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일요일 (12월 23일), 부산 중앙동 생활문화공간 한성1918에서

부산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각색한 낭독공연이 있다고 합니다.

 

정광모 작가님의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수록작 「외출」

『작화증 사내』의 수록작 「답안지가 없다」도 각색되어 공연한다고 하네요.

소설이 희곡이 되면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번 주말은 자주 보던 영화 대신, 낭독공연 한 편 보러 가시는 건 어떠세요?

 


 

 

'문자 대신 몸짓으로' 무대에 선 소설

 

우리 사회는 문자 시대에서 이미지 시대로 급속하게 전환 중이다. 대중교육을 통해 모두가 문자를 쓴 시간을 꼽아봐도 몇백 년이 채 안 된다. 문자 시대가 잠깐 반짝하다가 다시 이미지 시대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문학이 갈수록 독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연극판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무대에서는 여전히 배우의 육성이 쩡쩡 울리고 땀 내음이 물씬 풍기지만, 객석은 썰렁하기만 하다. 이처럼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안갯길을 걷는 두 장르가 손을 잡았다. 고난의 행군은 서로의 손을 잡게 만든다. 희망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법이다.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배.관.공)'이 오는 23일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 청자홀에서 부산 지역 소설가 3명의 4개 작품을 각색해 낭독극으로 공연한다. 낭독극은 무대장치만 갖추지 않았을 뿐 극 전개는 일반 연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낭독으로 즐기는 부산소설 나들이(연출 주혜자)'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찾을 이번 공연은 예술단체와 예술동아리, 작가가 협업하여 작품을 기획하고 발표, 시연하는 프로젝트다. 부산의 소설들을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연극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극단 '배.관.공'이 전문 예술단체로서 프로젝트를 이끈다. 시민극단 '배우로 배우다'의 단원 10여 명과 '김문홍 희곡 교실'에서 활동한 회원들이 각색자로 참여했다. 각색자들이 선택한 부산의 단편 소설은 정태규 소설가의 '비원', 정광모 소설가의 '외출'과 '답안지가 없다', 배길남 소설가의 '램프불, 그리고 낯선 이'이다.

 

정태규 소설가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다.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없어 병상에 누운 채 안구 마우스로 작업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는 낭독극을 앞두고 카카오톡으로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가 루게릭병 초기에 구술하고 아내가 타이핑해서 완성한 작품 '비원'을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에서 낭독극으로 공연한다는군요. 전 못 가지만 많은 참석 부탁합니다~^_^".

 

정광모 소설가의 '외출'은 교도소와 외출이라는 소재를 통해 관계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답안지가…'는 진실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것을 강요당하는 순응주의를 꼬집는다. 배길남 소설가의 '램프불…'은 '폐선박을 인양하는 꿈을 꾸는 유진, 심해에서 본 유령 같은 존재인 아멜리아가 나타나 구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정태규, 배길남 소설가는 각각 1990년,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정광모 소설가는 부산 문학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공연 당일은 정광모, 배길남 소설가의 토크쇼도 마련돼 있다.

 

 

부산일보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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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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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의 마지막,

 31일 6시 반에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저자 정광모 선생님과 함께 하는 '8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매우 다채롭게 구성이 되어 눈과 귀가 호강하는 행사였습니다. 그럼 그 현장으로 한 번 가볼까요?

 

 

대담자 배길남 소설가(좌)와 저자 정광모 선생님(우)

 

 정광모 선생님은 2010년 『어서 오십시오, 음치입니다』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저서로 장편소설 『토스쿠』, 소설집 『존슨 기억 판매 회사』, 『작가의 드론독서 1,2』, 소설집 『작화증 사내』 등이 있으며, 2013년에 『작화증 사내』로 부산 작가상을 수상하셨고 2015년에는 장편소설 『토스쿠』로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상하셨습니다.

 

 

행사 순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낭송_나는 장성택입니다. (김효연 시인)

○ 연주_바이올린(김충만 바이올리니스트)

○ KBS 라디오 문학관의 '마론' 청취

○ 대담(배길남 소설가)

 

 

 먼저 김효연 시인의 나는 장성택입니다낭송을 들었는데요. 낭송하시는 목소리가 마치 장성택의 고뇌를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나는 장성택입니다』를 낭송하고 있는 시인 김효연

 

 낭송 후에는 현재 네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이신 김충만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들었는데요. 연주는 총 세 곡으로 파가니니의 칸타빌레, 크롤의 반조와 피들 그리고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연주하셨습니다.

 

 그럼 짧지만 강렬한 연주를 여러분께 들려드립니다.

 

 

 

 

 위의 동영상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연주를 들었던 방청객들 역시 감탄하실 정도로 뛰어난 연주였습니다. 연주로 인해 행사가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연주 후에는 지난 1월 14일에 방송된 KBS 라디오 문학관에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수록작「마론」을 약 10분간 청취하였습니다. 「마론」은 노인이 죽지 않는 사회, 인구 포화 상태로 인해 노인들의 삶을 평가하여 격리하는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http://www.kbs.co.kr/radio/scr/library/aod/aod/2587058_108957.html

 

 위의 링크로 들어가시면 「마론」을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소설로 봤을 때도 긴장감과 긴박함이 느껴지지만, 성우들이 녹음하시고 배경음이 삽입되어 있어 그런지 더욱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대담 중이신 배길남 소설가(좌)와 저자 정광모 선생님(우)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담인데요. 준비를 많이 해오셔서 그런지 질문과 대답이 막힘없었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셨습니다. 질문 중에서 몇 부분을 같이 보실까요?

 

배길남 : 이번 작품집에 보면 소설이 총 7편이 있는데요. 소설집 제일 첫 번째로 「외출」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현 교도소가 다른 교도소로 이사를 하면서 죄수들이 몇 년 혹은 몇십 년 만에 다른 교도소로 이전하는 과정을 외출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이러한 소재들을 어디에서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광모 : 신문에서 우연히 광주교도소가 통째로 이전한다는 기사를 2년 전쯤에 본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한사람이 집을 이사하면 여러 가지 일이 생기는데, 교도소가 통째로 이사하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로 사건이 있겠죠. 오래 무기수로 살던 사람인 경우에는 이전 과정에서 잠깐 외출을 하는 것이니까 이런 점이 재미있겠다고 생각을 해서 적게 되었습니다.

 

배길남 : 다른 단편 「나는 장성택입니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2인자가 어떻게 하든 최고 일인자의 뜻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북한의 사회를 매우 잘 표현하고 계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북한 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우리와의 거리감이 기본적으로 있는데 그 거리감을 확 줄여 장성택의 입장을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던 센세이션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표현하시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광모 : 소설가가 가지고 있는 능력 중의 하나가 빙의 능력 아니겠습니까. (웃음) 소설 상에서 장성택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습니다. 원산의 대학으로 쫓겨나고 김경희가 아버지 김일성과 싸워 볼가 승용차를 타고 원산에 왔을 때 김경희를 거부하고 원산에서 강미선이라는 여자와 명사십리 해변가를 걸으며 행복하게 살거나, 김경희를 따라가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사실상 김경희를 따라가면서 운명이 결정이 난 것이죠. 소설의 핵심은 2인자라는 것도 있지만 오이디푸스왕, 안티모네와  같은 운명적인 서사와 연결, 이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장성택은 운명에 멱살을 잡혀 끌려갔다고 스스로 변명을 하죠. 저는 장성택이라는 인물을 이렇게 해석하였습니다.

 

배길남 : 맥거핀 효과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싸이코>라는 영화를 보면 초반에 여성이 돈다발을 가방에 막 담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저 돈다발을 어떻게 하지?'하고 호기심에 보게 됩니다. 하지만 여성은 10분 만에 죽고 그 이후에 싸이코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룹니다. 결국 돈다발은 아무 상관이 없는 장치인데 사람의 욕구를 확 끌어당기는 작용을 합니다. 「마론에서 맥거핀을 잘 활용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이 단편에서 제일 기대하는 장면은 심판의 순간일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에 심판의 장면은 안 보여주시거든요. 이런 기법을 사용하신 이유와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 적 요소를 담으신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정광모 : 소설의 70%가 발상에서 결판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신문기사를 보니까 사람이 집을 딱 나서고 2시간 동안 220군데의 CCTV에 찍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죠. 모든 기록이 신용카드와 CCTV, 의료 기록을 통해 측정된다면 그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가 심판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이 심판자를 마론이라 이름을 붙이고 어떻게 심판을 진행할까 하는 데서 발상을 하였습니다.

 

배길남 :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보면 '다양한 문학 형식을 실험해보는 건 어떨까? 독자와 만나는 여러 방식과 매체 개발도 긴하다.'라고 쓰시고 또 선생님의 작품을 가지고 연극, 라디오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광모 : 작가의 말에서 강조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 사회가 문자의 시대에서 이미지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석기 시대를 기준으로 70만 년으로 봤을 때 문자의 시대는 몇 년 될까요? 문자는 2000년이 넘는 시간 전에 만들어졌고, 엘리트층만 쓰다가 대중교육화 돼서 쓴 것은 불과 300년도 안 됩니다. 그 말은 원래 이미지 시대에서 문자의 시대가 잠깐 반짝했고 다시 이미지의 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부커상이나 노벨상을 받은 세계 최일류의 도서들이 도서상을 받고 3개월 있으면 번역 제의가 들어옵니다. 한국 소설가들은 그런 수입상품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 소설이 매우 힘들죠. 이러한 상황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미지로 전환하는 것 역시 하나의 돌파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행복했을까요. 불행했을까요. 나는 으스대었을까요.

아니면 초라하게 기가 죽었을까요. 나는 그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행복하면서 불행했습니다. 뽐내면서 동시에 풀이 죽었습니다.

 

P.132  

 

 이렇게 정광모 선생님과 함께한 8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을 마쳤습니다. 
 현장의 분위기가 잘 전달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약 한 시간 동안 행사가 진행되었는데요. 현대 사회의 고독과 열망, 현실을 잘 담아낸 『나는 장성택입니다』를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장성택입니다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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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킴들과 함께' 이야기의 이 피다.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와의 만남

 

안녕하세요, 여러분! 산지니 인턴 으나입니다. 찬바람이 매서웠던 최강 한파가 찾아온 1월 24일 수요일, 많은 독자 분들과 『우리들, 킴』의 저자이신 황은덕 작가님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도 그곳에 다녀왔는데요, 겨울 추위가 무색할 만큼 따뜻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 부산콘텐츠콤플렉스 4층 카페테리아에서 진행된 저자와의 만남

 

"오늘 너무 추워서 저도 제 일이 아니었으면 안 나왔을 것 같아요." -황은덕 작가님

황은덕 작가님의 말에 모든 이들이 웃음을 지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행사장을 찾아주셨는데요, 황은덕 작가님은 이곳에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영선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께서 황은덕 작가님과 함께 대담의 형식으로 『우리들, 킴』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셨습니다. 정영선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 모두 부산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 분들이시죠. 특히, 정영선 작가님은 지난 2010년에 장편소설 『물의 시간』을 저희 산지니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셨다고 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정영선 작가님, 황은덕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

 

정영선 작가님과 배길남 작가님께서는 『우리들, 킴』을 읽은 한 명의 독자로서 그리고 함께 소설을 쓰는 동료 소설가로서 황은덕 작가님께 여러 질문을 하셨고, 황은덕 작가님은 질문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시며 솔직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꽃 피웠는지 잠시 살펴볼까요?

 

배길남 작가님: 일단 전작 『한국어 수업』에서 『우리들, 킴』까지 황은덕 선생님은 '입양 전문 작가'라는 별칭이 붙을 것 같은데요, 우리들, 킴』에 수록된 소설들을 보면 입양에서만 끝나는게 아니라 「엄마들」 같은 경우에는 입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 사람들의 아픔과 입양의 과정들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부분은 「우리들, 킴」에서 비서 킴의 이야기와 「해변의 여인」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두 작품이 미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장편으로 엮으면 주제적인 측면이 더 강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혹시 『우리들, 킴』 속 이야기를 장편으로 구상할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황은덕 작가님:우리들, 킴」과 「해변의 여인」은 상관 관계가 있는 소설인데요. 원래는 이걸 연작처럼 쓸까 생각했어요. 나중에 마음을 바꿔서 각각의 작품으로 썼어요. 또 다른 입양인의 이야기인 「글로리아」가 있는데 이 작품을 처음에 장편으로 쓰려했죠. 하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장편으로 쓰지는 못했어요. 미국 경찰이나 사법 시스템을 깊이 취재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시 미국에 체류를 하면서 취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정영선 작가님:『우리들, 킴』에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배길남 선생님은 어느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그리고 황은덕 작가는 이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두고 싶은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배길남 작가님: 불륜을 다룬 「불안은 영혼을,」이라는 작품이 입양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상 깊었습니다. 황은덕 선생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의 모습이 단일화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불안은 영혼을,」 속에 등장하는 남성의 모습은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해변의 여인」이나 「열 한 번째 아이」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생각이나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작품 자체가 잘 읽혔습니다.

황은덕 작가님: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들, 킴」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입양인의 문제를 오랫동안 다루기도 했고 지금도 제 주변에 있는 많은 입양인들과 교류 하고 있어요. 「우리들, 킴」은 제가 알고 있는 킴을 모델로 제 상상력을 보태서 쓴 작품인데 이런 역사가 있다보니까 저한테는 「우리들, 킴」이 가장 마음에 남죠.

정영선 작가님: 총 7편의 작품이 있는데 배길남 선생님은 「불안은 영혼을,」과 「해변의 여인」이 좋으셨다고 하고, 작가 본인은 「우리들, 킴」이 좋다고 하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열 한 번째 아이」와 「환대」가 가장 좋았습니다. 「열 한 번째 아이」는 입양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양육하는 할머니의 삶, 「환대」는 정신병원에 있는 친구를 이해해 가는 40대 중년 여성의 모습을 그렸는데 꼭 입양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서사가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입양'이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사람들마다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들, 킴』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 느꼈던 느낌들 그리고 작품에 대한 궁금점까지 다채로운 내용을 담은 작가님들의 대담으로 풍성하고 알차게 시간이 채워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황은덕 작가님은 우리나라 해외 입양의 역사와 그 현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셨는데요, 특히 단편 「글로리아」에 실제 모티브가 된 '멜린다 더캣' 사건을 이야기 해주시며 연대의 힘 강조하시기도 했습니다.

 

▲ 저자와의 만남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

작가님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경청해주셨습니다. 

 

『우리들, 킴』에 수록된 작품들이 주로 여성의 시각에서 서술되다 보니 황은덕 작가님께서는 이 책을 읽은 남성 독자분들의 반응을 궁금해 하셨는데요, 『이야기를 걷다』의 저자이신 조갑상 작가님께서 황은덕 작가님의 궁금증에 답을 해주셨습니다.

 

"『우리들, 킴에 수록된 「열 한 번째 아이」의 경우에는 남성, 여성 이런 것을 떠나서 읽는데 참 재밌더라고요. 선생님이 쓰신 소설이 여자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책에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주인공의 이복오빠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장자의 점잖은 모습을 그려내고 있더라고요. 잘 그리시고 있습니다" - 조갑상 작가님

 

 

'잘 그리시고 있다'라는 조갑상 작가님의 말씀처럼 『우리들, 킴』 속 이야기들은 해외 입양아 혹은 그 사람들이 처한 현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황은덕 작가님은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셨는데요, 그 관심과 애정이 『우리들, 킴』이라는 작품으로 피어난 것 같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은 읽는 것만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황은덕 작가님의 『우리들, 킴』을 통해 '입양', '여성' 등 미처 보지 못했던, 지나쳤던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의 꽃을 피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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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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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그늘12 2018.01.26 1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많은 이야기 중에서 조갑상 선생님의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이 이야기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BlogIcon 와랑 2018.01.26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 분 함께 있는 사진 너무 좋네요.

다양한 예술 넘나드는 폭 넓은 평론

전성욱 산문집 '현재는 이상한…', 영화·독서기록·사진전 등 다뤄

부산에서 활동하는 문학평론가 전성욱(사진) 씨가 산문집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산지니)를 펴냈다.


전성욱 평론가는 부산에서 나오는 전국구 비평지 '오늘의 문예비평'의 편집주간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0년 펴낸 평론집 '바로 그 시간'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저자가 무척 폭이 넓고 다양한 예술 영역을 넘나들면서 다채로운 글을 쓴 점이 이 책에서 먼저 눈길을 끈다. 문학평론가가 낸 책은 대개 문학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산문집을 표방한 이 저서는 폭넓고 자유로워 구미를 당긴다. 1부에서 영화를 보고 쓴 글, 2부에서 독서기록, 3부 사진 연극 여행에 관한 글을 실었고 4부에서 비평가로서 정체성을 묻고 고민하는 글 세 편을 수록했다.

문학평론가로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는 2부에서 저자는 최근 주목받는 인문학자 윤여일의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 부산 문단의 소설가인 강동수의 '금발의 제니', 이상섭의 '챔피언', 허택의 '몸의 소리들', 배길남의 '자살관리사' 등의 작품을 읽고 산문을 썼다. 윤여일을 읽고 이론적인 글을 전개하다가 이렇게 마무리한다.

'…학문은 현실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반성되어야 한다. 윤여일은 길 위의 만남에 예민한 유목의 에세이스트다. 길 위에서 걷는 몸의 공부가, 그를 저 모순과 역설과 망상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이는 예술을 일상으로 접하고 문학을 공부하는 저자 자신의 다짐으로도 비쳐 산문집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1부에서 다루는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 장 뤽 고다르의 '영화사(들)', 다르덴 형제의 속죄와 구원에 관한 영화들, 오즈 야스지로 50주기 특별전부터 '한공주' '지슬' 등으로 다양하다. 마리오 스테파토 사진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등을 보고 쓴 글은 독특하다. 이론적 용어가 많고 다소 까다로운 전개로 쉽게 읽히지 않은 글도 있다.


조봉권ㅣ국제신문ㅣ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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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 - 10점
전성욱/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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