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와 독자의 새로운 소통을 위해 태어난 산지니안! 여러분 다들 알고 계시죠?

산지니 청년기획위원 산지니안 1기가 그동안의 발자취를 담은 <산지니안> 1호를 발간하며 그간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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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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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온수입니까 2013.09.04 1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전복 씨 너무 수고했어요. 매일 아침마다 일찍와서 잡지 만든다고 고생했어요.걱정과 우려와 달리 예쁘게 편집되서 저도 좋네요. 널리널리 알릴게요^^*

산지니 청년기획위원 산지니안들이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의 어느 밤에 모여서 독서토론을 했습니다. 이번 토론책은 따끈따끈한 신간 <즐거운 게임>이었는데요. 소설을 보면서 느꼈던 점과 여러 단편소설들을 관통할 수 있는 주제들 - 가정의 해체와 남녀간의 성역할, 직업관, 삶과 죽음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가족의 해체와 진정한 공동체 모색

 

블루 단편소설집이지만, 전체적으로 가족이 해체된 분위기가 있었죠. 다들 어떻게 읽으셨나요?

옐로 먼저 어느 가족의 이야기가 가장 어두웠는지 이야기해 볼까요? 저는 ‘대화법’이 읽으면서도 소화가 안되고, 어린이 성언이의 심리상태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지 난감했어요.

블루 충격적인 내용이었죠. 설마, 설마 하는데 그렇게 전개가 됐어요. 책을 다보고 나니 울적한 기분이 들었고요.

블랙 저는 ‘토끼풀의 탄생’이 좀 기이하다고 할까요. 엄마가 아닌데 젖이 돈다는 등 두 사람의 관계를 또 다른 모성애로 봐야할 지, 남녀 간의 사랑으로 봐야할 지 헷갈렸어요. 제가 고정관념이 많아서 그렇게 본 걸 수도 있구요.

블루 불편한 관계를 많이 조명하는 것 같아요. ‘지브라’에 보면 매점 아줌마랑 고등학생 관계도 그렇고요.

옐로 그런데 현실속에서 있을 법한 관계와 상황 아닌가요?

블루 있을법하긴 한데, 약간 금기시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그린 위태위태한 느낌이었죠. 저는 ‘토끼풀의 탄생’은 좋았어요. 다른 단편과는 달리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그려서 희망적이었어요. 우울한 두 사람에게 서로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블랙 소설을 보면 삼촌과 조카사이인데 진짜 핏줄도 아니었죠?

그린 네, 그래서 더 유대감을 느꼈거든요. 진짜 가족 개념이면 미워도 (의무로) 옆에 있어야 하는데, 둘은 친가족도 아닌데 정말 서로 아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가족 관계도 있을 수 있겠다는 깨달음도 있었구요. 저는 오히려 ‘자연의원’이 불편했어요.

옐로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어두웠죠. 배경이 병원인데다가, 시한부 인생인 사람들에...

불루 남자주인공이 ‘아내가 자기를 집 밖으로 쫓는 느낌이 난다’는 등 너무 솔직하게 자기 감정을 서술하니까 명쾌한듯하면서도 불편했어요.

그린 저는 여자 입장이라 그런지, 철저히 남자 입장에서 서술돼 그토록 아기를 가지고 싶어했던 아내의 입장을 말 안 해줘서 혼자 억울했어요. 남편이 아프고 힘든건 이해되는데, 아내를 몰아세우고 있잖아요? 남자주인공 혼자 계속 내면으로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블랙 남자는 병 재발로 신경질적인 태도예요. 부부가 떨어져 있으니까 관계도 없고, 간호도 안하고, 서로에게 해주는 건 없고 의무적인 것만 남아있는 거죠. 남자는 새로운 여자를 찾는데 성욕은 또 발동하고. 죽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 같기도 한 복잡한 심경을 볼 수 있었어요. 삶에 대한 권태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열망도 있는 것 같아요.

옐로 둘의 관계가 새롭게 맺어지고 희망적인 게 아니라, 여자도 불완전하고 남자도 시한부 인생이니까. 허무주의 같기도 했어요.

블루 여기서 제대로 된 가족이 하나도 없는 것 같네요. 대개 남편들은 무능력하구요. ‘가족’을 삶의 우선순위로 꼽는 사람이 많은데, 인간에게 가족이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 건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옐로 이 소설들은 가정이 흔들리면 자기 존재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걸 말하는 듯해요.

블루 ‘대화법’의 여주인공이 아이 갖기 싫어하고 남편도 고아인 사람을 찾죠. 이렇게 옛날과 달라진 현대인들의 가족관, 인생관도 생각해 볼 수 있죠.

옐로 가족이 힘이 되지만 또 짐이 되기도 하는 존재잖아요. ‘달콤한 빵’에서 모녀관계도 그렇고. 타인과 달리 가족이라는 이유로 완전 외면하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블루 주위에 보면 가족 때문에 불행한 경우도 많죠. 그 둘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도 있고요.

옐로 소설 속 가정이 모두 불안한데, 만약 주인공들이 혼자라면 어떨까요? ‘달콤한 빵’에서 응석받이인 엄마가 없고, ‘자연의원’에서 부인이 없다면? 혼자면 그들의 고독이나 상황은 더 나아지거나 달라질 지?

그린 소설이 특이한 게 관계로부터 갈등이 생기지만 결국 그걸 못 놓잖아요. 결국 다시 돌아가고... 그걸 보면 혼자 있는 것이 해답은 아닌 것 같아요.

옐로 그렇죠. ‘요괴인간’에서도 요양병원의 할머니는 병원비는 입금되지만, 가족과 단절돼 더 쓸쓸한 느낌이 들어요.

 

삶에 대한 자세와 죽음에 대한 열망

 

블랙 혹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나요?

블루 심각하게는 한 적 없어요.

그린 죽고 싶다기보다 이렇게 말고 다르게 살고 싶단 생각은 했어요.

블랙 다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청년들이네요.

옐로 난 종종 한 것 같아요. 죽고 싶다거나 살기 싫다는 생각.

블랙 주인공들의 삶은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데, 끈질기게 살아가고 있잖아요. 누구나 한번쯤은 죽고 싶거나, 지옥같은 세상을 벗어나고 싶어하는데.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좋을까요? ‘육포 냄새’에 딸도 자살을 생각하고 유서를 생각하는데, 그런 분노로 살기도 하지만, 어떤 지점에서 경계를 넘어버릴지도 모르는 거구요.

그린 그런데 죽음에 대한 열망 때문에 다 사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내가 이거는 하고, 저거는 이루고 간다’ 하며 사니까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만큼 잘살고 싶은 것 아닐까요? 진짜 죽고 싶은 사람들은 그런 말 자체도 안한대요.

옐로 죽고 싶은 열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사는 건 괜찮은 것 같아요.

블랙 만약 주인공들이 이렇게 악착같이 안 살고 가족 자녀 내팽겨치고 쾌락적으로 살았다면 어떻게 봐야할까요? 성적 쾌락이나 재물에 미치는 등 그때도 살기 위한 생존본능이라 할 수 있을지요?

블루 가족이라면 힘들고 원망하겠지만 타인이라면 개인의 삶이니까 손가락질은 못할 것 같은데요.

옐로 미묘한 차인데, 그것까지 생의 의지로는 안봐질 것 같아요.

블랙 그들은 ‘이렇게 안하면 미칠 것 같다’라고 항변할 수도 있죠.

그린 박수쳐 줄 상황은 못되지만 살려고 발버둥 치는 걸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랙 전 더 심각하게 생각해요. 미필적 고의라는 말도 있듯이, 이러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들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생명은 지극히 내 몸에서 나오니까 내가 책임 안지면 누가 책임지겠어요? 자식을 낳기 전부터 충분히 고민해야죠.

옐로 결혼이든 출산이든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네요. 그럼 소설 속 아버지의 상황과 책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육포냄새’ 보면 아내가 있긴 하지만,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저버리고 떠난 것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아버지도 고통을 겪으니 이해할 수 있을지, 질타를 해야 할지?

블랙 아버지한테도 잘못이 있죠. 굶어죽지 않게 돈은 벌려고 계속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해 자살했고 가족을 끝까지 책임 지지 못했죠.

그린 아버지는 가정을 책임지려 하기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게 아닐까요? 이거라도 하고 있다는 자기합리화... 그런데 소설을 보면 가정의 안팎과 부부의 역할이 너무 나뉘어져 있어요. 남자도 일차적 의무는 양육이죠. 아이에 대한 책임은 부모 둘 다에게 있으니까요.

옐로 가족을 두고 자살한 사람을 아픔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그린 동반자살도 있죠. 동반자살을 시도했는데 한쪽만 살아남는 경우도 있었구요.

블루 동반자살은 왜하는 거죠?

블랙 애만 두고 죽으면 어떻게 되겠나 하는 그런 책임감? 아주 끔찍한 책임감이죠. 그런데 김영하 ‘표백’ 같은 소설을 보면 자살을 돕는 사람도 등장해요. 의미를 남기기 위한 자살도 있고요.

옐로 충동적인 자살도 있고, 계획을 짜서 하는 자살도 있고. 메시지를 남기는 자살도 있네요.

블랙 우리가 봤을 때 부유하고 남부러울 것 없어보여도 죽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린 아무래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많죠.

 

현재 결혼제도에 대한 고민

 

블랙 부부의 바람, 외도가 계속 문제가 되니까 일부일처제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어요. 차라리 결혼제도를 없애고 자유동거나 공동육아제 개념이 들어서야 하는 건지... 사실 남녀관계가 몇 년만 지나도 지겨워진다거나 위기가 오는 게 사실이잖아요? 외도 이야기만 나오면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옐로 결혼에 회의가 드는 게 이혼도 많고 아니면 이혼을 참는 집도 많을 테니까, 정말 행복한 부부는 얼마나 되겠냐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결혼과 출산율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데, 외국에 보면 동거개념이 보편적이니까 그것도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생각했어요.

그린 일부일처제보다 자녀 유무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아이 없는 부부와 있는 부부의 이혼은 다르죠. 그리고 이혼율이 높아지는 건 길어진 수명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대요.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부부로 사는 기간도 10~20년씩 늘어나는 거죠.

블랙 그런데 이혼하거나 결혼을 안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시선이 있죠. 그리고 혼자 살면 외국 가거나 입양할 때 배우자 조건 등 법적으로 감당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애인일 때 좋은 사이가 있고, 또 결혼을 해야 서로 해줄 수 있는 게 많은 사이도 있는데, 그런 걸 간과하고 결혼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 가정폭력 같은 문제도 생기는 게 아닌지... 이런 게 너무 위험스럽게 생각되거든요.

옐로 또 우리 사회는 이혼에 대한 편견, 재혼에 대한 편견이 크잖아요. 그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돼야 아이들도 충격을 덜 받을 것 같아요. ‘요괴인간’도 애가 부모 이혼 때문에 집을 나가려고 마음 먹잖아요.

블랙 근데 애들은 부모의 갈등을 보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하거든요. 자녀를 생각해도 정말 행복하게 살 자신이 없으면 결혼을 안하는 게 나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또 우리나라는 이혼했을 때 자녀와 왕래는커녕 양육비도 없고, 그야말로 완전 끝나는 경우가 많잖아요.

블루 한 부모의 완강한 반대로 다른 부모를 못 만나는 경우도 많대요.

그린 외국 보면 이혼을 해도 아버지의 날, 어머니의 날 따로 있어 계속 만나는데, 부부관계 끝난다고 부모자식 관계까지 끝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또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성숙해져야 하고요. 아이가 이혼해도 너무 호들갑스럽게 반응하지 않는 사회분위기 필요한 것 같아요.

옐로 부부는 무촌이지만 부모자식간은 일촌이니까 어른 생각만으로 자녀 의사를 무시하면 안돼죠.

그린 그런데 헐리우드 영화에서 이혼가정이 너무 예쁘게 그려지는 측면도 있어요. 영화 ‘테이큰2’ 보면 전남편이 이혼한 아내의 현재 남편관계 상담도 하는데 정말 특이사례죠.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

 

그린 가정이든 뭐든 성역할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김난도 교수의 새 책의 독자모니터를 했는데 정식출간 전 목차에 ‘주부가 되는 여자들에게 하는 말’이 있었는데 어감이 기분 나빴어요. 취지는 알겠는데 주부인 여자라고 하지 말고 남녀 구분 없이 집안일 하는 사람으로 하라고 의견 냈죠. 정식판에는 ‘워킹맘’으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워킹 파파’라는 말은 쓰지 않잖아요?.

블루 저는 성역할을 따로 나누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엔 남녀간에 생물학적 조건이 다르기도 하고, 2세를 낳았을 때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뒤바뀌면 혼란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고정된 관념이 여전하고, 아이의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헷갈리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되거든요.

옐로 성역할이 바뀌면 혼란이 오지 않을까하는 것도 현재의 관념이 아닐까요. 물론 아이 입장에서 자기와 친구집이 상황이 반전된다면 놀라는 건 있겠지만요. 지금은 과도기 같아요.

그린 실제 보육, 집안일만 하는 아빠가 늘고 있다고 해요. 텔레비전에 봐도 보통 관념이랑 상황과 역할이 바뀐 가정이 많이 소개되고요. 그런데 만약 둘 다 일을 하는 경우엔 집안일도 서로 나눠 맡은 것이 맞지 않냐는 거죠.

모두 거기엔 이견이 없죠. 좋을 것 같아요.

옐로 요즘 세대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물론 시어머니나 우리 윗세대와 갈등은 또 있을 것 같네요.

그린 저는 부부가 역할을 따로 나누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을 이상적인 가정으로 생각했는데 ‘출산’이 걸려요. 생물학적으로 엄마랑 아기랑 유대감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그 시기만큼은 육아를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블루 태어나서 세 살 될 때까지는 엄마가 옆에 있는 게 좋다고 하니까요.

그린 그런데 또 그게 왜 아빠면 안되는 걸까요. 학문에서는 1차양육자라고 하는데, 엄마든 아빠든 할머니든 1차양육자가 엄마가 아니면 안될 이유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블랙 싱글맘, 싱글대디도 있으니까 성역할에 대한 구분을 꼭 나누지 않아도 될 듯 해요. 그런데 육아를 할 때 엄마는 정형화된 놀이를 하는데 아빠는 창의적인 놀이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옐로 신문을 보니까 아빠가 집안일을 전담하는 가정에서 엄마가 소외느끼는 사례도 있더라고요. 애들이 아빠만 찾고. 엄마는 어떻게 놀아줘야 될지도 모르고. 아무튼 가정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토끼풀의 탄생’ 같은 모습 등.

그린 일드에 ‘라스트 프렌즈’에 임신한 레즈비언 여자,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불륜만 일삼는 스튜어디스 여자가 함께 사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사회적 기준에서 보면 아무도 정상적인 사랑을 못하고 있는데, 아기가 태어나면서 함께 키우게 되거든요.

옐로 우리세대는 외국 드라마나 영화 등으로 다양한 모습을 접하니까, 다양한 모습의 가정이 아예 생소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블랙 현실적인 문제는 동성애커플은 법적보장과 그에 따른 것들이 제한되니까요. 아이를 입양도 못하고 호적 문제도 있고요.

그린 동성애자는 좀 더 나아지고 있지 않나요. 실제로 동성애자 비율도 많고요.

블랙 그래도 여전히 호모포비아는 많죠. 그래서 극단적 사건이 생길까봐 불안해요.

옐로 여전히 갈 길이 멀죠. 미국은 대선후보자들이 동성혼 찬반 견해도 밝히는데 우리는 아예 논의조차 못하는 상황이니까요.

 

성과 직업관

 

블랙 여성이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어서 택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요. 가령‘노래방 도우미’라는 직업을 밖에서는 질타 섞인 눈으로 보겠지만 집에 가면 그 사람도 그냥 엄마예요. 그들에게도 자녀와 가정, 지켜야 할 게 있다는 건데, 그 사람들에게 그 직업을 택하게 한 요인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블루 아무래도 사회적인 요인이 크죠. 중년 여성이 쉽게 일을 구하기 어려운 구조니까요. 남자는 나이가 있어도 힘을 쓰거나 운전기술을 활용하는데 여자는 주방보조, 청소, 서비스직 등을 많이 선택하는 현실이죠.

블랙 그런 사회구조 때문에 자녀들도 핑크빛 미래를 꿈꿀 수 없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블루 그런데 앞으로 나아질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 세대가 교육 환경 때문에 직업 선택의 폭이 좁았다면 이제는 대학진학률도 여성이 더 높은 등 직업선택 범위가 넓어지지 않을까요.

블랙 그런데 또 청년실업이 심각해서, 일하는 사람이 그만두거나 새 직종이 생기지 않는 한 그렇게 폭넓은 일자리가 생길까요.

블루 인구 많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시기가 다가오니까 일자리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 같아요.

옐로 그런데 세월이 가도 가정부나 청소부라는 직종은 여전히 필요할 테니까 그 일자리 자체는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소설에서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아니라 엄마들의 생명력, 생존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어쨌든 홀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한 선택들이니까요.

그린 동아리모임에서 격력한 토론을 펼친 적이 있어요. 외국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성매매업소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남녀간 견해가 나뉘었죠.

옐로 전 사실 예전에는 동정적인 시선으로만 봤는데, 자기가 선택한 일이고 하나의 직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인정해야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린 유흥업계 종사자는 나뉘는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과 선택해서 하는 사람.

블루 성매매, 윤락업소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업소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그 굴레를 못 벗어난다는 견해가 많은데 어떤 사정인지 궁금해요.

그린 성매매업소를 벗어난 사람들의 후기인 ‘축하해’라는 책을 보면 서빙 같은 평범한 일로 시작하는데 계약서에 속아서 빚만 늘어나는 상황에 놓이고 성매매업을 소개 혹은 강요받아 시작하게 되는 사례가 소개돼요.

옐로 저학력 여성이나, 정말 막다른 길에 다다른 여성이 그렇게 당하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물리적으로 가두는 경우도 있고, 벗어나고 싶어도 체념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왜 똑똑하게 못했냐, 다른 건전한 직업을 선택 안했냐는 지적 나올 수 있지만, 미성년자인 경우 등 상황적으로 대처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그런 경우도 전부는 아니고요.

블랙 윤락업소 사라지면 성범죄가 늘어난다며 이런 곳은 필요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옐로 법원에서도 결국은 ‘남자의 본능이다’는 취지의 재판을 하는 등 전반적인 인식이 잘못된 것 같아요. 그래서 트위터에서 누가 ‘여자도 성욕은 느끼지만 그렇다고 해서 폭력을 저지르지 않는다. 성범죄는 성별의 차이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죠.

블루 남자의 본능으로 설명하는 건 어불성설이예요. 성욕은 있어도 절제할 줄 알아야죠. 성범죄자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죠. 성범죄는 특수한 케이스로 봐야 해요.

그린 저는 성범죄를 저지르는 남자와 유흥업소를 가는 남자의 심리상태나 정신이 별개라고 생각해요.

블랙 저는 달라요. 미군들이 기지촌에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일도 있었잖아요. 수위를 얼마큼 넘기느냐, 끝까지 가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지 똑같다고 봐요.

그린 미군 범죄의 경우는 인간으로 대우를 안한 것 아닐까요. 그들도 미국 유흥업소 가면 그렇게 안할 것 같은데요.

블루 우리나라 사람도 동남아에 가면 그렇대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태도가 달라지죠.

블랙 아무튼 요즘 성적인 거랑 삶을 떼놓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은 너무 섹시한 동물인거예요. 그래서 항상 이게 화근이 되고요.

옐로 인간의 성욕이 무의식 중에 작용하는 ‘종족보존을 위한 욕구’인건지 아니면 진짜 쾌락 추구나 행복 추구로 봐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린 태초의 이유는 번식과 보존이었지만 요새는 행복추구 아닌가요.

블랙 동물은 번식기도 정해져 있지만 인간은 시각적인 것에 많이 좌우되고 오르가즘을 추구하니까요.

그린 섹시함도 문화적 현상인 것 같아요. 가리기 시작하고 아름다움을 뽐내기 시작하면서 소위 섹시한 것에 대한 개념과 이미지가 생겼다고 할까요.

옐로 그것이 인간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아무튼 성욕도 살려고 하는 욕구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즐거운 게임’을 봐도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나저나 소설을 보면 식욕을 자극하는 면도 있지 않았나요. 전 ‘달콤한 빵’을 보면 빵 생각이, ‘육포냄새’를 보면 육포 생각이 나던데요. 작가님한테 빵집 모델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

토론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삶과 죽음, 결혼과 가정, 성과 직업에 대한 이야기 등 사람과 삶 전부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토론시간은 끝났지만 머릿속에 생각은 그 뒤로도 쭉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단편으로 여성, 가족,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박향 작가님의 다음 소설이 기대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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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밀감양 2012.11.02 2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날 정말 초록의 추위가 무색할 정도로 의견을 나누느라 분위기가 고조되었었죠! 난 정말 (꼭 내가 산지니안이라서가 아니고~) 우리 산지니안이랑 독서토론 하는 것은 정말 즐겁습니다. 저의 다소 독특할 수도 있는 생각이나 질문에 대해 전혀 놀라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게 대해주며 그에 대한 생각들을 마구 이야기해주지요. 이것은 단순히 젊은이라는 세대와 학력을 떠나 서로의 토론에 임하는 태도가 더 토론을 잘 이뤄지게 하는 게 아닐까, 한마디로 기본을 갖춘(?) 토론자들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당. 다음 토론도 정말 기대되요`~

    • 전복라면 2012.11.03 2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해진 책을 완독하고 주제에 맞게 할 말을 딱 생각해서 오는게 힘들 텐데 다들 잘 해주고 또 토론 수준이 정말 높아서 볼때마다 감탄한답니다! 산지니안 화이팅!

안녕하세요 산지니안 쪼꼬망입니다.^^

이번에 거리예술페스타에 자원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재밌는 길거리 공연 구경하구 가시라구 글 올려봅니당 ㅎㅎ

기본개요


○ 행사명 : 2012 거리예술페스타

○ 기간 : 10월 5일(금)~6일(토)

○ 장소 : 서면 일대

○ 주최 : (사)부산민예총

○ 주관 : 거리예술페스타 기획단 ‘어쩌다 마주친’

○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시, 부산문화재단, 토다이 서면점


행사취지


상상력, 거리와 만나다


- 거리는‘오고’,‘가는’행위를 기본으로 만남과 헤어짐, 지나침, 소통, 머무름 등의 다양한 행위들이 이루어지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공간이다. 일상적인 공간(거리)에서 비일상적인 행위(예술)가 이루어짐으로써 거리의 질서를 흩트리는 즐거움을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든다.

- 부산 지역의 기획자와 예술가가 소통하며 기존의 무대중심의 공연을 벗어나 거리에서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며 작업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를 만든다.


걷고 싶은 거리, 문화가 흐르는 도시


- 현대도시의 실핏줄과 같은 거리는 주로 차량 통행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다. 도시재생의 중심이 도로와 인도를 닦는 것에 그친다면, 이 거리를 문화적인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몫이다. 보행자 중심의 거리조성과 문화적 요소로 꾸며지는 거리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으로서의 행위예술이다. 


기획방향


- 거리의 개념, 거리의 특성이 드러나는 공연(만남, 지나침, 광장, 마당, 걷다, 머물다, 관계, 소통,....)

- 서면거리의 장소적 특성을 이용함

- 관객이 참여함으로써 완성되는 공연 등 적극적인 다가섬

- 다양한 의견들이 표현되고 소통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문화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축제를 지향

- 거리가 무대이며, 음향은 필요한 만큼

- 다양한 예술장르가 결합거나, 해보지 못했던 것들의 실험의 장이 되도록

- 거리예술의 측면에서 전통예술 재조명


행사구성


○ 워크샵 및 참가작공모설명회

- 일시 : 2012. 8. 14(화) 15:00

- 장소 : 금정공연예술지원센터(G.A.S) 

- 내용 : 한국거리예술, 어디까지 왔나(임수택 : 한국거리예술센터 대표, 과천축제 예술감독)


○ 첫째 행사 <밤이 깊었네,>

- 일시 : 2012. 10. 5(금) 20:00

- 장소 : 서면커피거리

- 컨셉 : 어두운 시간대와 특정 공간을 활용해 진행되는 공연행사

- 내용 : 젬배 공연, 춤 퍼포먼스, 사운드+슈퍼스케치 퍼포먼스, 펑크밴드 공연, 디제잉


○ 둘째 행사 <이럴줄이야!>

- 일시 : 2012. 10. 6(토) 15:00

- 장소 : 서면1번가 일대

- 컨셉 : 일상적으로 오가는 장소이나 그 장소적 특성과 지형지물을 이용한 예술행위로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한다.

- 내용 : 거리극, 거리춤, 바디페인팅, 노래 퍼포먼스 등


시민참여프로젝트 <한평을 빌려드립니다!>


-일시 : 2012. 10.6(토) 15:00~18:00
-장소 : 서면어딘가 한평의 거리, 당신의 키보다 높은 무대위
-컨셉 : '누구나 거리와 예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라는 취지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한 평의 거리안에서 노래, 춤, 강연, 캠페인, 홍보활동 등 어떤 행위라도 허용한다.

-신청기간 : 8.23~9.24

-참가혜택 : 토다이 식사권

 연계프로그램 <거리예술소풍>
-일시 : 2012년 9월 21일(금)~23일(일)
-내용 : 국내 대표적인 거리예술축제인 과천축제탐방, 공연관람. 기획자, 예술감독 등과의 만남과 교류
-대상 : 거리예술, 예술기획에 관심있는 기획자, 아티스트

*자비 참가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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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토요일 늦은 오후 5시.

‘공간초록’ 에서 이뤄진 산지니안 독서토론 그 두 번째 만남. 이달의 책은 유익서 작가의 소설 <한산수첩>이다. 이번 독서토론에는 옐로, 블루, 블랙, 핑크 네 명의 지구용사가 출동하여 아름다운 섬 한산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예술과 예술가의 고독한 삶을 그린 소설에 대해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누어보았다.

 

 

 

 

책을 읽은 소감은?

블루 : 음 어떻게 시작할까요? 

블랙 : 전에도 그런 것처럼 일단 읽은 소감부터 돌아가면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옐로 : 음 재밌기는 한데 스토리가 긴박하다기 보단 생각, 사유하는 부분이 많고 한 문장 한 문장이 아름다워 음미할 수 있는 게 좋았는데 조금 졸리기도 했어요.

블루 : 한국소설이고 단편소설이잖아요. 읽기 힘든 책도 아니고 술술 읽히는 느낌? 한산도가 배경인데 풍경을 되게 세밀하고 아름답게 묘사해놓아서 가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어요. 근데 작가가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제가 좀 문학에 대해 무지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런 것을 캐치하는 게 힘들었던 거 같고 그냥 소설 읽듯이 읽었던 것 같아요. 또 보면 메시지 같은 것을 돌려 말하지 않고 주인공의 입을 빌어 직접적으로 말하는 느낌이 들어 소설인데 이상하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핑크 : 저는 이게 한산수첩이잖아요. 그래서인지 한산도를 배경으로 각각의 인물들이 한 가지를 집요하게 관찰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더듬거리는 필연’에서도 한사람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과정을 담았는데, 다른 에피소드들에서도 그런 것이 눈에 띄었어요. 수첩이란 것이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인데, 무언갈 끈질기게 관찰하고 그걸 기록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명확히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블랙 : 저는 다 재밌게 읽었는데.. 여기에 있는 인물들이 사실은 조금 옛날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지금 작가가 있는 위치가 탈세속적인 공간이잖아요. 그런 공간에서도 어떤 치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크게 보면 예술이라는 무한한 세계와 인간이라는 유한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광고라든지 주인공들이 하는 일들이(예술에 관한) 있는데 뭔가 자기가 대단한 일을 해낸 듯 묘사된 것도 있었고 성취감을 느낄만한 일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얘기하는 게 "Impossible is nothing", 불가능은 없다고 하면서 끝을 모르고 파괴하고 훼손하고 가치도 없애버리곤 하는데 여기엔 신이라는 영역이 있는 것 같아요. 오래되거나 낡은 것은 가치가 없다 혹은 무식하다 원시적이다 하면서 배척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로 남겨두고 우리가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지켜나가야 되는 것이 아닌가.. 예술적인 것도 마찬가지이고, 또 우리 삶의 궤적의 모든 것이 예술이 아닌 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책을 다 읽고 평론을 읽었는데 되게 감명 깊더라구요. 또 소설의 문체도 좋고.. 흔한 문체도 아니구요.

 

<그 못난 사람>에 대해서... 

블루 : 이 부분을 읽은 느낌 어땠어요?

핑크 : 처음에 들어가기에는 좀 임팩트가 약해서 굳이 처음에 넣을 필요가 있었나싶은 에피소드였어요.

블루 : 너무 어려운 내용이 많았던 것 같아요. 용어적으로도 ‘오르페우스’니 ‘오페라’, ‘신화’ 가 많이 나와서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옐로 : 장소나 상황이나 묘사가 너무 잘 되어 있어 경험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블루 : 왠지 그런 느낌 안 들었어요? 저번에 전성욱 비평가님 인터뷰 했잖아요. 자기가 공부한 것을 풀어놓듯 한 비평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오는 것도 그렇고...

블랙 :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소설적인 부분이고 섬이라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의 고독, 연대감... 동경? 이런 게 느껴졌어요. 또 주인공 ‘나’가 나이가 있는 인물로 나오는 데 예전에는 어른들(노인)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잘 몰랐는데 알게 되었어요. 또 여기 나오는 몽돌해변도 왠지 상처받은 사람들을 나타내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 들었어요. 절절한 느낌도 들었구요.

옐로 : 다른 소설같이 ‘나’와 여자사이에 뭔가 썸씽이 있을 것 같았는데 그냥 끝나버리더라구요. 정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통학선>에 대해서...

블루 : 여기선 뭘 말하고자 하는 것 같아요? 예술과 현실의 의미를 말하는 것일까요? 

블랙 : 여기서도 인간의 유한함을 말하는 것 같아요. 

블루 : 읽으면서 느낀 건데 작가가 예술 이쪽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거침없이 풀어나가는 부분이 그런 것 같더라고요. 이 두 편을 읽으니 허무함? 이런 것을 느꼈어요. 3편부터는 재밌는 얘기도 많던데... 

옐로 : 순서도 되게 신경 써서 했을 텐데...  

핑크 : 음.. 근데 보면 예술에 대해서 말할 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가난하다’ 이런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여기서도 예술을 하는 사람은 그 가정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가정에서 쓸모없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잖아요. 그 사람들만의 예술세계가 표출될 수 있는 공간으로써 세속을 벗어난 듯한 아름다운 한산도가 배경이 된 게 아닌가 생각되었어요. 또 마지막 작품을 그리기 위해 몇 달 동안 비진도 곳곳을 계속해서 관찰하는 모습에서 섬사람들은 맨날 그 모습이 그 모습이라고 넘기는 풍경들이 예술가의 눈에는 매번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는구나 생각되었고, 또 여기서도 무언가에 집착하듯 관찰해서 무언갈 얻어내는 듯한 것으로 비춰졌어요. 

블랙 : 나는 설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 보면 ‘선유대 가운데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는 샘이 있어 그 물맛이 신선들이 마신다는 유화주 같다 하는 사람도 있었다.’하는 부분이 그랬구요. 지금 개발이나 발전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섬에는 아직 옛 모습이 남아있고 낯선 이를 일주일 간 재워주는 모습들이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일어나고... 자연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들의 삶의 모습이 잘 드러나요. 

옐로 : 도시 사람들은 (자연에 대해) 무서워하는 게 없고, 금기 이런 것도 없고 무조건 도전, 정복, 팽창.. 그런 거를 살려내고자 한 게 아닌가... 

블루 : 앞으로도 나오지만 토속신앙 이런 것을 되게 옹호하는 것 같았어요. 굿을 세밀히 묘사하기도 했구요.

 

<더듬거리는 필연>에 대해서... 

블루 : 이번 편은 쉽고 재밌게 읽었던 것 같아요.

핑크 : 다른 책에서 참조를 해서 만든 소설인데, 여기서는 운을 되게 강조하는데 저는 운도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이 너무 운에 집착하는 것 같았어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블랙 : 저는 기본적으로 광고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뻥을 잘 쳐서 상품을 과대포장해야 잘 팔리는 거잖아요. 가격도 높게 매길 수 있고... 여기서 나오는 사람은 그걸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자본주의 첫 물꼬를 튼 세대라고 자신이 뭔갈 이루어 놓았다고 생각하는데 결국에는 사회의 모습들이 이상하게 돌아가지 않았나.. 거기서 오는 실망감을 얘기하는 것 같아요.

블루 : 저는 약간 최근 경제성장과정을 이 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어서 좋았구요. 전반적인 느낌은 고등학교 문제집에서 나올법한 글 같았어요. 유려한 문장보다는 과정들을 묘사하는 게 많았던 것 같아요. 앞의 글과는 다른 느낌이지 않았나해요. 

블랙 : 그림이나 시는 잘하면 추앙받는데 광고는 진짜 돈벌이라고, 예술보다는 한단계 아래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잖아요. 시대적인 기록같은 걸 말하는 것 같아요. 

블루 : 왜 우연을 강조했을까요? 

블랙 : 그렇게 하면 자기 탓을 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내가 원해서 한 게 아니고 내 탓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게 한 것 같아요. 

핑크 : 잘못한 게 굳이 없는데 내 탓이 아니라고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잘못하고 찔리는 게 있어야 부인도 하는 거 아닐까요? 오히려 너무 겸양한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저는 

블루 : 소설이니까 어렵네요.; 

블랙 : 여기 있네요. ‘요즘, 자기 실력과 자기 노력만으로 살아온 것으로 자부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꼭 그럴까. 자부심에 일면의 진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족적인 완벽한 진실은 아닌 것이다.’ 이 사람도 다 그대로 얘기하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을 배워라, 겸손해라 하는 것 같아요.

핑크 : 운이라기보다 시기를 잘 타고 난 것뿐이다. 그 사이클에 잘 맞물렸다 이런 것 같아요. 뒤에 보면 ‘먼저 살다 간 사람들과 현재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이 함께 엮어 내고 있는 어떤 삶의 형태 또는 그 작용에 의해 살아온 것이다.’ 곧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우연이 아닌 국가 성장의 사이클 작용이라고 작가가 말하고 있네요.

옐로 : 제목이 더듬거리는 필연이잖아요. 우연이 아니라는 것 아닐까요. 우연의 반대는 필연이니까요. 운만으로도 안 되고 우연만으로도 안 되고.. 전체적인 내용에서도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적이 영역이 조화를 이루어야 되듯이... 

블루 : 우연이라고 하면서 겸손한 인물을 내세우고 있는데, 요즘보면 자수성가한 사람 중에 내가 잘해서 돈이 불어난 건데 왜 국가를 위해 세금을 내야되나 하는 사람이 있는데 국가가 없으면, 시장이 없으면 돈을 벌 수 없는 건데... 세금내기 싫어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그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이 성공한 것은 너만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는 것 같아요.

 

<국화무늬 그림자>에 대해서...

블랙 : 저는 이거 보면서 좀 찡했는데.. 여기서 강하게 물음을 던져서 인상에 남았던 게 있는데 133쪽 밑에 보면 ‘다큐멘터리란 사실을 확보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구현하려는 것인가?’ 이런 말이 나오는 거예요. 그럼 이제껏 내가 본 다큐멘터리는 뭐지 내가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느꼈던 생각들은 뭐지 이런 생각이 딱 드는 거예요. 나한테 하는 말 같아서 너무 놀랐어요. 그리고 자꾸 진실과 사실에 대해서 말하는데 진실과 사실이 뭐가 다르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진실은 거짓이 없는 거구, 사실은 그냥 있었던 일만 하는 건데.. 

블루 : 사실은 있었던 일만 하는 건데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더해서 된 것이 진실 아닐까요? 배경없이 사실만 놓고 보면 오해할 만한 일도 어떤 배경을 두면 다르게 해석할 수 있잖아요. 

블랙 : 그런데 그 진실이라는 게 모호하다 이거죠.

블루 : 그럼 박물관을 계속 돌아다니는 것은 뭘까요? 더 이상 김장후 시인에 대해 할 말 없냐고 하니 자신은 다 했다고 해서 pd가 황당해 하잖아요.  

블랙 : 박물관에는 과거의 것만 있잖아요. 인류의 과거에도 무관심하면서 한 사람의 과거에 니가 얼마나 귀를 기울여서 할 수 있겠느냐 이런 게 아닌지. 니가 정말 다큐를 만들 재목인지 잘 모르겠다 하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핑크 : 151쪽에도 보면 ‘우리가 구경한 전시물들 모두 어쩌다 인연이 닿아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지, (중략)우연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들만을, 그 표면만을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어야지.’ 라는 부분에서 어차피 지금 드러난 사실 가지고는 온전히 시인을 그려내지 못할 것이기에 차라리 가정사에 대한 부분은 덜어내고 시인만을 다루었으면 하는 게 한 선생님의 바람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비평을 듣거든요 어둡고 거무튀튀한, 사람들이 관심가질 법한 시인의 망나니같은 생활상을 미화시켰다고요. 근데 한 선생님은 시인의 모습에 치중하려고 해서 좋았다 하지만 미흡했다라고 평하잖아요. 

블랙 : 그 사람의 사고나 사유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사회가 준 책임이나 의무로 그 사람을 평가하려는, 아버지라는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사회인으로써 부적합한데 대체 무엇으로 다큐를 찍으려는 건가 니가 포커스를 맞추는게 뭔가 하고 질문한 것 같아요. 

블루 : 여기서도 또한 예술가로서의 삶과 삶의 힘듦. 주위에서 비난하는데 재능이 있는데 왜 가족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느냐구요. 

블랙 : 한 선생이 ‘시인은 무엇인가’라고 질문 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큰 한방 먹은 것 같았어요. ‘시도 세상과 늘 불화하는 존재라네’ 라고 말한 거는 진짜 좋았어요. 또 형상이 없는 ‘생각’을 어루만져 몇 자 적어 놓은 것에 돈을 지불할 사람이 어디 잘 있어야지. 라고 하는말도요.

옐로 : 작가가 꿰뚫는 말을 잘 하네요. 내공이 있으신 듯.. 그런데 국화무늬 그림자는 어떤 의미 인가요? 

핑크 : 수련 잎의 그림자가 국화무늬로 비치는데 그것을 보면서 사실과 진실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옐로 : 아깐 우연과 필연에 대해 얘기하더니 이번엔 사실과 진실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네요.

 

<죽도 별신굿>에 대해서... 

블루 : 이번 편은 연애소설 + 해금의 의미를 담은 얘기 같았어요. 예술에 대해서도 역시 얘기하구요. 연애소설이라 처음에 되게 기대하고 봤는데 갈수록 해금의 역사 등 관념적인 얘기만 나와서 당황했어요.(아쉬움)

핑크 : 무속신앙에 대한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블루 : 등장인물의 나이가 어린데도 대화의 수준이 되게 높은 것 같아요.  

블랙 : 저자가 투영된 거죠.(웃음) 대화 내용만 보면 40대 그 이상 되는 것 같은데 

핑크 : 연애소설의 형식을 취하기 위해서 일부러 나이를 어리게 설정한 게 아닌가 싶어요. 되게 일반사람이 알지 못할 것 같은 유래들을 여기저기서 가져왔더라구요. 둘이 연애를 한 것이 아닌 해금을 두고 토론한 느낌이 들었어요. 

블루 : 처음의 앞의 소설들은 인물들의 나이가 많아서 처음에 묘사된 것만 보고 40대 남자가 비슷한 나이의 여자한테 반한 그런 내용인 줄 알았는데 뒤엔 20대 초반이라고 해서 조금.. 

블랙 : 정착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별을 알고 하룻밤의 연정을 나눈 게 아닌가. 여자는 자꾸 떠돌면서 뭔가 해금에 대한 실력을 쌓아야 되는데 정착을 해버리니까 연주도 못하고.. 거기서 불화가 생긴게 아닌지. 여자는 정착할 수 없는데.. 

핑크 : 처음에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나올 때 해금은 원래 유목민의 악기다. 떠돌아야 되는 악기다 하면서 여자한테 환상을 심어주고 아무도 모르는 낯선 도시로 둘이서 도망치게 되는데, 도망친 곳에서 남자가 둘이 함께 할 미래를 보여줬는데 여자는 거기엔 자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해금이 빠져있다고 하면서 떠나게 되잖아요. 해금은 혼자서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고 굿할 때도 함께해야 어우러져야 하는 악기니까 자신은 원래 있었던 데로 돌아가겠다 하고 떠나고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요. 

블랙 : 이건 로맨스로만 본다면 이상하죠. 애정신도 없고.. 근데 약간 이데아적인게 보이기도 해요. 가치는 삶 속이 아닌 저 멀리 있고 어디 나가서 추구해야 될 것 같고. 금욕주의애처럼 그렇게 살아야 가능할 것 같고, 한국식 예술이 그렇지 않나? 서양에는 뮤즈라고 해서 여자들 많이 만나고 거기서 영감 받아서 곡 쓰고 하잖아요. 근데 우리나라 사람은 꼭 어디를 가요. 어디 쳐 박혀서 자기를 좀 학대하면서... 피가 서려있는 결과물, 그런 걸 더 쳐주는 것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한국적인 색깔이 많은 것 같아요.  

블루 : 앞부분 되게 좋았는데, 재밌었는데 장어구이 먹여주고..ㅜ 

옐로 : 로맨스에 미련을 못버려가지고 ㅋㅋㅋ

 

<꽃배>에 대해서...

블루 : 꽃배는 영화 <이끼>같은 느낌이었어요. 낯선 사람이 들어와 배척하는 그런 느낌.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어요.  

블랙 : 화분에 뼛가루 있고 으 조금 괴상한 느낌이었어요. 

핑크 : 수목장 같은 건가요? 

블루 : 응. 수목장. 근데 전 어부나 마을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지 공감하기 힘들었어요. 왜 다른 사람 사생활에 그렇게 간섭하는지. 

옐로 : 작은 섬마을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요. 

블루 : 억지스러운 면이 있지 않나. 배는 고기 잡으려고 있는 건데 왜 딴 거 하냐면서 그거 가지고 왜 뭐라고 하는지... 

블랙 : 근데 별신굿에서도 나왔듯이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배의 가치. 바다와 배의 상징이 너무 크니까. 없으면 굶어 죽잖아요. 

블루 : 시점이 확 바뀌고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두 이야기 간의 연결고리가 부족한 것 같았어요. 

핑크 : 아마도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이야기가 급전환되는 느낌도 있구요. 뭔가 미스테리하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에피소드지만 막상 뒤돌아 생각해보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블랙 : 전 꽃배를 읽어보니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하나의 현상을 두고 가부장격인 남편과 아내가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이장과 주민들의 생각 역시 달랐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의 의견은 맞고, 틀리고를 명확히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책을 잘못 읽은 걸지도 모르겠는데 꽃배를 보고 떠올린 화자의 이야기가 뒤에 나온 장례식장 이야긴지, 꽃배를 만들었던 사람의 이야긴지 헷갈린다는 점이에요. 일부러 이렇게 구성해놓은 것 같은데 궁금증을 더하는 것 같아요.

 

<바람신>에 대해서...

핑크 : 바람신은 어떠셨어요? 빈집에 얽힌 사연으로부터 시작해 억울하게 죽은 한 부부의 인생 곡절을 무당의 입을 통해 그리고 다시 이장님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오는 꼭 전설의 고향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어요. 흉가에 얽힌 에피소드를 듣는 기분인데 거기다가 접신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더욱 흥미롭게 푼 것 같아요. 하지만 무당의 입을 통해 자신들의 얘기를 들려주고 진상을 밝혀 죗값을 치르게 하거나 아니면 그 자식들에게 알리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서 그치는 것은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옐로 : 이 에피소드가 한 섬마을에 포로수용소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비극 일화잖아요. 이 걸 보면서 권력을 가진 이들이 원래 그곳에 살던 주민들에게 어떤 동의나 설득도 없이 이주, 파괴하는 장면이 지금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나 밀양 송전탑 설치와 겹치는 느낌이었어요. 옛 식민지시절이나 지금 민주주의 사회에서나 권력은 강압적이고 개인은 그런 의도치 않은 상황 속에서 살아보려 고군분투하는 것 같아요. 특히 이장이 '갯가 사는 사람 바다에 몸 묻는 일 예사지' 라고 담담하게 한 말이 기억에 남았는데 한평생 바다를 옆에 두고 사는 섬사람들의 정서가 보인 달까. 섬마을 사람들은 늘 바람신을 모시고 제를 지내며 안녕을 기원하고 억울한 넋도 풀어주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지금이야 무당이나 굿이 예전만큼 설득력을 가지지 않는 시대지만 어쨌든 주인공의 넋은 바람신에 의해 원을 풀게 되요. 엄마와 딸의 비극은 사람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였지만 그것이 해결되는 것은 사람이나 법이 아닌 신, 신앙의 영역이라는 점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아요.

블랙 : 저는 얼마 전 그리스신화를 읽으면서 이 신화가 진짜 있었던 일일까, 아니면 지어낸 이야기일까를 몇 번이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요?^^; 단어의 의미와 그 유래를 알려주는 신화, 자연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신화 등 단순히 이것은 픽션이라고 치부해버릴 이야기로 보이지 않았거든요. 물론 지금도 고민 중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신화의 영역보다는 설화가 더 많은 것 같은데 이것들은 자칫 신파로 여겨져 그저 떠도는 이야기로 생각할 뿐, 사실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 단편에서 좋았던 부분은 끝에 이장님이 하시는 이야기, '세상에는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사실도 있고 손에 잡을 수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실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가 사는 게 세상, 사람의 능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어디 한두 가집니까.' 이 이야기가 진짜냐 거짓이냐를 떠나서 타인의 고통에 대해 절대로 둔감하지 않았던 섬사람들의 정서가 엿보여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시비를 가리는 최고의 잣대인 법과 검경찰이 동원되지 않아도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칠 줄 아는 섬사람들의 생각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만큼 무척 감명 깊었습니다.

 

<대장경 일화>에 대해서...

블랙 : 대장경 일화를 포함해 '한산수첩'의 몇 편의 단편들이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액자식 구성을 저자는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장경 일화는 전기수에게 노승이 보고 들었던 팔만대장경에 얽힌 이야기를 전승해주는 것이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 노승이 이야기하는 괴각승은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지만 물리적인 죽음은 사실 괴각승의 바람을 막는 데 큰 장애가 되지 않는 듯합니다. 어쩌면 삼국유사와 비슷한 설화집들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쳐 집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게 하는 단편이었습니다. 

옐로 : 흠뻑 빠져서 본 단편이었어요. 앞부분에 저자의 실제 경험이 나오는 것 같아 계속 이 단편은 허구가 아니라 진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되더라구요. 계속 호기심을 품는 화자의 모습에 완전히 동화돼서 스님이 들려주는 사연이 흥미진진했는데 일본이 대장경을 탐냈다는 것도 그럴싸한 이야기였고. 문화유산 발굴이나 복원, 반환 등 소식을 들어도 무덤덤하게 지나쳤었는데 새삼 문화유산 하나하나가 지금까지 보전되어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사연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이란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사실로 성립한다.'는 말이 여운이 컸는데요. 사실을 말하는 사람의 각오와 용기 못지않게 듣는 사람의 판단과 용기도 중요하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대장경 일화>편을 읽으면서 이 내용이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건 아닐까, 그렇다면 나야말로 '믿는 독자'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또 곧이어 이게 바로 저자의 의도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치 소설이 '그런가!'하고 끝나는 것처럼. (웃음)  

핑크 : 책을 뒤에서부터 읽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목차에도 보면 한산수첩 8부터 시작하고 대장경일화가 한산수첩 1이잖아요. 또 몇몇 에피소드들에 작가가 투영된 인물들이 등장했었는데 이건 오롯이 작가의 경험을 쓴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또 비밀인 척 혼자만 알라는 투의 스님의 얘기는 오히려 세상에 알리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 금기는 어기고 싶은 욕망이 있잖아요. 호기심과 금기를 이용해 또 어느 정도의 진실과  허구를 뒤섞어 더욱 그럴 듯하게 만든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문화재 반출과 관련한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주지스님이 작가를 가지고 노는 것 같은 둘 사이의 심리전이 더 흥미로운 것 같았어요.   

블루 : 휴 이제 8개 에피소드에 대해 얼추 다 말한 것 같은데 이만 끝낼까요?ㅎㅎㅎ

 

한산수첩에 대한 감상

속세를 떠나 온전히 글을 쓰고 싶어한 작가는 이 조용하고도 아름다운 한산도에서 예술과 고독에 대해 얘기한다. 유려한 문체와 사실적인 묘사는 마치 소설이 아닌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써 내려간 듯 하다. 한산수첩에 나타난 작가의 풍부한 예술적 지식과 예술가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예술이 독창적인 창조물이라기 보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끈질기게 탐구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소설을 읽다보면 예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거리감이 소설과 독자들간의 거리감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주제가 모호하고 작가의 메시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모호함마저 신비로운 느낌으로 다가와 우리에게 예술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한산수첩 - 10점
유익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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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온수입니까 2012.08.23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하면서 어떤 장은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저 역시 즐거운 대화였어요

  2. BlogIcon 전복라면 2012.08.23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을 텐데, 다들 나름의 의미를 찾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좋고 대단하네요ㅎㅎ 제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 점, 다른 점을 찾아가며 읽는 재미ㅋㅋㅋ

  3. BlogIcon 날찐이 2012.08.23 2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마다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독토가 더 즐거워요! 다음 책도 기대됩니당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어?’ 라고 열렬히 외치던, 'XX 파크, NO24' 즐겨찾기하던 한 독자의 반성(을 권하는)글

-도서정가제 정립을 위하여-

 

 

 

 

 

 

그렇습니다

에누리 없는 장사가 도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 한 권 사도 무료배송, 많이 사면 깎아주고, 단골 되면 얹어주는 장사꾼이 좋은(?) 장사꾼입죠. 고로 인터넷 서점에서의 책 구매는 더 물을 필요도 없을 정도로 당연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소비자적인(또한 개인적인) 입장에서의 소견입니다만.

좋습니다, 동네서점에서 산다고 쳐요. 무거운 책 집에 낑낑대며 들고 와야 되지, 그나마 애들 문제집이나 베스트셀러 같은 책 말고는 주문해서 일주일 기다려야 책 오지, 마일리지라고 적립해주는 거 인터넷 서점 적립률 반도 못 따라가지. 좁은 동네서점은 눈치가 보여서 일부러라도 큰 서점 귀퉁이 가서 책 보게 된단 말이죠(이것도 옛날 얘기, 요즘엔 안사면 책 보지도 못하게 비닐로 포장된 책도 나옵니다).

뭐 그렇다고 동네서점 아예 쓸모가 없는 건 아닙니다. 책 사는 일 말고도 동네서점에서 할 건 많죠. 신간 나왔나 꼭 확인하고, 유명 작가의 자기계발서 제목 정도 스캔해주고, 잘 찍는(?) 토익문제집 기말고사 페이지 정도는 훑어줘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렇게 하고는 집에 와서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책 주문하는 거죠.

실용서적이나 읽는 주제에 헛소리 하지 말라구요? 저도 독서 좀 합니다. 꽤 고매하다구요. 얼마 전에 조선일보 인터뷰에 나왔던 움베르토 에코 책도 신간 나오면 꼭 구매했고, 촘스키 책도 꽤 읽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나름 시도 좀 읽고, 친구들한테도 생일 때면 책 선물 합니다. 계속 이렇게만 가면 반성문이 아니겠지요, 네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좀 놀라기 시작했다는 이야깁니다.

 

재작년부터였습니다

당시 우리 동네 서점 두 군데가 문을 닫았어요. 동네뿐만 아닙니다. 거, 왜 있잖아요. 서면에 있던 동보서적이랑 경성대 앞에 면학도서까지 폐업한 일요. 부산일보던가? 서점 폐업을 소재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소설도 있었어요. 진짜 폐업한 게 맞는지 확인하려고 서점 앞까지 갔던 적도 있습니다. 이제 전부 구 동보서적, 구 문우당서점 앞이라고 버스 정류장 이름도 바뀌었지요. 약속장소로 동보서적 앞은 마치 고유명사 같은 장소였는데 참 씁쓸했습니다.

그러고 얼마 지났을까, 동네서점 없어지니 참 불편하더군요. 도서관은 죄다 멀지, 신간 나와도 인터넷 서점에서는 열 페이지 가량만 맛보기로 보여주는데, 내용 궁금하면 그냥 사라 이 얘기죠, 뭐. 편해서 계속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했지만 사실 책이란 게 제목만 보고 내용을 파악하기가 어디 쉽습니까.

최근에야 안 사실이지만 동네서점이 망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어있었습니다. 당장에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집근처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십쇼. 또 할인경쟁으로 인해 인터넷서점에 반값으로 납품요구 당하다 문 닫는 중소출판사는 모르긴해도 수십 군데는 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지역 출판 관련 인프라는 모두 무너집니다. 당연, 이쪽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우리 아이들은 모두 수도권으로 가야겠지요. 아마 댁의 자녀들이 지역에서 출판업에 종사 안 한단 보장은 없을 것입니다(출판 관련 직업은 편집자, 디자이너, 회계와 물류담당, 인쇄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출판마저 수도권집중화가 되면 다양한 시각에서 쓰여진 좋은 책을 나기 힘들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미국 내 출판사는 잡지사나 신문사, 방송사와 M&A가 일어나 그야말로 거대 미디어기업이 됐습니다. 미국 출판사를 영국이나 독일이 인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미디어 재벌들의 세력이 커지면 이른바 ‘여’당만 있고 ‘야’당은 없는 무법천지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종합편성채널 같은 방송사 만드는 일은 아이들 소꿉장난에 지나지 않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침대가 가구(?)가 아니듯, 책은 소모품이 아닙니다

책이라는 건 문화산업의 근간입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소비재로 보다가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독과점이 생길 것이고, 피라미들(아무리 건강하고 올바른 생각을 하는 출판사일지라도)은 치어 죽는다 이 말입니다. 거창하게 문화 어쩌고 갖다 댈 것도 없습니다. 옷가게 안에만 들어가도 이미 가격은 다 정해져있는데 책은 대체 어디까지 할인을 하는 건지, 신간을 반값으로 팔고 나면 그 책 만들었던 출판사나 인쇄소, 유통업체나 판매하는 곳은 남는 게 뭐가 있습니까?

블록버스터다 뭐다 해서 영화는 둘이서 보면 만 8000원이 넘는데도 잘들 보면서 책은 싸게 팔고, 사려고 난리냐 이 말입니다.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서점 애용하던 양반이 갑자기 왜 생각이 바뀌었냐고요? 네, 이러다가 우리 아이들이 읽을 책과 우리 아이들이 만들어갈 미래가 너무도 어둡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사유를 통해 반성과 성찰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 한 번 읽으면 모두 갖다 버리나요? 책장에 오래도록 두고 꺼내어 봅니다. 누구도 책을 ‘사용 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책의 가치는 단순히 종이와 인쇄기, 유통비로 책정할 수 없습니다. 누가 타인의 사유와 생각에 가격을 매길 수 있겠습니까.

그럼 지금부터 무얼 하면 되냐구요? 모든 출판사와 독자가 힘을 모아 도서정가제를 정립하고, 대형 서점, 인터넷 서점보다 동네서점을 이용해야 합니다. 물론 제도가 정립되기 위해서는 정부 또한 K-POP 한류문화 육성산업에 5000억원 투자할 돈 있으면 동네마다 작은도서관 설립 늘리고, 도서보급과 관련한 예산을 늘려야 겠지요(출판노동자와 출판노동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뿌리가 부실한 나무는 금방 뽑히기 마련입니다. 바닥을 드러나 창피당하기 전에 문화를 육성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합니다.

술 먹고 쓰는 글도 아닌데 중언부언, 서론이 엄청 길어졌군요. 그러고 보면 교환가치로만 평가해서 빛을 보지 못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MP3 불법 다운으로 사라진 음반처럼, 책도 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기 힘든 희귀품이 되지 않길, 그림책을 좋아하는 딸아이와 식물도감을 즐겨보는 아들녀석과 함께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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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밀감양 2012.08.22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수걸 대표님 출판강의 듣고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쓴 산지니안 블랙의 글입니다~ 오타 많고 비문 많아도 그냥 읽어주세요 ㅠㅠ

    • BlogIcon 전복라면 2012.08.22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 읽기도 전에 출처부터 따지고 드는 몹시 모진 저ㅋㅋㅋ이 글로 동네서점의 중요성을 누구나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데요? 밀감씨 너무 겸손하시네요ㅎㅎ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8.22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완전 공감입니다. 책 빌리고 사러가는 길이 너무 힘들어졌어요. 가까운 곳에서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슈퍼든 소박하게 사고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흑흑

  3. BlogIcon 밀감양 2012.08.22 1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복라면님의 출처를 밝혀주세요 문자를 받고 속상했어요 ㅠ 저는 글쓴이를 몰입을 위해서 화자를 아이 아빠로 설정한거였거든요, 물론 이러저러한 사정을 댓글로 안 남겨서 오해하실수도 있었겠지만~ 암튼 글쓴이는 뺏어요ㅠ 나름 며칠동안 고민해서 쓴 글이에요 다 쓰고나니 후련하면서도 미진한 느낌이 ㅎㅎㅎㅎㅎㅎ ^^;;;;;;;

    • BlogIcon 전복라면 2012.08.23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은 지워졌지만) 글 속의 화자로 설정된 '선영이 아부지'와 '밀감양'이 많이 달라서 확인하려고 했을 뿐 불펌을 의심한건 아니랍니다ㅋㅋ 며칠 동안 열심히 쓴 글을 올리자마자 대뜸 출처 이야기부터 하니 충분히 속상했을 것 같아요. 미안해요!

  4. BlogIcon 날찐이 2012.08.24 0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진짜 다른 사람이 쓴듯한 생생함이네요. 도서정가제 충분히 공감하는데 실천이 어려워요.ㅜㅠ 더더욱 걱정되는 건 온라인 서점에서도 책을 안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예요. 제대로 된 책값이 보장되고 그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됐음 좋겠네요. 또 한편으론 얇고 저렴하면서 두루 읽히는 책 시리즈(상품)도 하나의 대안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5. BlogIcon 문우당서점 2012.08.27 0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문우당서점입니다! 글속에 등장하는ㅠㅠ 서점,출판계의 애정에 감사드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글속에 문우당서점이 안한다는 이야기는 있는데, 계속한다는 이야기는 없어서,,, 말씀드릴려구여! 얼마전에 서울의 아~주 오래된 출판사 공식 트위터에 2년전 폐업기사를 새로운 글처럼 글을 올렸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문우당서점이 안하는줄 알고 손님이 안오셔서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사실 어떻게든 서점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려고 정말,,, 아주,,, 억수로,,, 고생많이 하고 있는데, 이렇게 문닫았다고만 말씀하시면 저희보고 죽으라는 말씀과 같답니다ㅠㅠ 본심을 그게 아니겠지만 혹시나 잘 모르시는 분들이 글을 보면 '아~문우당서점 문 닫았지?'라고 계속 생각하시거든요! 오래도록 버틸수 있게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제발!!! 잘 부탁드립니다!!!,,,

    • BlogIcon 산지니북 2012.08.27 1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구, 이런. 글 내용만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겠네요. 고치겠습니다. 문우당이 재오픈했을 때 저희도 기쁜 마음으로 블로그에 소개도 했었답니다.

      <부산 문우당서점이 다시 문을 열었답니다>
      http://sanzinibook.tistory.com/372

  6. BlogIcon 밀감양 2012.08.27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글쓴이인데요, 문우당서점님의 댓글을 너무 늦게 본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보는 즉시 글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뉴스기사를 검색해봤는데 문우당서점까지 폐업했다고 적혀있었거든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ㅠㅠ 서점 이용 많이 할게요 번창하세요 ^^

 

  맹자 호통(孟子號筒)

  - 맹자독설을 읽고 - 

 

 

 

 

언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때, 필자는 모든 ‘그릇된 것’들을 향해 온 몸을 내던져 맹렬하게 퍼붓는다. 부패와 부정에 무기력해지고 일상의 굴레에 갇힌 현대인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일편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내 필자의 독설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되면 이내 깊은 배신감에 몸서리치게 되는 것도 책을 읽으면서 겪는 일 중 하나다.

  그렇다. 이 책은 어느 누구도 무사히 살아남지(?) 못하는 책이다. 맹자의 이론 아래, 한 점의 부끄럼도 없는 이가 아닌 이상, 모두 독설의 대상이 되고 만다. 마치 부활한 맹자가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치는 호통과 같다는 느낌도 든다. 독설은 모질고 악독한 말인데 반해, 책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급한 성미로 인해 하게 되는 말 같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야기 대부분은 이성적인 접근과 논리로 독설한다기보다 귀청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정신을 쏙 빼놓기 바쁘다. 때문에 논리보다 감정이 앞선 듯 보여 다소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하지만 필자가 분통이 터져 호통 치지 않고는 못 베기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한 편씩 수록된 독설은 각각 다른 시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특이한 점은 말미에 가면 누구든지 일반적으로 세우게 되는 서둘러 현재를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필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러한 독설의 작업은 고작 ‘시작’이기 때문이다. 밟아도 자꾸 일어나는 잡초처럼, 끊임없는 비판과 독설을 통해 현재의 문제들을 깨우치게 만들어야하며, 독자 중 아주 작은 변화라도 겪은 이가 있다면 그걸로 이 한 권의 책의 임무는 완수했다는 것이다. 혁명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필자의 이런 생각에 동의하며, 급한 마음에 책을 집어든 독자가 있다면 일부러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 듯싶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쉬웠던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맹렬한 맹자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읽는 힘있는 이들에겐 이 책은 그저 ‘소귀에 경읽기’만도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무서울 것이 없는 그들에게 유일한 신은 자본일 게 틀림없는데 이런 호통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사람이 되기 전에, 도인이 되기 전에 돈맛부터 알아버린 이들에게 이 책은 어쩌면 너무나 교과서적인 이야기만 해대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아쉬움은 한 독설로 무장한 필자의 다음 책에서 달래기를 기대해본다.

맹자의 이론은 전래동화나 설화 속에 살아 숨 쉬는 현인의 말처럼, 세속적인 것에 찌든 우리들에게는 신비감과 청량감을 주는 동시에 절망감도 안겨준다. 너무나 이뤄내고 싶은 세상이지만, 과연 그러한 세상이 언제 구현될 것인가 하는 막연함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이 책을 읽으나 마나 한 꼴이 된다. 계속해서 맹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부정한 모든 것들과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제상 앞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 말했던 맹자처럼 우리도 우리의 목소리를 스스로 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를, 우리 모두 아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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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안이 읽은 책들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고전의 힘

01 맹자독설




  김희성  산지니안 리더  sunnybill@naver.com




7월 20일 금요일 오후 7시.


산지니 출판사와 청년들의 소통이라는 소명을 가진 산지니안 육남매들이 독서토론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달의 책은 국제신문에 '맹자, 현대도시를 거닐다.'라는 칼럼으로도 연재된 바 있는 '맹자독설'이다.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



블루 : 오랜만이네요. 책은 다들 읽어오셨겠죠? 오늘 이렇게 처음 독서토론을 진행하는데 매뉴얼이 없어서 다소 당황스럽긴 하지만 다같이 자유롭게 풀어나가도록 해봐요. 책을 읽고난 뒤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어땠나요?

블랙 : 신문에 연재된 칼럼을 모아서 연재된 책이라서 그런지 약간 통일성이 없는 느낌이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독설이라는 것은 듣는 사람이 깨우치게끔 모질고 악한 말을 하는 것인데 이 책은 논리보다는 감정에 치우쳐서 독설보다는 호통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레드 : 블랙씨 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책을 읽는내내 한겨레 신문을 읽는 느낌이었다. 너무 여당만 비판하는 느낌? 그리고 전체적으로 현실보다는 이상을 좇고 있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핑크 : 제가 느낀점은 솔직히 우리가 고전의 원문을 다 해석하기는 힘드니까 보통 고전을 읽으려고 하면 막막하잖아요? 그런데 각 챕터 앞부분에 원문을 발췌해놓고 해석하면서 이것이 현대사회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설명해서 구성상으로는 좋았고 내용상으로는 제가 대학생이다보니까 정치적인 부분보다는 대학과 관련된 부분에 많이 공감했어요.

 옐로 : 고전속에서도 현실에 맞는 소재를 추려내서 잘 설득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아쉬운점으로는 맹자의 말이 같은 부분이 계속 반복되는 느낌이 드는 점이었어요.

 블루 : 이 책의 저자가 날선 비판을 많이 하시는데 특히 현 정권이나 대학의 교수들이나 이런 부분을 비판할때는 주장에 수긍도 하면서 통쾌한 마음도 들었어요. 또, 보통 고전이라고 하면 딱딱한 느낌이 들어서 접하기 힘든데 현실 문제와 접합을 하면서 쉽게 풀어줘서 좋았어요. 흥미로운 주제들도 많이 다뤘고요.

그린 : 저는 세세하게 보기보다는 좀 크게 봤는데요. 인문학 중심의 고전 접근법은 이 시대에 필요한 접근법이라 생각해서 좋았다고 생각해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좀 아쉬웠지만 몰랐던 부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꼬집어주는 점은 좋았어요.

 

책의 내용에 대한 우리의 생각

 

블랙 : 그럼 궁금한게, 여기서 대안으로 내놓은 것들이 설득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핑크 : 대안이라는 것보다는 호통으로 그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옐로 : 저는 다소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대학의 시간강사들을 다룬 글에서는 이 분이 직접 시간강사를 하시다가 대학에서 나오신 분이잖아요? 그래서 이 분이 언행일치는 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블루 : 그런데 전 시간강사보고 밥벌이에 급급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좀 공감하기 힘들었어요. 저자분도 시간강사를 해보셨을텐데 어떻게 그런 시간강사들의 생계의 힘듦을 그냥 넘기라고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좀 안되었어요.

옐로 : 대학생들보고도 현실보다는 호연지기를 가져라고 했죠? (웃음)

레드 : 맹자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사농공상의 시대였으니까 청렴함이 미덕이 되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자본이 중심이 되는 시대인데 몇 천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그 때의 이론을 끌고 오려고 하니까 좀 안 맞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았어요.

옐로 : 대학교에 관련된 얘기가 아무래도 저자가 겪었고, 우리가 대학생이니까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교수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부리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들은 것도 많고 해서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블랙 : 이에 대한 대안 같은 경우는 지금 시간강사가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직업의 수를 늘린다거나 시스템을 바꾸는 대안이 나와야 될텐데 강사가 자신의 노동에 대해서 정당한 임금을 받으려는 것에 대해서 선비된 도리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옐로 : 대안이 좀 급진적이라고 말해야 될까요? 아무래도 맹자가 좀 급진적인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블랙 : 그리고 전 국민을 비판하는 부분도 좀 불쾌했어요. ‘역사를 잊는자는 스스로 망한다’ 챕터에서 보면 현 정권을 비판하면서 이러한 정부를 뽑은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을 전개하였는데 왜 우리가 비판받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레드 : 그런데 그 부분은 사실이지 않나요? (웃음)

블랙 : 국민들에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는 말을 해줘야지 국민인 당신들이 이렇게 뽑아서 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다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나요?

레드 : 그래도 저는 이 챕터를 다룬 부분은 높게 평가해요. 저는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 중 ‘기억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저는 이 문구를 감명깊게 생각했거든요

블루 : 저도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를 다뤄서 좋았다고 생각해요. 깊이있는 그런 주제들 말이죠.

핑크 : 평소때 접하기 힘든 주제잖아요? 이런 주제들은 뉴스를 통해서 볼 때도 걸러져 나오는 그런 부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바로 작가의 눈을 통해서 봄으로써 좀 더 예리하게 통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랙 :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해요. 최근에는 정부가 언론을 너무 장악하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시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좋았어요.

블루 : 아무래도 이 책에서 비판을 날카롭게 하니까 비판적인 안목을 기르는데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레드 : 에필로그에 보면 그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누구나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불편하다’고.. 저도 책을 읽는내내 불편하긴 했어요 (웃음)

 

좀 더 얘기해보고 싶은 주제들

 

블루 : 그럼 책에 대한 느낌은 이 정도로 하고 이 책에서 다뤘던 주제 중에서 이 주제는 좀 더 토론해보고 싶다는 주제가 있었나요??

블랙 : 전 강호동을 다룬 주제 - 여민락이 좀 그랬어요..

블루 : 네, 그럼 말씀해보시겟어요?? (웃음)

블랙 : 한사람의 행동에서 여민락을 보았다 라고 했으면 이해가 되는데 그것이 범위가 확장되서 연예인 전체로 된것은 좀 그랬어요. 솔직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연예인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기 위해서 가쉽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물론 강호동이 소신을 지켰다라는 부분은 이해가 되는데....

핑크 : 현실의 흐름에 비추어본다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호동보다는 차라리 무한도전이 들어가야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들 웃음)

옐로 : 저는 강호동이 은퇴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인데, 개인적으로 강호동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강호동 은퇴사건 이후에 사람들이 그를 미화하는 것을 보고 좀 불편했었어요.

블루 : 여담이지만 전 강호동이 쉬고 싶어서 은퇴선언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웃음)

핑크 : 연예인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보통 연예인, 즉 공인에게는 사회적책임을 좀 더 지우는 느낌을 받긴 했었어요.

블루 : 그런데 그 점에서는 연예인은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영향력을 많이 미친다는 면을 볼 때, 일반 사람들보다는 좀 더 무겁게 책임을 지는게 맞다고 봐요.

옐로 : 저는 연예인이 공인이 아니라는 입장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사람들마다 입장이 나뉘더라고요..

레드 : 저는 모두가 알면 공인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우리끼리만 알잖아요?

핑크 : 그렇게 봤을 때는 신정아 사건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유명하지 않았던 사람이 스캔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잖아요?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도 공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공인의 범위가 좀 애매한 것 같아요.

레드 : 공인 얘기까지 나오고 얘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인데요 (웃음) 스캔들을 일으킨 사람이나 범죄자들까지도 공인으로 분류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핑크 : 포퓰리즘에 대해 한번 얘기해볼까요?

블루 : 저도 포퓰리즘에 대해 좀 더 얘기해봤으면 좋겠어요. 브라질은 이 책에 따르면 수치상으로는 포퓰리즘이 성공했잖아요? 그런데 그리스의 상황을 보면 포퓰리즘이 실패해서 국가위기에 놓여져 있는데 과연 이 두 나라의 차이점은 뭐였으며 우리나라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다른분들의 의견이 듣고 싶어요.

레드 :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스 디폴트의 원인은 포퓰리즘보다는 그리스 국민들의 국민성에 있다고 봐요. 예부터 그리스는 넘쳐나는 관광자원 덕분에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데다가 정부도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복지정책보다는 단지 인기에 영합하는 선심성 포퓰리즘을 남발한데서 이러한 위기가 초래되었지 않았나고 생각해요. 반면에 브라질의 경우에는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것 같아요.

핑크 : 브라질 포퓰리즘 정책은 보우사 파밀리아로 대변되는데 특히 교육에 중점을 준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에서 교육을 중시했던 부분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았어요.

블루 : 복지정책을 택하려는 국가들은 많은데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그런데 브라질의 경우 어떻게 성공하였을까요?

 핑크 : 아무래도 브라질의 경우 빈민국에 가까웠기 때문에 경제의 평등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미 가진자들이 너무 많고 이들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없으니까 복지정책을 내놓아도 계속 주저앉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블랙 : 그런 것 같아요. 브라질은 개발도상국의 과정에서 복지정책으로 개발과 복지의 과정이 동시에 잘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어느 정도 경제나 사회전반적으로 발달된 단계죠. 이 단계에서 복지에 비중을 높이려고 하면 누가 자기 밥그릇을 내놓으려고 하냐 이 문제죠.

옐로 : 흔히들 복지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북유럽의 상황을 제시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실패한 그리스의 상황을 예로 드는데 아무래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기보다는 우리의 상황에 맞는 한국형 복지로 나아가야겠죠.

 

교육에 관련된 이야

핑크 : 복지에 덧붙여 교육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자면 제 생각에는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좀 더 전문적으로 나아가야할 것 같아요. 독일의 예를 들고 싶은데요. 그 곳에는 김나지움 같은 공부위주의 교육기관도 있고 엔지니어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교육기관도 있거든요. 즉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적성에 맞추어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어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이 책에서 나온 봉황을 닭으로 만든다는 말이 그런 뜻이 아닐까 싶어요.

레드 : 대학에 가기 전부터 우리는 사실 닭이 되어 있었어요. 태어날 때만 봉황이죠. 사실 소수의 몇몇을 제외하곤 개개인의 능력은 비슷한데 교육과정 내내 똑같은 내용만을 주입시키는거 잖아요. 마치 태어나자마자 닭으로 키우는 것 같아요. 그에 따른 결과 우리나라 대학생의 목표는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의사, 변호사 등을 위시한 전문직만을 선호하잖아요. 특정 직업에 몰리게 되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많은 직업들은 외면받게 되죠. 과연 이러한 풍토에서 우리나라가 더 발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어요.

그린 : 직업에 대한 대우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나 싶어요.

옐로 : 일을 놀이처럼 놀이를 일처럼 하고 싶은데 이러한 현실에서는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그린 : 사실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 것 같아요. 직업의 대우를 생각하게 될 것 같고 사회적인식 같은 것도 여기게 될 것 같고요.

블루 : 돈의 흐름도 특정 직업에만 편중되어 있고 사람을 직업으로 평가하는 경향도 있고 말이죠.

 

문화에 대하여

 

블랙 : 이 책을 읽다보니까 부산의 문화얘기도 많이 나오던데 문화에 관련된 얘기도 해볼까요?

핑크 : 저도 평소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얼마전에 중국에 다녀올 기회가 있어서 그 곳에 있는 4대 박물관을 다녀왔어요. 그 곳을 둘러보고 우리나라와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점을 느꼈어요. 우리나라는 유물도 많이 없고, 있는 것은 이미 외국으로 유출이 되었잖아요. 또 박물관에 대한 이해같은 것이 부족한 것도 아쉬워요. 박물관의 구성이 너무 형식적인 것도 아쉬워요. 서울에 있는 중앙박물관에서 유물을 소장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다른 박물관에도 대여를 해 전시를 해서 다른 지역 주민들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블루 :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도 먹고 살만해졌잖아요. 따라서 문화생활을 누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학교에서도 국영수 위주로만 교육하지 말고 예체능 교육의 비중을 좀 더 높여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어릴때부터 교육해줬으면 좋겠어요.

핑크 : 또 서울에 너무 모든 문화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요. 문화의 도시가 발달되어야 하는데 부산에서는 PIFF이외에 별다른 것이 없는 것 같아요.

레드 : 이 책에도 나오잖아요.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벌써 16년째 하고 있는데 변변한 영화평론가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였다고요.

옐로 : 거기서 저도 많이 공감했었어요. 국제영화제 행사 자체가 크게 보여주려고만 하고 기획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창의적으로 되어야하는데 그냥 부산시에서 수직적으로 단편적으로만 진행하는 그런 느낌?

블랙 : 그런데 그러고보면 메세나 같은 활동 있잖아요. 기업이 문화활동에 지원하는 이런 것이 발전이 안되니까 정부가 무리를 해서 하려다가 더 엉망이 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레드 : 지금 부산에서 메세나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이 부산은행 정도? 일단 부산에는 큰 기업이 많이 없잖아요. 큰 기업이 없는 부산의 산업 또한 문화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불리한 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블랙 : 이 책에서는 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인문학, 즉 대학 바깥의 교육 공간인 바까데미아?

그린 : 저도 대학 바깥으로 나가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해요. 유럽의 한 나라에서는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1년을 쉬면서 인턴과정이나 여행 등을 통해서 경험을 쌓게 한다고 들었는데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린 : 그리고 해외의 유명한 박물관에 가는 것만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 동네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도외시 하는 의식도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옐로 : 그건 맞는 것 같아요. 다들 각자 대학교내의 박물관은 거의 가보지 않았잖아요? (웃음)

블랙 : 그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천편일률적인 내용 구성도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박물관에 가도 똑같은 청동기 시대의 유물만 놓여져 있으니 볼 마음이 생길까요? 아프리카 역사 박물관이나 추리소설 문학관 같은 테마가 있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블랙 : 그런데 얘기하다 느낀게 이 책에는 피폐해진 사람들의 영혼을 치유하는 말이 없는게 좀 아쉬운 것 같아요. 단지 일반인들의 인문학의 무지를 호통치는데에만 그친듯한 느낌?

블루 : 요새 개인의 정서 치유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 너무 많아서 차별화를 노린 것이 아닐까요? (웃음)

블루 : 네, 열띠게 토론하다보니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네요. 마무리하면서 이 책에 대한 총평을 해볼까요?

 

산지니안의 맹자독설: 

고전과 현실을 연관짓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다양한 소재를 필요할 때 시기적절하게 짚어냈으며 나꼼수와 비슷한 정도의 수위가 상당히 센 날선 비판으로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점은 좋았으나 제시한 대안이 부족해서 호통에 그친 점,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는 이상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평소에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들을 다룸으로써 독자들의 안목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에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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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뤼에르 2012.07.23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컬러에 대한 산지니안 닉네임이 폴오스터의 '유령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하핫. 재밌어요. 잘 읽을게요!(전 언제나 선리플 후감상 ㅋ)

  2. BlogIcon 밀감양 2012.07.24 1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희성씨 넘넘 고생했어요, 그런데 블랙과 블루, 핑크는 옷샐깔인가? ㅎㅎ 철저히 개인정보보호다~~

    • 전복라면 2012.07.25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소개글은 원래 리더씨가 쓰신 글을 바탕으로 하고 제가 조금 윤색했는데, 리더씨는 실명으로 소개를 하셨길래 혹시나 싶어서 제가 임의로 산지니 방위대로 바꿨어요ㅋㅋㅋ 이 이름 쓰라고 정해드린 게 아니니까 나중에 다른 닉네임이나 실명으로 얼마든지 바꿔 사용하셔도 돼요!

  3. 블루 2012.07.25 0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능력이 모자라서 고생 좀 했었어요 ㅜㅜ
    계속 하다 보면 편집실력도 늘겠죠? ㅎㅎ
    그런데 저 여기 닉네임을 아직 다 파악해서 밀감양님이 누가 누군지 모르겠네요? ㅎ

    • 전복라면 2012.07.25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잃어버린 밀감양을 찾아서ㅋㅋㅋ 녹취 풀기가 원래 진짜 힘든데 정리를 잘 하셨던데요? 담부턴 글자 크기만 키워주시면 퍼펙트! 수고하셨어요ㅋㅋㅋ

  4. 그린 2012.07.26 1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그린이네요!!ㅋㅋ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많은 의견 나누진 못했지만, 리더님이 수고해주신 덕분에 제가 듣지 못한 부분도 접할 수 있게 됐네요~ 다음 번엔 처음부터 참석해서 더 많은 얘기 풀어갈 수 있음 좋겠어요!

    • 전복라면 2012.07.27 0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웰컴 그린씨! ㅋㅋ 앞으로 아직 함께할 날이 많으니까! 참석에 너무 부담갖지 말고 일정에 맞게 조절해가면서 와요~_~

  5. BlogIcon 날찐이 2012.07.27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정리 ㅎㅎㅎ 정리해 두니까 생생하네요. 다들 생각도 깊고 말도 잘해서 더 알찬 독토였습니다 ^ㅅ^

  6.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27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홈페이지가 이쁘네요! 산지니 책 북리뷰도 포스핑 되길 바랄께요^^

  7.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27 1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늦은 저녁까지 뜨거운 토론! 앞으로도 응원할께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산지니안 육남매의 남박사 전복라면입니다.(남박사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 독수리 오형제 안 보셨군요?) 주간 산지니가 아닌 컨텐츠로는 오랫만에 인사드리죠? 요즘 제가 좀 바쁩니다, 허허허.

왜냐면 저희 산지니가 드디어 K-POP열풍과 한류바람에 발맞춰 아이돌 산업(?)에 뛰어들었거든요. 신개념 방위대형 아이돌, MADE IN SANZINI! 산지니안 멤버들을 소개합니다.

 

블랙: 블랙인데 사랑스런 핑크색 립스틱을 애용함. 엉뚱함 속에 살아있는 비판정신. 주말에 **도서관에 가면 공부하는 그녀를 만날 수 있답니다.

옐로: 옐로인데 피부색은 1등급 밀크. 산지니 육남매를 이끄는 맏이 중 하나.

레드: 화려한 비유법을 자랑하는 정열의 레드. 비장의 작품으로 편집자 전복라면을 설레게 함.

블루: 리더는 레드지만 청일점이니까 블루.

그린: 차분하고 조곤조곤한 말투와 동글동글한 눈이 매력포인트.

핑크: 사진엔 가렸지만 선글라스 착용 중. 산지니의 패션을 담당하고 있음.

 

이 짧은 소개로 이들의 진면목을 다 알았다면 당연히 오산! 앞으로 펼쳐질 산지니안의 활약, 기대 많이 해주시고 팬클럽 가입이나 팬레터, 조공 관련 문의는 산지니로 해주시면 됩니다ㅋㅋ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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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밀감양 2012.07.24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래서 블루, 옐로 등으로 불리웠군요 앞글을 안 읽은 탓이네 ^^;

  2. BlogIcon 날찐이 2012.07.27 1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땅, 불, 바람, 물, 마음이 생각났어요 ㅎㅎ

  3. 전복라면 2012.07.27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명은 좀 그런거 같아서 제가 맘대로 붙인 이름이니까 각자 매력적인 별명으로 바꿔보아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