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의 백설희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동아대 한수영 교수는 2006년 4월18일자 칼럼 <한국의 1920년대생들>(부산일보)에서 192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고난의 세대라고 정의하며 각별한 애정을 표하고 있다.

백설희 선생도 1927년에 출생한 고난의 세대다. 식민과 분단과 전쟁을 경험한 한국인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과정이었다. 그래서 백설희 선생의 노래 <봄날은 간다>가 한국문인이 가장 사랑하는 곡으로 조사되었을 것이다.(2010. 5.6 경향신문)

나이가 들면서 <봄날은 간다>의 가사가 조금씩 이해가 되고 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한국사회에서 대중가요는 앞세대와 뒷세대가 소통하는 도구일 것이다. 소통이 아쉬운 요즘의 분위기에서 백선생의 노래가 계속 소통의 도구로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아침이다.두 손을 모아 고인의 명복을 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 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