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책 만드는 엄마의 아이 키우기43 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 마을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반납일이 다가와 들춰라도 봐야지 하고 펼쳤다가 너무 재밌어 그대로 읽어 내려갔다. "우리 겉은 뒷글도 배우지 못한 늙은이 말이 어디 쓸데가 있다고? 평생 흙이나 파고 나무 밑에나 긁다가 세월을 다 보냈는데."라 하시지만 읽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골 할머니의 말씀이 가슴을 찌른다. 삶을 바라보는 철학,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은 그 어느 배운 사람 말보다 더 깊이 와닿는다. 읽다가 너무 재밌어 배꼽 잡고 웃었던 한 대목 컬링 밖에 나댕기기 힘들어 자나깨나 텔레비를 끼고 사는데, 텔레비가 다 글치만 요새는 또 희한한 걸 하더라. 아! 올림픽 단장을 곱게 한, 다 큰 아아가 얼음 우에서 눈을 떽부라지게 뜨고 요강 단지 같은 걸 미는데 그기 무거버선지 우짠지 엔간히 용을 씨더라 .. 2020. 2. 22. 이제는 K-POP 이 아니라 K-BOOK, 2017 찾아가는 베트남 도서전 2017년 7월 26-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17 찾아가는 베트남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21개 국내 출판사가 참여해서 이틀 동안 베트남 출판사와 저작권 수출 상담을 하고, 양국의 출판시장 현황에 대한 세미나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가지고 갈 짐들을 챙겨봅니다. 영문으로 된 홍보물을 챙기고 샘플 도서를 넣으니 가방 두 개가 한 가득입니다. 대표님 무거운 가방 들고 베트남 거리를 누비느라 고생 좀 하셨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베트남에서는 길 건너는 일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온갖 오토바이와 자동차들이 차선을 무시하고 달리기가 일쑤. 숙소에서 행사장까지 이틀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무질서해 보이는 교통 흐름에 어느덧 익숙해지고, 거기에도 그들만의 어떤 법칙이 있음을 몸으로 느끼.. 2017. 7. 31. 7월의 아픈 기억: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책 <밤의 눈>과 <제무시> '책과아이들'은 제가 자주 가는 서점입니다. 좋은 어린이책이 구비되어 있고, 무엇보다 그림책이 많습니다. 그리고 뜻깊은 강연이나 행사도 자주 열립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 무렵, 이 서점에서 또 하나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바로 그림책 출간기념 북토크였는데요, 저는 이 책의 제목을 듣고 '제무시'가 뭔지 몰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더랬습니다. 트럭 이름이라네요. 저는 처음 듣는데, 남자들은 군대에서 많이 들어봤다고 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림책 뒤에 이 제무시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제무시 : General Motors Company 바로 회사 이름이 트럭 이름으로 쓰인 건데요, 이 트럭이 미군이 참전한 전장에 많이 보내졌다고 하고, 대한민국 곳곳을 누비며 전쟁물자와 사람 등을 수송했다고 합니다. 그.. 2017. 7. 10. 어린이집 책읽어주기_과연 작은 물고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막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 그림책을 읽어주러 갔습니다. 어린이집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자리 정리를 해줍니다. 다섯살 수연이가 의자를 갖다 줍니다. 7살 우민이는 지난주 읽어주고 놔두고 온 책을 챙겨 오고요... 를 먼저 읽어주었습니다. 표지에 보이는 작은 물고기가 모자 쓰고 있는 거 보이시죠? 사실 이 모자는 몰래 훔친 겁니다. 큰 물고기가 쓰고 잠을 자고 있는데 슬쩍 한 거죠. 걔는 자고 있어서 모를 거야. 그리고 걔한테는 모자가 너무 작아서 어울리지도 않아. 나한텐 이렇게 딱 맞는데... 모자를 쓰고는 얼른 도망갑니다. 빽빽한 물풀 숲으로 가면 아무도 날 찾지 못할 거야. 과연 그럴까요? 작은 물고기가 도망가는 내내 긴장감에 아이들은 책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사실은 큰물고기가 알아채고 쫓아가고 있었거든.. 2015. 10. 27. 어버이날은 역시나 카네이션과 편지 이제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아들 녀석의 카네이션 편지입니다. 효도쿠폰도 10장이나 들어 있고, 카네이션도 둘 씩이나 만들어 화분에 담았네요. 내용을 볼까요? 세 가지 약속을 먼저 하고 있습니다. 하나, 정리를 잘 할게요. 둘, 밥 맛있게 먹을게요. 셋, 책 잘 볼게요. 그리고 이어지는 편지는,,, 엄마는 밥을 마식게 해주고 아빠는 무거운 짐 날라주어가지고 정말 감사하니다 출판사 잘하고 돈 마이 벌고 건강하세요 돈을 마이 버러야 누나 조은 대학 가고 헝아 조은 고등학교 가죠 하지만 나도 다음에 커서 꼭 네 꿈을 이를께에요 클때까지 파이팅 ㅎ ㅎ 돈 벌어 누나 어쩌고 하는 대목은 할머니 대사이지 싶습니다~ 중학교 다니는 큰아들도 1학년 때까지는 편지를 주더니 2학년부터는 없더군요. 근데 어젯밤 11시 52분.. 2013. 5. 8. 종지 속에 담긴 물의 용도는? 뭘까요? 마시는 물이라고요? 아닙니다. 난데없이 일곱 살 막내녀석이 종지에 물을 담아 달라고 합니다. "물은 뭐하게?" "마실 건 아니야. 그냥 담아줘." "그럼 뭐 할 건데?" "내가 여우누이를 읽었는데 말이야, 거기 있잖아. 첫째하고 둘째는 밤에 지키다가 그냥 자버리잖아. 그런데 셋째는 잠이 오는데 물을 찍어가지고 그래서 잠이 안 와. 나도 그렇게 해볼라고." 아. 일요일 저녁, 막내녀석은 독서실에 간 누나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누나가 을 읽어주고 있는데 고등학생 누나가 공부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누나 얼굴 보기도 힘들 지경이니까요. 틈만 나면 누나한테 달려가 을 읽어 달라고 합니다. 귀뚜라미가 죽는 대목까지 읽고 오늘도 저녁에 돌아오면 읽어 주겠다고 약속을 했나 봅니다.. 2013. 1. 14.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