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자유와 소외』
7월 말 출간된 산지니의 신간 『현대인의 자유와 소외』는 근대 시기 급속한 발전과 함께 자본의 도구로 전락한 인간의 모습과 그로 인해 발생한 소외 문제를 다룹니다. 이 책은 극단적인 빈곤과 기아 현상 또는 전쟁과 대량학살로 인해 파괴된 삶과 같은 특정 소외 현상이 아니라, 산업화가 발달한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소외 현상(노동, 권력, 환경문제, 가족, 다문화사회)을 분석합니다.
책 소개
▶이론과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보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외 현상
비판사회과학자들은 20세기를 19세기 산업사회와 구분되는, 소비가 강조되는 대중사회라고 규정하면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비인간적이고 억압적인 권력을 비판했다. 이들은 20세기 유럽의 사회특성이 기술 발전으로 생산력이 향상하여 자유와 소외라는 양면적이고 모순된 모습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수많은 사회과학 비판이론은 현대인의 소외를 지적한다. 현대인은 자유로운 존재인가, 아니면 소외된 존재인가? 왜 다수의 현대인은 풍요로운 사회에서 살면서도 자아를 실현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가 되는가? 이 책은 2장 ‘자유와 소외’, 3장 ‘소외를 보는 관점’을 통해서 과학과 기술이 발달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는 인간 소외라는 본질적 문제를 사회과학 이론과 역사적 맥락에서 검토한다.
▶ 산업화 사회의 소외 현상을 논하다
현대인은 거대 조직 속에서 노동하고 그 대가로 얻은 소득으로 소비생활을 이어간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사회일수록 조직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대인은 거대한 조직에 소속되어 생존을 위해 필요로 연결된 일면적이고 수단적인 관계를 맺는다. 물질을 기반으로 이뤄진 이 같은 관계는 계급적이고 도구적이다. 조직의 이윤과 효율성을 위해서 행동이 통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신분적으로 자유로운 주체이지만 생산관계에서 임금을 벌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도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소외 현상이 발생하고, 여기에 강제적 권력이 더해지면서 소외 현상은 심화한다.
환경문제로 발생하는 소외 현상은 오늘날 특히 주목할 만한 논의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쾌적하고 윤택한 삶을 향유할 수 있게 됐지만,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특성은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오염은 각종 직업병, 재해로 인간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외가 발생한다. 저자는 이윤이 아니라 공존이라는 민주적 가치에 방점을 두고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야 환경문제로 인한 소외 현상을 방지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피력한다.
책 속으로
P. 50 인간은 상속으로 사회 희소가치를 자녀에게 물려줄 뿐만 아니라 부모가 속한 사회계층은 자녀의 사회화와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신분사회뿐만 아니라 현대 산업사회에도 볼 수 있다.
P. 130 물신화 현상으로 자본가들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생산과정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었고, 고용된 노동자들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노동자들은 신분적으로 자유로운 주체지만 생산 관계에서 임금을 얻기 위해 도구적으로 종사하고 노동시간 동안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즉 기술발달과 자본주의는 모두 인간의 소외현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P. 163 현대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공존하나 모순적이다. 민주주의의 발달로 국가의 폭력적 권력은 축소되고 있으나 자본주의 발달로 노동과정에서의 폭력적 권력은 강화되고 있다.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에 선행하면 인간의 소외현상은 극복하기 어렵다. 인권과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면 폭력적 권력에 의한 소외현상은 줄어들 것이다.
P. 225 가정은 사회 희소가치가 불평등하게 존재하는 곳이다. 가정의 불평등은 사회 불평등으로 연결되고, 우리는 이를 사회계층 현상이라고 부른다. 사회 불평등은 신체, 외모, 지능과 같은 선천적인 차이가 아니며 사회생활에서 발생한 것이다. 사회 계층 화는 건강과 평균 수명, 소비와 주거, 일의 방식과 문화생활 등에 큰 차이를 만든다.
P. 264 민주사회에서 의사결정은 다수의 사회 성원의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사회 희소가치에 기반한 대표자가 아닌 사회적 소수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대표자가 의회에서 중요 문제들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실생활과 연계된 진정한 민주적 제도가 다문화주의를 지향하게 한다.
저자소개
황갑진(黃甲鎭)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다문화사회의 특성에 관한 연구」, 「한국다문화사회의 갈등과 사회적 특성」, 「런던폭동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과 다문화교육의 방향」 등 다수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 저서로는 『사회 불평등과 교육』, 『대학서열체제 연구: 진단과 대안』(공저), 『제 7차 교육과정과 교과서』(공저) 등이 있다.
오늘날과 같이 조직화된 사회에서 자유와 소외는 보편적인 문제죠. 『현대인의 자유와 소외』에는 사회사상, 현대사회론 등으로 오랜 기간 산업사회의 특성을 추적해 온 저자의 연구 성과물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 사회 문제의 기원과 특징을 알기 쉽게 설명한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현대인의 자유와 소외 - 황갑진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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