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1 풀의 힘 [오늘의 사색]지하철을 탄 개미 “내 발 옆 보도블록과 축대 사이 1㎝도 되지 않는 틈으로 흙이 노출되어 있었다. 폭 1㎝의 긴 흙의 줄. 이것도 생명의 흙이라고 하여야 하나? 그 긴 띠 같은 곳에 뿌리를 박고 풀이 드문드문 자라나고 있었다. 그것을 보다가 새삼 나는 놀랐던 것이다. 시멘트가 갈라진 곳에 흙이 노출되어 있는데, 그러니까… 그 밑에는 커다란 땅이 있을 것이다! 풀의 생명력이 아니었다. 나는 문득 땅이 놀라웠다. 바람에 날리는 풀씨를 붙든 것은 땅이고, 품에 안고 씨의 껍질을 벗기고 뿌리를 내게 하여 하나의 생명체로 키워올리는 (풀의 생명력이 아니라) 땅의 악착을 보았다. 들과 산이 살아 있는 줄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블록과 아스팔트, 집과 아파트로 된 거대한 돌덩어리를 이고 있는 그 아래.. 2013. 6. 3. 이전 1 다음