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화열전>1892년 상하이 소설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된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로, <, >의 작가 장아이링이 감명을 받아 두 번이나 번역한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상하이 화류계에 출입하던 실제 명사·배우를 조박재라는 화류계에 빠져버린 청년과 관련지어 그렸으며, 특별한 줄거리는 없으나 청말 상하이 화류계의 풍경 및 생활사를 가감 없이 묘사하였고, 신분적 주변부에 머물렀던 기생을 비롯한 인물들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당시의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소설로 평가 받습니다.

 

이번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해상화열전의 역자 김영옥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김영옥 선생님은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해상화열전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셨고, 인제대, 동의대, 동아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역임하였으며, 현재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조교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논문으로 영화 <해상화>와 소설 해상화열전의 서사구조 비교,한방경 단편소설의 근대적 불교서사 탐색-환희불을 중심으로등이 있습니다.

 

 

 김영옥 선생님은 <해상화열전>과 관련된 논문을 작성하며 <해상화열전>을 번역하고자 마음먹으셨습니다. 일상적인 이야기가 반복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줄거리 파악이 어려웠는데, 논문을 쓰면서 꼼꼼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연을 준비하시는 김영옥 역자

 

1892년도에 해상기서라는 잡지가 나옵니다. 한방경이 스스로 만들어서 자신의 작품을 연재 하기 위한 잡지였습니다. 한방경은 과거 급제에서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그 당시 지식인으로서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해상기서를 만들고 신보에 대대적으로 광고했습니다. 이 잡지는 한방경 자신이 경험했던 1880년대의 실제적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의 작가들은 항상 자기 시대를 서술하기보다는 시대를 앞서간다거나 풍자를 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쓰는데, 해상화열전은 한방경이 자신이 살아왔던 그 시대, 그 공간에서 있는 그대로를 서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지도

 

19세기 말 상하이 조계지 표시를 해놓은 부분이 현성인데, 청나라 정부의 손길이 닿는 곳입니다. 아편전쟁 이후에 다섯 개의 항구를 영국에 내주었을 때의 청나라에서 빨간 표시 부분을 영국에 내어주었고 영국은 자기들이 생각한 도시를 이곳에 건설하게 됩니다. 상해 조계지는 기본적인 구성은 영국에서 만들었는데, 자신들이 꿈꾸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평가 받습니다. 조계지에 기루는 복주로에 모여있고, 고급 기녀가 사는 곳, 2급 기녀가 사는 곳, 창녀들이 사는 곳 등 영역이 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조계지 복주로 지도

 

그 당시 복주로를 보면 건물이 상당히 밀집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테라스가 마주 보고 있는 구조입니다. 소설 속에 나와 있는 지역들이 실제로 거의 다 존재해, 소설이 그 당시를 그대로 옮겨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강연을 듣고 있는 저자와의 만남 참여자들

 

 육가석교 사진과 본문자료

 

육가석교는 현성과 조계지를 연결해 주는 다리입니다. 1회의 초입 부분의 '화야련농 꽃도 나를 가련하게 여기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들도 시든다는 것을 목도하다.'와 같은 구절에서 인생의 참담함을 느끼며 꽃밭에 떨어지고 마는데 그곳이 바로 육가석교입니다. 현성에서는 가마로 이동하고, 현성에서 멀어지면 인력거를 탈 수 있고, 마로(마차)도 있습니다. 현성과 조계지는 도로 사정이 완전히 때문에 현성에서는 가마, 조계지에서는 인력거나 마차를 탄 것입니다.

 

 

 

 

 청말 상하이 기녀들의 모습

 

19세기 말 상하이 기녀들은 등급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왼쪽에 앞머리가 있는 기녀들은 아직까지 머리를 올리지 않은 기녀이고(소설 속 주상욱 주상후라던지 황금봉 황주봉) '칭꽌(맑은 기녀)' 라고 불렸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기녀들은 '훈꽌'으로 머리를 올린 기녀들입니다.

 

 

 

 청말 장삼서우의 모습

 

'서우'는 몸을 팔지 않는 기녀를 의미하는데, 장삼은 서우보다 다가가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장삼이라는 말처럼 이 기녀들을 부르려면 삼원을 주면 됩니다. 장삼은 서우보다 덜 전문적으로 예능을 배웠던 사람이고, 연기를 하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서우라고 합니다. 1870년대에 서우는 이미 입지 조건이 좁아지면서 장삼서우가 엄격하게 구분되지는 않습니다. 원래는 장삼과 서우는 함께 자리하지 않았는데 그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녀들의 대표적인 장식품인 비취 연밥 머리핀 

 

 

비취 연 머리핀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녀들은 초록색에 집착을 많이 했는데, 비취 연밥 머리핀을 두고 참 재미있는 대화를 했습니다. 한방경은 2급 기녀 출신 장이종의 '제가 볼 줄 아나요?'라는 말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고, 오소량과의 대화를 통해 허영심을 보여줍니다. 이런 사소한 대화를 한방경이 책 속에 굳이 썼다는 자체가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청말 당시 유행하던 아편을 피우는 모습

 

 

아편을 잘 피우는 것은 그 당시 상하이의 세련됨의 기준이었습니다. 아편을 잘 태워주는 것도 능숙한 기녀의 역할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아편을 피워본 경험이 없는 조갑제는 담뱃대가 자주 막히곤 하였습니다. 주에인이라는 사람은 아편중독이었고, 한방경은 신문 사설에 아편을 피우지 말라고 하면서도 자신은 아편을 많이 피웠습니다.

 

 

 

술자리에서 후아취엔을 하는 모습

 

후아취엔은 술자리에서 하는 일종의 가위바위보 놀이입니다. 술자리에서는 늘 사업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생일잔치를 열었을 때에도 실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숨어 있고, 왕아히 뒤에 있는 장소천이라는 사람도 한참 후에야 작품 속에 등장합니다. 심수홍과 희극배우 류소화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후아취엔을 하는 것은 그 당시를 살던 사람들의 문화입니다. 후아취엔이 무엇인지 영화를 통해 알고 있으면 책을 읽을 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역자 선생님과 함께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습니다. 책 속의 인물에서부터 작품이 가지는 문학사적 의의까지 다양한 내용의 질문과 답이 오갔습니다.

 

 

 

 

 

 

Q: 소설 속 굉장히 많은 기녀들이 등장하는데 역자님이 번역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인물은 누구인가요?

 

A: 황치봉은 나와 너무도 다른 성격의 인물입니다. 황치봉에게는 전장과 나자부라는 손님이 있었는데, 전장은 이전부터 계속 만나던 사람이고 나자부를 새롭게 자신의 손님으로 만드는 장면이 나와요. 나자부라는 사람은 매력이 없어요. 뚱뚱하고 수염 나 있고 살쪄있고 자주 술을 먹습니다. 하지만 황치봉에게 그런 모습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자부가 가진 돈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오직 그것만 생각하죠. 황치봉의 큰 그림은 나자부의 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황치봉은 나자부에게 자신과 사귀는 대신 다른 사람과 사귀면 안 된다는 증표, 증서를 받고, 나중에 황치봉이 기생어미를 장악해서 자신의 기루를 차릴 때, 나자부와 전장의 재력을 이용합니다. 이 내용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것이 6,7,8회입니다. 황치봉은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인물이었어요. 아주 힘들었죠.

 

 

 

Q: 얼마 전이 1919년 일어난 5.4운동 100주년이었습니다. 이 시기는 중국에서 봉건제가 무너지고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였지 않습니까? 저는 1892년에 발표된 <해상화열전>은 봉건제 사회 속 기녀들의 계급과 청 말의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중국 사회나 학계에서는 이 작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실제적으로 중국 문학사라고 하면 1911년 <아Q정전>, <광인일기>를 근대소설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학계에서는 근대소설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고, 서양의 영향을 받았다고 바라보고 있는데, 대만 독자면서 하버드 대학의 왕더우이라는 교수의 글을 보면 자신은 5.4가 중국 근대의 시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그 예가 <해상화열전>인데요. 왕더우이의 논지는 근대가 서구의 영향을 받거나 이입된 것이 아니라 중국 내에서 자생했다는 것입니다. 청말소설들이 질적으로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하며 양적으로만 해석을 했는데 1998년 영화 <해상화>를 기점으로 하여 <해상화열전> 연구가 확대되었습니다. 지금은 학술계에서도 근대소설의 시작을 루쉰의 1900년대가 아니라 해상화열전이라고 생각하는 움직임이 있어요. 그것을 밝혀주는 논문들, 글들이 영향력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상화열전> 자체가 형식적인 면에서도 이전의 청말 소설과 확실히 달라요. 이전에는 시로 시작해서 중간에 시사를 넣어서 흥을 돋우는 그런 형식이 빈번하였으나 해상화열전은 작가가 작품 속에 들어가지 않고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굉장히 독립적인 이야기가 기루마다 전개되는데도 나중에 조합해보면 스토리가 하나로 이어지죠. 한방경은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를 예상하고 글을 썼어요. 인물마다 나누어진 공간에 따라 독립적인 이야기가 되면서 전개됩니다. 이 소설의 중요한 특징은 작가가 작품 속에 개입하지 않고 최대한 독자들이 집중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전의 청말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에요.

 

 

 

 

 

 

 

 

 

 

 

강연 후에는 역자 선생님께 싸인도 받고,

함께 단체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청말 상하이 기녀들의 모습과 당시의 생활사를 가감없이 묘사한 해상화열전을 통해 중국의 근대와 역사, 문화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신 김영옥 역자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상화열전 - 상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해상화열전 - 하 - 10점
한방경 지음, 김영옥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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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