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부산을 거닐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8.03 부산문화의 아름다움을 읽어주는 남자 '임성원 기자'를 만나다 (4)
  2. 2009.04.08 <백년어>서원에 다녀왔습니다. (1)


두 번째 인터뷰, 그 주인공은 『미학, 부산을 거닐다』의 저자 임성원 기자님입니다. 지나치게 건강한 해가 빛을 마구 내뿜는 점심시간, 부산일보 4층에서 기자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자님의 첫인상은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 프로필 사진은 전형적인 교수님 스타일 같았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뵌 기자님의 인상은 부드럽고 위트가 넘치는 인간적인 느낌이셨습니다. 어쩌면, 사진의 이미지와 제가 본 이미지가 모두 기자님이 가지고 계신 이미지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자님의 문체에서는 깐깐함이, 글 자체에서는 인간적인 따스함이 느껴졌습니다.

기자님은 제게 손수 믹스 커피 한 잔을 타 주셨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앞에 두고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기자님은 자꾸 저를 인터뷰 하시려 했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 기자님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 있었습니다. 임성원 기자님은 묘한 카리스마를 지닌 분 같았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고 저는 기자님께 개인적인 질문부터 드렸습니다.

"기자가 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진실과 사실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실의 힘이 가장 강하다고 믿는 그 신념. 그것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기자가 되었지요.”


 
“그렇다면 왜 미학공부를 하시나요?”

“문화부 기자를 오래 하다 보니, 문화에 대한 여러 생각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이 생각을 하나의 맥락으로 정리하고 싶어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기자님의 진지한 답변에 저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저는 또 책과 관련하여 기자님께 질문했습니다.

“기자님의 책에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점점 부산의 색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포동을 주 무대로 진행되었던 초창기와는 달리 해운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지금의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만의 특징을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기자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남포동이 주 무대일 때는 박제된 영화가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이 넘쳐흘렀습니다. 부산의 역사성을 가득 안고 있는 남포동 주변에는 국제시장, 자갈치, 보수동 등이 있습니다. 영화제를 보러 온 사람들은 국제시장에서, 또 자갈치에서 술을 마시며 영화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하며 영화제를 즐겼습니다. 그렇게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의 색을 가득 담고 있는 영화제였습니다. 그러나 낙후된 극장 시설 때문에 해운대로 중심을 옮겨갔습니다. 부산 시민들 중 여름에 해운대로 해수욕을 오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해운대는 인위적으로 개발되고 발전된 곳입니다. 편리성이 뛰어나지만, 반대로 지역의 특색이 가장 약한 공간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조금 더 부산과 가까운 지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사람들이 지역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저는 교육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중앙 집권적인 교육 시스템이 일률적인 사람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고등학생 때부터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지인들이 부산 문화에 대해 더 잘 아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외지인들이 낯설게 하기를 잘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자님께 또 다른 질문을 드렸습니다.

“이 책에서 기자님은 부산 사람들만의 정서라는 것에 대해 서술해 놓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부산 사람들만의 정서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 책에서 네 가지 특징으로 나누었는데, 이것은 딱딱 이거다 하는 것이 못된다. 부산은 용광로 같은 곳이다. 여러 사람들이, 여러 문화들이 부산이라는 용광로에서 서로 잘 녹아들어가는 그런 곳이다. 이러한 특징이 바로 부산만의 정서라 할 수 있다.”

 

30분의 짧은 인터뷰에서 나는 임성원 기자님이 왜 『미학, 부산을 거닐다』를 쓰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부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어쩌면 알리고 싶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어떤 여행 서적보다, 그 어떤 미학 이론서보다 이 책이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미학, 부산을 거닐다』에는 진짜 부산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임성원 기자님이 부산을, 그리고 부산의 문화를 얼마나 사랑하는 분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따뜻한 감성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부산을 바라보는 임성원 기자님. 그는 진짜 부산 사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성원 기자님, 당직 후 피곤하신데도,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학, 부산을 거닐다미학, 부산을 거닐다 - 10점
임성원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권 디자이너 2011.08.03 1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잘 봤습니다.
    인터뷰하러 가기 전 출판사에서 안절부절하던 모습과 달리
    씩씩하게 인터뷰를 잘 하고 왔네요^^
    오히려 인터뷰를 당하고 왔다니 ㅋㅋ
    기자라는 직업병은 어쩔 수 없네요.

  2. 방작 2011.08.04 1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마치 인터뷰를 현장에서 보는 듯 생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산 사람들만의 정서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산일보 임성원 기자가 쓴 <미학, 부산을 거닐다>는 한 권의 ‘부산문화지도’로 읽어도 손색 없는 책이다. 특히 제2장 ‘부산, 공간의 미학’에서는 남포동, 광복동, 동광동, 대청동, 보수동, 중앙동 등 원도심을 거쳐 서면, 광안리, 해운대, 온천천, 금정산 부근에 이르기까지 부산 곳곳의 문화 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쓸쓸한 퇴락의 기미가 읽히고, 또 어떤 곳에서는 활발한 부활의 징조가 읽히기도 한다. 그중에서 ‘중앙동’은 옛 영화와 정취를 잃은 쪽에 해당한다.

40계단 근처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문학 동네’였다. 부산작가회의, 부산시인협회가 자리하고 있었고, 인쇄 골목을 끼고 출판사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단체는 모두 서면 등지로 떠났고, 출판사들도 <전망>, <해성> 등 몇몇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떠나면서 문학인들이 즐겨 찾던 술집도 이젠 옛 영화와 정취를 잃었다. 
-임성원, <미학, 부산을 거닐다> 39p

 하지만 중앙동의 문화 지도는 다시 쓰이게 될 것 같다. 지난 4월 4일(토)에 개원한 <백년어> 서원이 ‘중앙동’을 새롭게 밝혀줄 환한 공간이 될 거라는 예감에서다. 개원 첫날 찾아간 <백년어>는 백 마리 나무 물고기들과 책들로 알뜰하게 채워져 있었고, 손님들의 축언들로 잔잔하게 달궈져 있었다. 공간 구석구석마다 김수우 시인의 다감한 손길이 닿아 있었기에, 그 손길을 따라가는 눈길도 덩달아 들뜰 수밖에 없었다. 커피를 내리고 있는 김수우 시인의 모습은 마치 다도를 하는 것처럼 곱고 정연했다.


3시가 되자, 이거룡 교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15평의 아담한 공간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고, 바닥에라도 앉아서 강의를 듣는 이들은 그나마 행운이었다. 바깥에서 선 채로 힘겹게 귀를 기울여야 했던 분들도 많았던 것이다. 이 교수님은 강의 도중에 ‘소식을 들은 자만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과연 ‘소식’을 들은 분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흐르지 않는 삶은 썩는다>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다보니, 철 들지 않고, 다소 위험하게 살아야 할 필요도 있음을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강의가 끝나고, 개원을 축하하는 말씀들이 이어졌다. 100마리의 나무 물고기를 깎아주신 윤석정 선생님과 공간 구석구석 설비를 맡아주신 시인의 아버님을 비롯하여 여러 고마운 지인들이 소개되었다. 그 밖에 신문을 보고, 소식을 듣고, 이끌려서 발걸음하신 분들도 많았다. 바로 이 ‘첫 손님’들이 <백년어>의 공간을 활기차게 움직여나갈 것이다.   

이제 100마리의 물고기들이 헤엄쳐나갈 일만 남았다. '저렇게 하셔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낌없이 마실거리를 나누어주시던 김수우 시인, 4월 인문강좌도 ‘무료로’ 제공하신다고 한다. 봄볕 좋은 토요일, 중앙동으로 나들이 갈 강력한 이유가 생겼다!


백년어 서원 개원기념 4월 인문강좌 : 토요일 오후 3:00

◎ 4월 4일 흐르지 않는 삶은 썩는다 / 이거룡 교수
◎ 4월 11일 문학적 상상력과 영성 / 고진하 시인
◎ 4월 18일 사진과 사람 / 한정식 교수
◎ 4월 25일 소통과 치유를 꿈꾸며 / 김수우 시인

'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도서관 나들이  (4) 2009.08.14
처음 심어본 고추모종  (2) 2009.06.11
봄이다!  (0) 2009.04.15
<백년어>서원에 다녀왔습니다.  (1) 2009.04.08
부모 곁을 떠나지 않는 청춘들  (0) 2009.01.05
고소장  (0) 2008.11.20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와랑 2009.04.09 09: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원이라고 해서 안동의 도산서원이나 그런 걸 생각했는데
    차도 마시고 책도 볼 수 있는 북카페 같은 곳이군요.
    중앙동 나가면 한번 들러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