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청하가 이쁠까 이미연이 이쁠까?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남자 주인공들이 <동방불패>를 보면서 임청하가 얼마나 이쁜지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임청하가 이쁜지 이미연이 이쁜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1990년대 초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임청하와 한때는 홍콩 영화가 극장가를 휩쓸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때가 있었죠. 저도 아주 어릴 때 티브이에서 주말 특선 영화로 본 기억이 납니다. 바람을 가르고 손으로 구슬을 튕기며 화려하게 무술을 펼쳤던 홍콩 영화를 생각하면 아직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때는 단순히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는 무협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영화 <동방불패>가 1990년 전후 홍콩 반환으로 불안한 홍콩 사회를 투영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웅>, <연인>, <동사서독> 등 영화를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중국 사회의 면면을 들여다봅니다. 






▶ 장이머우, 펑샤오강, 쉬커, 청샤오둥, 닝하오 등 

중국을 대표하는 감독의 영화로 중국의 

문화정책과 흥행요인을 분석하다.


아시아총서 19권. 중국의 상업영화를 통해 중국 영화가 중국의 문화정책과 상업주의를 만나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한 책이다. 장이머우, 펑샤오강, 쉬커, 청샤오둥 등 흥행감독들의 작품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 다룬 영화 중 상당수는 중국의 문화정책이 상업주의와 만나 탄생한 사회적 산물로 볼 수 있다. 과거 중국의 주선율 영화가 천하통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우국충정의 내용으로 천편일률적이었다면, 지금은 첩보, 애정, 전쟁 등 다양한 장르로 변신하여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중국에서 흥행영화를 목표로 제작한 주선율 영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할리우드의 거대자본이 중국시장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시장잠식에 대응전략으로 만들어진 중국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오히려 절대적 영웅의 등장을 옹호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저자는 영웅주의 옹호와 함께 과잉 집단의식이 민족주의로 번지게 되는 것을 우려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 상업영화를 매개로 중국의 문화정책과 체제 이데올로기, 대중을 겨냥한 문화전략 등을 설명한다. 또한 꼼꼼하게 작품을 분석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평소 중국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본 독자라면 영화라는 친숙한 매체로 중국 사회를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중국이 상하이국제영화제에 부산국제영화제 예산보다 10배 넘게 투자하며 아시아 대표영화제로 키우려 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이런 움직임 또한 중국형 블록버스터의 연이은 제작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의 흥행영화와 관련한 당국의 정책을 그들은 문화공정(文化工程)이라 부른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영화를 외국영화로 볼 것이 아니라 중국 당국의 문화정책과 연관 지어 읽어낼 필요가 있다.

-「이끄는 글」에서



중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와 국가 중심의 이데올로기




영화 <집결호>의 한 장면



1장 「탈영토화된 영웅주의의 귀환」은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영웅>, <연인>, <황후花>를 비교 분석했다. 영화의 내용과 중국의 현실 간의 접점을 찾으며 남과 여, 화(중국)와 이(타민족)라는 구도로 영화를 풀이한다. 저자는 관객이 장이머우 감독의 무협대작을 체험하는 것이 중화민족으로서 개인의 위상을 각인시키고, 영웅의 지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한다. 


2장 「가족의 해체에서 중화의 통합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중국 배경으로 번안한 펑샤오강의 영화 <아연>과 「소설」이 원작인 전쟁영화 <집결호>를 분석한다. 블록버스터 영화인 <집결호>에서는 하나 된 중국이라는 체제 이데올로기를 들춰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영화가 전우들의 주검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 전우애를 민족주의로 승화시킨다고 설명한다.


결국 장이머우는 영웅주의에 퇴폐주의를 결합함으로써 개인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근대의 이념과 환상이 가져다준 절망과 좌절을 그려낸 것이다. _본문에서


<야연>과 <집결호>는 21세기 초 중국에서 중화 민족주의 그리고 세계화라는 이종교배가 낳은 중국형 블록버스터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_본문에서



▶ 홍콩반환을 앞두고 불안한 심리가 투영된 영화



<동사서독>


영화 <동사서독>의 한 장면



3장 「강호(江湖)로서 홍콩 지우고 넘어서기」는 진융의 무협소설 「사조영웅전」과 여기서 모티브를 얻은 윙카와이(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동사서독>의 상호텍스트성을 탐구한다. 저자는 소설의 내용을 감독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제작한 <동사서독>에 집중해서 설명한다. 1997년 홍콩반환을 앞둔 뒤숭숭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환영의 세계를 보여준 <동사서독>을 통해 관객들이 탈출구를 찾았을 거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것을 영화의 흥행요인으로 꼽으면서 소설이 영화화되면서 당시 사회 분위기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졌는지 설명한다. 


4장 「진융「소오강호」의 영화적 변주」는 진융의 소설 「소오강호」를 번안해 쉬커, 청샤오 감독이 제작한 무협영화 <소오강호>와 이 영화의 속편 <동방불패>를 분석한다. 쉬커는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둔 시점에서 영화 <소오강호>를 통해 화와 이의 대립 양상을 중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성별과 욕망의 대립구도로 그려냈다. <동방불패> 역시 1990년을 전후한 홍콩사회의 불안한 분위기를 잘 투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많은 홍콩인들이 욕망하고 상상하던 분위기를 영화라는 환유적 공간 속에 실현시키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웡카와이는 탁월하다. 무엇보다 「사조영웅전」과 <동사서독>의 차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_본문에서



▶ 제도권 밖의 사람들에서 찾은 중국 


<올 때까지 기다려 줘>


5장 「디아스포라의 여정 찾기」에서는 펑샤오강의 로맨틱코미디 <올 때까지 기다려 줘>를 다룬다. 영화는 미국에서 정착 생활을 하려는 중국인 남녀를 통해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의미를 고찰한다. 저자는 이 영화가 표면적으로는 이민자들의 부적응을 내세우지만 이면적으로는 이들에 대한 중국의 지배를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중국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선양하는 주선율 영화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6장 「출구 없는 도시의 범죄코미디」는 닝하오 감독의 범죄코미디 <크레이지 스톤>으로 현대 중국인들의 심리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 영화가 저예산 영화임에도 흥행몰이에 성공한 이유를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면서도 인생역전을 꿈꾸는 깡패들의 모습에서 사회비리가 난무했던 당시의 중국 사람들 마음이 투영됐고, 건달들의 세계가 제도권의 축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이와 같이 중국형 범죄코미디에는 불균등적이고 복합된 사회문제가 굴절된 채 투영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범죄코미디라 할지언정 현실을 사는 관객들의 삶에 바탕을 둔 이야기, 그들이 참여하는 생산과 소비의 과정에서 다시 생산되고 소비되는 이야기만이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_본문에서

 



▶저자: 김명석


196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8년 동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거쳐 1997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1997년 중국으로 가서 난징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해서는 2001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중어중문학과 박사 후 연구과정(Post. Doc)을 수료하고 중국영화 연구를 시작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KCU한국싸이버대학교 중국학부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지금까지 위덕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단독 논문으로 「홍콩 대중문학에 나타난 홍콩인의 정체성 연구 ①-무협소설을 통한 金庸의 정체성 찾기」,「탈식민의 굴절된 렌즈에 갇힌 이야기-웡카와이의 <2046>」, 「婁燁의 영화 <?和園>다시 읽기」 등 35편을 발표했으며 공저 『영화로 만나는 현대중국』(산지니, 2012)과 단독 저서 『중국인의 성과 사랑』(이담, 2011), 『역사 속 중국의 성문화』(이담, 2010) 등을 출판한 바 있다.

 

+ 차례





아시아총서 19권. 

상업영화, 중국을 말하다


김명석|영화|신국판270쪽20,000원

2016년 2월 15일 출간ISBN : 978-89-6545-337-6 94680

중국의 상업영화를 통해 중국 영화가 중국의 문화정책과 상업주의를 만나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중국 상업영화를 매개로 중국의 문화정책과 체제 이데올로기, 대중을 겨냥한 문화전략 등을 설명한다. 또한 꼼꼼하게 작품을 분석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평소 중국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본 독자라면 영화라는 친숙한 매체로 중국 사회를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상업영화, 중국을 말하다 - 10점
김명석 지음/산지니

영화로 만나는 현대중국 - 10점
곽수경 외 지음/산지니

중국 영화의 열광적 황금기 - 10점
류원빙 지음, 홍지영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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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250여권 출판 / 지역 작가·단체와 연대도 / 

홍보 다각적 전략에 주력 / SNS 활용 독자 소통 앞장



 
▲ 전국적으로 책을 유통하고 있는 부산 ‘산지니’ 강수걸 대표.

지역에서 책을 만들고 팔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독서인구가 크게 줄어든데다 일부 유명 서점의 판매망 독점, 온라인 유통의 증가 등으로 지역 출판사와 서점의 생존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물론 정글 같은 출판시장에서도 차별화전략으로 주목받는 지역출판사와 서점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독특한 경영전략으로 입지를 넓히며 책을 매개로 지역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들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역출판’을 주제로 한 릴레이 강연을 열고 있다. 지역에서 책을 만들고, 팔면서 지역공동체를 확장해가는 이들의 고군분투기를 네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10여 년 동안 250여권이 넘는 단행본과 문예잡지, 번역서에 수출도서까지 낸 지역출판사. 부산의 ‘산지니(대표 강수걸)’는 전국적으로 책을 유통하는 드문 지역 출판사다.

부산은 서울 다음의 도시지만 출판 산업은 도시규모에 못 미치는 수준. 지난 2005년 창업당시 출판사가 몇 곳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출판사가 그러하듯 문학인들이 운영하며 문학서적을 만드는 상황으로 여건이 좋지 않았다.

지역 사람으로, 지역에서 콘텐츠산업을 해야겠다고 작정한 강수걸 대표가 출판사를 설립하고 낸 첫 책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김대갑 지음)과 <반송사람들>(고창권 지음). 지역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지역성’은 지역출판사가 특화할 수 있는 최선의 덕목. 강 대표는 ‘영화도시’ ‘항구도시’ 부산에 주목했고, <무중풍경> <영화로 만나는 현대중국> <20세기 상하이영화> 등의 영화관련 서적과 <바다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해양풍경> 같은 바다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냈다. 지역 작가와도 손을 잡았다. 조갑상 소설가, 최영철 시인, 조명숙 소설가부부 등 부산을 대표하는 작가와 함께 책을 만들어 전국에 유통했다. 지역 작가들과의 작업이 출판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출판 장르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철학 등 인문·사회과학 서적도 출판했는데, 지역 대학의 교수와 시민단체 등과 협업, 인도와 일본의 종교·역사·철학서적도 펴냈다.

‘만든 책’을 ‘잘 팔기’위해 다각적인 전략도 모색했다. 무엇보다 홍보활동에 주력했다. 언론사에 책을 적극 알리고, 출판사 출간목록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으로 독자들에게 제공했다. ‘산지니’가 주목받는 활동의 하나는 지역과의 활발한 소통이다. 독자와 저자가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든다. 서점, 대학, 시민단체, 독서모임 등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모두 찾아다니며 독서문화 확산에 나선다. 독자와 소통하지 않고는 출판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의 행사는 모두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와 연계한다. 지역 출판사, 서점, 도서관, 대학이 공생하는 방안 모색에도 앞장서고 있다.

  
▲ 출판사 산지니 블로그에는 산지니 소식뿐 아니라 부산지역과 전국 출판계 소식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강 대표는 세계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2013년 <부산을 맛보다>(박종호 지음)라는 책을 일본에 첫 수출했는데, 국제도서전에 책을 꾸준히 출품하고 있다.

‘산지니’의 가족은 강 대표를 포함해 모두 8명. 대한민국학술원, 문화관광부, 문화예술위원회 등이 선정하는 우수도서를 여러 권 만들어내고, 지역출판정책을 이끄는 성공모델로 꼽히지만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강 대표는 “지역에 있다는 것이 불리하지만, 결정적인 장애는 아니다. 관건은 기획능력과 다품종 소량출판을 통해 책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책, 서울의 출판사들이 다루지 못한 보석들을 책으로 만들어 틈새시장을 찾아낼 수 있다”며 지역출판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은수정 | 전북일보 | 2015. 11.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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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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