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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12.06 부경대 류장수 교수, 4년 연속 '대학개혁 총사령탑' 활약
  3. 2019.12.05 거대자본에 맞서 싸워 온 상인 회장 ‘골목상인분투기’...13년 기록 남기다
  4. 2019.12.05 산지니에 브이로그 카메라가 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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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9.12.05 문학과 번역, 그리고 인간에 대하여 -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과의 만남
  7. 2019.12.04 103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8. 2019.12.03 낯설고도 가까운 티베트 문학 속으로 - 2019 출판도시 인문학당 후기
  9. 2019.12.03 국립중앙도서관 12월 사서추천도서_『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10. 2019.12.03 [오늘의 책] 해상화열전
  11. 2019.11.29 당신이 있는 그곳을 사랑하세요_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임성원 저자
  12. 2019.11.28 [행사 알림]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을 만나다
  13. 2019.11.28 울산소설가들, 지역 대형서점서 시민 독자들 만난다
  14. 2019.11.27 우울한 투병기는 가라…발랄하게 암과 사투
  15. 2019.11.26 2019 하반기 세종도서에 산지니 책 4권이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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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2019.11.21 유방암, 치매, 캐슬만병···웃으면서 싸우고, 이겨낸 사람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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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2019.11.12 일국적 시야 넘어야 지역문학 출구 열려 外
  24. 2019.11.11 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70> 정우련 작가 소설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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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책으로 이슈 털기'에 <홍콩 산책>이 소개되었습니다 : )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박민희 기자님이

"홍콩 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지금,

중국이 ‘국민화 정책’의 강도를 높일수록 더 거세게 반발하는 홍콩 사회의 모습을

인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하셨답니다.

 

 

홍콩인들의 우산 혁명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그런데도 왜 지금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홍콩학 교수의 유쾌하고 뾰족한 홍콩 이야기

<홍콩 산책>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책으로 이슈 털기-홍콩 시위]

전문가 추천도서 ‘홍콩정치와 민주주의’ ‘종족과 민족’ ‘홍콩산책’ 등
홍콩의 역사·정체성·저항의 뿌리, ‘중화주의’와의 충돌 이유 분석 

6개월 동안 타올랐던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홍콩 시위가 11·24 지방선거(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 압승을 분수령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2주간의 홍콩이공대 봉쇄를 해제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였으나, ‘세계 인권의 날’(12월10일)을 앞두고 8일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일상의 평화는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 행정수반 직접선거 등 홍콩인들의 민주화 요구가 관철되기엔 갈 길이 멀다. 4·19혁명, 광주항쟁,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간직한 한국인들에게 홍콩시위는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쇼핑천국, 미식의 도시 정도로 알려져 있던 홍콩을 깊이 있게 이해해보려는 욕구 또한 높아졌다. 장정아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박민희 <한겨레> 기자로부터 ‘홍알못’ 탈출을 도와주는 책들을 추천받았다.

 홍콩인들이 왜 이토록 분노하는지 그 저항의 뿌리를 가장 압축적으로 요약한 책은 지난 10월 번역돼 나온 <홍콩의 정치와 민주주의>(한울)다. 홍콩 정치 연구자인 일본인(구라다 도루), 일본 역사 연구자인 홍콩인(장위민)이 공저한 것으로 입문서로 맞춤하다. 홍콩-중국 관계의 기본적 틀인 ‘일국양제’ ‘고도(高度)의 자치’ 등 모순과 절충으로 복잡한 홍콩 정치제도를 알기 쉽게 보여준다. 홍콩은 독자적인 통화·여권 발행 권한을 지녔고 올림픽에도 ‘홍콩·중국’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출전하며 ‘정치적 중립’을 위해 공산당이 없는 특이한 ‘준국가’다. 동시에 인민해방군이 상주하고(그러나 군복을 입고 거리에 나갈 순 없다) 외교는 중국에 일임하는 ‘중국의 일부’다. 이 책은 1967년 노동쟁의로 시작했던 홍콩봉기, 1989년 천안문 지지 시위, 1997년 반환, 2002년 국가안전법 반대 시위, 2012년 중국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교과서 반대 시위의 역사를 훑으면서, 행정수반 직선제의 요구를 뿌리치고 ‘가짜 보통선거’를 도입한 중국 정부에 분노해 벌어진 2014년 우산혁명을 집중 조명했다.

장정아 교수는 현재 홍콩이 겪는 정치적 혼란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쌓여온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했다고 짚는다. 사진은 지난 6월 시위 장면.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현장을 누비며 연구한 장정아 교수의 글은 홍콩시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종족과 민족>(아카넷, 2005, 공저)에 실린 ‘국제도시의 시민에서 국민으로’는 홍콩인의 정체성을 살피면서 홍콩인의 염원인 ‘자유’의 의미를 분석했다. 영국 식민지 시절 홍콩인들은 자유무역항, 글로벌 금융도시로서 ‘경제적 자유’를 구가했지만 정치 참여의 기회는 엄격히 제한됐다. ‘민주 없는 자유’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영국은 식민지 반환의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해 1980년대 반환 결정 무렵부터야 부분적인 정치개혁을 시도했다. 장 교수는 현재 홍콩이 겪는 정치적 혼란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쌓여온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짚는다. 중국을 가난과 야만, 독재와 폭력의 대륙으로 배제·차별화하며 형성된 홍콩인들의 정체성 역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차별하고 경멸하던 대상(중국)이 자신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해지자 홍콩인 정체성이 딛고 설 기반은 사라지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장 교수는 공저자로 참여한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2>(역사비평사, 2017)에서 2014년 우산혁명 이후 부두철거 반대운동 등 곳곳에서 벌어진 커뮤니티 운동을 소개하면서 ‘이 땅은 지킬 가치가 있기에 여기서 살아가겠다’는 새로운 움직임에 주목한다. 그는 이런 풀뿌리 운동의 역량이 꾸준히 쌓여오면서 올해 100만 시위가 가능했다고 지적한다.

계간지 <황해문화> 2016년 가을호는 ‘중국과 비(非)중국: 타이완과 홍콩 다시 보기’라는 특집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중화주의의 구심력에서 벗어나려는 타이완(해바라기운동)과 홍콩(우산혁명)의 정치적 움직임을 분석했다. 국제적 관심은 집중됐지만 성과가 없었고 탈중심과 분열을 노출시킨 우산혁명의 한계, 홍콩에서 번진 중국인들에 대한 혐오, ‘윗세대의 번영’을 누리지 못하는 홍콩 젊은이들의 절망, 1997년 이후 사회 양극화, 산업구조의 기형화를 촉발하며 폭력적인 신자유주의의 첨병으로 다가온 중국을 바라보는 홍콩인들의 불안을 응시한다.

중국이 왜 홍콩의 이탈을 용납하지 않는지 중국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는 책들로는 <중국몽과 소프트 차이나>(리시광 엮음, 차이나하우스, 2013)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바이강 등 지음, 성균관대 출판부, 2015) <중국이라는 새로운 국가모델론>(판웨이 지음, 에버리치홀딩스, 2010) 등을 들 수 있다. 조문영 교수는 “서구와 대적할 뿐 아니라 서구 문법에 종속되지 않는 ‘보편중국’ 혹은 ‘중국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를 이해하면, 홍콩시위 참여자들이 서구에 에스오에스(SOS)를 보내는 상황에 중국 정부가 왜 그렇게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중국인 모두가 ‘중국몽’이란 같은 꿈에 취해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저널리스트 알렉 애쉬가 쓴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더퀘스트, 2018)는 앞으로 중국을 이끌어갈 30대 젊은이들의 맨얼굴을 묘사했다.

중국현대문학전공자인 류영하 백석대 중국어학과 교수의 <홍콩산책>(산지니, 2019)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인데 홍콩에 대한 전문지식과 풍부한 감수성이 어우러져 결코 가볍지 않다. 중국이 ‘국민화 정책’의 강도를 높일수록 더 거세게 반발하는 홍콩사회의 모습을 인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추천한 박민희 기자는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아 중국 당국이 중국 사회의 목소리를 철저히 억누른 가운데, 홍콩 시민들이 절박하게 자유와 변화를 요구한 것이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중국 당국이 아닌 사회 저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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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산책 - 10점
류영하 지음 / 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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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는 최근 류장수 교수(경제학부, 사진)가 교육부 산하 제6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연임됐다고 2일 밝혔다. 임기는 2년이다.

이로써 류 교수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4년 연속으로 위원회를 이끌며 급격한 학령 인구감소 등 고등교육 환경변화를 선도하는 대학을 만드는데 힘쓴다.

류 위원장의 가장 큰 책무는 오는 2021년 시행되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사업이다. 이는 대학기본역량을 평가해 대학 정원 감축과 정부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사업인 만큼 전국 대학의 초미의 관심사다. 또한 위원회는 대학구조개혁과 대학통폐합 사항까지 심의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번 류 교수의 위원장 연임은 지난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무난하게 마무리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주기 대학평가 후에 있었던 대학의 반발 수위에 비하면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안정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류 교수가 그동안 교육부총리 정책보좌관, 교육과학기술부 지방대·전문대 발전위원장, OECD 고등교육연구 한국책임자, 교육부 정규직전환심의위원장 등 여러 정부에서 교육 관련 중책을 수행, 소통과 조정능력을 갖춘 대학교육전문가라는 점도 반영됐다.

그는 지난 5월 현재의 대학 현실을 분석하고 대학입학자원의 급감 및 제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른 향후 대학의 방향을 정리한 저서 '대학과 청년'(산지니 출판)을 발간했다.

이 책은 대학교육에 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20년 이상의 교육정책에 참여한 그의 경험을 담은 점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편 이번 제6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류 위원장을 포함해 전체 21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으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김헌영 강원대 총장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이기우 재능대 총장을 비롯해 일반대학, 전문대학, 산업경제계, 법조계 대표들이다.

 

머니투데이 권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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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청년 - 10점
류장수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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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을 만나다] - 이정식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중소상공인 투쟁기 책 펴내 주목받아지난 10월 북콘서트 열어
이마트 상생점포는 미끼 점포생존권 요구를 뛰어넘는 연대성
투쟁을 통해 깨닫게 된 정치의식
스스로 성찰 자세 중요

 

▲ 이정식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모습.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54)이 지난 10월 ‘골목상인분투기’ 출판기념 북 콘서트를 가졌다.
이 회장은 거대 유통 자본에 맞서 13년째 지역 상권을 지키는 상인운동가이지만 정작 본인은 상인운동가라는 표현이 어색하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상인운동은 상인들이 자신의 생존권요구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하여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열기 위해 인식을 가져야 비로소 운동이란 고귀한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사업가에서 상인운동가로 변신한 그는 삭발과 혈서, 그리고 극단적인 두 번의 단식까지하는 등 강경투쟁에 앞장서 왔다. 13년간의 상인들의 투쟁사를 정리한 ‘골목상인 분투기’ 북 콘서트를 개최한 그를 해운대구 재송동에 있는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에서 만났다.

  
-협회는 언제 만들었고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상인들을 설득하며 조직화에 박차를 가했죠. 부산의 조직을 만든 뒤 전국적인 모임을 결성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임의 단체로 활동을 하다가 2012년에 사단법인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로 법인격을 갖추었죠. 현재 부산지역 자영업자 1만2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부산지역화폐 추진 운동, 이마트타운 연산점 입점등록허가의 위법성 다투고 있습니다. 지금 준비 중인 협회 사업으로는 엘시티 스타 필드 입점 투쟁과 일본계 유통업체 입점저지 운동, 유통법과 상생법 재개정 운동 등입니다.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상도정신과 시민의식 고취 등의 교육 사업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힘겨운 싸움을 13년 간 이어오셨다. 이번에 책을 낸 이유를 들려주신다면?

“사실 책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여건도 안됐습니다. 그러나 상인운동은 노동운동, 학생운동과 달리 기록이 없습니다. 책을 쓰면서 우리들의 지난 투쟁과정을 뒤돌아보고자 한 것입니다. 그 기록을 토대로 정책을 만드는데 대기업과의 투쟁이 하나의 뉴스로만 다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보았어요. 투쟁의 과정과 결과를 기록문화로 남겨야 제도적, 정책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동차 백미러 같은 거죠. 운전 중에 백미러를 보는 것은 뒤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잘 가기 위한 것처럼 말이죠.”

- ‘골목상인 분투기’는 어떤 책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국 10대 주요 도시의 자영업 분야 중에 편의점, 슈퍼, 납품업체, 식당, 카페, 미장원 등 다양한 상인들이 겪고 있는 절절한 사연을 가감 없이 들춰보고, 이들이 법과 공무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상인들과 정치에 어떤 함수관계가 존재하는지 조명해 보고 싶었죠. 특히 13년 동안 상인들이 대기업과 싸우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 과정에서 부끄러운 우리 자화상은 없었는지 솔직하게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저는 속 살을 드러내듯이 상인들의 부끄러움도 민낯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기업과 일부 상인회가 결탁되어 상생기금이란 허울의 음성적인 기금수수는 대기업 돈 몇 푼에 자신들의 상권을 팔아버리는 큰 문제임을 알려야 된다고 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록물로 남기려면 실명과 실제 일어났던 사실관계를 정확히 책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과 아내, 그리고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회장님은 어떻게 상인운동 전면에 나서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라도 절박한 마음이 생기면 뭐라도 할 것입니다. SSM이 2006년 부산에 출점하기 시작하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대기업에 우리 생존권, 사업장을 다 내 줄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있었습니다.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죠.
먼저 2000년 이마트가 해운대에 들어온 이후 주변 지역 상인들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매점들이 무더기 폐업되면서 납품업자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졌죠. 개인적으로도 매출이 절반으로 곤두박질하며 피해가 너무 커 어려운 상황을 경험했던 거죠. 그래서 이번에는 두 번 다시 당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대기업이 구멍가게까지 하는데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국가도 문제라고 본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에게든 우리 문제에 대해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시작했습니다.”
 
- 대기업과 투쟁을 하면서 느끼신 바와 이를 통해 얻게 된 성과를 들려주신다면?

“성과도 많이 있었지만 또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죠. 사실 상인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정치인, 권력기관에 도움을 청했지만 그들은 상인들의 손길을 걷어찼습니다. 이때 자신들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찾아간 곳이 지역 언론 방송사였고, 시민사회에 도움의 손을 내밀었죠. 그래서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에 대한 고마움과 정치적 의식이 중요하다고 모두들 느낀 것입니다.
상인들 스스로도 연대의식 및 상도정신에 대한 깨달음이 일기 시작한 거죠. 상인은 서로 경쟁자인데, 이런 현실을 간과한 채 우산만 같이 들자고 했으니 함께 비 맞을 마음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거죠. 비를 피하려 우산 속에 몰려들었지만 우산이 찢기거나 비바람이 부니 모두 우산을 내팽겨 치고 떠나버리는 형태였죠. 그때 느낀 것이 힘없는 상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명확한 현실 인식에 기인한 연대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의 단식 등 극한투쟁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첫 번째의 단식은 2010년 2월에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등 법 개정을 위해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7일간 단식을 하게 됐습니다. 결과는 당시 전통상업보전구역 500m 안에 SSM을 등록하는 것을 구청장이 제한할 수 있는 법 개정을 만들었습니다. 상생법으로는 대기업이 가맹점까지 진출했을 때 대기업 자본이 51%만 들어가면 사업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개정했으니 매우 큰 성과였습니다. 두 번째의 단식은 이마트 타운 연산점의 입점 중에 일어난 많은 위법성을 따지기 위해 17일간 단식을 했죠. 물론 단식 4일째 만에 구청장은 영업 등록 인가 수리를 하더군요. 구청장의 평상시 태도를 볼 때 충분히 예견했던 상황입니다. 이때 상인들의 정치의식이 달라졌습니다. 이후 만명궐기대회와 지역상권 활성화 대회를 여는 큰 힘이 됐습니다. 단식 전과 후 상인들의 정치의식이 많이 달라졌으니 값진 교훈을 준 셈이었죠.”
 
-자영업의 근본 문제는 그 수가 너무 많다는 데 있는 것 아닌가요?

“자영업의 과잉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자영업에 대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않았습니다. 퇴출과 진입 제한 정책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정부의 대기업 위주 정책으로 중소기업의 존립이 어려워졌고, 중소기업 구직난은 자영업으로 몰리는 산업 구조적인 상황으로 된 겁니다. 건강한 자영업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숨이 넘어가는 사람에게 강펀치를 날려 그로기 상태에 빠뜨린 것과 같다고 봐요. 물론 최저임금이 오르기 전에도 자영업은 겨우 버티기도 힘들 정도로 어려웠죠. 최저임금 인상 대비책,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 등 자영업 대책이 처음부터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 환경의 경제적, 심리적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정책을 폈던 거로 보입니다. 현실을 살피지 않은 정치적 공약이 가뜩이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자영업자들을 자극하여 이들을 거리로 내몬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마트 노브랜드와 전통시장의 ‘상생 점포’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요?

“상생이란 표현에 어폐가 있습니다. 상생점포는 골목상권을 흡수하기 위한 ‘미끼 상품’에 불과한 거죠. 전통시장 안에 노브랜드가 들어오면 전통시장 상인과 골목시장 상인 사이에 신뢰성이 깨지고 힘없는 중소상인들 사이의 연대가 깨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 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누군가가 상생이란 그럴싸한 허울을 씌웁니다. 상인 간 연대를 공고히 하려면 허울에 현혹되지 않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깨달았죠. 골목 상인과 전통시장 상인 간의 연대가 멀어지면 상권은 대기업에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는 이익, 사람보다는 돈이 앞서며 서로 존중하는 가치를 내팽개친 결과인 것입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상도’의 정신입니다.
상도는 자신의 생존권 요구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하여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일간리더스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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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인 분투기 - 10점
이정식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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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삭스삭,

타닥. 타닥타닥. 타다다닥.

종이 넘기는 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한 이곳.

오후 네시 무렵 산지니 출판사의 풍경입니다.

 

똑똑,

정적을 깨고 출판사로 들어선 분은

<골목상인 분투기>의 저자 이정식 선생님!

 

아니, 근데 선생님, 그... 손에 들고 계신 건... 뭐죠??

아니아니, 그 빵봉지 말고요.

카메라 삼각대 다리 같이 생긴 그건 뭔가요?

 

 

선..선생님...

 

선생님께서 '브이로그' 관련 의논할 게 있다고 사무실에 오신다는 건 들었는데,

촬영하러 오시는 건 줄은 몰랐다고요!!!!

촬영한다고 일부러 말 안하신 건 아니죠? 편집자들 다 도망갈까 봐 ㅎㅎㅎㅎ

 

선생님 너무 자연스러우시네요..

 

교정 마감에 허덕이는 편집자와 팀장님은 완전 작업모드에 몰두해있었던 

저마다의 몰골...을 염려하기 시작하는데...(아, 꾸며도 별 차이는 없습니다만..ㅎㅎ)

 

 

이거 뭐, 도망갈 타이밍을 완전히 놓쳐버려서

카메라에 대고 인사도 하고 <골목상인 분투기> 화이팅도 외치고 말았네요 하하

 

 

선생님이 떠나고 나니 '좀 더 잘해볼 걸 그랬나?'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뭐죠? ㅋㅋ

이게 방송 욕심인가 봐요.

 

 

 

 

실버 편집자가 탐내하던 선생님의 장비.

산지니 브이로그도 시작하나요? ㅋㅋㅋ

 

선생님, 브이로그 대박나시길!!

열정의 아이콘, 이정식 선생님 화이팅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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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12.05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펭수! 눈치를 못 챙긴 건 가요! 이정식 저자분 응원합니다^^

  2. BlogIcon Peace21 2019.12.05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골...도 그렇고, 책상 정리라도 좀 해놓을 걸요... 이왕 찍힌(!) 거, 바빠서 열심히 일하느라... 그런 걸로 해두죠~ ㅎ

울산 소설가들 신작 소설집 잇따라 출간 '책 잔치'

 

▲ 울산지역 소설가들이 펴낸 소설집.

울산소설가협회(회장 권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소설가들이 잇따라 신작집을 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호상 소설가가 첫 작품집 『젊은 날의 우화(羽化)』(도화)를 냈다. 표제작인 <젊은 날의 우화>을 비롯해 2편이 중편과 4편의 단편을 실었다. 모두 탄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표제작인 <젊은 날의 우화>는 입사 동기인 두 주인공의 사랑을 매미가 성충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사계절 사랑을 대하는 두 남녀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상처 입은 삶을 대하는 각자의 방식도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만 하다. <복순 씨의 개종改宗> <딱따구리의 죽음> <가락지> <우물> <홍수> 등의 작품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소설가 심은신은 장편 소설 『버블 비너스』(청어)를 냈다. 심은신 작가의 『버블 비너스』는 환영과도 같은 인간의 갈망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줄곧 외모 예찬과 성적 욕망, 그리고 부를 향한 열망이 샴쌍둥이처럼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되었음을 강조한다. 얼굴을 고쳐 여신이 되고자 하는 한 여자와 돈과 명예를 좇는 성형외과 의사가 나누는 대화 속에 우리 내면에 숨겨둔 욕망의 진실한 모습이 드러난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작가가 던지는 인간의 갈망에 관한 이야기에 빠져볼 만 하다.

경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서안 소설가도 첫 소설집 『밤의 연두』(문이당)를 출간했다.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밤의 연두>를 비롯 <과녁> <골드비치> <하우젠을 말하다> 등 모두 9편의 작품이 실렸다. 이서안의 소설은 공간에 대한 상상력이 두드러진다. 인간의 삶을 틀 지우는 건축물과 그 ‘틀’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을 이야기 한다. 표제작 <밤의 연두>도 사람들의 삶의 공간인 아파트 가운데 놓인 나무에서 비롯된다. 독일이란 낯선 나라에서 가족을 만들고 뿌리를 내린 화자 아버지 고단한 삶이 가슴속을 파고 든다. 작가는 ‘상처 입은 영혼’들의 이야기라고 전한다.

정정화 소설가도 두 번째 단편소설집 『실금 하나』(산지니)을 펴냈다. 작가는 모두 8편의 작품을 통해 가족, 사회, 친구, 직장에서 일그러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주목한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 <201호 병실>에서는 가족, 특별히 늙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돌탑 쌓는 남자>, <실금 하나>에서는 깨어진 부부의 관계를, <가면>, <너, 괜찮니?>, <크로스 드레서>에서는 학교와 회사로 대변되는 사회 집단 속에서 상처 받고 소외되는 인물에 주목한다. 또 <빈집>에서는 아들을 도회로 보내고 홀로 죽음을 맞는 어머니와 그 아들을 모습을 그린다. 작가는 위선과 거짓이 팽배한 현실에서도 참된 삶을 갈망하고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주인공을 끊임없이 등장시키며 독자에게 진정한 자아를 추구하는 삶에 대해 묻는다. 

고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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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의 12월 소설 신간 <실금 하나>(정정화 지음).

조금만 기다리시면 만나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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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부산대에 위치한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독일문화원)에서

아네테 훅 작가님과 작은 낭독회가 열었습니다.

 

 

 

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 선생님은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신데요,

작년에 작가님의 세 번째 장편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한국에 출간된 후

2018 서울작가축제에 유일한 독어권 작가로 초대되어서 세계 작가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하셨어요.

올해에는 서울 연희문학창작촌에서 12월 한 달간 머물며 집필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해요.

본격적인 집필 활동 전에,

11월에는 서울대, 홍익대, 성균관대, 대구대 등 한국의 독일어과 학생들과 낭독회 행사를 하고 오셨는데요.

부산이 그 낭독회의 마지막 장소였답니다.

부산에서는 산지니출판사와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가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부산 괴테 인스티튜트는 작년에 초량에서 부산대 언어교육원으로 장소를 옮겼다고 합니다.

처음 방문했었는데, 분위기가 참 좋더라구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괴테 인스티튜트 : )

크리스마스 파티도 한다고 해요 :)

 

본격적으로 아네테 훅 작가님의 간단한 책 설명과 함께 <빌헬름 텔 인 마닐라> 낭독회를 시작했습니다.

아네테 훅(이하 훅):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여행‘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선, 1880년대에 젊은 필리핀인이 유럽을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스페인에서 약학을 공부했고, 그 후 독일로 거취를 옮겼습니다. 그는 독일에서 번역 작업을 하며 동시에 여행을 하지요.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이야기의 여행(여정)‘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난 젊은 필리핀인의 이름은 ‘호세 리살‘입니다. 그는 1886년 독일에서 프리드리히 실러 작가의 <빌헬름 텔>을 독일어에서 필리핀 토착어인 타갈로그어로 번역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번역에 주목했습니다. 스위스 국민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훗날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 될 남자(호세 리살)에 의해 번역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 놀라운 ‘번역‘을 통해 이야기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 ‘호세 리살‘이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호세 리살은 <빌헬름 텔> 번역을 했을 당시 25살이었습니다. 그의 가족은 마닐라 근처에 거대한 설탕 농장을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이었습니다.

그 당시 필리핀은 300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습니다. 리살이 독일에서 필리핀으로 돌아온 후, 그는 정치 활동을 했으며 금서를 번역해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스페인 식민지 정부와, 사제의 권력 남용을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리살의 가족은 홍콩으로 망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리살은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갔고, 그는 스페인을 상대로 혁명을 이끌었다는 죄로 기소되었습니다. 1896년 그는 스페인 법에 의해 처형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리살은, 과격한 혁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쪽이었습니다. 그는 폭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파괴될 것이 더 많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이 고민은 이 책 <빌헬름 텔 인 마닐라>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는데요,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좋은 폭력‘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것은 어떤 순간에 정당화되지는 않은가? 빌헬름 텔이 중세 스위스를 지배했던 오스트리아 폭군인 헤르만 게슬러를 쏜 것이 옳은 일일까?'

이렇게 ‘정치에서의 폭력‘에 대한 질문은 두 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와 호세 리살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제 여러분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낭독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중 빌헬름 텔(윌리엄 텔)의 사과 이야기를 알고 있는 분이 계신가요? 빌헬름 텔은 그의 아들의 머리에 있는 사과에 활을 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책 속에 한 장면을 함께 보시죠.

 

12장

“아버지, 저기 장대 위에 걸린 모자가 보이시나요?”

발터는 알트도르프에 도착하면서 물어본다. 아버지는 말을 막는다.

“그냥 지나가자.”

벌써 보초병이 다가와서 아버지를 체포하려고 한다. 발터가 도움을 외치고, 주민이 모여든다. 발터는 군졸들이 아버지에 대해 경멸적으로 말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는 비겁하지 않다. 그는 황제 재판관에게 말을 거는데, 실러의 작품에서 나오듯이 건방진 어투의 ‘나리’라고 감히 말하지 못한다. 리살의 작품에서 총독과 동등한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여유는 베르타에게만 유보되어 있다.

그런데 꼬마인 발터도 황제 재판관에게 당당히 말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위대한 궁수인지를 말한다.

“그는 백 걸음 떨어져서도 사과를 맞혀요!”

그제서야 비로소 게슬러는 어떻게 그 사냥꾼을 괴롭힐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에 도달한다. 민중은 경악한 채 경직되어 있고 기예르모는 용서를 구하면서 어린 발터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리기보다 차라리 죽겠다고 한다. 오로지 그 소년만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나무에 묶이고 싶지 않으며, 또한 안대도 거부한다. 그는 자신의 양이 아니며 아버지의 굳건한 팔을 안다고 말한다.

“쏘세요!”

발터는 그에게 외친다.

“저 불한당은 아버지가 어떻게 맞히는지를 봐야 한다니까요.”

아이는 거기에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그러는 동안 아버지는 거의 제정신을 잃은 채 애걸하며, 피어스트 할아버지는 전 재산을 내놓으려 하고, 베르타와 루덴츠는 중재에 나선다.

“쏘시란 말이에요, 아버지!”

아이가 다시 한 번 외치자 어디선가 ‘쉿’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가 살아 있어!”

아이는 모인 군중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 땅을 바라보고 절하더니 광장 위를 지나간다.

“여기 당신께 그 사과를 갖다드려요, 아버지.”

기예르모가 아들을 번쩍 들어서 거의 숨막힐 정도로 안기 전에, 아들은 아주 짧게 ‘아빠’라고 바꾼다.

“난 아빠가 나를 다치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훅: 여러분은 책 속에 등장하는 사과 이야기를 함께 보셨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속에 담긴 번역가 리살의 생각도 함께 보셨습니다.

거의 모든 필리핀인은 스페인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갈로그어는 독일어보다 경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쓰기 전에, 리살이 독일어를 타갈로그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독일어로 재번역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 다음 저는 제가 번역한 것을 실러의 원본과 비교했습니다.

비교를 해보니 리살이 번역한 부분의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저는 원문보다 리살의 번역 버전에서 사람들의 말이 훨씬 더 정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아이가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그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그 반대로 번역할 때 존댓말 같은 어투의 차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리살의 시선‘을 통한 <빌헬름 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한 리살이 독일에서 경험한 것과 그가 마주친 것, 독일을 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런 시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시선이 드러난 한 부분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어로 <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읽고 계신 아네테 훅 작가님

 

1장

그는 조그만 도시, 아니 바람도 멎은 과학의 고장을 기대했었다. 파리를 벗어나면 수술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지만, 생활은 보다 나아진다고들 했다. 리살은 1886년에 하이델베르크로 오면서 평온한 일상을 꿈꿨다. 오전에 눈을 수술하고, 오후에 독일어를 배우며, 밤에 소설을 마무리할 거라고 말이다.

기차역에서부터 그는 대학생들이 어디에서 만나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여기에서 안과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사람이 누군지 물으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그에게 추천한 곳은 굴덴 맥주양조장이었다.

그 뒤 그는 곳곳에서 대학생들을 보았다. 그들은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며 구시가를 몰려다녔고, 흡사 국영철도 역무원처럼 제복을 입고 있어서 군인처럼 보였다. 알록달록한 모자와 어깨띠는 반짝였을 뿐만 아니라 눈발 속에서 또렷이 빛났다. 대학생들은 리살과 길이 엇갈릴 때마다 그에게 인사했고, 리살이 그 맥주양조장을 찾아내자, 노란 모자를 쓰고 있던 한 무리가 그를 탁자로 안내했다. 그들은 리살이 어렵사리 뱉어낸 독일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리살은 라틴어로 말했다. 학생들은 흡족해하면서, 대학병원의 안과병원장인 오토 베커 교수를 추천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리살에게 어떻게 건배를 하고, 어떻게 맥주잔을 들어올리며, 어떻게 건강을 기원하고, 어떻게 마시는지를 보여주었다.

거나하게 취한 그들을 대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얼굴의 오른쪽과 왼쪽이 서로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한쪽 뺨은 부드럽고, 그 벨벳 같은 피부는 가벼운 홍조를 띠었다. 다른 반쪽은 거칠게 흉터가 져서, 마치 모형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천진난만한 늙은 퇴역군인들도 리살에게는 독일 대학생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양조장에서 해방을 만끽하며 웃어댔다. 네 번째 맥주잔이 돌고나자 그들은 리살을 주에비아 대학생 동맹에 가입을 권유했다.

리살의 작업계획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양조장을 찾아 다니며 자주 대학생들과 어울렸고, 그들과 함께 시내에서 벗어나 강 건너 음식점이 딸린 시골 여관으로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여관의 뒤채에선 창문을 열어두고 마당에 쌓인 퇴비더미와 분뇨구덩이를 바라보며 펜싱을 했다. 리살은 베커 교수의 조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피 일부를 꿰매면서 결투에 입회하는 의사 이미쉬를 도와주었다. 리살은 이미 마드리드와 파리에서 써두었던 소설의 마무리 작업에도 시달렸다. 아직 그는 소설 작업이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그때 필리핀에 있는 형 빠차노에게서 “네가 독일어를 배웠다면, 우리에게 실러의 작품을 번역해다오”라고 편지가 왔다...

 

훅: 이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부분을 낭독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의 짧은 텍스트입니다. 리살은 실러의 작품을 번역하면서 새로운 단어를 창조했습니다. 예를 들면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인데요.

타갈로그어에는 눈사태나 우박 같은 단어가 없었습니다. 필리핀이 위치한 열대에는 그런 현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번역할 때 순수한 타갈로그어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baha ng yielo'라는 단어를 만들었습니다. 스페인어에서 얼음(yielo)이라는 단어를 가져왔고, 타갈로그어에서 ‘범람, 침수(baha)‘라는 단어를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눈사태'는 '얼음의 침수'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용법으로‚ '우박'은 타갈로그어에서 '돌의 비'가 되었습니다.

자연과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번역된 필리핀의 단어들을 보면서, 저는 스위스 알프스와 필리핀의 열대 섬이 합쳐지는 새로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읽을 텍스트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장

시험 삼아 몇 줄을 번역하자, 이미 리살이 빌헬름스펠트에서 보았던 산악지대가 알프스 산으로 성장한다. 활엽수에서 갑작스럽게 암석이 솟아오르고, 가파른 비탈에서 전나무와 소나무가 성장하며, 산 정상은 구름 속에서 없어진다. 마킬링 산이 호수 위로 솟아 있는 마닐라의 오지인 칼람바에서도 그렇다. 창공 안에서 사라진 듯 산꼭대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책을 읽다 보면 양편의 풍경이 서로 뒤섞이면서,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진다. 두 가지 새로운 교역로가 개척된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서 온 노새 행렬이 산의 오솔길을 타고 저 높이 얼음산맥으로 올라간다. 고트하르트 고갯길은 북쪽의 시장들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오스트리아 왕은 그 일로 돈을 벌려고 하며, 그의 총독들은 우리, 슈뷔츠, 운터발덴의 계곡들이 그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 제도諸島의 짙고 무성한 수목과 김이 피어오르는 산 앞에 돌연 스페인의 범선들이 출몰하자, 중국의 정크선들이 마중나온다. 그들은 마닐라에서 만났지만, 여기서 상품을 거래하거나 옮겨 싣는 일은 거의 없다. 스페인 사람들은 새로운 주인으로서 정주한다.

리살이 독일어 ‘숲’을 ‘구바트’로, 독일어 ‘하늘’을 ‘랑이트’로 번역하면, 마킬링 산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맥의 전초기지가 되고, 따갈로그의 알프스 산이 태평양의 가장자리에서 솟아오른다. 희곡『빌헬름 텔』은 하나뿐인 좁은 교역로에서 점화된다. 이 길은 바다에서 바다로 이어지며, 거대한 원시림을 관통하여 암석들로 오르다가, 잿빛의 돌이끼로 계속된다.길가의 돌멩이들은 말의 발굽이 문질러서 반들반들해지고, 비가 몇 달 동안 억수로 쏟아진 덕분에 반짝인다. 가장 늦게까지 남은 진흙이 완전히 말라서 여름에 흩날린다. 그러면 계곡들은 엷은 갈색의 분진으로 가득찬다...

비좁은 교역로와 해안이 만나는 곳에서 상품들이 배로 옮겨진다. 바다는 만灣이나 피오르드 해안처럼 산 안쪽에 누더기마냥 붙어서 계곡을 채운다. 높새바람이 멀리서 온 배들을 이편으로 몰아넣으면, 계절풍은 그들을 다시 내몬다. 거대한 정크선은 접안하고, 범선의 상품들은 산 뒤편에서 하역된다. 제일 값비싼 물품은 마리아 반신상과 나사렛 예수상이다. 그것들을 선적한 배가 먼 바다에서 화염에 휩싸일지라도 살아남는다. 불 속에서 검게 그을린 그 동상들은 홀로 계속해서 표류하는 것이다.

바다는 양편의 눈 덮인 산악에 붙들려 있지만, 어느 편이든 상관없이 항상 남녘의 바다다.

피오르드 해안 사이의 길은 험준하다. 노새들이 열을 지어 느릿느릿 산을 기어오르다가, 고갯길 정상 앞에서는 더 이상 땅 위에 있지 않고 허공을 걸어간다. 여기서 고갯길은 허공에 매달려 있다. 이곳을 관통하여 정크선들을 범선들과 연결시킨 교역로는 토박이 수공업자들의 예술품이 된다...

 

낭독 시간이 끝나고 청중분들과 함께 질문과 답변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 한국에는 스위스 문학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입니다. 작가님께서 스위스 문학의 특징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훅: 우선 스위스 4개 국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언어로 책이 출간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리고 많은 작가들이 산에 대해서 글을 많이 씁니다. 스위스에 산이 많다 보니, 산의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묘사나 산을 다른 것에 빗댄 표현도 많이 쓰는 편이지요.

 

청중 1: <빌헬름 텔>을 집필한 프레드리히 실러는 철학자이고 고전주의에서는 괴테 못지않은 대가입니다. 실러의 언어는 굉장히 철학적이고 자유와 자연을 내세웁니다. 그래서 <빌헬름 텔> 속에는 심오한 표현이 많은데 과연 타갈로그어로 했을 때 번역이 잘 가능했나요? 스페인의 지배를 300년간 당했는데, 타갈로그어의 섬세한 단어라든지 그런 것이 남아있었습니까?

훅: 필리핀에서는 전에도 인간의 가치를 중요하는 사상이 있었고, 그런 사상을 담은 단어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번역이 가능했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에 300년 미국에 60년 식민 지배를 당하며 굉장히 많은 고통을 가슴에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그것을 깨고 해방하는 내용이 담긴 문학작품이 많답니다.

청중 2: 아까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는 '정'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독일어로는 이런 단어를 어떻게 나타내는지 궁금해요.

훅: 그런 단어는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마다 있는 것 같아요. 결국 때에 따라 다른 단어로 쓰여야 할 것 같아요.

청중 3: 저는 독일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일석이조'라는 단어를 배우고 놀랐어요. 독일어로는 절대 한 단어로 표현 못 할 단어에요. (웃음)

 

 

이렇게 낭독회를 마치고 커피 한잔을 하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작가님도, 참석해주신 분들도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친밀한 낭독회였습니다.

아네테 훅 작가님이 다음에 또 한국에 방문하시길 바라며, 참석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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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척 추워졌습니다. 달력을 보니 어느덧 연말이네요...!

2019년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올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산지니출판사의 책을 읽어주시는 분들, 함께 책을 만든 작가님들, 산지니출판사 식구들!  

모두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9년 마지막 저자와의 만남은

구모룡 평론가의 『폐허의 푸른빛』을 두고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인 만큼, 강연라기보다는,

참석하신 문인들과 참가자들 모두 함께

오늘날 지역에서 문학 하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행사를 마치고는 함께 따뜻한 송년회 자리를 가지려 하니

여러분의 많은 참석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허의 푸른빛 

구모룡 지음 | 472 | 25,000원 | 2019년 930일

 978-89-6545-629-2 03810 | 신국판(152*225)

여러 권의 비평서를 출간하며 ‘지방-지역-세계’라는 중층적 인식 아래 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온 구모룡 평론가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저자는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고,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와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의 가치를 품고 키웠던 건 폐허의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푸른빛’을 띤 문학과 비평의 희망과 가능성을 주지한다.

 

 

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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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전포에 있는 다정한 서점 책방 밭개에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김미헌 번역자를 만났습니다.

김미헌 역자님은 이번 행사를 위해 서울에서 먼 길을 오셨어요. 또 이날 부산이 무척 추웠는데 참석자분들이 공간을 꽉 채워주셔서 정말 감사했답니다. 역자님께서 강의는 많이 해보셨지만, 북토크는 처음이라 굉장히 떨린다며, 부담을 덜기 위해 티베트 속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를 떠올리며 강연을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이 속담이 티베트에서 온 줄 처음 알았답니다!) 그리고 속담처럼 걱정이 무색하게도 재미있게 티베트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역자님은 티베트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티베트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티베트는 중국 서남부에 있는 티베트 자치구와 티베트 고원을 일컫는 말로 인도, 부탄, 네팔 등과 인접해 있습니다. 인근 나라인 인도와 네팔은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려한 불교 양식을 가진 반면에, 티베트는 험준합니다. 그곳은 '너무 험준해서 말 한 마리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고 험한 골짜기를 지나야 한다'는 기록이 있었고, 여름이 와도 눈이 녹지 않는 곳으로 기후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열악했던 기후 조건과 경건한 종교적 신앙은 이 티베트 고원지대에 사는 장족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폐쇄됐지만 안정적인 사회구조에서 자급자족의 날을 보내게 했습니다.

또한 티베트 문화를 이야기하자면 티베트 불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티베트는 1446년에야 한글을 만든 우리보다도 600년 전인 7세기에 이미 티베트 글자를 만들어 인도로부터 전래된 불경들을 번역한 불교문화의 강국입니다.

38대 국왕인 송첸캄포가 ‘불교의 국교화’ 선포 이후로는 더욱 정진하여 세계적인 불교문화를 꽃피웠습니다. 티베트 불교는 인도 후기 불교의 하나인 밀종과 티베트 토착 종교인 본교가 결합해 형성된 특수한 종교로 보통은 라마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힌두교의 여러 신을 혼합하고, 주문을 외우는 점(옴마니파드메 훔—한국에서는 ‘옴 마니반메훔’으로 잘 알려진—등 짧은 주문을 생활에서 늘 욉니다), 불력으로 재해와 고난을 없애고 악마와 요괴를 물리치는 점, 호마법으로 알려진 비밀스런 주술의례가 있다는 점 등에서 다른 불교와 차이점을 보입니다.

이런 불교는 티베트인들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밀교라는 명칭에서 드러나듯이 신비로움과 평화와 비폭력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티베트 불교의 가장 신비로운 부분은 전생입니다. 물론 불교가 침투한 사회에는 많든 적든 윤회 사상을 믿는 풍조가 있지만, 전생을 사회제도로까지 승화시킨 곳은 티베트뿐입니다. 삼국시대 이래 불교의 영향 아래 있었던 우리도 ‘다시 태어나면/다음 생에는/전생에...’라는 말을 자주 쓰면서, 무의식의 근저에는 종교를 떠나 윤회에 대해 긍정하는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윤회사상을 믿고, 티베트 불교에 대한 믿음을 생활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티베트에서 페마체덴이 태어난 곳은 흔히 중심지로 알려진 라싸시가 있는 서장자치구가 아닌, 칭하이성 동북에 위치한 해발 2000미터 고원지대였습니다. 그래서 달라이 라마와 포탈라궁과 라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타 티베트 소설과는 달리, 페마체덴 소설의 배경은 칭하이성 내륙 변방의 어느 티베트 마을입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 변방 마을을 배경으로 티베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제일 익숙하고 잘 아는 내용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티베트어로, 그 후에는 중국어로, 나중에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찍었고, 지금은 소설가 보다 영화감독으로 더 유명합니다. 페마체덴은 티베트를 배경으로 티베트 언어로 티베트 영화를 찍으며, 영화 관련 인터뷰에서 “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티베트 언어”라고 했습니다. 또한 “티베트어는 언어지만 티베트 민족을 구성하는 근간”이라고 말하며 티베트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런 페마체덴은 티베트어로 적힌 민간 설화집을 중국어로 번역하기도 하고, 티베트어로 적은 자신의 소설을 중국어로 다시 적어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페마체덴이 중국어로 쓴 소설집은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 <마니석, 고요한 울림>은 중국어로 쓰인,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두 번째 단편집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10편의 단편 중 표제작인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읽어보고 종교 문화가 깊이 내재해 있는 티베트인의 일상과 오늘날 티베트인들에게 들이닥친 삶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마니석’은 짧은 기도문이 새겨진 돌이나 석판을 말합니다. 이것을 새긴 후 쌓아두곤 합니다.—우리나라로 치면 성황당의 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마니석에는 관세음 보살이나 물고기(불교 8보 중 하나)가 새겨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대게는 육자진언이라고 하는 ‘옴마니파드메 훔’이라는 진언이 색색으로 예쁘게 새겨져 있습니다. 티베트어로 마니는 ‘보석, 지혜‘라는 의미입니다. 티베트인들이 자나 깨나 암송하는 ’옴마니 파드메 훔‘이라는 진언은 연꽃(관음보살) 위의 보석(마니주)라는 의미로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하고 싶다는 염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티베트에서는 진언을 반복해서 암송하면 깨달음과 공덕, 내세의 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합니다.

티베트인들의 마니석에 대한 경건함은 표제작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서 잘 나타납니다. 이야기는 어느 아주 크고 둥근 달이 뜬, 달빛이 밝은 밤,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니석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에 르싸네가 귀를 기울이는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르싸네는 아내와 술친구 테엔젠, 마을 사람들에게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지만, 유일하게 마니석을 조각할 줄 아는 조각공 어르신이 며칠 전에 돌아가신 터라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르싸네가 절대 아무 때나 허투루 하지 않는다는 ‘맹세’까지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p. 16

르싸네는 간밤에 함께 집에 갔던 술친구 테엔젠이 인파 속에서 웃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그를 뚫어지게 노려봤다. 그제야 테엔젠의 얼굴에 있는 시퍼런 멍이 눈에 들어왔다.

(테엔젠은 간밤에 같이 술을 마신 르싸네가 자신을 때렸다고 의심하고 르싸네는 간밤의 일을 다 기억한다며 아니라고 한다. 그러자 테엔젠이 안 때렸다고 맹세를 하라고 한다. )

르싸네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는 눈을 감았다.

“맹세합니다!”

테엔젠은 시퍼렇게 멍든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알았어, 이제 믿을게. 길에서 자빠져서 어디 돌부리에 부딪쳤나 봐.”

르싸네는 테엔젠의 말은 듣지도 않고 옆에서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근데 다들 내 말을 안 믿잖아.”

테엔젠은 얼른 마을 사람들에게 르싸네를 두둔하며 말했다.

“르싸네는 평소 허투루 맹세하지 않아요. 맹세했다는 건 절대 거짓말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 다들 믿으세요.”

한국인들의 시선에서 보면 ‘맹세’까지 하느냐,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불교에서의 ‘맹세’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티베트인은 그들이 믿는 신이 항상 자신의 곁에 있다고 믿으며, 맹세를 하는 순간 신이 옆에서 그것을 듣고 있다가 모든 걸 기록한다고 합니다. 보통 맹세는 자신의 진심을 밝히고 싶을 때, 자신의 과실을 덮을 때 하게 되는데, 그 ‘맹세’는 그 맹세로 인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맹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업보를 받게 된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맹세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며,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날 사람들은 쉽게 약속하고, 쉽게 그 약속을 어깁니다. 한입으로 두 말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며, ‘약속’이라는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불교문화가 깊숙이 깔려 있는 티베트인들은 자신이 내뱉은 말에 응당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집 전체에 걸쳐 이 ‘맹세’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누가 ‘맹세’를 하면 상대방은 그 말을 믿어줍니다.

P. 26

르싸네와 테엔젠은 마니석을 들고 활불이 계신 사원으로 들어갔다.

활불은 작은 체구지만 탄탄한 몸에 인자하고 선한 모습이었다. 저 멀리서 두 사람이 정문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두 분 술 끊으려고 오셨습니까?”

두 사람은 활불 앞으로 다가가 고두를 세 번 올리고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활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활불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부처님을 말합니다. 흔히 활불하면 달라이 라마만 떠올리는데, 티베트에서 활불은 달라이 라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활불은 티베트 불교의 모든 종파마다 존재하며, 모든 사원마다 존재합니다. 깨달음에 도달한 수행승은 모두 활불이라고 하며, 티베트인들에게 활불은 믿음직하고 존경의 대상입니다. 수시로 사원에 찾아오는 신자는 헤아릴 수 없으며 길거리에서 활불을 발견하면 바로 무릎을 꿇고 예를 표시합니다. 활불은 고상한 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티베트 사람들 곁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인자한 존재며, 티베트 사람들과 아무런 거리낌 없이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소통하는 존재입니다.

르싸네와 친구가 마니석을 보고 신기해 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많은 사람들이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르싸네가 마니석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맹세까지 했지만 믿지 않았던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P. 43

“술고래야. 아, 아니지. 르싸네야, 넌 정말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구나. 우리도 어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단다. 불연이 깊은 사람이 제일 먼저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리포첸께서 말씀하셨는데, 네가 공덕을 아주 많이 쌓은 모양이야.”

“다들 뭘 가지고 오셨어요?”

“별거 아니고 공양품이네. 먹거리와 마실 거리야. 다들 조각공 어르신께 성의 표시를 하고 싶어서 말이야.”

“린포첸께서 망혼이 마니석을 새기는 일은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하시더군. 우리도 이참에 덕 좀 보세나. 공덕 좀 쌓게 해주게.”

르싸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사람들은 벌써 마니퇴 쪽으로 몰려갔다. 마을 사람들은 가져온 음식들을 마니퇴 위에 올려놓고 허공을 보면서 말을 했다. 조각공 어르신 맛있게 드시라, 우리를 잘 보우해 달라는 그런 말들이었다.

사람들은 마니퇴 주변을 에워싸고 앉아서 육자진언을 읊으며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티베트인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바로 실천하는 자비와 보시입니다. 채소가 잘 자라지 않는 척박한 고원지대에 사는 티베트인은 육식을 하는 가난한 유목민족입니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어렵게 번 돈을 자신보다 못한 이들에게 보시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일을 미루지 않습니다. 늘 1마오짜리 화폐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원의 불상 앞에 놓고, 오체투지 하는 순례자에게 건네고, 또 걸인과 나눕니다. 티베트에서는 오체투지를 하는 순례자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오체는 이마, 양 팔꿈치, 무릎의 다섯 군데를 말하는 것으로, 오체 투지는 이 다섯 부위를 땅에 내던짐으로써 몸을 땅에 온전히 일치시키는 행위입니다. 이 행위는 부처의 가르침에 대한 지극한 공경을 나타내며, 몸을 엎드리고 낮추어 땅에 맞닿게 함으로써 중생이 빠지기 쉬운 교만심을 꺾고 고행을 통해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행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몇 달 동안 진행되기도 하는 멀고 험한 고행의 과정이기 때문에 간혹 수행 도중 목숨을 잃기도 하며, 가족, 친지, 이웃과 수레에 일용품을 실고 함께 수행하기도 합니다. 티베트인들은 수행길 위에서 맞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여기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런 길 위의 수행자들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그 수행자들에게 보시하여 공덕을 쌓기도 합니다. 수행자들의 최종 여정은 티베트 최대 도시이자 수도인 라싸(포탈라궁)입니다. 포탈라궁에는 어떤 기둥에는 천이 둘러져 있는데요, 오체투지를 하며 올라오는 사람 중 도중에 죽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이를 뽑아서 이 기둥에 박아두기 때문입니다. 비록 육체는 오지 못했지만 혼이라도 여기에서 머물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보시는 부처님의 자비를 주고받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티베트사람들의 생활화된 자비와 보시는 그들의 생사관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금생의 선행이 내생의 공덕이 된다’는 불교적 생사관은 자연의 이치를 담고 있으며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의 인과관계는 누구나 아는 진리이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을 알기에, 티베트인들을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그래서 티베트인의 불교는 단순이 국교로 정해진 종교가 아니라 당연히 믿고 몸소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P.50

가끔 달이 아주 크고 아주 둥글고 유달리 밝게 빛나는 어두운 밤에, 르싸네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올 때면, 이따금 저 멀리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한 울림이었다.

이 부분은 소설의 마지막인데요, 티베트인들에게 마니석을 두드려 조각하는 소리는 진짜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니석을 만드는 작업을 공덕을 쌓기 위한, 일종의 기도라고 여기는 티베트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편안하고 익숙한 ‘민요’처럼 고요하고 가슴을 울리는 그런 소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마니석, 고요한 울림’의 원래 제목을 직역하면 ‘마니석을 조용하게 두드리다’인데요, 작가는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의 생활과는 달리, 어떻게 보면 느린 삶의 모습이지만 조용한 가운데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마니석을 조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티베트 사람들의 실제 생활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질문과 답변 )

1.

청중 1: 책에서 여성 인물들이 독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용우파엔, 돌마’ 등 여성들이 자기 욕망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았어요. 이것이 원래 티베트 여성들의 특징인지, 의도된 여성상인지 궁금해요.

김미헌 번역가(이하 김): 여성의 욕망이 잘 드러났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용우파엔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자 9명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이유로 9명과 헤어집니다. 그러나 결국 상처받은 건 남자가 아니라 용우파엔이었습니다.

사실 장족은 모계 사회입니다. 남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자가 여러 남자와 교제를 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여자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 하얀 천막에 들어가고, 남자가 아무나 수시로 와서 관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여자는 출산을 할 때까지 나오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과 관계를 맺었던 남자 중 한 명을 택해서 평생 살게 됩니다. 이후에 남자가 죽거나 하면 그 형제와 같이 살기도 하지요.

그래서 모계 사회이지만 상처받고,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고스란히 여자의 몫이라고 느껴졌고, 작가가 티베트의 그런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청중 2: ‘낯선 사람’에서 21명의 돌마가 나타나는데, 낯선 사람은 결국 1명의 돌마와 마을을 떠납니다. 돌마가 부처의 배우자라고 하던데, 낯선 사람이 그럼 배우자를 찾으러 온 건가요?

김: 티베트에서는 여자인 경우 다 돌마라고 칭합니다. 낯선 사람에서 돈을 많이 가진 도시인이 마을에 와서 돌마를 한 명 데리고 떠나가는데요, 제 생각에는 티베트 변방의 마을에 찾아온 외지인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조용한 티베트 마을에 나타는 외지인 말이죠.

청중 2: 그런 부분이 독자에게 많은 해석을 남기는 것 같기도 해요.

김: 페마체덴의 영화를 보면 예술성을 강조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요. 페마체덴의 이러한 성향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면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으니 그렇게까지 입장을 뚜렷이 표현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청중 2: 상징성이 풍부한 작품인 것 같아요. 찾으면 찾을수록 너무 많은 상징성에 피곤했어요. (웃음)

김: 제가 친절하지 않은 역자일 수도 있는데, 저자 자체가 해설을 많이 하지 않았으니, 역자로서 저자의 의도를 최대한 전달하는 게 역자의 역할이라고 생각되어 그대로 놔두었습니다.

 

3.

청중 3: 책에 실린 10편 중 판타지성이 강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그중에 티베트의 설화나 구전 이야기가 섞인 것이 있나요?

김: 이 책 중에서는 실제로 섞인 부분은 없어요. 하지만 페마체덴은 티베트 설화를 중국어로 번역하기도 해서, 설화에 관심이 많은 인물인 것은 분명해요. 그리고 한국인인 저희가 이 책을 읽었을 땐 분명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티베트인들의 생활에서는 판타지가 아닌 정말 실재하는 이야기이지요. 그래서 이 소설은 '실재하는 판타지'로 읽힐 수 있겠네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에 싸인 중인 김미헌 번역가님♡

김미헌 번역가는 평소 영화 번역을 주로 하셨는데, 이 책을 번역하게 된 날, 온 하늘의 별이 본인에게 쏟아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기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산지니 출판사에게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저희가 더 감사합니다. ^^)

아무래도 해외 문학 작품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와 사고를 이해하고 읽어야 더 사고의 깊이가 넓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강연을 들으면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훨씬 더 이해하게 된 기분이었답니다. 낯설지만 가까운 티베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티베트를 이해할 수 있는 소설, <마니석, 고요한 울림>을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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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12월이다. 지난 1월 당신이 세웠던 목표들이 당신을 평가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연초에 계획한 만큼의 책을 당신은 읽었는가. 대개는 목표를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으리라. 바빠서, 쉬느라고, 노느라고 미뤄왔던 독서를 지금이라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아직 2019년은 끝나지 않았다. 연초의 계획을 지키고 자신에게 떳떳해질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12월의 책을 소개한다.

■ 국립중앙도서관 12월 사서추천도서    
이국환 지음│산지니 펴냄│232쪽│15,000원



우리는 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은 도대체 무엇일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저마다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인생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삶이 막막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절망 대신 희망을 이야기한다. 흔들리고 고민하며 불안을 안은 채, 그러나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곧 다가올 오후도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삶에 지칠 때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자.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담겨 있다.


기사원문 <독서신문>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 10점
이국환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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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청 시기 대표작가 한방경.

그가 남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입니다.

‘해상화열전’ 오늘의 책에서 만나보시죠.

 

이 소설은 중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입니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됐는데요.

상하이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삶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소설은 당시에 큰 주목을 못 받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에서 시대를 앞선 독보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부산대 중문과 박사 출신, 김영옥 씨가 번역한 국내 최초의 완역본이기도 한데요.

1894년 간행될 당시 삽입되었던 삽화.

또 작품의 이해를 도와 줄 작가의 서문과 후기도 함께 실었습니다.

오늘의 책이었습니다.

 

KNN 이아영 기자

기사 원문 바로 가기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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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개 편집자입니다.

11월 달력을 넘기기 직전인 오늘입니다!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_임성원 편

포스팅을 11월이 가기 전에 할 수 있어 너무나도 기쁩니다.

가뿐한 마음으로 12월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한 금요일이네요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저자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과 함께 했습니다. 이 책의 앞표지에는 '지금 여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곳에서 로컬미학을 생각하다'라는 카피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하는 산지니와도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날은 많은 손님들이 오실 예정이라, 평소와 다르게 의자까지 대여를 했답니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책도 예쁘게 진열하고

산지니x공간을 찾을 독자분들을 기다립니다.

 

일찍 오신 분들은 이렇게 저자에게 사인을 받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답니다.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의 저자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

 

이날의 행사를 꾸며주신 분들입니다.

사회에는 해양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이신 구모룡 교수님,

토론에는 황현일 기장군보 편집장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두 분 덕분에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구모룡 교수님, 임성원 저자, 황현일 기장군보 편집장

 

북토크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살짝 들려드릴게요 :)

구모룡_

학교의 사서 선생님들과 미포, 청사포를 갔어요. 이 분들이 부산에 산 지가 몇 십년인데, 부산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 하시더라고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어디 가봤노물어보면, 강의실, 도서관... 졸업할 때까지 몇 군데 밖에 없어요.

그만큼 도시에 살면서 추상적으로 사는 것 같아요자기가 발 딛고 있는 로컬을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면 책임의식이 커지고 거기서부터 실천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받고 너무 재미있어서 안 놓치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고, 좋은 책이었습니다.

임성원_

분권은 중앙에 빼앗겨 있는 우리의 권리를 찾아오는 복권이라고 생각합니. 권리를 찾아오는 것뿐 아니라 로컬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치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한자로 말하면 줄탁동시(啐啄同時)같이, 병아리는 알 안에서 깨고, 어미닭이 밖에서 알을 깨듯이 해야 제대로 된 자치분권이 온다고 생각합니 

자치분권 시대는 우리가 아직 닿지 못한 미답의 경지라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노력해가면서 작은 성과라도 같이 공유하면서 나가면 좋은 자치분권이 올 것입니다.

임성원_

미美 라는 것을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학에서 미는 아름다움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야, 이거 예술이다.' 하는 것을 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미학에 미라는 것은 감성적 인식의 완전성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세계미학이나 한국미학이 부산과는 잘 안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산미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지방과는 다른 부산만의 무엇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자연과 사람과 역사와의 관계성의 총화가 로컬리티다라는 생각으로 부산 사람들의 미의식을 찾아보자라고 했던 겁니다.

 

황현일_

이 책에서는 기장의 미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기장사람하면 변방과 경계에서 길러진 저항성, 역동성, 민중 특유의 실질성, 개방성을 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질문을 드리자면, 기장 사람들의 특성 중 저항성이 강해서 그것이 오히려 기장 외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배타적인 기질이 많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 기장에 정관 신도시가 들어섰고, 기장에 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계획 중에 있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외지인이 들어와 터를 잡고 살 때 이들이 잘 정착하여 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임성원_

미학이 신도시 문제까지 해결해줄 수는 없습니다. (웃음)

그래도 답변을 드리자면, 기장이 부산쪽 빨치산 운동의 본거지입니다. 달음산부터 영남알프스 올라가는 천성산까지. 빨치산 루트입니다.

기장이 특히 김일성 대학 초대 총장 김두봉이라든지,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영남의 마지막 여성 빨치산도 기장 출신입니다.

과거에 워낙 왜구의 침입에 많이 시달리는 지역이다 보니, 의병운동이 발달한 곳이 기장입니다.

 

기장 사람들이 굉장히 저항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저항적이라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텃세로 나타난다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존의 주민들과 외지인들을 융합하느냐가 가장 포인트이겠죠. 지방도시가 자치분권 도시가 되려면, 절대로 외지인들을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민관이 함께 찾아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축하 무대도 마련되었습니다.

차재근(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님께서 멋진 노래를 들려주셨고,

고충진 기타리스트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

강주미(춤패바람 대표) 님의 아름다운 한국무용으로 책의 출간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저도 그 순간만큼은 (회사에 있다는 생각을 잊고) 이 무대에 빠져들었답니다.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님. 짧지만 강렬하고, 신명나는 소리에 절로 어깨가 들썩였습니다^^

고충진 기타리스트의 감미로운 클래식 기타 연주에 모두가 숨죽이고 감상했습니다.

춤패바람 대표 강주미 무용가의 무대는 어떤 북토크에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빌려온 의자도 모두 가득 매워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로컬에 발 딛고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자치분권 시대의 언론미학>을 추천합니다.

더이상 저~기 중앙 눈치보지 않고,

'로컬'에 산다는 것만으로 당당하고 자부심을 느끼시길! 바라봅니다^^

 

 

103회 저자와의 만남은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을 출간한

구모룡 교수님 북토크로 진행됩니다.

산지니 송년회로 함께 하니 많은 분들의 관심 기대할게요:)

 ☞행사 안내 포스팅 바로보기

 

12월에 만나요~~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 10점
임성원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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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작가 아네테 훅 작가님과의 만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아네테 훅 작가는 작년에 장편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한국에 출간된 후

서울작가축제, 부산 이터널저니에서 강연 등 한국에 방문했는데요,

↓ 지난 방문 후기 바로 가기! ↓

 

아네테 훅 작가의 서울작가축제 후기!   작가님이 보낸 새해 메시지?

 

그날 이후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는 아네테 훅 작가님! 그래서일까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에독자님들과 만날 예정이랍니다.

부산에서는 11월 29일 금요일! 4시에 주한독일문화원 부산 분원에서 작은 낭독회 &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열었습니다.

깊어가는 늦가을에, 문학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작은 낭독회가 끝난 후 작가님에게 질문할  수 있는 대화 시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goethebusan/

 

지금 바로 위 링크에서 작가님께 궁금한 점을 댓글로 남기고

행사 당일 소정의 기념품을 받아보세요.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빌헬름텔 인 마닐라

아테네 훅 지음·서요성 옮김|산지니|264쪽

아네테 훅은 스위스 연방문화재청이 수여하는 스위스 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어권 문학의 떠오르는 소설가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공부하면서 글쓰는 이의 존재 의식과 언어의 힘을 배웠다. 세 번째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지금까지 작가가 품어온 세계와 의식들이 폭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필리핀의 실존 인물이자 국가적 영웅으로 언급되는 호세 리살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풍부한 비유와 암시, 환상적 전개 등이 인상적이 작품이다. 실제 호세 리살은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빌헬름 텔>을 따갈로그어(마닐라의 토착어)로 번역했고, 그 작품은 필리핀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독립을 이끈 전설 속의 인물 빌헬름 텔과 그를 소재로 한 희곡 『빌헬름 텔』, 그리고 작품을 번역해 고국의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호세 리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이 세상을 향해 쏘는 붉은 화살과 같은 힘이 아니었을까?

 

 

아네테 훅(Annette Hug)

 

아네테 훅은 197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취리히 대학에서 역사학을, 마닐라의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전공했다. 귀국한 뒤로 대학강사와 노동조합 비서로 활동하면서 수필집, 단편소설, 세 편의 장편소설을 써냈다. 그는 세 번째 장편소설인『빌헬름 텔 인 마닐라 Wilhelm Tell in Manila』를 통해 필리핀 사람들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를 사랑하게 되었고,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서 모국의 모습을 상상했다. 본 소설은 저자에게 자유 문필가로서의 존재의식을 심어주었고, 2017년 스위스 연방문화부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같은 해 상하이에서 두 달간 체류하는 동안 동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다른 공간에서 세상을 사고하는 방법을 깊이 배웠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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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의 소설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께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귤 까먹으며 소설 읽기 좋은 계절이 돌아 왔네요 ㅎㅎ

산지니는 여러분께 따끈따끈한 소설을 선보이기 위해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12월에는 울산소설가협회 소속 정정화 작가님의 <실금 하나>가 출간될 예정이에요.

(기대기대~~)

 

울산소설가협회 북콘서트가 12월 1~20일, 울산 교보문고에서 열립니다!

이 행사에는 작년 12월 출간된 <볼리비아 우표>의 강이라 작가님의 강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정화 작가님의 신작 <실금 하나>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많은 관심 기대할게요^^ 


 

 

울산소설가들, 지역 대형서점서 시민 독자들 만난다

 

12월 1일~20일, 교보문고서 ‘북 콘서트’

 

울산소설가들이 지역의 대형서점에서 시민 독자들과 만나는 ‘북 콘서트’를 연다.

울산소설가협회(회장 권비영)는 내달 1일부터 20일까지 남구 삼산동 교보문고 울산점 매장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 울산소설가협회가 내달 1일부터 20일까지 남구 삼산동 교보문고 울산점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북 콘서트’ 행사를 연다. 사진은 지난해 북 콘서트 모습.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울산소설가들의 ‘북 콘서트’는 작가들의 작품 상설 전시 판매(1일~20일)는 물론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작품해설 및 낭독’, 지역 소설가들이 참여하는 ‘초대작가 강연회’ 등으로 소통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북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행사는 1일 오후 5시 울산 교보문고 배움홀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선 ‘북 콘서트’에 참가하는 지역 소설가들의 작품 해설과 함께 낭독회가 마련된다.

‘초대작가 강연회’에는 김태환 강이라 정정화 이양훈 등 4명이 차례로 독자들을 만난다.

우선 5일 오후 5시부터는 김태환 소설가가 ‘작가로 사는 법- 나만의 소설쓰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14일 오후 2시부터는 강이라 소설가가 ‘요가-명상의 시간’, 17일 오후 5시부터는 정정화 소설가가 ‘<실금 하나>를 만나다’, 19일 오후 2시부터는 이양훈 소설가가 ‘울산 향토사와 문학’을 주제로 독자들과의 만난다.

울산소설가협회의 ‘북 콘서트’ 행사는 지역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려는 교보문고의 도움이 컸다. 교보문고는 이번 행사를 위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일일이 찾아 매장에 내 놓는다.

매장에 나오는 작품은 권비영의 <엄니>(가쎄), 이충호의 <이예, 그 불멸의 길>(연인M&D), 이양훈의 <전화앵>(좋은땅), 박마리의 <하이힐을 신은 여자>(도화), 전혜성의 <강변의 자전거>(좋은땅), 강이라의 <볼리비아 우표>(산지니) 등이다. 또 김옥곤의 <움직이는 바위그림>(푸른세상), 김태환 <니모의 전쟁>(청어), 정정화 <실금 하나>(산지니), 심은신 <버블 비너스>(청어), 마윤제 <우리는 왜 책을 읽고 쓰는가?>(특별한 서재), 이서안의 <밤의 연두>(문이당), 이호상의 <젊은 날의 우화>(도화) 등의 신작도 선보인다. 이밖에 이서안 정정화 강이라 소설가가 함께 작업한 소설집<나, 거기 살아>(문학나무)도 소개된다.

울산소설가협회 권비영회장은 “‘북 콘서트’를 통해 독자들과 지역 소설가들이 부담 없이 만나 거리를 좁히고 친밀감을 늘릴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특히 이번 행사에는 역량 있는 소설가들의 수준 높은 신작들이 많이 소개되는 만큼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볼리비아 우표 - 10점
강이라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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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투병기는 가라…발랄하게 암과 사투

블로그·일상만화로 기록한 암 투병기
특유의 위트·재치로 희망 메시지 전해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미스킴라일락|162쪽|산지니
△사기병|윤지화|480쪽|웅진지식하우스


암 투병기를 SNS 등에 스스럼 없이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응원 속에 투병생활을 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공개에 그치지 않고 최근 책으로까지 출간한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와 ‘사기병’은 투병기에 위트와 재치를 얹어, 삶을 향한 희망 메시지를 독자들에게도 기꺼이 나눠준다(이미지=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암 진단을 받고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방송인 겸 작가인 허지웅이 최근 완치 판정을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섰다. 그는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 림프종을 앓았던 투병과정을 공개하며 많은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병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해가 갈수록 20∼30대 젊은이의 암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단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이들이 자신의 투병기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스스로 공개하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최근 그들이 겪고 있는 투병기를 엮어낸 책 두 권이 잇달아 출간돼 시선을 끈다. 하나는 30대에 유방암 선고를 받은 미스킴라일락(필명)의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고, 다른 하나는 위암 4기 선고받은 날부터의 기록을 그림과 글로 엮어낸 그림작가 윤지회의 ‘사기병’이다. 내용과 형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두 책에는 우울할 수 있는 암 투병기를 발랄하고 씩씩하게 담아내며 희망을 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 유방암 환자의 일상 에세이

‘삭발의 꿈이 이루어질 줄이야. 어서 와, 유방암은 처음이지?’ 에필로그부터 범상치 않다.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는 4기 암을 이미 겪은 저자가 유방암 선고를 또 받은 후 항암 치료와 재발을 경험하면서 겪은 암 환자 버전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당당히 암 환자라는 사실을 알리고 병동 생활과 항암 과정, 회복 후 병원과 집을 오가며 힘겹게 받았던 치료 과정을 발랄하게 담아낸다. 암 환자의 일상을 통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아프기 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일을 시도하며 씩씩하게 개척해 가는 제2의 인생을 공개하는 것이다.
아프고 나니 가장 그리운 건 평범한 일상이었다고 했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사 먹던 샌드위치, 홀로 차린 밥상 위에 놓인 반찬들까지. 저자는 당시에는 처량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돌이켜보니 모든 경험이 일상을 지탱해준 작은 숨구멍이었다고 말한다. 5년이 넘는 투병생활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사람이라면 죽음이란 두려움을 느끼며 사는 것보다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나에게 말을 건넸다. ‘가슴아, 잘 들어. 내가 좀 미안한 일이 있어. 안 그래도 너를 그렇게 성장시켜 주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말이야… 내일이면 그마저도 더 작아질 거래.’ 남의 것을 허락 없이 쓰면 실례지만 동의를 구하면 문제가 없듯이, 왠지 내 몸에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7쪽).

“의료진은 내 가슴 위에 펜으로 긴 선들을 하나씩 그리기 시작했다. 아, 이건 마치 내가 돼지고기가 된 느낌이었다. 담당의사는 정육점 주인이고, 둘러선 의료진은 고기를 살펴보는 손님, 뭐 그런 느낌”(34쪽).

암 환자의 일상을 무겁지 않은 톤으로 솔직·대담하게 풀어낸 투병기. 전이암 4기로 자칫 잃어버릴 수 있었던 삶의 희망을 특유의 위트와 재치로 뒤바꿔 우리에게 되돌려 준다.

◇ 그림으로 전하는 위암 투병기

암도 어쩌지 못한 악착·발랄 투병기를 담은 에세이집 ‘사기병’은 인스타그램 누적 5000만뷰에 달하는 화제작이다. 저자는 그림책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어느 날,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을 시작했다. ‘4기’가 ‘사기’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책 제목을 지었다.

슬퍼하거나 정신을 추스를 새도 없이 현란한 조명이 내 꽂히는 수술대 위에 올랐고, 위를 거의 다 잘라내는 수술을 받으며 그녀는 다시 태어났다. 생존율 7%의 자비 없는 확률과의 싸움에서도 작가는 매일 아침 숨을 쉴 수 있음에 기뻐하며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마음껏 먹을 수 없으니 식탐은 늘고, 깔끔이소리를 들어왔지만 항암치료로 어떤 때는 한 달 넘게 샤워도 못했다.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아들의 뒷모습에, 유난히 파란 하늘에, 새잎이 돋은 나무만 봐도 ‘내년에도’에 대한 바람이 연이어 생각을 뚫고 나온다.

8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쉴 틈도 없이 발병 1년 6개월 만에 암은 다시 난소로 전이됐다. 찰랑찰랑하지는 않지만, 가발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남아 있어 준 머리카락에 대한 미련도 이제는 버렸다고 했다. 늘 예상 밖의 일이 튀어나와 마음 한 가닥도 편히 놓을 수 없는 긴장감 속으로 인생을 몰고 간다. 하지만 ‘1년 안에 재발할 확률 80%’를 지나왔듯이 저자는 앞으로도 이 확률과의 싸움만큼은 마음먹은 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항암공부로 똘똘 뭉친 가족, 난데없이 푸시킨의 ‘삶’을 이야기하며 수줍게 마음을 고백하는 ‘갱상도 사나이’ 아버지, 천방지축 뛰다가도 이내 꽃잎 한 장을 주워 엄마 손에 꼭 쥐어줄 줄 아는 아이까지. 책에는 저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하다. 내 건강과 가족, 주위는 미처 돌볼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에게 매일매일 누리는 일상의 가치를 일깨우는 진심이 담긴 서신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 - 10점
미스킴라일락 지음/산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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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하반기 세종도서산지니 책 4권

(학술 분야 2권, 교양 분야 2권)이 선정되었습니다.

저자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노용석 지음 | 320쪽 | 25,000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연구와 유해발굴 사업을 주도해온 노용석 교수의 저서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 전후기 국가폭력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의 전개과정을 밝히고, 더불어 피학살자들의 유해발굴 과정과 그 상징적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저자와의 만남]『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의 저자, 노용석 교수님과의 만남
[한겨레]학살된 '비정상적 죽음'을 기억할 이유_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
 

 

<동아시아 엑스포의 역사> (하세봉 지음 | 480쪽 | 35,000원)

 

동아시아 엑스포의 역사 - 10점
하세봉 지음/산지니

 

1851년 런던 박람회부터 2012년 여수박람회까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박람회의 변천사를 문명과 과학의 박람회, 오락과 소비주의의 박람회, 이데올로기의 박람회, 환경생태의 박람회 시대로 나눠 박람회의 역사를 다룬다. 박람회는 근대성의 집약체로 볼 만큼 인간 문명의 진보와 발전, 기술과 과학, 국가와 민족 등이 응축된 이벤트였다. 이 거대한 이벤트를 통해 시대상황을 들여다보고 박람회를 통해 동아시아의 역사를 비춰본다. 

└  [부산일보] '동아시아 엑스포의 역사' 박람회는 근대성의 거대한 호수

  [국제신문] 인문학 관점으로 바라본 엑스포

 

<일기 여행> (말린 시위 지음 | 김창호 옮김 | 500쪽 | 20,000원)

일기 여행 - 10점
말린 쉬위 지음, 김창호 옮김/산지니


이 책은 여성이 일기 쓰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서 삶을 기록하는 여정이 담겨 있다. 저자는 <여성 일기 연구회>를 창립하고 운영한 경험과 출판된 일기, 자서전을 읽으며 일기 쓰기가 가져온 놀라운 변화를 기록했다. 일기 쓰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일상에 헝클어진 내면을 탐구하고 상실된 마음을 애도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  『일기 여행』의 김창호 역자, 나와 진실로 만나자_10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동아일보] 내밀하고 솔직한 기록, 일기로 보는 여성의 삶
 

 

<해상화열전 上/下> (한방경 지음 | 김영옥 옮김 | 519쪽/550쪽 | 각 25,000원)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은 1892년 상하이에서 간행된 중국 최초의 소설잡지 해상기서(海上奇書)에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이다.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했으며,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녀의 일생을 통해 시대상을 파악한 전위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  [저자와의 만남]『해상화열전』역자, 김영옥 선생님과의 만남
└  [부산일보] 상하이 화류계 다룬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 세종도서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출판산업 및 국민 독서문화 증진을 위해 도서를 선정해 종당 900만원 이내로 구입한 후 전국에 베포하는 제도. 학술, 교양 2개 부문의 세종도서 사업은 출판산업의 생산력 강화와 대국민 맞춤형 독서자료 제공이 주된 목적이다. 과거 우수도서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던 동 사업은 2014년 이후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병영 및 교정도서관, 청소년 쉼터 등 다양한 수요자를 고려한 도서 보급에 초점을 두어 ‘세종도서’로 명칭을 변경한 바 있다.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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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하게 하자 !
TOPIK Ⅱ 시험대비 쓰기&읽기 교재

 

 

 

 

 

▶ 책 소개

 

* 한국어능력시험 TOPIK(토픽) Ⅱ의 쓰기, 읽기 영역을 집중 분석하는 수험서이다.
* 시험 출제 유형을 익히기 위한 기출문제와 연습문제를 수록하였다.
* 유형별 채점 기준과 시험 TIP, 어휘를 수록해 수험자의 학습을 돕는다.
* 전문가의 꼼꼼한 해설과 예시 답안 첨삭을 통해 혼자서도 충분히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 실전 모의고사 2회분과 OMR 답안지를 첨부해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만들었다.

 

 

 

 

 

 

▶ 출판사 서평

 

다문화사회 전문가와 한국어 교사가 함께 개발한 토픽 수험서!
한국어능력시험 TOPIK Ⅱ 쓰기 & 읽기를 완벽 분석한 단 하나의 책!
이제, 똑똑하게 픽하자!

 

2019년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50만 명에 달한다. 경제 성장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외국인의 유입 속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에 온 외국인이 한국에서 취업하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토픽 시험을 치러 자격에 맞는 등급을 취득하는 것이 필수이다.


이에 다문화사회 전문가와 한국어 교사가 함께 토픽 교재를 개발하였다. 이 도서는 토픽 시험만을 위한 수험서가 아니라 한국어 능력을 키우는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에 꼭 필요한 착한 수험서가 되고자 한다. 쉽게 습득할 수 있으면서도, 내용이 알찬 교재를 제작하고자 한 노력이 수험생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똑똑하게 픽하자 - TOPIK Ⅱ 시험대비 쓰기&읽기』를 출간한다.

 

 

저자 소개

김남희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육 전공(교원자격증 2급)
부산외국어대학교 다문화교육 부전공(다문화사회전문가 2급)
부산외국어대학교 일반대학원 다문화교육 석사
부산광역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 강사
부산광역시 사상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이해교육 강사
(주) 다문화인재양성센터 한국어토픽 고급반 전임강사

김혜빈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육 전공(교원자격증 2급)
부산외국어대학교 다문화교육 부전공(다문화사회전문가 2급)
부산외국어대학교 일반대학원 다문화교육 석사 부산광역시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 강사
부산광역시 사상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이해교육 강사
(주) 다문화인재양성센터 한국어토픽 고급반 전임강사

황미혜
동아대학교 국제학 박사
한국어교원자격증 2급/한국어 경력 20년
현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KIIP)구술감독관/전 국적 취득 민간면접관
현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문화학부 겸임교수
영산대학교 외국인유학생 한국어 및 토픽 강의
결혼이민자 및 외국인유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 지도’ 다수 입상
부산외국어대학교 & 금정구청 협력사업 ‘한국어토픽 4/5/6급반’ 강의 등 다수

 

목차

시험 안내

1. 연습문제
1-1 쓰기 연습문제
1-2 읽기 연습문제

쓰기 연습문제 정답 및 해설
읽기 연습문제 정답 및 해설

2. 실전 모의고사
2-1 실전 모의고사 ➊ 쓰기
2-2 실전 모의고사 ➊ 읽기
2-3 실전 모의고사 ➋ 쓰기
2-4 실전 모의고사 ➋ 읽기

정답 및 배점표 실전 모의고사 ➊, ➋

실전 모의고사 ➊, ➋ 답안지

 

똑똑하게 픽하자

김남희 · 김혜빈 · 황미혜 지음│180쪽│188*257
978-89-6545-632-2 13710│20,000원│2019년 11월 16일

다문화사회 전문가와 한국어 교사가 함께 토픽 교재를 개발하였다. 이 도서는 토픽 시험만을 위한 수험서가 아니라 한국어 능력을 키우는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에 꼭 필요한 착한 수험서가 되고자 한다. 쉽게 습득할 수 있으면서도, 내용이 알찬 교재를 제작하고자 한 노력이 수험생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똑똑하게 픽하자 - TOPIK Ⅱ 시험대비 쓰기&읽기』를 출간한다.

 

 

똑똑하게 픽하자 - 10점
김남희.김혜빈.황미혜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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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가 <경향신문>에 소개되었습니다:) 


유방암, 치매, 캐슬만병···웃으면서 싸우고, 이겨낸 사람들의 기록

한국 작가 미스킴라일락(필명)은 일하는 매장에서 손님을 앞에 두고 잠이 들 정도로 졸음이 쏟아진 것이 유방암의 시작이었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 영업사원 단노 도모후미는 4년여전부터 기억력이 좋지 않아져 남들보다 배로 메모를 하며 버텼지만 결국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미국 의과대학생 데이비드 파젠바움은 어느날인가부터 견딜 수 없는 피로를 느꼈고 스스로 병원 응급실에 찾아간 뒤 쓰러졌다. ‘특발성다중심캐슬만병’이라는 복잡한 병명도 한참 뒤에야 들을 수 있었다.

최근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투병기’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산지니), <그래도 웃으면서 살아갑니다>(아르테), <희망이 삶이 될 때>(더난)는 사는 나라도, 앓는 병도 다르지만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바로 ‘희망’이다. 저자들은 여전히 병과 싸우고 있다. 지금은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내년 이맘때는 또 어떤 일이 닥칠 지 알 수 없다. 그래도 그들은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겠습니다.”

■암도 빼앗아가지 못한 발랄함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는 ‘4기 암환자’의 엉뚱발랄한 일상을 전하는 에세이다. 책은 저자가 자신의 가슴에게 ‘사과’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유방암 수술 전날 가슴에게 이렇게 말한다. “가슴아, 잘 들어. 내가 좀 미안한 일이 있어. 안 그래도 너를 그렇게 성장시켜 주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말야…. 내일이면 그마저도 더 작아질 거래. 흉터까지 생길 거야. 내가 지켜주지 못해 많이 미안해.”

항암치료로 탈모가 오고 먹고 싶은 음식도 제대로 삼키지 못하지만 저자는 계속 재밌는 이야기를 찾아내고 글을 쓴다. 항암치료 중에도 친구와 해외여행을 가 기어코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고, 또 다른 친구들과 단체티를 맞춰입고 우정여행도 다녀온다. 폐로 전이가 됐다는 판정을 받고 잠시 침울해지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껏 운 뒤 다시 힘을 낸다. 누구를 원망하지 않을 뿐더러 자책하지도 않는다. 지금 저자에게 중요한 것은 지나온 시간이 아니라 남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배운 것도 많았고 느낀 것도 참 많았다. 그 힘으로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내심 기대도 된다. 한가지 확실한 건 예전보다 더 단단해졌기에 조금은 더 단단히 서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무엇을 하든, 어떤 일을 또 마주하게 되든 늘 나를 잘 다독이며 나아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편견을 깨는 ‘젊은 치매인’

<그래도 웃으면서 살아갑니다>의 저자 단노 도모후미는 2013년 3월 대학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초기 진단을 받는다. 5년전부터 기억력 저하 징후가 있었다. 도모후미는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을 때 39살에 불과했다.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생각하니 당장 앞이 깜깜해졌다. 도모후미가 생각하는 치매환자는 ‘기억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다 결국은 병상에 누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회사를 그만둘 각오로 만난 회사의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테니까 돌아오세요.”

도모후미는 영업직에서 본사 총무과로 옮긴 뒤 아직도 일하고 있다. 오후 4시30분 조기퇴근하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직원과 별 차이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치매란 병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주위의 도움을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도모후미는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길을 잃으면 “장년층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카드를 꺼내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철하게 길을 알려준다. 회사에서는 사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곤란한 일을 겪기도 하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낸다. 표정이 너무 밝아 ‘치매가 맞냐’는 질문도 종종 듣는다.

도모후미는 다른 치매환자들을 위해 고민상담센터도 설립했다. 도모후미는 “(치매)진단을 받은 뒤에도 인생은 계속된다. 같은 인생이라면 마지막까지 내가 만든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경향신문>원문 읽기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 - 10점
미스킴라일락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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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학 제대로 서려면,

 지방과 지역 미학부터 바로 서야”

 

동래야류와 수영야류는 기층문화나 대중문화가 발달한 부산의 예술미를 대표한다. 사진은 동래야류. 부산일보 DB

 

로컬(local)지금이라는 시간성과 여기라는 장소성이 함께 작동하는 현재의 장소 곧 현장을 말한다. 국내에서 로컬이라는 말은 부산에서 지방과 지역을 아우르는 말로 집중적으로 사용됐다. 수도권 집중으로 식민지 현상을 넘어 지방소멸이 가속화하고, 세계화에 따른 식민성 문제는 지방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로컬, 로컬리티, 로컬학이라는 생경한 말들이 부산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출간

지방소멸 가속화 해결 위해

자치분권 통한 주체성 회복

로컬미학 정립 중요성 강조

 

임성원 부산일보논설실장은 최근 펴낸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산지니)에서 로컬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미학이 국내에 도입된 지 90년이 넘었지만 한국미학은 여전히 정립되지 않았으며, 지방과 지역의 미학은 소홀히 여겨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이제는 지방미학과 지역미학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국미학이 제대로 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국미학이 입론 단계에 머문 것은 지방미학 지역미학이라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저자는 부산미학, 광주미학, 제주미학 등 대한민국의 로컬미학을 하나둘 쌓아 가다 보면 어느덧 한국미학의 퍼즐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미학과 로컬미학은 상생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언론과 자치분권의 실상을 전한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중앙의 논리가 서울 언론사를 통해 전국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지방 사람들은 먹고 살길을 찾아 자원이 풍부한 서울·인천·경기의 수도권으로 떠난다고 지적한다. 국토의 10%를 겨우 넘긴 수도권으로만 사람들이 몰리는 비정상의 극치가 나타나는 이유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이렇다. “지방과 지역은 자치와 분권을 통해 로컬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려면 안으로 자치, 밖으로는 분권이 필요하다. 분권이 중앙에 빼앗긴 권리를 되찾아오는 지방복권이라면 지방자치는 되찾은 권리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주체성의 회복이다.”

저자는 지방자치제와 지방언론은 공동운명체라고 지칭하며 자치분권과 지방언론 자유가 완벽히 실현되려면 ‘87년 체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산미의 정체성을 분석한 대목도 흥미롭다. 부산미는 자연미, 예술미, 인간미, 도시미, 생활미로 드러난다. 부산의 자연인 드넓은 바다는 화통하고 박력 있고 개방적인 부산인의 기질과 연결된다. 귀족문화나 고급문화보다 기층문화나 대중문화가 발달한 부산의 예술미는 동래야류와 수영야류 등으로 대표된다. 부산의 인간미는 바다를 낀 숭고미에 영향을 받아 화통하며 야성을 지녔다. 부산의 도시미는 산, 하천, 바다가 이루는 지형의 영향을 받아 고개와 언덕, 굽은 도로의 불규칙한 시가지 형태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또 부산은 바다를 통해 새로운 문화가 들어오는 교두보 역할을 했기에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타협하는 개방성과 유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미를 지닌다. ‘변방과 경계의 땅인 기장미도 분석한다. 임진왜란 중 기장 민중들이 펼쳤던 눈부신 의병 활동과 일제강점기에 대거 등장한 항일독립운동가들에게서 기장의 저항성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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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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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달이 아주 크고 아주 둥글고 유달리 밝게 빛나는 어두운 밤에,

르싸네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올 때면,

따금 저 멀리서 누군가 마니석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사 없는 민요처럼 고요한 울림이었다.”

 

 

티베트 작가 페마체덴의 소설 『마니석, 고요한 울림』.

작가는 그 속에서 대화의 중첩과 생생한 묘사로,

오늘날 티베트인에게 들이닥치는 삶의 변화를 잔잔하게 그려냈습니다.

 

이번 북토크는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한국에 소개한 김미헌 역자와 함께,

품 속에 있는 티베트인의 삶과 죽음, 종교와 일상을 나누려 합니다.

 

낯설지만 매력적인 티베트 문학을 번역자와 함께 알아가는 시간,

티베트의 문화를 소설의 내용과 함께 엿볼 수 있는 시간을 함께할

독자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일시: 11월 18일(월) 저녁 7시 ~ 8시 반

 

*장소: 책방 밭개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37번길 26)

 

*신청 방법
책방 밭개 인스타(@narlrlrlr)나 블로그에서 신청 (최대 15명)

 

*참가비용
참가비 10,000원 (현장 지불) or
책방 밭개에서 <마니석, 고요한 울림> 도서 구매 + 참가비 5,000원

 

 

마니석, 고요한 울림 - 10점
페마체덴, 김미헌/산지니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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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육아·투병 등 일상소재
100쪽 안팎 문고판 속속 출시
女작가 소설·에세이도 인기

"요즘 독자 가볍게 들고 다니며
책에서 인사이트 얻고 싶어해"


쏜살문고 여성 문학 컬렉션 시리즈.2016년 7월, 신(新)문고판의 부활을 알렸던 민음사의 '쏜살문고'가 50권을 돌파했다. 50권을 통해 '세계문학전집 속 단편 시리즈'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 등 다양한 변주를 해온 쏜살문고가 '여성 문학 컬렉션' 시리즈를 새롭게 펴내며 세 번째 변주를 시도한다. 이달 초 출간된 1차분은 여성적 글쓰기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 6권을 묶어냈다.

출판계에 '만원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가볍고 얇아서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데다 가격도 1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신문고판 책들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쏜살문고' 외에도 최근 아르테 출판사의 'S시리즈', 산지니 출판사의 '일상의 스펙트럼'도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여성문학 컬렉션'은 소설, 에세이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법이 금지한 시절, 임신중절 경험을 극도로 정제된 문체로 용기 있게 서술한 아니 에르노의 '사건'은 82쪽의 작은 책. 이런 기획이 아니면 쉽게 출간되기 힘든 분량이다. 이 밖에도 '무민 시리즈'의 작가인 토베 얀손의 '여름의 책' '두 손 가벼운 여행', 강경애의 '소금', 박완서의 '이별의 김포공항', 강신재의 '해방촌 가는 길'이 나란히 출간됐다. 이후 버지니아 울프, 마르그리트 뒤라스, 히구치 이치요, 캐서린 맨스필드 등 여성 작가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 시리즈의 디자이너도 모두 여성이다. 반양장(11.3㎝×18.8㎝) 크기에 가격은 7800~1만8000원. 민음사 편집부는 "우리 출판계가 마땅히 주목하고 기억해야 할 여성 문학의 '멋진 신세계'를 차례로 펼쳐 보이겠다"고 밝혔다.

'S시리즈'도 반양장 크기에 1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묶여 나오는 문고판이다. 10월 말 출간된 '집다운 집'은 주거에 관한 4명의 필자의 생각을 담은 책. 예일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코오롱의 역삼동 공유주택 트리하우스를 설계한 송멜로디, 정착할 곳을 찾아다니며 '재료의 산책'이라는 팝업 식당을 여는 요나,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의 콘텐츠매니저 무과수, 영화인 진명현이 각자의 집 이야기를 담았다.

이 시리즈의 첫 책은 4명의 여성 시인 강성은 박연준 백은선 이영주가 공저한 '여성이라는 예술', 두 번째 책은 팟캐스트를 이끌고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팟캐스터'였다. 특별한 주제도 형식도 없는 이 앤솔로지 시리즈의 강점은 빠른 기획력이다. 특정한 주제로 뚝딱 책을 기획해 동시대적 감성을 담아낸다.

아르테 출판사의 `S시리즈`아르테의 허문선 편집자는 "미세먼지, 보디포지티브에 관한 책도 준비 중이다. 최근 독자들의 경향이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인사이트를 얻고 싶어한다. 독자들의 요구를 놓치지 않고 발 빠르게 전달하려면 원고 500매 안팎의 짧은 분량이 오히려 강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산에 자리 잡은 출판사 산지니도 신문고판 대열에 합류했다. '일상의 스펙트럼'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내면의 만족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하는 에세이 시리즈다. 가격은 1만원. 세 번째 책으로 나온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는 유방암 선고를 받은 후 치료와 재발을 경험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인 필명 '미스킴라일락'은 암 검사를 받을 때 돼지고기 덩어리가 된 기분, 병원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 화단 벽돌 위에 누워 눈을 붙였던 경험 등을 솔직 발랄하게 풀어낸다.

남정미의 '베를린 육아 1년'도 기자 엄마가 낯선 도시 베를린에서 1년간 육아를 하게 된 경험을 들려주며 "아이와 함께 성숙해지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매일경제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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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 - 10점
미스킴라일락 지음/산지니

 

 

 

 

                         베를린 육아 1년 - 10점
남정미 지음/산지니

 

Posted by Peac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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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머리도 당당하게…유쾌한 암투병
암 환자들의 투병·극복기 편견깨는 자서전 잇단 반향


- 이한숙 씨 ‘…비키니는 입고 싶어’
- 윤지회 그림책 작가 ‘사기병’ 등 
- ‘아픈 시간도 소중한 삶’ 강조
- 다른 환우들에 용기·희망 전달


“내 나이 서른일곱. 머리는 군인 스타일에 그마저도 항암치료 중이라 듬성듬성 빠져 있다. 한쪽 가슴엔 긴 수술 자국까지 나 있다. 하지만 기뻤다. 해변에서 오랫동안 꿈꾸던 모습을 현실로 만드는 날이 오다니. 외모는 어떨지 몰라도 기분은 20대 생기 터지는 인터넷 사진 속 그녀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한숙(38·필명 미스킴라일락) 씨가 쓴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산지니)의 한 구절. ‘다음 브런치’(콘텐츠 창작 플랫폼)에 올린 투병 일기를 엮어낸 에세이가 잔잔한 반향을 얻고 있다. 지난달 나온 이 책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힘든 치료 과정을 담은 눈물겨운 투병기가 아니다. 유방암 환자지만 난생처음 간 해외여행에서 꿈에 그리던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배드민턴 레슨을 받는 등 ‘엉뚱 발랄’한 일상을 담았다.

이한숙 씨(왼쪽), 윤지회 씨. 본인·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왼쪽부터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산지니), ‘사기병’(웅진지식하우스),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인생’(턴어라운드).

암이나 희소병으로 투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유쾌하게 다룬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저자들은 ‘환자복과 삭발한 머리’로 대표되는 우울한 모습이 아니라 밝고 담담하게, 그리고 희망을 담아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부산이 고향인 이한숙 씨는 5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2년 전 폐로 전이돼 항암치료를 받고 여전히 석 달에 한 번 병원을 찾아 몸속의 암세포를 확인하는 환자다. “투병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10개월 동안 혼자 쓴 글을 모아 여러 출판사에 투고했는데 받아주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하나씩 올렸는데 어느 날 제 글이 다음 홈페이지 메인에 떴어요. 호응을 얻어 출간까지 하게 됐죠.”

이 씨는 글을 통해 치유를 받고 희망을 품게 됐다고 했다. “환우 한 분이 제 글을 보고 연락해 왔어요. 본인도 죽기 전에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했는데, 들어보니 상황이 저보다 심각해서 쓸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제 입장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책 작가이자 두 돌 아기 엄마가 암과 투병하는 일상을 그린 부산 출신 윤지회(40) 작가의 ‘사기병’(웅진지식하우스)은 구독자 12만 명에게 사랑받은 인스타툰을 엮어 만든 책이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투병 생활은 그간 잊고 지냈던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했다. 생전 안 하던 사랑 고백을 쏟아내는 ‘경상도 남자’ 친정 아빠, 산책과 커피 한 잔, 냉면 한 그릇, 다시 먹게 된 김치 같은 것 등등. 윤 씨는 책을 쓴 이유를 소개한 인스타툰에서 이렇게 말한다.

“제가 위암 4기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부터 온갖 수기를 찾기 시작했는데 정보가 너무 없어서 답답했어요. 항암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죠. 저와 같은 환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응원의 댓글과 희망 사례를 올려주셔서 오히려 제가 힘을 얻고 있답니다.”

‘갖다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턴어라운드)은 18세부터 재생불량성 빈혈로 6년간 투병하다가 골수를 이식받고 새 삶을 얻은 하수연(26) 씨 얘기다. 하 씨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간이 일상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아픈 시간마저 나의 일상이다’며 버리고 싶은 악조건마저 긍정하는 삶의 자세를 보여준다.


<국제신문>, 원문 읽기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 - 10점
미스킴라일락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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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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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곳에서

로컬미학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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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원 지음

 

 

 

'지방'과 '지역'이 '로컬'이 되기 위해

되찾아야 할 가치, '자치'와 '분권'

 

미학, 부산을 거닐다에서 부산문화와 부산를 그려냈던 부산일보 임성원 기자가 두 번째 저서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을 출간했다.

로컬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전 세계적으로 로컬 푸드’, ‘로컬 페이퍼’, ‘로컬 정부등 이른바 로컬의 재발견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로컬은 어떠한가. 한국에는 로컬보다는 여전히 지방지역이라는 말이 배회하고 있다. 지방과 지역은 지방소멸’, ‘지역감정’, ‘지역이기주의등 부정적이고 가치 없는 것을 뜻하는 접두사로 흔히 쓰인다. 아직 뚜렷이 나타나는 로컬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방과 지역이 로컬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치분권을 제시한다. 분권이 중앙에 빼앗긴 권리를 찾는 복권(復權)이라면, 자치는 되찾은 권리를 바탕으로 삶을 책임져 나가는 주체성의 회복이다.

 

 



'지금 여기'의 로컬미학

언론과 자치분권의 상관관계 

1장에서 저자는 로컬을 지금 여기로 정의한다. 지금이라는 시간성과 여기라는 장소성이 함께 작동하는 현재의 장소, 곧 현장(現場)이 로컬이라고 한다. 그는 특별히 국내에서 로컬이라는 말이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에 주목한다.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세계화에 따른 식민성 문제로 지방의 정체성이 위협받는 현상이 구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부산에서 로컬, 로컬리티, 로컬학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로컬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미학이 국내에 유입된 지 90년이 넘었지만 한국미학은 여전히 정립되지 않았으며, 지방과 지역의 미학은 소홀히 여겨지고 있다며 문제 제기한다. 저자는 이제 지방미학·지역미학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국미학이 제대로 설 수 있다고 말한다. 부산미학, 광주미학, 제주미학 등 대한민국의 로컬미학을 제대로 쌓아 가면 한국미학이 완성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2장에서 저자는 언론과 자치분권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다. 디지털 시대에 지방 혹은 지역언론은 어느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저자는 디지털 언론 환경에서 지방언론의 자치와 분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뉴스를 접하는 주요 포털에서 지역 언론사의 기사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국내 디지털 뉴스 이용자의 77%가 포털을 통해 정보를 얻는 현실에서 한국 디지털 공론장은 서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뉴스만이 활개를 치는 기울어진 여론 운동장인 셈이다.

저자는 지방자치제와 지방언론은 공동운명체라고 지칭하며 자치분권과 지방언론 자유가 완벽히 실현되려면 ‘87년 체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직 언론인이자 지역 언론의 일선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바라보는 한국의 언론과 자치분권의 관계와 문제 제기 그리고 날카로운 해결 방안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부산美와 기장美의 정체성,

그리고 고향을 삶터로 삼아 살아가는 로컬 이야기

  3장과 4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저자가 발 딛고 살아가는 로컬, 부산과 기장의 를 소개한다.

  부산의 정체성은 자연미, 예술미, 인간미, 도시미, 생활미로 드러난다. 부산의 자연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드넓은 바다는 화통하고, 박력 있고, 개방적인 부산인의 기질과 연결된다. 귀족문화나 고급문화보다 기층문화나 대중문화가 발달한 부산의 예술미는 동래야류와 수영야류 등으로 대표되며, 부산의 인간미는 바다를 낀 숭고미에 영향을 받아 화통하며, 야성을 지녔다. 부산의 도시미는 산, 하천, 바다가 이루는 지형의 영향을 받아 고개와 언덕, 굽은 도로의 불규칙한 시가지 형태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또한 부산은 바다를 통해 새로운 문화가 들어오는 교두보 역할을 했기에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타협하는 개방성과 유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생활미를 지닌다.

  ‘기장의 에서는 변방과 경계의 땅’, 기장의 를 살펴본다. 임진왜란 중 기장 민중들이 펼쳤던 눈부신 의병활동과 일제강점기에 대거 등장한 항일독립운동가들에게서 기장의 저항성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또 기장의 문화는 고급하고 세련되기보다는 실질적인 생활문화로 발달했고, 모든 길이 통하는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기장 사람들의 감성은 개방적이고, 진취적이고, 모험적이다. 이에 기장의 미는 저항성, 역동성, 실질성, 개방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마지막 5장에서는 고향과, 고향을 삶터로 삼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에게 지금 여기는 부산, 그리고 기장이다. 그에게 기장과 부산이라는 로컬이 없었다면 세계도 없었다고 말한다. 고향과 삶터가 일치하는 삶을 사는 것이 희귀한 일이 되어버린 오늘날. 고향과 삶터가 일치하는 삶을 살아가는 저자가 전하는 로컬 이야기에 귀 기울여봄 직하다.

 

 

_저자 소개

임성원

부산에서 나고 자라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일보에 들어갔다. 기자, 선임기자 등을 거쳐 현재는 논설위원으로 있다. 부산대학교 대학원 예술문화와 영상매체 협동과정에서 美學을 공부하였다(예술학 박사). 저서로는 『미학, 부산을 거닐다』(2008),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2019), 논문으로는 「한국미학의 정초를 위한 예비적 고찰」(2007), 「한국미학의 이론체계와 로컬미학론」(2016) 등이 있다.

 

_목차

1장 '지금 여기'의 美

2장 언론과 자치분권

3장 부산의 美

4장 기장의 美

5장 고향 그리고 삶터

 

지은이_ 임성원
쪽 수_ 272쪽
판 형_ 152*210
ISBN_ 978-89-6545-633-9 03600
가 격_ 20,000원
발행일_ 2019년 11월 8일
분 류_
사회과학 > 사회학
사회과학 > 언론학 
예술 > 미학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 - 10점
임성원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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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9.11.14 1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이랑 배경이 잘 어울리네요^^

[부산일보] 일국적 시야 넘어야 지역문학 출구 열려

구모룡 평론가는 “내 문학을 이끌어준 색깔은 푸른빛이었다”고 했다. 구모룡 제공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문학 장르가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태 등을 보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하게 된다. 지구 환경과 맞물려서 생존 위기를 절박하게 느껴야 하는 현실에서 폐허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럼에도 문학이라는 푸른빛이 있는 한 희망을 간직할 수 있다.”

 

평론가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 출간

문학·문단에 대한 사유·성찰

지역 시인·소설가 작품론 담아 

 

 

문학평론가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평론집 〈폐허의 푸른빛〉(사진·산지니)을 냈다. 1부는 문학과 문단에 대한 평론가의 성찰을 담은 글이 실렸다. 2부 ‘묵시록의 시인들’과 3부 ‘폐허의 작가들’은 지역 시인, 소설가 작품을 중심으로 단단하고 내공 있는 비평을 담았다. 부록인 ‘나의 비평적 행보에 대한 회고’에서는 대학 시절부터 등단 과정, 1980년대 요산 김정한 선생과 문학운동을 한 기록을 담았다.

‘폐허의 푸른빛’이란 시적 전망과 더불어 이번 평론집의 큰 줄기는 로컬(local)과 지역문학을 인식하는 방법이다. 

“서울과 비교하면 우리가 설 자리가 없다. 일국(一國)적인 시야를 넘어서 아시아 또는 동아시아를 상상하면서 로컬을 바라보면 우리 문학의 출구가 열린다. 예전에는 지역이 소외되고 차별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면 우리 자신의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서울을 바라보지 말고 부산 로컬을 심층적으로 바라보면 그 안에 동아시아와 세계도 들어와 있다. 로컬은 위기에 처해있지만, 그런 식으로 보고 천착하면 새로운 문학의 길이 열린다.” 

이런 관점에서 시와 소설을 읽은 결과물이 2부와 3부의 평론이다. 묵시록의 시인들에는 노혜경 배옥주 조원 안성길 전윤호 정일근 이중기 문영 변종환 윤현주 박재삼 이해웅 차영한 서상만 김만수가 포함됐다. 페허의 작가들에는 조갑상 고금란 한창훈 이복구 정형남 황은덕 허택 정인 이은유 등이 포함됐다.

“시인들의 작품에는 삶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반딧불과 같은 그런 존재가 시라는 의식이 퍼져 있다. 소설은 로컬을 두껍게 서술하는 사례가 아직 많지는 않지만 조갑상 작가의 작품에선 로컬에 대한 인식이 돋보인다. 백신애(1908~1938)의 문학에선 경북 영천이란 로컬에서 민족, 동아시아, 세계를 인식하는 점이 보인다. 로컬에서 한 층위를 넘어서는 노력이 소설에선 있어야 한다.”

구 교수는 “중심부의 문학이 지역(지방) 문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생산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문학의 원천을 구성하는 내용의 대다수가 지역(지방)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흑인이나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의해 활성화되는 뉴욕 문화를 예로 들었다. 중심부 문화가 외부의 생산력을 흡인하면서 성장하는 경우다. 20세기 들어 동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의 많은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도 세계 자본이 집중된 중심부가 반드시 문학적 생산력이 높을 것이라는 가정을 깨뜨리는 증거들이다. 

구 교수는 “시공을 가로지르는 상상력의 힘(teleopoiesis)을 얻어 이것이 하나의 창작방법론이 될 때 로컬문학으로서의 지역문학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 설정된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으로 당선된 뒤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부산일보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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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신간 돋보기 - 구모룡 교수의 내공있는 비평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줄곧 부산에서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의 평론집이 나왔다.

“문학도 비평도 이미 자본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물에 불과하다. 한갓 유희로 빠지지 않고 여린 진정성에 기대면서 폐허의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시가 된 지 오래다.” 오늘의 문학과 비평은 이 같은 역설의 시간에 처했지만, 저자는 결코 ‘평론’하는 것에 대한 좌절과 무너짐을 말하지 않는다. 노혜경·배옥주·조원론·조갑상·고금란·한창훈 등 지역 시인과 소설가를 중심으로 단단하고 내공 있는 비평을 담았다. 문학에 관한 원론적 질문부터 몸담은 지역 문단에 대한 평론가로서의 성찰도 포함됐다.

국제신문 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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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눈에 띄는 새책

◇폐허의 푸른빛 - 비평의 원근법= 구모룡 평론가의 이번 평론집은 21세기 한국문학과 지역 문학을 이해하는 시선을 제공한다. 1부에선 문학에 관한 원론적 질문부터 문단 평론가로서의 성찰을 담았고, 2부와 3부에선 시집과 소설을 매개로 나눈 대화를 담았다. 산지니 펴냄. 472쪽.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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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푸른빛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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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70>

정우련 작가 소설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소설인가 싶다가도 … 읽다보면 어느덧 내 이야기

 

 

- 16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소설집
- 예술가 부부의 지친 사랑, 고교 동창의 과거와 현재 등
  소설마다 달라지는 화자의 시선
- 등장인물에 독자들을 투영시켜

- “타인의 고통을 지나치지 못해 본인 희생해 글을 쓰는 소설가”
- 세상·사람에 대한 사랑 없이는 나오지 못했을 이야기 7편 담아


 

우리는 지금 삶의 어느 순간을 지나고 있는 것일까. 인생을 사계절이나 24시간에 비유해서 가을이다, 또는 오후 3시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가을이 오기 전에 봄과 여름을 겪었고, 새벽과 아침을 지나서 오후로 가는 사람들. 지나온 시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온몸으로 헤쳐나가는 현재의 시간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문득 지나간 시간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가만히 파문을 일으킬 때가 있다. ‘그 시절 그 사람들’이 여전히 마음속에 살고 있었다, 지금 관통 중인 시간대와 사람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구나 새삼 느낀다. 빛나고 찬란했던 순간, 아프고 쓸쓸했던 시간이 켜켜이 쌓여있는 것이 삶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든 소설 같은 사연을 마음에 품고 있다. 정우련 소설가의 소설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작가가 누군가의 인생 실마리 하나를 잡아 조심스럽게 풀어내는 것 같다는,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삶의 주인공이 술술 풀어내는 것이 보인다. 정우련 소설가를 광안리 바닷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우련 소설가가 단골이자 작업실인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의 한 카페에서 소설집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그리움과 외로움이 가득했던 소녀

정우련 소설가는 199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자수정 목걸이’로 2000년 부산소설문학상, 첫 소설집 ‘빈집’으로 2004년 부산작가상을 수상했다. 2017년에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펴냈다. 2019년 올해 가을에 낸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16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소설집이다.

정우련 소설가를 만나기로 한 카페에 들어서서 두리번거리는데, 그가 뒤에서 다가와 손을 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 손길에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맞다. 그는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이 카페에 자주 와서 글을 씁니다. 바다로 난 큰 창가도 좋지만, 제가 좋아하는 자리는 저 안쪽입니다.” 안쪽 좌석은 탁자 앞에 칸막이가 있고 두 사람이 나란히 앉는 좌석 형태이다. 탁자 위의 노트북이 켜져 있었다. “이 건물에 호텔이 있어서 카페가 종일 영업을 하거든요. 글이 막 쏟아지려 하면 새벽이라도 여기 와서 커피 마시면서 글을 쓰곤 해요.” 작가 옆에 앉아 있으니, 그 분위기를 알 것 같다. 거슬리지 않는 적당한 소리, 커피 향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

정우련 소설가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너덧 살 무렵에 경북 성주의 외갓집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부산으로 돌아왔다. 외가는 대농이었다. 지붕 높은 대갓집에, 넓은 마당에서는 가을마다 온 동네 사람들이 와서 타작할 정도였다. 풍성하고 넉넉했던 외가에서 살다가 부산 영도 대평동의 집으로 왔을 때 그는 낯선 환경 때문에 힘들었다. 몸과 영혼이 쉬는 ‘집’과, 그저 머물러 있는 ‘거처’가 다름을 깨달았고 외갓집을 그리워했다. 집에 대한 그의 마음은 첫 소설집 ‘빈집’을 비롯해 그의 소설마다 스며들어있다.

그리움과 쓸쓸함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걸 느꼈던 어린 소녀는 외롭고 조숙했다. 그 감성은 글쓰기로 이어졌다. 학교에선 글 잘 쓰는 아이로 통했다. 초등학교 학교신문에 시가 실렸던 날, 친구가 “련아, 네 시가 학교신문에 실렸다”고 외치며 달려왔을 때 그는 부끄러워서 창문가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글공부는 학창 시절 내내 이어졌다.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들이 좋았습니다. 1학년 때 학교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는데, 국어교사인 문영나 선생님이 ‘너는 사물을 너무 아름답게만 본다. 하지만 사물은 아름다움과 추함을 함께 가지고 있다. 그것을 볼 수 있어야 좋은 글을 쓴다’고 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국어 선생님들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학 문창과 시절 ‘소설창작 실기론’ 합평회 때, 그의 작품을 놓고 동기들이 신랄하게 비판했다. “합평회는 살벌했죠. 다들 글 쓰겠다고 모인 친구들이었으니까요. 격렬한 시간이 끝나면 막걸리를 마시면서 질투와 부러운 마음을 풀곤 했죠.”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통증

 

팔팔 끓고 나서 4분간- 정우련·산지니·2019

 

‘팔팔 끓고 나서 4분간’은 ‘빈집’ 이후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들 중에서 7편을 골라 다시 퇴고하고 수록했다. 16년 만에 나온 소설집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단숨에 읽었다. 소설마다 달라지는 화자의 시선은 그동안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 소설가의 문체로 빛났다.

‘통증’은 예술가 부부의 지친 사랑과 소모적 언쟁을 보여준다. 중년여성이 느끼는 삶의 통증이 담담한 진술이라서 더 아프게 다가왔다. ‘말례 언니’는 어린아이가 지켜본 동네 식모 언니의 애달픈 삶이다. 대평동에서 자란 작가의 유년 시절 풍경이 작품의 바탕이 됐다.

‘우리들’에서는 고등학교 동창들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모두 가난했지만 풋풋한 감성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이 각기 세상의 풍파를 거치고 저마다의 삶을 꾸려가는 과정이다. 이 작품에서 고등학생 정우련을 찾으려 하다가, 필자의 고교 시절로 돌아가 버렸다. 정우련의 소설은 이렇게 독자를 자신의 시간으로 되돌려 놓는다. 역시, 소설은 소설이다. 작가를 떠올리려 해도 곧 이야기로 빠져들게 되고, 등장인물에 자신을 투영시켜보게 한다. 긴 인생길 어디쯤 걸어왔는지 여기가 어딘지 잠시 생각하는 것, 정우련 소설이 던지는 질문이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썼다. “소설가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남보다 통증을 좀 더 예민하게 느끼는 ‘선천성 통증과대 감각증’(이런 병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환자들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고통마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제 삶과 건강을 통째로 갈아서 글을 쓰는 작자들 말이다. 그것은 사랑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과 세상을 사랑으로 바라볼수록 소설가는 몹시 아프겠다. 그것이 그의 운명일 터. 새벽에 노트북을 껴안고 바닷가 카페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소설로 가는 길이다.

 

책 칼럼니스트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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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팔 끓고 나서 4분간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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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산지니의 따끈따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부산일보 논설위원이신 임성원 기자의 『자치분권 시대의 로컬미학』입니다.

'자치분권'과 '로컬' 그리고 '미학'.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나고 자란 고향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저자가 바라본 로컬의 미학.

그리고 언론인의 눈으로 바라본 자치분권의 문제.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

 

10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11월 8일 금요일, 저녁 7시

해운대 센텀시티 산지니x공간

사회: 구모룡 문학평론가

토론: 황 구 기장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그리고 특별히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樂, 歌, 舞가 함께 하는 다채로운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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