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민주주의:시위와 조롱의 힘/스티브 크로셔
# 장면 1. 한 흑인 여성은 당당하게 서 있고, 맞은 편 무장 경찰은 누군가가 밀기라도 하듯 뒤로 물러난다. 마치 흑인 여인이 무장 경찰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만큼, 여성은 당당하다.
# 장면 2. 줄지어 서 있는 경찰 기동대 주변에 이상한 군인 옷을 입고 광대 분장을 한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의 표정도 경찰 기동대 못지않게 엄숙하지만, 왠지 누군가를 조롱하고 있는 듯하다.
'시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이 떠올리는 모습은 뭔가? 화염병, 머리띠, 자욱한 연기, 피, 흥분한 군중, 주먹, 폭력…. 이런 것을 상상했다면, 이건 분명 앞의 두 장면과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두 장면 또한 시위 현장의 모습들이다. 국제앰네스티 사무국장 스티브 크로셔의 <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은 우리의 편견을 깨부술 수 있는 새롭고 이색적인 시위 방식과 현장을 담아낸 책이다. 유쾌하면서도 익살이 있고 조롱이 있는 시위 현장이랄까.
(중략)
이 책을 읽고 난 후 얻게 되는 교훈 하나. '실제 가해지는 폭력이나 위협성 폭력은 대개 비폭력이 가진 잠재적 힘에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가로막히거나 그들에 의해 약화된다'고.
권위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익살(혹은 조롱)과 유머, 웃음의 시위 방식이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내는 지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불손함은 자유를 쟁취하는 길이자 이에 대한 유일한 방어책이다."
스티브 크로셔 지음/문혜림 옮김/산지니/184쪽/1만 9800원.
정달식 기자 (부산일보)
기사 전문 읽기 (부산일보)
거리 민주주의 - 스티브 크로셔 지음, 문혜림 옮김/산지니 |
관련글
'기타 > 언론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언론 기사 모음 (0) | 2017.08.07 |
---|---|
[북 리뷰] 힘 없는 자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0) | 2017.08.04 |
영화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를 읽다 (1) | 2017.08.04 |
‘박열’ 관객수 230만 돌파… 영등위,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 선정 (0) | 2017.08.03 |
독재자에게 박수갈채·인형시위…기발한 전세계 시위방법들 (연합뉴스) (0) | 2017.08.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