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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의 그림일기103

기장 죽성마을 포구 - 부산을 그리다 음력 정월 초하루. 선장도 쉬고 배도 쉬는 날. 기장 죽성마을 포구는 조용하다.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난 죽성성당 앞만 인증샷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 기장으로 유배온 고산 윤선도 선생이  자주 들렀다는 황학대는 소나무 그늘로 서늘하다. 시인의 동상과 달을 노래하는 시비가 있다. 계단 몇 개 올라왔을 뿐인데 바다 풍경이 다르다. 갯바위에 갈매기들이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며 일광욕 중이다. 영업중인 몇몇 조개구이집 쥔들은 손님을 부르느라 맘이 바쁘다.2025년 1월 29일 2025. 2. 5.
백제병원 - 부산을 그리다 백제병원: 카페와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다백제병원을 가기 위해 부산역을 찾았다. 주말 부산역 광장은 떠나고 도착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역 앞 대로를 건너 골목길로 조금 들어가니 옛스런 붉은 벽돌 건물이 바로 눈에 띄었다.백제병원은 1927년에 최용해(崔鏞海)가 세워 문을 연 부산 최초의 근대 종합병원이다. 침술과 한약에만 의지했던 환자들에게 서양 의술로 치료하는 서구식 병원은 신세계였을 것 같다.1933년 갑작스레 병원 문이 닫힌 후 건물은 다른 이에게 팔렸다. 이후 중국요릿집, 일본군 장교 숙소, 예식장 등을 거쳐 지금은 카페와 책 문화공간이 들어섰다.5층 외벽에 검게 그을린 화재 흔적만 빼면 건물은 10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단단하고 멀쩡해 보였다. 카페가 들어설 때 리모델링을 최소로 해서 건물 원형을 .. 2024. 12. 8.
한성 1918 - 부산을 그리다 한성 1918: 100년의 시간을 품은 벽돌부산도시철도 중앙역 11번 출구로 나가면 40계단 테마거리가 나온다. '한성 1918'을 찾아가는 이 날도 8월의 불볕더위가 장난 아니었는데 테마거리의 마로니에 나무 그늘 덕분에 머리가 익지는 않았다.인쇄소, 지업사, 출력소가 늘어서 있는 동광동 인쇄골목을 지나 건널목을 건넜다. 광복동 쪽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니 백산기념관이 보이고 목적지인 붉은 벽돌 건물이 기념관 바로 옆에 있었다. 그동안 이 길을 꽤 여러 번 다녔는데 근대건축물로 지정된 이런 건물이 여기 있는 줄 처음 알았다. 답사 다니면서 매번 느낀다.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것을.건물은 1918년 한성은행 부산지점으로 설립된 이래 약 40년간 은행 업무를 보던 곳이었다. 1960년대 개인에게 매각되어 상업.. 2024. 8. 26.
동래별장 - 부산을 그리다 동래별장: 한국의 근현대사를 품은 공간온천동에 있다는 얘기만 들었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에 부산에서 가장 큰 목욕탕인 허심청 앞에서 친구와 만나 함께 찾아가기로 했다.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라 허심청 건물 안 카페에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아이스커피를 원샷으로 들이키고 길을 나섰다. 지자체에서 꾸며놓은 온천장 스파 거리를 지나 모바일 맵이 가리키는 대로 걷다 보니 번화가를 벗어난 골목길 끄트머리에 초록 숲이 나타났다. 주변의 건물들과 대비되어 멀리서 봐도 우리가 찾는 곳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동래별장은 일제강점기 때 토지와 가옥 매입으로 부산의 3대 부자가 된 하자마 마사타로의 별장으로 지어졌다. 얼마나 으리으리하게 지었으면 부산에 온천을 즐기러 온 일본 왕족도 이곳에서 머물고 갔다고 한다.19.. 2024. 8. 9.
경전선 열차가 다니던 삼랑진 철교 - 아욱의 일상 그리기 삼랑진은 이름 그대로 세 갈래 물출기가 모이는 나루터이다. 낙동강은 남지에서 남강과 합류한 뒤 동진하다 밀양강과 합류한다. 삼랑은 낙동강, 남강, 밀양강의 세 줄기를 의미한다.(이야기를 걷다, 281쪽) 20년쯤 전에 라는 책에 필요한 자료 사진을 찍으러 삼랑진에 간 적이 있다. 요산 김정한 전집에 나오는 단편 소설 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삼랑진에 있었다. 육로가 많지 않고 험했던 옛날에는 강과 나루가 교통의 중심이었다. 강 건너 김해에서 청도, 밀양, 대구를 다녀오려는 사람들로 꽤 북적였다는 나루터도 지금은 한가롭기만 하다. 삼랑진역은 경부선이 지나고 경전선이 시작하는 철도 요충지였다. 일제강점기 때 일인들이 많이 살아 읍내에 적산가옥이 제법 남아 있고, 철도 관사 마을도 남아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보.. 2024. 7. 17.
점심 메뉴 - 아욱의 일상 그리기 오늘 점심은 뭐 먹지 긴 목을 더 길게 뽑고 오늘도 열심히 사냥중 2024년 1월 4일 수영강 산책 2024.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