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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05 문학과 번역, 그리고 인간에 대하여 -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과의 만남
  2. 2019.12.04 103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3. 2019.12.03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 속으로 - 2019 출판도시 인문학당 후기
  4. 2019.11.29 당신이 있는 그곳을 사랑하세요_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임성원 저자
  5. 2019.11.28 [행사 알림]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을 만나다
  6. 2019.11.18 2019 출판도시 인문학당 ::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 속으로 -『마니석, 고요한 울림』김미헌 역자
  7. 2019.11.08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임성원 저자
  8. 2019.11.06 소설과 타자의 고통 - 안지숙 작가와 함께하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5회
  9. 2019.10.28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5회 - 안지숙 소설가
  10. 2019.10.15 <골목상인 분투기> 출간기념회에 다녀왔어요. (3)
  11. 2019.10.01 모든 것은 시를 위한 것이었다 :: 4회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신정민 시인 편
  12. 2019.09.23 『일기 여행』의 김창호 역자, 나와 진실로 만나자_10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2)
  13. 2019.09.23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4회 - 신정민 시인 편
  14. 2019.09.17 10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일기 여행』의 김창호 역자 (1)
  15. 2019.08.22 [출판도시 인문학당] 『해양사의 명장면』조세현 교수님과의 만남
  16. 2019.08.20 [행사알림] 2019 출판도시 인문학당 『해양사의 명장면』조세현 저자 강연
  17. 2019.08.07 우리 시대의 소설과 소설가의 일 - 정광모 작가와 함께하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3회
  18. 2019.08.05 [행사알림]<책과 역사가 함께하는 시간> 역사책방 강연신청 -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작가 정상천
  19. 2019.07.18 시 쓰는 신체-이정모 시인과 함께하는 2회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20. 2019.07.15 [행사알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3회 - 정광모 소설가 편
  21. 2019.07.11 100회를 맞이한 만남: 최영철 시인의『시로부터』건져올린 한 오라기 희망의 빛 (1)
  22. 2019.07.11 『그림 슬리퍼』북토크 in 이터널저니 (1)
  23. 2019.07.04 10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_최영철 시인의『시로부터』
  24. 2019.06.24 재난시대, 새로운 세대의 문학과 비평: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회
  25. 2019.06.13 [행사 알림] <그림 슬리퍼> 북토크 (2)

11월 29일, 부산대에 위치한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독일문화원)에서

아네테 훅 작가님과 작은 낭독회를 열었습니다.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 선생님은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신데요,

작년에 작가님의 세 번째 장편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한국에 출간된 후

2018 서울작가축제에 유일한 독어권 작가로 초대되어서 세계 작가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하셨어요.

올해에는 서울 연희문학창작촌에서 12월 한 달간 머물며 집필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해요.

본격적인 집필 활동 전에,

11월에는 서울대, 홍익대, 성균관대, 대구대 등 한국의 독일어과 학생들과 낭독회 행사를 하고 오셨는데요.

부산이 그 낭독회의 마지막 장소였답니다.

부산에서는 산지니출판사와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가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는 작년에 초량에서 부산대 언어교육원으로 장소를 옮겼다고 합니다.

처음 방문했었는데, 분위기가 참 좋더라구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괴테 인스티튜트 : )

크리스마스 파티도 한다고 해요 :)

 

본격적으로 아네테 훅 작가님의 간단한 책 설명과 함께 <빌헬름 텔 인 마닐라> 낭독회를 시작했습니다.

아네테 훅(이하 훅):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여행‘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선, 1880년대에 젊은 필리핀인이 유럽을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스페인에서 약학을 공부했고, 그 후 독일로 거취를 옮겼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번역 작업을 하며 동시에 여행을 하지요.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이야기의 여행(여정)‘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난 젊은 필리핀인의 이름은 ‘호세 리살‘입니다. 그는 1886년 독일에서 프리드리히 실러 작가의 <빌헬름 텔>을 독일어에서 필리핀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로 번역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번역에 주목했습니다. 스위스 국민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훗날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 될 남자(호세 리살)에 의해 번역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 놀라운 ‘번역‘을 통해 이야기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 ‘호세 리살‘이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호세 리살은 <빌헬름 텔> 번역을 했을 당시 25살이었습니다. 그의 가족은 마닐라 근처에 거대한 설탕 농장을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이었습니다.

그 당시 필리핀은 300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습니다. 리살이 독일에서 필리핀으로 돌아온 후, 그는 정치 활동을 했으며 금서를 번역해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스페인 식민지 정부와, 사제의 권력 남용을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리살의 가족은 홍콩으로 망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리살은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갔고, 그는 스페인을 상대로 혁명을 이끌었다는 죄로 기소되었습니다. 1896년 그는 스페인 법에 의해 처형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리살은, 과격한 혁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쪽이었습니다. 그는 폭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파괴될 것이 더 많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 고민은 이 책 <빌헬름 텔 인 마닐라>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는데요,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좋은 폭력‘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것은 어떤 순간에 정당화되지는 않은가? 빌헬름 텔이 중세 스위스를 지배했던 오스트리아 폭군인 헤르만 게슬러를 쏜 것이 옳은 일일까?'

이렇게 ‘정치에서의 폭력‘에 대한 질문은 두 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와 호세 리살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제 여러분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낭독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중 빌헬름 텔(윌리엄 텔)의 사과 이야기를 알고 있는 분이 계신가요? 빌헬름 텔은 그의 아들의 머리에 있는 사과에 활을 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책 속에 한 장면을 함께 보시죠.

 

12장

“아버지, 저기 장대 위에 걸린 모자가 보이시나요?”

발터는 알트도르프에 도착하면서 물어본다. 아버지는 말을 막는다.

“그냥 지나가자.”

벌써 보초병이 다가와서 아버지를 체포하려고 한다. 발터가 도움을 외치고, 주민이 모여든다. 발터는 군졸들이 아버지에 대해 경멸적으로 말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는 비겁하지 않다. 그는 황제 재판관에게 말을 거는데, 실러의 작품에서 나오듯이 건방진 어투의 ‘나리’라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리살의 작품에서 총독과 동등한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여유는 베르타에게만 유보되어 있다.

그런데 꼬마인 발터도 황제 재판관에게 당당히 말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위대한 궁수인지를 말한다.

“그는 백 걸음 떨어져서도 사과를 맞혀요!”

그제서야 비로소 게슬러는 어떻게 그 사냥꾼을 괴롭힐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에 도달한다. 민중은 경악한 채 경직되어 있고 기예르모는 용서를 구하면서 어린 발터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기보다 차라리 죽겠다고 한다. 오로지 그 소년만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나무에 묶이고 싶지 않으며, 또한 안대도 거부한다. 그는 자신의 양이 아니며 아버지의 굳건한 팔을 안다고 말한다.

“쏘세요!”

발터는 그에게 외친다.

“저 불한당은 아버지가 어떻게 맞히는지를 봐야 한다니까요.”

아이는 거기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그러는 동안 아버지는 거의 제정신을 잃은 채 애걸하며, 피어스트 할아버지는 전 재산을 내놓으려 하고, 베르타와 루덴츠는 중재에 나선다.

“쏘시란 말이에요, 아버지!”

아이가 다시 한 번 외치자 어디선가 ‘쉿’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가 살아 있어!”

아이는 모인 군중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 땅을 바라보고 절하더니 광장 위를 지나간다.

“여기 당신께 그 사과를 갖다드려요, 아버지.”

기예르모가 아들을 번쩍 들어서 거의 숨막힐 정도로 안기 전에, 아들은 아주 짧게 ‘아빠’라고 바꾼다.

“난 아빠가 나를 다치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훅: 여러분은 책 속에 등장하는 사과 이야기를 함께 보셨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속에 담긴 번역가 리살의 생각도 함께 보셨습니다.

거의 모든 필리핀인은 스페인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갈로그어는 독일어보다 경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쓰기 전에, 리살이 독일어를 타갈로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독일어로 재번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저는 제가 번역한 것을 실러의 원본과 비교했습니다.

비교를 해보니 리살이 번역한 부분의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저는 원문보다 리살의 번역 버전에서 사람들의 말이 훨씬 더 정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아이가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그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그 반대로 번역할 때 존댓말 같은 어투의 차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리살의 시선‘을 통한 <빌헬름 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리살이 독일에서 경험한 것과 그가 마주친 것, 독일을 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런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시선이 드러난 한 부분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어로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읽고 계신 아네테 훅 작가님

 

1장

그는 조그만 도시, 아니 바람도 멎은 과학의 고장을 기대했었다. 파리를 벗어나면 수술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지만, 생활은 보다 나아진다고들 했다. 리살은 1886년에 하이델베르크로 오면서 평온한 일상을 꿈꿨다. 오전에 눈을 수술하고, 오후에 독일어를 배우며, 밤에 소설을 마무리할 거라고 말이다.

기차역에서부터 그는 대학생들이 어디에서 만나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여기에서 안과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사람이 누군지 물으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그에게 추천한 곳은 굴덴 맥주양조장이었다.

그 뒤 그는 곳곳에서 대학생들을 보았다. 그들은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며 구시가를 몰려다녔고, 흡사 국영철도 역무원처럼 제복을 입고 있어서 군인처럼 보였다. 알록달록한 모자와 어깨띠는 반짝였을 뿐만 아니라 눈발 속에서 또렷이 빛났다. 대학생들은 리살과 길이 엇갈릴 때마다 그에게 인사했고, 리살이 그 맥주양조장을 찾아내자, 노란 모자를 쓰고 있던 한 무리가 그를 탁자로 안내했다. 그들은 리살이 어렵사리 뱉어낸 독일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리살은 라틴어로 말했다. 학생들은 흡족해하면서, 대학병원의 안과병원장인 오토 베커 교수를 추천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리살에게 어떻게 건배를 하고, 어떻게 맥주잔을 들어올리며, 어떻게 건강을 기원하고, 어떻게 마시는지를 보여주었다.

거나하게 취한 그들을 대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얼굴의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한쪽 뺨은 부드럽고, 그 벨벳 같은 피부는 가벼운 홍조를 띠었다. 다른 반쪽은 거칠게 흉터가 져서, 마치 모형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천진난만한 늙은 퇴역군인들도 리살에게는 독일 대학생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양조장에서 해방을 만끽하며 웃어댔다. 네 번째 맥주잔이 돌고나자 그들은 리살을 주에비아 대학생 동맹에 가입을 권유했다.

리살의 작업계획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양조장을 찾아 다니며 자주 대학생들과 어울렸고, 그들과 함께 시내에서 벗어나 강 건너 음식점이 딸린 시골 여관으로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여관의 뒤채에선 창문을 열어두고 마당에 쌓인 퇴비더미와 분뇨구덩이를 바라보며 펜싱을 했다. 리살은 베커 교수의 조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피 일부를 꿰매면서 결투에 입회하는 의사 이미쉬를 도와주었다. 리살은 이미 마드리드와 파리에서 써두었던 소설의 마무리 작업에도 시달렸다. 아직 그는 소설 작업이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그때 필리핀에 있는 형 빠차노에게서 “네가 독일어를 배웠다면, 우리에게 실러의 작품을 번역해다오”라고 편지가 왔다...

 

훅: 이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부분을 낭독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의 짧은 텍스트입니다. 리살은 실러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새로운 단어를 창조했습니다. 예를 들면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인데요.

타갈로그어에는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가 없었습니다. 필리핀이 위치한 열대에는 그런 현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번역할 때 순수한 타갈로그어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baha ng yielo'라는 단어를 만들었습니다. 스페인어에서 얼음(yielo)이라는 단어를 가져왔고, 타갈로그어에서 ‘범람, 침수(baha)‘라는 단어를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눈사태'는 '얼음의 침수'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용법으로‚ '우박'은 타갈로그어에서 '돌의 비'가 되었습니다.

자연과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번역된 필리핀의 단어들을 보면서, 저는 스위스 알프스와 필리핀의 열대 섬이 합쳐지는 새로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읽을 텍스트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장

시험 삼아 몇 줄을 번역하자, 이미 리살이 빌헬름스펠트에서 보았던 산악지대가 알프스 산으로 성장한다. 활엽수에서 갑작스럽게 암석이 솟아오르고, 가파른 비탈에서 전나무와 소나무가 성장하며, 산 정상은 구름 속에서 없어진다. 마킬링 산이 호수 위로 솟아 있는 마닐라의 오지인 칼람바에서도 그렇다. 창공 안에서 사라진 듯 산꼭대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책을 읽다 보면 양편의 풍경이 서로 뒤섞이면서,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진다. 두 가지 새로운 교역로가 개척된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서 온 노새 행렬이 산의 오솔길을 타고 저 높이 얼음산맥으로 올라간다. 고트하르트 고갯길은 북쪽의 시장들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오스트리아 왕은 그 일로 돈을 벌려고 하며, 그의 총독들은 우리, 슈뷔츠, 운터발덴의 계곡들이 그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 제도諸島의 짙고 무성한 수목과 김이 피어오르는 산 앞에 돌연 스페인의 범선들이 출몰하자, 중국의 정크선들이 마중나온다. 그들은 마닐라에서 만났지만, 여기서 상품을 거래하거나 옮겨 싣는 일은 거의 없다. 스페인 사람들은 새로운 주인으로서 정주한다.

리살이 독일어 ‘숲’을 ‘구바트’로, 독일어 ‘하늘’을 ‘랑이트’로 번역하면, 마킬링 산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맥의 전초기지가 되고, 따갈로그의 알프스 산이 태평양의 가장자리에서 솟아오른다. 희곡『빌헬름 텔』은 하나뿐인 좁은 교역로에서 점화된다. 이 길은 바다에서 바다로 이어지며, 거대한 원시림을 관통하여 암석들로 오르다가, 잿빛의 돌이끼로 계속된다.길가의 돌멩이들은 말의 발굽이 문질러서 반들반들해지고, 비가 몇 달 동안 억수로 쏟아진 덕분에 반짝인다. 가장 늦게까지 남은 진흙이 완전히 말라서 여름에 흩날린다. 그러면 계곡들은 엷은 갈색의 분진으로 가득찬다...

비좁은 교역로와 해안이 만나는 곳에서 상품들이 배로 옮겨진다. 바다는 만灣이나 피오르드 해안처럼 산 안쪽에 누더기마냥 붙어서 계곡을 채운다. 높새바람이 멀리서 온 배들을 이편으로 몰아넣으면, 계절풍은 그들을 다시 내몬다. 거대한 정크선은 접안하고, 범선의 상품들은 산 뒤편에서 하역된다. 제일 값비싼 물품은 마리아 반신상과 나사렛 예수상이다. 그것들을 선적한 배가 먼 바다에서 화염에 휩싸일지라도 살아남는다. 불 속에서 검게 그을린 그 동상들은 홀로 계속해서 표류하는 것이다.

바다는 양편의 눈 덮인 산악에 붙들려 있지만, 어느 편이든 상관없이 항상 남녘의 바다다.

피오르드 해안 사이의 길은 험준하다. 노새들이 열을 지어 느릿느릿 산을 기어오르다가, 고갯길 정상 앞에서는 더 이상 땅 위에 있지 않고 허공을 걸어간다. 여기서 고갯길은 허공에 매달려 있다. 이곳을 관통하여 정크선들을 범선들과 연결시킨 교역로는 토박이 수공업자들의 예술품이 된다...

 

낭독 시간이 끝나고 청중분들과 함께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 한국에는 스위스 문학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작가님께서 스위스 문학의 특징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훅: 우선 스위스 4개 국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언어로 책이 출간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리고 많은 작가들이 산에 대해서 글을 많이 씁니다. 스위스에 산이 많다 보니, 산의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묘사나 산을 다른 것에 빗댄 표현도 많이 쓰는 편이지요.

 

청중 1: <빌헬름 텔>을 집필한 프레드리히 실러는 철학자이고 고전주의에서는 괴테 못지않은 대가입니다. 실러의 언어는 굉장히 철학적이고 자유와 자연을 내세웁니다. 그래서 <빌헬름 텔> 속에는 심오한 표현이 많은데 과연 타갈로그어로 했을 때 번역이 잘 가능했나요? 스페인의 지배를 300년간 당했는데, 타갈로그어의 섬세한 단어라든지 그런 것이 남아있었습니까?

훅: 필리핀에서는 전에도 인간의 가치를 중요하는 사상이 있었고, 그런 사상을 담은 단어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번역이 가능했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에 300년 미국에 60년 식민 지배를 당하며 굉장히 많은 고통을 가슴에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그것을 깨고 해방하는 내용이 담긴 문학작품이 많답니다.

청중 2: 아까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는 '정'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독일어로는 이런 단어를 어떻게 나타내는지 궁금해요.

훅: 그런 단어는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마다 있는 것 같아요. 결국 때에 따라 다른 단어로 쓰여야 할 것 같아요.

청중 3: 저는 독일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일석이조'라는 단어를 배우고 놀랐어요. 독일어로는 절대 한 단어로 표현 못 할 단어에요. (웃음)

 

 

이렇게 낭독회를 마치고 커피 한잔을 하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작가님도, 참석해주신 분들도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친밀한 낭독회였습니다.

아네테 훅 작가님이 다음에 또 한국에 방문하시길 바라며, 참석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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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척 추워졌습니다. 달력을 보니 어느덧 연말이네요...!

2019년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올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산지니출판사의 책을 읽어주시는 분들, 함께 책을 만든 작가님들, 산지니출판사 식구들!  

모두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9년 마지막 저자와의 만남은

구모룡 평론가의 『폐허의 푸른빛』을 두고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인 만큼, 강연라기보다는,

참석하신 문인들과 참가자들 모두 함께

오늘날 지역에서 문학 하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행사를 마치고는 함께 따뜻한 송년회 자리를 가지려 하니

여러분의 많은 참석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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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전포에 있는 다정한 서점 책방 밭개에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김미헌 번역자를 만났습니다.

김미헌 역자님은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먼 길을 오셨어요. 또 이날 부산이 무척 추웠는데 참석자분들이 공간을 꽉 채워주셔서 정말 감사했답니다. 역자님께서 강의는 많이 해보셨지만, 북토크는 처음이라 굉장히 떨린다며, 부담을 덜기 위해 티베트 속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를 떠올리며 강연을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이 속담이 티베트에서 온 줄 처음 알았답니다!) 그리고 속담처럼 걱정이 무색하게도 재미있게 티베트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역자님은 티베트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티베트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티베트는 중국 서남부에 있는 티베트 자치구와 티베트 고원을 일컫는 말로 인도, 부탄, 네팔 등과 인접해 있습니다. 인근 나라인 인도와 네팔은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려한 불교 양식을 가진 반면에, 티베트는 험준합니다. 그곳은 '너무 험준해서 말 한 마리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고 험한 골짜기를 지나야 한다'는 기록이 있었고, 여름이 와도 눈이 녹지 않는 곳으로 기후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열악했던 기후 조건과 경건한 종교적 신앙은 이 티베트 고원지대에 사는 장족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폐쇄됐지만 안정적인 사회구조에서 자급자족의 날을 보내게 했습니다.

또한 티베트 문화를 이야기하자면 티베트 불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티베트는 1446년에야 한글을 만든 우리보다도 600년 전인 7세기에 이미 티베트 글자를 만들어 인도로부터 전래된 불경들을 번역한 불교문화의 강국입니다.

38대 국왕인 송첸캄포가 ‘불교의 국교화’ 선포 이후로는 더욱 정진하여 세계적인 불교문화를 꽃피웠습니다. 티베트 불교는 인도 후기 불교의 하나인 밀종과 티베트 토착 종교인 본교가 결합해 형성된 특수한 종교로 보통은 라마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힌두교의 여러 신을 혼합하고, 주문을 외우는 점(옴마니파드메 훔—한국에서는 ‘옴 마니반메훔’으로 잘 알려진—등 짧은 주문을 생활에서 늘 욉니다), 불력으로 재해와 고난을 없애고 악마와 요괴를 물리치는 점, 호마법으로 알려진 비밀스런 주술의례가 있다는 점 등에서 다른 불교와 차이점을 보입니다.

이런 불교는 티베트인들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밀교라는 명칭에서 드러나듯이 신비로움과 평화와 비폭력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티베트 불교의 가장 신비로운 부분은 전생입니다. 물론 불교가 침투한 사회에는 많든 적든 윤회 사상을 믿는 풍조가 있지만, 전생을 사회제도로까지 승화시킨 곳은 티베트뿐입니다. 삼국시대 이래 불교의 영향 아래 있었던 우리도 ‘다시 태어나면/다음 생에는/전생에...’라는 말을 자주 쓰면서, 무의식의 근저에는 종교를 떠나 윤회에 대해 긍정하는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윤회사상을 믿고, 티베트 불교에 대한 믿음을 생활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티베트에서 페마체덴이 태어난 곳은 흔히 중심지로 알려진 라싸시가 있는 서장자치구가 아닌, 칭하이성 동북에 위치한 해발 2000미터 고원지대였습니다. 그래서 달라이 라마와 포탈라궁과 라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타 티베트 소설과는 달리, 페마체덴 소설의 배경은 칭하이성 내륙 변방의 어느 티베트 마을입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 변방 마을을 배경으로 티베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제일 익숙하고 잘 아는 내용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티베트어로, 그 후에는 중국어로, 나중에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찍었고, 지금은 소설가 보다 영화감독으로 더 유명합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배경으로 티베트 언어로 티베트 영화를 찍으며, 영화 관련 인터뷰에서 “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티베트 언어”라고 했습니다. 또한 “티베트어는 언어지만 티베트 민족을 구성하는 근간”이라고 말하며 티베트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런 페마체덴은 티베트어로 적힌 민간 설화집을 중국어로 번역하기도 하고, 티베트어로 적은 자신의 소설을 중국어로 다시 적어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페마체덴이 중국어로 쓴 소설집은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 <마니석, 고요한 울림>은 중국어로 쓰인,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두 번째 단편집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10편의 단편 중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읽어보고 종교 문화가 깊이 내재해 있는 티베트인의 일상과 오늘날 티베트인들에게 들이닥친 삶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마니석’은 짧은 기도문이 새겨진 돌이나 석판을 말합니다. 이것을 새긴 후 쌓아두곤 합니다.—우리나라로 치면 성황당의 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마니석에는 관세음 보살이나 물고기(불교 8보 중 하나)가 새겨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대게는 육자진언이라고 하는 ‘옴마니파드메 훔’이라는 진언이 색색으로 예쁘게 새겨져 있습니다. 티베트어로 마니는 ‘보석, 지혜‘라는 의미입니다. 티베트인들이 자나 깨나 암송하는 ’옴마니 파드메 훔‘이라는 진언은 연꽃(관음보살) 위의 보석(마니주)라는 의미로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하고 싶다는 염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티베트에서는 진언을 반복해서 암송하면 깨달음과 공덕, 내세의 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합니다.

티베트인들의 마니석에 대한 경건함은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 잘 나타납니다. 이야기는 어느 아주 크고 둥근 달이 뜬, 달빛이 밝은 밤,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니석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에 르싸네가 귀를 기울이는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르싸네는 아내와 술친구 테엔젠, 마을 사람들에게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지만, 유일하게 마니석을 조각할 줄 아는 조각공 어르신이 며칠 전에 돌아가신 터라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르싸네가 절대 아무 때나 허투루 하지 않는다는 ‘맹세’까지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p. 16

르싸네는 간밤에 함께 집에 갔던 술친구 테엔젠이 인파 속에서 웃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그를 뚫어지게 노려봤다. 그제야 테엔젠의 얼굴에 있는 시퍼런 멍이 눈에 들어왔다.

(테엔젠은 간밤에 같이 술을 마신 르싸네가 자신을 때렸다고 의심하고 르싸네는 간밤의 일을 다 기억한다며 아니라고 한다. 그러자 테엔젠이 안 때렸다고 맹세를 하라고 한다. )

르싸네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는 눈을 감았다.

“맹세합니다!”

테엔젠은 시퍼렇게 멍든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알았어, 이제 믿을게. 길에서 자빠져서 어디 돌부리에 부딪쳤나 봐.”

르싸네는 테엔젠의 말은 듣지도 않고 옆에서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근데 다들 내 말을 안 믿잖아.”

테엔젠은 얼른 마을 사람들에게 르싸네를 두둔하며 말했다.

“르싸네는 평소 허투루 맹세하지 않아요. 맹세했다는 건 절대 거짓말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 다들 믿으세요.”

한국인들의 시선에서 보면 ‘맹세’까지 하느냐,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불교에서의 ‘맹세’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티베트인은 그들이 믿는 신이 항상 자신의 곁에 있다고 믿으며, 맹세를 하는 순간 신이 옆에서 그것을 듣고 있다가 모든 걸 기록한다고 합니다. 보통 맹세는 자신의 진심을 밝히고 싶을 때, 자신의 과실을 덮을 때 하게 되는데, 그 ‘맹세’는 그 맹세로 인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맹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업보를 받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맹세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며,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날 사람들은 쉽게 약속하고, 쉽게 그 약속을 어깁니다. 한입으로 두 말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며, ‘약속’이라는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불교문화가 깊숙이 깔려 있는 티베트인들은 자신이 내뱉은 말에 응당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집 전체에 걸쳐 이 ‘맹세’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누가 ‘맹세’를 하면 상대방은 그 말을 믿어줍니다.

P. 26

르싸네와 테엔젠은 마니석을 들고 활불이 계신 사원으로 들어갔다.

활불은 작은 체구지만 탄탄한 몸에 인자하고 선한 모습이었다. 저 멀리서 두 사람이 정문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두 분 술 끊으려고 오셨습니까?”

두 사람은 활불 앞으로 다가가 고두를 세 번 올리고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활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활불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부처님을 말합니다. 흔히 활불하면 달라이 라마만 떠올리는데, 티베트에서 활불은 달라이 라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활불은 티베트 불교의 모든 종파마다 존재하며, 모든 사원마다 존재합니다. 깨달음에 도달한 수행승은 모두 활불이라고 하며, 티베트인들에게 활불은 믿음직하고 존경의 대상입니다. 수시로 사원에 찾아오는 신자는 헤아릴 수 없으며 길거리에서 활불을 발견하면 바로 무릎을 꿇고 예를 표시합니다. 활불은 고상한 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티베트 사람들 곁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인자한 존재며, 티베트 사람들과 아무런 거리낌 없이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소통하는 존재입니다.

르싸네와 친구가 마니석을 보고 신기해 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많은 사람들이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르싸네가 마니석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맹세까지 했지만 믿지 않았던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P. 43

“술고래야. 아, 아니지. 르싸네야, 넌 정말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구나. 우리도 어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단다. 불연이 깊은 사람이 제일 먼저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리포첸께서 말씀하셨는데, 네가 공덕을 아주 많이 쌓은 모양이야.”

“다들 뭘 가지고 오셨어요?”

“별거 아니고 공양품이네. 먹거리와 마실 거리야. 다들 조각공 어르신께 성의 표시를 하고 싶어서 말이야.”

“린포첸께서 망혼이 마니석을 새기는 일은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하시더군. 우리도 이참에 덕 좀 보세나. 공덕 좀 쌓게 해주게.”

르싸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사람들은 벌써 마니퇴 쪽으로 몰려갔다. 마을 사람들은 가져온 음식들을 마니퇴 위에 올려놓고 허공을 보면서 말을 했다. 조각공 어르신 맛있게 드시라, 우리를 잘 보우해 달라는 그런 말들이었다.

사람들은 마니퇴 주변을 에워싸고 앉아서 육자진언을 읊으며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티베트인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바로 실천하는 자비와 보시입니다. 채소가 잘 자라지 않는 척박한 고원지대에 사는 티베트인은 육식을 하는 가난한 유목민족입니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어렵게 번 돈을 자신보다 못한 이들에게 보시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일을 미루지 않습니다. 늘 1마오짜리 화폐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원의 불상 앞에 놓고, 오체투지 하는 순례자에게 건네고, 또 걸인과 나눕니다. 티베트에서는 오체투지를 하는 순례자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오체는 이마, 양 팔꿈치, 무릎의 다섯 군데를 말하는 것으로, 오체 투지는 이 다섯 부위를 땅에 내던짐으로써 몸을 땅에 온전히 일치시키는 행위입니다. 이 행위는 부처의 가르침에 대한 지극한 공경을 나타내며, 몸을 엎드리고 낮추어 땅에 맞닿게 함으로써 중생이 빠지기 쉬운 교만심을 꺾고 고행을 통해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행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몇 달 동안 진행되기도 하는 멀고 험한 고행의 과정이기 때문에 간혹 수행 도중 목숨을 잃기도 하며, 가족, 친지, 이웃과 수레에 일용품을 실고 함께 수행하기도 합니다. 티베트인들은 수행길 위에서 맞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여기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런 길 위의 수행자들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그 수행자들에게 보시하여 공덕을 쌓기도 합니다. 수행자들의 최종 여정은 티베트 최대 도시이자 수도인 라싸(포탈라궁)입니다. 포탈라궁에는 어떤 기둥에는 천이 둘러져 있는데요, 오체투지를 하며 올라오는 사람 중 도중에 죽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이를 뽑아서 이 기둥에 박아두기 때문입니다. 비록 육체는 오지 못했지만 혼이라도 여기에서 머물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보시는 부처님의 자비를 주고받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티베트사람들의 생활화된 자비와 보시는 그들의 생사관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금생의 선행이 내생의 공덕이 된다’는 불교적 생사관은 자연의 이치를 담고 있으며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의 인과관계는 누구나 아는 진리이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을 알기에, 티베트인들을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그래서 티베트인의 불교는 단순이 국교로 정해진 종교가 아니라 당연히 믿고 몸소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P.50

가끔 달이 아주 크고 아주 둥글고 유달리 밝게 빛나는 어두운 밤에, 르싸네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올 때면, 이따금 저 멀리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한 울림이었다.

이 부분은 소설의 마지막인데요, 티베트인들에게 마니석을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는 진짜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니석을 만드는 작업을 공덕을 쌓기 위한, 일종의 기도라고 여기는 티베트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편안하고 익숙한 ‘민요’처럼 고요하고 가슴을 울리는 그런 소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원래 제목을 직역하면 ‘마니석을 조용하게 두드리다’인데요, 작가는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의 생활과는 달리, 어떻게 보면 느린 삶의 모습이지만 조용한 가운데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마니석을 조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티베트 사람들의 실제 생활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질문과 답변 )

1.

청중 1: 책에서 여성 인물들이 독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용우파엔, 돌마’ 등 여성들이 자기 욕망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았어요. 이것이 원래 티베트 여성들의 특징인지, 의도된 여성상인지 궁금해요.

김미헌 번역가(이하 김): 여성의 욕망이 잘 드러났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용우파엔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자 9명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이유로 9명과 헤어집니다. 그러나 결국 상처받은 건 남자가 아니라 용우파엔이었습니다.

사실 장족은 모계 사회입니다. 남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자가 여러 남자와 교제를 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여자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 하얀 천막에 들어가고, 남자가 아무나 수시로 와서 관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여자는 출산을 할 때까지 나오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과 관계를 맺었던 남자 중 한 명을 택해서 평생 살게 됩니다. 이후에 남자가 죽거나 하면 그 형제와 같이 살기도 하지요.

그래서 모계 사회이지만 상처받고,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고스란히 여자의 몫이라고 느껴졌고, 작가가 티베트의 그런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청중 2: ‘낯선 사람’에서 21명의 돌마가 나타나는데, 낯선 사람은 결국 1명의 돌마와 마을을 떠납니다. 돌마가 부처의 배우자라고 하던데, 낯선 사람이 그럼 배우자를 찾으러 온 건가요?

김: 티베트에서는 여자인 경우 다 돌마라고 칭합니다. 낯선 사람에서 돈을 많이 가진 도시인이 마을에 와서 돌마를 한 명 데리고 떠나가는데요, 제 생각에는 티베트 변방의 마을에 찾아온 외지인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조용한 티베트 마을에 나타는 외지인 말이죠.

청중 2: 그런 부분이 독자에게 많은 해석을 남기는 것 같기도 해요.

김: 페마체덴의 영화를 보면 예술성을 강조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요. 페마체덴의 이러한 성향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면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으니 그렇게까지 입장을 뚜렷이 표현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청중 2: 상징성이 풍부한 작품인 것 같아요. 찾으면 찾을수록 너무 많은 상징성에 피곤했어요. (웃음)

김: 제가 친절하지 않은 역자일 수도 있는데, 저자 자체가 해설을 많이 하지 않았으니, 역자로서 저자의 의도를 최대한 전달하는 게 역자의 역할이라고 생각되어 그대로 놔두었습니다.

 

3.

청중 3: 책에 실린 10편 중 판타지성이 강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그중에 티베트의 설화나 구전 이야기가 섞인 것이 있나요?

김: 이 책 중에서는 실제로 섞인 부분은 없어요. 하지만 페마체덴은 티베트 설화를 중국어로 번역하기도 해서, 설화에 관심이 많은 인물인 것은 분명해요. 그리고 한국인인 저희가 이 책을 읽었을 땐 분명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티베트인들의 생활에서는 판타지가 아닌 정말 실재하는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이 소설은 '실재하는 판타지'로 읽힐 수 있겠네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 싸인 중인 김미헌 번역가님♡

김미헌 번역가는 평소 영화 번역을 주로 하셨는데, 이 책을 번역하게 된 날, 온 하늘의 별이 본인에게 쏟아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기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산지니 출판사에게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저희가 더 감사합니다. ^^)

아무래도 해외 문학 작품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와 사고를 이해하고 읽어야 더 사고의 깊이가 넓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강연을 들으면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훨씬 더 이해하게 된 기분이었답니다. 낯설지만 가까운 티베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티베트를 이해할 수 있는 소설,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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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개 편집자입니다.

11월 달력을 넘기기 직전인 오늘입니다!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_임성원 편

포스팅을 11월이 가기 전에 할 수 있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가뿐한 마음으로 12월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한 금요일이네요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저자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과 함께 했습니다. 이 책의 앞표지에는 '지금 여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곳에서 로컬미학을 생각하다'라는 카피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하는 산지니와도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날은 많은 손님들이 오실 예정이라, 평소와 다르게 의자까지 대여를 했답니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책도 예쁘게 진열하고

산지니x공간을 찾을 독자분들을 기다립니다.

 

일찍 오신 분들은 이렇게 저자에게 사인을 받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답니다.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저자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

 

이날의 행사를 꾸며주신 분들입니다.

사회에는 해양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이신 구모룡 교수님,

토론에는 황현일 기장군보 편집장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두 분 덕분에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구모룡 교수님, 임성원 저자, 황현일 기장군보 편집장

 

북토크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살짝 들려드릴게요 :)

구모룡_

학교의 사서 선생님들과 미포, 청사포를 갔어요. 이 분들이 부산에 산 지가 몇 십년인데, 부산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 하시더라고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어디 가봤노물어보면, 강의실, 도서관... 졸업할 때까지 몇 군데 밖에 없어요.

그만큼 도시에 살면서 추상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자기가 발 딛고 있는 로컬을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면 책임의식이 커지고 거기서부터 실천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받고 너무 재미있어서 안 놓치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고, 좋은 책이었습니다.

임성원_

분권은 중앙에 빼앗겨 있는 우리의 권리를 찾아오는 복권이라고 생각합니. 권리를 찾아오는 것뿐 아니라 로컬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치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한자로 말하면 줄탁동시(啐啄同時)같이, 병아리는 알 안에서 깨고, 어미닭이 밖에서 알을 깨듯이 해야 제대로 된 자치분권이 온다고 생각합니 

자치분권 시대는 우리가 아직 닿지 못한 미답의 경지라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노력해가면서 작은 성과라도 같이 공유하면서 나가면 좋은 자치분권이 올 것입니다.

임성원_

미美 라는 것을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학에서 미는 아름다움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야, 이거 예술이다.' 하는 것을 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미학에 미라는 것은 감성적 인식의 완전성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세계미학이나 한국미학이 부산과는 잘 안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산미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지방과는 다른 부산만의 무엇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자연과 사람과 역사와의 관계성의 총화가 로컬리티다라는 생각으로 부산 사람들의 미의식을 찾아보자라고 했던 겁니다.

 

황현일_

이 책에서는 기장의 미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기장사람하면 변방과 경계에서 길러진 저항성, 역동성, 민중 특유의 실질성, 개방성을 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질문을 드리자면, 기장 사람들의 특성 중 저항성이 강해서 그것이 오히려 기장 외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배타적인 기질이 많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 기장에 정관 신도시가 들어섰고, 기장에 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계획 중에 있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외지인이 들어와 터를 잡고 살 때 이들이 잘 정착하여 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임성원_

미학이 신도시 문제까지 해결해줄 수는 없습니다. (웃음)

그래도 답변을 드리자면, 기장이 부산쪽 빨치산 운동의 본거지입니다. 달음산부터 영남알프스 올라가는 천성산까지. 빨치산 루트입니다.

기장이 특히 김일성 대학 초대 총장 김두봉이라든지,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영남의 마지막 여성 빨치산도 기장 출신입니다.

과거에 워낙 왜구의 침입에 많이 시달리는 지역이다 보니, 의병운동이 발달한 곳이 기장입니다.

 

기장 사람들이 굉장히 저항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저항적이라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텃세로 나타난다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존의 주민들과 외지인들을 융합하느냐가 가장 포인트이겠죠. 지방도시가 자치분권 도시가 되려면, 절대로 외지인들을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민관이 함께 찾아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축하 무대도 마련되었습니다.

차재근(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님께서 멋진 노래를 들려주셨고,

고충진 기타리스트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

강주미(춤패바람 대표) 님의 아름다운 한국무용으로 책의 출간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저도 그 순간만큼은 (회사에 있다는 생각을 잊고) 이 무대에 빠져들었답니다.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님. 짧지만 강렬하고, 신명나는 소리에 절로 어깨가 들썩였습니다^^

고충진 기타리스트의 감미로운 클래식 기타 연주에 모두가 숨죽이고 감상했습니다.

춤패바람 대표 강주미 무용가의 무대는 어떤 북토크에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빌려온 의자도 모두 가득 매워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로컬에 발 딛고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자치분권 시대의 언론미학>을 추천합니다.

더이상 저~기 중앙 눈치보지 않고,

'로컬'에 산다는 것만으로 당당하고 자부심을 느끼시길! 바라봅니다^^

 

 

103회 저자와의 만남은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을 출간한

구모룡 교수님 북토크로 진행됩니다.

산지니 송년회로 함께 하니 많은 분들의 관심 기대할게요:)

 ☞행사 안내 포스팅 바로보기

 

12월에 만나요~~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 10점
임성원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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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 작가님과의 만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아네테 훅 작가는 작년에 장편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한국에 출간된 후

서울작가축제, 부산 이터널저니에서 강연 등 한국에 방문했는데요,

↓ 지난 방문 후기 바로 가기! ↓

 

아네테 훅 작가의 서울작가축제 후기!   작가님이 보낸 새해 메시지?

 

그날 이후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는 아네테 훅 작가님! 그래서일까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에독자님들과 만날 예정이랍니다.

부산에서는 11월 29일 금요일! 4시에 주한독일문화원 부산 분원에서 작은 낭독회 &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열었습니다.

깊어가는 늦가을에, 문학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작은 낭독회가 끝난 후 작가님에게 질문할  수 있는 대화 시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goethebusan/

 

지금 바로 위 링크에서 작가님께 궁금한 점을 댓글로 남기고

행사 당일 소정의 기념품을 받아보세요.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빌헬름텔 인 마닐라

아테네 훅 지음·서요성 옮김|산지니|264쪽

아네테 훅은 스위스 연방문화재청이 수여하는 스위스 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어권 문학의 떠오르는 소설가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공부하면서 글쓰는 이의 존재 의식과 언어의 힘을 배웠다. 세 번째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지금까지 작가가 품어온 세계와 의식들이 폭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필리핀의 실존 인물이자 국가적 영웅으로 언급되는 호세 리살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풍부한 비유와 암시, 환상적 전개 등이 인상적이 작품이다. 실제 호세 리살은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빌헬름 텔>을 따갈로그어(마닐라의 토착어)로 번역했고, 그 작품은 필리핀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독립을 이끈 전설 속의 인물 빌헬름 텔과 그를 소재로 한 희곡 『빌헬름 텔』, 그리고 작품을 번역해 고국의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호세 리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이 세상을 향해 쏘는 붉은 화살과 같은 힘이 아니었을까?

 

 

아네테 훅(Annette Hug)

 

아네테 훅은 197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취리히 대학에서 역사학을, 마닐라의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전공했다. 귀국한 뒤로 대학강사와 노동조합 비서로 활동하면서 수필집, 단편소설, 세 편의 장편소설을 써냈다. 그는 세 번째 장편소설인『빌헬름 텔 인 마닐라 Wilhelm Tell in Manila』를 통해 필리핀 사람들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를 사랑하게 되었고,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서 모국의 모습을 상상했다. 본 소설은 저자에게 자유 문필가로서의 존재의식을 심어주었고, 2017년 스위스 연방문화부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같은 해 상하이에서 두 달간 체류하는 동안 동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다른 공간에서 세상을 사고하는 방법을 깊이 배웠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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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달이 아주 크고 아주 둥글고 유달리 밝게 빛나는 어두운 밤에,

르싸네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올 때면,

따금 저 멀리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한 울림이었다.”

 

 

티베트 작가 페마체덴의 소설 『마니석, 고요한 울림』.

작가는 그 속에서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오늘날 티베트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잔잔하게 그려냈습니다.

 

이번 북토크는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한국에 소개한 김미헌 역자와 함께,

품 속에 있는 티베트인의 삶과 죽음, 종교와 일상을 나누려 합니다.

 

낯설지만 매력적인 티베트 문학을 번역자와 함께 알아가는 시간,

티베트의 문화를 소설의 내용과 함께 엿볼 수 있는 시간을 함께할

독자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일시: 11월 18일(월) 저녁 7시 ~ 8시 반

 

*장소: 책방 밭개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37번길 26)

 

*신청 방법
책방 밭개 인스타(@narlrlrlr)나 블로그에서 신청 (최대 15명)

 

*참가비용
참가비 10,000원 (현장 지불) or
책방 밭개에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 도서 구매 + 참가비 5,000원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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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산지니의 따끈따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부산일보 논설위원이신 임성원 기자의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입니다.

'자치분권'과 '로컬' 그리고 '미학'.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나고 자란 고향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저자가 바라본 로컬의 미학.

그리고 언론인의 눈으로 바라본 자치분권의 문제.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11월 8일 금요일, 저녁 7시

해운대 센텀시티 산지니x공간

사회: 구모룡 문학평론가

토론: 황 구 기장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그리고 특별히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樂, 歌, 舞가 함께 하는 다채로운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기대할게요^^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1208-2 | 센텀스카이비즈
도움말 Daum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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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에 열린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5회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다섯 번째 시간에는 안지숙 소설가를 모셨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함께 보시죠.

 

월문비 5회 주인공, 안지숙 소설가

 

안지숙 소설가는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랫동안 문화기획사에서 일하며 여러 책을 집필했고, 실제 생존자와 사망자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기록 『1995년 서울, 삼풍』을 공저했습니다. 한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을 내었습니다.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2016)은 등단작인 「바리의 세월」(2005)을 위시한 7편의 소설을 담습니다. 올여름 간행한 『데린쿠유』는 단편집을 묶은 뒤 채 3년이 되지 않아 발간한 장편입니다. 등단 15년에 비춰 과작이지만 작품에 내재한 문제의식이 적지 않습니다.

 

 

구모룡 평론가는 오늘 행사의 제목을 ‘소설과 타자의 고통’으로 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구모룡 평론가: 다른 이의 고통을 우리는 쉽게 말할 수 없고, 고통은 그것을 겪는 사람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지숙 작가의 작품들에서는 고통을 겪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그 시선은 그 고통을 겪는 이처럼 명확하고 따스합니다. 그래서 오늘 자리가 작품 속 인물의 고통을 보며, 타자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안지숙 소설가의 작품에 있는 가족과 여성 서사에 대한 특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공식 문단에 내민 첫 소설인 「바리의 세월」은 고난으로 점철한 한 여성의 이야기(장편으로 가능한 내용을 담는다)이다. 처음부터 가족과 여성 서사라는 데서 출발한다. 가족 플롯은 서사의 근본 플롯(master plot)이다. 가족관계는 사람들의 출생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원이자 사회적 관계와 상호 결정한다. 가부장제가 여성에 가하는 억압과 폭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속적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변화가 또한 노년의 소외를 유발한다. (...) 누가 어떻게 여성의 상처와 고통을 말하는가? 아니 상처와 고통을 말할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인가? 우리는 타자의 상처와 고통을 말할 수 있는가? 이러한 의문을 던지게 된다."

 

신작 『데린쿠유』에 있는 타자의 고통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습니다. 안지숙 소설가의 소설 속에서는 ‘고통’이 등장하지만, 그것의 끝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삶은 폐허 같아도 푸른빛이 비춰준다고 말입니다.

『데린쿠유』의 묘미는 주인공이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다. “세라”가 보이는 사랑법(선물)과 “정찬우”와의 신체 접촉 등도 이러한 과정에 속하고 아버지 “경술”의 발언과 태도가 어떤 기미를 제공한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욕심으로 살아지는 무가치하고 무해한 삶, 그런 삶이 줄 수 있는 단순명료한 일상”을 추구해온 “현수”의 의식은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마침내 어머니 “복임”이 진실을 알고 있다는 데에 이르면서 그는 “상처의 중심부”, 슬픔의 기원에 다다른다. “복임”과의 화해가 가능한 대목이다. 친부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고 양모인 “복임”을 이해한다. “다솜”과 더불어 그는 지하도시에서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 그것은 “그 모든 것들이 흘러가는 통로를 따라 검푸른 빛의 물결”이 흐르는 현상과 같다. 상처의 기원을 앎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고 치유의 가능성을 얻는다. 소설의 결말은 낙관적 전망으로 열려있다.

 

장편소설 『데린쿠유』와 단편집『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평론가의 발제 시간이 끝나고, 소설가와 청중과의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자: 이번 신작 『데린쿠유』를 읽으면서, 작품이 물 흐르듯이 읽히고, 또한 작가의 자전적 부분이 녹아 있으니까 더욱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장편 소설이다 보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현수의 여자친구 다솜의 가족 문제라든지, 철공소의 다른 인물들을 확장해서 이야기했으면 어떨까?’라는 점입니다. 그러면 소설 전체의 스케일이 좀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질문자2: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초반에는 철공소 내의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중반 이후로 그 인물의 등장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솜과의 친밀성은 소설 끝으로 갈수고 점점 강화되는데, 이 부분이 조금 더 중요한 스토리 라인이 되면 좋지 않았을까요?

 

안지숙 소설가: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데린쿠유』에서 철공소(철학공작소)의 등장은 주인공 현수의 공간이 필요해서 였다는 게 1차입니다. 또한 철공소 내의 인물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 비정규직 정도의 사회적 위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수는 그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지요. 그러나 그나마 철공소는 하나의 유사 가족의 역할을 하며, 위안도 주고, 다솜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런 현수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도구로써, 장소를 설정했습니다.

또한 철공소 내 인물들에게 진짜 이름을 부여하지 않고 웹툰, 장편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인물들이 작품 내에서 활약을 크게 하지 않을 것이며, 하나의 덩어리로서 활동할 것임을,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현수와 관계를 맺을 것인지 드러내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이들에게 행동, 얼굴, 스토리 라인을 주게 되면 이 소설에서 써나가려고 했던 것이 엉클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아쉽지만, 그 정도에서 그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모룡 평론가: 장편 『데린쿠유』의 모티프들을 보면 이전 구상들을 최대한 집약하였다는 판단이 듭니다. 이 점에서 앞으로의 작업이 궁금합니다. 어떤 소설을 쓰고 계신가요?

안지숙 소설가: 집약했다는 생각은 못 했는데, 오늘 이야기 나누어보니까 저도 그런 것 같네요. 사실 발표한 두 도서는 자전적인 이야기가 투영되어 있어요.

첫 단편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속 「청게」에서도 마지막에 다 삼키고 바다로 가면서 저에게서 한 단계 벗어나는 제 모습을 보았고, 이번 『데린쿠유』를 집필하고 나서는 아예 졸업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현수가 저의 모습이고, 세라도 저의 모습이고, 저를 투영시켜서 두 사람을 만나게 했어요. 구모룡 선생님도 자전적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저’에게서 졸업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자전적 이야기를 소설에 녹이는 것이 어떻게 생각될진 모르겠지만, 이 소재를 꼭 쓰고 싶었습니다. 또 나의 어린 현수에게도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우물 속에 숨어있었던 네가 나쁜 게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이제 원 없이 썼기 때문에, 두 소설은 끝으로 자전적 이야기는 졸업하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집필 방향에 대해 말하자면, 써둔 소설 한 편이 있는데요, VR게임을 소재로 해서 가상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이에요. 우리는 지금 어쩌면 현실보다 가상공간에 더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이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어서 VR게임을 소재로 소설을 썼습니다.

 

참석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저 역시 『데린쿠유』를 비롯해서 소설가가 작품 속 인물들의 역할이나 비중, 스토리 라인을 정할 때 어떤 고려사항이 있는지 궁금했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 소설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며 조금이나마 그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안지숙 작가님의 소설을 보며 정말 젊은 감각으로 집필하는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셔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2020년, 새해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  여러분 모두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데린쿠유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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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부쩍 추워졌네요...

아침 출근길에는 차가운 공기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왠지 이런 날씨가 문학과 비평을 이야기하기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어느덧 다섯 번째를 맞은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0월에는 안지숙 소설가를 모시고

'소설과 타자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산지니x공간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할거니깐요,

부담 없이 참석하셔도 됩니다. 책을 안 읽고 오셔도 되고요... 읽고 오시면 더 좋고요^^

 

 

안지숙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오랫동안 문화기획사에서 일하며 여러 책을 집필했고, 실제 생존자와 사망자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기록 『1995년 서울, 삼풍』을 공저했다. 비정규직 인생으로 살아온 애환을 담은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과 『데린쿠유』를 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읽고 생각하고 쓸 예정이다.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시인의 공책』, 『폐허의 푸른빛』,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데린쿠유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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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자본에 맞서 지역 상권을 지킨 중소상공인살리기운동 13년의 기록이 담긴

<골목상인 분투기>의 출간기념회가 10월 5일 부산 KB아트홀에서 열렸습니다.

그날의 후기를 사진과 함께 전해드릴게요

 

토요일 오후, 상인 분들은 참 바쁠 시간이죠?

그럼에도 <골목상인 분투기>의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서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행사장도 멋진 배너와 함께 꾸며 놓으셨어요.

 

책 표지를 이용해서 예쁘게 초대장을 만드셨네요.

 

<골목상인 분투기> 출간기념회는 다양한 순서로 구성이 되었어요.

사회는 부산mbc의 김동현 아나운서가 맡아주셨네요.

다채로운 구성을 보니 행사가 기대가 됩니다.

 

로비 한 켠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준비를 정말 많이 하셔서 여기저기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이정식 선생님도 찾아 오신 분들께 사인도 하시고, 사진 찍어 주시느라 가장 바쁘셨어요~ 

 

포토존을 배경으로 하니 <골목상인 분투기>가 더욱 빛이 납니다.

 

출간기념회에 오신 분들을 위해 준비된 <골목상인 분투기>입니다.

많은 분들의 손에 들려 저자의 이야기와 마음,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장에서 구매하신 책은 이렇게 예쁜 종이백에 넣어주셨답니다.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서, 저도 하나 특별히 부탁해서 받아왔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기다리는 동안에 로비에 꾸며진 사진전을 구경했습니다.

책에 담긴 이정식 저자의 상인운동 기록이 사진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상인들의 애씀과 절박함이 사진에서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골목상인 분투기> 출간기념회는 북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진행 되었어요.

북콘서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음악이 함께 했습니다.

특별히 중소상공인살리기 협회의 회원이시면서 가수로도 활동하고 계신 분의 공연으로

행사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책의 출간을 축하해 주시 위해서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이 책에 추천사를 써주신 김영춘 국회의원도 오셨고요.

"상인들은 시간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직원을 쓰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자리를 지키며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상인운동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이 일은 부산에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것을 10년 이상 끌어온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_김영춘 국회의원 축사 중

 

<골목상인 분투기>의 저자 이정식 선생님의 인사말도 있었습니다.

"노동자 운동은 기록이 남아 있는데, 상인들의 운동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제가 기록을 남겨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으로 쓰기 부끄러운 무너진 저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책이 나오고 일주일간은 들떠있는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은 부끄러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합니다."

 

행사에는 <골목상인 분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글로만 만났던 분들을 실제로 뵙고 이야기를 들으니 더 생생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들 입담이 뛰어나시더라고요^^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글에 등장하는 한양스토아의 김영태 사장님도 무대로 나오셔서 평소 이정식 회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밝혀주어 사회자가 말리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습니다. ㅎㅎ

 

 

이정식 저자의 20년 지기 친구인 박후병 사장님도 '내가 본 이정식을 말한다' 코너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골목상인 분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정책' 문제입니다. 상인들이 처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의 정치 참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저자께서는 참 조심스러워 하셨지만, 상인 또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신규철 (사)전국중소유통협회 상임이사, 김진철 전 서울시의원,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의 패널 분들이 '상인과 정치 그리고 정책'이라는 코너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축하 케이크가 등장을 했습니다.

정말 남다른 비주얼의 케이크에 모인 사람들이 다들 놀랐답니다.

상인운동이라는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이정식 선생님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행사였습니다!

 

케이크는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건지는 한번 여쭤봐야 겠어요. ㅎㅎ

평생에 다시 보기 힘든 케이크일 것 같아요.

 

<골목상인 분투기> 작업을 하며 만났던 이정식 저자는 진심이 가득한 분이었어요. 그런 저자의 진심이 13년의 상인운동 기록을 담은 책에도 잘 담겨 있습니다.

선생님은 너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이 많이 담긴 것 같다며 걱정을 하시지만, 꾸밈 없이 솔직하게 담아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역경제, 골목상권, 동네상권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될 듯합니다. 정답이란 건 없겠지만, 어느 누구하나, 특히 힘 없는 우리 이웃들이 억울한 눈물을 흘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골목상인 분투기> 출간기념회 후기는 여기까지 전해드릴게요~

 

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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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9.10.24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토존이 있는 출판기념회 현장은 처음 봐요^^
    축하케익도 정말 인상적이네요.

  2. 이정식 2019.10.24 1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출판사 산지니 강편집자님의 정성어린 출간기념회 후기에
    감사드려요. 한컷, 한컷 사진에 담은 꼼꼼한 내용을 보니
    그날의 감동이 밀려오네요.
    감사합니다.~~

    • 강나래 2019.10.25 0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정식 선생님, 책 쓰신다고 고생 많으셨어요~
      상인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랍니다!!!

 

 

뜨거웠던 여름, 한 템포 쉬어갔던 '월문비'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느새 선선해진 바람과 함께 '4회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열렸습니다.

이번에 모신 작가는 신정민 시인입니다.

 

 

 

 

 

신정민 시인은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그동안 다섯 권의 시집을 발간하였습니다.

『꽃들이 딸꾹』(2008), 『뱀이 된 피아노』(2012), 『티벳 만행』(2012),

『나이지리아 모자』(2015), 『저녁은 안녕이란 인사를 하지 않는다』(2019).

그중 『나이지리아 모자』는 산지니에서 출간된 작품입니다^^

 

 

 

 

신정민 시인은 『티벳 만행』에 기재된 이력에서 "제주 올레 걷기, 부산에서 서울까지의 국토순례, 산티아고 순례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 티벳과 호도협 트래킹 등

여행을 통한 체험의 기억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밝힙니다.

 낯선 곳에서의 걷기가 시인의 작품 활동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신정민의 시편에서 여행은 앞서 『티벳 만행』이 말하듯이 늘 주요한 시적 제제이다. 이와 더불어 회화와 영화와 책에서 시를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시적 경향을 회화적이거나 서술적으로 만든다. 여행을 통하여 만난 사물과 사람들의 이야기, 일상과 생활 속의 사물과 삶, 그림과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 책 속의 이야기는 모두 시인의 의식이 가닿는 외부와 타자이다." _구모룡 평론가 발제문 중에서

 

 

 

 

 

좋은 시 보면, 볼 때마다 기가 죽어요.

나는 왜 이 모양인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고민이 시작되는 거죠.
그런데 집에서 살림하다 보면 고민이 진전이 안 돼요.
살림도 잘해야 하고, 교회도 잘 가야 되고...

다 하다 보면 고민을 할 시간이 없는 거예요.
사실은 걷기는 핑계였고요.
온전히 혼자서 걷고,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어버리고, 잊어버리면 말고.

이런 식이었던 것 같아요.
암벽 타고 복싱하고, 걷고... 이런 건 전부 시를 위해서였어요.
깜냥의 시가 저에게는 기도였어요.

_독자의 질문 "시를 쓰고 걸으시나요, 걷고 시를 쓰시나요"에 대한 시인의 답변

 

 

 

시인은 우리가 흘려보내는 일상을 붙잡고, 거기서 시어를 뽑아내는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해요.

우리도 시인의 눈으로 주변을 바라본다면 매일 같은 일상이지만,

조금은 특별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은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산지니x공간'에서 열립니다.

10월에는 『데린쿠유』의 안지숙 작가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많은 기대와 참석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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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일기 여행을 번역한 김창호 역자

 


안녕하세요. 와이 편집자입니다.

이번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일기 여행을 번역한 김창호 역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저술만큼 번역도 중요해졌지요. 이날 책을 번역한 이유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분이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이 책을 번역한 김창호 역자에게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대학교 입시 부정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영문학과 교수에 해직되었고 17년 동안 눈물겨운 복직 투쟁을 해야 했습니다.  복직 투쟁을 하는 동안,  일기 여행』을 쓴 말린 쉬위의 일기 수업을 듣고 감명받아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2003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 년 동안 머무를 때,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글쓰기 센터에서 이 책의 저자 말린 쉬위를 만났다. 일기 쓰기 과정에 등록하여 말린의 지도를 받는 첫날, 우리 모두는 무슨 연유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각자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해직 교수 생활 15년이 되는 때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토로하게 되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나는 개인적인 문제를 포함하여 모든 현상을 외부적 관계로 바라보고 글을 작성하였는데, 지금부터 내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고 싶다.”라고 말할 때, 흐르는 눈물을 나는 의식하지 못했다. 서른여덟 살에 해직이 되어 쉰두 살 중년이 되었으니, 팔팔한 젊은 시절을 실업자 생활로 가득 채운 나의 감회는 대중 앞에서 난생처음 눈물로 나타났다._ 본문 459


이날 역자는 강연 전해금 공연을 선보였습는데요. 이렇게 가까이서 해금 소리를 듣다니요해금 모양이 사람의 성대와 비슷해 사람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는 악기라고 합니다손으로 줄을 주물러서 소리를 내는 악기라 연주자에 따라 음이 많이 달라진다고 하네요.



해금으로 <고향 생각>, <섬집 아기>, <홀로 아리랑>, <Amazing Grace(어메이징 그레이스)> 등을 연주했습니다. 두 다리를 모으고 온 마음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역자의 연주가 솔직하고 간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오신 분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 음악으로 마음을 나누는 순간이었습니다.



재미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역자가 사는 곳은 청도, 소나무 숲속 마을입니다. 어느 날 자려고 누었는데 창밖에서 노인들 목소리가 들렸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술을 먹으면서 한탄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는데요. 알고 보니 부처, 예수, 공자, 소크라테스였다고 합니다.

자기들의 인생을 두고 인간들이 왈가불가하는 것을 두고 노인들은 인생을 잘못 산 것 같다고 한탄했다고 합니다. 이때 역자는, “형님들, 일기 안 썼죠?” 하며 일기를 썼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꿈을 꿨다고 합니다.

재치 있는 역자의 이야기에 실제로 있었던 일로 속을 뻔했답니다. 만약 그들이 일기를 썼다면, 우리는 그들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평가를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에는 저자의 오랜 해직 투쟁 생활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17년 해직 기간 동안 세상은 남성 중심 사회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하네요. 해직 투쟁을 하는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니,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해직됐을 당시 권력의 구조가 어디로 갔는지 살펴보게 되었고, 세상 밖에서 울지 못한 남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하네요. 역자는 남성 개인을 공격하기보다는 구조와 제도에 대해 비판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역자는 해직 투쟁하는 동안, 캐나다에 가게 되었을 때, 이 책을 쓴 말린 쉬위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면서 8주 동안 일기를 쓰고, 발표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발표를 하는 방식이었다고 해요. 작가는 이때 두 개의 일기를 발표했고 그중 어머니가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에 대해 쓴 일기를 읽었다고 합니다

수술할 때,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손바닥만 한 자궁을 보면서 통곡했다고 하네요
자궁은 우리의 근원이고 태초이죠.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책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으로 일기의 내면세계를 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역자와 작가의 설전입니다. 역자가 보기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서양 중심주의 관점이 될 수 있고, 철 지난 분석일 수 있고, 개인을 편집증 환자로 몰아갈 수도 있는데요. 역자는 저자에게 정신분석이 일기 쓰기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고, 저자는 자신을 정확하게 알아가는 한 가지 방편에 불과하다고 답했습니다.

역자는 일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 책을 번역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두터운 분량이었지만 역자의 강렬한 바람으로 이 책이 출간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외부와의 관계 속에서도 규정하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오게 된 것도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어다보는 과정이 생략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머니의 자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고 대지의 어머니를 바탕에 두고 남성이 폭력과 제도를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내면으로 들어가서 일기 쓰기를 시작합시다. 직선적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나 나와 진실로 만날 수 있는 백지화로 만납시다.”

 

덧: 책을 만드는 동안 언제나 배려 깊게 편집자의 안부를 물어 주셔서 힘겨울 때 순간 힘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끔은 말 한마디에 기운이 불쑥 나기도 하니까요^^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번역해주세요.


일기 여행 - 10점
말린 쉬위 지음, 김창호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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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개 2019.09.24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에 소홀해 지는 것 같아요. 매일..은 아니더라도, 짧게나마 하루를 정리하는 문장을 써봐야겠습니다.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19.09.24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정말 매일은 아니더라도^^

9월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이번 여름은 다들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남은 2019년도 끝까지 달려갈 힘을 얻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셨기를 바래요.

 

무더운 여름, 잠깐 쉬어갔던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가을바람과 함께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제4회 월문비에는 신정민 시인을 모시고,

시인의 작품세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신정민 시인

1961년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다.
2003년 <부산일보>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꽃들이 딸꾹> <뱀이 된 피아노> <티벳 만행> <나이지리아의 모자> <저녁은 안녕이란 인사를 하지 않는다>를 썼다.

 

구모룡 평론가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참석 기다릴게요^ ^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나이지리아의 모자 - 10점
신정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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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태풍이 온다고 하네요.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래요.


10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일기 여행』의 김창호 역자와 만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시: 2019년 9월 18일(수) 저녁 7시

공연: 김창호 역자의 해금 연주가 있습니다.

장소: 산지니x공간


부담없이 놀러 오세요:)



일기 여행 - 10점
말린 쉬위 지음, 김창호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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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구는 2019.09.17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산지니는 출판도시 인문학당 2019년 하반기 첫 번째 행사로, 820일 저녁 7시 산지니X공간에서 해양사의 명장면의 저자이신 부경대 사학과 조세현 교수님을 모시고 강연을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먼저 책을 출간하기까지 많이 힘써주신 산지니 출판사의 대표님, 편집자님들, <국제신문>의 조봉권 기자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다음으로 함께 이 작품을 집필하신 다른 교수님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해양사의 명장면』 집필에는 근세 동아시아사, 해양사를 전공하신 김문기 교수님, 서양 근현대사를 전공하신 박원용 교수님, 일본사를 전공하신 박화진 교수님, 조선시대사를 전공하신 신명호 교수님, 한국 고대사를 전공하신 이근우 교수님, 중국 근현대사와 해양사를 전공하신 조세현 교수님께서 참여하셨습니다여섯 분 교수님들께서는 전공에 관련된 내용 뿐만 아니라 더 넓은 부분을 다루시려 많은 연구를 진행하셨다고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으면서도 전문적인 내용들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조세현 교수님께서는 가장 재미있는 내용으로 장더이의 세계 일주를 뽑아 설명해 주셨습니다.

  장더이는 초기 세 번의 해외 사절단에 모두 참가하여 중국인 최초로 세계 일주한 사람입니다. 그는 평생 동안 여덟 번의 해외여행을 통해 여덟 권의 여행기를 남겼는데 증기기관, 수에즈 운하, 선상 문화 등 새로운 문물을 마주하게 된 장더이의 충격과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고 합니다.

 

  중국 중심적 세계관에 익숙했던 이들에게 오랑캐의 신문명을 받아들이는 데는 심리적 갈등과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야말로 견강부회의 모습을 보였지만 장더이의 여행기는 근대의 출발을 알리는 문명사적 발견이라는 평가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조세현 교수님께서는 장더이가 수행한 벌링게임 사절단과 일본의 이와쿠라 사절단을 비교 연구하는 과제를 진행 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질문 시간을 가졌습니다.

 

Q. 장더이가 수에즈운하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중국도 대규모 공사를 하는 일이 없지 않았는데 장더이는 무엇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을까요? 그것이 바다와 바다를 연결하는 공사가 아니었고 기술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A. 그건 꼭 장더이만의 충격도 아니었습니다. 장더이 이후의 여행기에도 전조등을 사용해 수십 리까지 보였다는 등 비슷한 모습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운하가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과 건축공법에 대한 이야기들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양 문명에 관한 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주 다녀오다 보면 또 이러한 모습은 점점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Q. 교수님께서 중국과 일본을 비교해서 연구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이 저도 참 궁금합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에 가서 문화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중국도 그런 식으로 분명히 서양을 접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것은 청일 전쟁의 패배로 연결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비교해서 본다면 정말 재미있는 연구가 되지 않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A. 일본이 근대화에 훨씬 앞서고 중국이 뒤처졌다는 편견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파고들다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해국 건설의 측면을 보면 중국이 돈이 많기 때문에 비싼 군함을 사는 등 일본에 앞서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바다에 관련해서는 예를 들자면 이와쿠라 사절단보다 1년 앞서 움직인 벌링게임 사절단의 기록에는 바다에서 항해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쿠라 사절단의 기록에는 바다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어요. 왜 그럴까요? 이미 다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섬나라 일본은 막부시절에 이미 많은 사절단과 유학생들을 보내며 바다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청일전쟁에서 중국이 군사력에서 밀리지 않았음에도 일본이 승리한 결정적인 이유는 해양에 대한 지식이 앞서있었기 때문입니다.

 

 

 

 

  모험, 사건, 그리고 우리 삶의 모습들로 가득 차 있는 『해양사의 명장면』조세현 교수님 모시고 즐겁고 유익한 말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간관계상 생략된 이야기가 있어 아쉬웠지만, 누구나 흥미롭게 읽고 입문할 수 있는 교양 인문학 도서라는 믿음으로 부경대학교 해역 인문학 시민 강좌의 다음 책을 계획 중이라 하시니 너무나 기대되는 소식입니다. 하루빨리 산지니에서 다음 책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해양사의 명장면 - 10점
김문기 외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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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출판도시 인문학당

『해양사의 명장면』조세현 저자 강연

 

 

 

 

 

"본디 바다는 인류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대항해시대에 이르러 인류는 고요한 바다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고,

교류와 기회로서 바다가 탄생했다.

그 바다에서 문명은 서로 부딪히고 겨루며

역사의 명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부경대 사학과 교수들이 '해양'을 주제로 연구해 펴낸 『해양사의 명장면.  이 책은 근대 초기 중요 공간이었던 바다를 배경으로 일어난 해양사의 명장면들을 다양한 해석과 함께 담았습니다.

여섯 명의 교수는 전공이 각기 다른 만큼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도 다양한데요, 이번 강연에서는 조세현 교수님을 모시고 해양사의 명장면 중에서도 '해양 중국'에 관련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일시: 8월 20일(화) 저녁 7시 

장소: 산지니 X 공간

신청 URL: http://naver.me/5HNY5KYW

* 현장에서 도서 구입 가능합니다

 

 

 

해양사의 명장면


김문기, 박원용, 박화진, 신명호, 이근우, 조세현 지음 | 신국판 변형 | 20,000

9788965456100 94900


바다를 기반으로 출발한 부경대학교와 해양도시 부산의 산지니출판사가 함께 내는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그 첫 번째 책. 부경대학교 사학과 여섯 명의 교수는 ‘해양’이라는 주제 아래 관련 분야 최전선에서 꾸준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에는 서양 근현대사에서 ‘해적’의 역할부터 조선 시대 ‘조선통신사’를 통한 문화교류 양상까지, 저자 각각의 시선으로 바라본 해양에 대한 다양한 역사와 해석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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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외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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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에 열린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3회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 김대성 평론가, 두 번째 이정모 시인에 이어 세 번째 시간에는 정광모 소설가를 모셨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함께 보시죠.

 

월문비 3회 주인공, 정광모 소설가

 

정광모 소설가는 부산대와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2010년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첫 소설집 『작화증 사내』(2013)로 부산 작가상을 수상했고, 장편소설 『토스쿠』(2016)로 아르코 창작기금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소설집으로 『존슨 기억 판매회사』, 『나는 장성택입니다』, 『마지막 감식』과 서평집 『작가의 드론 독서 1, 2』가 있습니다.

구모룡 평론가는 정광모 작가를 소개하며 2010년에 등단해서 소설집 3권, 장편 2권으로 약 9년여 만에 다섯 권의 소설을 낸 굉장히 '문제적'인 소설가로 평했습니다. 또 끊임없이 공부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평론가로서는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작가라고 말했습니다.

 

 

구모룡 평론가는 오늘 행사의 제목을 ‘우리 시대 소설과 소설가의 일’로 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구모룡 평론가: 정광모 선생님의 소설을 읽으면 현실과 소설, 허구 혹은 진실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소설이든 현실이든 과연 진실이 무엇인가를 탐문해야 하는데 정광모 선생이 이 문제를 그야말로 진지하고 집요하게 탐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광모 소설가의 소설을 읽으면 우리 시대의 소설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고 소설가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물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행사에서는 평론가의 발제문을 같이 공유하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질의응답을 하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발제문 중 한 부분을 공유합니다.

 

“정광모는 우리 시대의 소설과 소설가의 노동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며 글을 쓴다. 소설은 근대의 영웅 이야기(헤겔, 문제적 개인-루카치)로부터 일상 속의 범인에 이르기까지 그 진폭을 보여 왔다. 총체적인 역사적 진실을 말하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과 연관한 의식의 흐름을 서술하거나 현재의 자아에 충실하기도 했다. 피카소를 거친 미술사가 그러하듯 소설사도 거의 모든 방법과 실험을 소진한 듯하다. 밀란 쿤데라가 말했듯이 이젠 ‘소설사 이후의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소설은 그 죽음이 예견될 정도로 축소되었다. 하지만 소설은 모든 이야기, 모든 장르, 모든 화행을 다 쓸어 담을 수 있는 열린 매체(바흐친)이다. 그러하기에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는 무한하다.

 

 

구모룡 평론가: 오늘 행사 제목이 '우리 시대의 소설과 소설가의 일'입니다. 정광모 소설가가 생각하는 "소설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궁금합니다. 

정광모 소설가: 저는 소설가라는 직업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창조주.

소설가는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아담과 이브는 빵이나 밥이 아니라, 이야기를 먹고 사는 인물입니다. 아담과 이브를 만들고 그와 함께 붙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소설가입니다. 그래서 『존슨 기억 판매회사』라는 소설집에 수용소라는 단편이 나오는데 이런 이야기입니다. 소설가를 수용소에 가둬서 6개월 동안 단편 두 편, 아니면 장편 한 편을 쓰도록 강요합니다. 그 안에서 소설가들이 죽어 나가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소설 속 수용소의 선배가 이런 말을 합니다. ‘바깥에서의 명성이나 필력도 여기선 아무런 소용이 없어 그냥 꾸준히 끈질기게 버티는 수밖에 없어.’ 그런데 나중에 이 소설 주인공이 수용소의 소장을 만나보니까 자필본으로 되어있는 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 책을 읽고 있지, 유일한 정수를 모은 딱 하나의 자필본 말이야.’ 소장은 당신이 뭐냐는 물음에 유일한 책을 읽는 유일한 독자라고 대답합니다. 단 한 명이 읽더라도 소설을 써야 한다는 그런 정신으로써 살아야 하는 게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수용소장은 ‘딱 한 권인데 내용이 괜찮아서 밖에서 돌리면 100만 권 금방 찍어. 한 권이라고 우습게 보지마.’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러고는 고쳐야 할 부분에 줄을 그어 돌려줍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가의 첫 번째 직무에 대해 ‘창조자’라고 생각합니다.

또 소설가란 지식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알파고, 아베와의 갈등, 영화 기생충 등등 인터뷰를 하면 작가는 바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작가들은 그렇게 못합니다. 폭이 엄청나게 좁아졌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인공지능 알파고 같은 것은 신경과학자나 뇌과학자와 인터뷰를 합니다. 아베와의 갈등은 당연히 정치 외교 교수, 영화는 영화평론가와 인터뷰합니다. 예전의 전문적인 작가의 폭넓은 지식이나 사회에 미치는 통찰력, 선구안 같은 것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소설이 좁아지고, 사라지고,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원인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평론가와 소설가의 질문과 답변이 끝나고 청중과의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자: ‘결국 한 작가에게는 한 작품만 남는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대표작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죽어라 써나간 것이 아름답고 완성도 있는 작품 하나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로도 저는 해석을 합니다. 그런데 광모 선생님처럼 이렇게 소재가 다양하면 이 작가의 방향성은 뭘까. 이 작가가 추구하는 최후의 한 편은 뭘까 하는 회의를 하게 됩니다.

정광모 소설가: ‘한 작품만 남는다.’라…. 남을지 안 남을지는 결국 독자나 시대가 결정해 주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작가, 심지어 황석영 씨 같은 사람도 ‘삼포 가는 길’ 하나만 남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는 훗날에 알 거고.

다음으로 무방향성을 말씀하셨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제 소설은 무방향성이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종류의 소재나 이런 것들이 발상만 괜찮으면 다 쓴다는 생각입니다. 제 다음 장편이 지금 1000매 정도 되는 초고를 썼는데요, 꿈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예전부터 꿈에 관련된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거든요. 그다음에 네 번째 장편은 아마 경장편이 될 건데 그건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에요. 이것도 초고는 써놨습니다. 그래서 이걸 다시 밀고 나가야 하는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썼던 단편, 그리고 특히 장편에서 여러 가지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을 조금 더 보완해서 조금 더 한 계단, 두 계단 위에 올라선 작품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인물이나, 아까 지적해주신 부분들… 이런 생각이 있는데 뭐 소설 쓰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참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항상 고민입니다. 하여튼 그다음 작품은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근대를 지난 현대에 소설의 역할이라는 것이 필요한지, 있다면 무엇인지 고민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 소설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며 조금이나마 그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셔요.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8월은 잠시 쉬어가려고 합니다.

모두 시원한 여름 보내시고 9월 만나요 :)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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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역사책방'에서 열리는 유익한 강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8월 8일(목) 7시30분에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정상천 작가님의 역사책방 강이 있습니다. 

 

여름 저녁, 책과 역사가 함께하는 시간 어떠신가요?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역사책방은?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통의동 12)에 위치한 역사책방은 역사 전문서적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서적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역사 강연과 문화 공연 등이 열리는 역사책방은 시민들을 위한 다목적 복합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역사책방 블로그  

 

역사책방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history-books

 

역사책방 위치 링크↓↓↓

http://naver.me/FSNCHSwa

 

신청하기: https://forms.gle/BmGPpBfUFUZr28Vu7 

 

 

 

정상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 프랑스 파리 제1대학(팡테옹­소르본느)에서 역사학 석사(DEA)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 근무했고 1998년부터 외교통상부에 15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관계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다시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재직 중이다.
역사에 대한 열정과 관심으로 꾸준히 역사서를 읽고 공부하며 집필을 계속하여 ‘일요일의 역사가’로 불리기도 한다.
주요 논문으로 「1886~1910간 한·불 통상관계가 미약했던 원인에 대한 역사적 고찰」, 「일제강점기(1910∼1945) 동안의 한국독립운동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정책」, 「프랑스 소재 외규장각 도서반환 협상 과정 및 평가」 등이 있다.
대표 저서로 『아시아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불통상관계』(파리 출간), 『불교 신자가 쓴 어느 프랑스 신부의 삶』,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 『한국과 프랑스, 130년간의 교류』가 있다.

 

 

 

서영해

 

사진 출처: 연합뉴스

 

외교로 항일투쟁하며 조선독립을 열망한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조선독립에 일생을 바쳤지만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파리를 중심으로 임시정부와 유일하게 연락하며 조선의 독립을 위해 27년간 고군분투한 거목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잊혀진 이름! "미국에는 이승만이 있다면 유럽에는 서영해가 있다"고 할 정도로 임시정부의 양대 외교 축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오랫동안 역사에 묻혀 있었고 최근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럽 무대에서 조선독립을 알린 언론인이자 외교관

상해 임시정부의 공식적인 주불특파위원으로 고려통신사를 설립했다. 어떠한 재정지원도 없이 홀로 통신사를 이끌며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전 유럽에 알리고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한국인 최초로 불어소설을 집필한 소설가

역사장편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의 주변』과 민담집 『거울, 불행의 원인』등 한국인 최초로 불어소설을 집필했다. 일본의 식민주의자들이 말살하려 했던 한국의 역사와 민담을 외국에 소개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려고 했다.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 10점
정상천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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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에 열린 '2회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이정모 시인 편'의 풍경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참고로, 1회는 김대성 평론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 쓰는 신체-이정모 시인의 시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이날 행사의 제목은 '시쓰는 신체-이정모 시인의 시'였는데요.

이정모 시인께서 제목이 아주 멋지다며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구모룡 평론가님은 독자를 좀 끌어들이기 위해서 지은 제목이라는 솔직한 고백을 하셨습니다. ㅎㅎ

교수님 성공하신 듯?  ^^

 

 

 

 

이정모 시인은...

이정모는 2007년 등단하였다. 이는 공식적인 기록에 불과하며 아주 오래전부터 시를 썼던 경험을 지녔다. 그간 세 권의 시집을 내었다. <제 몸이 통로다>(2010), <기억의 귀>(2014), <허공의 신발>(2018).

 ('시 쓰는 신체' 구모룡 평론가 발제문 中)

 

 

 

 

이 날의 발제를 맡아주신 구모룡 평론가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날카로운 질문과 비평으로 문학가들을 긴장하게 하곤 합니다.

 

 

 

이정모 시인은 청중들에게 낭송하고 싶은 시가 있냐는 질문에 <시코쿠를 떠나며>라는 시를 낭송해주셨습니다.  2년여에 걸쳐 써지는 시가 있는 반면, 이 시는 하루 만에 써 내려갔다고 하십니다. 그럼에도 어쩐지 선생님의 마음을 끄는 시라고요.

 

시코쿠를 떠나며/ 이정모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고 나온 것처럼

어디서 본 듯한 집들이 흘러가고

물 위를, 바다 위를, 한낮의 햇살 속을 기차는 간다

이름도 모르는 역이 풍경도 생경한 마을로 안내하고

연기처럼 몽실한 사연들이 옹기종기 모여 손을 흔든다

내가 바라는 건 아니지만 간격은 멀어지고

차장은 차표를 보자 하고

인사는 차표와 함께 내게 남아 있다.

표가 있다 한들 떠나는 길

뜨거운 여로에 가슴 메는 순간

선로는 발을 구르지만 눈꺼풀 속으로 자꾸 무너진다

헤어지기 좋은 시간도 아니고

하찮은 영혼은 하나도 없으나 몸은 무심하게 놓친다

내가 다 쓰고 만 시간들이 멀어져

목에 감염되고 있는 중이다

두고 온 닭 소리와 함께 마음도 풀어놓고 왔는데

기차는 울다 그쳤는지 간혹 떨면서 간다

나는 그녀의 애인이 되고 싶은데

고도는 속한 적이 없다고 나를 버리고 간

 

 

 

 

이 날 나누었던 이야기 중 몇 부분을 함께 나눕니다.

 

구모룡 평론가: 왜 첫 시집의 내용이 두 번째 시집에 와서 많은 생각, 사유를 시에 담으려 했는지. 시는 이미지를 통해서 구체적인 언어를 통해서 전달이 되어야 하는데 생각이 많이 개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첫 시집 이후에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그런 입장들이 강해진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런 수법을 추구하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정모 시인: 두 번째 시집이 나온 시절이 제가 암 진단을 받은 시기와 일치합니다. 그래서 투병하는 과정에서 1년간 혼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니까 사유가 많아질 수밖에 없죠. 또 어찌 보면 제3 시집을 봤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저에게 하는 말 2 시집의 한계를 뛰어넘어서 너무 좋다 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나 하면 사유가 아닌 이미지가 많이 들어갔다 하는 것입니다. 관념이나 사유 같은 것은 시가 피해야 할 것인데 2 시집에서는 내가 아프다 보니까 잡생각도 많고 존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까 사유가 많이 들어갔죠. 그걸 가지고 이미지로 시적 변환을 하려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고 할까, 그리고 좀 시가 덜 여물었죠. 근데 3 시집에서는 내가 어느 정도 병을 극복하고 나니까 시에 새로 눈이 뜨였어요.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고 이러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시가 발전해왔다고 보는데 3 시집에서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내가 깨달았다고 봐야겠죠.

 

 

 

 

이정모 시인은 최근 젊은 시인들의 작품과 그들의 화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면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시를 통해 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습니다.

 

 


그렇지만 시라는 것은 결국 소통입니다.

소통이라는 것은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어야 소통이 됩니다.

둘 다 뻗대면 소통이 안 되죠.

근데 나이 든 사람하고 젊은 사람들하고 소통을 하려면,

 젊은 사람들은 나이 든 사람들과 소통을 안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소통을 하기 위해서 누가 손을 뻗어야 하느냐? 나이든 사람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 사람들의 생각을 가지고 내 시에 넣어서

내가 포용하려는 그런 의도입니다.

결국은 손을 내미는 것은 나이 든 사람이 여유가 있으니까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소통해가지고 '봐라! 느그들 하고도 우리는 소통할 수 있다.’

 

 

 

최근 출간된 책 중에 <문학하는 마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문학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즉, 소설가, 시인, 극작가, 평론가, 서평가, 문학 기자 등을 인터뷰한 책입니다. 이 책, 잘 나갑니다. 쓸모와 효용을 말하는 이 시대에 여전히 우리는 먹고사니즘을 벗어난, 인간의 존재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학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문학이 없어도 살수는 있지만, 문학과 함께라면 우리는 더 행복한 인.간. 이 될 것 같습니다.

 

한 달만에 돌아올 3회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은 정광모 소설가와 함께 합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 ^

 

 

 

허공의 신발 - 10점
이정모 지음/천년의시작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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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회를 맞은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회에 평론가, 2회에 시인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소설가를 만나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정광모

 

부산 출생. 부산대와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집 『작화증 사내』(2013)로 부산작가상을 수상했고, 장편소설 『토스쿠』(2016)로 아르코창작기금을 받았다. 그 밖에 소설집으로 『존슨 기억 판매 회사』, 『나는 장성택입니다』, 『마지막 감식』과 서평집 『작가의 드론 독서 1, 2』가 있다.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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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턴 송정은입니다. 지난 78일이었죠. 출판사 산지니의 '저자와의 만남'이 100회를 맞이했습니다. 아침에 비소식이 있던 터라 모두들 긴장하고 있었는데요. 다행히도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 구름이 갠 듯 우리는 제법 산뜻한 바람을 이끌고 산지니X공간에서 시로부터의 저자 최영철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행사의 진행은 최영철 작가님의 금정산을 보냈다어중씨 이야기, 시로부터를 편집한 윤은미 편집자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작가님의 저서를 3권이나 편집하신만큼 누구보다 작가님과 산문집 시로부터를 잘 알고 계셨는데요. 애정이 담긴 질문과 재미난 일화를 오가며 행사까지 편집해 분위기를 밝혀주셨습니다.

 

 

작가님께서 11권에 이르는 시집을 내셔서 산문집이라고 하면 놀라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1993년을 시작으로 벌써 5권에 이르는 산문집이라고 하니 시로부터를 읽은 저로서는 앞에 나온 산문집들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 시로부터를 읽고 저자와의 만남을 가진 뒤, 앞 작품들에 대해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만나고 오셨다면 저자와의 만남을 소개해드려야겠죠? 최영철 시인께서 산문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감사를 표한 후 질의응답이 오갔는데요. 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산문, 우리가 나눠보면 좋을 그날의 이야기를 몇 가지 가져와봤습니다.

 

 

 

 

Q 시 쓰기에 대한 간절함과 등단 이야기도 굉장히 흥미롭게 담겨져 있었다.

 

A 그때는 웬만한 문예지들이 강제 폐간 당했다. 그래서 굉장히 힘든 시절을 보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신춘문예는 하늘이다.10년 정도 투고를 했는데 계속 떨어졌었다. 최종심에 거론된 것이 3번 정도 있었는데 86년에 신춘문예 꿈을 거의 접고 있었다. 이길은 아닌가 싶어 무크지 지평으로 작품 발표를 시작했고 그래서 소위 말하는 시인이 되었다. 이 일을 열심히 하자라고 생각하고 우연히 신문을 봤는데 신춘문예 내일 마감’ 이라고 적힌  빨간색 글씨를 발견했다. 25일이 마감이었는데, 전날 밤에, 써놨던 것을 조합하고 퇴고한 뒤 투고했다. 신춘문예 당선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 경우가 많았다. 그 당시 신춘문예는 시도 잘 써야하지만 스케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몇 개의 시를 조합해서 한 편을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연장론』이다.

 

Q 시 쓰기에서 고통과 절망이 없으면 쓸 수 없다고 했는데 시인으로서 고통, 절망, 불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어떤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다른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시가 나오는 것인데, 우리 시인들은 오늘도 배불리 먹었다. 배불리 먹으면서도 그 집 서비스가 안 좋다고 불평하고 맛이 없다고 불평했다. 예전에는 누가 밥 먹으러 가면 슬슬 따라가며 연명했는서 그 시절에 그런 시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에 비해 지금의 우리는 풍족한 삶 앞에서 불안이 아닌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니. 그래서 시인들이 다시 좀 가난해져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Q 지금까지 시인으로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순간과 절망스러웠던 순간은?

 

A 그래도 팔자인지, 시 쓰고 사는 게 좋다. 옆에 같이 사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나는 다 괜찮았는데 같이 사는 사람은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시를 쓸 수 있어서 행복한데 나 때문에 아내나 이이들이 힘든 걸 보는 게, 그게 제일 고통스러웠다.

이제는 다 늙었으니까 그런 세월도 다 잘 지나간 것 같다. 잘 살아온 것 같다.

 

 

 

작가님은 산문집 시로부터에서 시와 시인, 시로부터의 마음이 담긴 자신의 왼팔, 산문에 대해 아낌없이 들려주셨는데요. 시를 읽을 때의 마음으로 산문집을 만나고, 산문집을 읽을 때의 마음으로 작가님의 얘기를 듣는 순간 우리의 가까이에 있는 조그마한 것들과 고통, 절망, 분노에 시선이 닿을 수 있었습니다. 삶의 모든 것이 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 위로를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후반부에 흘러 최영철 작가님과 함께 자리해주신 여러 시인 선생님들 사이의 애틋함도 바라볼 수 있었는데요. “예전처럼 시를 쓰고 있는 후배들이 나를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말씀에서 시뿐만 아니라 시인 한 명 한 명을 아껴주고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어하시는 모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이어져 '오늘날의 시인'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보았는데요.

지금의 등단제도는 문단 질서 아래 들어올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양식이 되어버렸다.”라고 말씀하시며 우리 문학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막아버린 것만 같아 안타깝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더불어 등단하지 않고 시집이나 소설을 내는 시인들에 대하여 등단이라는 제도로부터 자유로워진 후배들에 대해 그렇게 사는 것이 옳다.”고 하시며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는데요. 온전히 시로부터 시인의 삶을 살아온 최영철 시인께 한 발 다가선 것 같아 영광이었습니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만남이었던 만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저녁이었습니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작가님도 알고 계셨을까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에게 시집 한 권을 선물해주셨는데요. 머나먼 길이었지만 한 자 한 자 소중히 읽다보니 어느새 시의 끝에 도달해 있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최영철 시인께서 준비한 시를 들려 드리며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곧 서평에서 만나요. (해당 시는 시로부터머리글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무방한 것이었으나 말하고 싶어

쉴 새 없이 몸이 들썩였던 것.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였으나 무슨 대단한 비의를 품은 듯

천기를 누설하는 착각에 빠지게도 했던 것.

 

애써 쓰려고 하지 않았으나 내 안의 다른 무엇이

써버리고 말았던 것.

 

써놓은 것이라도 얼른 감추고 폐기처분해야 했으나

그만 깜빡 잊고 발설해버린 것.

 

종이를 낭비하고 지면을 어지럽히고 독자의 시간과 감정을

빼앗은 것.

 

쓸모없는 짓거리였으나 그럴수록 더욱 쓸모있는 것이라

자위하며 의미를 달아준 것.

 

나 자신이라도 구제해볼 요양으로 시작하였으나

점점 온 세계를 구제하려는 과대망상에 빠졌던 것.

 

잘해야 허무맹랑한 허무를 덮는 위안거리나 되었을 것.

 

눈앞에 널린 수백의 유용을 자진반납하고 단 하나의

무용을 거머쥔 것.

 

더 잃을 것도 없는 적빈의 열매.

 

혼자 공그르다 허공에 훅 날려버려도 좋을,

아무 쓸모없음의 모든 쓸모있음.

 

-「시를 위한 변명」, 최영철

 

 

 

시로부터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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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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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07.12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성스러운 포스팅 감사합니다. 글이 이뻐서 천천히 읽었습니다. 시인의 육성으로 듣는 시의 이야기. 묵독해서 읽기와는 또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6월 26일, 부산에서 가장 핫한 서점

기장 이터널저니에서 크리스틴 펠리섹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날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어요.

크리스틴 펠리섹 작가님(왼쪽)과 황은덕 선생님(오른쪽)

 

이번 북토크에서 작가님은 <그림 슬리퍼: 사우스 센트럴의 사라진 여인들> 속 피해자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작가님이 경찰의 수사 과정에 함께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 등 사건에 관련된 작가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담과 통역은 산지니출판사와도 인연이 깊은 황은덕 선생님이 맡아주셨답니다. 그럼 강연 속 몇 장면을 함께 보시죠.

 

에니트라 워싱턴(위)과 사건 당시 그녀가 입고 있었던 옷(아래)

 

작가님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그들의 상황에 대해 많이 조사했습니다. 니트라 워싱턴은 그림 슬리퍼에게 공격을 받고 살아남은 알려진 유일한 생존자로서, 살인마에게 오렌지색 핀토를 얻어 타고 가다 총상을 입었습니다. 그 후 강간을 당하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힌 뒤 길거리에 버려졌다 구사일생으로 생존했습니다.

살아남은 피해자인 에니트라 워싱턴의 용감한 증언과 수사 협조는 이후 범인을 검거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니시아 피터스(위)와 그녀가 유기되었던 쓰레기 봉투(아래)

 

항상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던 그림 슬리퍼는 ‘제니시아 피터스’ 살해 현장에 자신의 DNA를 남겼습니다. (그림 슬리퍼는 언제나 살해 후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유기했기 때문에 어느곳에서도 그의 DNA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피해자는 쓰레기봉투 안에서 발견되었는데, DNA가 발견된 곳은 놀랍게도 피해자를 유기하는 데 쓴 쓰레기봉투를 묶은 플라스틱 끈이었습니다. 경찰은 범인이 그 노끈을 입에 물어서 침이 남아 있어 DNA가 발견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그의 DNA가 발견되었지만 미국 범죄자 데이터에는 일치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범인은 미국에서 감옥에 간 적이 없었던 것이지요. 수사는 다시 미궁에 빠지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갔습니다.

 

<LA Weekly> 표지 기사 일러스트 / by Brian Stauffer

 

2006년, 미국 LA에서 <People>의 선임기자 크리스틴 펠리섹(Christine Pelisek)은 1985년 첫 사건 발생 이후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사라져간 연쇄 살인 사건을 알게 되며, 이 사건을 수면 위로 떠올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LAPD의 수사와 함께 취재기자로서 활약한 크리스틴은 사건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에 분노하고, 그를 잡기 위해 ‘살인마 별명*’을 정하기로 합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에게 별명을 붙이는 방법. 근대에 들어 가장 명성을 떨친 미치광이 살인자 '잭 더 리퍼' 사건에서 처음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2008년, <LA Weekly>의 표지 기사에서 펠리섹은 살인마가 마치 느긋하게 취미생활을 하듯 살인 사건 사이에 긴 휴식기를 가진 것을 근거로 그를 ‘The Grim Sleeper(음침한 수면자)’로 명명하여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그 결과 언론의 관심을 얻고, 수사는 다시 불붙게 됩니다.

 

그림슬리퍼 사건을 전담했던 800전담반

 

2010년, 가족 DNA를 확인할 수 있는 법이 통과되면서 경찰은 28살의 크리스토퍼 프랭클린의 DNA가 그림 슬리퍼의 범죄현장에 있었던 DNA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렇지만 경찰은 28세의 크리스토퍼가 ‘그림 슬리퍼’이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판단했고, 그의 아버지 ‘로니 프랭클린’을 의심하고 은밀히 그의 DNA를 채취하기로 합니다.

 

LAPD가 은밀히 수집한 증거물

 

경찰은 그가 방문한 피자가게 점원으로 위장해 그가 쓴 식기를 따로 모으고, 그곳에서 DNA 채취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 DNA는 ‘그림 슬리퍼’의 DNA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그는 주변 이웃들에게 친절한 주민이었으며, 호감형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남자 친구들은 그가 항상 여자와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고 전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자신의 집 불과 4km 반경에서 20년간 연쇄살인을 저지른 것입니다.

 

그림 슬리퍼의 집과 범죄 장소

 

경찰이 그의 집에 급습하였을 때 창고에서 여러 증거물(피해자의 폴라로이드 사진,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25구경 권총)이 발견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프랭클린의 집에서 발견된 증거물

그 후 그는 여러 재판 과정을 거쳤지만,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무혐의를 주장했습니다. 결국 그는 어떤 선고를 받았을까요? 답은 <그림 슬리퍼: 사우스 센트럴에서 사라진 여인들>에서 보실 수 있어요 :)

 

경찰의 사건 브리핑과도 같았던 흥미진진한 작가님의 강연이 끝나고, Q&A  시간을 가졌습니다.

 

 

Q. 책의 제목은 살인자 이름인 ‘그림 슬리퍼’이지만 생각보다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이 책에서 미국이라는 사회 안에서 묻혀있는 소수자들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 힘없는 소수자라는 점이 수사를 부진하게 만들었던 이유이기도 하지요. 피해자는 ‘사우스 센트럴’이라는 빈민가의 가난한 흑인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저는 소수자들이 폭력 안에 묻혀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생명의 가치는 동등하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상상해보세요. 만약 LA의 버버리힐즈 같은 부촌에서 금발의 여성 치어리더가 살인을 당하면 널리 알려질 것입니다. 언론에서도, 경찰에서도 주목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 책에서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희생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피해자에 대해서 더 많은 목소리를 갖고 사회에 내고자 했고, 그것이 기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범죄자에 대한 책을 쓸 때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살인마의 특징을 잡거나 그의 내면에 대해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자극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Q.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을 합쳐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인자를 보셨는데, 혹시 그 기간 동안 살인자에 대한 생각이나 인식의 변화가 있었나요?

혹시 질문의 의도가 제가 그를 동정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질문자: 꼭 그런 뜻은 아니에요.)

다행이네요. 저는 그를 전혀 동정하지도, 불쌍히 여기지도 않습니다. 범죄자 중에는 가난한 형편 때문에 가게의 물건을 훔치거나,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동정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살인마는 절대로 이해나 동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열 명 넘는 사람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는 절대로요.

 

Q. ‘범죄 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계시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상대적으로 큰 범죄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강력범죄가 하루에도 수십 건 발생하곤 합니다. 저는 전국에 유통되는 잡지 <People>의 기자로서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총기 난사, 연쇄 살인과 같은 일)에 대해 다룹니다.

저는 미해결 범죄를 파헤치는 일을 좋아하는데, 여러 가지 정보를 모으고 그것을 알맞게 배열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사건은 시간을 따지며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저는 항상 바쁘지만 제가 하는 일에 자긍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터널저니에서도 이날의 분위기를 담은 생생한 영상을 남겨주셨어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답니다.  ↓↓

https://www.instagram.com/p/Bzpl0BJHbdu/

 

+) 이날 강연을 마치고 해운대 달맞이길에 있는 김성종추리문학관에 들러 김성종 선생님과 크리스틴 펠리섹 작가님, 황은덕 선생님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답니다.

 

 

++) 문학관을 나와서는 해운대시장에서 파전을 먹으며 뒷풀이를 했어요.

 

'그림 슬리퍼'가 적힌 부채를 선물로 드렸어요. :)

 


그림 슬리퍼 우스 센트럴의 사라진 여인들

크리스틴 펠리섹 지음 | 이나경 옮김 | 국판 변형 18,000

978-89-6545-605-603330


15년 동안 범죄 기자로서 그림 슬리퍼의 수사 과정을 추적해온 크리스틴은 수사관 인터뷰, 유일하게 살아남은 피해자 탐방 기사 및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모아 <그림 슬리퍼: 사우스 센트럴에서 사라진 여인들>에 담아냈다. 이 책은 정의로 가는 길고 험난한 길을 생생하고 정확히 포착하여 담아낸, 우리 시대의 가장 놀라운 범죄 르포집이다.

 


   

그림 슬리퍼 - 10점
크리스틴 펠리섹 지음, 이나경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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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에디터날개 2019.07.11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건에 대한 크리스틴 기자의 집념이 대단하네요!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100회를 맞이합니다. 


2009년 7월 구모룡 평론가의 <감성과 윤리>로 제1회를 맞이했습니다.  

초기에는 대관 장소를 찾기 어려워 장소 예약도 하나의 큰일이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10년 동안 쉬지 않고 수많은 작가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신 작가님들, 독자님들 감사드립니다^^


100회 저자와의 만남은 최영철 시인의 『시로부터』입니다.

부담 없이, 많이 놀러오세요.


[산지니x공간 오시는]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A동 센텀스카이비즈710호)


[책소개]

최영철 시인의 ‘시를 위한 산문집’

시의 대변자가 되어 시를 말하다

최영철 시인의 ‘시를 위한 산문집’. 최영철 시인은 198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이후『말라간다 날아간다 흩어진다』 『돌돌』 『금정산을 보냈다』 『찔러본다』 『호루라기』 『그림자 호수』 『일광욕하는 가구』 등 다수의 시집을 발간하며 백석문학상, 최계락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산문집 『시로부터』는 30년 넘는 세월을 왕성하게 활동해온 시인이 시의 대변자가 되어 시와 시인에 대해, 시 쓰기에 대해, 시 과잉과 시 핍박에 대해, 시를 안고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가감 없이 써내려간 책이다. 

시인은 쓸모 있음과 유용함만이 중요시되는 세상에 쓸모없음을 설파하며 무용을 거머쥔 시, 그 시의 자리를 묻는다. 그리고 지금껏 밥벌이와 생의 원동력이었던 시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며 시인만의 시론을 펼친다

시인은 시의 재료를 고통과 절망, 실패에서 찾았다고 한다. 일상에 상처받고 일상에 배신당하고 일상에 걷어차여야 시를 쓸 수 있었다. 고통과 절망을 자신에게 찾아온 귀한 손님으로 여기며 관리하는 게 시인의 책무라 여겼다. 『시로부터』는 시라는 존재를 탐구하고 시인의 의무를 고심하면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가 가진 희망을 나누어준다

책 소개 https://sanzinibook.tistory.com/2873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시로부터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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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7일 월요일,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 1회 모임이 열렸습니다. ‘재난시대, 새로운 세대의 문학과 비평’을 주제로 김대성 문학평론가의 평론집 <무한한 하나>와 <대피소의 문학>으로 김대성, 구모룡, 김만석 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
김대성 평론가(이하 김대성):

“오늘 이 자리에서 <무한한 하나>부터 <대피소의 문학>까지를 다 다루시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 두 책은 비평을 쓰는 방식이나 관점이 달라지고 갈라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변별성이 굉장히 의식적이거나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차이가 나왔다기보다는 계속 쓰는 와중에 저도 모르게 변화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약간의 의식을 하고 쓴 부분도 있지만, 아마 대부분은 그렇게 쓰여진 것 같은데 그것이 한국 사회에서 읽고 쓰는 것들의 감각이 변화된 와중에 비평의 방식도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분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그 변화가 무엇이었는지 객관화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구모룡 평론가(이하 구모룡):

“저작이 개입해왔던 다양한 비평적 투쟁이 <대피소의 문학>에 많이 나옵니다. 주니어 시스템이라고 부를 만한 문학 제도 내에 있었던 강력한 선후배 구조, 청탁 시스템 , 젊은 어린 평론가들에게 쪽글, 서평들을 계속 쓰게 만들면서 어디 써먹을 수 없는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시스템, 잘 아시다시피 신생에 관련된 잡지 편집위원 그리고 제도의 정지와 붕괴의 경험 등이 이 책에 많이 나옵니다.

이 투쟁은 단순히 국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3부에 가면 곳간이라고 부르는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영역들에 나타나는데 여기에서 소규모 모임에 찾아가 만나거나 멤버들과 함께 일군 생활 예술에 대한 주장이 있습니다. “

 


김만석 평론가(이하 김만석):

“ 저같은 경우에는 시를 이야기하는 비평가의 태도가 소설에서도 나타난다는 것. 소설을 작품 전체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내어서 그 작품과 작가의 세계관이라던가 이런 것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비평가가 필요한 대목들을 시적으로 이렇게 선택을 해서 비평가의 목적, 대피소라는 이런 쪽하고 결부시키는, 자꾸 현장으로 가다 보니까 그러 세계에 없는 작품들은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이 두 개를 아울러서 김대성 선생이 한 번 자기 비평이 흘러온 과정을 한 번 우리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오늘 오신 분들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한 번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대성:

“꼭 미학적으로 정연된 글쓰기만이 문학이 아니고 각자의 생활 이력 속에서 익힌 자질들이 있거든요. 그게 너무 사소해서 가까이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되게 뛰어나고 비범한 태도들과 능력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기록하고 비평하고 의미화하는 작업을 지속하면서 '아, 이것은 기존에 있는 방식으로 읽어내는 게 아니구나. 이것을 일단 기록하고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리는 것이 그 자체가 비평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이론적이지 않고 텍스트 자체를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 현장에서 주고받았던 말들과 기운들과 에너지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글을 써 나가면서 기존에 있던 작가들의 텍스트를 보는 관점들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게 얼마나 잘 쓰고 얼마나 보편적인가 보다는 얼마나 그 사람의 결 그 사람이 품고 있는 희망을 담고 있는가가 달리 읽히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제가 비평을 쓰는 것들 만약에 변화된 게 있다면 이런 과정 속에서 나온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대성:

“누구나 시대 감각이라는게 있고 동시대적 체험이라는 것도 저는 꽤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을 객관화시켜서 이론화하면 차이가 없는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문학적 체험이라던지 인식의 전환이라는 것은 동시대적, 동세대적 체험이 주는 효과가 되게 크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4.16이라는 동세대적 절망에 대한 체험은 저한테 대체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그전에 놓쳤던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문맥이 열린 측면은 있겠습니다만, 그 역할은 각자가 좀 해야할 부분인 것이 보편적 문맥으로 전환하는 것은 제 입장에셔는 조금 쉽지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





참여자1:

“만약에 미디어 체험의 양식이 완전히 급변화해버린 조건 안으로 우리 사회가 들어왔고 그런 체험의 순간에 왔다고 치면 왜 문학이냐. 실시간으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미디어 장치들이 훨씬 더 많을텐데 왜 문학을 통해서 그런 증언 언어들 혹은 그 증언과 언어가 놓여 있는 컨텍스트 등에 대해서 비평가가 그것을 독해해야 하거나 알고 해야 하는가. 혹은 이런 사정은 기존의 문학적 제도가 실제로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줬던 제도적 에너지들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독서회, 말하자면 그것을 통해서 관계를 구성할 수 있는 논리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



김대성:

“저는 그것에 대해서 왜 문학이면 안되냐 라고 얘기하고 싶은데요. 왜 이렇게 말씀드리냐면 지금 작가라고 하는 사람들, 지금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처럼 등단하고 매체에 글쓰고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더 작아진 것 같고요. 독립출판하고 텀블벅하고 집단적으로 작업하고. 오히려 그 동네의 작가. 그 마을의 작가.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다 파악도 안돼요. 파악도 안되는 어마어마한 글쓰기 역량과 욕심과 그 표현의 욕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문단 문학이 그런 것들을 제어할 수도 없고 다 품어 안을수도 없어요. 말씀처럼 그게 왜 문학인가. 라고 꼭 문학이어야만 하는가 할 때 그 문학에 대해서 저는 왜 문학이 왜 문학이면 왜 안되느냐 라고 할 때 그 결이 좀 다른 것 같은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우리 시대의 문학들이 시사하고 있는 바는 우리 문학이 조금 더 다양한 층위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근대의 네이션을 형성할 만큼 커다란 이야기, 거대한 담론을 다룰 수는 없지만 개인의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보다 다양한 담론을 품을 수 있는 다채로운 문학이 되었습니다. 근대문학의 종언 이후 생성된 소설들이 거대한 담론을 아닐지라도, 우리 시대의 소외된 이들, 무심코 지나쳤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사소하지만 새로운 담론을 형성해 내는 것이 바로 근대문학의 종언 이후 문학이 나아갈 방향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운명이 걸린 예언을 받고도 그 예언에 반하는 부산물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소설 또한 종말로 내몰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사소하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담론이라는 부산물을 형성해내고 있습니다.

가라타니 고진은 근대문학이 거대한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게 되는 시점에서부터 종말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근대문학이 종언했다고 확언하거나 종말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문학이 생성하는 사소하고 다양한 담론들이 발전하여 이전 근대문학이 수많은 이들을 상상의 공동체속에 공감시켰던 것처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월요일에 만나는 문학과 비평이 그 담론의 첫 발걸음이길 바랍니다.


 

 

 

무한한 하나 - 10점
김대성 지음/산지니

 

대피소의 문학 - 10점
김대성 지음/갈무리

 

 

 

 

김대성

 

 

 

1980년 부산 출생. 2007년 계간 『작가세계』 평론부분에 「DJ, 래퍼, 소설가 그리고 소설」이라는 글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한국 노동자 글쓰기에 대한 박사학위논문을 쓰며 동아대와 한국해양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2013년 생활예술모임 <곳간>을 열어 활동하면서 제도 바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대끼며 사는 삶으로 이행할 수 있었다. 2015년부터 생활글을 근간으로 <회복하는 글쓰기> 모임을 기획 및 진행하고 있으며 구성원들과 함께 『문이야, 무늬야』(chaaak, 2016)를 함께 썼다. 문화이론계간지 『문화/과학』의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생활예술모임 <곳간>과 모임 <회복하는 글쓰기>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무한한 하나』(산지니, 2016), 『대피소의 문학』(갈무리, 2019)이 있다.

 

 

 

구모룡

 

 

 

1959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시론과 문학비평을 전공하였다.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도덕적 완전주의―김수영의 문학세계」)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무크지 <지평>,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 시전문계간지 <신생>에 관여하였다.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저서로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등이 있다.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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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26일 이터널 저니에서 <그림 슬리퍼> 북토크가 열립니다. <그림 슬리퍼>는 6월 19일부터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여름 첫 책'으로 선정되었는데요.

 

이번 북토크는 저자인 크리스틴 펠리섹이 직접 한국의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입니다. 범죄에 노출된 흑인 여성들은 경찰, 정부, 언론에게 외면당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범인 추적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어째서 이토록 잔혹한 범죄가 발생하는지, 무엇이 악랄한 범인을 만들어내는지,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진실은 어떤 것인지에 관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림 슬리퍼> 북토크 신청 폼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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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우라 2019.06.18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진행하는 6월 21일 금요일 <그림슬리퍼> 저자 크리스틴 펠리섹 강연 신청 마감인가요? 신청하려하니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