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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9 돼지가 있는 교실

<돼지가 있는 교실>은
오사카 최북단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이
학교에서 돼지를 키우며 겪는 이야기입니다.
 
갓 부임해온 열정 넘치는 새내기 선생님과 4학년 2반 아이들은 
학급에서 뭔가를 키우기로 결정했습니다.
'뭘 키우지?"
금붕어, 거북이, 새, 햄스터 등... 
아이들은 크기가 작고 키우기 쉬운 것들을 얘기했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돼지를 키워볼래?"
아이들은 다들 멍~ 했습니다.
그리고는 "돼지, 돼지" 하며 저희들끼리 키득키득거렸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돼지를 제안한 첫번째 이유는 
덩치가 크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냄새가 난다는 점.
세번째는 생명력이 길다는 점.
네번째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축이라는 점.
덩치가 큰만큼 키우기도 힘들고 많은 문제들이 생길 게 불보듯 뻔한데, 선생님은 그걸 노린 거지요. 아이들이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가며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문제'가 없는 곳에 '성장'도 없다.)

시작부터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돼지는 어디서 팔아요?"
실물 돼지를 한번도 본적이 없는 아이들. 
돼지 하면 슈퍼의 돼지고기만 접해본 아이들.
동물원에도 멧돼지는 있지만 돼지는 없지요.
돼지를 대체 어디서 구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수소문끝에 한 농장에서 새끼돼지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돼지우리를 어디에 어떻게 누가 만들 것인가
냄새 나는 돼지똥을 누가 치울 것인가
돼지밥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그 밥을 누가 매일매일 챙겨줄 것인가 등등.

처음엔 단순히 "재밌겠다" "잘 키워서 잡아먹자"로 시작한 '돼지 키우기'가 막상 해보니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가며, 선생님의 계획(바람)대로 3년 동안 돼지를 잘 키워냅니다. 아이들의 삶과 생각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냄새난다고 돼지 근처에도 못가던 아이들이 삽을 들고 돼지 분뇨를 척척 치우게 되었고 급식으로 나온 탕수육을 차마 못먹는 아이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아이들에게 정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4학년이던 아이들이 6학년이 되고 졸업하면 학교를 떠나야합니다.
그러면 돼지의 운명은?
돼지를 어떻게 할거냐를 두고 32명의 아이들은 두가지 의견으로 팽팽히 갈렸습니다. '식육센터로 보내자'와 '저학년에게 물려주어 죽을때까지 키우게 하자'는 의견이었죠. 
글로 간단하게 요약했지만, 실제로 돼지의 운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슬프고 힘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는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저는 저학년들이 '돼지 키우기'를 물려받았으면 했는데, 결국 돼지는 식육센터로 보내졌습니다.

 3년여의 생생한 '돼지 키우기' 과정은 (우연한 계기로)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고 당시 후지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답니다. 방영후 시청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이것이 과연 교육인가'라는 찬반 논쟁이 벌어져 떠들썩했다네요. 마지막에 돼지를 식육센터로 보낸 것을 두고 사람들의 의견이 갈린 것이겠지요. 
영화로도 만들어져 한국에서도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상영되었는데최고인기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교육현장에서 '생명'을 어떻게 가르치고 경험하게 할 것인가?
<돼지가 있는 교실>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900일 간에 걸친 '생명 수업'의 기록입니다. 고기로만 인식했던 돼지가 생명이 있는 무언가로 아이들에게 다가온 것입니다. 

사실 이런 생명교육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받아야 합니다.
책에서처럼 돼지를 한번 키워보면, 지금처럼 돼지고기를 많이 먹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돼지고기의 수요가 줄면 지금처럼 비인간적인 (가축의) 사육 환경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돼지가 있는 교실'



돼지가 있는 교실 - 10점
쿠로다 야스후미 지음, 김경인 옮김/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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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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