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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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딸아이가 집에 와서 이럽니다.
"엄마, 우리 선생님 완전 착하데이~"
"그래? 왜?"
"응 우리 반에서 대청소를 하는데, 선생님이 손수 양동이에 물 떠와가지고 걸레도 다 빨아주고, 직접 앉아서 닦고, 그런다."
"정말?"
"응. 걸레도 정말 잘 빨더라"
"와~. 선생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데?"
"한 40정도?"
"그 나이에 남자 선생님이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시네."

"우리 선생님, 책도 많이 읽으시는 것 같더라"
"그래?"
"응. 그래서 이번 스승의 날 책 선물할 거야."
"말만 해라. 엄마가 출판사 책 다 갖다 줄게"
"ㅋㅋㅋ 한 다섯 권만 갖다 드릴까?"
"그러든지."

딸아이는 담임선생님한테 완전 감동 먹은 거 같습니다.
이전에는 담임선생님한테 엄마가 만든 책이라고, 책 선물을 하라고 권유를 해도 필요 없다면서 가져가지 않았는데 인제 스스로 선물을 생각하네요. ㅎㅎ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요구르트도 만들어 먹입니다.
아니,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 먹기로 했다네요.
물론 만드는 것은 아이들 몫입니다. 이렇게 생긴 요구르트 제조기 있지 않습니까. 우유와 요구르트, 딸기잼을 사서 만들고 영수증을 선생님께 드리면 비용을 주신다고 하네요.

여러 담임선생님을 만나보았지만 호주머니를 털어서 아이들에게 요구르트 만들어 먹이는 선생님은 처음입니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재료 사러 가야 하고, 만들고, 설겆이하고 좀 귀찮기는 하지만 그것도 다 재미지요. 이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거리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그걸 만들어주는 선생님이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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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원서는 틈만 나면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그만한 나이의 아이들이 다 그렇듯...
오늘은 엄마, 내일은 아빠. 혹은 아침에는 엄마, 밤에는 아빠... 그것에 제 맘대로 골라~ 골라~다.

오늘은 아빠 당첨.
읽어달라고 가져온 책이 며칠 전 벼룩시장에서 건진 <일하는 자동차>에 관한 책이다.
차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이 많은데, 이 녀석은 차가 일순위라는 '차돌이'는 아니고 공룡이 일순위인 일명 '공돌이'. 차는 이순위 정도 된다.
일하는 자동차도 정말 종류가 많다. 경찰차, 소방차, 청소차부터 농기계 등등.
그런데 길거리에서 전선 작업할 때 흔히 사람을 태우고 높이 올려주는 작업차가 나온다.

변압기를 탑재한 변압기차

또 전기공사를 위해 변압기를 탑재한 차도 있다.

변압기가 나오자 책읽어주는 아빠 설명하는 말,

"변압기는 전기 공사할 때 쓰는 거야. 전압을 바꾸는 거지" 어쩌고 저쩌고~

한참을 어려운 말로 설명을 하는데, 전기 공사가 뭔지 전압이 뭔지 제대로 알 리가 없건만 이 녀석 알아듯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 다음 아빠 하는 말
"변압기를 만드는 회사는 우리 나라에 두 군데가 있는데, ***중공업과 000중공업이야. 아빠가 옛날에 중공업에 다닐 때 변압기도 구매해봤어."

옆에 있던 큰 딸 듣다못해 한마디 한다.

"아빠, 구매가 아니라 산다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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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성심원 2010.04.12 1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빠가 읽어주고 엄마가 읽어주고 ㅎㅎㅎ.
    아들만 셋인데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도 잠 들때 읽어달라고 아직 조릅니다.
    덕분에 저도 아이와 함께 옛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얼마 전 조정래 소설가의 <황홀한 글감옥>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을 읽고는 태백산맥문학관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번 남도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벌교에 들렀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7-8년 전에도 벌교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소화다리 앞에서 사진 한 장만을 찍고 지나갔을 뿐이었지요. 태백산맥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서 와보긴 했지만 그땐 딱히 볼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태백산맥문학관이 생기니 좋더군요. 볼 게 많아서 좋았습니다. 안에서 두세 시간은 후딱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책에서 읽었던 내용대로 아들과 며느리가 필사했던 원고가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그 옆엔 독자들이 필사한 원고입니다. 선생님의 아들과 며느리가 원고를 필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태백산맥의 애독자들이 나도 필사해보겠노라고 나섰답니다. 맨 오른쪽에 서 있는 원고뭉치입니다. 독자들은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했기 때문에 원고지 색깔이 제각각입니다.
며느리는 임신중에 이 원고를 필사한 덕으로 이후 낳은 아들이 머리가 좋아졌나보다고 자랑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그 정성만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쓰신 원고도 옆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문학관에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많았습니다. 취재수첩부터 시작해서 벌교 인근을 직접 그린 지도라든가, 하도 대출을 많이 해가서 표지가 너덜너덜해진 도서관용 태백산맥 책들, 여러 신문 기사들 등등...
그 가운데 인상적인 것은 태백산맥 주인공들의 대사를 헤드폰을 끼면 그대로 들을 수 있게 만든 장치였는데, 염상구의 대사와 소화의 대사를 들어보았습니다. 염상구의 대사가 정말로 리얼했습니다. 전라도 사투리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층에 올라가니 작은 도서실이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인데요, 앉아서 책도 보고 쉬어가라는 의미인 것 같았습다. 생각보다 책들이 많았는데, 우리 산지니 책들도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태백산맥이 만화로도 나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초등학생 아들 녀석은 이 만화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더군요. 앞부분을 조금 펼쳐 보았는데, 제가 봐도 재미있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번 제대로 읽어보아야겠습니다.

벌교를 왔다 가는데 꼬막정식을 놓칠 순 없지요. 벌교 시장 입구에 있는 식당엘 갔습니다. 벌교 시장은 정말 꼬막 판이더군요. 그렇게 많은 꼬막은 처음 봤습니다. 이 사진 보니 또 배가 고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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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성심원 2010.03.21 1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정작 가보지 못한 곳이 벌교입니다.
    조정래님의 태백산맥덕분에 벌교의 꼬막맛이 더욱 그립네요.

  2. BlogIcon 흙장난 2010.03.21 1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백산맥 문학관이라 반가운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제일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 [황홀한 글감옥]도 재미있게 읽었구요.
    벌교 꼬막 대신에 순천에서 짱뚱어탕인가를 먹었습니다.
    벌교 꼬막 먹고싶네요.^^

    저도 작년에 태백산맥 문학관 간 거를 포스팅해야 되는데..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아니카 2010.03.22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짱뚱어탕이 먹고 싶었는데요? 두 끼를 먹을 수가 없어서 꼬막 정식을 먹었다는...
      담에는 익산에 있는 아리랑문학관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왔지요.

  3. BlogIcon 긱스 2010.03.22 1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당을 보니 제가 가본곳 같네요 ^^

공룡광팬 막내아들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려고 차에 태우면 늘 하는 말
"엄마 어디 가?"
"어디 가긴, 집에 가야지."
"으~응~ 싫어. 또 집에 가? 해남 가."
"해남은 멀어. 하루 종일 가야 돼. 지금 갈 수 있는 데가 아냐."
"싫어 싫어 해남 가"
"담에 데려갈게."

해남이크누스

이 녀석이 해남을 가자는 이유는 해남이크누스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공룡> 책과 다큐를 너무 열심히 본 탓입니다.
해남에서 발견되어 '해남이크누스'라는 이름까지 얻은 거대 익룡 해남이크누스에 필이 확 꽂혔습니다.
그 이후론 툭하면 해남 가자고 조릅니다.

지난 토요일. 드디어 가족여행으로 해남을 가기로 했습니다.
부산에서 토요일 오후 3시에 출발.
해남까지 다섯 시간은 걸릴 텐데... 날씨도 비가 오고 안 좋습니다.
부지런히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렸으나 강진쯤 가니 벌써 날이 어둡습니다.
저녁을 먹으려고 강진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았으나 네비게이션도 없고, 비도 오고, 안개까지 끼어 차는 어두운 국도를 엉금엉금 기었습니다.

깜깜한 게 무서웠던지 뒤에서 이녀석 하는 말
"엄마. 너무 늦어서 안 되겠다. 해남 가지 말자."
헉~ 여기까지 왔는데 가지 말자고?
길을 잘못들어 영암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할 수 없이 영암에서 자고 가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은 다행이 날씨가 개고 있었습니다.
공룡박물관이 있는 해남 우항리에 도착하니 햇살까지 따뜻하게 내리쬐는 게 역시 봄은 남도에서부터 찾아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곳이 바로 해남 우항리. 공룡들이 살던 곳이랍니다.



고성에도 가보았지만, 이곳 해남이 입장료도 더 싸고, 부산에서 좀 먼 게 흠이긴 하지만 주변 바다와 나즈막한 섬들과 어우러진 공룡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보도블럭에 있는 맨홀 뚜껑입니다.


아이들은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며 좋아했습니다. 주위에 있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 같았습니다. 잔잔한 물살이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표를 구입하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는데 보도블럭에 있는 맨홀 뚜껑의 무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바로 공룡 발자국 모양을 새겨놓은 것입니다. 누구 아이디언지 정말 감탄입니다.


멀리 잔잔한 바다를 배경으로 마멘키사우루스와 아이들이 어울려 함께 놀고 있습니다.

 
벽체를 뚫고 나오는 공룡의 모습입니다. 박물관 벽체가 부서지는 모양에서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이 박물관 안에 여러 공룡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정작 아들 녀석은 하늘은 나는 해남이크누스와 진짜 크르렁대며 울어대는 육식공룡 모습에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아빠한테 꼭 붙어 있었답니다.












책을 좋아하는 이 녀석은 박물관 안에 있는 도서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여기가 바로 해남이크누스들이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물을 마시던 바닷가입니다.
마치 바다가 아니라 호수처럼 잔잔합니다. 공룡들이 거닐던 그 자리를 아이들이 뛰어다닙니다. 수천만년의 시간이 흐른 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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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성심원 2010.03.11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해 연초에 가족들과 1박2일로 다녀왔습니다.
    너무 좋더군요.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모노레일로 땅끝전망대에도 올라가보고...

핸드폰 전화가 울렸습니다. 못 보던 번호입니다. 지역번호 054. 대구 쪽인가요?
대구에서 전화 올 일 없는데... 생각하면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고객님, 소니 A/S 센터입니다. 며칠 전 하이마트 통해 카메라 수리 맡기셨죠?
"네. 그런데요?"
"그런데 수리비가 좀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전원 자체가 안 들어오는데, 전원을 들어오게 하는 메인 부품 교환 비용만 22만원 정도가 들구요, 전원이 들어오더라도 액정 등 그 외는 다시 점검해봐야 합니다. 수리를 계속 진행할까요?"

눈 앞이 하애지는 느낌. 거금 35만원 주고 산 카메라가 1년도 안 되어서 저리 되다니...
그날의 악몽이 다시 재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얼마 전 포스팅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악몽의 그날은 바로 막내 녀석 이빨 부러지던 날이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나들이 갔다가 넘어져서 이빨이 부러졌다고 전화를 받고 허겁지겁 어린이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아이는 선생님 품 속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원래 치아가 약하기도 하고, 엄마가 늘 바쁜 핑계로 관리를 잘 못해준 탓도 있었겠지요. 치아우식증이 심했는데 그예 조그만 충격에 이빨이 부러져버렸던 겁니다.
선생님께서 부러진 이빨을 혹시 몰라 우유에 담가놓았다며 조그만 통을 주시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그 통을 받아 가방 속에 넣고 아이을 업고 치과를 향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어린이집 근처 치과에 같이 갈까요? 하는 걸 다니던 치과가 있어 그리로 가겠다고 했던 겁니다.

치과에 도착에서 아이는 먼저 사진을 찍고, 부러진 이빨 통을 꺼내보니 우유가 반으로 줄어들어 있고 가방이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방 속에는 문제의 카메라가 들어있었습니다.

이를 어째. 서둘러 물기를 닦아내고, 배터리를 빼놓고 말려야 한다는 들은 풍월은 있어 그리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전원을  켜보니 전원 자체가 들어오지 않는 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물기가 다 마르면 괜찮겠거니... 안 되면 수리 맡기면 되지 뭐...
하다가 엊그제 수리를 맡긴 참이었습니다.

35만원 주고 산 카메라 수리비가 22만원. 그것도 추가비용이 더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
카메라 산지 1년도 안 됐는데... 흑흑

고쳐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카메라가 없어 사진도 못올립니다.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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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 2010.02.24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라 위로를 드려야할지... 카메라는 다시 장만하시는게 나을 것 같네요.

  2. BlogIcon 구르다 2010.02.25 0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새걸로 사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장난 것은 버리지말고 보상판매 이런 것 하면 넘기면 됩니다.
    요즘 카메라가 거의 소모품이라..
    삼성, 소니가 고장이 잘 나는 것 같아요.

    • BlogIcon 아니카 2010.02.25 0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런가요 삼성, 소니 말고 다른 걸 사야겠어요. 카메라 진짜 소모품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카메라 케이스가 딱딱한 가죽이 아니라 융천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부드럽고 해서 좋다 생각했는데, 물에 잘 젖는다는 단점이... 생각도 못한 사고였죠. 전 버릴려고 생각했는데 갖고 있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구르다님.

  3. BlogIcon 레몬박기자 2010.02.25 07: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식 A/S 점에 맞기면 수리를 부품교환으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비용이 많이 나오게 되죠.
    그런 카메라만 전문적으로 저렴하게 수리하는 곳이 있습니다. 대신 부품은 중고품을 쓰기도하고 하는데
    하여간 사진 찍히도록 제대로 수리해줍니다. 저도 예전에 렌즈경통이 깨져서 맡겼더니 7만원 수리비가 나오더군요. A/s센터에선 교환비용으로 30만원 달라더군요. ㅎㅎ 인터넷에서 "카메라수리"라고 하면 많은 업체들이 나옵니다. 상태를 이야기하고 비용을 비교해보신 후 맡기시면 될 것 같네요. 참고로 제가 예전에 수리를 맡긴 곳은 디카수리 http://www.dicasvc.com/ 라고 하는 곳입니다.

이라는 제목의 강연회엘 다녀왔습니다.
강사인 김은하 교수님은 『영국의 독서교육』이라는 책을 쓰신 분입니다.
<어린이책 시민연대>가 주최한 강연인데, 지난 16일 교대 앞에 있는 어린이전문서점 <책과아이들>에서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연휴 뒤끝인데도 강연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더군요.

김은하 선생님은 교육학을 전공하신 분으로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오셨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라나는 영국 아이들을 보면서 그네들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천적인 방안도 같이 고민하고 모색해보자 하셨습니다.


화면에도 보이지만 영국이 해리포터 한 가지의 부가가치가 대한민국 반도체 수출총액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책을 바탕으로 한 문화산업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꼭 이익 창출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책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행복한 책읽기가 책문화 전반에 걸쳐 실현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부러운 것이지요.

해리포터의 조앤 롤링은 "내 책을 슈퍼마켓에서 할인해서 팔지 마라"고 했답니다. 영국 사람들은 책을 주로 가까운 서점에서 사지 온라인으로 사는 비율은 우리보다 훨씬 적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슈퍼에서 덤핑으로 파는 행위를 하는 모양입니다. 영향력 있는 작가가 이런 발언을 해주면 작은 서점들은 훨씬 도움이 되지요.

『곰 사냥을 떠나자』의 마이클 로젠은 "내 책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스펠링을 가르치는 도구로 쓰지 마라" 고 했답니다. 곰 사냥을 떠나자 원문에는 약간은 어려운 스펠링의 단어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그걸 이용해 스펠링 테스트를 했던가 봅니다. 마이클 로젠이 직접 나와서 어떻게 스펠링 테스트를 하는지 흉내내는 동영상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군요. 책은 운율을 따라서 재미로 읽어야 하고, 그에 따른 단어 학습은 저절로 되는 것이지, 학습을 위한 도구로 자기 책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마이클 로젠의 웹사이트에 가면 그 동영상을 볼 수가 있는데, 주소를 적어오지 못했네요. 금방 <곰사냥을 떠나요>를 검색해보니 무슨 펜션 같은 데만 뜨는군요. 시간이 없어 동영상을 다 보지 못했는데, 다시 찾아봐야겠어요.

김은하 선생님께서 어찌나 강의를 재미있게 하시는지 2시간이 금세 지나가버렸네요. 선생님께서는 지금 교육부 일각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독서인증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셨습니다. 책을 읽고 인증을 받으면 그 자료를 성적이나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건데 그건 필연적으로 수동적인 책읽기, 즉 억지로 읽을 수밖에 없고, 누가 많이 읽었나 양적인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거고, 교육학적으로 봤을 때도 그건 아이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정말 공감, 또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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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된 막내 녀석은 공룡 광팬입니다.
그 나이 또래 남자아이들이 대체로 공룡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이 녀석의 공룡 관심은 유별납니다.

고 녀석 맛있겠다

맨 처음 공룡에 관심을 보인 건 세 살 때입니다.
마을도서관에 빛그림을 보러 갔습니다.
'빛그림'은 그림책을 커다란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음악과 함께 책을 읽어주는 건데요, 그 날 보여준 책이 바로 <고 녀석 맛있겠다>라는 공룡 이야기였습니다.

초식공룡 안킬로사우루스와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부자의 연을 맺는 이야기인데 내용이 무척 감동적입니다. 무시무시한 공룡시대에 아기 안킬로사우루스가 태어났는데 엄마 아빠가 안 보입니다. 마침 옆에 있던 티라노사우루스가 "고 녀석 맛있겠다"라고 소리치며 입맛을 다십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아기 안킬로사우루스는 제 이름이 '고 녀석 맛있겠다'라고 생각하고는 제 이름을 불러준 티라노사우루스한테 "아빠"라며 덥석 안기는 것입니다.

우리의 티라노사우루스. 얼마나 난감했겠습니까? 내용을 더 알려주면 재미없겠지요? 궁금하신 분은 책을 찾아보세요.

어쨌거나 세 살짜리 이 녀석이 처음 보는 빛그림이었는데, 세 살짜리가 보면 얼마나 보겠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겁니다. 그러다가 얼마 후 도서관엘 갔는데, 이 녀석이 그 <고 녀석 맛있겠다> 책을 딱 찾아가지고 오는 겁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그 이후로 계속 공룡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뭔가에 관심을 보이고, 책을 찾고 하는 것이 신기해서 내친김에 그 이듬해 고성에서 열리는 <공룡엑스포>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곤 엄청 후회했습니다.

고성 공룡엑스포에서 안킬로사우루스를 타고...

<공룡엑스포>는 구경을 잘~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공룡에 대한 이 녀석의 관심은 점점 도를 더해가는 겁니다. 하루에 공룡책을 몇 권이나 읽어달라고 하는지 모릅니다. 도서관에 가서도 공룡책만 빌려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하루종일 공룡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같은 반 남자애들 중에 코드가 맞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둘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은 기가노토사우루스를 하고 지난 사람은 파라사우롤로푸스를 하기로 했답니다. 둘이서 공룡이야기를 하면 끝이 없답니다. 심지어 그 친구 녀석은 공룡 이름을 외우다가 한글까지 저절로 깨쳤답니다. 우리 애는 아직 '스' 자밖에 모릅니다.길을 가다가 '스마일부동산'의 스를 보곤 "엄마, 저기 스가 있어." 바로 사우루스에 스입니다.

어린이집에서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가선 또 공룡놀이를 합니다. 육식공룡은 소리가 크답니다. "카우~" 소리를 지릅니다. 아주 공룡처럼 그럴 듯한 소리입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슨 일 있냐고, 아이가 왜 저러냐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집에서도 자주 그러는데, 시끄러운 건 둘째치고 목이 갈까봐 걱정돼서 소리 지르지 말라고 타일러도 말을 들어야 말이지요.

울부짖는 카르카르돈토사우루스. 앞에 있는 여자친구는 본 척 만 척...

엄마하고 둘이서 차를 타고 갈 때는 공룡이름 대기 놀이를 합니다. 그것도 육식공룡, 초식공룡, 수장룡, 익룡 종류별로 합니다. 레소토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이구아노돈, 힐라에오사우루스, 살타사우루스, 프로토케라톱스, 등등등... 티라노사우루스밖에 모르던 저도 하도 책을 읽어주다 보니 저절로 외워지더군요.

그러던 녀석이 어린이집에서 나들이를 갔다가 넘어져서는 이빨이 부러지는 대형사고가 났습니다. 앞니 하나가 뿌리만 남고 부러져버렸네요. 치과에서서는 뿌리를 뽑아내고 틀니를 끼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그거 다 치과 돈 벌라고 하는 말이라며 저절로 새 이빨 나올 텐데 그냥 놔두라 하십니다. 새 이빨이 나려면 3년 정도는 더 있어야 할 텐데... 틀니를 하자면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는데, 얼마나 아플지 그게 또 엄두가 안 납니다.

이빨 부러진 공룡을 어찌해야 할지... 결정이 안 되네요. ㅠㅠ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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