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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문학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_이병철산문집(책소개)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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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이병철 산문집





젊은 시인 이병철이 그려낸 우리 사회의 풍경

“모든 게 다 없어져도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이 책에는 왁자지껄한 세상살이가 녹아 있다. 요지경인 세상에 경악을 금치 못할 때도, 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다. 수많은 사건이 사람들의 마음을 무너지게 했지만 시인은 사람들에게 아직 삶은 아름답고,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충분히 있음을 전한다. 

그동안 세상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폭염으로 힘겨웠던 여름날들, 모두에게 슬픔과 죄책감을 안겨줬던 4월의 바다, 쌀값에 투쟁하다 결국 세상을 떠난 농민, 일상에 들이닥친 죽음의 공포, 지진 등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이 일어났고 이 모든 시간을 견뎌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사람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했고 격려했고 응원했다. 

그렇다. 세상은 멈추고, 때로 후퇴하고, 또 때로는 침몰하지만 우리는 움직이고, 나아가고, 가라앉지 않았다. 시인은 이 책에서 세상살이의 희로애락을 따뜻한 인간애와 유머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시인이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느낀 사유는 독자에게 맑고 경쾌하게 전달된다.


“1년 내내 고생해 거두어 반쯤 말린 포도가 한 아름씩 물에 휩쓸려 내려가는 광경을 보았다. 통곡 소리가 더 커졌다. 나는 문간에 서서 수염을 깨물던 아버지를 보았다. 어머니가 그 뒤에 서서 훌쩍훌쩍 울었다. ‘아버지.’ 내가 소리쳤다. ‘포도가 다 없어졌어요!’ ‘시끄럽다!’ 아버지가 대답했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나는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못한다. 나는 그 순간이 내가 인간으로서의 위기를 맞을 때마다 위대한 교훈 노릇을 했다고 믿는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혼의 자서전』의 한 대목이다. 죽고 병들고 저 하나 어쩌지 못하는 인간이 실존 한계와 싸우며 몸부림치는 모습에 나는 늘 감동한다. 

_「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중에서



화제 이슈부터 생활 밀착형 소재까지

젊은 시인의 감각으로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놓다


1부 「반지하 원룸에서 읽은 세상」은 사회 이슈와 일상의 화제, 티브이 프로그램, 대중음악,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가져온 소재를 가지고 젊은 시인의 특유의 감각적인 언어로 사유의 틈을 비집는다. 시인의 사유는 독자와 함께 질문하고 고민하는 장을 만든다. 

2부 「할 말 있습니다」 는 정치적 이슈를 소재로 정의와 평등, 공정이라는 가치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갑질, 비리, 부패 등 온갖 불의와 불평등, 불공정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며 문제제기한다. 권력의 각성을 촉구한 글들은 독자에게 대리만족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3부 「밥 짓는 타자기」는 시인의 개인적 체험을 소재로 한 일상적이고 생활에 밀착된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난한 시인의 자화상은 오늘날 한국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초상 그 자체다. 사랑, 가족, 꿈, 인간관계, 삶과 죽음, 후회, 그리움, 연민 등 인간 보편의 정서와 관념, 가치기준들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자기 체험을 고백한다.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꿈과 취향을 포기하지 않고 생을 긍정하려는 30대 청년 시인의 일상이 꾸밈없이 나타나 있다.



궁핍과 찌질함조차 당당하게 드러내는 문장들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다


이쯤 되면 시인의 이름에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인터넷에 이병철 이름을 검색하면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다 아는 기업 회장 이름이 나온다. 워낙 유명한 기업의 회장이라 다른 검색 페이지가 들어갈 틈이 없다. 한 번쯤 필명을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차마 묻지 못했지만 이 질문에 시인은 당차게 대답한다. 

어릴 때부터 놀림을 받아온 시인은 등단하면 필명을 쓰겠다고 다짐했단다. 하지만 몇 개의 이름을 지어놓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이병철 시인’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근사한 필명을 가진 시인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시인은 운명에 맞서듯 오히려 ‘회장님’과 무관하게 물신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서현진 방송인의 추천사처럼 “궁핍과 '찌질함'조차 당당하게 드러내는 문장들을 읽으면 삶의 남루함마저 아름답게 느껴”지게 하는 이병철 시인은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추천사★★ 


장석주(시인) 이것은 청년의 시각이다. 사유는 약동한다. 사회의 민감한 현안에서 글감을 잡아채는 솜씨는 날렵하고, 곧바로 핵심으로 진격한다. 소재는 전방위적이고, 문장은 풋풋하면서도 명석하다. 문장의 명석함은 타인과 타인의 삶을 대하는 곧고 바른 의식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나는 이병철의 젊은 산문을 읽는 게 늘 즐겁다.


한경록(크라잉넛 베이시스트) 이병철 시인은 스스로 부싯돌이 되어, 세상 여기저기 부딪치며 어둡고 외로운 곳들에 불을 밝힌다. 꽃가루처럼 널리 퍼지는 이 부싯돌의 불꽃은 세상의 쓰린 상처들을 보듬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힘들고 지친 이에게 따듯한 미소가 되기도 한다.


서현진(프리랜서 방송인) 이병철은 온 힘을 다해 사랑하고, 낚시하고, 매년 300병의 와인을 마신다. 때로는 그 돈키호테적 낭만 추구가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병철의 글은 가슴에 와서 박힌다. 궁핍과 '찌질함'조차 당당하게 드러내는 문장들을 읽으면 삶의 남루함마저 아름답게 느껴지니까. 그게 바로 이병철의 매력이다.



★★ 책속으로 ★★


p.26 항상 가까이에 있어 그 사이로 언제나 그늘이 지는 줄도 모르고, 다 안다는 침묵 속에서 얼마나 많은 외로움이 자라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엄마 생일 선물을 고르다가 난감했던 적이 여러 번이다. 뭘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전혀 몰랐던 것이다.


p.34 지금껏 나를 시인으로 살게 한 숱한 만남들을 떠올려 본다. 그들만 아니었으면, 하고 이가 갈리는 밤도 많으나 대체적으로 감사하는 편이다. 대충 글 쓰고 놀고먹는 것 같은 나도 누군가의 삶을 벼락처럼 바꾸는 사건이 될 수 있다.


p.41 이웃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모두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 있다. 사회가 죽음을 조장하고 조성하고 조직한다. ‘반지하 원룸에 혼자 사는 시간강사’인 나 역시 사회 구조가 펼친 죽음의 네트워크에 붙들려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내일’을 말할 수 없다. 다음에 만나자고 약속할 수 없는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해야 한다. 간절히 바라보고 귀 기울이고 어루만져야 한다.



이병철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시와 문학평론을 쓴다. 시집 『오늘의 냄새』와 산문집 『낚 ; 詩 -물속에서 건진 말들』이 있으며, 신문 몇 곳에 칼럼과 세계여행기를 연재 중이다. 한겨울 노르웨이 트롬쇠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양갈비를 구워 먹었다. 그리스 크레타섬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지에서 울었다. 러시아 알혼섬 불칸바위 아래 엎드려 바이칼 호수 물을 마셨다. 사하라 사막에서 낙타 타고 모래잠을 잤다. 대서양에서 돌돔과 갑오징어를 낚았다. IMF를 겪으며 더 작은 집으로 여섯 번 이사했다. 패션지 <코스모폴리탄>에 ‘훈남’으로 소개된 바 있다. 생선회를 잘 뜨고 파스타도 잘 만든다. 와인, 클라라주미강, 여름, 돈까스, 홍대, 섬진강, 우롱차, 버버리위켄드 향수를 사랑한다. 좋은 글은 '하드 라이팅 앤 이지 리딩‘이라고 생각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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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이병철 산문집 | 214쪽 | 14,000원 | 2019년 01월 14일 

 

젊은 시인 이병철이 그려낸 우리 사회의 풍경. 이 책에는 왁자지껄한 세상살이가 녹아 있다. 요지경인 세상에 경악을 금치 못할 때도, 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다. 수많은 사건이 사람들의 마음을 무너지게 했지만 시인은 사람들에게 아직 삶은 아름답고,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충분히 있음을 전한다. 
그렇다. 세상은 멈추고, 때로 후퇴하고, 또 때로는 침몰하지만 우리는 움직이고, 나아가고, 가라앉지 않았다. 시인은 이 책에서 세상살이의 희로애락을 따뜻한 인간애와 유머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시인이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느낀 사유는 독자에게 맑고 경쾌하게 전달된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 10점
이병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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