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한자를 그대로 직역하자면 글씨와 그림.


안견의 <몽유도원도>, 



김홍도의 풍속화,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고 신영복 선생님의 글과 그림까지


본 적이 있던가 의문이 들면서도 실은 우리와 가까이 있는 서화입니다. 


저도 그렇게 지난 주말에 문득 서화를 만났습니다. 

산책을 하다가 부산박물관이 보여서 들여가보니

서화 특별기획전이!




부산박물관이 지난 40년간 수집·소장한 서예 및 회화작품이 모두 모인 자리입니다. 

김홍도와 같은 유명한 서화가의 작품을 포함해

조선시대부터 근대기까지의 작품 80여 점이 전시되고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 고백할 게 하나 있습니다.

마치 서화에 대해 이것저것 아는 것처럼 글을 시작하였으나

사실 저는 한자 울렁증이 있어요.

아름다움은 무지한 눈에게도 전해진다고 하지만

서양화보다 서화가 더 낯설게 느껴지는 건 그 배경을 잘 몰라서, 

그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서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 제가 제발로 서화 전시에 찾아들어간 이유는?!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저자 이성혜 선생님께서는 이 책에서 한 가지 질문에 답하십니다. 


왕실과 양반계급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가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 


딱딱해 보이기도 하지만, 저는 이 책을 담당편집하면서 

한자 울렁증 떄문에 멀리했던 서화와 조금 친해질 수 있었답니다. 

게다가 이 책의 구성이 이번 서화전의 구성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

그럼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과 함께 서화전 맛보기 떠나실까요~


이번 서화 전시는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1장: "조선후기 중앙 화단에서 활약한 문인화가 및 도화서(圖畫署) 화원(畫員)들의 작품"


조선시대의 서화는 두 가지로 나눠집니다.

첫째, 관에 소속된 서화가들이 왕실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 것. 

여기서 '화원'은 바로바로 관에 소속되었던 직업화가이고,

'도화서'는 이 화가들을 관리하던 국가기관이었습니다. 


그래서 도화서의 화원들은 자기표현을 하는 '예술가'라기보다 

타인의 감흥을 대신 그려주는 기능인이었다고 합니다.


풍속화로 유명한 김홍도도 오랜 세월을 화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 포함된 김홍도의 <산수인물도>


두 번째 종류는 사대부 양반들이 취미로 작품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관에 소속되지는 않았지만 서화를 만든 양반들을 "문인화가"라 부르는데,

문인화가들이 "예술로서의 서화"를 담당했다고 해요. 

그런데 오늘날처럼 예술 상품으로 서화를 만든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글씨가 유명했던 문인 김구는 

자신의 글씨가 매매 대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수치심을 느껴 

다시는 글씨를 쓰지 않았다네요 !


이렇게 조선전기의 서화는 대중들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나 조선후기로 오면서 서화예술은 서울의 양반 문벌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습니다. 

그리고 중인과 서민들이 상업경제의 발달로 부를 획득하면서, 

서화가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했고요. 


도화서 화원은 정규적인 녹을 받는 것이 아니어서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관의 요구가 있을 때는 이에 응하여 일정한 보상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때에는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서화를 매매하는 중개인도 등장했고, 

서울 광통교 부근에는 서화를 판매하는 서화포도 생겼습니다.

마침 서울에서는 광통교 서화포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네요!


증여를 위한 서화 생산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 서화는 주문생산 또는 대량생산되기 시작합니다. 


2장: “조선후기 부산 지역 화단(畫壇)의 회화”



18세기 초·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부산 지역에서 이루어진 회화 활동을 조명합니다. 

변박(卞璞, 18세기 후반 활동), 변지한(卞持漢, 19세기 전반 활동), 이시눌(李時訥, 19세기 초·중반 활동) 등 이 시기에 출현한 10여 명이 넘는 지역 화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저에게 재미있던 점은 매를 그린 그림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가운데 보이는 운암의 <응도> 가 있습니다.


해설을 보니 

부산 지역의 화가들은 일본의 고객들로부터 주문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당시 일본 상류층 사회에서는 매를 키우는 취미가 유행해 

매 그림 또한 수요가 많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3장 “조선 민화와 파격미”

저에게는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민화ㅎㅎ 


조선시대 민화를 그린 많은 무명의 화가들은 

그림 대상을 파격적으로 구성하고 원색으로 화려하게 채색하는 등 

전통에 얽매이지 않은 과감한 표현 기법으로 정통 회화를 재해석하였습니다. 



'소나무 아래 까치와 호랑이' 라는 의미의 <송하호작도>. 작가 미상입니다.

호랑이의 뒷다리를 소용돌이 모양으로 그려낸 것이 독특했어요. 


민화는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많은 경우 집안에서 실내 장식품으로 감상되었다고 합니다. 


작가 미상의 <책가도> 입니다. 

좀 더 자세히 보실까요?



예쁜 도자기와 과일, 꽃-- 오른쪽 펼쳐진 책 위에 있는 것은 안경일까요?


책가도는 원래 청나라 궁정에서 많이 그려진 형식의 그림으로, 

청나라에서는 중국 도자기, 옥과 같은 귀한 물건을 진열해 놓은 모습을 그렸다고 해요.

이것이 조선 궁중에 들어오면서 조선에 맞게 내용이 바뀌었고,

19세기 이후에는 민화로 많이 그려졌다고 합니다.

민화 책가도의 특징은 책가(책꽂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또, 궁중 책가도에는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사치품이나 수입품이 주로 등장하지만

민화에서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물품을 여럿 볼 수 있다고 해요.


5장 "조선시대 서예의 흐름" 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간찰> 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추사 김정희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서예가이지요. 

작년에는 부산박물관 소장 유물 '베스트 오브 베스트 10' 중에 

김정희 필 법해도화가 꼽히기도 했습니다.  

법해도화(法海道化). 

'불법(佛法)이 무한하고, 부처님 깨달음의 세계(佛道)가 온 천지에 퍼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간찰>은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다소 여유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정좌하고 쓰신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어서 

그 나름의 멋이 있었습니다. 

 

전시를 보고 나오니 봄볕이 좋아서 산책하기 딱이더라구요.


박물관 근처에는 UN공원도 있고, 산책길이 여럿입니다. 

이번 주말에 부산박물관으로 나들이 어떠세요?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이성혜 지음 | 국판 양장 | 301쪽 | 25,000원

2014년 12월 24일 출간 

978-89-98079-08-6 93600

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 저자 이성혜 교수는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근대국가 체제로의 전환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화가들이 어떻게 생존을 모색했는지 엿볼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소개는 여기!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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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동글동글봄 2016.04.21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상세한 설명 감사해요. 멋진 나들이었네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김명국의 달마도에 관한 글을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달마도를 잘 그리지만 술을 좋아해 그림값 대신 술값을 받았다는 등 김명국에 관한 에피소드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재밌었어요.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4.21 14: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화가 글과 그림이라는 뜻이었군요. 확실히 그냥 그림만 있는 것보다 더 좋은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도화서 화원을 얘기하시니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떠올랐어요. 김홍도, 신윤복을 다룬 드라마였는데 이렇게 소개해주신 그림을 보니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박물관에 가봐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연말 기념 폭풍 블로거 잠홍 편집자입니다.


산지니 어워드 2부: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책! 문학편


에 이어, 이번에는 2015년에 빛난 산지니 인문도서들을 한자리에 모아보려 합니다.

순서는 제 마음대로, 아시죠? :)
수상 사실 외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도서 목록입니다.



1/ 힘의 포획, 비인칭적인 것 

세종도서 문학나눔 - 평론

올해 문학나눔 평론 부문에서는 오길영 평론가의 <힘의 포획>, 
그리고 고봉준 평론가의 <비인칭적인 것>이 선정되었습니다.




<힘의 포획>은 “지금 비평은 거의 대부분 ‘칭찬’의 비평”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에서 오길영 평론가님은 “비평(criticism)은 곧 비판(critique)”라고 적으셨는데요. 

문학의 위상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동시에 '칭찬'의 비평과 주례사 비평으로 전락한 당대 한국비평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비평가가 본래 갖고 있는 문학에 대한 책무를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합니다. 



힘의 포획 - 10점
오길영 지음/산지니




<비인칭적인 것>은 고봉준 평론가님의 네 번째 평론집으로,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의 최근 시대적 변화에 개입하여 주체, 문학과 정치, 민주주의, 주권, 노동시 등의 문제들을 직접 마주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올해의 첫 저자와의 만남에서 교수님은 "문학은 자신만의 경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작품이 모두 작가 본연의 이야기가 아닌 경우도 있지요. 작가, 나 그리고 이외의 목소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목소릴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비인칭적이라는 것』이라는 제목을 착안했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고봉준 평론가님께서는 올해 5월에 '제16회 젊은 평론가상'을 수상하시기도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비인칭적인 것 - 10점
고봉준 지음/산지니



2/ 지중해 언어의 만남

세종도서 우수 교양도서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서 선정된 산지니 책은 

지중해지역원 인문총서 시리즈 중 하나인 <지중해 언어의 만남> 입니다.


저자 윤용수, 최춘식 교수님께서는 이 책에서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요르단, 레바논을 중심으로 근대 이후에 아랍어가 유럽어와 접촉하는 과정과 배경 및 그 결과를 살펴보셨는데요. 지중해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언어의 강제 이식이 어떻게 언어 교류의 형태로 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타 지역의 언어 교류 형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외래어가 범람하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을 던져주는 책이지요.




지중해 언어의 만남 - 10점
윤용수.최춘식 지음/산지니



3/ 한국 근대서화의 생산과 유통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


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요? 저자 이성혜 교수님은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근대국가 체제로의 전환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화가들이 어떻게 생존을 모색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성혜 교수님께서는 조선후기 서화가의 삶과 예술에 골몰하여 2000년도 초부터 서화가들에 대한 책을 내신 바가 있고이들 조선후기 서화가들이 중세가 해체된 근대전환기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에 실린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4/ 사막의 기적? , 
라틴아메리카 언어의 다양성과 언어정책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칠레와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는 조경진 교수님의 저서『사막의 기적?』은 

칠레 북부 이키케 지역의 흥망성쇠의 문화와 지역개발신화를 다룬 문화인류학 책입니다.



이키케는 칠레 북쪽 아타카마 사막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항구도시로, 비옥한 남부지역과 달리 척박한 사막지역이어서 수천 년 동안 정착민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세기 이키케 지역에 초석 붐이 불면서 경제부흥이 일어났고, 다른 도시의 이민자들이 유입해 오면서 척박한 도시에 항구와 지역민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단일품목 생산 또는 단일 사업형태에 집중된 이곳 경제활동은 외부충격에 취약했고, 다시 쇠퇴기를 겪으면서 결과적으로 반복적인 흥망성쇠를 경험하게 됩니다. 


군사독재하에 이뤄진 경제개발, 과열된 부동산 투기, 노동운동의 태동과 지역민의 국민되기 등은 머나먼 이국 땅 칠레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에게 낯선 사건들이 아니지요. 무엇보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을 경험한 현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칠레 북부 사람들의 개인사와 지방사, 역사를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롭게 풀어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남아 있는 개발신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막의 기적? - 10점
조경진 지음/산지니



『라틴아메리카의 언어적 다양성과 언어정책』은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언어상황과 
다민족으로 구성된 이들의 문화와 언어정책 등을 되짚어 보는 책입니다.


저자이신 김우성 교수님은 특히 중남미 각국의 독자적인 언어규범 확립에 대한 노력에 주목하셨는데요. 과거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역사, 사회적 변동에 따라 식민지 본국인 스페인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각국이 어떠한 언어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정책을 펼쳐왔는지 상세히 기술하셨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스페인어는 국가마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집합체라고 쓰셨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인 통일성이 언어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어현상에서 공통되는 점을 묶어 규범을 만드는 일이 다양한 어휘로 인해 야기된 많은 문제를 종식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합니다.



5/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산지니 어워드 3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책은, 제가 편애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부산 지역출판사 산지니 식구들이 출판사의 창업에서부터 다사다난했던 출판사 운영과정을 엮어낸 책인데요.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 창업을 준비한 강수걸 대표님의 사연은 물론 첫 책 『반송 사람들』을 시작으로 300여 권의 책을 펴낸 산지니의 기록을 한데 모았습니다. 출판사를 차리고 첫 책을 홍보하러 서점 관계자를 찾아갔던 이야기, 출판사 작명에 관한 이야기, 저자에게 원고를 청탁했던 이야기, 인쇄사고, 서점부도 등 10여 년에 걸친 지역출판사의 생존기록인 셈입니다. 산지니 출판사 사례를 통해 부족하지만 지역의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며 향후 지역출판의 과제와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산지니 어워드 3부작, 어떠셨나요?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올해 꽤나 많은 책들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 속에 2015년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저자분들의 헤아릴 수 없는 땀방울에서부터 

교정교열, 본문과 표지 디자인, 인쇄와 제본을 거쳐

독자 여러분들께서 책들을 읽어주시기까지--

편집자인 저는 활자에 파묻혀 잊고 있을 때가 많지만

참 많은 분들과 손길을 주고 받았네요.

이 참에 감사 인사 드립니다.



연말 블로거 잠홍은 이만 새해를 맞이하러 가봐야겠습니다.


잠홍과 싱크로율 99%. 표정은 이래도 좋아라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책으로 또 인사를 드리게 될까요? 


산지니의 2016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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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1.04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학만큼 알찬 산지니의 인문 서적들~ ♥

  2. BlogIcon 엘뤼에르 2016.01.04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궁... 고양이 귀여워 죽겠네요 ㅎㅎ

  3. 온수 2016.01.04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잘 읽었어요. 앵콜 요청합니다. 다음 편도 해주세요. 아우 고양이도 귀엽네요. 그냥 고양이 특집 한 번 해줘요ㅎㅎ


▲ 1920년대 최고의 서화가였던 해강 김규진(1868~1933)이 그린 산수화 대작인 금강산만물초승경도. 창덕궁 희정당을 장식하고 있는 궁중벽화다. 부산일보 DB


조선 후기 서화가의 삶과 예술을 연구해 온 이성혜 부산대 한문학과 강의교수가 새로운 성과물을 내놓았다.


시문에 뛰어났고 서화에도 능했던 조희룡을 다룬 '조선의 화가 조희룡', 김해에 뿌리를 둔 범상치 않은 문인 서화가였지만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불우한 화가 배전을 소개한 '차산 배전 연구'에 이어 최근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해피북미디어)을 펴낸 것이다. 

책은 '생산과 유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왕실과 양반의 전유물이던 서화가 어떻게 대중적인 문화상품으로 변모했는지를 추적한다. 

조선 후기 양반의 전유물이던 서화 
기성품으로 대중화되는 과정 조명 
주체성 잃은 일제강점 암흑기 회고


조선 시대에는 화원(畵員)과 사자관(寫字官)이 기능으로서의 서화를 주로 담당했고, 예술로서의 서화는 문인서화가로 불리는 양반이 주로 맡았다는 데 먼저 주목한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이성혜
하지만 후기로 오면서 서화 취미가 경화세족을 중심으로 양반 사회에서 크게 유행한 데다 중인과 서민에게까지 확산하면서 생산과 유통에 일대 변화가 나타난다. 첫째 서화가 주문으로 제작되는 상품이 되었고, 둘째 기성품으로서의 서화를 상설 판매하는 공간인 서화포가 등장했으며, 셋째 서화를 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중개하여 판매하는 중개상이 나타나면서 상품화 및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은 갑오개혁 이후 근대 전환기에 와서는 신식 연활자 인쇄술과 석판 인쇄술의 도입으로 서화 관련 책이 대량 보급되었고, 서화에 대한 근대 매체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일반의 인식도 저변화 된 데다 서화가 학교 교과목으로까지 채택되는 등 상품화 대중화에 날개를 달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조선 미술 부흥의 신운동'이라 언론에서 부를 만큼 서화가 인기를 누렸지만 일제 강점기를 맞아 주체성을 잃은 채 식민화의 그늘에 들어서는 등 엇갈린 명암도 고찰하고 있다.


임성원 기자부산일보ㅣ2014-12-29

원문 읽기: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1229000052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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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301쪽/2만 5000원

요즘 그림·글씨를 포함한 미술품을 팔고 사는 시장과 공간은 도처에 수두룩하다. 인터넷에선 그림이며 미술 작품을 팔고 사는 거래가 붐을 이룬다. 그런데 이 땅의 미술품 거래 역사, 이른바 상품으로서의 미술이 등장한 건 100여년 역사에 불과하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은 그 상품 미술의 역사를 들춰냈다. 조선시대, 특히 조선 전기 극도로 제한됐던 미술품, 즉 서화의 생산과 유통이 어떻게 대중화되고 상품화됐는지를 추적해 흥미롭다. 널리 알려진 대로 조선시대 서화를 만들어내고 향유한 건 직업화가인 화원과 양반가 사대부들에 국한됐다. 도화원 소속인 화원(畵員)과 사자관(寫字官)은 지극히 기능적인 생산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안견이 안평대군의 명을 받아 몽유도원도를 그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사대부들이 즐겼던 서화도 그냥 즐기고 선물하는 향유 차원에 머물렀고 대중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글씨로 유명했던 문인 김구라는 사람은 자신의 글씨가 매매의 대상이 됐다는 소식에 수치심을 못 이겨 절필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 후기 들어 양상은 엄청나게 바뀌었다. 도화원 폐지와 중국 서적 수입이라는 문화현상이 큰 원인이었다. 서화예술이 서울 양반 문벌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고 부를 획득한 중인·서민들 사이에서도 대중화됐다고 한다. 매매 중개인이 등장하는가 하면 서울 광통교 부근에는 서화를 판매하는 서화포도 생겼다. 주문생산과 대량생산 단계에 든 것이다. 책에는 도화원 폐지로 먹고살기가 힘들어진 직업 화가들의 생활상이 비중 있게 포개진다.

저자는 결국 한국 미술 대중화가 신분사회가 해체된 근대 전환기의 생존 방편 중 하나였음에 주목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일제강점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서화가들의 애환과 한국 서화에 미친 영향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성호서울신문ㅣ2014-12-27

원문 읽기: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1227018001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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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총서 04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왕실 위한 기능품·사대부의 취미이던 서화, 대중이 향유하는 문화상품이 되다

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 『저자 이성혜 교수는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조선시대의 서화는 관에 소속된 서화가들이 왕실의 주문을 받아 제작하거나, 사대부 양반들이 여기(餘技) 활동으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증여하였다. 하지만 직업화가인 화원을 관리했던 국가기관 도화서가 공식적으로 폐지되면서 서화가는 권력으로부터 해방되었으며, 신분제의 해체로 양반 문인서화가 또한 증발하였다. 이로써 서화가는 생계를 오직 자신이 해결해야 하게 되었고, 서화는 대중들 또한 비용을 지불하고 향유하는 ‘상품’으로 거듭난다. 근대국가 체제로의 전환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화가들이 어떻게 생존을 모색했는지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한국 서화의 특수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양반 계층의 전유물이 기성품이 되기까지

조선시대에는 화원(畵員)과 사자관(寫字官)이 기능으로서의 서화를 주로 담당했고, 예술로서의 서화는 문인서화가로 불리는 양반이 맡았다. 안평대군의 명을 받아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도 타인의 감흥을 대신 그려주는 기능인이었다. 반면 사대부 사이에서는 서화를 취미로 삼고 벗이나 지인에게 작품을 증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글씨가 유명했던 문인 김구는 자신의 글씨가 매매 대상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수치심을 느껴 다시는 글씨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조선전기의 서화는 대중들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후기로 오면서 서화예술은 서울의 양반 문벌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다. 이는 중국 서적을 수집하던 문화현상의 연장이었다. 그리고 중인과 서민들이 상업경제의 발달로 부를 획득하면서, 서화는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서화를 매매하는 중개인도 등장했으며, 서울 광통교 부근에는 서화를 판매하는 서화포도 생겼다. 증여를 위한 서화 생산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 서화는 주문생산 또는 대량생산되기에 이른다.

김명국은 도화서 화원이면서 개인적으로 그림을 주문받아 그렸다. 도화서 화원은 정규적인 녹을 받는 것이 아니어서 그들의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으며, 개인적인 주문 제작에도 제재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관의 요구가 있을 때는 이에 응하여 일정한 보상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때에는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했던 것이다. 지옥도를 특히 잘 그렸던 김명국은 사찰의 승려들에게 많은 그림 주문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_본문 43~44쪽


광통교 그림 시장에서 팔린 속화는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특정한 주제 혹은 제재를 반복한 것이었으니, 이것의 감상 방식은 서울 거주민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즉 이런 그림들은 집안의 장식물로 감상되었던 것이다.

_본문 54쪽


근대 전환기 서화가의 생존 방법 모색

민간 서화가 양성 기구 출현과 작품 판매

조선시대 왕실과 사대부 사회의 배경을 상실한 서화가들은 여러 방면으로 생존을 도모했다. 먼저, 민간 서화가들이 중심이 된 서화가 양성 기구와 서화가 조직의 출현은 서화 생산․소비자의 폭을 넓혔다. 조선시대와 달리 근대 전환기의 민간 서화 교육기관에서는 학생을 신분에 관계없이 공개적으로 선발했다. 서화가 김규진이 자신의 호를 내건 해강서화연구회는 1918년에 실력이 인정된 회원에게 수업증을 수여하였는데, 1회 수업인원은 조선인·일본인·남자·여자를 포함했다.

또한 서화가들은 개인 및 그룹전을 열어 서화의 대중화를 꾀하고 작품을 판매하였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고, 주최 모임에서 회비를 받고 출품된 작품을 한 점씩 주는 판매 목적의 전람회도 있었다. 전람회라는 행사 자체도 전근대시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현상이었지만, 이름난 서화가들이 모여 주최한 휘호회는 당시 신문에서 명명했듯이 ‘조선미술부흥의 신운동’이라 할 만하다. 즉석으로 작품을 제작해 참석자에게 증정한 이 행사는 큰 인기를 얻었다.

낮 12시경에 (…) 이미 사람으로 가득했고, 서화가들은 사람과 종이 속에 묻혀 땀을 흘리며 쉴 틈도 없이 붓을 휘둘렀고, 서화재료는 서화가의 앞마다 산과 같이 쌓였으며, 오후 7시가 지나도록 서화가는 붓을 놓지 못했다고 한다.

_본문 104쪽


한국 서화에 드리워진 일본 식민의 그늘

일제 시기, 한국 서화 역시 일본 식민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1922년부터 총독부가 주도한 조선미술전람회는 한국 서화를 좌지우지하면서 한국 서화의 주체성을 사라지게 했다. 미술계 신인 등용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 전람회의 심사위원단은 11회부터 모두 일본인으로 구성되었다. 일본인에게 한국적인 것을 평가하게 하여 한국 근대 미술의 식민화를 촉진한 것이다.

서화가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일제와 친일 관료의 권력을 이용해야 했다. 이 부분이 한국 근대 서화 발전에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근대성과 함께 드리워진 일제 시기 식민의 그늘이 한국 근대 서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글쓴이 : 이성혜

부산대학교 한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강의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연구 초기, 조선후기 서화가의 삶과 예술에 골몰하여 그 결과물을 조선의 화가 조희룡(한길아트, 2005)으로 출간하였으며, 부산 김해에 뿌리를 둔 범상치 않은 문인서화가, 그러나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불우한 화가 배전을 고찰한 차산 배전 연구(보고사, 2002)도 출간하였다.

이후, 이들 조선후기 서화가들이 중세가 해체된 근대전환기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며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근대전환기 서화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물이 곧 이 책이다. 최근에는, 조선후기 역관들의 근대전환기 행방을 쫒고 있다. 근대전환기 역관들의 행방은 아마도 한국의 근대와 그 성격 및 이를 둘러싼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이를 정치·사회·문화를 포함하는 지성사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차례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이성혜 지음 | 학술 | 국판 양장 | 301쪽 | 25,000원

2014년 12월 24일 출간 | ISBN : 978-89-98079-08-6 93600

왕실과 양반계급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던 서화는 어떻게 대중적 문화상품이 되었을까? 저자 이성혜 교수는 근대 전환기 신문과 잡지를 살펴 조선시대부터 일제 시기까지 국내 서화계의 변화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근대국가 체제로의 전환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화가들이 어떻게 생존을 모색했는지 엿볼 수 있다.



한국 근대 서화의 생산과 유통 - 10점
이성혜 지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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