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림슬리퍼 로 인스타를 탐색하던 실버 편집자의 눈에 띈
독자님의 소중한 북스타그램 하나 :D 허락을 받고 공유합니다.
[외면하고싶은 현실]
어릴 때부터 안전의식이 남달랐던 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다만 타고난 유전자의 힘(?)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의 힘(?) 때문이 아닌가싶다. 암튼 덕분에 특히나 잠들기 바로 전에 보면 악몽꾸기 일쑤라는 사회고발•범죄분석 프로그램을 즐겨보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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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그 정도가 지나쳐(?) 그알, PD수첩, 추적60분,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궁금한 이야기Y를 매주 한 회도 놓치지않고 챙겨보고 여기에 팟캐스트 크라임과 김복준김윤희의 사건분석까지 듣는다. 이어폰을 끼고 들으라는 신랑의 간절한 소망덕분에 으슥한 새벽 으스스한 이야기 그보다 더 오싹한 사회를 마주하며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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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요새는 관련 서적에도 손을 뻗쳤다. 이수정 교수님과 배상훈 교수님의 저서를 탐독하고 새로운 작품을 찾던 중 예상치 못 한 걸작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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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서전에 갔다가 우연히 들른 한 부스에 '그림 슬리퍼'라는 책을 발견한 것 평소 르포장르를 좋아하는 터라 사려했지만 촉박한 시간탓에 서둘러 가느라 그냥 돌아서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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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집에 돌아온 후 관련정보를 찾아보고 무조건 이 책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험난한 구매 과정(추후설명)을 통해 금요일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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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슬리퍼'는 크리스틴이라는 범죄사고전문 기자가 10년 동안 집요하게 쫒고 조사하며 남긴 사우스 센트럴 지역의 연쇄살인을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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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대에 시작된 흑인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 범죄는 무려 20년 가까이 이어졌다. 우연히 피해자 리스트를 손에 쥐게 된 크리스틴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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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살인이 난무하는 지역의 소위 가난하고 힘 없는 흑인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인 탓에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가 저자 자체가 연간살인사건수가 평균 한 건에 불과한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화이트칼라 노동자이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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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법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부모이자 배우자이자 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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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크리스틴은 이 일을 LA지역에서 공론화하고 세 파트에 걸쳐 그 10년 간의 과정을 놀라울 정도로 꼼꼼히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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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피해자들 한 명 한 명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다. 이로써 범죄의 희생양이 아닌 한 인격체로써 기억될 수 있게 했다.
2부는 형사들의 수사과정을 담았다. 수사에는 열성적이었지만 과학적 한계 부딪혀 정년퇴임이라서 혹은 부서이동으로 여러 적임자들이 떠나가는 그 모든 과정이 그려진다.
3부는 드디어 잡힌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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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끝내고 늦게 집에 돌아온 나는 조금만 읽다 눈을 붙이려했다. 하지만 결국 책의 마지막장까지 넘기고 나서야 잠들 수 있었다. 그때 시각은 새벽 2시 30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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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가정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소외받은 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어떻게 다뤄지는 지에 대해 끊임없이 집요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범죄를 가리키는 손이 피해자의 도덕성때문에 다른 곳을 향하는 현실이 과연 옳은지 묻는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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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를 좋아한다면
☑범죄사건이나 사회현상에 관심이 있다면
☑한 기자의 집요한 추적의 결과를 확인하고 싶다면
☑알려지지 않은 걸작을 만나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추천추천추천 하겠다.
*책은 두껍지만 간결하게 쓰인 탓에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나 초반에 수십 명의 인물이 등장해 헷갈리거나 힘드실 수 있으니 초심자보다는 애독가분들에게 더 잘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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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가지 더, '그림 슬리퍼'가 너무나 보고싶은 탓에 오프라인에서 구입하고자 했으나 (수도권 기준) 매장재고가 0권이었다. 이 좋은 책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소개에 더욱 사심이(?)이 담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100프로 자비로 구입했으며 출판사와는 아무런 사적인 관계가 없음을 밝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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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책방#그림슬리퍼#르포#산지니#출판사산지니#북스타그램#책스타그램#독서스타그램#주저없이twothumbsup
출처>> https://www.instagram.com/p/BzTIzyJno1f/
그림 슬리퍼 - 크리스틴 펠리섹 지음, 이나경 옮김/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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