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

석정연 지음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사서!

불안한 고용과 과도한 업무 등 

도서관 노동 현장을 이야기하다


비정규직 고용계약이 반복되는 도서관 노동 현장을 기록하다

이 책은 초등학교 도서관의 계약직 사서로 근무한 저자가 6년 동안 경험한 도서관의 노동 현장과 학교와의 불공정한 계약 조건을 적은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재능기부로 독서지도 수업을 하다 학교 측으로부터 도서관 사서 도우미를 권유받았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한 노력을 인정받아 학교 관리자로부터 사서 자격증을 취득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녀는 2년 동안 주경야독하며 사서교육원을 졸업해 준사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이라는 사실에 기뻐한다. 그러나 바뀐 학교 관리자는 정규직 채용이 어렵다고 말하고 오히려 저자의 급여를 월급제에서 시급제로 전환했다. 저자는 지금까지 같은 일을 해왔음에도 더 좋지 않은 고용계약을 해야 했다.

실제로 2019년 서울지역 기준으로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 노동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고 시간제, 기간제,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이 글을 쓴 이유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안정된 고용조건에서 일하며, 도서관 노동 현장이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경력단절 여성들

경력단절 여성이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일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자도 두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초단시간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 현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유연하게 근무하는 일을 구하다 보니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방과후 매니지먼트, 방과후 아동지도사,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등등 자격증을 취득해 일하는 것이었다. 이 자격증만으로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는 게 쉽지 않고, 자격증을 취득해도 아이 둘을 키우면서 전적으로 일에 매달릴 수 없었다.

책에는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저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담겨 있다.



도서관이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본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저자는 사서가 “조용히 책을 읽다가 이용 학생들 대출 반납 업무하고 책 정리하면 퇴근하는 꿈의 직업 같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직접 경험한 바로는 대출 반납 업무는 기본이고 독서 진흥 행사, 도서관 소식지 발행, 상부 보고 업무 등 각종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 심지어 저자는 학교 개교기념일에도 학교 관리자가 도서관 문은 열어야 한다고 해서 출근했다. 물론 수당을 더 주는 일은 없었다.

저자의 경험을 단지 개인의 일로 여겨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근무 시간 안에 끝낼 수 없는 과도한 업무와 수당 없이 근무해야 했던 휴일 근로 등을 했을 법하다. 더군다나 계약직으로 근무했고, 계약연장을 원했던 초단시간 근로 사서는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도서관이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을 다시 한번 짚어보게 하는 책이다.


첫 문장

아이들에게 배움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다.


책 속으로

p.9 알게 모르게 그냥, 원래 그런 거라고 당연하게 수용했던 것들이 우리 자신을 더 낮추고 미약한 존재로 만든다. 덩치가 크든 작든 같은 행동 양식을 보여주는 ‘코끼리의 말뚝이론’과 ‘벼룩의 자기 제한’처럼, 갇힌 틀 속에서의 반복된 학습이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정해버리는 것처럼 우리의 처지를 그대로 받아들일까 봐, 신분계층 사회의 불가촉천민인 양 자본주의의 희생양이 될까 봐 안타까웠다.

p.32 힘들 때만 되면 아이들이 힘을 준다. 이상하게 우리 학교 아이들과 텔레파시가 통하는 건지 내가 그때마다 기운이 없어 보였던 건지 가끔 받는 아이들의 손편지는 정말 짜릿하다. 켈로그를 먹으면 호랑이 기운이 생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아이들의 격려와 감사, 그 힘으로 6년을 버텼다.

p.60 2014년, 계약서상 근무시간이 아닌 비공식적인 가계약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그런데 마치는 시간 전에는 도서관 업무 특성상 청소를 미리 한다거나 마칠 준비를 미리 할 수가 없다. 폐관을 알려도 책을 덮을 수가 없어 한참을 더 보고 가는 학생, 부랴부랴 뛰어와서 방과후 수업을 듣고 오느라 늦었다며 미안해하는 학생들을 뭐라고 할 수도 없다. 여차여차 사연 있는 학생들이 다 돌아간 뒤에 청소를 시작한다. 복도 공간을 포함한 두 개 교실 크기라 쓸고 닦고 시간이 제법 많이 소요된다. 퇴근 시간 한 시간은 훌쩍 지나 있다.

p.75 조용히 책을 읽다가 이용 학생들 대출 반납 업무 하고 책 정리하면 퇴근하는 꿈의 직업 같았다. 나도 처음에 그렇게만 생각했고 사서 선생님 모습이 그렇게 보였으니까. 그런데 겉모습만 우아한 백조였다. 물아래에서 요란하게 물갈퀴질을 해야 하는 숨은 노력이 가려진, 오해받기 딱 좋은 직업이다.

p.141 ‘초단시간 근로자’라는 단어도 고용노동청에서 처음 들었다. 아! 내가 초단시간 근로자구나! 그러고 나서 각종 교육청 공문 곳곳에 표시된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제외’라는 항목이 떠올랐다.



석정연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종류 불문하고 늘 책을 가까이하고 놀았다. 한때는 책과 담을 쌓기도 했지만, 귀소 본능인지 다시 책과 함께하는 사서의 삶을 산 지 6년째다. 운명의 반쪽인 남편을 만나 25년을 꽉 채우며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멋진 아들과 예쁜 딸, 두 아이의 엄마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좋으면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파는 미련함과 서툰 사회생활이 몸 고생 마음고생의 원인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고용 계약의 불평등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의 미래이기도 한 사회 구조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펜을 들었다.



저는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입니다

석정연 지음│국판(148*210)244쪽│15,000원│2019년 12월 20일
978-89-6545-636-0 03360

이 책은 초등학교 도서관의 계약직 사서로 근무한 저자가 6년 동안 경험한 도서관의 노동 현장과 학교와의 불공정한 계약 조건을 적은 에세이집이다. 실제로 2019년 서울지역 기준으로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 노동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고 시간제, 기간제,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이 글을 쓴 이유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안정된 고용조건에서 일하며, 도서관 노동 현장이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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