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와시 부딸리아 편저 / 산지니 출판사


이화여대아시아여성학센터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개발의 모습을 새로이 조명하고자, 새로운 대안을 위한 아시아 지역 교류(아레나)에서 2004년 출간된 『빼앗긴 사람들』의 한국어 번역판을 발간했다.

인도의 여성운동가로서, 아레나의 젠더 프로젝트에 관여해온 저자는 아시아 각국의 여성과 아이들이 개발 한가운데서 어떻게 권리를 빼앗기고 희생당하는지 사례 연구와 통계로 보여준다.

생태계 보전의 문제와 여성·젠더의 문제를 동시에 분석하고, 개발도상국 여성이 겪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개발 이면에 감춰진 문제점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은 다문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아시아 각국의 이주 여성과 이주 노동자들을 통해 아시아 각국과 밀접하게 연결된 상황이다. 이 책은 이처럼 전보다 가까워진 아시아권에서 일어난 개발 이면의 상처와 아픔을 잘 드러내고 있다.

자원 수탈,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 정체성과 역사 말살, 지식과 생명체의 약탈, 상품화, 여성의 착취와 억압 등 개발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히 개발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사람 중심’의 개발을 하자고 제안한다. 즉, ‘빼앗긴 사람들’의 요구와 희망을 개발의 중심에 놓자고 저자들은 목소리 높인다. 인권을 대가로 경제발전을 이루거나 비민주적 정권, 소수집단의 주변화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불평등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선진국이라 여겨져 온 싱가포르 사례에서는 성소수자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어 개발 이면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게끔 한다.


홍미은ㅣ여성신문ㅣ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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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사람들 - 10점
우르와쉬 부딸리아 엮음, 아시아여성학센터/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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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17 1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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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이 지면을 주지 않으니, 직접 나설 수 밖에. 산지니의 빛나는 걸작

출판되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책들. 혹은 편집자 개인 취향대로 읽어서 좋은 책들을 앞으로 꾸준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비극을 담은 여러 목소리,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우르와쉬 부딸리아 저자, 이광수 옮김






타인의 고통을 듣는 일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타인이 침묵하기 원한다면. 저자 우르와쉬 부딸리아는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비극을 10년동안 70명의 사람에게 물었다. 저자 자신도 과거의 비극을 침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묻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저자는 왜 타인의 침묵을 깨기 원했는가? 

고민은 과연 헛된 것일까?

의문점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민족/국가개념이 발전하지 않았다. 오랜 영국 식민지화로 영국을 타자화하기 위해 힌두를 중심을 인도 민족개념이 생겨나고 힌두를 중심으로 한 인도 민족주의를 강화시킬 수록 이슬람적 가치는 무슬림 소외를 가져왔다. 1947년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 민족 운동은 최고조로 달했고 힌두와 무슬림은 점점 멀어졌고 결국 종교 분열이 분단으로 이어졌다. 힌두는 인도로 이동했고 무슬림은 지금의 파키스탄으로 이동했다.


(옮긴이의 말. 7~9 pp 자세한 분단 배경을 읽을 수 있다.)


만약 이 책이 단지 역사의 비극에 대해서 초점을 두었다면 시시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페미니즘을 공부한 저자의 강점은 여기서 나타난다. 역사는 ‘Hi-story’ 지만 사실은 다양한 주체로 이루어진 ‘story’다.


인-파 분단의 비극을 여성의 시각을 볼 수 있었던 건 새로운 시각과 균형을 가질 수 있었다. 무슬림은 파키스탄으로, 힌두는 인도로 대 이동을 하면서 여성은 자기와는 다른 종교 남자들에게 납치당하고 강간당했다. 이건 오랜 역사와 남자들이 자행해 온 전쟁이라는 이름아래 허용된 폭력이다. 늘 그랬듯, 납치된 여성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도 순결을 잃었다며 가족들에게 거부당했다. 여성의 문제는 아이에게로 이어졌다. 납치된 상태에서 다른 종교를 가진 남성의 아이를 가졌을 때 그 아이는 어떻게 되는가, 인도와 파키스탄 내부의 격렬한 반응들. 역시 두 종교가 섞인 아이들은 거부당했다. 카스트에도 속하지 않는 하층 카스트는 난민캠프에서도 피난처를 얻을 수 없었고 두 정부에게 단지 더러운 노역을 위해 필요한 존재로만 인정받았다. 그들도 외면 받았다.


사실 역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남성중심의 혹은 권력중심의 역사였다. 저자는 단지 복원이라는 의미에서 벗어나 외면당했던 사회 약자들을 주목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의 매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나도 저자와 함께 여정을 떠나는 일이 고단했지만 보이지 않는 가치를 믿으며 걸었다.


인도는 지금도 각 주마다 법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우리가 잘 아는 바라나시가 있는 주는 술과 마약이 허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오리샤 주는 술과 마약이 허용된다. 우리는 흔히 인도인은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대도시 뭄바이에 가면 소고기 카레를 먹을 수 있다. 인도는 아직도 다양한 언어와 민족들과 종교가 어울려 살고 있다. 미국처럼 각 주의 독립성과 정체성이 뚜렸한 나라다.


책을 번역한 옮긴이의 말대로 나도 밤마다 책을 읽으면서 힘든 적이 많았다. 말하는 이의 고통도 듣는 이의 고통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들어야했다. 침묵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의 진실은 우리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적인 것이 정치적이다' 라는 20세기 여성운동의 슬로건처럼, 결코 타인의 일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될 수 있다. 여태 외면해왔다면, 이제부터 곧바로 응시해야하는 진실이 나부터 혹은 타인이라면, 어찌되었든 용기가 필요하다면,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를 추천한다.




우리 모두는 이제 피투성이 살육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각자 살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우리가 각자의 나라를 더 놓은 자리에 올려놓는 일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신은 또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힌두와 무슬림이 같은 마을에 사는 동료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를 생각하며 몸서리를 쳤습니다. … 최악은 그런 모든 짓이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졌다는 겁니다. 

피의 살육을 허락하는 종교는 없습니다.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기억>. 457p








인도 뭄바이에 있는 타지마할 호텔은 2008년 테러가 일어났다. 정부는 이슬람 세력으로 배후를 지목했고 이로 인해 인도사회는 힌두-이슬람의 종교 갈등이 더 심해졌다. 지금도 호텔 주의 경계가 삼엄하지만 시민들은 주말을 즐기고 있다.



뭄바이에 있는 하지 알리 무덤으로 무슬림들이 늘 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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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 10점
우르와쉬 부딸리아 지음, 이광수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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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복라면 2012.07.30 1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인이 지면을 주지 않으니! 라니 시크하고도ㅋㅋㅋㅋ 이 코너 응원해요!

  2. BlogIcon 동글동글봄 2012.07.30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읽었던 감동만큼 글이 잘 안써진 것 같아요. 시작은 나를 위해서, 사색하며 소개해볼께요 고마워요 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