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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정치|사회

개성공단에서 보낸 사계절 ::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김민주 지음

by 에디터날개 2019. 12. 16.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

개성에서 보낸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야기.

그리고 다시 봄을 함께 보내고 싶었던, 그곳 사람들을 기억하다.

 

 

 

▶나의 직장은 북한의 개성공단입니다
휴전선 넘어 북한으로 출근하는 일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언젠가 대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북한’으로 취업준비를 하게 될 날이 올까? 북한 주민들과 직장동료가 되는 소설 같은 일이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일환이었던 ‘개성공단’에서는 가능했다.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에는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기 전, 저자가 1년 간 개성공단 공장동에서 영양사로 일을 하며 만난 북한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봉사활동을 위해 찾아간 파키스탄에서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밥을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을 만난 기억이 있다. 그 모습에서 분단된 조국과 그 땅에서 일어났던 한국전쟁을 떠올리고는 북한과 통일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기아문제로 고통 받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하고, 영양전문가가 되기 위한 공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개성공단에서 보낸 봄, 여름, 가을, 겨울
저자는 2015년 봄, 하루 한 대밖에 없는 관광버스를 타고 북한에서 주의해야 하는 사항들을 외우고 또 외우며 개성공단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누리미 공장동 외에 공단 내의 3,000여 명을 위한 급식 식자재 반출입과 북한 직원 관리 총괄 업무를 하며 그들의 ‘점장 선생’으로 사계절을 보냈다.
당시 나이 스물아홉 살이었던 저자는 북한 직원들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마흔둘이라 속이며 일을 시작한다. 커피 믹스로 직원들과 마음을 주고받고, 손을 다친 북한 직원의 손가락에 조장 몰래 약을 발라주며, 겨울에는 남한과 북한의 김칫소를 서로 바꿔 먹기도 한다.
때로는 서로의 표현 방식이 달라 마음을 오해해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 사소한 것에도 남북의 체제 경쟁으로 신경전을 벌일 때도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약 없는 이별 앞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연휴가 끝나면 함께 먹으려 했던 개성의 내 사무실 책상 위의 사과와 과자들. 그리고 숙소의 옷가지와 물품들, 그리고 냉장고 속 식재료들.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한 채, 이제 우리는 어쩌냐며 허탈해하던 개성에 일자리를 두고 온 남한사람들과 함께 어찌할 바를 모르던 2016년 이른 봄날의 기억이다.” _p.7

▶그곳에도 평범한 사람들이 산다
우리가 접하는 북한의 소식은 대중매체를 통해 정제되고 가감된 이야기다. 하지만 북한에는 김정은이나 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도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가족을 먼저 떠올리고, 고부 갈등을 겪고, 겨울엔 김장을 하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세관원, 군인, 노동자들, 면세점 아가씨, 경비원, 그리고 매일 함께 살 맞대며 울고 웃었던 북한 직원들, 곧 평범하고 소소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남북 간에 미묘한 낌새가 있을 때마다 그 안에서 있었던 긴장감과 매일 일상을 통해 피어난 우정과 서로에 대한 연민 등이 녹아 있다. 남북의 정치·사회적 관계만을 말하는 대중매체에서는 듣지 못할, 선전용 문구 그 너머에 담긴 북한 사람들의 조심스럽지만 진솔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 첫 문장                                                           
2016년의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다.


| 책 속으로                                                         
P. 28      물론, 계절이 아무리 흘러도 서로 입 밖에 내지 않는 이야기는 여전했다. 체제, 남한의 경제적 우위, 그리고 자유. 그랬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자유에 관한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P. 36      흰색 맥심도 안 되고, 아메리카노 맛을 꼭 닮은 카누도 안 되고 오로지 황금빛 노~오란 맥심만 달라고 했다. 이게 최고라고. 아마 동서식품에서는 본인들 회사가 얼마나 남한 자본주의를 북한에 은연중에 전파했는지 모를 거다. 100년도 안 되어 전 세계 여러 나라에 퍼진 커피, 그 풍부한 맛처럼, 모두의 생각도 마음도 평화롭고 풍부해졌으면 좋겠다.

P. 59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돌아간 미싱은 남한 사람들이 입는 좋은 브랜드의 속옷, 화장품, 이불, 신발, 고급 의류 등이 되어서 홈쇼핑으로, 백화점으로 납품된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달고서. 지난 십여 년간 남한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그 옷을 입고, 신고, 바르고, 덮고 살아갔다. 개성에서 만들어진 물품이라는 것을 알면 깜짝 놀라겠지.

P. 212      방문 밖에 북한 사람이라니! 아마 그들도 신기했을까. 방문 안에 남한 사람이라니! 북핵 실험으로 한반도 남북 군인들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휴전선을 지나 개성의 한 숙소에서 나는 북한 사람이 미소 지으며 배달해준 치킨을 먹으며 혼자 평화로운 기분을 느꼈다.

| 저자 소개                                                         
김민주
우리 곁에 언젠가는, 그러나 반드시 다가올 통일을 묵묵하게 준비하는 사람.
90년대 수많은 아사자를 낳은 북한의 식량난은 그녀에게 체제와 이념을 넘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과와 유엔세계식량계획(UNWFP) 민간협력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난의 행군” 시절 성장기를 보낸 북한 주민들의 영양결핍에 대한 논문을 썼다. 개성공단 영양사 구인공고를 본 그녀는 석사를 졸업한 그달 휴전선을 넘어 개성 땅으로 향한다.
개성공단의 누리미 공장동 외에 공단 내 버스사업소 등 북한노동자 3,000여 명을 위한 급식 식자재 반출입 및 북한 직원 관리 총괄 업무 등을 하며 그들의 ‘점장 선생’으로 사계절을 함께 보냈다. 개성공단의 급작스러운 폐쇄 이후에도, 그녀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 정착지원 업무를 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온 각계각층의 북한이탈주민을 만나 북한에 대한 시야를 넓혔다.
그녀는 남한과 북한이 함께 ‘우리’라고 부를 날을 소망하며 현재도 평화・통일 강연 및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봉사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 목차                                                            

 

 

지은이_ 김민주
쪽   수_ 222쪽
판   형_ 130*190
I S B N_ 978-89-6545-635-3 03300
가   격_ 15,000원
발행일_ 2019년 12월 20
분 류_
사회과학 > 통일/북한문제
문학 > 에세이

 

 

나는 개성공단으로 출근합니다 - 10점
김민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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