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책/인문'에 해당되는 글 105건

  1. 2021.07.08 『문학/사상』 3호_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 책소개
  2. 2021.03.18 그의 음악을 들으면 모두 '바그네리안'이 되고 만다 _『바그너 읽기』:: 책소개
  3. 2021.03.17 말이 글이 되는 방법_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책소개)
  4. 2021.01.07 『문학/사상』2호, 주변성의 이행을 위하여 :: 책소개
  5. 2021.01.06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 책소개
  6. 2020.12.17 『한중 협력의 새로운 모색, 부산-상하이 협력』(책소개)
  7. 2020.12.07 『말라카』15세기 동남아 무역왕국 :: 책 소개
  8. 2020.11.23 마음을 공부하는 능엄경 이야기 :: 『불교와 여래장』(책소개)
  9. 2020.11.18 음악과 연극으로 조국 광복을 노래한 독립운동가―『한형석 평전』(책소개)
  10. 2020.10.21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소소하지만 굉장한 우리말 맞춤법 이야기 :: 책 소개
  11. 2020.05.25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_(책소개)
  12. 2020.03.09 미디어가 아무리 변화해도 우리는 결국 같은 것을 보고 있다 -『내러티브와 장르』책소개
  13. 2020.01.07 빛나는 음악과 영화 그리고 패션_『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책 소개)
  14. 2019.08.12 한 아나키스트의 눈으로 본 한국사회 『닥터 아나키스트』(책소개)
  15. 2019.06.10 『일기 여행』-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신비한 여정(책소개)
  16. 2019.05.08 부모님의 지난 날이 궁금한가요? 어버이날 선물 준비 못한 사람 주목! (2)
  17. 2019.04.22 우리는 끝내기 위해 시작한다 : 『엔딩 노트』(책소개) (2)
  18. 2019.04.10 새롭게 오늘의 중국을 여행하는 방법 『중국 남방도시 여행』(책소개)
  19. 2019.03.17 스포츠로 보는 러시아 현대사의 굴곡 :『소비에트 러시아의 신체문화와 스포츠』(책 소개)
  20. 2019.03.11 할리우드 영화史의 변곡점에 선 4인의 랩소드 -『 미국 영화비평의 혁명가들 』(책 소개)
  21. 2019.01.16 홍콩학 교수의 도시 인문 여행 ::『홍콩산책』(책 소개) (1)
  22. 2018.12.28 루카치의 길-문제적 개인에서 공산주의자로(책소개)
  23. 2018.11.19 47가지 음식으로 전하는 부산 이야기 ::『부산 탐식 프로젝트』(책 소개)
  24. 2018.10.29 영화가 곧 삶이다-『영화 열정』(책소개)
  25. 2018.07.12 문학 평론가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계를 담은 ::『시인의 공책』(책 소개) (1)

 

 

『문학/사상』 3호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 비평지 『문학/사상』 3호 출간,

로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진실성으로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문학/사상』의 3호가 출간됐다. 2호에서 주변성의 개념과 그 이행을 위한 질문을 던졌다면, 이번 호에서는 주변부성을 좀 더 심화시키고 그 갈등과 모순에 접근하기 위한 구체적인 담론을 펼친다.

3호는 전보다 한 걸음 더 발전해 ∏비판-비평의 수가 하나 더 늘어 총 네 편의 글로 특집이 구성되었다. 도미야마 이치로, 사키하마 사나, 곽형덕, 심정명이 글에 힘을 실어주었는데 이들 모두 일본과 한국에서 연구와 담론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들이다. 오키나와에 관한 폭력과 지배 그리고 주변성에 입각한 문학이 특집을 이루며 독자에게 국민국가와 지역, 그 관계에 대한 관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특집이 마무리를 짓는 자리에 구모룡 교수의 날카로운 제주 Ⅹ현장-비평을 실었다. 이어지는 ∞쟁점-서평에서는 주변부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구체적인 곳에서 찾는 진실을 마주한다. 우리는 3호로 말미암아 다양한 시각으로 로컬의 시작에 좀 더 접근하기 위한 기획을 해볼 수 있다.

 

 

▶ 일본과 한국을 횡단하는 오키나와 담론과 오키나와 문학, 그 주변성

 

특집에서 우리는 네 명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도미야마 이치로는 자신의 글 『시작의 앎』을 연장하며 오키나와에 관한 일본인들의 경계와 무지를 인지하고, 균열의 회복에 집중하는 과정을 읊는다. 특히 모자란 일본의 역사 인식을 문제 삼아 ‘안다’고 하는 삶의 영위에 대해 고뇌한다. 오키나와의 평화는 일본의 것이 아닌 자립된 그들의 몫이며 이것을 발언함으로써 무지를 인정하고 오키나와와 일본 두 관계성에 집중하며 회복을 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키하마 사나는 이하 후유의 ‘일류동조론’을 재독하여 이하 후유 그가 일본과 오키나와의 관계에 대해 반복적으로 물음을 제기하여 사후에도 많은 독자를 매혹시켜 왔음이 분명함을 이야기한다. 이하 후유는 제국적 평등을 위해 오키나와의 신기지 건설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옳고 그르다를 논하기 전에 중요한 것은 오키나와인과 일본인, 둘 사이에 대한 동등한 몫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그의 사상적 도전을 ‘신화 다시 쓰기’라 표현하는 사키하마 사나로 말미암아 이하의 텍스트야말로 혁명이며 폭력적인 주변부성에 대항하는 비폭력이자 인식적 평화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어서 곽형덕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오키나와 문학 연구가 지니는 ‘유사성의 함정’을 논파하고 그에 따른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지배당한 식민지라는 아픈 과거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오키나와는, 그 역사적 유사성으로 국민국가와 지역이라는 스케일의 한계를 뛰어넘어 버린다. 그러나 엄연히 다른 역학 관계 속에 있으므로 다양한 주변 국가와의 주변성을 확립시켜 여러 관계를 이해하고 고찰하여야 한다고 말해준다.

오키나와에 반복되는 폭력과 저항하는 힘의 존재를 메도루마 슌의 작품을 보며 끌어내고 있는 심정명은 그가 오키나와 신기지 건설에 어떤 식으로 대항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소설가인 메도루마 슌은 작품과 함께 다양한 육체적 행위로 시위를 표현한다. 그의 고독한 저항은 우리에게 ‘시작의 앎’의 의미를 깨달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 동아시아 지중해와 제주 해녀 로드

 

‘Ⅹ 현장-비평’으로 ‘동아시아 지중해와 제주 해녀 로드’를 실은 구모룡은 제주라는 텍스트를 읽어내는 시각에 대해 말한다. 제주를 제주의 관점으로 보면서 자기중심에 갇히지 않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제주 안의 주체이자 타자인 해녀는 여성문화라는 차원에서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으로서의 제주’라는 관점이 필요한 현 시점에, 타자의 관점이 아니라 제주의 관점에서 제주를 바라보고 해석하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바라보면 해녀 문화의 동아시아적 위상이 보인다. 제주 해녀가 일본열도의 연안에서 남중국해를 경유하여 발해만에 이르고, 한반도의 남해와 동해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간 사실에서 제주라는 로컬과 한국이라는 네이션, 동아시아라는 리전, 세계라는 글로벌로 시야를 확장해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로컬에서 동아시아지역으로 시좌를 넓힐 때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고 말한다.

 

 

▶ 주변부성의 본질에 육박하는 단단한 글쓰기

 

어긋난 듯 비슷함을 띠는 네 개의 서평들은 한결같이 단단한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나름대로 공통적인 지표를 그리며 부유하고 있는 글들은 독자에게 충분한 사유의 기회를 주며 우리 주변의 본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 한다. 문학평론가 강희정은 『억척의 기원』으로 역사적, 사회적 소수자들의 구술과 그에 대한 청취가 그들과의 진솔한 대화로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홍명교 기자는 『우한일기』를 읽고 코로나19 세태가 보여주는 중국 사회의 모순을 짚어준다. 중국이 이루고 있는 로컬적 폐쇄가 얼마나 우매한지, 오늘날 중국 사회가 ‘자유’를 이루고자 하는 행위가 어떤 상실과 딜레마를 상기시키는지 이야기하며 저자의 소시민적 의지를 느끼게 해준다. 안상학의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을 읽고 그의 시를 날카롭게 짚는 김만석 평론가는 어떤 풍경의 생성을 공통된 내장기관의 연결을 통해서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존재와 기억에 따른 ‘내장풍경론’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용된 신체로서 시를 바라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절박한 삶』은 다섯 명의 탈북 여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들은 정영선 소설가가 하나원에 근무하던 시절 만난 교육생이다. 『절박한 삶』의 저자는 북한 이주 여성의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하는 자신의 모습까지도 독자에게 보여주는데, 정영선 소설가는 이것이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한 고민의 결과라고 말한다. 항상 질문과 충고를 받는 탈북민은 더 이상 배제와 차별의 대상이 아니며, 도리어 그들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존재가 되고,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고 날카롭게 짚어준다.

 

 

첫 문장

문학과 사상의 대화 혹은 문학 안의 사상과 사상을 사유하는 문학을 지향하며 이제 3호를 내게 되었다.

 

책속으로_권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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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의 공화국

 

할 말 많은 새들이 잠을 깨운다 중구난방 회합장이 된 이 집 지붕은 누구 것인가,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잠깐 물어보는 사이에도 날아오고 날아간다 한 뙈기 텃밭은 무료급식소, 옆집 굴뚝에 세 사는 참새들이 내려와 종종 끼니를 때운다 까치가 가끔씩 입맞춤해도 잔디들은 군말이 없다

 

황금조팝 겨드랑이에서 노란 혀들이 솟아나고 있다 납작 엎드려 한파를 견디던 잔디도 옆으로 손을 뻗는다 본격적으로 거주지를 넓혀갈 때다, 지도자의 진군 나팔소리 없어도 알아서들 기어간다 잔디는 횡렬종대로 어깨를 겯고 침울한 기분을 떨치려는 듯 부추가 허리에 힘을 준다 수심이 깊어진 마늘과 수태 중인 달래가 동거한다

 

등기권리증이 통하지 않는 거주지

텃밭 공화국엔 형형색색 깃발들이 진동한다

인민들이 기지개를 켠다 지렁이도 나비도

말없이 대화하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

추위와 배고픔을 증명하지 않아도 기초수급은 된다

 

뿔이 나고 있다 안간힘으로 밀어올리는 푸른 비명, 숨어지내던 갓도 깃대를 세우고 사철나무에 더부살이하던 더덕도 혀를 내민다 잔디들이 어깨 겯고 으쌰으샤 웃음을 터트린다 뽕나무 그늘 한 귀퉁이에서 꽃마리가 흥분해 잎을 떨고 제비꽃이 수줍게 환호한다 잔디가 파고들어도 개망초가 밀어붙여도 집집이 일가를 이루었다

 

옹색한 지하방 붙어 잘 수록 따닥따닥 새끼들만 늘었다 단결심 좋은 잔뿌리들은 안온한 거주처, 온몸이 굴삭기인 지렁이들도 새끼를 쳤다 바위가 엉덩짝 하나 내주어 고향도 출처도 모르는 꽃양귀비도 돌나물도 문패를 달았다 아무도 명령하지 않고 집행하는 이도 본 적 없지만 법은 지켜진다 아무도 찌르지 않는다 화살나무와 화살나무 사이 화살이 빽빽해도 상사화 잎과 긴병풀꽃은 무사하다

 

연푸른 혀들이 공중을 소요하는 사이

붉고 노란 꽃무데기들이 두세두세 산비얄을 내려온다

싸리순과 산고추나물 산달래 몇 덩거리가 내게로 이사왔다

덜퍽진 비닐봉다리와 내민 손 사이에 눈애리게 광막한 허공이 보였다

제 이름으로 땅 한 뙈기 소유하지 않아서 사시사철 산은 보살들 것이다

 

 

목차

더보기

∑ 권두시

점유의 공화국

 

∏ 비판-비평

전후 일본의 오키나와론, 그 곤란과 ‘시작의 앎’

이하 후유의 「일류동조론(日流同祖論)」 재독

-‘정치(la politique)’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유사성의 함정과 연대의 가능성

-한국에서 오키나와를 묻다

메도루마 슌과 대항으로서의 문학

 

Ⅹ 현장-비평

동아시아 지중해와 제주 해녀 로드

 

∞ 쟁점-서평

구술과 청취: 기록이 남는 순간

-『억척의 기원』

바이러스가 드러낸 다층적 시공간으로서의

중국 사회 모순

-『우한일기』

내장풍경론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

금기를 넘어와 분단에 갇힌

-『절박한 삶』

 

∽ 연속비평

「폭력-비판을 위하여」의 행간번역 (2)

 

 

 

 

문학/사상 3 :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구모룡 지음|199쪽145*225|15,000원|2021년 7월 12일

ISBN : 9788965457329[05800]ISSN : 2765-7167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3호는 전보다 한 걸음 더 발전해 ∏비판-비평의 수가 하나 더 늘어 총 네 편의 글로 특집이 구성되었다. 도미야마 이치로, 사키하마 사나, 곽형덕, 심정명이 글에 힘을 실어주었는데 이들 모두 일본과 한국에서 연구와 담론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들이다.
오키나와에 관한 폭력과 지배 그리고 주변성에 입각한 문학이 특집을 이루며 독자에게 국민국가와 지역, 그 관계에 대한 관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특집이 마무리를 짓는 자리에 구모룡 교수의 날카로운 제주 Ⅹ현장-비평을 실었다. 이어지는 ∞쟁점-서평에서는 주변부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구체적인 곳에서 찾는 진실을 마주한다.

 

 

 

 

 

문학/사상 3 :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문학/사상 3 : 오키나와, 주변성, 글쓰기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3호는 전보다 한 걸음 더 발전해 ∏비판-비평의 수가 하나 더 늘어 총 네 편의 글로 특집이 구성되었다. 도미야마 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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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읽기

트리스탄, 장인가수, 파르지팔

 

 

 

광활한 바그너 작품 세계,

든든한 초행길 파트너가 되어줄 바그너 안내서!

 

유미주의자부터 군국주의자까지,

그의 음악을 들으면 모두 '바그네리안'이 되고 만다.

 

여기 이름만으로도 장중한 느낌을 주는 한 거장이 있다. 그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 중 한 명이자, ‘악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창시자이기도 한 바그너다. 바그너의 영향력은 현대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철학, 문학, 정치 등 분야를 막론하고 퍼져 나갔으며 그의 음악은 니체, 에른스트 블로흐, 토마스 만 등 서구의 여러 지성들에게 고루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바그너의 성과는 열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거대해 보여, 그 음악을 들어보기도 전에 괜히 겁을 집어먹게 된다.

사실, 우리가 바그너를 즐기기란 정말 쉽지 않다. 공연 대본은 어렵고 장황한데, 번역조차 드물다. 매력적인 음악이지만 귀를 부담스럽게 하는 것도 사실이라, 내용의 이해가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서는 작품을 제대로 만끽하기 어렵다. 분량도 대단하여, 어지간한 인내심이 아니라면 끝까지 감상하는 것도 수월하지 않다.

이 책은 그런 바그너의 작품들을 ‘일단 이해할 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씌었다. 특히 바그너가 마흔 이후에 완성한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 <파르지팔> 주요 세 작품에 집중한다. 이 작품들은 <탄호이저>, <로엔그린> 등과 같은 바그너 초기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가사의 내용이 낯설고 음률도 예측이 어려워, 나름의 ‘감상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가 시도한 것이 바그너 ‘읽기’작업이다. 리브레토를 직접 번역하고 관련 도서를 찾아 읽으며 저자는 서서히 바그너와의 심적 거리를 좁혀갔다. 이 책은 광활한 바그너 작품세계에 먼저 발을 디딘 저자가 바그너를 만나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내미는 친절한 손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바그너의 두툼한 작품 하나라도 편히 감상해볼 수 있게 된다면 그 이름이 주는 막연한 부담감도 곧 사라지지 않을까 한다. 철학자이든 작가이든 화가이든 우리가 그 이름에 압도되는 이유는 많은 경우 작품을 들여다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작품을 하나라도 제대로 들여다보면 우리는 더 이상 그 이름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다.

 

바그너라는 이름이 주는 위용 앞에 용감히 선 사람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초행길 파트너가 된다. 각 장은 앞서 언급한 작품들을 독립적으로 다룬 세 편의 에세이로 꾸며져 있다. 작품의 흐름에 따라 줄거리 순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천천히 산책하듯 바그너의 세계를 즐기게 될 것이다.

 

 

아는 자는 과거를 가진 자다

바그너와 독일 민족주의

 

익히 알려져 있듯, 바그너를 떠올렸을 때 자연히 연상되는 것은 반유대주의다. 그는 생전 유대인, 특히 유대인 음악가들을 비판하는 저술을 다수 발표했으며 반유대주의적 입장을 피력하는 대화를 거리낌없이 주고받았다. 그런 바그너의 음악을 히틀러가 매우 아꼈음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철학자 아도르노는 자신의 에세이집 『바그너에 관한 시도』에서 바그너 작품 속 “배척당하는 인물들은 모두 유대인 캐리커처다.”라 단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그너가 나치즘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이렇다 하게 입증된 바가 없다. 물론 바그너가 독일 신화에 심취해 있었으며 독일 민족과 독일 문화, 독일 예술을 숭배하였음은 사실이다. 『바그너 읽기』는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독일 민족주의적 면모들을 해명하지 않고 해석한다. 특히 저자의 눈으로 보았을 때 <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는 바그너의 신념이 가장 또렷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예술만이 사회를 구할 수 있다는, 그리고 그 예술은 보편적 개념이 아닌 ‘독일 예술’이라는 바그너의 자부심. 분명한 것은, 바그너의 반유대주의는 나치즘이 아닌 그의 끔찍한 독일 사랑에서 기원한다는 것이다. 책은 리브레토와 무대연출, 여러 비평들을 살펴보며 작중의 ‘뉘른베르크’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곁가지로 뻗어나간 다양한 읽기자료들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가 아무리 ‘안다’고 현재형으로 말해도, 아는 것은 모두 과거로부터 온 것이다. 그래서 <파르지팔>의 구원자는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는 인물, 아무것도 모르는 자, 바보 천치다. ‘독일’과 ‘과거’라는 단어가 나란히 설 때, 우리에게는 연상되는 역사가 있다. 그러니 저자의 말대로, 정말 ‘아는 자’란 ‘과거를 가진 자’가 아니겠는가? 이 모든 연결을 떠올리면 바그너의 음악을 들을 때만큼이나 전율이 인다.

기독교 정신에 타락했다며 바그너를 비난했던 니체조차 “어느 모로 생각해보아도, 바그너 음악이 없었다면 나는 내 청년기를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절절하게 고백했던바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듣는 이를 매혹시켜 왔던 바그너, 이제 당신이 만나볼 차례다. 『바그너 읽기』와 함께!

 

첫문장

우리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때 주저하지 않는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59 이졸데로 하여금 칼을 떨어뜨리게 만든 감정은 실제로는 사랑이었다. 음악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그가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고 할 때 비올라 솔로는 아주 부드럽게 심금을 울리며 이른바 ‘시선의 모티브’를 연주한다. 브란게네는 아마 듣지 못할 이 음악을 오케스트라는 우리에게 들려준다.

p.70 죽음의 약을 마셨다고 믿었기에 사랑을 고백할 수 있었던 이들 연인. 나중에 알고 보니 사랑의 묘약을 마신 거라 하여도, 죽음을 앞둔 게 아니라 하여도 이제 그들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일시적으로야 당황하지만). 사랑을 가동하기 위해 죽음이 닥친 상태를 필요로 했던 두 사람. 이제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죽음을 찾아 나설 것이다. 뒤바뀐 묘약의 이름에서 우리는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게 될 핵심어에 일찌감치 주목한다. 죽음, 사랑. 사랑의 묘약이 실상 죽음의 묘약이다.

p.121 고유한 개성을 지닌 개체가 타인의 영역을 존중하는 사회는 보통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바그너식 사랑개념에서 볼 때 그런 사회는 사랑이 불가능한 곳이다. 위의 대화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서로의 이름을 바꿔 불렀다가 이름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그런 한계를 넘는 사랑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회적 존재에게 주어지는 한계가 소멸되고 개체가 해볼 수 있는 모든 것, 펼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무제한으로 실행하는 ‘공간’, ‘상태’에서라야 사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p.159 미화된 과거가 필요한 것은 현재가 남루하기 때문이다. 과거는 초라한 현재가 멋진 미래를 꿈꿀 때 불러낼 이미지로서 손색이 없다. 빈회의 이후 독일 땅에서 통일이 절체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독일 조상’에 대한 이런 신화화 작업은 19세기 내내 이어졌다.

P.347 미래는 예언자나 아는 일. 그러니 평범한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할 때는 그 시점 직전까지의 과거에 속한 것을 아는 셈이다. 우리가 아무리 현재형으로 말해도 우리가 안다는 그것은 언제나 과거에서 왔다. 그러므로 아는 자는 과거를 가진 자다. 과거를 가진 쿤드리는 아는 게 정말이지 얼마나 많은가!

 

저자소개

김윤미

서울대 독어교육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 학술연구교수로 있으며, 독일문학 속 음악과 관련한 주제를 다룬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옮긴 책으로 『마법분필』(공역), 『타너가의 남매들』, 『트인 데로 가는 길』이 있다.

 

바그너 읽기

김윤미 지음|404쪽|978-89-6545-712-1 03670

18,000원|2021년 03월 10일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서양음악

이 책은 그런 바그너의 작품들을 ‘일단 이해할 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씌었다. 특히 바그너가 마흔 이후에 완성한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 <파르지팔> 주요 세 작품에 집중한다. 이 작품들은 <탄호이저>, <로엔그린> 등과 같은 바그너 초기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가사의 내용이 낯설고 음률도 예측이 어려워, 나름의 ‘감상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가 시도한 것이 바그너 ‘읽기’작업이다. 리브레토를 직접 번역하고 관련 도서를 찾아 읽으며 저자는 서서히 바그너와의 심적 거리를 좁혀갔다. 이 책은 광활한 바그너 작품세계에 먼저 발을 디딘 저자가 바그너를 만나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내미는 친절한 손이다.

알라딘: 바그너 읽기 (aladin.co.kr)

 

바그너 읽기

바그너의 작품들을 ‘일단 이해할 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쓰인 책이다. 특히 바그너가 마흔 이후에 완성한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장인가수, 파르지팔 주요 세 작품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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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말이 글이 되는 방법, 인터뷰 글쓰기 잘하는 법

은정아 지음


#구술인터뷰 #인터뷰글쓰기 #아키비스트 #마을사람기록
#부모님자서전쓰기 #생애사기록 #인터뷰태도

 

 

평범한 사람들의 생애사를 듣고 기록하는 법
말이 글이 되는 여정을 담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온몸으로 이를 받아들여,
다시 쓰는 인터뷰 과정을 통과하며 우리는 변한다.
나아간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된다.”
-「나는 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나?」중에서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방법을 담은 인터뷰 글쓰기 책이다. 사람마다 걸어온 길이 다르지만 인터뷰를 할 때 공통으로 챙기고 반드시 해야 할 기본이 있다. 이 책에서는 사전 준비부터 퇴고까지 인터뷰의 기본을 단계별로 최대한 알기 쉽게 정리했다.
저자는 EBS <지식채널e>, <똘레랑스>, <미디어 바로보기>, <시네마천국> 프로그램에서 구성작가로 일하면서 다양한 인물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후 마을기록 작업에 참여하면서 생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고, 마을기록학교에서 글쓰기 강사를 하고 있다. 책에는 인터뷰하면서 잘못했던 경험담, 눈물을 참으며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던 상황 등 인터뷰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할머니가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독자들은 인터뷰 대상을 꼭 할머니로 한정짓지 않아도 된다. 책은 타인의 이야기를 선명하게 듣고 진솔하게 쓰기 위한 기본에 집중한다. 가족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처음 누군가를 인터뷰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마을 기록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사전 인터뷰 준비부터 글쓰기까지의 태도와 마음
삶보다 글이 앞서지 않도록

삶보다 글이 앞서지 않도록
할머니와 만나고, 그 이야기를 글로 쓸 때
나의 틀에 할머니를 끼워 맞추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
몇 번의 짧은 인터뷰만으로 할머니 삶 전부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머니의 삶을 쉽게 재단해 정형화하지 말자.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중에서

할머니라는 인터뷰 대상자가 정해졌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저자는 인터뷰하기 전에 인터뷰이에게 어디까지 기록해도 되는지 동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꼭 필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실전 인터뷰에서는 인터뷰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 인터뷰이의 맞은편에 앉은 ‘내’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무엇인지, 인터뷰 태도 전반에 대해 전한다.
어떻게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잘 듣고 기록할 것인가. 수많은 길 중에서 저자가 일러주는 길은 인터뷰하는 사람의 의도가 들어가지 않고 인터뷰이의 삶 자체를 진솔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절대로 인터뷰이의 삶보다 글이 앞서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더 잘 쓰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내가 원하는 대답만 기록하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인터뷰이를 대하는 마음처럼 글 역시 겸손하고 솔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터뷰이를 대하는 마음과 인터뷰 글쓰기의 기본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새로움을 느껴보라
글쓰기의 마법을 경험해보라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일을
오롯이 해본 이는 안다.
이 모든 과정의 끝에서 만나는 것은 결국, ‘나’라는 것을.
어떤 타인과의 만남도, 결과물도, 나를 넘지 못한다.
-「인터뷰와 글쓰기 사이의 별책부록」중에서

그렇다면 우리는 왜 쓰는 걸까? 왜 타인의 삶을 기록하려는 걸까? 누군가를 만나 “그의 삶의 내밀한 이야기를 듣는 일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읽은 적 없는 책을 깊게 정독하는 일”이다. 인터뷰를 제대로 하고 나면 타인이 건네는 세계를 보고,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오롯이 바라보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나라는 작은 몸에 갇혀 눈앞의 작은 현실만이 전부인 양 살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는 타인의 이야기, 마음, 시선”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의 의미와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며, 타인을 통해 세상을 마주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해보기를 권한다.

첫 문장
나는 방송작가다. 어느 날 편집실에 앉아 촬영본을 보는데 인터뷰이의 손이 보였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49 내 진심이 아무리 크고 깊어도, 이리저리 엉켜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마주 앉은 할머니와 나를 연결해줄 사려 깊은 질문지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P.91 할머니의 마음을 인터뷰어도 느낀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주 작은 가능성을 이어 붙여 “할머니 이게 이런 뜻이죠?” 하고 몰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 스스로도 좀 억지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극적인 스토리를 좋아하고, 나는 이 글을 잘 써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갈등하게 된다. 내가 거짓을 꾸며낸 것도 아니고 할머니가 그렇다고 대답했으니, 이렇게 써도 괜찮다고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것이다.

P.156 다음 날 아침, 원고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며 머리가 하얘진다. 갖가지 수식어로 가득 찬 문장은 길고 무겁다. 장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장이 길어지면서,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지 않거나, 화려한 비유가 글의 논점을 흐리는 게 문제다. 뜻을 알 수 없는 복잡한 문장은 독자를 지치게 한다.

P.199 요지는 어떤 방법이든 좋으니,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을 쓰며 ‘글 쓰는 몸’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이 글을 쓰는 첫 번째 열쇠이자, 마지막 열쇠다. 쓰면 는다. 쓰면 쌓인다. 쓰면 쓸수록 잘 써진다. 정말이다.


저자 소개: 은정아
한양대에서 사회학을, 동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EBS 방송국이 좋아 구성작가를 시작했다. <미디어 바로보기>, <똘레랑스>, <시네마천국>, <지식채널e>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며 다양한 인물을 만나 인터뷰했다.
2013년부터 『수원골목잡지 사이다』의 고정 필진이 되어 골목의 평범한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한 사람을 만나 오롯이 듣고, 나를 통과해 글이 나오는 인터뷰 글쓰기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 과정을 마을기록학교에서 글쓰기 강사를 하며 학인들과 나누고 있다.
『전쟁으로 고향을 떠나온 경기도민 이야기』, 『지금은 잊혀진 협궤열차 이야기 수려선』 등의 기록 작업에 참여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세계화 시대 비정규직 사람들 이야기, 부서진 미래』(공저), 『차마 하지 못한 사랑한다는 한 마디』(공저) 등이 있다.

 

더보기

여는 글
: 나는 왜 할머니 이야기를 듣게 되었나?

PART 1. 인터뷰 준비체조
어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을까?
동의에 대하여
우리 미리 만나요, 할머니
글의 토양을 단단하게 하는 자료조사
사려 깊은 질문의 힘

PART 2. 실전 인터뷰
마음을 기울여 듣는다는 것
잘 듣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고유어의 깊이
가장 큰 대답, 침묵
흔들리며 중심 잡기
디테일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
행동이 아니라고 말할 때

PART 3. 할머니의 '말'이 나의 '글'이 되기 위해
인터뷰 글쓰기의 시작, 녹취 풀기
이야기 속으로 쉽고 깊게 들어가는 방법
그런데, 인터뷰이가 누군가요?
돌부리 직접 차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
또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PART 4. 글쓰기의 기본
[개요] ‘말’을 중심에 둔 글의 얼개 잡기
[단문 쓰기] 힘을 빼고, 담백한 글의 맛
[묘사] 슬프다는 말은 슬프지 않다
[다듬기] 여백이 있는 글쓰기
[퇴고] 남의 글 보듯
[마무리] 소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PART 5. 인터뷰와 글쓰기 사이의 별책부록
글쓰기의 마법을 경험해보길 권함
글을 쓰는 첫 번째 열쇠
‘사람 책’을 깊게 읽기 위한 책 읽기
내일을 기대하며, 씨앗 문장 심기

닫는 글
: 닿을 수 없는 당신에게 닿기 위해

참고문헌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은정아 지음 | 224쪽 46판(130*190) 15,000 | 978-89-6545-669-8 03800
2020년 9월 9일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방법을 담은 인터뷰 글쓰기 책이다어떻게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잘 듣고 기록할 것인가수많은 길 중에서 저자가 일러주는 길은 인터뷰하는 사람의 의도가 들어가지 않고 인터뷰이의 삶 자체를 진솔하게 기록하는 것이다기록도 중요하지만 절대로 인터뷰이의 삶보다 글이 앞서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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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 2호

주변성의 이행을 위하여

 

 

 

 

 

비평지 문학/사상2호 출간

중심과 주변이라는 이항대립에 맞서며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환경에 반격을 가하고, 그들이 들여다보지 않는 문제를 바라보며 담론의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문학/사상. 권력과 사회의 관계성을 탐구했던 1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주변성의 개념과 그 이행을 위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총 세 편의 글로 구성된 특집 비판-비평에서 독자들은 가장 먼저 다음과 같은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중심주변이라는 문제틀은 실체가 있는 대상이 아니라, 다르게 배분되는 정치적 힘을 가리키는 은유라고 해야 더 알맞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심/주변의 관성적 이항대립을 깨뜨리기 위해 어떤 개념적 장치를 가져야 하는가? 최진석은 에드워드 사이드부터 마르크스, 레닌을 끌어오며 소수적 생성의 잠재성을 타진하고 사유의 이행을 돕는다.

 

 

■▲

 

 

신들은 왕에 대해선 참고 허락할지라도 하층민에 대해선 증오할 뿐이다.”

인수공통 전염병이 창궐할 때, 이 세계의 행위자가 인간만이 아니라면

 

세 번째 특집에서 최유미는 우리는 개체였던 적이 없다는 스콧 길버트의 주장 아래, 도나 해러웨이가 주창한 -(-)’으로서의 생명을 다시 사유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환경과 개체가 뚜렷한 경계를 갖고 각자의 식별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상호작용 속에서 여럿이 함께 만들어낸 구성물에 더 가깝다. 최유미는 해러웨이의 반려종개념을 차용하여, 세계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닌 부분적인 연결망들의 집합체임을 주지시킨다. 세계의 행위자가 인간만이 아님을 분명히 함으로써, 인수공통 전염병이 창궐하는 현재를 정확히 관통하여 우리의 정치와 윤리를 새롭게 할 것을 요청한다.

 

문제의식은 현장-번역으로 이어진다. 에드거 앨런 포의 페스트왕: 알레고리를 포함한 하나의 이야기는 무국적의 전염병이 세계전역에서 일으키는 피해를 목격하면서도, 이를 부정하기 위해 자신만의 논리로 무장하는 폐쇄적 왕국의 민낯을 드러낸다.

 

 

 

 

모멸과 억압과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

노동사회의 지배자, 자본

 

이번 호 쟁점-서평에서 소개하는 글은 총 네 편으로, 각각 달리는 열차에 매달린 눈송이의 뜻은, 시의 나라를 위한 착한 무기, 정당한 중국, 에너지에 농락당한 땅에서 자본의 착취를 노동으로 기록하다를 제목으로 삼고 있다. 정용택은 두 번째 특집에서 노동의 프레카리아트화를 논하며, 이를 자본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먼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명료한 개념적 정립이 사회체계 차원으로서 요구된다고 말한 바 있다. 각 서평이 이에 대한 응답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동일한 장소에 머무르기 위해 계속해서 더 빨리 달려야만 하는 자본주의적 동역학은, 프롤레타리아적 노동을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은 가치 생산의 유일한 원천으로서 여전히 필요한 것으로 남아 있다. 정용택은 이러한 이중성이 지속됨에 따라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오인된 프롤레타리아적 노동의 폐지 가능성이 왜곡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을 짚는다. 불안하고 비공식적인 형태의 고용이 증대하는 방향으로, 프레카리아트라 불리는 새로운 위험한 계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유연화와 불안정화라는 자본의 통치술은, 통치라는 단어가 이미 암시하듯 폭력을 내재하고 있다. 윤인로 편집주간은 연속비평에서 벤야민의 폭력-비판을 위하여행간번역을 통해 폭력의 형질을 석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이번 글을 포함, 3회 연속 비평으로 이어져 다음 호에서도 진지한 논의를 계속해나갈 동력이 될 것이다.

 

 

■▲

 

 

 

 

 

■ 첫 문장

 

권두시 폭포로 들이치는, “퍼붓듯 직립으로 흩어지는 비판-비평의 특집은 다음 세 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 책 속으로_권두시

 

칡꽃이 보라색 정념으로 허공의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바위에 앉아 여울목 돌아가는 물소릴 듣다가

폭포로 왔다

검은 바위틈으로 버드나무 가지가

올라와 있다

바위 사이 올라온 푸릇한 것에서

누구는 우주의 원리와 인간의 도리를 생각하고 나는 그저 연두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해본다

물 위는 폭포다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낸다

용장골에서 무량사 매월대폭포까지 그의 행적을 따라 북쪽으로, 물이 많은 서늘한 북쪽으로 왔다

폭포로 오르는 컴컴한 초록길에서 더듬더듬

더덕향을 맡았다

폭포는 쩌렁쩌렁 곧은 소릴 내고

근처엔 노란 동의나물이

독을 품고 자라고 있다

곧은 소리는 가까이 가면 차갑고, 차가운 물거품들은 퍼붓듯 직립으로 흩어졌다

 

 

 

■ 저자 소개

 

- 최진석

러시아인문대학교에서 문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2015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했다. 수유너머104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가능성의 인문학: 휴머니즘 이후의 문화와 정치』 『감응의 정치학: 코뮨주의와 혁명』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 미하일 바흐친과 생성의 사유가 있으며, 역서로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해체와 파괴』 『러시아 문화사 강의(공역) 등을 펴냈다

 

- 윤인로

총서 <신적인 것과 게발트[Theo-Gewaltologie]> <제국 일본의 테오-크라시> 기획자. 신정-정치』 『묵시적/정치적 단편들을 썼고, 국가와 종교(근간) 정전(正戰)과 내전』 『이단론 단장』 『파스칼의 인간 연구』 『()의 연구』 『사상적 지진』 『유동론』 『윤리 21(공역) 등을 옮겼다.

 

 

 

 

문학/사상 2호 주변성의 이행을 위하여

 

최진석·윤인로 외 지음 | 200쪽│145*22515,000원 | 2020년 12월 24일 발행 ㅣ 978-89-6545-689-603800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환경에 반격을 가하고, 그들이 들여다보지 않는 문제를 바라보며 담론의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문학/사상. 권력과 사회의 관계성을 탐구했던 1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주변성의 개념과 그 이행을 위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문학/사상 2 : 주변성의 이행을 위하여 - 10점
최진석 외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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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어펙트 총서 01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

잔혹한 낙관주의의 한국 사회 앞에 펼쳐진 두 갈래 길: '약속예측

 

한국판 뉴딜‘AI노믹스’, 그리고 여론 예측정치의 지평 위에서 작동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는 (나중을 위해 지금의 잔혹함을 인내하는) ‘잔혹한 낙관주의와 기술적 미래라는 정동적 사실로서 미래에 대한 낙관과 위협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여론 예측 정치, ()’의 총합 통치 전략이 바로 정동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동은 대안 정치의 핵심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정치가 단순히 공학적인 것이 아니라 신체적이고 인문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정동 이론이며, 이는 젠더 연구의 역사 위에 펼쳐진 것이기도 하다. 정동 이론이 전 지구적 연결의 시대를 사유하는 새로운 방법론이라면, 젠더 연구 역시 연결성과 윤리를 의존, 돌봄, 침해가능성 등의 맥락에서 오래 탐구해왔던 것이다.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공동연구팀 <연결신체 이론과 젠더·어펙트 연구>의 첫 성과로,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가 출간되었다. ‘젠더·어펙트 총서시리즈의 문을 여는 이번 책은 정동 이론을 젠더 연구와 연결시키고, 이를 젠더·어펙트연구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책에는 물질과 담론, 자연과 문화, 주체와 객체 등 근대적 이원론으로 온전히 포착되지 않는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 정동적 분석을 담은 열두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역사공간그리고 매체의 범주에 따라 총 3부로 구성된다.

이와 같은 구성은 정동의 근본적인 조건인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더 나아가 공간의 물리적이고 가상적인 차원을 함께 살핌으로써 그 경험의 정치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내 보이려는 목적에 따른 것이다. 젠더·어펙트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이 책에서 외부에서 수입된 이론이 아니라 자생적 연구를 통해 젠더·어펙트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정초하고자 하며, ‘연결성을 탐색하는 다채로운 시선과 함께 정동적 전회이후 인문의 미래를 약속한다.

 

 

주체의 역사 다시 쓰기 또는 연결신체의 역사 새로 쓰기

정동(情動, Affect) 이론은 부대끼는 몸들의 반복적인 되기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존재들의 시간성을 뒤쫓아 가는 일이다. 정동 이론이 즐겨 사용하는 약속이라는 어휘는 “pro(/전에)+mittere(놓다, 보내다)”라는 어원을 지니며 미리/앞서 내놓는다는 뜻으로, 현재에 이미 미래에 대한 전망이 기입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동적 약속의 장소 가운데 하나로서 다양한 사회적 힘들이 교차하는 젠더화된 몸이 존재한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예측의 패러다임이 근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몸을 규율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젠더 연구와 결합한 정동 연구는 로렌 벌랜트(Lauren Berlant)가 말하는 잔혹한 낙관주의가 새겨진 약속이라는 개념과 함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과 비인간을 새롭게 연결하려는, 이를 통해 인문의 미래를 약속하려는 시도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문의 방법론으로서의 정동 이론은 신체가 무엇을 하는지, 특히 신체가 언어와 이성이 아닌 힘들에 의해 어떻게 좌우되는지를 묻는다. 욕망하고, 운동하며, 사유하고, 결정하는 신체는 다른 신체들과의 부대낌과 상호 작용(inter-action), 그리고 내부 작용(intra-action)을 두루 거치며 되기를 반복하고 지속한다. 이 과정을 염두에 두었을 때, 개별적이고 내면적인 주체의 역사는 초개체적 차원의 정동과 뒤얽힌 연결신체의 역사로 다시 쓰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1연결신체의 역사에서는 장애, 돌봄, 기술 등의 범주를 중심으로, 연결신체의 역사를 중층의 연결망으로서 펼쳐 보이고자 한다. 박언주는 치매인을 상호정동적 관점에서 살피며 공유된 존엄(shared dignity)에 대해 논의한다. 소현숙은 장애인의 역사를 되짚으며, 1960~90년대 시행된 가족계획사업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장애인 강제불임수술을 비판한다. 이화진은 한국영화사를 다시 쓰기 위한 시도로서 장애 관객의 범주를 길어 올린다.

마지막으로 권명아는 미래 예측 시스템을 해킹하는 시간여행자로서의 몸에 주목함으로써 연결신체의 역사와 미래 사이의 연결지점을 마련한다. 과거와 현재, 사회와 물질, 운동과 상태, 수동과 능동 등이 상호 공존하는 공통구조로서의 역사에 대한 검토는 인문의 미래를 연결성의 차원에서 다시 쓰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선험적 범주로서의 공간에서 살된 존재로서의 환경으로

부대낌과 상호작용을 그 조건으로 삼는 연결신체는 자연스럽게 살된 존재(fleshy beings)로서의 환경과 다시 한 번 연결된다. 그 환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동 또는 운동, 흐름을 발생시키고, 또한 다시 그 흐름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에서 정동-발생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2공간과 정동은 특정한 정동적 영역으로서 공간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김보명은 최근 여성 공간에 대한 접근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트랜스젠더 여성 배제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해 페미니즘 공간정치학의 역사와 전망에 대해 고찰한다. 권영빈은 서사화가 아닌 공간화의 관점에서 작가 박완서의 소설에 나타난 을 젠더지리학적으로 분석한다.

또 다른 젠더지리지로서 신민희의 글은 로컬 부산의 성장서사에 의심을 품으며, 여성의 해양노동이 이루어지는 부산의 배후지를 비로소 가시화한다. 이시다 게이코는 야스쿠니신사를 중심으로, ‘남성적내셔널리즘과 여성적위령 행위의 관계를 탐색한다. 2부에서 다루는 다양한 층위의 정동적 공간들은 이처럼 젠더의 범주에서 검토됨으로써, 교차성 및 취약성에 대한 사유를 이끈다.

 

 

 

미디어로서의 신체, 신체의 정동적 형성에 얽힌 미디어라는 포맷

정동적 공간은 물리적 장소로 온전히 환원되지 않는다. 예컨대, 최근 들어 그 용례가 빈번하게 발견되는 피지털(phygital)’이라는 용어는 신체를 둘러싼 물리적 장소와 미디어라는 가상적 장소의 혼종을 사유하게 한다. 이때, 미디어는 단순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공론장, 아카이브 등 결코 단성적이지 않은 포맷(formats)을 취하며 미디어에 접속된 신체를 정동적으로 형성(formulation)한다. 신체 역시 다양한 힘들이 교차 또는 횡단하는 일종의 미디어임은 물론이다.

3미디어와 연결성은 바로 이러한 사례들, 즉 개인적이고, 집단적이고, 담론적이고, 네트워크화된 신체들이 서로 정동을 일으키고 수정되는 방식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다. 최이숙은 함께 돌봄을 의제화한 정치하는 엄마들의 관계성을 각종 미디어 안팎에 걸쳐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권두현은 동아시아 미디어 문화의 주요한 테마였던 신파(新派)’를 정동체계로서 논의하기 위한 이론적 모색을 시도한다.

김나영은 고전소설이라는 연구대상과 연구자가 디지털이라는 매체적 조건 속에서 연결되는 새로운 양상에 주목한다. 입이암총은 민주화투쟁의 장()으로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킨 홍콩의 사례를 통해 용무(勇武)’라는 정동에 휩싸인 몸을 증강현실적 미디어와 함께 살펴본다. 젠더·어펙트 총서의 첫 번째 책은 이러한 창발적인 논의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 소개

*젠더·어펙트연구소

젠더·어펙트연구소는 정동(情動, affect)과 젠더의 연구방법을 결합하여 주체와 몸, 삶과 죽음, 질병, 장애, 소수자, 포스트휴먼 등에 대한 인문학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며 연결의존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의제를 발굴·연구하고 있다.

 

박언주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수. 주요 교육 분야는 사회복지실천, 노인복지, 사회복지와 문화다양성, 질적연구방법론 등이다. 가정폭력을 주제로 한 연구와 더불어 여성노인의 구술생애사 연구를 통해 노동, 빈곤, 이주 등으로 연구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여성노인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1980년대 중산층 국제이주가족의 계층 재생산 전략과 젠더역할의 변화, 가정폭력피해여성의 자녀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권자 결정 경험등이 있다. 공저로 조국 근대화의 젠더정치(아르케, 2015), 가족과 친밀성의 사회학(다산출판사, 2014)이 있다.

 

소현숙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한국 근현대 가족사, 사회사, 여성사, 마이너리티 역사를 전공했다. 주요 논문으로 “Collaboration au féminin en Corée”, 식민지시기 불량소년담론의 형성, '만들어진 전통'으로서의 동성동본금혼제와 식민정치, 식민지 조선에서 불구자' 개념의 형성과 그 성격, 전쟁고아들이 겪은 전후:1950년대 전쟁고아 실태와 사회적 대책등이 있으며, 저서로 이혼법정에 선 식민지 조선 여성들: 근대적 이혼제도의 도입과 젠더(역사비평사, 2017), 공저로 일상사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한국과 독일 일상사의 새로운 만남(책과함께, 2006), 식민지 공공성: 실체와 은유의 거리(책과함께, 2010), 日韓民衆史硏究最前線(有志舍, 2015) 등이 있다.

 

이화진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 전문연구원. 연세대학교와 인하대학교에서 강의하며, 한국의 영화와 극장 문화에 대해 연구해왔다. 주요 논문으로 전쟁과 연예, 더 많은모두를 위한 영화, 할리우드에서 온 왜색영화등이 있다. 저서로 소리의 정치(현실문화, 2016), 조선 영화(책세상, 2005)가 있고 공저로 조선영화와 할리우드(소명출판, 2014), 조선영화란 하()(창비, 2016), 할리우드 프리즘(소명출판, 2017), 원본 없는 판타지(후마니타스, 2020) 등이 있다.

 

권명아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근현대 문학과 젠더 이론, 정동 연구, 문화 이론 등 학문 영역을 넘나드는 연구와 함께 지역의 문화적 실천에도 주력해왔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반헤이트 스피치 운동과 이론에 대한 비교 고찰, 증강 현실적 신체를 기반으로 한 대안기념 정치 구상등의 논문을 썼으며, 주요 저서로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부대낌과 상호 작용의 정치(갈무리, 2018),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한국 사회의 정동을 묻다(갈무리, 2012) 등이 있다.

 

김보명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여성학을 전공했다. 페미니스트 역사와 시간성, 인종정치학에 관심을 갖는다. 최근 한국사회의 페미니즘 재부상에 대해 연구하면서 페미니스트 이론과 실천이 갖는 사회문화적 함의에 대한 질문들을 탐색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페미니즘 정치학, 역사적 시간, 그리고 인종적 차이,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등이 있고, 공저로 교차성×페미니즘(여이연, 2018)이 있다.

 

권영빈

젠더·어펙트연구소 특별연구원. 동아대에서 강의한다. 정동과 공간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로 한국 현대소설을 읽고 분석하면서 젠더화된 신체와 여성의 공간 경험을 젠더지리학의 방법으로 연구한다. 최근 박완서 소설의 젠더지리학적 고찰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논문으로 박완서의 미망에 나타난 ()근대공간의 건축술: 젠더지리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개성(開城)의 탄생이 있다.

 

신민희

젠더·어펙트연구소 특별연구원.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후 경성대, 동아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불륜 서사의 문학적 재현 방식 연구(2015)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역의 문제를 젠더적 관점, 정동적 관점에서 독해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시다 게이코(石田 圭子)

일본 고베대학 국제문화학부 준교수. 연구 분야는 미학·예술학·표상문화이다.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문교육학부 외국문학과(영어·영문학) 및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예술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미학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논문으로 ボリス・グロイスにおけるアートと政治交差について, アルベルト・シュペーアの廃墟価値理論をめぐって, 今日のアートにおける批判とはかー参加型アートを中心にー가 있고, 공저로 Transcultural Intertwinements in East Asian Art and Culture, 1920s-1950s(Freie Universitaet Berlin, 2018)가 있다.

 

최이숙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미디어 및 언론 현상을 연구해왔다. 주요 논문으로 미투 운동(#Metoo) 관련 TV 보도의 새로운 가능성과 한계, 1960~1970년대 한국 신문의 상업화와 여성가정란의 젠더 정치, 1920년대 동아일보기사에 나타난 이성-감정등이 있다. 공저로 다시 보는 미디어와 젠더(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13), 한국신문의 사회문화사(한국언론진흥재단, 2013), 한국텔레비전 방송 50(커뮤니케이션북스, 2011) 등이 있다.

 

권두현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 동국대에서 강의한다. 미디어와 한국 현대문학/문화의 관계, 특히 한국과 일본의 드라마와 대중문화를 대상으로 테크놀로지와 정동의 문제틀을 적용시킨 연구들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텔레비전 현상과 현대 드라마의 미학, 기계의 애니미즘 혹은 노동자의 타나톨로지-1970년대 한국의 테크노스케이프와 생명, 신체, 감각, 관계론적 존재론의 정동학-텔레비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타난 연결과 의존의 문제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나영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 성신여대에서 강의한다. 한국 고전소설과 설화 등 고전서사 분야를 연구한다. 변신 모티프로 박사학위논문을 썼고 이후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에 관심을 두고 텍스트별 등장인물의 차별화된 특성을 구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운영전>의 서사구조에 내재한 비극성: 신화적 서사패턴의 변용과 인간 욕망의 좌절, 노비로 등장하는 정수남과 느진덕정하님의 정체-안사인본 <세경본풀이>를 중심으로, 고전서사에 형상화된 노비의 존재성 탐구등이 있다.

 

입이암총(葉蔭聰)

링난대학교 문화연구학과 방문조교수이자 홍콩 독립미디어 InMediaHK의 공동설립자. 국립대만대학 건축과 도시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연구 분야는 도시학·현대 중국학이다. 주요 논문으로 Becoming a Revanchist City: A Study of Hong Kong Nativist Movement, Political De-politicization and the Rise of Right-wing Nativism가 있고, 저서로 Nativist Right and Economic Right: The Case of an Online Controversy(本土右翼與經濟右翼由一宗網絡爭議說起, jcMotion, 2016)가 있다.

 

 책 속으로

P. 31-32

한국 사회에서 치매에 대한 지식의 축적은 지배적 치매 서사를 통해서 이루어져 왔고, 그 과정에서 치매인의 목소리는 배제되어 왔다. 지배적인 치매 서사는 치매 증상을 중심으로 획일화하여 기능 상실과 의존을 부각함으로써 치매인의 개별성과 다양상을 간과하고 있고, 돌봄의 대상으로 치매인을 인식함으로써 치매인의 인간 존엄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을 축소해 왔다. 대안으로 제시된 인간중심접근은 치매인의 인간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 조건에 해당하는 개별성과 독립성은 인지능력에 기반한 근대적 개인 개념에 근거하고 있어서 상실과 의존으로 표상되는 치매인의 경험세계 속에서 긴장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치매인의 경험세계에서 상실과 의존, 그리고 개별성과 독립성은 어떻게 유지되거나 극복되는지, 나아가 치매인의 인간 존엄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_박언주, 인간 존엄의 조건으로서의 상호의존과 연결성: 치매인의 경험세계를 중심으로중에서

 

p. 73

적정한 수의 자녀를 출산하는 것과 더불어 건전한자녀의 출산이라 표현되었던 자녀의 은 바로 인구의 자질과 관련된 사안이었다. 이미 인구를 인적 자원으로 간주하는 시선은 일제 말 전시체제하에서 나타났지만, 196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와 발맞추어 인력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본격화되었다. 실업자를 없애고 완전고용을 이룩하자는 목표가 제시되는 가운데, 인구의 양적인 억제와 더불어 인구의 질적인 향상이 과제로 인식되어 갔던 것이다.

_소현숙, 우생학의 재림과 정상/비정상의 폭력: 가족계획사업과 장애인 강제불임수술중에서

 

P. 114

다양한 손상을 지닌 이들을 하나의 범주로 분류하고 동질화하는 것은 그 집단 내의 다양한 차이를 평준화해버리기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 관객이라는 범주는 장애와 비장애라는 이분법을 넘어 장애의 다양성과 교차성에 대한 사유로 나아가기 위한 이론적 전략으로서 유효하다. 장애 관객의 범주는 사회적 장애 모델(social model of disability)을 거부하고 장애 그 자체를 본질화하려는 게 아니라, 손상이 있는 몸을 특정한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위치시킴으로써 신체적 온전함이라는 보편주의로 환원되지 않는 특수성을 드러내고, 관람 공간이 신체적으로 정상적이고 중립적인공간으로 동질화되는 데 저항하려는 것이다.

_이화진, 보통이 아닌 몸의 영화 보기에 대하여: 한국영화사 연구에서 관객의 역사화를 성찰하기중에서

 

P. 157

한국 사회는 오래된 잔혹한 낙관주의’(나중을 위해 지금의 잔혹함을 인내하는)와 기술적 미래라는 정동적 사실로서 미래에 대한 낙관과 위협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정동 이론과 페미니스트 정동 이론의 연구가 보여주듯이 몸 없는 미래는 없으며, 미래는 몸으로 온다. 몸 없는 미래를 꿈꾸는 정치적 기획이 엄청난 미래를 예측한다고 해도, 결국 당도하는 것은 죽음 혹은 소멸이다. 사라지는 몸들을 통해 이미 당도하고 있듯이 말이다.

_권명아, 젠더·어펙트 연구에서 연결성의 문제: 데이터 제국의 도래와 인문의 미래중에서

 

P. 203

페미니즘 리부트의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한 강남역 사건에서부터 미투 선언의 흐름들, 그리고 최근의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현실들은 여성들이 안전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여성만의 공간과 연대의 필요성을 말하는 이유가 되었다. 신체적, 문화적 동질성으로 상상되는 여성은 공간이자 공동체이자 집합적 주체로 기능하면서 페미니즘 실천의 안전하고 확고한 터전으로 표상되지만 실제로 이렇게 동질적이고 견고한 실재로 표상되는 여성이 성별이분법과 생물학적 본질주의의 작용 속에서 담론적으로 구성되고 실천되는 범주이자 효과이다. 문제는 이러한 본질주의적 담론에 기대어 여성대중을 페미니즘의 주체와 동력으로 조직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권리와 이해관계를 확보하고자 하는 시도들 속에서 나타나는 페미니즘의 탈정치화와 보수화에 있다.

_김보명, 여성 공간과 페미니즘: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배제를 중심으로중에서

 

P. 219-220

박완서는 등단작 나목을 포함해 전쟁 경험을 환기하고 있는 다수의 작품 속에서 과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투쟁을 초점화하는데, 이때 집은 가부장 질서에 매어 있는 여성들의 거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지닌 지리학의 차원에서 보다 특별한 위상을 갖는다. 박완서의 소설에서 집을 매개로 펼쳐지는 전시의 경험은 그 안에서 부대끼고 시달리는 몸()의 물질성에 각인됨으로써 전쟁이 몸으로 접혀진(fold) 특정한 존재 양태를 불러온다. 집은 더 이상 개인에게 친밀하고 안정된 공간이 아닌 개인 내부 혹은 가족·공동체를 화해 불가능한 존재로 구조화하는 장소가 되며, 이러한 경험은 그것이 체현된 이들 의 물질성과 확실성으로 인해 무엇으로도 재현되거나 환원되거나 분유(分有)되지 않는다.

_권영빈, 한국전쟁과 젠더화된 생존의 기록: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전시(戰時)의 집에 대한 젠더지리학적 고찰중에서

 

P. 253

부산이 도시의 성장서사를 구축하는 과정은 공간의 위계적 분배를 통해 작동해왔다는 것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삼는다. 그 안에서 지역-낙후-낙후된(나이 든) 사업-기술의 발전 없음의 관계는 노동이 젠더화되는 지점과 맞닿는다. 따라서 노동의 공간적 분할과 불균등한 발전의 과정을 시간성·인과성의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사유를 통해 노동의 젠더화를 다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이는 남성노동자에서 여성노동자라는 자리바꿈이 아니라, 여성노동자라는 주체 역시 단일한 방식으로 상상할 수 없음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배후지를 젠더지리학적으로 검토하는 일이다.

_신민희, 항구도시 부산과 여성노동자들의 해양노동중에서

 

P. 286

영화(<남자들의 야마토>)에선 전우를 위해,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비장한 결의가 남자들의 아름다운 각오로 여기저기서 강조되고 있다. 또 특공으로 인한 죽음의 불합리함을 언급하는 곳이 보이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전쟁에서 패한 일본의 각성, 이를 위한 핑계를 누구라도 납득하도록 만들고 만다. (중략) 이는 야스쿠니에 바쳐진 신부인형이 결국엔 야스쿠니가 말하는 내셔널리즘 신화를 강화하는 데 쓰이고 마는 구조와 유사하다. 전사에 따른 슬픔과 아픔(‘여성적인 것’)은 매우 자연스럽게 내셔널리즘(‘남성적인 것’)의 강화로 이어지고 마는 것이다.

_이시다 게이코, 야스쿠니신사의 위령과 여성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현대 일본 내셔널리즘의 한 측면중에서

 

P. 326

정치하는엄마들이 표방한 당사자 정치는 한국사회에서 돌봄을 둘러싼 정치의 영역이 매우 광범위함을 보여준다. 이들은 돌봄 책임자로 규정된 여성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교차하는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배제를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 전 구성원들이 연대에 기초한 함께 돌봄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지향하는 이들의 정관과 차별에 맞선 다양한 활동은 보살핌의 윤리가 민주주의를 가부장제로부터 구원해내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함을 보여준다.

_최이숙, 모성에 대한 전유와 돌봄의 의제화: 정치하는엄마들을 중심으로중에서

 

P. 382

신파성은 법적 정의와 시적 정의, 정의 윤리와 돌봄 윤리, 시장 관계와 돌봄 관계 등 수많은 힘들의 구성물로 볼 수 있다. 그 힘들에 주목할 때, 신파성에 대한 논의는 격동하는 감정으로서의 파토스(pathos)에서 에토스(ethos)로 그 초점을 옮길 수 있게 된다. 에토스는 체계적 양상을 띤다. 에토스는 개인의 본능과 정서의 조직이 문화적으로 표준화된 체계의 표현이다. 따라서 에토스는 사회 미학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또한 에토스는 윤리 미학과도 밀접하며, 윤리 미학은 또한 윤리 정치이기도 하다. 몸과 힘과 윤리의 문제는 신파를 미감의 문제로서 다루고자 하는 시도를 포함하는 동시에 넘어서면서 정동적 지평에서의 논의를 시도하게끔 한다.

_권두현, 신파성재론을 위한 시론: ‘신파에 대한 사회적-관계적 접근중에서

 

P. 394

현재와 미래의 고전문학 연구의 정동적 실천 방향에 대한 고민 역시 학문 연구에 있어 일정한 혹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연구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도태되지 않고 진전할 수 있는 원동력과 추진력을 발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종이 문서에 활자화된 텍스트를 대상으로, 연구자의 직관과 통찰을 기본 도구 삼아 이룩되어 온 고전소설 연구가 과학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또다른 국면을 맞이하였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고전소설 텍스트와 연구자[인간] 그리고 기계[컴퓨터]가 어떠한 관계 맺음[연결]으로 어떻게 변화되어 가야 하는지를 짚어보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되었음을 인지할 때이다.

_김나영,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고전소설의 디지털 인문학적 연구 사례 검토를 중심으로중에서

 

P. 450

나는 용무(勇武)가 일종의 젠더화된 정동으로, 진화적 시간 흐름으로서의 민주화가 시간적으로 붕괴하고 교착에 빠졌다는 감각으로 구성되는 다양한 정서들의 집합이라고 주장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힌 젊은 남성 활동가들은 외국인 혐오와 영토적 충성심에 기댄다. 그것은 가까운 미래의 소멸, 단지 남성 활동가 단체에 특유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지배적 자각이 증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것은 또한 전세계에 걸친 오늘날의 정치 문화에 중심적인 증상이기도 하다.

_입이암총, 홍콩의 파열된 시간: 청년, 행동주의, 영토적 충성심중에서

 

   목차

서문: 정동적 전회 이후, 젠더어펙트 연구의 시작을 알리며

 

1: (연결)신체의 역사

인간 존엄의 조건으로서의 상호의존과 연결성: 치매인의 경험세계를 중심으로 (박언주)

우생학의 재림과 정상/비정상의 폭력: 가족계획사업과 장애인 강제불임수술 (소현숙)

보통이 아닌 몸의 영화 보기에 대하여: 한국영화사 연구에서 관객의 역사화를 성찰하기 (이화진)

젠더·어펙트 연구에서 연결성의 문제: 데이터 제국의 도래와 인문의 미래 (권명아)

 

2: 공간과 정동

여성 공간과 페미니즘: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배제를 중심으로 (김보명)

한국전쟁과 젠더화된 생존의 기록: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전시(戰時)의 집에 대한 젠더지리학적 고찰 (권영빈)

항구도시 부산과 여성노동자들의 해양노동 (신민희)

야스쿠니신사의 위령과 여성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현대 일본 내셔널리즘의 한 측면 (이시다 게이코)

 

3: 미디어와 연결성

모성에 대한 전유와 돌봄의 의제화: 정치하는엄마들을 중심으로 (최이숙)

신파성재론을 위한 시론: ‘신파에 대한 사회적-관계적 접근 (권두현)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고전소설의 디지털 인문학적 연구 사례 검토를 중심으로 (김나영)

홍콩의 파열된 시간: 청년, 행동주의, 영토적 충성심 (입이암총)

 

 

 

 

 

 

지은이: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쪽 수 : 528

판 형 : 148*225

ISBN : 978-89-6545-690-2 93300

가 격 : 30,000원

발행일 : 2020년 12월 28일

 

‘젠더·어펙트 총서’ 시리즈의 문을 여는 이번 책은 정동 이론을 젠더 연구와 연결시키고, 이를 ‘젠더·어펙트’ 연구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책에는 물질과 담론, 자연과 문화, 주체와 객체 등 근대적 이원론으로 온전히 포착되지 않는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 정동적 분석을 담은 열두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역사’와 ‘공간’ 그리고 ‘매체’의 범주에 따라 총 3부로 구성된다.



 

 


 
약속과 예측 - 10점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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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협력의 새로운모색, 

       부산-상하이 협력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

퉁지대학교 중국전략연구원 공편



 한반도 통일과 북핵 문제, 대만해협의 긴장, 남중국해 분쟁… 

격변하는 동아시아 정세변화 속에서 한중 관계의 새로운 협력을 모색하다

동서대학교는 2016년 사드배치의 긴장과 얼어붙은 한중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중국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도모하고, 민족주의적 관점을 넘어 동아시아의 다양한 쟁점들을 교류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노력의 연장선으로 동서대와 퉁지대 부산-상하이 협력포럼이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동아시아 정세변화와 한중 관계를 분석하는 책을 발간했다.

동아시아는 문화적 밀접성에도 불구하고 배타적 민족주의 정서가 강해 역내 국가(--) 간 화합이 어려운 실정이다. 과거 조공관계와 사대주의로 맺어진 전근대적 우월감과 피해의식이 얽혀 있는 데다 19세기 말 이후 전쟁과 침탈 등으로 형성된 원한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것까지, 평화구축은 물론 안정적 경제교류 또한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책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중 협력 현황을 국제 정치 이슈를 통해 분석하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한중 간 경제·문화적 교류 협력 방향을 제시한다. 동서대 중국연구센터와 퉁지대 중국전략연구원이 동아시아 평화구축의 진정한 해답으로 제안하는 동아시아지역주의는 탈민족주의 관점을 확산시키고 역내 정치이슈에 대한 역외 국가의 정치적 개입을 최소화해 새로운 동아시아시민사회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다.

 

 심화되는 국제 갈등 속에서 우리가 쥔 열쇠, 동아시아지역주의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한중 협력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2부에서는 한중 간 경제적 협력 방안을, 3부에서는 한중 간 문화교류의 역할과 방향을 살펴본다.

동아시아 지정학은 유난히 복잡하다.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한반도의 한국과 조선(북한) , 동아시아에 위치하면서도 부재하는 일본, 그와 반대로 동아시아에 부재하면서도 현존하는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동아시아에 속하면서도 그 경계를 넘어서는 중국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임춘성, 동아시아인의 정체성 형성, 장애와 출구: 비판적 동아시아 담론을 중심으로에서 인용)

지난 40여 년간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중국의 세계적 입지 부상에 따라, 미국의 강력한 중국 견제와 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이 국제관계 향방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국제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양국이 보여준 입장 차이는 과거와 다르다. 협력에 따른 공동대응보다는 압박과 책임전가의 양상을 띠고 있어, 미중 간 전략적갈등상황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경쟁 아래, 한미동맹과 한중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최대한 조화롭게 유지해야 하는 한국은 과중한 부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상황 속에서 동아시아지역주의는 역내 국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체계를 제시함으로써 지역의 안전과 경제교류의 안정화를 도모한다. 동아시아지역주의는 호혜적이고 보완적인 한중 협력 관계의 동력이 되는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지역주의화 현상은 국제정치경제의 오래된 핵심 이슈 중 하나로, EU(유럽연합)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다. EU의 사례는 지역주의가 역내 국가 사이의 전쟁과 충돌을 방지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임을 보여준다. 국민국가 중심의 세계관과 국익우선의 논리를 탈피하여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유하는 사상적 문화적 정체성을 통해 동아시아시민사회라는 새로운 모델을 창조해야 한다.

 

 부산-상하이, 연해에 위치한 국제도시들의 잠재력 

민족국가 중심을 초월하여, 민간 네트워크를 선도하다 

부산과 상하이, 후쿠오카와 같이 동아시아 각국 연해에 위치한 국제도시들은 도시특성상 개방성과 포용성을 품고 있어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동아시아 공동체적 사고를 형성하기에 알맞다. 시민단체와 지방정부, NGO 등이 주도하는 네트워크는 장기간에 걸쳐 지역통합을 추구하고, 국가주도의 협의와 별개로 동아시아 지역 내 영토갈등과 역사갈등을 완화시키는 힘이 있다. 또한 환경문제와 지역개발, 다문화 교육, 개발 원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의견 교환과 역량강화, 상호발전에 기여하기도 한다. 책은 부산-상하이 협력포럼처럼, 민간교류를 활성화하여 민간연대를 먼저 튼튼히 할 것을 제안한다.

동서대와 퉁지대의 부산-상하이 협력포럼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부산과 상하이의 실질적인 민간교류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관 키워드 

#한중관계, #신남방정책, #일대일로, #동아시아지역주의, #부산-상하이 협력

 책 속으로/ 밑줄긋기 

첫문장

1992년 한중 수교가 체결된 이후, 한중관계는 28년간 모든 방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p. 18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대국들인 미국과 중국으로서는 자신들의 국익을 내세우기보다 지역이나 국제사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북핵문제는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에 배치되는 중대한 문제이면서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소극적이면서 장기간 사실상의 핵보유 국가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되는데 이런 점에서 미중 양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시간표 제시 그리고 검증에 대한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다.

 

p. 32

부산과 상하이는 각각 양국 수도 이외의 가장 중요한 항구 도시들로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 구상에서 각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양 도시 간의 협력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부산-상하이 포럼 같은 플랫폼이 보다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국제정세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는 물론이고 경제적, 문화적 방면에 상호 도움이 되는 실질 협력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함으로써 양국 도시 간, 나아가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P. 92

한국 내에는 한반도가 미중 간 세력경쟁의 각축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또한 한국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을 추월함에 따라서 한중 관계가 한미 관계를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 혹은 대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져왔다. 역사적으로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력으로 생존 모색의 성공적 경험이 취약했 기에 이러한 우려를 낳게 한다. 그러나 이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접근한다면 한국의 선택지는 매우 제한되고 그 운신의 폭도 매우 좁아진다. 양자를 대체제로 인식하지 않고 보완제로 접근해야 하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P. 292

동아시아 국가들은 서구문화의 지배와 근대화를 거쳐 국민국 가로 성장해왔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근대화 시기 서구 이념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주의를 과도하게 숭상하고 배타적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등 동아시아 사람들의 인간관과 역사관 그리고 세계관을 변질시켜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서구를 극복한 동아시아 정체성에 기반하는 동아시아지역주의 구축이 중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중국, 일본에 남아 있는 전통 가치 가운데 미래적 의미가 있는 가치들을 보존하고 동아시아 공동의 정체성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저자 소개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

2015 9 16일 정식 개소한 이래 중국의 대학 및 연구소들과 협력하여 <부산-상하이 협력포럼>, <한중 동북아지역 협력세미나>, <한중일 동북아협력 국제심포지엄>, <신남방정책-21세기 해상실크로드 협력포럼>을 포함하는 국제학술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국내 학술토론 행사로서는 <DSU 중국학술토론회>를 분기별 1회 개최하고 있다아울러부산 경남 지역에서의 중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한 <동서중국 시민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최근 중국동향을 중심으로 한 소식지 <동서중국웹진>, <동서중국브리프>를 작성온라인으로 배포하는 등 부산 경남지역에서 중국연구와 대중국 교류활동의 중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2020 12월 현재이홍규 교수가 소장직을 맡고 있다.

 

퉁지대학교 중국전략연구원

2015520일에 설립되었다. 퉁지대학교 먼홍화 특임교수를 원장으로 임명하고 중국 국무원 참사 스인홍 교수를 학술위원회 주석으로 임명하였다. 현재 12명의 학술 연구 인력이 있고 16명의 겸직 학술 연구인력이 있다.

개방적인 연구기구로 중국의 평화 발전에 있어 중요한 전략 의제를 연구 대상으로 하며 중국 국내외 학술 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학술 성과를 꾸준히 ᄊᆞᇂ아가고 있으며 중국 전략 연구의 핵심 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국제전략학>, <중국전략전통>, <대국전략비교연구>, <중국국가안전전략> 등 전략 관련 전공 교재를 출판하였고 중국전략학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 외에 <중국전략보고>(2)를 발행하면서 학술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과학연구, 교학, 자문을 아우르는 삼위일체의 새로운 싱크탱크로 거듭나고 있다.


 목차 

 



한중 협력의 새로운 모색, 부산-상하이 협력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 퉁지대학교 중국전략연구원 공편|304148*220978-89-6545-682-7 0330025,0002020125국내도서> 경제경영> 경제학/경제일반> 경제사/경제전망> 아시아 경제사/경제전망

동아시아는 문화적 밀접성에도 불구하고 배타적 민족주의 정서가 강해 역내 국가(--) 간 화합이 어려운 실정이다. 과거 조공관계와 사대주의로 맺어진 전근대적 우월감과 피해의식이 얽혀 있는 데다 19세기 말 이후 전쟁과 침탈 등으로 형성된 원한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것까지, 평화구축은 물론 안정적 경제교류 또한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책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중 협력 현황을 국제 정치 이슈를 통해 분석하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한중 간 경제·문화적 교류 협력 방향을 제시한다. 동서대 중국연구센터와 퉁지대 중국전략연구원이 동아시아 평화구축의 진정한 해답으로 제안하는 동아시아지역주의는 탈민족주의 관점을 확산시키고 역내 정치이슈에 대한 역외 국가의 정치적 개입을 최소화해 새로운 동아시아시민사회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다.



Posted by _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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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동남아 무역왕국 『말라카』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지, 말라카의 모든 기록을 담다
“말라카는 대단한 미스터리였고, 그 진면목은 역사 속에 묻혀 있다.”

말라카 해협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항로다. 중국이 석유와 무역상품을 수입하는 주요 관문이자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가장 중요한 뱃길로, 연간 10만 척 이상의 배가 운항되는 곳이다. 세계 패권을 차지하려는 미국과 중국이 말라카 해협의 국가들과 동맹국을 맺으려는 이유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말라카 해협은 15세기 국제 무역항으로 번영의 정점에 달했고 그 중심에는 해상무역을 전담했던 항구 도시 말라카가 있었다.

이 책은 15세기 동양 최대의 무역항이자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던 말라카의 모든 기록을 정리한 역사서이다. 말라카의 도시와 사람, 왕위 상속과 계승자, 귀족과 지방, 경제, 전쟁, 교통, 놀이, 부패, 사랑, 법률, 그리고 말라카와 이슬람에 대해 상세히 다룬다. 저자 파라하나 슈하이미는 말레이시아의 저명한 역사 연구자로, 이 책은 『말레이 연대기Sulalatus Salatin』, 『인도의 전설』, 『동쪽으로 가라』, 『말레이 술탄국의 기술』, 『말레이 술탄국의 행정: 출현과 영광』 등 말라카 역사를 다룬 실제 문헌에 근거해 서술했다. 

당시 말라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현재 상하이나 싱가포르와 유사한, 동서양을 연결하는 주요 수출입항인 동시에 베니스에 비견되는 국제 무역항이었다. 인구는 10만 명 정도였고 60여 곳의 무역 상인들이 오갔으며 84개의 외국어를 사용했다. 이 책은 동남아 무역왕국이었던 말라카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설명하면서 말라카를 모르는 독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또한 국내에 소개된 말레이시아 관련 책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 책을 번역해 출간함으로써 말레이시아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준다.


고도화된 문명을 이룩한 국제 무역도시 말라카

말라카는 수준 높은 문명을 이룩한 도시로, 대규모 국제 무역항의 면모를 갖추었다. 무역 상인들은 계절풍을 타고 오랜 기간 도시에 머무르며, 비단, 금, 향신료 등을 거래했다. 교역 상품은 열대기후나 화재에 상하지 않아야 했으므로 말라카는 상품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저장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기술은 무역 상인들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었다. 또한 말라카는 잘 정비된 상하수도 시설과 도시 설비, 여러 국가의 배가 입출항 할 수 있는 선박 시스템을 마련했고 다양한 국가와 인종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교역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말라카는 우수하고 정교한 선박 기술을 보유했다. 선박은 특정한 목적에 맞춰 건조됐다. 범선의 돛은 세 가지 모습으로 눈가리개 모양의 돛을 배치했고 바람을 받아도 부풀어 오르지 않았다. 범선에 어떤 부분은 부서짐 방지를 위해 단단한 나무를 사용했고 어떤 부분은 장비 설치를 위해 부드러운 나무를 사용했다. 말라카 선박 용량도 대형이었다. 선박 여덟 척의 최대 용량이 포르투갈 스무 척에 필적했다. 여기서 말라카 최전성기에 거래된 상품의 양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말라카의 선박 기술이 유럽 선박 기술에 지지 않았음을 피력하며 말라카의 수준 높은 문명을 보여준다.


조화와 평등을 유지하기 위해 법률로 다스린 말라카

저자는 이 책에 34쪽에 걸쳐서 말라카 법조항을 상세히 기술했다. 술탄 무자파르는 조화와 평등을 유지하기 위해 23개 지역과 식민지에 44개 조항의 교회법을 시행했다. 교회법은 제국 전체를 통해 총리, 테멘궁, 책임 재무관, 그리고 유사한 직책을 가진 귀족들에게 참고 기준으로 활용됐다. 사유 재산의 기준이 엄격했고 절도에 대한 형벌도 단호했다. 배가 고프거나 투쟁하는 사람을 노예로 삼는 것은 불법이고 난파된 배의 노예를 파는 것은 금지했다. 노예를 함부로 하지 못한 법조항도 눈에 띈다.

술탄 마흐무드 샤 통치 시기에는 해사법이 도입됐는데 법은 25개 장과 8개 부속서로 이루어졌다. 해사법을 살펴보면, 선원들의 임금은 목적지에 따라 결정됐다. 배에 모든 불은 사용한 후 꺼야 했고 불을 낸 사람은 태형 두 대를 맞았다. 배에서 도둑질할 경우 귀족이라도 벌을 받아야 한다. 범선 소유자는 계절풍이 불 때까지 출항을 멈추어야 했다. 이 해사법은 말라카의 뛰어난 세 명의 선장이 실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엄격하고 체계적인 해사법은 말라카항이 세계적인 항구가 된 바탕이 됐다.

이러한 법률은 말라카가 단지 지역의 이점만으로 번성한 나라가 아님을 증명하며 서양의 배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동남아시아는 미개하고 계몽이 필요했다는 시각을 완전히 뒤집는다.


포르투갈은 말라카를 완전히 점령하지 못했다

말라카는 인기 있는 경제 중심지로 외부의 침략도 잦았지만 해안, 늪지, 강 등 자연환경을 지혜롭게 이용해 도시를 방어했다. 어떤 적도 말라카를 완전히 점령할 수 없었고 일부분만 잠시 탈환했을 뿐이다. 1511년 말라카가 포르투갈의 점령으로 제국이 멸망했다고 여기지만 수도만 함락됐다. 포르투갈이 말라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그들이 가진 자산을 모두 약탈했다고 생각하지만 포르투갈이 말라카의 부를 가져간 것은 3분의 1밖에 안 됐다.

저자는 이 책에 도시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은 포르투갈 전쟁에 대해 지도를 이용해 실감 나게 전개한다. 포르투갈 공격 당시 말라카에는 2만 명의 무장한 병사를 두고 있었고 제국 군대에는 징집된 군인들에게 복무와 참전에 대한 금전이 지급했다. 비록 포르투갈에 패배했지만 말라카는 부유하고 군사력이 막강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포르투갈이 말라카를 공격했던 이유는 동양에서 오는 무역독점, 특히 향신료에 대한 베니스의 독점을 깨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이 점령한 이래 인도양과 태평양에 진출했던 네덜란드와 영국과 같은 제국주의 유럽 열강 중 말라카를 차지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아시아-인도 무역망을 경영한 세력은 없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손꼽히는 에이 파모사는 말라카를 차지하기 위해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의지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보여준다. 


말레이시아와 말라카 술탄국을 이해하다

이 밖에 책에서는 말라카 술탄국의 형성과 행정 체계에 대해 서술한다. 「말라카 왕위 상속과 계승자들」에서는 결혼과 계승으로 교체되는 술탄에 대해 설명하고 「말라카의 귀족과 지방」에서는 궁궐의 신하들과 귀족, 관리들의 역할을 전한다. 그들은 각국 정부의 행정을 진두지휘하였으며, 술탄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조언했다. 

이 책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정신적 수도이자 말레이시아 문명 발상지이며, 현 말레이시아의 시조 국가인 말라카 왕국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다. 책은 동남아 역사를 공부하는 대학생과 청소년에게는 훌륭한 입문서가 될 수 있으며, 시사문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의 궁금증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문장                                  

“누구든 말라카의 통치자가 되는 사람은 베니스의 목에 손을 얹게 된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26 말라카에는 켈링 케이프(Keling Cape), 차이나타운, 자바 마을 등과 같은 대규모 상인 거주지역이 있었고, 그 지역은 모두 무역업자들의 주거지역으로 활용되었다. 끊임없는 혼잡함에는 다른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데, 상인들 대부분이 계절풍이 부는 시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너무 오랜 기간 체류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야만 그들은 현저하게 낮아진 가격으로 더 많은 상품에 돈을 물 쓰듯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P.96 한때 2,000척의 배가 이 무역항에 정박할 수 있었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 주그라(Jugra), 벤탄, 그리고 탄중 비다라의 항구가 말라카항으로 들어가기 전에 임시 대기항의 역할을 하였다. 허락을 받으면 상선들은 상업목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 이외에도, 말라카항은 전 세계의 모든 형태의 선박들에 인기 있는 목적지였다

P.73 술탄 마흐무드 샤는 이를 보충하기 위해 해상법을 도입하였다. 그것은 해상 침범이나 해상 무역에 관련된 모든 사건을 구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P.174 말레이 다도해의 반도와 섬에는 한 번도 고품질의 목재가 없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한 목재는 특정 선박의 부품을 아주 다양하게 공급하는 원천이 되었다. 목재의 풍부함으로 인해 술탄 국가들은 다재다능하고 신속한 해군을 육성할 수 있었다. 


저자 파라하나 슈하이미(Farahana Shuhaimi) 

말레이시아 국립대(UKM)에서 역사, 정치, 그리고 전략학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말레이족과 관련된 역사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해협(海峽) 정착지와 말레이 땅의 치유 및 건강 문제를 탐구하는 데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아드난 나왕 교수가 말레이시아 국립사료원에서 자바(Za’ba)에 대한 연구를 할 때, 파라하나 슈하이미는 연구조교로서 가딩 베르투아(Gading Bertuah)라는 이름으로 함께 일했고, 객관적인 역사 서술에 기초한 역사적 탐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였으며, 말레이 대중들에게 역사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물론 다른 종족을 배제하지 않는 가운데, 그녀는 한때 세계적 수준의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쳤던 말레이족의 신비에 대해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일깨우고자 하였다


역자 정상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1대학(팡테옹 소르본느)에서 역사학 석사(DEA)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서 근무했고 1998년부터 외교통상부에서 한/아세안, 한/프랑스 등 국제관계를 연구했다. 이후 다시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재직했다.

대표 저서로 『아시아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불통상관계』(파리 출간),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 『한국과 프랑스, 130년간의 교류』,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있고 최근에는 『벽이 없는 세계』를 번역했다.




말라카 15세기 동남아 무역왕국

파라하나 슈하이미 지음 | 정상천 옮김 | 256쪽│140*22018,000원 | 2020년 11월 27일 출간

9788965456810 03910 


이 책은 15세기 동양 최대의 무역항이자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던 말라카의 모든 기록을 정리한 역사서이다. 말라카의 도시와 사람, 왕위 상속과 계승자, 귀족과 지방, 경제, 전쟁, 교통, 놀이, 부패, 사랑, 법률, 그리고 말라카와 이슬람에 대해 상세히 다룬다.





말라카 - 10점
파라하나 슈하이미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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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공부하는 능엄경 이야기

불교와 여래장


황정원 지음



주역의 대가 야청(也靑) 황정원

진심과 여래장을 설명하는 논증법문을 정리하다 

 

불교는 고통을 버리고 행복을 찾는 것을 종지(宗旨)로 한다. 이고득락(離苦得樂)을 달성하고자 인생과 우주의 진리를 이야기한다. 모든 중생들이 그런 목표를 달성하도록 가르치고 도와주는 이야기가 싯달타 부처의 가르침이다. 인생의 고해를 건너가자면 먼저 인생의 실상을 알아야 하고, 동시에 넘어야 할 세파의 진상도 파악해야 한다.

대승불교는 인생의 실체는 진심이라고 하고, 세상의 진상은 여래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먼저 나의 마음을 가장 자세하게 설명한 심지법문을 배워야 하고, 이어서 삼라만상의 본체인 여래장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 이 경전의 내용을 제대로 알아야 불교에 바르게 입문했다고 할 수 있다.

저자 황정원은 2011, 불교경전 <능엄경>에서 마음을 설명하는 부분을 가려내 풀이한 불교와 마음을 출간한 바 있으며, 이번 책에서는 <능엄경> 3권 이후에 나오는 여래장 법문들을 정리했다.

 

<능엄경> 공부에서 나의 본래면목인 청정각명(淸淨覺明)을 이해하고, 다시 삼라만상의 진상(眞相)인 여래장(如來藏)묘진여성(妙眞如性)을 공부한다면, 문사(聞思)공부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다음은 수행(修行)인데, 만약 문사(聞思)공부가 제대로 되었다면, 마지막 수()공부는 저절로 진행된다_머리말중에서

 

진심과 여래장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논증법문을 해석·설명한 이 책으로 여래장 문사수(聞思修)에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모든 중생은 여래장이다

여래장사상이 바라본 중생의 본 마음 

 

여래장(如來藏, tathagata-garbha)’이란 범어(梵語)의 의역이다. 이 단어는 <능엄경>·<여래장경>·<승만경>·<능가경>을 비롯하여 대승경전에 두루 등장하며, <대승기신론>·<불성론> 등 후기 논장(論藏)에도 나온다.

<여래장경>은 번뇌(煩惱)에 가리어서 나타나지 못하고 숨어 있는 여래(如來)를 여래장(如來藏)이라고 설명하는데, 사람마다 차별없이 모두 여래가 될 잠재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본다.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 즉 이 세상의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다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여래장사상의 주요 명제이다. 다시 말해서, 여래장은 번뇌에 둘러싸인 중생도 그 본질에 있어서는 부처와 동질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중생은 여래의 몸, 여래의 지혜, 광명을 간직하고 있으나 온갖 고뇌에 둘러싸여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여래장사상은 세계와 중생이 오염됐음을 현실로 인정한다. 다시 말해서, 여래장은 궁극적으로 극복해야 할 번뇌의 실존을 배제하지 않는다. 여래장사상은 비환원적 불이론 또는 실존적 존재론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여래장과 번뇌의 불가분리를 확인하고, 중생의 현실을 수행의 토대로 삼는다.

 

번뇌(煩惱)는 몸과 마음을 번잡하게 하거나 괴롭히는 모든 정신작용을 가리킨다. 번뇌가 바로 발업(發業)과 윤생(潤 生)의 주범(主犯)이다. ()을 짓는 발업(發業)은 과거(過去)가 되고, 과보(果報)를 받아 살아가는 윤생(潤生)은 미래(未來)가 된다. 이것들이 이어지면서 윤회(輪迴)가 계속되니까, 해탈(解脫)하려면 먼저 번뇌(煩惱)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_본문 중에서

 

이처럼 여래장은 마음과 깨달음의 구조를 설명하는 논서이자, 중생의 현실이 바로 수행의 토대이고 수행과정에서 다른 중생들에 대한 자비심을 가질 것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승불교 수행 지침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청정한 삼업(三業)으로 

내면에 깃든 빛나는 마음을 발현하다 


여래장사상의 명제는 우리들 중생은 모두 여래의 지혜와 같이 빛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겸허한 믿음과 역동적인 실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주체적인 앎을 추구할 것이라는 인간의 내재적 가능성에 대한 신뢰에 바탕하고 있다. 여래장사상에 따르면 중생은 참선, 염불, 주력 등의 수행으로 삼업청정(三業淸淨)한다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

 

먼저 공리(空理)를 요달하고, 무명(無明)의 정체를 알고, 나아가 무연지(無緣知)를 체득하여 분명하게 청정(淸淨)각명(覺明)이 되면 그것이 바로 무공용도(無功用道)에 이르는 지름길이 아니랴! (...) 따라서 무연지(無緣知)를 요달(了達)하여 일념(一念)을 제대로 알아차려야만, 비로소 일념(一念)으로 새지 않는 무루선(無漏善)을 훈수(熏修)하는 것이 가능하다.

 

불교와 여래장은 마음속으로 침잠하여 번뇌의 실체를 파악하여 스스로 깨달아 치유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철학가, 종교인, 불교학자뿐만 아니라 마음을 승화하려는 사람들이 깨달음의 경지를 더하고 지혜를 향상시키도록 도울 것이다.

 





『불교와 여래장』

황정원 지음│368쪽│978-89-6545-679-7 03220│152*225(신국판)28,000원 | 2020년 11월 6일 출간


*분야
국내도서> 인문학> 교양 인문학
국내도서> 인문학> 동양철학> 불교철학
국내도서> 종교/역학> 종교일반> 종교철학
국내도서> 종교/역학> 불교> 불교 경전/법문






불교와 여래장 - 10점
황정원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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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연극으로 조국 광복을 노래한 독립운동가

한형석 평전

 장경준 지음 




먼구름 한형석 탄생 110주년 기념

음악과 연극으로 조국 광복을 노래한 독립운동가, 한형석 평전출간

부산 문예인의 아지트인 부산포식당의 편액에는 그냥 갈 수 없잖아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다. 편액이 걸린 장소를 생각하면 한잔 술을 나누자는 직접적인 표현같지만, 그 안에는 나라를 찾아야 가지 그냥 못 간다, 빼앗긴 조국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독립군의 기상이 담겨 있다. 이 글귀는 중국 관내에서 예술구국활동으로 한국 독립 운동의 사기를 드높였던 한형석(韓亨錫, 1910~1996)이 직접 쓴 것이다. 한국청년전지공작대 예술부장, 한국광복군 제2지대 선전대장을 지내고 한미합동 OSS 특수공작훈련을 받기도 한 독립유공자, 음악가 겸 문화운동가인 한형석. 그는 중국에서 일본 제국주의 감시를 피해 항일예술활동을 할 당시 한국을 생각하며 그리워하다라는 뜻의 한유한(韓悠韓)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여, 한동안 그의 업적은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다.

2020년은 한국독립군 창립 80주년이자, 적후방 선무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한형석 탄생 11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형석의 고향이자 귀국 후 주요 문예활동지였던 부산은 그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업적을 기리고자 한형석 평전』 출간을 기획했다. 저자 장경준은 2006년 부산근대역사관에서 근무할 때 한형석 선생 서거 10주년 기념 특별전 '대륙에 울려 퍼진 항일정신-먼구름 한형석의 생애와 독립운동'을 기획한 것이 계기가 되어 평전을 집필하게 됐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역사박물관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쌓은 저자의 지식과 경험이 더해져,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로서의 한형석의 활동과 아버지 한흥교의 면모까지 꼼꼼히 전한다. 우리가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는 항일예술가 한형석의 모습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예술구국과 문화예술운동에 생을 바친 한형석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아버지의 독립정신을 이어받아 예술 구국에 매진하거라

항일예술가 한형석, 폭력과 야만의 시대에 예술로 맞서다

아버지 한흥교의 뒤를 따라 항일운동에 투신할 방법을 고민하던 한형석은 1929년 노하고급중학교를 졸업한 후에 아버지의 친구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인 조성환의 조언으로 상하이 신화예술대학에 진학한다. 한형석은 중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낸 예술적 재능을 조국 광복을 위한 민족적 단결에 쓰겠다는 자신의 투쟁 노선을 정한다. 이것이 예술구국운동가 한유한의 탄생 배경이다.

 

우리는 한국독립군 조국을 찾는 용사로다

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 백두산 넘어가자”_압록강 행진곡

우리가 부를 때는 군가가 아니고 주술이었다_한국광복군 제2지대 대원 김유길

 

한형석이 한국독립군으로 참여할 당시는 중일전쟁 발발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독립운동세력에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던 시기로, 전면적인 대일전쟁을 준비하기 위해서 한인무장역량을 집중시켜야 했다. 이에 조선의용대,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 한국청년전지공작대, 한국광복군이 차례로 창설됐다. 한형석은 당시 한국광복군 제2지대 선전대장으로 한인무장역량을 집중·고취시키기 위해 중국 관내에서 적극적인 항일예술활동을 펼쳤다.

이런 활동들로 '신혁명군가', '승리무곡', '광복군 제2지대가', '압록강행진곡', '조국행진곡'을 창작하여 궁핍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원들이 지치지 않도록 사기를 드높여서 한인무장의 결속력을 강화시켰다.

 

중국에 울려 퍼진 삼천만 조선민족의 노래 '아리랑'

1940515일 중국 시안에서 초연한 삼천만 조선민족의 염원을 담은 항일가극 '아리랑'은 당시 현지에서 발행되던 신문지면에 연일 보도되며 주목받았다.

매일 아침 전장에 울려 퍼지는 아리랑 노랫소리는

중국인들이 한인 혁명가들을 동정하도록 만들었다_'옹화도문잡지', 1947

항일가극 '아리랑'은 한국민족의 전통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신선한 극 구성으로 작품성뿐만 아니라 한·중연대의 모범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혁명 가극 '아리랑'은 일제 식민 지배하에서의 고단한 삶을 묘사하고 있어 장제스, 쑹메이링을 비롯한 중국인 항일투쟁 주요 인사들에서 중국 인민들까지 나라 잃은 슬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데 영향을 줬다.

항일전쟁에서 예술로 투쟁한 한형석, 그는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항일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으로 적후방 선무공작에 나서 중국 관내에서 한중민족이 일본 제국주의 타도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서로 긴밀히 연계하고 공동 투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한형석 평전 - 10점
장경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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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

소소하지만 굉장한 우리말 맞춤법 이야기


이진원 지음



지금이야말로 ‘좋은’ 문장이 필요한 시대다

교열 전문기자가 아낌없이 공개하는

문장의 품격을 높이는 비밀!

당신의 문장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어제보다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알아두면 쓸모 있는 교열 전문기자의 우리말 맞춤법 이야기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 하루 종일 무언가를 읽고 쓰는 시대, 지금이야말로 ‘좋은’ 문장이 필요한 때다. 이 책은 조금 더 나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우리말 맞춤법 이야기이다. 

이 책을 쓴 교열기자 이진원은 2010년부터 11년째 부산일보 교열부 데스크(교열팀장, 교열부장)를 맡고 있고, 2003년부터 맞춤법 칼럼 ‘바른말 광’을 매주 연재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그간 연재한 칼럼 870여 편 중에서도 ‘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에 주목하여 원고를 선별해 엮었다. 교열기자 일을 하며 만났던 문장들을 예시로 들며 일상에서 틀리기 쉬운 맞춤법을 설명한다. 

많은 사람은 생각한다. ‘‘한글 맞춤법’은 왜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걸까?’ 이에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의 저자는 ‘한국말은 어렵다’는 생각은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선입견이라고 답한다. 원리를 깨친다면 높게만 느껴지는 맞춤법의 벽도 이전에 비해 편하게 넘을 수 있다며, 올바른 글쓰기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교열 전문기자가 아낌없이 공개하는 제대로 글쓰기 노하우 

1장 ‘당신의 문장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오랫동안 남의 글을 다듬는 일을 해 온 저자가 말하는 문장론에 관한 이야기다. 글을 짧게 쓰는 요령, 어순 바꿔 보기, 군더더기 없는 문장 쓰기, 비문과 의미가 모호한 문장을 피하는 방법 등 글쓰기 실력을 한 단계 높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내용이 담겨 있다. 

2장 ‘문법, 좋은 문장을 위한 무기’는, 어렵다고 생각되지만 더 나은 문장을 위해 알아야 하는 문법에 대한 설명이다. 조사, 품사, 용언의 으뜸꼴, 사이시옷, 동사/형용사, 두음법칙, 띄어쓰기 등에 대한 내용을 전한다. 

3장 ‘문장의 의미를 헷갈리게 하는 말들’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혼동하여 쓰는 말에 대해 설명한다. 몇 일/며칠, 들이키다/들이켜다, 두텁다/두껍다, 꽈리/똬리 등의 단어들을 모아서 각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예문을 통해 올바른 단어 사용법까지 알려준다. 

4장 ‘내 문장이 틀렸다고요?’는 틀리게 쓰는 말에 대한 내용이다. 부부를 친남매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는 ‘터울’, 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출산, 해산’, 사람에게는 쓸 수 없는 ‘신규’, 틀리기 쉬운 한자말(천상/천생, 활강/활공) 등 평소 언어생활에서 알아두면 좋을 말들을 골라서 수록했다. 

5장 ‘문장의 품격을 높이는 건 한 끗 차이’에서는 외래어와 외국어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고 아직도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일본어투, 표준어와 비표준어에 대한 이야기 등을 실었다. 

각 장의 끝에 수록된 ‘교열기자의 속사정’에서는 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도 신문지 위에서 춤을 추는 오자 앞에서 고개 숙이는 교열기자의 숙명과, ‘잘해야 본전’일 뿐인 남의 글 고치는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교열기자의 즐거움도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이 교열을 통해 깔끔하고 명료해질 때의 짜릿한 손맛도 함께 느껴 보자.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

‘생각하라’ 그리고 ‘쉽고 짧게 쓰라’


저자는 이 책에서 중복되는 표현이나 군더더기가 없는 간결한 글쓰기를 강조한다. 더불어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 퇴고와 교열은 반드시 필요하며, 글을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글을 쓸 때 더욱 명료한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교열기자인 저자는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아 왔다.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그들에게 전하는 조언은 ‘생각을 많이 하라’ ‘쉽고, 짧게 쓰라’이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문법이 어려운 당신에게, 정확하고 올바르며,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소소하지만 굉장한 우리말 맞춤법 이야기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을 권한다. 


📖 저자 소개                                                          

이진원

어느 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어느 신문 수습 교열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디뎌, 신문사 3곳을 거치는 동안 거의 대부분을 남의 글 고치는 일을 해 왔다. 2003년부터 매주 한 번 <부산일보>에 어문칼럼 ‘바른말 광’을 쓰는데, 지난 8월 말 870번째 글이 나갔다. 외곬으로 한길만 파다 보니 상도 여럿 받았고 『우리말에 대한 예의』(2005년), 『우리말 사용설명서』(2010년)라는 책도 냈다. 그 대신 오자나 틀린 말, 비문을 보면 부들부들 떨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는 직업병을 32년째 앓는 중이다.

✒ 작가의 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게 어제 일 같은데 벌써 퇴직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되고 보니 평생 해 온 교열이라는 일, 교열기자라는 직업을 정리하는 마디를 하나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거기에 하나 더하자면, 독자들에게 돌려 드리고 싶었다. 32년간 쌓아 온 것들을 한데 모아 우리말 사용자들이 더 쉽고 편하게 바른 말글을 쓰시게 하고 싶었다.



📖 첫 문장                                                            

개인적으로, 글을 판단하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 책 속으로                                                          

P. 54     비문은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므로 문장이 아니라는 말과도 통한다. 문장이라고 하기 어려운 이런 글은 문법을 잘 몰랐거나, 마음이 급했거나, 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생긴다. 교열도 미흡했을 것이다. 해결책은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문법을 공부하고, 느긋하게 글을 쓰며, 퇴고와 교열을 잘하면 되는 것. 이 모든 걸 하는 게 어렵다면, 퇴고라도 열심히 할 일이다.      

_1장 당신의 문장은 더 좋아질 수 있다


P. 96    우리가 쓰는 말이라는 게,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어서, 근본이 있고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용언의 으뜸꼴(기본형)을 규범과 법칙에 따라 활용하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규범과 법칙을 알면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확 줄어드는 것이다.

_2장 문법, 좋은 문장을 위한 무기


P. 194    우리말엔 이처럼 비슷해서 헷갈리는 말이 꽤 있지만, 다른 언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결국 자기가 쓰는 말에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고급 화자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steak/bravo’ 대신 ‘stake/barvo’로 잘못 쓰면 대개 부끄러워하는 한국어 사용자들이, ‘결제’ 대신 ‘결재’라고 잘못 써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카드 대금 결재일을 매월 5일에서 15일로 바꿨다’에서 ‘결재일’을 ‘결제일’로 써야 제대로 된 한국어 사용자가 될 수 있을 터.     

_3장 문장의 의미를 헷갈리게 하는 말들


P. 274-275    단언하건대 외국말 써 버릇하는 큰 이유는 외국말 실력을 자랑하려는 의도가 있거나 우리말 어휘력이 달려서일 것이다. 게다가 ‘듣는 사람이야 알아듣든 말든’이라는 생각도 살짝 깔려 있을 터. 그러니, 쓰지 않아도 될 자리에 외국말을, 그것도 언론이 즐겨 쓸 땐 대놓고 비웃어도 된다. 그게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이기도 하거니와, 세계에서도 드물게 제 나라 말과 문자를 함께 가진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지켜 내는 길이기도 하다. 

_4장 내 문장이 틀렸다고요?


P. 300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했다. 굳이 잘 쓰고 있는 ‘바나나, 라디오, 패스트푸드’를 ‘버내너, 뤠이디오우, 홰스틉후우드’로 바꿀 필요도 없고, ‘비닐 봉투, 아파트, 전자레인지’를 ‘플라스틱 백, 아파트먼트,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으로 바꿀 필요도 없다. 너는 원래 귤인데 왜 탱자가 됐느냐고 따지는 일은, 의미 없고 부질없는 일일 뿐. 

_5장 문장의 품격을 높이는 건 한 끗 차이


📖 목차                                                             

글쓴이의 말 

1장 당신의 문장은 더 좋아질 수 있다

2장 문법, 좋은 문장을 위한 무기

3장 문장의 의미를 헷갈리게 하는 말들

4장 내 문장이 틀렸다고요?

5장 문장의 품격을 높이는 건 한 끗 차이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

소소하지만 굉장한 우리말 맞춤법 이야기 

이진원 지음|352쪽| 140*210|18,000원|2020년 10월 9일 

978-89-6545-673-5 03700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 하루 종일 무언가를 읽고 쓰는 시대, 지금이야말로 ‘좋은’ 문장이 필요한 때다. 이 책은 조금 더 나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우리말 맞춤법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은 생각한다. ‘‘한글 맞춤법’은 왜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걸까?’ 이에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의 저자는 ‘한국말은 어렵다’는 생각은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선입견이라고 답한다. 원리를 깨친다면 높게만 느껴지는 맞춤법의 벽도 이전에 비해 편하게 넘을 수 있다며, 올바른 글쓰기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면 - 10점
이진원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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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02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근현대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장이 되다

분단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다는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다. 역사를 돌아보면 바다를 알지 못했을 때, 혹은 바다를 지키지 못했을 때 우리는 위기에 처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해역에서는 사람과 물자의 역동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때로는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두 번째 시리즈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에서는 근현대 시기 동북아 해역에서 일어난, 지식과 사람 그리고 문화의 교류 양상을 인문네트워크의 개념으로 들여다본다. 이 책을 통해 기존의 육지 중심의 사고에서 더 나아가 해역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인문학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개항과 함께 시작된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

바다를 오고 간 사람들은 무엇을 남겼나

동북아 바닷길은 동아시아 국가와의 무역을 원하는 서양 상인들에 의해 개척되었다. 동아시아 근대의 시작을 알린 사건으로 평가받는 아편전쟁 역시 상인들 간 교역의 마찰에서 비롯되었다. 1장에서는 이처럼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시작을 알린 개항과 그 이전의 접촉에 관해 살펴본다.

2장에서는 이 인문네트워크를 가장 먼저 활용한 동북아해역의 지식인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동서문명의 매개자 역할을 했던 선교사들, 난학을 수용하여 일본 근대 의학의 발전을 이끈 스기타 겐파쿠, 서구 근대 학문을 배우기 위해 바다를 건너 유학생 등 근대 동북아해역의 흥미로운 지식인 네트워크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으로는 17세기 초 조선에 들어온 서학이 당시 유학자들의 무관심으로 꽃 피우지 못한 사실과, 소극적 자세로 조선의 근대화 시기를 앞당길 기회를 놓친 수신사의 활동에 대한 아쉬움도 엿볼 수 있다.

동북아해역을 오고 간 사람들은 지식인뿐만이 아니었다. 가족과 개인의 소박한 꿈을 안고, 타지에 정착한 사람들에 의해서도 네트워크는 이루어졌다. 3장에는 동북아해역의 디아스포라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특히 동북아해역의 대표적 디아스포라인 재일코리안에 관한 이야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바닷길보다 더 큰 길은 없다

동북아해역을 통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다양한 문화

사람이 오고 간 자리에는 문화가 남는다. 4장에서는 동북아해역의 교류를 통해 전해진 언어, 음식, 놀이문화 등을 다룬다. 이를 통해, 서양에서 시작되어 일본을 거쳐 한국에까지 전해진 돈가스, 빵과 같은 음식이나, 일본어와 한국어에 남아 있는 각국 언어의 흔적을 통해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장에서는 동북아의 대표적 해역도시인 상하이에 대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나간다. 상하이는 아편전쟁, 독립군, 무협지와 무협영화의 배경이기도 하며, 근현대 동북아해역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도시였다. 해양과 대륙문명이 충돌하는 마성의 도시 상하이를 통해 동북아 근현대사를 돌아본다. 이와 함께 해역의 경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해역 연구에 있어서는 놓치기 쉬운, ‘이라는 공간을 한산도, 완도, 제주도 등의 지리적, 역사적 의미를 돌이켜보며 되새긴다.

 


동북아 바다를 향한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닷길을 통하면 동북아는 하나다

이 책은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에 위치한 부경대학교 교수진들이 동북아해역에서 부산이 차지하는 위치와 현재, 그리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역사 속 부산과 오늘날 부산을 이으며 해역도시 부산의 역동적인 모습을 그려낸다. 해양력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중국의 정책에 주목하며 해양수도 부산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지식·사람·문화의 역동적인 교류와 국가 간 첨예한 갈등이 공존했던 동북아해역. 그 속에서 인문네트워크는 전개되었다. 시공을 넘나든 동북아해역에 대한 해양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21세기 해양시대는 또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상상해보자.

 


      책속으로 

P. 72-73 우리가 다시금 되새길 점은 귀츨라프가 중국 남방 양식 정크선에 싣고 항해했던, 한문으로 번역된 교리서가 상징하는 문화적 확장성이다. 그는 대서양과 인도양, 라카 해협과 동남아해역을 건너 동북아시아 바다까지 건너오면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현지 언어와 문화에 맞게 해 들여왔다. 그가 현지 복장을 즐겨 입고, 중국어는 물론 일본어나 조선어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구사했다는 점은 여행자로서 본질, 즉 다른 문화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자세와 자질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문화 접촉 과정에서 발화자 위치에 맞는 훈련과 대화자의 태도를 유지했다.

 

P. 109    재일제주인의 노력으로 바다를 건너온 감귤 묘목은 제주도의 감귤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19651000톤 정도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19705000톤 가까이로 증가했으며, 1975년에는 무려 8만톤 이상을 생산하기에 이른다. 당시 감귤은 수익성이 매우 좋아 감귤나무 몇 그루만 있으면 자녀를 대학까지 보낼 수 있다 하여 대학 나무라 불리기도 했다. 그만큼 감귤이 제주도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제주도 하면 감귤, 감귤 하면 제주도라는 공식 뒤에는 제주도에서 바다를 건너 일본에 정착한 재일제주인의 삶의 역사와 고향 사랑 그리고 그리움이 있다.

 

P. 202    오늘날 바다는 우리에게 여전히, 어쩌면 과거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로 다가오고 있다. 여전히 동북아해역의 중심에 있는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중국이 21세기 해양실크로드를 하나의 축으로 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내세워 바닷길을 장악하려 하고, 일본이 섬 늘리기로 해양영토 확장에 집착하는 속내를 제대로 파악해 장보고가 가졌던 해양 개척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저자소개 

서광덕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중국현대문학, 동아시아 근대사상사 전공

김윤미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한국근현대사, 동아시아 해양사 전공

조세현

부경대 사학과 교수, 중국근현대사, 해양사 전공

채영희

부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어학 전공

공미희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일본어학, 동아시아문화론 전공

이보고

부경대 글로벌 자율전공학부 교수, 중국현대문학 전공

최민경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교수, 사회학, 일본지역학 전공

안승웅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중국현대문학, 중국대중문화 전공

양민호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사회언어학, 일본어학 전공

곽수경

부경대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중국대중문화, 해양정책 전공

김문기

부경대 사학과 교수, 근세 동아시아 환경사, 해양사 전공

정해조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유럽학, 국제지역학 전공

김창경

부경대 중국학과 교수, 중국문학 전공


      목차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은이 서광덕김윤미조세현채영희공미희이보고최민경안승웅양민호곽수경김문기정해조김창경 / 쪽 수 : 288 / 판 형 : 152*225 / ISBN 978-89-6545-656-8 03900 / 가 격 : 20,000원 / 발행일 : 2020년 5월 20

분단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다는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다. 역사를 돌아보면 바다를 알지 못했을 때, 혹은 바다를 지키지 못했을 때 우리는 위기에 처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해역에서는 사람과 물자의 역동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고, 때로는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두 번째 시리즈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에서는 근현대 시기 동북아 해역에서 일어난, 지식과 사람 그리고 문화의 교류 양상을 인문네트워크의 개념으로 들여다본다. 이 책을 통해 기존의 육지 중심의 사고에서 더 나아가 해역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인문학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 - 10점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 사업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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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예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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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와 장르

 미디어 분석의 핵심 개념들                  



기원전 서사시부터 현대 SF까지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미디어의 핵심, 내러티브를 들여다보다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TV에서 넷플릭스로, 오늘날 미디어 매체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콘텐츠는 어떨까? 놀랍게도 콘텐츠의 내용과 구조는 인간이 이야기를 기록한 이래 몇천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예컨대, 기원전 2천 년 경에 쓰인 길가메시 서사시의 고난 구조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의 플롯은 현재의 웹드라마와 장르 소설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이렇게 사람들을 다른 간접 경험의 세계로 빠지게 하는 이야기는 본능적으로 인류의 삶 속에 계속되고 있다.

영국 고등학교에서 미디어 개론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내러티브와 장르는 인간과 함께해온 이야기 분석의 핵심이 되는 언어, 내러티브와 장르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전달 관행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블라디미르 프로프, 롤랑 바르트를 포함한 주요 내러티브 이론가들의 이론을 다루고, 장르 기본 구조와 규칙, 등장인물의 성격 등을 통해 각 장르의 레퍼토리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각 이론에는 저자 닉 레이시 특유의 위트가 곁들여진 설명이 함께하여 생생함을 더하고, 드라마, 영화, 소설, 신문 기사에 이르기까지 흥미롭고 풍부한 예시를 수록해 이해를 돕는다.



내러티브의 이론부터 실제까지

미디어의 핵심을 파헤치는 개론서


내러티브와 장르는 텍스트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기본이 되는 내러티브 개념과 관련 이론 소개에서 시작해, 대중문화의 기본 장르 분류와 관련 이론을 해설한다. 1장에서는 내러티브의 개념을 소개하며 토도로프, 프로프, 레비스트로스, 바르트 등 주요 내러티브 이론가들의 이론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내러티브의 역사를 소개하며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내러티브의 역사를 보여주고, 내러티브의 사회적 기능,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내러티브 텍스트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3장에서는 내러티브 보이스의 유형을 고찰하고, 이데올로기적 내러티브와 대안적 내러티브 체제 개념을 검토한다.

미디어 텍스트는, 형식은 달라도 모두 스토리텔링이라는 점에서 일치한다. 비슷한 소재와 스토리를 갖춘 대중문화 텍스트들은 다양한 장르를 이루면서 유통될 뿐 아니라 영상 서술 방식에서도 각기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나름대로 독특한 장르 관행도 갖고 있다. 이러한 장르를 설명하는 부분은 4장과 5장이다. 4장에서는 멜로, SF, 느와르 등 대표적 장르를 소개하며, 각 장르의 패턴, 형태, 스타일, 구조를 정의한다. 5장에서는 칼 융이 말한 신화로서의 장르 개념을 중심으로, 장르 이론 비판의 개념을 살핀다.



언제 어디서나 미디어와 함께하는 시대

미디어의 기본 구조를 알면 사회적 의미도 보인다


지금까지 대중문화 연구는 텍스트 자체의 특성보다는 그 주변 맥락을 규명하는 데 더 치중해왔고, 정작 텍스트의 구조와 장르 관행을 밝히는 도서는 많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입문자에게 대중문화 텍스트에 대한 이해는 그 사회적 의미보다, 텍스트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가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드라마나 영화, TV광고는 어떤 이야기 전개 구조에 기반하고 어떤 장르 관행에 의존하는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사용하는 미세한 의미 전달 관행들은 어떤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뒤 사회적 의미를 공부해도 늦지 않다.

이 책은 국내 미디어 학부생들에게 대중문화 텍스트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또한 대중문화를 좀 더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 독자의 안목을 넓혀줄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미디어가 어떻게 작동하고, 미디어의 규칙이나 관행, 이데올로기적 목적은 무엇이며, 이러한 가공물이 21세기 초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목적이 있는지를 탐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책속으로 

P. 139 카타르시스가 생성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자신을 텍스트 속의 캐릭터와 동일시하는 것이다물론 다른 행동 영역과 동일시할 수도 있지만대다수는 아마 주인공과 동일시하려 할 것이다우리는 현실 삶에서는 성공을 위한 투쟁에서 가끔 패배를 경험하지만주인공과 동일시를 통해 잠시나마 성공의 경험에 참여할 수 있다이는 우리가 일상적 좌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어 부분적으로나마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카타르시스를 낳게 된다.


P. 224 일상적 삶과(가장 폭넓은 의미에서 인공적 구성물로 정의된) 예술은 지금은 모두 예술을 모방하고 있다고 포스트모더니스트는 주장한다. 만약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트레인스포팅>의 렌턴이 말했듯이, 어떤 '삶'을 선택하겠는가? '초점이 뚜렷하고, 치열하고, 다양하며 다사다난한' 삶인가, 아니면 '산만하고, 침묵하고, 반복적이며 무사안일한' 삶인가? 글쎄, 인간은 내러티브를 통해 삶을 흥미로운 경험으로 전환시킨다는 점을 제외하면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것들이 우리 자신의 삶에 관한 내러티브이든, 도피주의와 유토피아의 느낌을 조장하기 위해 픽션 내러티브를 이용하는 허구의 삶에 관한 내러티브이든 상관없다. 아마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즉 '지식의 주체로서의 인간')가 아니라 호모 나란스(homo narrans, 즉 '이야기 전달자')인지도 모르겠다.




         저자 소개 


닉 레이시
(Nick Lacey)

영국 워릭대학교(Warwick University)에서 영화와 문학을 전공한 후 영국 타임스 신문잡지 그룹인 EMAP, 요크셔 텔레비전 방송사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활동했다. 1991년 이후 학교로 돌아와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현재 영국 서부 요크셔의 벤턴 파크 스쿨(Benton Park School)에서 미디어연구 주임(Head of Media Studies)으로 근무하고 있다닉 레이시는 현장 경험과 폭넓은 이론을 결합하여 일반인에게 유용한 지침서를 많이 썼다.

주요 저서는 이미지와 재현(2009) 내러티브와 장르(2000) 미디어 제도와 수용자(2002) 3부작이 가장 유명하며, 그 밖에도 현대 헐리우드 상품으로서의 영화(로이 스태포드와 공저, 2008) 영화 입문(2, 2016) 등의 저서가 있다. 저자는 팬의 미로(2018) 영화 해설: 블레이드 러너(2012) 세븐(2001) 똑바로 살아라(2018) 현기증(2017) 등 많은 영화 관련 해설 비평서도 썼다.


         역자 소개 


임영호

서울대학교 신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부산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여러 학술지 편집위원장 등의 학계활동 외에도 일간지의 독자위원, 미디어비평 집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단장 등 대외활동도 다양하게 했다. 

저서로는 학문의 장, 지식의 제도화 (2019), 한국 에로 비디오의 사회사(공저, 2018); , 텔레비전을 말하다(공저, 2013) SNS혁명의 신화와 실제(공저, 2011) 민주화 이후의 한국언론(공저, 2007) 전환기의 신문산업과 민주주의(2002) 외 다수가 있고, 역서로는 문화, 이데올로기, 정체성: 스튜어트 홀 선집(2015)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 윤리(2015) 흔들리는 다문화주의(공역, 2014) 언론학의 기원(2014) 대처리즘의 문화 정치(2007) 스튜어트 홀의 문화 이론(1996) 등이 있다. 주 관심분야는 문화연구, 저널리즘, 지식사 등이다.



         목차 




내러티브와 장르

닉 레이시 지음 | 임영호 옮김 | 464쪽 | 152*225 | 978-89-6545-642-1 93330 | 25000원 | 2020년 2월25일 발행

 미디어 분석의 핵심 개념, 

 내러티브와 장르를 파헤치다 

오늘날 매체와 채널은 쇠퇴하고 있을지라도 여전히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의 콘텐츠는 계속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과 증오, 죄와 벌, 권력과 투쟁 등 삶의 다양한 이야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사람들을 간접 체험의 세계에 빠지게 한다. 

이처럼 미디어가 바뀌고 시대상황이 변해도 콘텐츠의 기본 내용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 책은 이러한 이야기가 어떤 구조로 만들어지며, 이야기의 전달 관행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설명한다.





내러티브와 장르 - 10점
닉 레이시 지음, 임영호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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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

19편의 영화로 담아낸, 뮤지션이 사랑한 패션 이야기

 

 

 

 19편의 음악영화로 담아낸, 뮤지션이 사랑한 패션 이야기
동명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진경옥 명예교수가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패션, 영화를 스타일링하다』에 이어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를 출간했다. 전작들에서 영화 속 의상들이 어떻게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 변화를 나타내는지를 시대와 국가를 초월한 다양한 영화를 통해 보여주었다면, 이번 책은 특별히 한국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영화 장르만을 엄선하여 구성했다.
저자는 음악영화를 록·힙합·밴드, 팝·재즈, 클래식, 뮤지컬의 장르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많은 음악영화 중에서도 대중문화와 패션계에 영향을 미친 패션을 담아낸 영화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책에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패션 이야기뿐 아니라, 영화 의상을 만들어낸 의상 감독과 의상에 숨겨진 뒷이야기, 패션 역사까지도 담겨 있다. 물론 음악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 이야기까지도 함께 들려준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
 <라라랜드>의 미아와 세바스찬.
 우리는 그들을 ‘음악과 패션’으로 기억한다
‘음악영화’는 음악이 영화의 주요소가 되며, 음악가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나 대사와 상황이 음악으로 대체되는 영화를 말한다. 훌륭한 음악영화의 OST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노래만으로도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에 소개된 <보헤미안 랩소디>의 ‘Bohemian Rhapsody’, <8마일>의 ‘Lose Yourself’, <보디가드>의 ‘I Will Always Love You’, <맘마미아 2>의 ‘Waterloo’, <라라랜드>의 ‘City Of Stars’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음악 못지않게 우리는 영화의 주인공들을 그들의 패션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점프슈트, <라라랜드> 미아의 초록과 노란색 드레스, 비틀즈의 몹톱 헤어와 칼라 없는 슈트, <물랑 루즈> 샤틴의 붉은색 드레스까지. 영화 속 패션은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관객들은 패션으로 영화를 이미지화하여 기억한다.


 뮤지션의 패션은 어떻게 대중문화를 선도하게 되었을까?
20세기 이후 다양한 영화를 통해 선보인 트렌치코트, 라이더재킷, 청바지, 블랙 심플드레스 등의 의상 아이템들은 대중 패션문화의 유행을 만들어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뮤지션의 패션이 유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프레디 머큐리는 1980년대에 가죽 액세서리, 암링, 모자, 스터드 벨트를 사용한 의상을 대세로 이끈 주인공이다. 또, 그 당시 청년문화의 아이콘이었던 비틀즈의 ‘모즈룩’에는 전 세계의 ‘비틀마니아’가 열광했다.
뮤지션들의 패션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패션쇼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벨벳 골드마인>에서 볼 수 있는 데이비드 보위의 ‘글램 록’ 스타일은 영화가 개봉한 이듬해 국제 패션쇼 무대를 휩쓸었고, 영화 상영 20여 년이 지난 2019년에 다시 패션쇼 무대에 등장했다. <8마일>에서 에미넴이 선보인 힙합 패션이 21세기 패션의 주류가 된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네루재킷’은 비틀즈가 입은 후 현재까지도 유명 디자이너의 런웨이에 단골로 올라오는 스타일이 되었다.

<패션, 음악영화를 노래하다>를 통해 스타일의 교과서 역할을 해온 영화, 그중에서도 음악영화에서 나타나는 뮤지션의 패션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는 대중문화의 세 축인 음악, 패션, 영화가 서로에게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내며, 대중문화에 녹아 있는지를 다시 한번 눈여겨볼 기회가 될 것이다.

  


 

 첫 문장                                                           
20세기 이후, 대중문화의 두 축인 패션과 영화는 서로에게 중요한 지지자 역할을 하고
있다.


 책 속으로                                                         

p 16 패션이 록 음악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 데는 프레디 머큐리가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그는 패션에 있어서도 규칙과 일상적 사고를 깬 진정한 챔피언이고 예지자요 프론티어였다. 쇼맨십과 음악적 능력, 글래머러스 패션의 3박자를 갖춘, 진정한 쇼맨이었던 그는 시대를 초월한 20세기 패션 아이콘이다.
_나는 록스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전설이 될 것이다(보헤미안 랩소디)

p 104 전에 없던 이 파격적 스타일은 차차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전 세계적으로 모방되었다. 바가지머리인 몹톱mop top 헤어스타일부터, 칼라 없는 슈트, 네온 칼라 슈트에 이르기까지 비틀즈 네 명은 패션사에 잊을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비틀즈는 음반을 파는 것뿐 아니라 패션 트렌드를 팔았던 것이다. 수많은 따라쟁이들은 비틀즈의 의상 특징인 스키니 정장 슈트, 굽이 약간 높은 비틀 부츠Beetle Boots, 바가지머리 스타일, 수염, 심지어 존 레논의 상징인 동그란 안경까지 모방했다.
_왜 비틀즈인가?(비틀즈: 에잇 데이즈 어 위크)

p 172 파가니니의 보이는 컬진 머리와 짧게 멋을 부린 구레나룻은 이 당시 패셔너블한 남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어두운 색상의 오버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얼굴을 반이나 가린 헝클어진 검은 머리의 매력 넘치는 모습을 한 영화 속 파가니니는 영락없는 록 스타의 모습이다.
_현대 록스타 차림을 한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p 216 영화의 스토리 전개는 정확하게 주인공 미아의 의상과 맥락을 같이한다. 의상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 분투노력하는 캐릭터인 미아의 상황과 감정선을 잘 보여주는 도구다. 특히 다양한 원색 의상의 변화로 스토리를 전개함으로써 총 천연색 색상을 도입했던 할리우드 뮤지컬의 황금시대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주었다. 미아와 세바스찬의 길거리 데이트 장면이 <쉘부르의 우산>에서 두 주인공이 데이트하는 장면의 의상 색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뮤지컬 황금시대에 대한 오마주의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_꿈꾸는 그대를 위하여, 상처 입은 가슴을 위하여, 우리의 사랑을 위하여(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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